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멀지 않게 된듯…

노년은 1960년대 성 해방을 확고하게 만든 기나긴 거부의 역사에 마지막 한 장을 보탤 뿐이다. 나이 든 사람들은 세상 모든 연애 낙제생들이 경험하는 거절의 아픔을 똑같이 겪는다. 알아두자, 배척의 불행은 일찍부터 시작된다. 사랑은 ‘시장’이라는 단어와도 잘 어울린다. 이 장사를 하다 보면 저마다 외모, 사회적 지위, 재력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다. 잘나가는 사람은 구혼자를 떼로 몰고 다니지만 안 풀리는 사람은 거절만 쌓여간다. 그들은 실연의 단골손님, 태어날 때부터 병풍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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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3월 인민대의원대회는 소련 헌법 제6조 공산당의 권력 독점 조항을 폐지함으로써 볼셰비키가 만든 국가의 권력구조를 허물었다. 고르바초프는 연방 대통령직을 신설하자는 공산당과 최고 소비에트의 제안을 마지못해 받아들였고 인민대의원대회는 그를 연방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공산당의 권력 상실은 곧 서기장 고르바초프의 권력 상실이었다. 그는 연방정부를 유지하기를 바랐지만 소련은 청 제국이 신해혁명에 무너진 것처럼 허물어졌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87

소련은 철강과 원자재와 석유와 에너지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데도 비효율적으로 낭비한 탓에 물자가 부족하다. 곡물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데도 매년 수백만 t의 사료용 곡물을 수입한다. 인구 천 명당 의사와 병상 수가 세계 최고인데도 보건 시설은 두드러지게 부족하다. 우리의 로켓은 혜성을 추적하고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금성까지 날아가지만 가정용 전기제품의 품질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94

우리 사회에는 사실상 실업이 없다. 게으르거나 작업 규칙을 위반해 해직당한 사람에게도 다른 직업을 준다. 부적격 노동자도 꽤 안락하게 지내기에 충분한 임금을 받는다. 내놓고 기생충처럼 사는 사람의 아이들도 보살펴준다. 우리는 부정직한 자들이 사회주의의 이러한 이점을 악용한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권리만 찾고 의무는 모른 척하며 불로소득으로 산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94

사회 모든 분야의 폭넓은 민주화가 필요하다.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발전했다면 당면한 여러 어려움을 피할 수 있었을 것임을 우리는 안다. 역사가 준 이 교훈을 잊지 않을 것이다. 사회주의에 내재한 민주주의 형식의 일관된 발전을 이루어야만 생산, 과학과 기술, 문화와 예술의 진보를 이룰 수 있다. 페레스트로이카는 민주주의를 통해서만 구현할 수 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95

혁명 당시 페트로그라드 무장봉기의 주역 가운데 하나였던 세르게이 키로프가 의문의 암살을 당한 1934년 12월부터 시작한 대숙청의 희생자는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스탈린은 키로프 암살이 트로츠키 추종자의 소행이라면서 공산당 고위간부와 고참 혁명가를 비롯해 외교관·장교·작가 등을 거쳐 평범한 시민들까지 수없는 인명을 살상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95

금속노동자 출신 사회주의혁명가 요시프 브로즈 티토(Josip Broz Tito)는 수십만 명 규모의 해방군을 조직해 발칸반도를 점령한 독일과 이탈리아 군대를 몰아내고 ‘유고슬라비아사회주의공화국연방’을 수립했다. 오늘날의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코소보를 아우르는 나라였다. 티토는 소련의 패권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펼치면서 비동맹 중립노선을 표방했다. 스탈린은 유고슬라비아공산당을 제국주의 앞잡이로 몰아 국제 공산주의 조직에서 축출하고 폴란드공산당 제1서기 브와디스와프 고무우카, 헝가리 내무장관 라슬로 라이크, 불가리아 부수상 이반 코스토프를 비롯해 민족주의 성향을 보인 동유럽의 공산당 지도자를 모조리 숙청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97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 사상은 자본주의체제의 품에서 태어났다. 산업혁명 이후 유럽 사회의 대세가 된 자본주의체제는 눈부신 생산력의 발전과 함께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을 불러들였다. 사회주의자들은 경제적 불평등의 근본원인인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폐지함으로써 인간에 대한 인간의 착취를 끝내겠다는 원대한 꿈을 꿨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99

