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경제 침략사 - 쌀·금·돈의 붕괴
김석원 지음 / 한길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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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역사책읽기로 독서모임을 시작했지만, 어느새 초심을 많이 잊어버린 듯 한 차에 흥미로운 근현대 역사서를 접하게 되었다. <일본의 한국경제 침략사: 쌀 금 돈의 붕괴>라는 책이다. 이 책은 한국 (농업)경제학, 통계학의 기초를 세운 고 김준보교수의 논문을 바탕으로 조선 개항 이후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경제사적 관점으로 정리한 책인데, 저자 김석원교수(경영학)는 그의 손자이다. 할아버지의 사료를 바탕으로 손자가 책을 펴낸 이유는 에필로그에 잘 드러나 있다. 

"일본이 조선을 근대화시켰다는 논리는 원래 일본 학자들이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그것이 '과학적 방법'을 썼다는 미명하에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어려웠다.” 282p 에필로그 중에서

아직까지도 식민주의 사관이 버젓이 역사학회와 그것을 추종하는 자들에 의해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라는 정당화의 포장을 입고 결과에 대한 원인과 과정을 미화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에 대해 경제사적인 측면에서 1백여년 전의 개항과 식민지화 및 자유시장경제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저자는 조곤조곤 할아버지의 사료를 갖고 반박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크게 개화기, 침략기, 강점기 세 부분이다. 여기에 쌀, 금, 돈이라는 화폐가치를 갖고 있는 재화의 관점에서 이 시기 어떻게 일본에 의해 조선(한국)의 경제가 서서히 무너지고 일제 식민지 시대의 종속적 수탈적 대상으로 전락하는 지를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 한다. 

"개항기의 조선 역시 같은 전략으로 1876년 일본에 의해 강제로 개항당하기 전까지 가능한 한 문을 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오늘날의 많은 한국인들은 개항을 빨리해 자유무역을 했다면 조선이 강해졌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조상들의 무식함과 고집스러움을 탓하곤 한다." 15p

19세기 중반 서구열강에 의해 중국이 사분오열 되고,  1853년 일본도 미국에 의해 강제 개항이 된 후, 한반도 조선은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제국의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는 선택을 하였으나, 이도 잠시 뿐, 메이지유신(1868년)으로 본격적인 산업화와 제국주의 학습을 한 일본에 의해 강제로 강화도 조약을 맺게 되면서 결국 한반도도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어 버린다. 이를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복원을 위한 당백전 발행과 쇄국 정책 탓으로 돌리는 것은 그 이면에 벌어진 일본에 의한 화폐의 혼란, 조선의 주요 산물인 쌀과 금의 헐값 매점의 문제점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에서 쌀이나 금을 헐값에 사서 일본에 거의 7배 넘는 가격으로 넘길 수 있다면 누가 이런 횡재의 기회를 마다하겠는가? 결국 일본 군경의 비호하에 일본 상인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리고 마는 한반도.

"그런데 최소 26톤의 금을 조선에서 더 들여왔으니, 일본은 신용 높은 금화를 더 많이 만들어서 세계 시장에서 무기든 기계든 원료는 얼마든지 사올 수 있었고, 이는 일본 경제가 기존금 보유량 대비 최소 69% 이상 조선의 금을 바탕으로 추가 성장했음을 의미했다26-37.5×100-69.3. 개항기 조선 금만으로 경제 규모가 69% 커진 것이다. 1876년 개항에서부터 자료 마지막의 1904년까지, 일본은 조선의 금으로 30년간 알짜 성장을 누릴 수 있었다." 98p

일본 상인에 의한 백동화 위조와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구한말 흥선대원군의 당백전 발행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그 폐해가 심각했다. 여기에 일본의 제일은행(다이이치은행)은 조선의 국책은행 행세를 하며, 당백전과 백동화 발행액(1,300만 원)의 4배가 넘는 5,700만 원의 (일본 엔화와 연동되는) 제일은행권을 뿌려대면서 이후 조선의 화폐를 무효화 하고, 결국 일개 은행 하나가 사실상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되고 만다. 이러한 경제적 예속은 사실상 한일합방의 서막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조선에서 성공을 거듭하던 일본인들은 몇 년이 지난 1910년에 한일합병을 성사시키고, 조선에서 열심히 뜯어온 돈으로 '낭만'을 즐기는 시대를 맞았다. 1912년 무렵의 다이쇼 로망이 그것이다." 190p

