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장이 다 그러하겠지만, 이곳에서도 벌통은 아름다운 꽃들과 고요한 대기에, 달콤한 공기와 햇빛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이른바 정점에 달한 여름의 환희를 맛보았다.
그리고 꿀벌들이 전원의 향기를 운반하느라 바쁘게 지나가는 하늘 길의 반짝이는 교차점에서 사랑의 한때를 보냈다. 그들은 행복해 보이는 영혼의 울림, 꿀벌들이 연주하는 지적인 음악 소리를 들었다. 그곳은 기쁨의 장소였고, 꿀벌들이가르치는 학교였다.
사람들은 전지전능한 자연의 관심사, 동물.식물. 광물계 사이의 눈부신 상호 관계, 끼어들 틈 없이 잘 짜인 풍요로운 조직, 부지런하며 공평한 노동이 지닌 도덕적 가치 따위를 배우러 그곳에 모여들었다.
일벌들은 노동의도덕성뿐 아니라 여가를 즐기는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그녀들은 허공의 들판을 굴러가는 일상의 환희를 그 작은 날개로 밑줄을 쳐가며 강조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순수한 행복이 그렇듯 추억조차 없을 것 같은 투명한 유리구슬만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 P18

벌집을 처음 열어본 사람은 묘지를 파헤칠 때와 같은 일종의 불안감에 휩싸일지도 모른다. 확실히 꿀벌 주위에는 두려운 전설이 따라다닌다. 갑자기 밀려오는 소름끼치는 감각, 사막의 폭염처럼 상처에 퍼지는 통증, 그것을 일으키는 저 벌침에 쏘인 고통스러운 추억도 되살아난다. 벌침은 태양의 딸들이 빚은 달콤한 보물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키기 위해 아버지의 맹렬한 광선에서 눈부신 독소를 추출해놓은 것만 같다. - P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네는 시각으로는 길들일 수 없는 세상의 모습을 그렸고, 에머슨(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종교적 독단이나 형식주의를 배척하고 인간 스스로를 신뢰하며 인간성을 존중하는 개인주의적 사상을 주장한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옮긴이)은 이를 "눈부심과 반짝임"이라고 표현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35

요컨대 이디아가 나이지리아 베닌 시티에 계획 중인 새로운 박물관으로 보내질 것을 기대해본다. 1897년, 영국군이 베닌 시티를 정복, 약탈했고 여러 차례의 불법적인 거래 끝에 이디아는 결국 메트의 소장품이 되었다. 경비원인 나는 유물 반환 문제에 특별한 전문 지식은 없지만, 우리 중 누구도 석방해야 할 강력한 이유가 있는 것들을 붙들고 있는 감옥의 교도관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42

눈이 연필이고 마음은 공책이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78

하루가 끝난 후 86번가에서 지하철을 탄 나는 우물처럼 샘솟는 연민의 마음으로 동승자들을 둘러본다. 평범한 날이면 낯선 사람들을 힐끗 보며 그들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사실을 잊어버리기 일쑤다. 그들이 나만큼이나 실존적이고 승리하고 또 고통받았으며 나처럼 힘들고 풍요롭고 짧은 삶에 몰두해 있다는 사실을.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79

그전에도 클로이스터스를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클로이스터’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수도승들이 혼자 들어가서 기도를 하는 감옥처럼 작은 방이라고 추측했지만 사실 클로이스터, 즉 회랑은 수도원 가운데에 있는 야외 공간이었다. 속세로부터는 떨어져 있지만 태양과 달과 별과는 닿아 있는 곳.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86

돌이켜보면 그 장면은 피터르 브뤼헐의 〈곡물 수확〉을 떠올리게 한다. 멀리까지 펼쳐진 광활한 풍경을 배경으로 농부 몇몇이 오후의 식사를 즐기는 모습 말이다. 배경 중간쯤 교회가 있고 그 뒤로 항구 그리고 황금빛 들판이 아스라한 지평선까지 굽이쳐 펼쳐진다. 화면 앞쪽에는 큰 낫으로 곡물을 거두는 남자들과 그것을 한데 묶느라 허리를 굽힌 여자가 보인다. 맨 앞쪽 구석에는 일을 하다가 배나무 아래에 앉아 식사를 하는 아홉 명의 농부들이 다소 희극적이면서도 애정을 담아 묘사되어 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먀오(汪淼)는 자신을 찾아온 네 사람의 조합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경찰 두 명에 군인 두 명. 그런데 군인들이 인민 무장경찰대가 아니라 육군 장교였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삼체 1부 (개정판)>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중에서 - P10