소련 정부는 니콜라이 오스트롭스키(Nikolai Ostrovskii)의 소설 『강철은 어떻게 단련됐는가』를 ‘인민 필독서’로 여겼지만 그가 묘사한 청년 공산주의자의 눈물겨운 헌신과 자기희생은 옛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일할 희망과 동기를 빼앗긴 인민들은 술로 절망을 달랬다. 소련 사회에 만연했던 알코올중독은 체제가 만든 사회적 질병이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02

서독은 체제경쟁에서 일찌감치 승리했다. 수많은 증거가 있지만 ‘프라이카우프(Freikauf)’ 하나로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프라이카우프는 ‘돈으로 자유를 산다’는 뜻이다. 1960년대 초 동독에는 1만 2천여 명의 정치범이 있었다. 서독 정부는 그들을 구출하려고 여러 시도를 했고, 1963년 동독 정부가 처음으로 협상에 응했다. 첫 번째 ‘거래’에서 여덟 명을 넘겨받고 34만 서독마르크(DM)를 지불했다. ‘몸값’ 산정 근거는 교육비였다.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총액 8만 5천 달러, 한 사람당 1만 달러 조금 넘었다. 학력과 직업에 따라 달랐던 몸값은 점점 올라가 1989년에는 평균 10만 마르크, 그 시점의 환율을 적용하면 5만 달러에 육박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07

20세기는 사회혁명과 전쟁의 시대이자 민주주의의 시대였다. 볼셰비키혁명은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하려는 이상주의 운동의 산물이었지만 비인간적이고 비효율적인 전체주의체제를 낳았으며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멸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10

‘우주의 시간’에서는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다. 인간의 삶과 죽음은 특별한 의미가 없는 ‘원자 배열상태의 일시적 변화’일 뿐이다. 그러나 ‘역사의 시간’은 다르다. 적어도 태양은 영원하다. 태양도 언젠가는 ‘별의 죽음’을 맞겠지만 ‘역사의 시간’은 그러기 전에 끝날 테니 그렇게 말해도 된다. 기껏해야 100년을 사는 인간에게는 ‘역사의 시간’도 너무나 길다. 그래서 일시적이고 상대적인 것들을 영원하고 절대적인 것인 양 착각하고 집착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12

‘제국주의’도 소멸했다. 현대의 제국주의는 단순한 정복욕의 표현 형식이 아니었다. 과학혁명을 선도한 유럽 국민국가들의 군사적·경제적 대외정책이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13

20세기는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사는 거야. 불가능은 없어.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아! 그렇지만 나는 의심한다. 영원한 건 없어도 지극히 바꾸기 어려운 것은 있지 않나? 나는 ‘역사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 사이에 ‘진화의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은 ‘진화의 시간’ 속에서만 달라질 수 있다. ‘역사의 시간’에서는 바꾸기 어렵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14

20세기 지구촌의 대세가 된 부족본능의 표현형식은 ‘국민국가(nation state)’다. 국민국가는 영토·헌법·국군·국어·국적(國籍)·국기(國旗)·국가(國歌)·국사(國史) 등으로 ‘우리’의 지리적·정치적·법률적·문화적 경계와 정체성을 형성해 ‘그들’과 구별한다.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모든 문제에 ‘주권’을 행사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16

냉전이 끝난 뒤 무력분쟁의 발화점은 ‘문명 단층선’■으로 옮아갔다. 특히 종교가 부족본능을 부추겼고 권력욕에 사로잡힌 정치가들이 불을 질렀다. 발칸반도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코소보에서 벌어진 ‘인종청소’가 대표적이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18