근대화라는 미명하에 사실상 서구열강의 식민지 플랜테이션 경영을 그대로 답습한 일본의 조선 농장화(소작농화)는 결국 3.1 운동이라는 대대적인 저항운동의 도화선이 된다. 그러나 이후 산미증식계획을 통해 조선인을 희생해 일본 대농장주주의 이익 극대화를 꾀했고 결국 그들이 말하는 자유시장경제란 이러한 농촌의 식량기지화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욱 공고화하는 허울뿐인 경제정책이었다. 다이쇼 로망이라는 황금기를 구가하던 일본 역시 대공황을 피해가지는 못했고, 결국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마지막 남은 하나까지 조선을 수탈해 가는 군수기지화를 획책했고 결국 일본의 패망은 조선의 껍데기 뿐인 독립을 가져올 뿐이였다. 

"일본이 자국의 주머니까지 다 털어가며 전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식민지 조선에 무언가 남겨둘 여유도 이유도 전혀 없었으니, 전쟁 후 조선에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게다가 일본이 패망 때까지 지폐를 마구 찍어 조선에 뿌리는 바람에, 해방 후 조선은 1944년 물가지수 241 에서 3년 만에 4만 926이라는 170배가 오른 인플레이션을 떠안게 되었다."  279p

이 책은 쉽게 읽혀진다. 적절한 지표와 간결한 해설인 듯 하다. 그렇지만, 읽는 내내 마음은 무거웠다. 백여년전의 개항부터 식민지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 까지 그 역사적 맥락에 대해 근현대사를 통째로 도둑맞은 듯 하게 아무것도 배운 게 없었기 때문이다.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먼 옛날 얘기만 들었던 역사시간과 구한말 한일합방까지의 격동의 시대와 이후 식민지화의 역사는 통편집이 된 것이 아닐까? 불편한 진실을 근대화란 미명의 식민사관으로 덮는 것에 우리는 단지 입시문제에 나오지 않는다고 눈을 감고 있지는 않았을까? 이제라도 역사 바로 알기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왜냐면 지금의 무관심이 미래를 볼모로 삼아선 안되기 때문이다. 올해의 같이 읽을 책 중 하나로 독서모임에 한 번 추천해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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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기의 조선 역시 같은 전략으로 1876년 일본에 의해 강제로 개항당하기 전까지 가능한 한 문을 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오늘날의 많은 한국인들은 개항을 빨리해 자유무역을 했다면 조선이 강해졌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조상들의 무식함과 고집스러움을 탓하곤 한다. - P15

개항 전 가장 유명한 화폐 관련 사건은 흥선대원군의 당백전 주조일 것이다. 당시 조선의 집권층이 당백전 주조로 대표되는 여러 실책들을 저질러서 조선의 경제가 망가지고 끝내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다는 관점도 흔하다. 즉 내부에서부터 알아서 무너져가고 있던 조선에 일본이 손쉽게 ‘진출‘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백전과 관련된 사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선의 망조는 일본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 P21

1860년경, 그러니까 경복궁을 짓기 시작할 무렵 조선에서는세금의 25%만이 화폐로 납부되었다. 나머지 세금은 쌀이나 면포 같은 현물로 내는 실정이었고, 화폐의 양은 국내 총생산의. 3% 수준이었다. 그러니 아주 단순화하면 국내 총생산의 97%에 해당하는 거래는 쌀과 면포가 담당했다고 할 수 있다. - P25

당백전 발행 5년 후인 1871 년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군대에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1874년 고종이 일선에 나설 즈음부터 보급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 시점에서 갑자기 보급을 못하게 된 것이, 즉 나라에 돈이 없어진 것이 8년 전 단 6개월 동안 발행한 당백전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 - P30

