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헵타포드는 다른 방식으로 우주를 이해한다. 인간은 시간의 한순간만을 볼 수 있지만 헵타포드는 과거와 미래를 한꺼번에 본다. 인간에게 과거는 기억 속에만 존재하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지만, 헵타포드에게는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마저 생각 속에 이미 한꺼번에 존재한다. 그들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사건을 현실화하기 위해 언어를 쓴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95

〈나비효과〉는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다. 주인공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자꾸 과거로 돌아간다. 과거를 조금 바꾸면 미래가 원하는 대로 되리라는 희망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파국으로 치닫는다. 초기조건에 민감한 물리계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13

큐브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색이 맞아 있는 상태(과거)’와 ‘색이 흐트러진 상태(미래)’의 차이는 그 상태가 갖는 ‘경우의 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24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점점 엔트로피가 작아져서 결국에는 엔트로피 0의 상태, 단 하나의 가능성만 있는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우주가 한 점에서 출발했어야 한다는 말이다. 바로 빅뱅이다. 빅뱅은 천문학적인 관측 증거를 가지고 있지만, 엔트로피와 시간의 방향을 생각해보면 필연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이기도 하다. 빅뱅이 왜 있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빅뱅이 없었으면 시간이 미래로 흐를 수 없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25

공기 분자가 우리 피부에 가하는 평균적인 충격을 ‘압력’이라 하고, 그들이 가진 평균 운동에너지를 ‘온도’라고 한다. 산에 올라가면 압력이 낮아진다. 우리 몸을 두드리는 공기 분자의 수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우주공간에 나가면 공기가 거의 없으니 압력이 ‘0’에 가까워진다. 날씨가 춥다는 것은 단지 공기 분자의 평균 속력이 작다는 거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27

하나의 물 분자는 수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하나로 구성된다. 두 개의 수소 원자는 104.5도의 각을 이루며 산소에 붙어 있다. 하나의 물 분자는 이처럼 그냥 꺾인 막대기다. 하지만 물 분자가 무수히 많이 모이면 ‘물’이라는 새로운 상태가 된다. 하나의 물 분자로부터 흐르는 강물의 모습을 상상하기는 불가능하다. 양질전환量質轉換이랄까. 이제 온도를 바꾸면 물이 얼음이 되거나 수증기가 된다. 이것은 물 분자의 집단이 협동하여 만들어낸 새로운 실체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29

본다는 것
"안다는 것은 본 것을 기억하는 것이며, 본다는 것은 기억하지도 않고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어둠을 기억하는 것이다."
오르한 파묵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에 나오는 구절이다. 양자역학적으로 생각하면 우리는 본 것을 그리는 게 아니다. 있는 그대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았다고 믿는 것을 그린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30

우리가 ‘본 것’은 본 ‘것’과 같은 것일까? 우리 뇌에 떠오른 심상은 물체와 같은 모습일까?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32

이때 25세의 베르너 하이젠베르크(1932년 노벨물리학상)가 혜성같이 나타난다. 하이젠베르크는 역사를 바꿀 질문을 던진다. 전자를 직접 볼 수 있을까? 직접 본다면 전자가 정말 움직이는 공처럼 공간을 가로질러 연속적으로 날아가는 것으로 보일까?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33

전자가 이렇게 점프를 할 때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한다. 우리가 원자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점프할 때 드나드는 빛뿐이다. 빛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점프를 ‘시작하는 상태’와 ‘끝나는 상태’가 반드시 정해져야 한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려면 입구와 출구를 알아야 하는 것과 같다. 물리에서는 입구와 출구 모두 에너지로 기술된다. 즉, 시작 에너지와 끝 에너지가 필요하다. 가로 방향을 시작 에너지, 세로 방향을 끝 에너지 순서로 이들을 늘어세우면 2차원 격자 모양의 배열이 얻어지는데 이런 숫자들의 배열을 수학에서는 ‘행렬’이라고 부른다. 이제 하이젠베르크는 선언한다. "원자는 행렬이다"라고.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35

‘Contraria sunt Complementa(대립적인 것은 상보적인 것이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51

자연과 그 법칙은 어둠에 숨겨져 있었네.
신이 말하길 "뉴턴이 있으라!"
그러자 모든 것이 광명이었으니.

뉴턴의 죽음에 헌정한 시인 알렉산더 포프의 조사弔詞에는 과장이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80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세상 만물이 흙, 공기, 물, 불의 네 가지 원소로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4원소설이다. 엠페도클레스는 뛰어난 학자였다. 그릇을 뒤집어 물에 집어넣으면 그릇 내부에 빈 공간이 생기는데, 이것을 보고 공기의 존재를 추론했다고 한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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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에도 공명이 있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되어 있다. 전자는 양자역학이 정해준 특별한 궤도에만 존재할 수 있다. 이 특별한 궤도가 원자의 고유진동수를 만든다. 수소 원자에 진동수를 바꾸어가며 빛을 쪼여주면 특정한 주파수에서만 빛이 흡수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종의 공명이 일어난 것이다. 이렇게 주파수에 따른 빛의 흡수 정도를 나타낸 것을 ‘흡수스펙트럼’이라 부른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17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시간과 공간도 함께 생겨났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이 뭔지도 모르는데 그것이 생겨났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시간에 시작점이 있다면 그 시작점 이전의 시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24

세포에 전달된 산소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 내 기관에서 포도당을 산화시킨다. 쉽게 말해서 포도당을 활활 태운다고 보면 된다. 나무가 탈 때 열이 나듯이 포도당이 타면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우리 몸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이렇게 얻는다. 물론 세포, 미토콘드리아, 포도당 모두 원자로 되어 있다. 포도당은 어떻게 얻느냐고? - <떨림과 울림>, 김상욱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7212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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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고 있을 때 연락을 취하는 의뢰인은 가장 편집증적인 축에 속한다.