앞에서 20세기의 가장 큰 ‘정치적 사건’은 볼셰비키혁명이었고 가장 중대한 ‘기술적 사건’은 핵폭탄 개발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20세기의 가장 큰 ‘혁명적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여기서 ‘혁명적’이라는 말은 인간의 물질적 생산 활동과 사회적 관계의 성격과 구조를 크게 바꾸는 것을 뜻한다. 나는 범용 디지털 컴퓨터의 발명이 지난 세기의 가장 혁명적인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23

첫 번째 물결인 농업혁명과 두 번째 물결인 산업혁명이 그랬던 것처럼 세 번째 물결도 사회를 밑바닥부터 변혁하리라고 주장한 토플러는 닥쳐온 혁명의 양상을 이렇게 묘사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28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중반 영국의 섬유산업에서 시작해 공작기계, 증기기관, 철도, 통신, 선박운송 등의 산업을 혁신하고 제국주의와 환경 파괴를 낳으며 세계를 부유하게 만들었다. 1870년경 찾아든 2차 산업혁명은 라디오, 전화기, 텔레비전, 전기, 가전, 자동차, 도로, 항공기, 플라스틱, 비료, 보건 등의 산업을 창출해 현대적인 세계를 만들었다. 1950년대에 출발한 3차 산업혁명은 정보기술과 디지털 컴퓨팅을 통해 경제 사회 시스템과 일상의 삶을 극적으로 바꿨다. 막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생명공학, 첨단소재, 양자컴퓨터 등의 기술이 융합해 기존의 생산, 유통, 소통, 협력 시스템을 파괴적으로 바꾸는 기술혁명이다. 일상의 삶과 사회적 규범이 조정을 겪게 될 것이다. 세상은 초연결사회, 초지능사회로 진전한다.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이 인간과 인간, 사물과 사물, 인간과 사물을 연결하며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세상을 주도하게 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31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는 물리학(무인운송수단, 3D프린팅, 첨단 로봇공학, 신소재)·디지털(사물인터넷·블록체인·공유경제)·생물학(유전공학, 합성생물학, 바이오프린팅)을 4차 산업혁명의 선도 기술로 지목하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에너지 생산·저장·전송, 지구공학과 우주기술 등을 덧붙였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31

사람들은 생산활동에 참여할 때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물질적 생산력의 일정한 발전단계에 조응(照應)하는 생산관계에 편입된다. 이 생산관계의 총체가 사회의 경제적 토대를 이루고 그 위에 법적·정치적 상부구조가 조성되며, 또 거기에 여러 형태의 사회적 의식이 만들어진다. 물질적 생활의 생산양식이 사회적·정치적·정신적 생활과정 전반을 제약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32

자본주의체제가 내부 모순으로 무너지고 공산주의사회가 오리라고 한 마르크스의 주장은 오류로 드러났다. 그러나 생산력 발전이 사회조직과 사상과 문화의 변화를 가져오는 동력이라는 견해는 하나의 이론으로 존재할 자격이 충분하다. 우리가 지금 그런 현상을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자본주의는 사회주의혁명이 아니라 과학혁명이 일으키는 물질적 생산력의 발전을 통해 다른 체제로 이행할 것이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33

인류 역사에서 한 방향으로 발전한 것은 과학기술뿐이었다. 농업혁명에서 18세기 유럽의 산업혁명을 거쳐 컴퓨터혁명과 4차 산업혁명까지 역사를 추동한 힘은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물질적 생산력의 발전이었다. 마르크스는 바로 그 이야기를 했다. 4차 산업혁명은 생산력을 한 차원 높이고 그에 ‘조응하는’ 생산관계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경제적 토대’ 위에 일찍이 없었던 국가·법률·사상·문화의 ‘상부구조’가 들어선다. 모든 혁명은 설렘과 두려움을 일으키고 희망과 불안을 동반한다. 4차 산업혁명도 그렇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34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는 지구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인 호모사피엔스가 신이 되려고 한다면서, 힘은 세지만 책임의식은 없는 신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35

