1960년대에 태어난 둥근 몸통의 제니스에 비한다면 1980년대 태생인 네모난 몸통의 AR과 1990년대에 탯줄을 끊은 보스는 아직 건강한 청년에 불과해 보인다. 하지만 이 아이들 각각은 저마다의 고유한 떨림과 그 진동에서 오는 나름의 느낌이 있다는 것을 귀 밝은 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96

9번가의 남쪽, 첼시 마켓의 정문 바로 건너편엔 구글의 뉴욕포트(the Port of New York) 빌딩이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다. 맨해튼의 산책로인 하이라인의 끝이자 출발지이기도 한 이 구역을 찾을 때면 버릇처럼 이 건물을 이용하게 된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203

새로움과 떠남은 같은 길을 함께 걸어가는 길동무인 것 같다. 저 새 거처를 위해 무엇을 떠나온 것일까. 무엇을 버려야 했던 것일까. 지나 버린 시간을 가늠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 뿐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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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인에선 시작하는 곳이 곧 끝나는 곳이기도 하기에 두 개의 출발점과 두 개의 종점이 있게 된다. 올라서는 이에겐 시작점인 계단이 내려서는 이에겐 종점이 되는 곳이 하이라인이다. 그중 남쪽에 있는 첼시 마켓 쪽의 계단을 종점 삼아 하이라인을 내려서서 8번가와 7번가를 따라 센트럴파크를 향해 걸어간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59

베데스다 분수(Bethesda Fountain)는 센트럴파크의 중심에서 약간 남쪽, 더 레이크(The Lake)라는 호수를 배경 삼아 자리 잡은, 한 폭의 풍경화 속에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분수이다. 전체적인 모양을 살펴보자면 성경에 나오는 베데스다 연못을 모델로 하여 평화와 건강, 순수와 절제를 상징하는 네 명의 어린이 조각상이 연못 중앙에 놓여 있고 물의 천사(Angel of the Waters)라고 불리는 베데스다의 청동상이 그 위에 얹혀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61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 또한 그냥 커피와 아메리카노 커피를 구분하여 판매하는 커피 가게들이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Coffee, 즉 그냥 커피란 미리 그라인딩해 둔 커피 원두에 뜨거운 물을 부어 여과 필터를 통해 걸러 내린 후, 일정 온도가 유지되는 보온 용기에 담아 두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한 잔씩 잔에 부어서 판매하는 커피를 말한다. 이에 비해 카페 아메리카노라고도 불리는 아메리카노 커피는 주문이 들어온 시점에 바로 추출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뜨거운 물로 희석시켜 판매하는 커피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메리카노 커피는 판매 시점에 행위가 이루어지는 PoS(Point on Sales) 방식 또는 요구 시점에 커피가 만들어지는 CoD(Coffee on Demand)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어쨌든 그냥 커피와 아메리카노 커피는 내리는 방식과 음료로 거듭나는 시점에서 크게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70

뉴욕이라 하면 타임스스퀘어의 화려한 불빛과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명품 숍들이 즐비한 5번가,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 같은 세계적인 미술관들, 링컨센터와 카네기홀 같은 공연장들, 센트럴파크와 브라이언트파크 같은 공원들, 재즈의 성지라는 할렘 지역과 컬럼비아대학 인근 지역, 하이라인과 허드슨 야드, 소호와 첼시, 로우 맨해튼의 리틀 이탈리아와 차이나타운, 월스트리트와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엘리스아일랜드, 맨해튼의 서쪽을 남북으로 흐르는 허드슨강, 브루클린과 맨해튼을 잇는 브루클린브리지와 같이 뉴욕을 상징하는 건축물들과 특정 지역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75

뉴욕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뉴욕시티만으로 좁혀 보더라도 맨해튼(Manhattan)과 퀸즈(Queens), 브루클린(Brooklyn)과 브롱스(Bronx) 그리고 스태튼섬(Staten Island)의 다섯 보로우(Boroughs)가 있고 그들 지역은 각각 저마다의 독특한 문화와 생활 패턴을 갖고 있다.

