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범스 40 - 악몽의 생일 파티 구스범스 40
R. L. 스타인 지음, 신진호 그림, 이원경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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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구스범스소름이 쫘악끼치는 어린이 호러!

이런 멋진 장르가…… 라고 생각했습니다(제가 ^^;).

과연 꼬맹이들도 신나하고 흥미로워할지 처음 권할 때는 긴장을 꽤 했습니다.

겁쟁이인 저는 읽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오들오들 깜짝 놀라니 매번 재미있습니다.

벌써 완간 40입니다.



정말 화가 솟구치는 설정입니다.ㅎㅎㅎ

기대하던 생일파티에 즐겁고 행복하기도 바쁜데꼭두각시 인형에게 물리다니요…….

일곱 살인데 얼마나 놀라고 무서울까 싶습니다.



저는 아직도 비스크돌 인형과 피에로는 보기만 해도 경악합니다.



그런데도대체 얘들아왜 그러니!!! 막 말리고 싶은 일이 일어납니다.

칠년 뒤그 기억을 잊었는지 꼭두각시 인형 공연을 주체하다니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이제 부터는 완전 스포일러라서 내용은 못 올립니다.

물고 물리고어우 무섭습니다…….



늘 감탄스러운 일러스트는 표정도 감정도 풍부해서 더무섭습니다.

그렇다고 막 겁만 주고 애들 울리는 목적의 호러는 절대 아닙니다.

어릴 적 상상 속 괴물이나 두려움의 대상 같은 소재들을 이야기로 그림으로 끄집어내어아이들이 정면 대결을 하게 해준달까요.


한번 대결하고 신나는 결론을 알게 되면 몰라서 두려운 감정은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일곱 살은 이미 지난 꼬맹이 생일 선물들 중 하나로 읽어 보라고 끈질기게 권해보았습니다.

심한 말을 듣게 되나 반응이 기대되었는데뜻밖에 반전 선물이 되었습니다.ㅎㅎㅎ

꼭두각시 인형은 준비 안했냐고 섭섭한 표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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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쌘 담비야 물들숲 그림책 16
최태영 지음, 심재원 그림, 김나현 기획 / 비룡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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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담비를 직접 관찰한 적이 있나요



이름은 익숙하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동물이라는 점에서담비란 야생으로 살아가는 구나라는 사실적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졌습니다한 때 등산은 좋아했지만한국은 설악산이 유네스코에서 탈락할 정도로 야생동물이 수나 종류에서 아주 적은 상황인지라매번 다른 산을 가도 볼 수 있는 동물들은 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그 중에 담비는 없었습니다못 보고 모르니 관심도 없어서 찾아볼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 책에 관심이 간 이유는 담비란 동물에 대해 백지처럼 무지한 상태에서 온 호기심도 있고학창 시절생태도서를 읽고 강연을 들으며 배우고 도움 받은 최재천 교수가 추천하셨다는 점 때문이기도 했습니다비룡소의 책들을 읽고 감탄하는 때가 많지만물들숲 그림책 시리즈는 참 아름다운 생태 그림책 꾸러미입니다읽어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예술품처럼 태어난 이 도서의 탄생 과정 또한 충격적으로 감탄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국립생태원 최태영 박사는 무려 10여 년 동안 담비를 연구하고 몰랐던 사실들을 밝혀 담비 관찰 일기를 작성했다고 합니다그리고 아이들에게 연구 결과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고자 그림책으로 재구성하였다고 합니다10여 년이 걸려 이 그림책의 스토리가 다듬어졌습니다ㅠㅠ

 

그리고 그림을 담당하신 심재원 화가점묘화와 세밀화로만 완성한 듯한 분위기와 느낌의 사실적인 묘사가 한 장씩 넘기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정성스럽습니다사진과 자료를 보고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숲으로 동물원으로 직접 취재를 다니며 5년 만에 완성했다고 합니다. 5! 상수리나무 위에서 구도 잡고 기다려서 자는 담비 그리기움직이는 동작 하나를 그리기 위해 며칠을 반복해서 보기……ㅠㅠ