만약 절멸의 운명을 피하는 데 성공할 만큼 인류가 현명해진다면 어느 정도 책임의식을 지닌 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예상치 못한 결론에 이르렀다. 어떤 경우든 우리가 아는 ‘역사의 시간’은 머지않아 끝난다. 논리적으로는!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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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은 자기 사업과 품위 있는 가정을 세우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른 민족이 그런 것처럼 흑인도 가능한 모든 곳에서 모든 방법으로 동족끼리 사고팔고 동족끼리 고용해서 자급자족할 능력을 갖추도록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미국 흑인이 존경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백인이 흑인에게 절대로 줄 수 없는 것이 자존심이다. 다른 사람이 스스로를 위해서 하는 것을 흑인도 스스로를 위해서 하고,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흑인도 갖기 전까지는 결코 자주적이고 평등한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빈민가의 흑인은 자신의 물질적·도덕적·정신적 결함과 죄악을 스스로 바로잡아나가야 한다. 자기 자신의 가치관을 높여야 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33

미국 사회는 킹 목사를 ‘위대한 지도자’로 추앙했다. 연방의회는 그의 생일을 기념해 1월 셋째 주 월요일을 연방공휴일로 지정했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같은 반열에 올린 조처였다. 킹 목사가 암살당한 4월 첫째 주에는 해마다 수만 수십만 시민이 워싱턴으로 ‘꿈의 행진’을 했다. 그러나 맬컴은 거의 아무도 추모하지 않았다. 소수의 흑인과 극소수 백인만 그를 기억했다. 맬컴 숭배자들은 격분했지만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37

킹 목사는 미국 정치와 사회를 크게 바꿨다. 연방의회의 민권법 제정을 끌어냄으로써 흑인의 참정권을 실현했다. 도덕적 지도력을 발휘해 수많은 백인의 양심을 일깨웠다. 목사로서 미국 기독교를 내부에서 비판해 백인 교회의 인종주의를 걷어내고 신학의 발전을 북돋웠다. 베트남전쟁을 비판해 인기가 떨어졌지만 흔들리지 않고 신념을 지켰다. 자신의 오류와 도덕적 결함을 인정했고 성인이라는 칭찬을 거절했다. 분노를 표출하기보다는 유머로 소통하면서 대중을 비폭력운동으로 이끌었다. 인류의 지도자로 손색이 없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38

맬컴은 ‘악역’이었다. 대중의 사랑과 존경을 얻기는 불가능했다. 그는 흑인의 정체성을 깨우쳐 미국 흑인의 ‘자기혐오’를 깨뜨리려 했다. "검은색이 아름답다"거나 "흑인이어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무슬림의 시선으로 외부에서 기독교와 백인 교회의 인종주의를 폭로하고 공격했다. 극단적인 비난을 받으면서도 추악한 현실을 드러내기를 멈추지 않았다. 세상의 밑바닥에서 자기 발로 걸어 나와 불의한 세상과 맞선 용감한 사람이었다. 때로 폭력투쟁을 옹호하는 듯한 말을 했지만 실제로 폭력을 조직하거나 행사하지는 않았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38

그러나 인종은 실체가 없는 가상의 관념이다. 과학자들은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모든 인간의 유전자가 99.9% 이상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호모사피엔스는 겨우 20만 년 전에 출현했고 유전학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집단을 형성할 만큼 오래 존재하지 않았다. 인종 개념은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 백인·흑인·히스패닉·아시아인·원주민 등으로 인종을 구분하는 미국 인구센서스도 과학적 토대는 없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40

백인의 경계는 불분명하고 내부 구성은 복잡 다양하다. ‘인종’과 마찬가지로 ‘백인’도 객관적인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사회적 발명품이라는 말이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40

핵물리학은 전쟁과 얽혀 재앙을 불렀다. 미군 조종사들은 폭탄 투하 버튼을 누르는 단순한 동작 하나로 수십만 명을 살상하고 귀환했다. 핵폭탄은 전투원과 어린이를 구분하지 않았고 탄약고와 병원을 가리지 않았다. 전쟁광과 평화주의자를 모두 죽였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56

수소폭탄은 원자폭탄과 달리 핵을 융합해 에너지를 낸다. 핵분열 에너지를 이용해 수소 동위원소의 핵을 헬륨 원자핵으로 융합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58