신기한 장난감 같은 서양 상품이 많이 들어와서 걱정이 될지경이라는 기록이다. 그 신기한 장난감들의 정체는, 황현의 『매천야록』에서 나온 다음 대목에서 짐작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 상품 열 가지 가운데 공산품이 아홉을 차지했는데, 외국으로 나가는 우리 상품은 열 가지 가운데 아홉 가지가 천연자원이니, 우리의 아둔함이 너무 심하다. 대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상품들은 비단·시계 · 칠기같이 교묘하고 기이한 물건들이며, 다른 나라로나가는 상품들은 모두 쌀 · 가죽 · 금·은과 같이 평소 생활에 필요한 보화들이다. 그러니 나라가 척박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외국 상인들은 비단 ·시계·칠기 같은 공산품이나 사치품을 팔아, 조선에서 쌀 ·가죽·금 등 생활 필수품이나 원료 위주로 사들였다는 것이다. 당시에 이런 식의 무역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끝내 열강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모습은 세계적으로 흔한 광경이었다. - P33

조선은 손해보는 거래를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데다가 개항을 맞아 외국 상인들의 고삐마저 풀려버렸으니, 조선에 돈이 마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개항 3년 만에 나라 창고가 비어 급료로 줄 쌀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 P37

이렇게 외국과의 거래로 화폐 대체품들에 문제가 생기자,
오히려 조선 경제에서 화폐가 차지하는 역할이 커졌다. 어떻게든 거래는 할 수 있어야 경제가 돌아가는데, 돈으로 삼을 만한 것들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그 틈새를 일본 엔화가 치고 들어왔다. 조선과 일본이 처음 개항 조약을 맺을 당시, 일본은 자국의 화폐를 조선에서 쓸 수 있게 허용하는 조항을 넣었다. - P43

이런 식으로 위조, 환투기, 일본 화폐 도입이라는 충격이 계속된 결과, 조선에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다. 1876년개항 이후, 3년 만에 나라에서 급료를 제대로 주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고, 4년 만에 이미 조선 조정에서 물가가 너무 올라다 같이 망할 것이라는 비명이 나오기 시작했다.** - P52

결국 외국 상인들의 침략 때문에 개항기의 조선 경제는 극심한 피해를 입었고, 초인플레이션이 수년간 일어났던 것이다. - P55

그런데 최소 26톤의 금을 조선에서 더 들여왔으니, 일본은 신용 높은 금화를 더 많이 만들어서 세계 시장에서 무기든 기계든 원료는 얼마든지 사올 수 있었고, 이는 일본 경제가 기존금 보유량 대비 최소 69% 이상 조선의 금을 바탕으로 추가 성장했음을 의미했다26-37.5×100-69.3. 개항기 조선 금만으로 경제 규모가 69% 커진 것이다. 1876년 개항에서부터 자료 마지막의 1904년까지, 일본은 조선의 금으로 30년간 알짜 성장을 누릴 수 있었다. - P98

조선의 경우는 어떠했을까? 말기의 조선이 부패한 나라였다는 것은 일단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장 개항기에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 예를 들면 군인들의 반란인 임오군란 1882년이나 전국적인 농민 반란인 동학농민운동1894년 등의 시작은 모두 관리들의 횡포에 대한 분노였다. - P101

당백전에 이어 조선 경제를 절단낸 조정의 실책 2’정도로 취급받는 백동화 발행이 합계 1,300만 원인데(앞에서 나온 전환국 화폐 주조량 표-7을 보면 된다), 제일은행권 발행 합계가5,700만 원이다. 두 표의 시기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으나, 조선 조정이 찍어낸 백동화의 4배가 넘는 화폐를 일개 은행인 제일은행이 조선 땅에 뿌렸다는 것이다. - P168

나중에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이 되자, 일본 정부는 화폐정리사업을 벌여 기존에 있던 조선의 화폐는 다 무효화하고, 새로 일본 엔화와 연동된 조선 전용의 화폐를 만들어 쓰도록했다. 이 사업을 위해 당시 대한제국은 일본에서 모든 비용을 빌렸는데, 그 새로운 화폐를 만든 곳은 또다시 제일은행이었다. 외국의 일개 은행이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된 것이다. - P169

