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디폴트 인간으로 간주하는 것은 인간 사회구조의 근간이다. 인간 진화에 관한 이론들만큼이나 오래된, 뿌리 깊은 습관이다. 이미 기원전 4세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대담하게도, 남자가 디폴트 인간이라는 것은 반박 불가능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물학 관련 저서인 『동물의 생성에 대하여On the Generation of Animals』에 이렇게 적었다. "인간이라는 부류로부터의 첫 이탈은 남성이 아닌 여성 자손을 낳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이탈이 "자연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허용하긴 했다.) -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52 - P22

잉글랜드은행의 주관적인 선정 기준 역시 남성 디폴트가 젠더 데이터 공백의 원인이자 결과임을 보여준다. 잉글랜드은행의 위인 선정 절차는 과거의 젠더 데이터 공백의 원인을 등한시함으로써 전형적인 남자들의 성공 사례 위주로 설계되었다. -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52 - P52

과거에 여자가 권력을 가질 수 없었다는 사실은 문화사에 여자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때 남자들에 대해서만 가르치는 핑계가 되기도 한다. -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52 - P55

인류의 역사. 미술, 문학, 음악의 역사. 진화의 역사. 이 모든 것은 지금껏 우리에게 객관적 사실로서 제시되어왔으나 실제로는 거짓말에 불과했다. 인류의 반이 무시되었고 특히 우리가 반쪽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에 의해 왜곡되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반에 대한 설명이 누락되면서 데이터에는 공백이 생겼다.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 지식은 오염됐고 남성 보편의 신화를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것이 진실이다. -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52 - P59

정체성은 무시하거나 오해하면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는 강력한 힘이 된다. 최근의 대표적인 3가지 예인 트럼프, 브렉시트,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이하 ISIS로 표기)는 세계질서를 뒤집어놓은 국제적 현상인데 그 핵심은 모두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그런데 정체성에 대한 오해와 무시는 정확하게 성 중립적 보편성의 탈을 쓴 혼란스러운 남성성에 의해 초래된다. -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52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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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상의 기분이 아니라는 것은 인정해야겠다. 그렇다고 내가 아주 못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정말이지 불평할 게 조금이라도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고 불평할 게 있다 해도 실제로 입으로 불평을 할 거라는 뜻은 아니다. 아니다.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긍정적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쭈그리고 앉아 사람들이 머리를 들이밀기를 기다리고 있다. 누가 머리를 들이민 지 십삼 일이 지났고 이제 재닛은 나에게 점점 더 영어로 말을 많이 하고 있지만 그것도 내가 기분이 아주, 뭐랄까, 엿같은 이유 중 하나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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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냄새 풍기는 중화요리검은 눈 말똥거리는 뽑기 인형들짐 나르던 이삿짐센터몇 해 전 그렸던 미광의상실도 사라졌습니다.
양림동에도 젠트리피케이션 광풍이 들이닥쳤습니다.
부동산이 들썩이고 기와집도,
감성가게도 하나 둘 사라져갑니다.
아무래도 양림동은 계속 부숴질 운명인가 봅니다.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어서지나간 것들을 그리고 새깁니다. - P57

철야작업

철야작업 마치고 집에 가는 길.
환한 달빛 속 간판 글씨들이 선명합니다.
마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애썼당께, 애썼어" 하는 거 같았습니다.
하마터면 "고맙당께요"할 뻔 했습니다. - P80

공휴일 오전 6시

양림동에도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상인이 떠난 가게들이 늘어가고새 주인 찾는 현수막만 마스크처럼 걸려있습니다.
지구촌 코로나 팬데믹이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 P86

골목길Y

골목길에 들어서면 보이지 않는
골목길이 더 궁금해집니다.
인생도 그렇습니다.
양림동에서 제주 이중섭 레지던시로
와서 지나온 골목길을 되돌아보듯
양림연화 시리즈를 완성했습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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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재현되는 방식은,

세상 자체와 마찬가지로, 남자들의 작품이다.

그들은 자신의 관점에서 세상을 묘사해놓고

그것이 절대적 진실이라고 착각한다.

