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호의는 자기도 모르게 타인을 길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24

자식을 곁에 묶어두고 싶어 하는 부모의 잘못된 권력은 사랑, 희생, 가족주의라는 가면을 쓴다. 최고의 부모는 자식을 곁에 묶어두지 않는다. 자식을 키우는 순수한 목적은 자식에게 더 이상 부모가 필요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30

다른 것들이 우리 몫이 되게는 하되, 떼어내면 우리 살갗이 벗겨지고 살점이 함께 떨어져 나갈 만큼 강하게 결합되거나 달라붙지는 말아야 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34

거리를 존중하지 않는 사랑은 대상을 소유하고 자신을 채우려는 욕망이다. 부모는 탯줄을 자르고 나온 자식이 자기 몸의 일부가 아닌 다른 세계라는 사실을 하루에 열두 번 아로새겨도 결코 모자라지 않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37

몇 년 전의 일이다. 현비가 학교에서 어떤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탐탁지 않은 결과를 듣고 실망한 내 표정을 읽은 현비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한다.

"왜 엄마 인생인 것처럼 반응해?"

나는 갑자기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실망도 현비 몫이므로 함부로 가로채서는 안 된다는, 그건 깨달음 이상의 각성이었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38

자식과 부모의 정신적인 거리두기는 매번 산고처럼 고통이 따른다. 부모에게 자식의 독립은 포근하게 덮고 있던 이불이 젖혀지는 순간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38

인생에서 주인으로 사는 비결은 ‘해야 하는 일’을 위해서 ‘하고 싶은 일’을 희생하지 않는 것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44

우리는 행운을 통제할 수 없지만 작은 요령은 부릴 수 있다. 이를테면, 다 아는 데서 새삼스러운 기쁨을 추출하고, 작고 사소한 즐거움에 무뎌지지 않는 능력을 키우는 기술, 우리에게 허락된 작은 기쁨과 행운을 발견해서 어쩔 수 없는 작고 큰 불행에 물 타기 하는 전략이 그것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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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많은 사람 중 왜 그에게 끌렸던가 생각해보면, 처음 그의 아파트에 초대받던 날 서재를 본 순간이 떠오른다. 여느 서재와는 달랐다. 수십 년에 걸쳐 차곡히 쌓인 책들이 주는 미학적 아름다움은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서재 주인의 정신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이방인과의 사랑을 가능하게 만든다. 서재가 ‘열일’ 한 셈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5

갱년기가 시작되면서 잠이 오지 않으면 한밤중에 유령처럼 집 안을 어슬렁거리다 서재에 들어가는 습관이 생겼다. 책을 뒤적거리다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면서 서재는 침실이자 차츰 내 공간이 된다. 처음엔 각방을 쓰는 것이 파탄 조짐일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한밤중에 마음껏 부스럭거리며 책을 읽는 달콤함을 맛본 뒤, 포기할 수 없는 자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6

니체는 우리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을 오해하고, 스스로에게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불면과 함께 시작하는 갱년기는 호르몬의 변화뿐 아니라 인생의 가치, 취향과 욕망, 결혼과 관계를 고민하면서 자신이라는 정체성을 찾는 시기다. 스스로에 눈을 뜨면서, 타자에 대한 새로운 교정시력을 갖게 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7

어쩌면 서재는 각자의 취향과 정신세계를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미래에서 찾을 것도 알고 있다. 거울처럼 자신을 비춘다는 면에서 서재는 결혼과 비슷하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8

사랑은 결코 두 영혼을 하나로 결합시켜주지 않는다. 불완전한 반쪽이 자신에게서 도망쳐 다른 반쪽을 통해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다. 독서가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듯, 결혼은 타자가 비춰주는 자신을 통해 온전한 반쪽으로 성숙하는 진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8

결혼한 사람 중에 ‘내가 만약 이런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그와 혹은 그녀와) 결혼했을까’ 하고 자문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20

지침으로 훈련하는 것이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진짜 요리사는 레시피를 만드는 사람이다. 정보와 지침에만 의존하는 사람은 ‘대충’ 즉, ‘직관’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완전히 길을 잃고 만다. 직관은 본능적으로 경험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뿐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22

백화점이든 시장이든 물건을 결정하는 건 그야말로 우연한 사건이다. 모든 스웨터를 다 입어볼 수는 없기 때문에 합리적이라기보다는 충동적인 요소가 있는 선택이다. 그 계절 그 스웨터가 우연히 내 눈에 들어왔기 때문에 고른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말처럼 결코 무작위로 선택하지 않는다. 우연한 선택에는 과거에 축적된 경험과 발화된 욕망이 내재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26

결혼에 대한 고찰,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묘사한 문장을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에서 찾는다.

"젊다 못해 어렸을 때 스토너는 사랑이란 운 좋은 사람이나 찾아낼 수 있는 절대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 뒤에는 사랑이란 거짓 종교가 말하는 천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재미있지만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부드럽고 친숙한 경멸로, 그리고 당황스러운 향수(鄕愁)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 이제 중년이 된 그는 사랑이란 은총도 환상도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무언가 되어가는 행위, 순간순간 하루하루 의지와 지성과 마음으로 창조되고 수정되는 상태였다."