이렇게 조선에서 성공을 거듭하던 일본인들은 몇 년이 지난 1910년에 한일합병을 성사시키고, 조선에서 열심히 뜯어온 돈으로 ‘낭만‘을 즐기는 시대를 맞았다. 1912년 무렵의 다이쇼 로망이 그것이다. - P190

따라서 산미증식계획의 두 축인 수리조합과 비료 보급을 보면, 조선인들을 희생해 일본 대농장 주인들의 이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 정책이 시행되었고, 근대화나 자유시장경제 등은 그저 번지르르한 명목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경제 정책의 일관된 목표는 조선의 발전이 아니라 조선에서 일본 재벌들이 가장 많은 이익을 내도록 하는 것이었고, 이때 조선에 근대화와 자유경쟁시장 비슷한 것을 강요할수록 일본인들에게 이득이 더 생기는 구조였을 뿐이다. - P245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 경제는 큰 호황을 누렸다.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소설에서 나오듯이 매일 엄청난규모의 파티를 열며 흥청망청하던 것이 이 시기 세계 열강의 모습이었다. 일본도 다이쇼 로망이라며 잘 나간다고 한참 들떠 있던 때였다. - P255

1945년 8월 15일 연합국에 항복했다. 일본이 자국의 주머니까지 다 털어가며 전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식민지 조선에 무언가 남겨둘 여유도 이유도 전혀 없었으니, 전쟁 후 조선에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게다가 일본이 패망 때까지 지폐를 마구 찍어 조선에 뿌리는 바람에, 해방 후 조선은1944년 물가지수 241 에서 3년 만에 4만 926이라는 170배가 오른 인플레이션을 떠안게 되었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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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인생에 대한 신념을 잃고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신의가 흔들리며, 사물의 이치에 대한 믿음도 사라져 만사가 무질서하고 저주받은, 어쩌면 악마의 카오스 같은 상태에 놓였다고 굳게 믿으며 인간적 환멸의 모든 공포에 충격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나는 살기를 원할 것이며, 일단 그 술잔에 입을 댄 이상 그걸 모두 마셔 버리기 전에는 입을 떼지 않겠다라고 말이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39

폐병을 앓고 있는 코흘리개 도덕군자들은 이런 삶에 대한 갈망을 흔히 저속한 것이라 말하지, 특히 시인이라는 작자들 말이야. 이러한 삶의 갈망은 부분적으로는 까라마조프적 특성이지, 그건 사실이야. 그건 네 마음속에도 틀림없이 숨어 있지. 그런데 그게 왜 저속하다는 걸까? 이 지상에는 아직 엄청나게 많은 구심력이 남아 있단다, 알료샤. 나는 살고 싶고 또한 살고 있어.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39

난 알고 있어, 내가 가는 곳이 그저 공동 묘지, 그러니까 가장 귀중한 공동 묘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바로 그렇지! 거기에는 소중한 고인들이 잠들어 있고 그들 아래 놓인 비석 하나하나는 그토록 열렬히 살아온 지난 세월을, 자신의 위업, 자신의 진실, 자신의 투쟁과 자신의 과학에 대한 열정적인 신념을 말해 주고 있지.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40

신은 존재하는가, 불멸은 가능한가라는 세계적인 문제겠지. 신을 믿지 않는 자들은 사회주의니 무신론이니 혹은 새로운 인물들에 의한 인류의 변혁 따위의 이야기를 꺼내지만 모두 한결같아. 단지 반대쪽 끝에서 시작했을 뿐 모두 똑같은 문제에 불과해. 대부분의, 대부분의 독창적인 러시아 소년들은 우리 시대의 영구적인 문제에 관한 토론을 벌이는 데 몰두하고 있지.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49