중성자탄은 수소폭탄과 마찬가지로 핵융합 반응을 이용하지만 폭발력과 열은 줄이고 중성자 방출을 늘림으로써 건물과 장비는 파괴하지 않고 생물만 죽인다. 미국과 소련은 국제사회의 격렬한 비난에 떠밀려 1987년 중성자탄을 합의 폐기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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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베트남과 해방전선은 ‘뗏(음력설)’ 기간이던 1968년 1월 30일부터 사이공을 포함한 남베트남 전역에서 대공세를 전개했다. 주요 도시의 미군 시설을 타격하고 땅굴을 통해 사이공에 들어가 대통령궁과 미국대사관을 공격했다. 미군은 화력을 총동원해 초기의 열세를 뒤집고 군사적 승리를 거뒀지만 정치적으로는 참패했다. TV를 타고 미국 가정의 안방에 전해진 전투 장면은 큰 충격을 안겨줬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95

1976년 7월 2일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이 탄생해 유엔의 149번째 회원국이 됐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02

베트남은 경제원조를 받으려고 1978년 소련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었다가 캄보디아·중국과 전쟁을 치렀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03

민중이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거부한다는 사실을 직시한 베트남공산당은 1986년 제6차 당대회에서 ‘도이머이(쇄신)’ 정책을 채택했다. 집단영농 협동조합을 점진적으로 해체해 토지를 농가에 돌려주고 쌀 거래를 자유화했다.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최저임금과 소득세 제도를 도입했으며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수입대체산업과 수출산업을 육성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05

베트남공산당의 정치문화는 러시아나 중국 공산당과 달랐다. 1945년 베트남민주공화국을 수립한 직후 공산당의 주도권을 세우려고 다른 정파를 일시적으로 억누른 것을 제외하면 심각한 정파투쟁을 하지 않았다. 스탈린의 대숙청이나 문화대혁명 같은 야만행위는 물론 없었다. 국가사회주의 정책이 민중의 저항에 부딪치자 소련이나 중국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정책노선을 바꿨다. 호찌민과 레닌·마오쩌둥의 인격적 특성에서 비롯한 차이 때문일 수도 있고 혁명 과정에서 형성된 공산당과 민중의 결합도가 달라서일 수도 있다.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른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05

알리는 그 모든 불이익을 감수한 이유를 밝혔다. "자유는 자신의 종교를 따를 수 있다는 뜻일 뿐 아니라 옳고 그름을 선택할 책임을 진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베트남에서 헛되이 죽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이 미국답기를 바란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12

맬컴은 1959년 8월 미국 사회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렸다. 일라이자 무하마드(Elijah Muhammad)가 이끄는 ‘이슬람민족(Nation of Islam)’이라는 단체를 뉴욕의 TV 방송사가 밀착 취재해 만든 5부작 다큐멘터리 <증오가 낳은 증오>를 통해서였다. 미국에서 태어난 일라이자 무하마드는 이슬람을 기반으로 미국 안에 흑인 국가를 세우려고 했다. 백인 시청자에게 놀라움과 두려움을 안겨준 그 다큐멘터리를 맬컴은 이렇게 평가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13

백인이 우리더러 흑인지상주의를 가르친다고 비난한다 해서 자신들이 저질러온 백인지상주의 범죄를 감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흑인의 정신과 사회적·경제적 조건을 향상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죄 많은 백인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노예였던 우리 선조들이 이른바 ‘흑백통합’을 주장했다면 목이 잘렸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흑백분리’를 주장하자 증오를 가르치는 파시스트라고 비난한다. 백인이 흑인에게 나를 증오하느냐고 묻는 것은 강간범이 강간당하는 사람에게, 또는 늑대가 양에게 나를 증오하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백인은 다른 사람의 증오를 비난할 도덕적 자격이 없다. 우리의 선조들이 못된 뱀한테 물렸고 나 자신도 물려서 내 아이들에게 뱀을 피하라고 주의를 주는데, 바로 그 뱀이 나더러 증오를 가르친다고 비난하면 되겠는가?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14

