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는 몸을 똑바로 세워 보려고 하지만 아직도 약간 삐뚜름하다. "안 취했습니다." 그저 한 시공간에 동시에 존재하는 다중현실을 목격하고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충동과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환영 감각에 시달리고 있을 뿐이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57

7번 애비뉴에서, 신호등이 바뀌자 차량들이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한다. 건너편 메이시 백화점이나 코리아타운 가라오케나 바비큐 식당으로 가려는 행인들이 도로 위로 몰려들기 전에 재빨리 지나가려는 것이다. 이것들은 전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 이것들은 올바르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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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5월11일이었다. 그는 열한 살이었다. 파리16구 아솜시옹 거리18번지 집에서 막 도망쳐 나왔다. 단추 세 개가 달린 회색 모직 외투를 입고, 파란 울 양말에 밤색 신발을 신었다. 검은색 인조가죽 가방을 들었다. 수중에는23프랑이 전부였고, 최대한 빨리 팔아치우려고 작정한 작은 우표첩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알라딘 eBook <나는 태어났다> (조르주 페렉 지음, 윤석헌 옮김) 중에서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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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36년3월7일에 태어났다. 이 문장을 몇십 번, 아니 몇백 번을 썼던가? 정말 잘 모르겠다. 꽤 오래전, 자서전 계획이 구체화되기 훨씬 전부터 이 문장을 썼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알라딘 eBook <나는 태어났다> (조르주 페렉 지음, 윤석헌 옮김) 중에서 - P13

나는 태어났다.
처음엔 이런 식의 문장은 완전하다고, 전부 다 갖추고 있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이 문장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글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알라딘 eBook <나는 태어났다> (조르주 페렉 지음, 윤석헌 옮김) 중에서 - P14

반면에 정확한 날짜를 적게 되면 우리는 그만 써도 된다.
나는1936년3월7일에 태어났다. 끝. 몇 달째 이 문장을 쓰고 있다.34년6개월 전부터, 지금까지도!

-알라딘 eBook <나는 태어났다> (조르주 페렉 지음, 윤석헌 옮김) 중에서 - P14

오후4시, 어쩌면 글을 쓰려고 해볼 수도 있다. 내 이야기는 명료하고(그렇게 보려고만 한다면), 내가 느끼는 막막함은 속임수다. 그것이 바로 글쓰기의 메커니즘이자, 수사학적 기교들이다. 제아무리 신중을 기한다 해도 계속 뭉그적거릴 수는 없다.(어쨌든 이것이 중요한 논지는 아닐 터이니.) 그래서? 어쩌면 막대한 임무 앞에 주저앉게 될지도. 그 임무는 한 번 더 실타래를 끝까지 푸는 것. 그리고 몇 주, 몇 달, 혹은 몇 년이 될지 모르는 시간 동안(『장소들』14을 쓰기 위해 둔 제약을 따른다면12년 동안) 싫증이 나거나 혐오감이 느껴질 정도로 곱씹은 내 기억들로 이루어진 닫힌 세계 속에 나를 가두는 것.

-알라딘 eBook <나는 태어났다> (조르주 페렉 지음, 윤석헌 옮김) 중에서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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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도시에서 그는 철저하게 혼자다. 죽든 살든 전부 그의 마음대로다. 그가 추방된 거라고,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가족과 동료들도 있지만 —
— 그러나 모든 게 혼란스러운 이 순간, 그는 그들의 얼굴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데 —
— 상관없다.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그들이 아는 것은 과거의 그, 그리고 어쩌면 지금 현재의 그뿐이다. 뉴욕은 그의 미래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42

지금까지는 모르고 있었지만, 그는 항상 이것이었다. 그 이름은 정말로 그다. 그가 되어야 할 모든 것이다.
그 단어는맨해튼이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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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으로 가는 도로 한복판에 네 몸뚱이를 바닥에 뭉개 처바르고 싶지 않으면 거길 걸어서 건널 생각은 꿈도 꾸지 마. 그다음에 있는 건? 이스트 강이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28

FDR은 영양분과 힘과 사고방식과 아드레날린을 나르며 도시의 생명을 유지하는 동맥이고, 이곳을 달리는 차량들은 백혈구고, 저것은 외부의 자극원, 감염균이다. 도시가 조금이라도 관심 주거나 인정사정을 베풀 필요가 없는 침입자인데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29

더 레이크. 보 브리지. 변환의 장소. 나는 여기서 걸음을 멈추고, 여기 서서, 모든 것을…… 알게 된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32

그리고 그것이 내게 덤벼든 순간, 나는 브루클린 퀸스 고속도로로 바디체크를 하고, 인우드힐 파크로 백핸드를 날린 다음, 사우스 브롱크스를 팔꿈치처럼 이용해 거세게 찍어 내린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35

윌리엄스버그 브리지가 뒤틀리며 불쏘시개처럼 뚝 부러진다. 맨해튼이 신음하며 쪼개지지만 용케 버틴다. 모든 죽음이 다 나의 죽음처럼 느껴진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35

그러고는 제대로 교훈을 가르치기 위해 롱아일랜드 철도의 길고 포악하고 시끄러운 철로로 저 개새끼를 동강 내 버린다. 고통을 가중시키기 위해 버스를 타고 라과디아 공항을 오가는 기억으로 상처에 소금을 뿌린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36

호보켄으로 놈의 볼기짝을 백핸드로 갈기고 상남자 1만 명의 술에 취한 분노를 신의 망치처럼 내리친다. 항만공사가 호보켄을 명예 뉴욕으로 인정했거든, 개자식아. 넌 방금 저지한테 당한 거야.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36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센트럴 파크의 나무들이 깜박이는 모습을 지켜본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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