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간의 의사 결정과 관련된 편견이라는 주제에 대해 자타 공인 전문가이긴 하지만, 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온갖 편견과 편향에 완벽한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뜻은 아니니까 말이다. 오히려 정반대로, 우리는 그런 편견과 편향에 더 쉽게 사로잡힌다. - <넛지: 파이널 에디션>,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cd177e0a06d4e74 - P18

선택 설계자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전반적인 맥락을 조직하는 사람이다. - <넛지: 파이널 에디션>,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cd177e0a06d4e74 - P32

그리고 우리는 가용성 간편 추론법availability heuristic(맨 처음 머리에 떠오르는 인상과 정보를 사용해 판단해버리는 인지 오류- 옮긴이)을 잘 알고 있다 - <넛지: 파이널 에디션>,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cd177e0a06d4e74 - P34

지금은 고인이 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유지상주의적 간섭주의자들은 사람들이 ‘무엇이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 <넛지: 파이널 에디션>,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cd177e0a06d4e74 - P37

‘자유지상주의적’이라는 단어를 ‘간섭주의’를 수식하는 말로 사용할 때 우리는 이 단어를 그저 자유를 보존한다는 뜻으로만 쓴다. 자유를 보존한다는 말의 뜻은 액면 그대로다. - <넛지: 파이널 에디션>,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cd177e0a06d4e74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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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floated forward, unburdened, into the certainty that she was following the path she was meant to, that she was supposed to be here, that she was a tiny and intrinsic piece of a universe beyond her comprehension.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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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they arrived at Jupiter, an unfamiliar layer of their consciousness overflowed. It was as if the light had been turned on in a dark room and revealed infinity, sitting naked and glorious beneath the swinging bulb.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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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촉감과 미각과 후각과 청각과 시각이
날카롭고 치명적인 도구들로 계속 두드리며 조각내고 있는
도저히 돌이킬 수 없는 무無의 커다란 덩어리
관능적인 끌의 고통 속에서 나는 크롬의 꿈틀거림을 수행하고
코발트의 씩씩한 걸음걸이를 실행한다
그럼에도
내가 영리하게 변해서 조금 다른
것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나 자신으로
그래서 무기력한 나는 라일락의 비명과 진홍의 울부짖음을 내뱉는다.

E. E. 커밍스, 〈초상화〉, VII
- <마음의 연금술사>, 다이앤 애커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5ac516fa699544b4 - P11

뇌는 분석하고 사랑한다. 뇌는 소나무의 향내를 감지해서 어린 시절 어느 여름에 포코노스에서 열렸던 걸스카우트 캠프를 떠올린다. 깃털이 피부를 간질이면 뇌는 설렘을 느낀다. 그러나 뇌는 말이 없고 어둡다. 뇌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이 엄청난 장벽을 넘어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이 뇌의 능력이다. 뇌는 저기 산 너머나 우주 공간으로 스스로를 쏘아 보낼 수 있다. - <마음의 연금술사>, 다이앤 애커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5ac516fa699544b4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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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다리나 팔이 없는 시에라리온 사람 한 명을 구해와 모델로 세우고 싶다는 생각을…… 그 생각은 그를 환멸하게 했지만 그 밤, 작업은 계속 이어졌고 그는 수백 장의 사진을 메모리카드에 저장할 수 있었다.

-알라딘 eBook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중에서 - P131

올리브나무 숲이 끝없이 펼쳐진 가자지구의 농가 마을에서 보낸 한 계절도 떠올랐다. 1차 인티파다와 2차 인티파다* 때 남편과 아들을 차례로 잃은 것도 모자라, 이스라엘 군인에게 돌멩이를 던졌다는 이유로 십 년 형을 선고받은 손자를 기다리던 노파를 그는 그곳에서 만났다. 노파는 올리브나무 가지를 손질하며 카메라 앞에서 말했다. 손자가 석방되면 이곳으로 올 거라고, 그때까지 올리브 열매는 계속해서 열릴 것이고 때가 되면 수확하는 게 내가 할일이니 나 역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옆에선 소년들이 찌그러진 축구공으로 공놀이를 하고 있었고, 근처 사원에서 들려오는 아잔 소리는 올리브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며 여러 겹으로 울려퍼졌다. 아잔 소리 한가운데서 그는, 사진가로서의 지난 시간은 오직 이 노파를 만나기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에 한참 동안 꿈쩍도 하지 못했다. 아니, 그건 믿음에 가까웠다. 사진가로 살지 않았다면 다른 나라의 시골 마을에서 온몸으로 삶을 끌어안는 노파를 만날 기회가 없었을 테니까.