‘분리하되 평등하게(separate but equal)’라는 구호를 내세워 학교를 비롯한 공공시설에서 흑인을 백인과 격리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인종차별을 제도화하고 흑인의 투표권을 극도로 제약한 일련의 법률에는 훗날 ‘짐 크로 법(Jim Crow Laws)’이라는 멸칭이 붙었다. 짐 크로는 흑인 장애인 분장을 하고 우스꽝스러운 노래를 부른 1820년대의 코미디언이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19

1956년 12월 연방대법원은 버스 흑백분리 규정을 위법으로 판결했다. 몽고메리 보이콧의 승리와 함께 미국 사회를 달군 흑인민권운동의 시대가 열렸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26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조지아주의 붉은 언덕에서 노예의 후손들과 노예의 주인의 후손들이 형제처럼 손을 맞잡고 나란히 앉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글거리는 불의와 억압이 존재하는 미시시피주가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가 되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내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에서 사는 꿈입니다. 지금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29

그래서 맬컴은 이슬람을 선택하고 통합을 거부했으며 흑인민권운동 지도자들을 ‘백인화한 흑인’이라고 비난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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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6월 5일 제3차 중동전쟁이 터졌다. 나세르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고 아카바만을 다시 봉쇄해 이스라엘에 대한 석유 공급을 끊은 것이 발단이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50

1969년 아라파트가 PLO 의장이 됐다. 아라파트는 1929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출신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카이로대학에서 토목학을 공부했다. 나세르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1952년에 ‘팔레스타인학생연합’ 의장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고, 잡지 『팔레스타인의 소리』를 발간해 청년 지도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1956년 제2차 중동전쟁에 이집트군 장교로 참전한 뒤 쿠웨이트에 건설 회사를 설립해 투쟁 자금을 모았으며, 1959년에는 팔레스타인민족해방운동(FATAH)라는 정치단체를 창설했다. FATAH는 이스라엘의 공공기관과 산업시설을 파괴하는 테러 활동으로 명성을 얻었고 제3차 중동전쟁에 아랍연합군으로 참전했다. 아라파트는 FATAH를 기반으로 PLO 의장이 됐으며 팔레스타인 혁명군의 최고사령관을 겸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52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이 일어났다. 1970년 공군참모총장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하페즈 알아사드(Hafez al-Asad) 시리아 대통령과 이집트의 사다트 대통령은 탱크와 전투기 등 소련 무기를 사들이고 전술 지원을 받아 전쟁을 준비했다. 그들은 아랍 세계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자국민의 정치적 지지를 얻을 목적으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이용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52

1974년 11월 13일, 유엔총회가 ‘팔레스타인 문제’를 놓고 토론을 열었다. 아라파트는 머리에 두건을 두른 게릴라 차림으로 뉴욕 유엔 본부에 나타났다. 그가 회의장에 들어서자 미국 대표를 제외한 참석자 전원이 기립해 박수를 쳤다. 연단에 선 아라파트는 팔레스타인에 과도적으로 유대인·기독교인·무슬림의 국가를 각각 수립한 다음 하나의 민주국가로 나아가자는 PLO의 기본 견해를 밝히고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54

우리는 꿈을 꿀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땅과 재산, 민족의 모든 권리를 되찾고야 말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존재를 직시하는 현실적인 사람으로서 나는 꿈이 언제나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민주국가 건설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자유롭게 결정할 때까지 우리는 조그만 국토에 만족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한 손에 올리브 가지를, 다른 한 손에 자유를 위한 전사(戰士)의 무기를 들고 왔습니다. 내 손의 올리브 가지를 던져버리지 않게 해주십시오. 우리는 유대교와 시온주의를 구별합니다. 시온주의 침략 책동에는 반대하지만 유대인의 신앙은 존중합니다. 이 위대한 유엔 본부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적대적이고 호전적인 데모가 과연 미국의 진정한 의견인지 나는 묻습니다. 팔레스타인 민중이 미국 국민에게 무슨 범죄를 저질렀습니까? 무엇 때문에 당신들은 우리와 싸우려 하는 것입니까? 정당화할 수 없는 적대감은 당신들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미국과 아랍 세계 전체가 더 새롭고 차원 높은 우호관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국인이 알아주기 바랄 뿐입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55