— 시몬 드 보부아르 -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52 - P13

인류 역사의 기록 대부분에는 데이터가 누락되어서 생긴 커다란 구멍이 하나 있다. ‘인간은 사냥꾼Man the Hunter’이라는 이론부터 살펴보면 과거에 역사의 기록자들은 인류의 진화 — 문화적이든 생물학적이든 간에 — 에서 여성의 역할이 차지할 자리를 거의 남겨놓지 않았다. 그래서 남자들의 삶이 인류 전체의 삶을 대변하게 되어버렸다. 인류의 나머지 반에 대해서는 침묵뿐인 경우가 많다. -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52 - P14

젠더 데이터 공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그것이 대개 악의적이지도, 심지어 고의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반대다. 그것은 수천 년 동안 존재해온 사고방식의 산물일 뿐이기에 일종의 무념이라 할 수 있다. -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52 - P15

가장 유명한 것은 시몬 드 보부아르가 1949년에 쓴 글이다. "인류는 남성이며 남자는 여자를 그 자체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비교해서 정의한다. 여자는 자율적 존재로 간주되지 않는다. (……) 남자는 주체이자 절대아다. 여자는 타자다." -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52 - P16

이 책에서 나는 성별sex과 젠더gender를 모두 언급할 것이다. ‘성별’은 한 개인이 남성이냐 여성이냐를 결정짓는 생물학적 특징, 즉 성염색체 XX와 XY를 의미한다. ‘젠더’는 그러한 생물학적 사실에 부여되는 사회적 의미, 여자가 여성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대우받는 방식을 말한다. 하나는 인위적이지만 둘 다 실재한다. -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52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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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유한 책임 제도는 장기간 주식 보유를 장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투표권을 주식 보유 기간과 연동해서 장기 투자를 한 주주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테뉴어 보팅tenure voting’이라 부른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16

유한 책임제는 자본주의 체제가 낳은 가장 중요한 제도 중 하나다. 그러나 금융 규제 철폐와 참을성 없는 주주들이 판치는 환경(더 기술적인 용어를 쓰면 ‘금융화 시대age of financialization’)에서는 이 제도가 경제 발전에 동력이 되기보다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유한 책임 제도 자체, 그리고 금융 규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메커니즘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18

식물학적으로 베리 또는 장과漿果는 씨를 감싼 단단한 핵stone, pit이 없고 씨방이 1개인 꽃 하나에서 맺히는 다육질 과일로 정의된다. 장미과 딸기속으로 분류되는 딸기는 씨방이 아니라 씨방을 지지하는 꽃받기receptacle가 발달한 것으로 여러 열매가 밀집해 한 열매처럼 보이는 집합과aggregate fruit에 속한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21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 불안감을 잘 보여 주고 있는 예 중 하나가 《파이낸셜타임스》가 2017년 공개한 ‘로봇이 당신의 일을 할 수 있을까?Can a robot do your job?’라는 앱이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27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승을 부릴 때 다수의 부자 나라 정부는 ‘할 일이 없어진’ 노동자들의 해고를 막기 위해 임금의 일정 비율을 직접 지급하기까지 했다(영국의 경우 ‘임시 휴직furlough’이란 이름으로 임금의 80퍼센트까지 정부가 지급했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31

미국의 SF 작가 커트 보네거트Kurt Vonnegut가 1951년 발표한 예언적인 소설 《자동 피아노Player Piano》는 매우 효율적인 컴퓨터 수치 제어 기계 덕분에 더 이상 인간이 육체노동을 할 필요가 없고, 역사상 전례 없는 번영을 누리는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세상에서는 물질적으로 안락하고 쉬는 시간이 충분한데도 소수의 경영자, 엔지니어, 과학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이 불행하다. 유용한 일을 할 기회가 거의 없어서, 다시 말해 자기가 사회에 불필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에 시달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34

초콜릿은 카카오나무Theobroma cacao의 씨로 만든다. 메소아메리카Mesoamerica(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북서부 지역-옮긴이)가 원산지지만 요즘은 다른 지역에서 대량 생산되는데 코트디부아르, 가나, 인도네시아가 최대 생산국으로 꼽힌다.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카카오나무가 처음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현재의 에콰도르, 페루 지역이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 후 현재 멕시코가 자리한 지역의 여러 민족—올메크, 마야, 아스텍—이 뜨겁게 환영하고 제 것으로 만들었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44

첫째,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 나는 경제학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점을 소개하려고 시도했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58

둘째,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는 열린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58

셋째, 음식을 먹거나 조리할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학을 ‘요리’할 때 사용하는 ‘재료’의 출처와 기원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59

넷째, 우리는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유명 셰프들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은 상상력이 풍부하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61

우리 모두 더 나은 식생활을 하기 위한 자기 나름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돈도 아끼고, 건강도 생각하고, 음식을 생산하는 사람들도 고려하고, 충분히 먹지 못하는 사람들 또는 영양 균형을 제대로 맞춰 먹지 못하는 사람들과 상생하고, 동시에 지구를 지킬 수 있는 그런 식생활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 주체적으로 경제를, 더 나아가 세상을 이해할(그리고 변화시킬) 자기 나름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8144 - 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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