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의 정류장’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던 김이찬 감독이 2009년 경기도 안산에 세운 이주인권단체이다. ‘지구인’이라면 누구든 편히 와서 쉬고 놀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이름 지은 ‘지구인의 정류장’은, 김이찬 감독이 다큐멘터리 제목으로 구상한 데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52
쓰레이응 씨가 사업장을 옮기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성실근로자 제도’(재입국 특례 외국인 노동자 취업 제도) 때문이었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는 취업 기간(4년 10개월) 중 사업장 변경이 없으면 ‘성실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업주와 이주노동자(‘성실근로자’)가 재고용에 서로 동의해 사업주가 당국에 요청하면, 이주노동자는 본국으로 돌아가 3개월 이상 머물다가 다시 한국에 입국해 최대 4년 10개월 더 일할 수 있다.11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62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어능력시험을 보기 위해 고용노동부의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발간한 한국어표준교재로 공부한다. 이 교재에는 한국에서는 최저임금이 법으로 정해져 있고, 일한 시간만큼 돈을 받는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이 배운 것과 너무 달랐고, 아무도 이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기에 궁금해할 수밖에 없었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84
근로계약서에는 노동 시간과 최저임금이 명시되어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근로기준법 위에 ‘고용주의 법’이 있었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86
외국인고용법 제25조에 따르면, 사업주가 정당한 사유로 근로계약을 해지하려 하거나 사업장의 휴업이나 폐업, 사업주의 근로 조건 위반이나 부당한 처우 같은 제한된 사유에 한해서만 사업장 변경이 허용된다. 따라서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변경하려면 근로계약 해지에 대한 사업주의 동의를 얻거나 아니면 사업주의 위반 사항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91
"사실 도급제는 불법이죠. (나: 네? 불법이라고요?) 네. 박스당 가격을 매기니까 그런 도급제는 불법이죠. 그런데 이만큼 깻잎을 따주지 않으면 우리가 남는 게 없어요."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93
대부분의 농업인들은 "직불금부터 시작해 각종 보조금과 유류·전기세 혜택, 국민연금·의료보험 감면, 농협 조합원 가입이나 농자금 대출"을 비롯해 각종 정부 지원과 세제 혜택을 받는다.1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95
매년 최저임금 책정을 두고 보수 언론과 경영계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주장한다. 소상공인이나 영세 사업자의 임금 인상 부담을 완화하고 노동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이들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주로 지역·업종·규모별로 차등하거나 다소 생산성이 낮은 청년과 고령자를 차등 적용하자는 제안이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05
"고용허가제는 ‘원조’가 아닙니다. 내국인이 일하지 않는 곳에서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최저임금으로 노동력을 공급받으니 오히려 우리가 더 혜택을 보는 것입니다. 외국인이라고 해서 최저임금보다 더 낮게 임금을 주는 것은 차별입니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06
국제노동기구는 2021년 기준 총 190개의 협약을 채택했는데, 그중에서 가입한 회원국이라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협약 8개를 정했다. 8개 기본 협약 중 하나가 바로 1958년 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 채택한 제111호 ‘고용 및 직업상의 차별에 관한 협약(Convention concerning Discrimination in Respect of Employment and Occupation, 이하 차별 협약)’이다. 차별 협약은 고용과 직업에서 모든 형태의 차별은 철폐되어야 하며 인종, 피부색, 성별, 종교, 정치적 견해, 출신국, 사회적 성분에 따라 차별하거나 배제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998년 우리나라도 이 협약을 비준했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08
또한 권고안에는 이주노동자 차등 적용은 국적, 인종과 관계없이 균등한 대우를 규정한 국제노동기구 제111호 차별 협약에 위반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10
이 모든 악영향을 문제 삼지 않더라도 본질적으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어긋난다. 최저임금은 한국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국적, 인종, 성별, 성적지향 등에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받아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그야말로 ‘최저’ 기준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지급은 ‘차등’이 아니라 ‘차별’일 뿐이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10
2004년 고용허가제가 시행되기 이전에는 ‘산업연수생제도’가 있었다. 1993년도에 도입된 산업연수생제도의 목적은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완화하고 연수생에게는 기술 기회를 습득하여 국가 간의 상호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었다.2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29
‘불법 체류’는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 사회구조적 문제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연수생에 대한 열악한 처우, 브로커에게 내는 막대한 비용, 내국인 기피로 인한 3D업종의 인력난 등 여러 사회 현상이 맞물려 구조화된 불법성이 만들어진 것이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32
결국 2003년 ‘외국인고용법’이 제정되었고 2004년부터 지금의 ‘고용허가제’가 시행되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이주노동자는 브로커가 아닌 정부 기관의 취업 알선을 통해 들어오게 되었고, ‘노동자’로서 우리 사회가 보장하는 기본적인 법적 보호를 받게 되었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32
가장 문제가 되는 조항은 바로 사업장 변경 권한이 사업주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외국인고용법 제25조 제1항). 사업장 변경 제한은 우리 헌법에서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노동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 노동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오랫동안 받아 왔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35
2021년 12월 헌법재판소는 이주노동자들의 헌법소원 청구를 기각·각하하며 외국인고용법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렸다(찬성 7, 반대 2).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39
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이 기피하는 한국의 사업장에 ‘젊은’ 이주노동자가 단기로 와서 빈자리를 채우고, 그의 비자가 만료되면 다시 그 빈자리를 다른 ‘젊은’ 이주노동자가 채우는 단기 순환 노동 이주 정책이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43
4년도 아니고 5년도 아닌 꼭 4년 10개월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국적법 제5조에 따르면 5년 이상 계속해서 한국에 머물면(주소가 있으면) 영주권 신청과 귀화 자격이 주어진다. 고용허가제 비전문취업 비자로 온 이주노동자에게 영주권 취득 자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 5년에서 두 달이 부족한 4년 10개월을 최대 체류 기간으로 정한 것이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44
두 제도를 통해 이주노동자는 4년 10개월 동안 일한 뒤, 본국에 입국해서 3개월 이상 지내다가 다시 한국에 와서 4년 10개월을 일할 수 있다. 체류 기간이 최대 9년 8개월로 늘어난 것이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44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따라서 고용허가제 비전문취업 비자로 온 이주노동자는 영주권 신청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결국 영주권도 신청하지 못하기 때문에 귀화는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4년 10개월 체류 후 3개월의 재입국 제한 기간은 여전하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45
그동안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인력만 이용할 뿐 그들이 한국에 정주해서 살 수 있는 기회는 결코 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에게 ‘인력’만을 요구한다. 이주노동자의 삶은 ‘영원히 일시적인(permanently temporary)’ 상태이다. 이주노동자는 한국에 와서 일을 하지만 여기에서 정착해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지는 못한다. 정해진 기간이 다 되어 비자가 만료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며, 그 빈자리를 다른 이주노동자가 와서 채운다.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47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 <깻잎 투쟁기>, 우춘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428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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