유엔총회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자결권과 주권을 인정하는 결의 3236조를 채택하고 PLO를 ‘옵서버 단체’로 받아들였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55

레바논은 기독교도가 우세한 지역이었는데 프랑스의 위임통치 기간에 종교적·정치적 갈등이 커지면서 1957년 기독교도와 무슬림 사이에 내전이 벌어졌다. 1958년에 친미 정권을 보호하려고 미군이 수도 베이루트 일대를 점령했다. 30만 명 넘는 팔레스타인 난민이 유입되면서 레바논의 정치적 혼란은 더 심각해졌고, 1975년 봄 PLO 게릴라가 베이루트의 교회에서 기독교도를 학살하는 사건이 터지자 내전으로 번졌다. 1982년 6월 이스라엘군이 PLO 기지를 제거한다며 레바논을 침략해 베이루트를 점령하고 레바논 기독교 민병대가 팔레스타인 난민을 학살하는 참극을 벌였다. 본부를 레바논에서 북아프리카 튀니스로 옮긴 PLO는 팔레스타인 영토를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로 한정하는 ‘미니 팔레스타인 구상’을 수용하고 요르단을 비롯한 온건파 아랍 국가와 관계를 개선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56

1978년에는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났다. 이란은 페르시아의 후예국이고 종교적으로도 시아파가 다수여서 팔레스타인 문제와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 혁명의 원인은 석유가격 급변과 물가 폭등으로 인한 경제난, 팔레비 왕조의 부패와 독재였다. 프랑스에 망명 중이던 종교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Ayatollah Khomeini)가 팔레비 정권의 대미 종속과 폭정을 강력하게 비판하자 정부는 친정부 언론을 동원해 그를 비난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군이 항의 시위를 벌인 신학생들을 학살했고, 격분한 민중은 폭동을 일으켰다. 정세가 혁명으로 치닫던 1979년 1월 팔레비(Pahlevi) 왕이 이란을 떠났다.
혁명정부는 국민투표로 왕정을 폐지하고 이슬람공화국을 수립했다. 그러나 종교권력과 정치권력을 하나로 융합한 나라가 진정한 공화국이 되기는 어려웠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57

팔레스타인 정세는 1993년 9월 13일 극적인 전기를 맞았다. 이스라엘의 라빈 총리와 PLO 아라파트 의장이 백악관 뜰에서 만나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와 웨스트 뱅크의 아랍인 자치권을 인정하고 PLO는 무장투쟁을 중단하기로 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행사를 이끌었고 미국 국무장관과 러시아 외무장관이 보증인으로 참석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59

그러나 그 협정은 냉전시대 이후 무력이 아니라 협상으로 분쟁을 해결하려 한 첫 시도였다. 요한 외르겐 홀스트(Johan Jørgen Holst)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과 PLO의 공식 협상이 벽에 부딪치자 양쪽 밀사를 오슬로의 자택으로 초대해 숙식을 함께하며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다. 그래서 서명은 백악관에서 했지만 ‘오슬로 평화협정’이라고 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60

팔레스타인 민중은 1987년 12월 제1차 인티파다(봉기)를 일으켰다. 이스라엘군은 인티파다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수많은 민간인을 살상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60

제1차 인티파다 때 가자 지구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조직한 ‘하마스(Hamas)’였다. 군사조직과 정당의 복합체인 하마스는 PLO는 말할 것도 없고 PFLP보다 급진적이고 전투적이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60

자치정부 시한 만료를 앞둔 2000년 7월, 아라파트는 미국의 캠프데이비드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또 한 번의 평화협정 체결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국방장관 아리엘 샤론(Ariel Sharon)이 아랍 민심에 불을 질러 평화협상을 가로막았다. 무장경호원을 거느린 채 동예루살렘 모스크를 방문해 무슬림을 격분하게 만든 것이다. 웨스트 뱅크와 가자 지구, 인근 국가 난민촌에서 제2차 인티파다가 일어나자 샤론은 군대를 동원해 자치지역을 다시 점령했다. 자치정부의 경찰이 민중봉기에 가세하면서 팔레스타인은 또다시 내전의 불길에 휩싸였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62

