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과 책과 영화가 도처에 널려 있었다. 그들을 마주하며 흠모인지 질투인지 모를 감정을 끓였다. 닮고 싶어서, 넘고 싶어서.

-알라딘 eBook <고작 이 정도의 어른> (남형석 지음) 중에서 - P5

더 잘나가기 위해 만나야 할 사람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부터 만나며 살기로 했다.

-알라딘 eBook <고작 이 정도의 어른> (남형석 지음) 중에서 - P9

나는 쓰는 일을 멈춘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창피하든 자랑스럽든 그 찰나를 포집하는 일만큼은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미숙함은 언제나 가장 성숙한 글감이며, 불완전한 오늘을 삶의 좌표에 온전히 기록하는 일이야말로 먼 훗날의 나에게 건네는 최선의 유산일 테니까. 부디 미래의 내가 지금 이 책의 어느 대목을 보며 부끄러워하도록 한 치라도 더 자라고 성숙했으면 좋겠다.

-알라딘 eBook <고작 이 정도의 어른> (남형석 지음) 중에서 - P11

H는 그 틈을 열어준 첫 ‘여사친’이다. 뽀뽀하고 싶지 않은데 늘 같이 있고 싶었다. 함께 길을 걷거나 전화 통화를 하고 나면 머리에 상쾌한 바람이 스미었다. H와 얘기하는 게 좋아서 그의 집까지 한 시간가량을 데려다주고 다시 한 시간 걸려 학교로 돌아온 적도 많았다.

-알라딘 eBook <고작 이 정도의 어른> (남형석 지음) 중에서 - P208

우린 도통 남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사이였다. 누구의 험담을 하는 대신 우리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삶이 더 재밌을지, 그런 삶을 위해 지금 무얼 시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말과 생각을 나누는 데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솔직히 말하면 H가 그런 사람이기에 내가 맞춰준 거였다. H와 함께 있으면 나도 그런 진취적인 사람 같아 보여서. 그러는 사이 나도, 아주 조금씩이나마 H를 닮아갔던 것도 같다.

-알라딘 eBook <고작 이 정도의 어른> (남형석 지음) 중에서 - P208

스물일곱 살의 겨울, 한 달간 유럽 여행을 하면서 H가 머물던 그레노블에 들렀고 나흘간 함께 프랑스 남부 구석구석을 즐겁게 돌아다녔다.

-알라딘 eBook <고작 이 정도의 어른> (남형석 지음) 중에서 - P209

누굴 훈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저 대화를 나누고 혼자 집에 돌아오면 나를 반성하게 하는 그런 친구. J의 백 마디 말속엔 99번의 공감과 한 번의 조심스러운 조언이 있다. 그 조언은 길게는 몇 년씩 내 가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곤 한다.

-알라딘 eBook <고작 이 정도의 어른> (남형석 지음) 중에서 - P210

이렇게 세 명의 여자사람친구 얘기를 꺼낸 이유는 단명하다. 그들이 내 친구라는 게 자랑스럽고 또 다행스럽기 때문이다. 이성사람친구가 있었기에 내가 들여다볼 수 있게 된 세상의 영역들이 참 많다.

-알라딘 eBook <고작 이 정도의 어른> (남형석 지음) 중에서 - P211

어떤 집단에 대한 혐오감은 그 집단과 밀접한 유대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즉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어린 친구’도 ‘이성사람친구’도 더 많이 사귀어야 한다고 믿는다. 보편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생각은 굳기 마련이니까. 나와 다른 집단의 친구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삶을 간접 경험하는 일이야말로 딱딱하게 굳어가려는 편견 덩어리를 용해해줄 ‘생각유연제’가 될 터이다.

-알라딘 eBook <고작 이 정도의 어른> (남형석 지음) 중에서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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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 군인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27.5명에 이른다.40 이는 2018년 미국 전체 인구 대비 평균 자살률(10만 명당14.2명)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41 같은 해 한국의 자살률은 10만 명 당 26.6명이었다.42 미국에서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집단의 자살률과 한국 전체 인구의 자살률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은, 한국의 자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한다.

-알라딘 eBook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종호 지음) 중에서 - P105

정신 건강 서비스로의 접근성을 높이는 일이 자살을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항우울제 처방률은 최저 수준인 한국의 경우, 정신과 치료에 대한 낙인을 없애는 일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알라딘 eBook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종호 지음) 중에서 - P109

그들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살고 싶어서 병원을 찾는다. 자살에 실패해서 병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살을 다시 시도하지 못하도록 막아달라는 도움을 청하러 오는 것이다. 약물 과다 복용으로 실려 온 환자도, 스스로 손목을 칼로 그어서 온 환자도, 이렇게 말한다. "죽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알라딘 eBook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종호 지음) 중에서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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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태어났다는 재난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죽음으로부터 살아남은 자들은 그 사실을 잊기 위해 분투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우리가 태어난 첫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공포가 미래에 투사된 것에 불과하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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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으로 동정(sympathy)과 공감(empathy)은 매우 유사해보이지만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큰 차이가 있다. 동정은 그리스어인 ‘sun(‘함께’라는 뜻)’과 ‘pathos(감정)’를 합친 데서 연유한다. 즉 동정은 어떤 사람의 바깥에서 그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다. 반면에 공감은 그리스어의 ‘em(‘안’이라는 뜻)’과 ‘pathos’를 합친 말에서 왔다. 타인의 감정을 그의 안에 들어가서, 마치 그 사람의 거죽을 입고 느끼듯이 이해하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종호 지음) 중에서 - P72

동정심은 고통을 겪고 있는 주체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철저히 타자화한다. 고통을 겪는 사람을 연민하지만 그 아픔에 개입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동정심은 나와 고통을 느끼는 주체 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반면, 공감은 고통을 겪는 사람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걸어본 사람은 타인의 고통을 몸소 체험하고 느낌으로써 비로소 그 고통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덜어낼 수 있다. 진심 어린 공감은 타인의 고통을 실제로 덜어준다. 심리 치료에서 가장 큰 치료 효과를 보이는 요인이 바로 치료자의 공감 능력이다.

-알라딘 eBook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종호 지음) 중에서 - P73

첫째,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가치 있는 일임을 인지하는 것이다. 둘째, 내가 모든 관심의 중심이 되지 않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공감이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자기중심적인 세상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는 일, 즉 자신의 스위치를 잠시 꺼두는 일이다. 공감은 그렇게 타인을 향한 진심 어린 관심과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에게서, 특히 나와 많이 다른 사람들일수록 더 배울 것이 많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의 차이를 존중하고 이를 가치 있게 여기는 과정이 바로 공감이다.

-알라딘 eBook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종호 지음) 중에서 - P78

공감의 기저에는 더 높은 수준의 컴패션◆이 존재한다. 이는 타인을 향한 단순한 관심이나 호기심 이상의 가치이며 타인이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욕구와 헌신에서 비롯된다. 타인의 고통을 더 잘 이해할수록 그 고통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을 것이다.

-알라딘 eBook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종호 지음) 중에서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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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k felt light and clean inside, as if his diseased lungs had been scoured back to health. He took a breath.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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