또한 퀸즈와 브루클린 동쪽에 맞닿은 롱아일랜드의 북서쪽 지역인 나소 카운티 중에서 그레이트넥, 맨하셋, 로슬린, 제리코, 사이오셋, 올드웨스트버리, 브룩빌, 머튼타운과 같이 생활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들과 뉴욕시티에 인접한 그 외의 지역들 또한 그들 나름대로의 삶의 모습을 갖고 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76

첼시 마켓(Chelsea Market)은 맨해튼의 9번가와 16번 스트리트가 만나는 지역을 네모반듯하게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벽돌 건물이다. 이 오래된 건물 내부에서는 먹을거리며 각종 잡화를 판매하는 크고 작은 가게들이 좁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영업하고 있다. 첼시 마켓은 마켓이라는 단어의 의미대로 ‘뉴욕의 첼시라는 지역에 있는 커다란 실내 시장’인 셈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80

브로드웨이를 따라 맨해튼섬의 남쪽 끝자락까지 내려온다. 허드슨강과 어퍼베이(Upper Bay)가 만나는 배터리파크(Battery Park)에서 강물이 잘 보이는 나무 벤치에 등을 붙인다. 수면에서 반짝이는 은빛 햇살이 한가로이 눈부시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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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세금을 부과하는 주체가 한국보다 다양하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이외에도 카운티정부, 타운정부나 시티정부와 같은 지방정부들 또한 각자의 정책에 따라 별도의 세금을 추가적으로 거두어들이고 있다. 또한 소득세나 재산세, 교육세와 같은 기본적인 세금 이외에도 자동차세, 수도세, 전기세, 통신료와 같은 세금 성격의 각종 비용과 사회보장성 보험, 의료 보험, 자동차 보험, 집 보험, 건강상해 보험 등과 같은 각종 보험료를 잘 챙겨 가며 살아야 하는 곳이 미국이다. 특히 의료 문제는 한국에선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시스템이 복잡하고 비용 또한 엄청나다. 그래서 이곳에서 살다 보면 한국에선 굳이 몰라도 될 사소한 것들조차 반드시 신경 써야만 할 것이 되기 일쑤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49

소위 아이비리그라고 불리는 대학을 포함하여 동부 지역 명문 대학의 입학률이 높은 학군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그렇다 보니 학부모들 간에 정보를 숨기는 것이 다반사이고 같은 학년의 학생들 간에도 동료 의식보다는 경쟁자라는 의식이 앞서기 일쑤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미국식 대학 입시 제도란 게 단순히 SAT 점수의 절댓값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인종과 출신 지역, 지원자의 생활 수준과 출신 고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구조적인 상대적 평가’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교일수록 학생들과 학부모들 간의 경쟁의식은 저절로 과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드나 미국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방과 후의 자유롭고 여유로운 십 대 아이들의 생활 모습은 경쟁이 높지 않은 지역에 있는 공립학교의 모습일 뿐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50

뉴욕시티와 롱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F.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의 작품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에서 롱아일랜드의 웨스트 에그(West Egg) 지역에 있는 개츠비의 대저택과 그곳에서 열리던 화려한 파티를 떠올려 보면 뉴욕에서 잘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조금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50

결국 뉴욕 사람들의 부지런함은 살아남기 위한 본능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부지런함에 있어서는 육체의 부지런함만큼이나 정신적 부지런함 또한 중요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뉴욕에서 부지런하다는 것에는 영리하게 부지런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영리하게 부지런한 소수와 그렇지 않게 부지런한 다수가 뒤섞여 살아가는 곳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뉴욕인 것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51

맨해튼의 수많은 길들 중에는 특별한 이름이 붙어 있는 것들이 있다. 그중의 하나, 5번가와 6번가를 동서로 잇는 47번 길에는 다이아몬드 거리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미드타운 맨해튼의 중심 지역이지만 얼핏 지나치기 쉬운 이 한 블록의 길은 뉴욕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아주 특별한 곳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53

아무튼 이 거리에서도 5번가 쪽의 한 빌딩에 있다는 ‘다이아몬드 딜러스 클럽(Diamond Dealers Club)’은 다이아몬드 거래의 중심이다. 이 클럽에는 다이아몬드 업계를 이끌어 가는 약 2천 명의 회원이 소속되어 있고 이곳의 거래소에서 거래된 당일의 다이아몬드 가격이 전 세계의 기준이 된다고 하니 말이 친목 단체이지 이 다이아몬드 딜러스 클럽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권력 기관인 셈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56

이 클럽의 회원 중에서 절대 다수라 할 수 있는 90% 이상이(약 98%라는 자료도 있다) 유대인이라고 한다. 결국 전 세계의 다이아몬드 산업의 중심은 유대인과 유대인의 자본인 셈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56