최근의 팔레스타인 상황을 자세히 알고 싶은 독자에게는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김재명 지음, 미지북스, 2019)을 추천한다. 저자는 국제분쟁을 연구한 전직 언론인답게 해박한 역사 지식과 현장에서 취재한 정보를 유기적으로 엮었다. 팔레스타인의 비극에 관한 르포르타주 작품으로 이보다 뛰어난 책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63

1993년 평화협정 이후 이스라엘은 웨스트 뱅크와 동예루살렘의 정착촌에 60만 명의 유대인을 더 받아들였다. 2002년부터는 높이 8미터, 총연장 700km가 넘는 장벽을 세우고 있다. 완성하면 웨스트 뱅크의 절반과 주민 3분의 1을 장벽 안에 가두게 된다. 제1차 중동전쟁 직후 100만 명이 채 안 되던 팔레스타인 난민은 무려 500만 명으로 불어났는데, 150만 명은 이웃 나라의 난민촌에 산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64

1964년 8월 4일, 린든 존슨(Lyndon Johnson)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민주공화국(이하 북베트남) 수도 하노이 동쪽의 통킹만에서 일어난 군사적 충돌에 관한 정보를 공개했다. 공해를 순찰하던 미군 구축함 매덕스호가 어뢰정 공격을 받았고 항공모함 탑재 전투기가 즉시 반격했다는 것이었다. 미국 공군은 통킹만의 북베트남 어뢰정 기지와 석유 저장소 네 곳을 공습하고 선박 스물다섯 척을 격침했다. 그것은 단순한 군사행동이 아니라 제2차 베트남전쟁의 ‘공식적인’ 시작이었다. 미국 의회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으로 행정부에 ‘전쟁권’을 부여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69

베트남은 굴복하지 않는 민족의 땅이다. 중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어서 고대부터 한자를 사용하는 등 문화적으로 깊고 넓은 영향을 받았고 종종 정치적 간섭과 군사적 침략에 시달렸지만 베트남 민중이 싸우지 않고 항복한 적은 없었다. 그들은 민족의식이 강하고 외세에 맞서 투쟁한 민족영웅을 높이 받든다. 미국 대통령과 국방부 장군들은 베트남 민중을 과소평가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71

프랑스는 베트남을 셋으로 나누어 지배하면서 중국 윈난성에서 홍하(紅河, 송꼬이강)가 흘러드는 북부는 ‘통킹’, 중부는 ‘안남’, 메콩강 삼각주가 드넓게 펼쳐진 남부는 ‘코친차이나’라고 했다. 베트남에는 50개 넘는 소수민족이 살지만 예나 지금이나 비엣족(베트남족, 킨족)이 인구의 90%를 차지한다. 서쪽에서 베트남을 침략하려면 안남산맥을 넘어야 해서 쉽지 않다. 남쪽이나 북쪽에서 쳐들어갈 경우 보급선이 한없이 길어져 장기전을 수행하기 어렵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73

프랑스는 영국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제도를 이식해 식민지를 수탈했다. ‘인도차이나은행’을 내세워 경지의 20%를 장악하고 소출의 50%를 소작료로 징수했다.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해 고무·커피·차·면화 농장을 경영했다. 주석·텅스텐·아연·납·구리·철 등 광물을 마구잡이로 채굴했으며 담배·술·유리·종이를 독점 공급했다. 베트남의 토착 수공업과 제조업은 완전히 몰락했다. 통킹·안남·코친차이나에 서로 다른 통치제도를 세우고 응우옌 왕조의 왕족과 관리, 촌락의 장로와 지주, 가톨릭 신도를 하수인으로 삼았다.■ 제국주의 수탈정책의 내용과 형식은 ‘만국 공통’이었다. 영국·프랑스·벨기에 같은 유럽 민주주의국가든 천황제 일본이든 잔혹하기는 매한가지였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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