– 존 윌리엄스, 『스토너』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28

만약 인생의 목적이 살아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면, 맛을 음미하듯 일상의 순간을 마음대로 늘리고 줄이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즐거움은 목적 없는 자유 여행. 그는 계획이 완벽한 그룹 여행을 좋아한다. 우리가 백년해로를 한다면 단언컨대 그건 세월이 너무 빨리 흘러가기 때문이리라.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30

결혼에서의 미덕은 효율성이 아니라 참을성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35

노부부가 손잡고 걷는 뒷모습이 세월의 풍파에 살아남은 사랑의 어떤 증거인 듯 잔잔한 감동을 받은 적도 있지만, 이젠 서로 지팡이가 되어줄 수밖에 없는 울적한 세월 때문이라는 것을 깨우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36

나에게 여행 계획이란 모든 예약에서 해방되어 발길 닿는 대로, 기분 내키는 대로 떠나는 유럽 자동차 여행이다. 여행도 인생도 기분 좋은 우연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리스크와 친해지는 용기만 있다면 말이다. 부러질지도 모르는 나뭇가지 위에 새가 마음 놓고 앉는 건 물론, 날개 덕분이 아니겠는가!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40

우리 삶이란 이 세상의 조화로움이 그렇듯이

서로 모순되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고,

감미로운 소리와 거친 소리, 날카로운 소리와

나지막한 소리, 여릿한 소리, 장엄한 소리 같은

갖가지 음조들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 몽테뉴, 『경험에 대하여』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41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힘든 이유는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로를 위한다는 건, 서로의 욕망을 존중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52

사랑이라는 것은 성적 관계는 별도로 하더라도 혐오스럽고 경멸할 정도이고 심지어 상극으로까지 보이는 사람에게도 자신을 맡기게 한다. 종의 의지가 개인의 의지보다 훨씬 더 강하기 때문에 연인은 자신의 특질과 상반되는 모든 특징들에 눈을 감아버리고 모든 것을 간과하고 모든 것을 그릇되게 판단하고 자신의 열정의 대상이 된 인물과 자신을 영원히 함께 묶어버린다. 여기서 매우 이성적이고 심지어 탁월하기까지 한 남자들이 종종 잔소리가 심하고 악마 같기도 한 여자들과 사는 이유, 그리고 그렇게 살면서도 왜 자신들이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진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55

스님의 말씀이 맞다.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도 바뀐다. 반쪽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자신이 바뀌는 것만 가지고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스님의 말씀에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상대의 우아한 배려나 변화 같은 거 기대하지 말고, 충직하게 매일 싸우세요.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1

니체의 말대로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복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가장 훌륭한 복수는 상대에게서 완벽하게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5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해주기 바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 취향이 당신과 똑같을 것이라는 증거는 없으니까.’ 나는 버나드 쇼의 이 문장에 ‘제발’이라는 단어를 덧붙이고 싶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7

상대의 취향은 이해와 분석의 영역이 아니다. 우선 "왜?"라는 의문사 대신 "아!"라는 감탄사로 바꾸는 것이다. 너와 나는 이렇게 다르지만 너 같은 존재, 나 같은 존재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70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가. 새로운 것, 습관으로 무뎌지지 않는 풍경과 시각을 찾기 위해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73

나이가 든다는 것은 잃어버릴 줄 아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매주 아니 거의 매주 새로운 손실과 손해를 입는 것이다. 이게 내가 이해한 바이다.

- 델핀 드 비강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83

좋아하는 책을 손에 쥔다는 건 애인을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 책의 매력은 촉감과 냄새에 있다. 인간의 이야기든 우주의 사건을 상상하든, 냄새는 모든 사소한 세부 사항과 함께 암묵적인 기억처럼 장면을 묶고 보존하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84

『완벽한 날들』에서 메리 올리버의 문장은 나에게 울림을 준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요세미티에 가보고 싶지 않아? 펀디만에는? 브룩스 산맥에는? 나는 미소를 지으면 대답한다. ― "오 그럼, 가끔은." 그러곤 나의 숲들로, 연못들로, 햇살 가득한 항구로 간다. 세계지도에서 파란 쉼표 하나에 불과하지만 내겐 모든 것의 상징이니까. 우리의 스승이 되어주는 건 우리에게 친숙한 것이지 일반적인 것이 아니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89

감각과 판단은 상호침투적인 관계다. 지나친 데이터 의존은 직관력을 퇴보시키면서 종합적 판단에 차질이 생기게 만든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92

쳇바퀴에서 탈출하는 방법이 있다. 지각 영역이 일치한다는 망상과 기대를 버리는 것이다. 잠자기 전에 몽테뉴 『수상록(Essais)』에서 이런 글귀를 발견하고 밑줄 친다.