우산을 받쳐 들고 맨해튼 거리를 몇 블록 걷다 보니 하늘이 개어 온다. 우산에 맺힌 물기를 툭툭 털어 접어 들고 웨스트 미드타운의 서쪽 끝자락에서 허드슨강 쪽으로 난 계단을 밟아 하이라인에 올라선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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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애플이 생겨난 배경이 어찌 되었건 간에 이 별칭이 현재와 같이 뉴욕을 대표하게 된 것은 1970년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시행했던 뉴욕의 관광 캠페인 덕분이다. 당시 뉴욕관광국(New York Convention and Visitor’s Bureau)이 관광 수입을 증가시킬 목적으로 내세운 빨간 사과가 오늘날과 같이 뉴욕시가 빅애플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라고 하니 뉴욕의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I LOVE NEW YORK’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뉴요커의 영리한 전략이 느껴진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87

브루클린브리지는 또한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도 종종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1990년에 개봉했던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는 바다 건너 한국에까지 이 다리가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91

하지만 건축 기술의 발달과 현대식 초고층 건물의 등장으로 철제 비상계단의 역할을 건물 내부의 비상계단이 점차 대신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1968년 이후부터는 그 설치가 금지되었다.
결국 이 철제 비상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뉴욕의 건물들은 1800년대부터 1960년대 사이에 지어진 아주 오래된 것들이고 이런 건물의 외벽에 덧대어진 이 철제 구조물은 뉴욕의 미관을 떨어뜨리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도 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97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여주인공인 오드리 헵번이 창틀에 걸터앉아 영화의 주제곡인 〈문 리버(Moon River)〉를 사랑스럽게 부르며 휴식을 취하는 곳으로도, 때로는 친구와 어울려 잡담을 나누거나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장소로 이용하기도 하고 있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이야기의 서술자인 닉 캘러웨이가 개츠비의 연인인 데이지의 남편 톰과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광란의 파티에 빠졌을 때, 술과 화학적 광기에 취한 몽환의 상태에서 뉴욕이란 도시를 탐사하듯 읽어 가던 장소도 이 철제 비상계단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98

‘어째서’ 또는 ‘왜 그래서’라는 의문을 쫓아 나선 뉴욕 알기는 5번가를 따라 북쪽을 향하다가 센트럴파크의 동쪽 허리에서 멈춘다.
이곳에는 뉴욕의 예술을 대표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이 그 위용을 자랑하며 자리 잡고 있다. 영문 명칭으로 보게 되면 미술관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겠지만 소장품의 규모가 너무나 방대하고 범위 또한 워낙 넓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01

뉴욕과 허드슨 야드를 좀 더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스카이라인의 최남단인 첼시 구역을 충분히 돌아다니다가 스카이라인에 올라 어슬렁어슬렁 북쪽을 향해 걸어와서 허드슨 야드로 들어서는 것이 좋다. 허드슨 야드 자체는 거대한 인공 도시일 뿐이니 혹자에겐 볼 것 없는 쇼핑센터 정도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겐 하루라는 시간이 짧게만 느껴지는 맨해튼의 명소이기도 하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06

가장 좁게는 맨해튼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을 뉴요커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뉴욕시티의 다섯 개 자치구(Boroughs)인 맨해튼(Manhattan)과 퀸즈(Queens), 브루클린(Brooklyn)과 브롱스(Bronx) 그리고 스테이튼섬(Staten Island)의 거주민들을 또한 뉴요커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퀸즈와 브루클린에 바로 붙어 있으면서 맨해튼에서 출퇴근이 용이한 롱아일랜드의 서쪽 지역인 나소 카운티(Nassau County)의 주민들을 뉴요커의 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08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주인공 개츠비가 살던 웨스트 에그(West Egg) 지역과 그의 연인 데이지가 살던 이스트 에그(East Egg) 지역이 이 나소 카운티에 속해 있으니 개츠비가 뉴요커이듯 나소 카운티의 주민들 또한 자신들이 뉴요커라고 여기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08

뉴욕에서도 빈센트의 〈해바라기〉를 만날 수 있다. 빈센트가 1887년에 그린 〈두 송이 해바라기〉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전시실 벽면에 걸려 있는데 이 작품이 주는 느낌은 런던이나 다른 미술관의 그것들과는 사뭇 다르다. 마치 창백한 푸른 눈을 가진 여인 같은 이 작품은 도시의 표정을 닮아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 창백함은 노랑과 함께 사용된 약간의 검정과 짙은 파랑 때문인 것 같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17