이 금속 괴물 앞에 여성의 가녀린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러자 빛의 분포가 절묘하게 바뀌었다. 금속 괴물은 임시로 설치한 지붕 그늘에 가려져 냉혹하고 거친 질감이 더 두드러졌고, 지붕에 난 구멍으로 쏟아져 들어온 금빛 석양이 여자의 머리칼과 업무용 가운 깃 위로 드러난 하얀 목덜미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비추었다. 마치 한바탕 소나기를 맞은 거대한 금속 폐허 위에 아름다운 꽃이 핀 것 같았다.

-알라딘 eBook <삼체 1부 (개정판)>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중에서 - P19

갑자기 머릿속에 두 단어가 떠올랐다. 저격수(Sniper)와 농장주(Farmer).
‘과학의 경계’ 학자들은 토론할 때 SF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SF는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의 약자가 아니라 앞에서 말한 두 단어의 영문 약자였다. 이것은 두 가지 가설에서 출발하며 모두 우주 규칙의 본질과 관련된다.

-알라딘 eBook <삼체 1부 (개정판)>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중에서 - P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enry Sugar was forty-one years old and unmarried. He was also wealthy. He was wealthy because he had had a rich father who was now dead. He was unmarried because he was too selfish to share any of his money with a wife.
(117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17

These people all employ the same methods for trying to increase their fortunes. They buy stocks and shares, and watch them going up and down. They play roulette and blackjack for high stakes in casinos. They bet on horses. They bet on just about everything. Henry Sugar had once staked a thousand pounds on the result of a tortoise race on Lord Liverpool‘s tennis lawn. And he had wagered double that sum with a man called Esmond Hanbury on an even sillier bet, which was as follows: they let Henry‘s dog out into the garden and they watched it through the window.
But before the dog was let out, each man had to guess beforehand what would be the first object the dog would lift its leg against. Would it be a wall, a post, a bush or a tree? Esmond chose a wall. Henry, who had been studying his dog‘s habits for days with a view to making this particular bet, chose a tree, and he won the money.
(119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19

The very rich are enormously resentful of bad weather. It is the one discomfort that their money cannot do anything about.
(119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19

This was good stuff. It was fascinating. He carried the little book over to a leather armchair by the window and settled himself comfortably. Then he started reading again from the beginning.
(121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21

"I am an Indian, a Hindu," said Imhrat Khan, "and I was born in Akhnur, in Kashmir State, in 1905. My family is poor and my father worked as a ticket inspector on the railway. When I was a small boy of thirteen, an Indian conjurer comes to our school and gives a performance. His name, I remember, is Professor Moor -- all conjurers in India call themselves ‘professor‘ -- and his tricks are very good. I am tremendously impressed. I think it is real magic. I feel -- how shall I call it -- I feel a powerful wish to learn about this magic myself, so two days later I run away from home, determined to find and to follow my new hero, Professor Moor. I take all my savings, fourteen rupees, and only the clothes I am wearing. I am wearing a white dhoti and sandals. This is in 1918 and I am thirteen years old.
(134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34

He would steal the little book from the library so that none of his friends might come upon it by chance and learn the secret. He would carry the book with him wherever he went. It would be his bible. He couldn‘t possibly go out and find a real live yogi to instruct him, so the book would be his yogi instead. It would be his teacher.
(159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이 흐르면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나만의 방식을 갖추게 됐다. 우선 작품에서 교과서를 쓰는 사람들이 솔깃해할 만한 대단한 특이점을 곧바로 찾아내고 싶은 유혹을 떨쳐낸다. 뚜렷한 특징들을 찾는 데 정신을 팔면 작품의 나머지 대부분을 무시하기 십상이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32

어느 예술과의 만남에서든 첫 단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저 지켜봐야 한다. 자신의 눈에게 작품의 모든 것을 흡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