물론 일반 비디오폰 화면에 민감한 내용의 사적 메시지가 전자적으로 해독되어 뜨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설령 방이 도청당하고 있지 않더라도 암호화되지 않은 신호에서 누출되는 무선주파수는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도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의뢰인은 통상적인 해결책, 즉 뇌 신경의 배선을 수정함으로써 뇌에서 자체적으로 신호를 해독하고, 그 결과물을 시각과 청각 중추에 직접 전달하는 방법으로 만족한다. 내가 쓰는 모드mod인 암호 비서(〈뉴로컴〉, 5,999달러)에는 가상 성대 옵션이 달려 있기 때문에, 송수신 시에도 완전히 보안이 유지된다.

- <쿼런틴>, 지은이 그렉 이건 / 옮긴이 김상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7398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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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담에서 러셀이 펼쳤던 주장은 우리의 여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는 단호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적 증거에 비춰 볼 때 지구는 비참한 결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우주 전체도 결국은 죽음을 맞이할 운명이다. 이것이 존재의 목적이라면 나는 그 목적을 추구하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나는 신을 믿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2 신학과 관련된 내용은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지금 당장은 러셀이 말한 ‘우주적 죽음’에 초점을 맞춰 보자. 그가 이런 주장을 펼친 것은 19세기에 발견된 어떤 물리 법칙 때문이었다.

-알라딘 eBook <엔드 오브 타임>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중에서 - P56

생명이 있건 없건, 내부 구조가 어떻게 생겼건 간에,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무조건 제2법칙을 따른다. 이 법칙에 의하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은 소모되고, 퇴화하고, 쇠퇴할 수밖에 없다.

-알라딘 eBook <엔드 오브 타임>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중에서 - P57

여러 개의 원자와 분자로 이루어진 물리계를 분석하는 방법은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James Clerk Maxwell과 루돌프 클라우지우스Rudolf Clausius, 그리고 루트비히 볼츠만Ludwig Boltzman 등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들은 각 입자의 자세한 궤적을 규명하는 대신 모든 입자의 평균적인 거동을 서술함으로써 수학적 계산이 가능하게 만들었고, 이로부터 우리에게 필요한 물리적 특성을 알아낼 수 있었다.

-알라딘 eBook <엔드 오브 타임>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중에서 - P63

비가역성irreversibility은 모든 사물과 사건이 미래로 진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 개념이므로, 물리 법칙을 분석하면 시간이 거꾸로 흐르지 않는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알라딘 eBook <엔드 오브 타임>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중에서 - P67

"어떤 이론이건, 물리 법칙은 과거와 미래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바로 그것이다. 물리계의 현재 상태가 주어졌을 때 계의 과거와 미래는 똑같은 방정식에 의해 결정되며, 시간이 과거로 흐른다고 해서 수학적으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알라딘 eBook <엔드 오브 타임>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중에서 - P67

엔트로피는 물리학의 기본 개념이지만 혼동의 소지가 다분하다. 요즘은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엔트로피가 종종 화젯거리로 등장하고 있는데, 주변 상황이 질서에서 무질서로 변하거나 좋은 것에서 나쁜 것으로 변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주로 언급된다.

-알라딘 eBook <엔드 오브 타임>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중에서 - P69

주어진 배열(그룹)의 엔트로피는 그룹의 크기, 즉 ‘서로 구별되지 않는 멤버의 수’와 같다.9 그러므로 멤버가 많은 배열은 엔트로피가 높고, 멤버가 적은 배열은 엔트로피가 낮다.

-알라딘 eBook <엔드 오브 타임>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중에서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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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후반에 나는 반쯤은 연구 목적으로, 반쯤은 나 자신도 딱히 생각해 낼 수 없는 다른 이유들로 영국에서 벨기에로 수차례 오갔는데, 때로는 하루 이틀, 때로는 몇 주 동안 머물곤 했다. 나를 항상 아주 멀리 낯선 곳으로 이끄는 듯한 이 벨기에 답사 여행 중 한번은 해맑은 초여름날, 그때까지 이름만 알고 있던 도시 안트베르펜으로 가게 되었다. 기차가 양쪽에 기이한 뾰족탑이 달린 아치를 지나 어두운 정거장으로 서서히 들어와 도착하자마자, 나는 그 당시 벨기에에서 보낸 시간 내내 떠나지 않던 불편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내가 얼마나 불안한 걸음으로 시내를, 예루살렘가(街), 나이팅게일가, 펠리칸가, 파라디스가, 임머젤가, 그 밖의 많은 다른 거리와 골목들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는지, 그리고 마침내 두통과 유쾌하지 않은 생각에 시달리며 중앙역 바로 옆, 아스트리트 광장에 면한 동물원으로 들어가 쉬었던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 <>, W. G. 제발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5630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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