-알라딘 eBook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중에서 - P133

숱하게 찍어온 사진들이 과연 단 한 사람에게라도 의미 있는 말을 걸었는지, 전쟁이 끊이지 않는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형벌 같은 삶을 살아야 했던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는지, 낯선 사람의 손가락이라도 힘껏 잡을 수밖에 없었던 어떤 아기의 절박함을 기억하게 해주었는지……

-알라딘 eBook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중에서 - P136

사진을 찍는 사람은 그녀였지만, 그녀는 그들의 눈에도 그녀의 한순간이 포착되어 그들 각자의 기억 속 필름에 기록되리란 걸 알 수 있었다.
그것을 안다는 것이, 그녀는 좋았다.

-알라딘 eBook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중에서 - P151

기도가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외로워졌다.
긴 통로라는 것만 알 뿐, 바닥은 좀처럼 가늠되지 않는 우물 같은 외로움이었다.

-알라딘 eBook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중에서 - P159

지유는 곤히 잠들어 있었지만 민영이 상체를 숙여 그 손바닥에 손가락 하나를 가만히 올려놓자 힘주어 잡아주었다. 민영은 순간 삶이라는 높은 대지에 손가락 하나를 걸치고는 힘껏 매달려 있는 자신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유가 민영을 붙들었다. 삶이 바로 이곳에 있다는 말을 대신하며, 우리가 함께 살아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듯……

-알라딘 eBook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중에서 - P164

‘각기 다른 공간에서 찍은 후지사의 반자동 필름 카메라는 열두 살의 내게도 살 자격이 있다는 걸 알려준 사물이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촬영을 떠나기 전날이면 이 필름 카메라를 한 장씩 찍으며 내가 왜 사진을 찍기로 결심했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잊지 않으려 했다.’

-알라딘 eBook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중에서 - P168

이 순간이 지나면 또다시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같은 자리에서 마주서리란 건 중요하지 않다는 듯, 지금이 삶의 전부이기도 하다는 걸 알려주려는 듯, 아프도록 무구하게……

-알라딘 eBook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중에서 - P176

태엽이 멈추면 빛과 멜로디가 사라지고 눈도 그치던 오래전 그 작은 방을 떠올리며……

-알라딘 eBook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중에서 - P184

지금도 빛이 피사체를 감싸는 순간이 좋아.
지붕 아래나 옷장 뒤편에, 빈병 속 같은 데……
끌어안은 연인의 어깨와 어깨 사이에, 서로에게 기댄 채 잠든 두 사람 뒤로 길게 이어진 그림자 주변에, 석양이 스민 물웅덩이 속에, 그 모든 곳에 얄팍하게 접혀 있던 빛 무더기가 셔터를 누르면 일제히 퍼져나와 피사체를 감싸주는 그 순간이, 그때의 온기가……
여전히 나를 숨쉬게 해.

-알라딘 eBook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중에서 - P184

셔터를 눌렀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철로 된 무기와 무너진 건물을 지나, 올리브나무와 묘비 없는 무덤을 지나, 총성이 울리는 도시 한가운데 설치된 임시 병원에서 절망하고 흐느끼는 사람들과 그들의 상처를 봉합하고 소독하는 누군가의 손길을 지나, 살겠다는 의지를 포기한 적 없는 아기의 악센 손가락을 지나,
한 아이가 들여다보던 스노볼 안의 점등된 세상을 지나,
그 아이를 생각하며 잠 못 들고 뒤척이던 또다른 아이의 시름 깊은 머릿속을 지나,
거울 속 세상과 그녀를 위해,
영원에서 와서 영원으로 가는 그 무한한 여행의 한가운데서,
멜로디와 함께……
빛이,
모여들었다.

-알라딘 eBook <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중에서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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