뉴욕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 하는 말이 있다. 뉴욕에서 밥 좀 사 먹고 다녀 본 사람이라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밥값이 비싸게 느껴지지 않을 거라고. 살아 보면,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밥 좀 사 먹다 보면 이 말에 대해 공감하게 된다. 런던과 파리, 도쿄와 서울과 비교한다면 뉴욕의 밥값은 가격에서뿐만이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실망감만을 안겨 줄 뿐이다. 게다가 20퍼센트의 팁과 9퍼센트 가까운 세금까지 덧붙는 것을 보면 ‘원래 그런 곳이려니’ 하고, 체념하게 된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20

영화나 미국 드라마에서 보면 뉴욕의 거리에는 청바지에 후드 재킷을 걸친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보이는데 그 이유에는 이런 세탁의 불편함이 한몫을 하고 있다. 그저 대충 세탁하고 건조해서 툭툭 편하게 털어서 다시 입을 수 있는 옷이 가장 서민적인 미국식 옷인 것이다. 뉴욕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패션을 따져 가며 옷을 입는 것은 한낱 사치일 수 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22

그렇게 몇 해를 지내보니 알 것 같다. 뉴욕의 거리 벽화는 뉴욕현대미술관이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걸린 예술 작품이 아니란 것을. 그래서 그냥 편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가만가만 읽어 낼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뉴요커가 된다는 것을.
아무튼지 맨해튼에서보다는 브롱스나 브루클린에서 더 흔히 마주치게 되는 것이 뉴욕의 거리 벽화이고 그것에게서 더 강한 끌림을 느끼기에, 잦지는 않지만 시간을 내어서 찾아 나서게 된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26

5번가의 한 블록을 커다랗게 차지한 이 대성당의 입구에는 성 패트릭 대성당(Saint Patrick’s Cathedral)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다. 콘크리트 빌딩 숲속에 내려앉아 있는 하얀 대리석 성당이 낮 빛에 반짝이는 모습은 마치 미드 맨해튼을 지키는 성전인 듯 느껴지게 한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28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이 보이는 파크가와, 맨해튼의 중심인 5번가 사이에 있는 41번 스트리트에는 라이브러리 웨이(Library Way), 도서관 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특별한 길이 있다. 길의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 길은, 길의 서쪽 끝에 있는 뉴욕공립도서관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뉴욕공립도서관에서 보면 정면의 중앙에서 동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길이 라이브러리 웨이이고, 5번가를 건너서 라이브러리 웨이 쪽에서 보면 길의 서쪽 끝을 뉴욕공립도서관이 가로막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31

이 길에 들어서면 마치 어떤 중력의 작용에 끌리는 듯 걸음이 더뎌지게 된다. 하긴 바닥을 향하는 눈길이 발바닥을 잡아 세우니 제대로 걸음 딛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쿡쿡 길바닥에 박아 놓은 네모난 동판을 고개 숙여 내려다보며 거기에 새겨진 버지니아 울프, 에밀리 디킨슨, 마크 트웨인, 어니스트 헤밍웨이, 오스카 와일드, 토머스 제퍼슨 같은 대작가들의 글귀를 읽어 가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고 있는지 까맣게 잊어버리게 된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32

한나절이라는 완전한 시간을 글과 함께하고 싶은 날이면 이 마을의 도서관인 콜드스프링하버 라이브러리를 찾곤 한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미국 남부 지역의 덩치 큰 저택을 연상시키는 이 바닷가 도서관은, 햇살 좋은 날엔 파란 하늘과 투명한 바다 햇살에 눈이 부실 만큼 하얗게 빛나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그곳 실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가 담긴 텀블러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손에 잡은 책과 바다 물살의 반짝임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면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수평선 바로 위에 걸린 긴 저녁 햇살을 마주하게 된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36

그곳에서 20여 분 서쪽으로 더 차를 달리면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를 집필할 때 머물렀던 노스포트(Northport)라는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노스포트 라이브러리 또한 책 한 권 챙겨 하루 낮을 머물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다. 그 도서관의 우측 코너에 있는 자그마한 구내 카페에서 커피 한잔에 달콤한 빵 하나를 뜯으면서 생텍쥐페리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것도 뉴욕을 즐기는 행복한 방법 중에 하나인 것 같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38

브로드웨이와 7번가가 교차하며 만들어 낸 타임스스퀘어는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설치예술 작품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6366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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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鼓手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박자가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 <울다가 웃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0109 - P87

《월든》에서 "옷이든 친구이든 새로운 것을 얻으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헌 옷은 뒤집어서 다시 짓고 옛 친구들에게로 돌아가라"라는 구절이 있다. ‘일행들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되는데’라고 소로가 나에게 말을 하는 것 같았다. - <울다가 웃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0109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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