우리 기질이나 의향이 일치할 수 있는 경우란 훨씬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그래서 세상에 똑같은 두 견해가 있었던 적이 결코 없으니, 두 개의 털, 두 개의 낱알도 같은 법이 없는 것과 같다. 견해들의 가장 보편적인 성질, 그건 다양성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04

오뜨빌에서 언덕을 따라 내려오다가 작은 와인 책방을 발견하고 문을 밀고 들어간다. 책과 와인 냄새가 잔잔하게 코를 감싼다. 마른 종이와 풀냄새, 아몬드 향, 이 모든 것이 뒤섞인 향기가 신경세포를 자극해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한 체인 서점에서 서점 냄새를 향수로 만들어 판매한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다. 은은한 조명과 책 진열대, 책의 물성에 침 고이게 만드는 책방은 이곳에 와서 살아봐야 하는 이유에 힘을 실어준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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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앤 패디먼은 『서재 결혼 시키기』에서 두 사람의 책을 한데 섞기로 결정하면서 결혼을 완성했다고 썼다. 그들은 서로의 자아만이 아니라 서재를 결혼시키면서 살갗처럼 친숙한 책들과 두 존재의 지성적 결합을 완성한다. 나는 책을 읽으며 결혼의 이상이란 그런 형태라고 짐작했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5

서재를 이혼 시키면서 문득 나는 ‘닮음’의 열망 때문에 ‘다름’이라는 현실을 간과하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린 자신의 욕망, 자아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상, 그리고 세상을 흐리게 보고 사는 것이다. 차이와 다름을 이해하지 않고서 결혼에서 공존이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

결혼에서 독립은 상대와 연결되었다는 것을 알면서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스스로의 욕망과 행복을 타인이 결정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6

니체는 우리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을 오해하고, 스스로에게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불면과 함께 시작하는 갱년기는 호르몬의 변화뿐 아니라 인생의 가치, 취향과 욕망, 결혼과 관계를 고민하면서 자신이라는 정체성을 찾는 시기다. 스스로에 눈을 뜨면서, 타자에 대한 새로운 교정시력을 갖게 된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2

하고많은 사람 중 왜 그에게 끌렸던가 생각해보면, 처음 그의 아파트에 초대받던 날 서재를 본 순간이 떠오른다. 여느 서재와는 달랐다. 수십 년에 걸쳐 차곡히 쌓인 책들이 주는 미학적 아름다움은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서재 주인의 정신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이방인과의 사랑을 가능하게 만든다. 서재가 ‘열일’ 한 셈이다. - <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5296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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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라는 미명 아래 괴로워하는 건 서로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도 다가갈 수 있는 절대적인 방패가 되었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227

나는 에세이를 썼다. 대학원생의 문학 비평들은 예리하게 빛나는 생각과 함께 막힘없이 뻗어 나갔다. 드디어 내 안에 있던 문장들이 밖으로 나오려 하고 있었고 힘겹게 하나씩 비집고 나왔으며 문장은 전에 나온 문장 옆에 재빨리 달라붙었다. 그때 하나의 이미지가 나를 사로잡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이미지의 형태와 윤곽이 선명하게 보였다. 문장들은 알아서 그 안으로 들어간다. 이미지는 내 생각의 전체였다. 그런 순간이 오면 내 자신이 완전히 열리는 기분이 들었다. 내면의 공간은 말끔하게 치워지고 직사각형으로 변한다. 공기는 깨끗하고 너저분한 잡동사니도 없다. 그 네모난 공간은 내 이마에서 시작되어 가랑이에서 끝난다. 직사각형 한가운데는 오직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만이 자기를 더 명확하게 만들어달라고 뚝심 있게 기다린다. 이 세상 다른 어떤 것도 이 공간에 버금갈 수 없다는 걸 알 때면 무한한 환희를 느낀다. 그 어떤 ‘사랑해’도 이 공간을 침범할 수 없다. 그 환희 속에서 나는 안전하고 관능적이고 신이 나고 평화롭고 아무 위협도 영향도 받지 않는다. 행동하기 위해, 살기 위해, 존재하기 위해 이해해야 할 모든 것을 이해한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228

데이비에게 독서는 거대한 암흑을 잠시 밝혀주는 레이저 빔과 같았다―폭이 좁고 한곳만 집중적으로 비추는 강렬한 빛이었다. 20대 후반에 아내와 아들을 떠난 뒤 심리치료를 받았고 정신분석은 그의 삶을 그대로 해석하는 위대한 드라마가 되었다. 그는 정신분석학의 언어와 통찰을 위대한 문학작품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온 마음으로 흡수했고 자기만의 진공 속에서 현자가 되어갔다.

-알라딘 eBook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중에서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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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live with such easy assumptions, don‘t we? For instance, that memory equals events plus time. But it‘s all much odder than this. Who was it said that memory is what we thought we‘d forgotten? And it ought to be obvious to us that time doesn‘t act as a fixative, rather as a solvent. But it‘s not convenient - it‘s not useful - to believe this; it doesn‘t help us get on with our lives; so we ignore it.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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