만일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고안해 내야만 할 거다S’il n’existait pas Dieu il faudrait l’inventer. 그러고 보면 사실 인간이 신을 고안해 낸 거지. 그런데 기묘하고 놀라운 것은 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놀라운 것은 말이다, 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그런 생각이 인간처럼 야만스럽고 사악한 동물의 머리에서 떠올랐다는 거야. 그런 생각은 그만큼 성스럽고 감동적이며 현명한 것인 동시에 그만큼 인간에게 명예를 안겨 주기도 하지. 하지만 나는 신이 인간을 창조했느냐, 인간이 신을 창조했느냐의 문제를 오래 전부터 생각하지 않기로 했단다. 나는 이 점에 관해서 유럽의 가설들에서 끊임없이 파생된 러시아 젊은이들의 모든 현대적 공리(公理)들을 일일이 들춰보지 않겠다. 왜냐하면 그곳에서는 가설에 불과한 것이 러시아 소년에게는 곧 공리가 되며, 그것은 러시아 소년뿐만 아니라 어쩌면 그들을 가르치는 러시아 교수들에게도 그럴지 모르니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50

어리석을수록 더 선명해진다는 말이지. 어리석음은 간결하면서도 결코 교활할 수 없는 법이지만, 지성은 요리조리 핑계를 대고 꼬리를 잘 감추지. 지성은 비열하지만, 어리석음은 솔직하고 정직하잖니.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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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fternoon sunlight was like a presence in the room. There was suddenly a feeling of ease and generosity around the table, of friendship and comfort. We could have been anywhere. We raised our glasses again and grinned at each other like children who had agreed on something for once. - P183

Laura and I touched knees again. I put a hand on her warm thigh and left it there. - P184

"I kind of mean what I’m saying too, if you’ll pardon me for saying it. But it seems to me we’re just rank beginners at love. We say we love each other and we do, I don’t doubt it. We love each other and we love hard, all of us. I love Terri and Terri loves me, and you guys love each other. You know the kind of love I’m talking about now. Sexual love, that attraction to the other person, the partner, as well as just the plain everyday kind of love, love of the other person’s being, the loving to be with the other, the little things that make up everyday love. Carnal love then and, well, call it sentimental love, the day-to-day caring about the other. But sometimes I have a hard time accounting for the fact that I must have loved my first wife too. But I did, I know I did. So I guess before you can say anything, I am like Terri in that regard. Terri and Carl."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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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형들은 개새끼다. 나는 동생이니까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형을 개로 만들면 아버지도 개가 되고, 나도 개일 수밖에 없지만, 할 말은 해야 한다.
억울하지만, 연역법이란 겨우 이런 것에 불과하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8

"동생이 형을 욕하는 건 스스로의 얼굴에 똥칠을 하는 셈이다."
뽀삐 똥을 치우면서 아버지에게 잔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았다. 이판사판理判事判, 동귀어진同歸於盡으로 얼굴에 똥칠을 하고 돌아다니면 동네 사람들이 형을 보면서도 수군거리겠지만, 형을 욕하기 위해 내 얼굴에 똥칠을 할 수는 없었으니, 아버지의 잔소리가 옳을 때도 있었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9

제발 형이 개새끼가 되게 해주세요.
신에게 기도를 해도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형이 얼굴에 똥칠을 하고 매일 동네를 뛰어다니며 오줌을 싸는 일은 없었다. 백 원 내던 헌금을 이백 원으로 올려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신은 장남이거나, 외동이라서 차남의 고충을 모르는 모양이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10

일은 금방 손에 익었다. 어떤 글이라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돈만 준다면. 월급 앞에서 윤리와 이유는 모호했다.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다. 모든 것은 적당히 조합할 수 있었고 최고가 될 필요는 없었다. 최고가 될 이유도 없었다. 최고가 되어서도 안 되었다. 적당히, 모든 것은 적당히 들키지 않을 정도로만 하는 게 이 일의 요령이었다.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24

단어를 계속 바꾸고 어순을 끊임없이 조정해라. 붕어빵 뒤집듯 단어와 문장을 계속 뒤집어라. 잘 쓴 리포트를 조심해라. 나쁜 리포트는 잡히지 않지만 잘 쓴 리포트는 걸린다. 좋은 것을 훔치면 모두가 다 안다. 좋은 것은 다른 학생들도 베껴 오니까. 자신이 가져온 게 얼마나 좋은지 알아보질 못하니까. 독특한 표현은 지우고 진부하게 채워라.

-알라딘 eBook <사소한 취향> (김학찬 지음) 중에서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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