낯선 상대를 만나면 생김새를 관찰하기 마련입니다저는 부록을 펼쳐 몸의 생김새발바닥의 특징암컷과 수컷의 구별수명발자국배설물거주지와 먹이 등의 생태 정보를 먼저 천천히 읽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13년 경북 영덕의 한 집에서 담비가 새끼를 낳아 기르는 것을 본 실화이 세 가지 요소들이 모여 이 그림책이 태어났습니다이렇게 저는 내용을 읽기 전에 이미 엄청 감동을 받아 마음이 먹먹했습니다묵묵한 성실함은 왜 이리 감동적일까요한 사람의 10여 년이다른 이의 5년간의 삶이 담긴 이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선물로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아주 어릴 적아버지 본가인 집성촌 한옥을 방문해서 자던 밤이면한지가 발린 문에 어른거리는 그림자가 뭐냐고 묻는 제게 조모님께서 앞산의 늑대가 마실 나올 시간이다네가 잠들지 않으면 늑대가 방문 앞에서 떠나지 않을 거다.” 란 협박(?)을 듣기도 했습니다


광에 따라 들어갔다 쌀가마니 위에 몸을 말고 편안히 앉아 있는 구렁이를 만나기도 했습니다제 걱정은 안 하시고 잘 아는 얼굴인 듯집지킴이다놀래지 말고 조용히 나가거라.”  이렇게 구렁이 걱정을 더하는 듯한 말씀으로 저를 서운하게도 하셨습니다.

 

일가친지 분들에게서는 더 오래 전 밤에 귀가하다 눈이 화등잔만한 호랑이를 만난 이야기그 호랑이에게 무려 호통을 친 이야기만주연해주로 끌려가셨던 분들이 밤에 횃불을 붙여 들고 말을 달려가면늑대들이 따라와 말을 노렸다는 그런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모두 잊어버리고 살다 이 책을 만나 하나씩 다시 떠올려 보았습니다문득 소천하신 분들의 육성이 그리워 눈물이 차오릅니다.

 

2020년 통계로 77억 9,479만 8,729명에 이른 인간은 지구를 차지하고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거나 불필요하거나 불쾌하거나 해롭다고 판단한 수많은 다른 종들을 멸종시키고 소와 돼지와 닭을 역사상 최대 개체수로 늘려 매일 먹어치우고 있습니다인류세라 불리는 시기의 대표 화석은 250억이 넘는 닭 뼈가 될 거라고 합니다그래서인지 많은 다른 동물들은 현실에서만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도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그 흐름 속에서 어떻게 이런 책이 탄생했나 싶어 여러 생각과 감정이 듭니다




야생동물이지만 귀여운 이름을 얻고 드물게 인간들에게 호감을 사서 해코지 당하지 않는 특별한 동물담비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접할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운 그림책이라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생태적 사실은 이야기 속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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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를 닮은 하루 고래책빵 동시집 13
홍이지민 지음, 권유정 그림 / 고래책빵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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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 오른 머리를 식힐 사이도 없이 한국 사회는 매일 펄펄 끓는 이슈들이 배달된다굳이 찾아보려 하지 않아도 피할 수가 없어 하루를 마칠 때쯤이면 그 날의 이슈가 자동 요약이 되기도 한다.

 

이런 폭력적인 정보 침범의 시대에특히나 코로나로 인해 놀라고 불안하고 예민해진 정신에는조금이라도 자신이나 가족의 삶과 관련이 있다 싶은 뉴스에는 촉각이 더더욱 곤두선다뉴스 폭우에 아무리 대단한 일이라도 밀려나고 쓸려가고 잊히지만아무 것도 합의되지도 해결되지도 않아 곧 다시 파업이 닥칠 일이 있다.

 

초등돌봄교실을 둘러싼 교육계의 갈등학교라는 동일한 장소에서 아이들이라는 동일한 대상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교사들과 돌봄전담사들이 내놓은 정반대 의견.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보육을 하는 곳이 아니다(교원단체들).”

 

코로나19로 방역 책임까지 떠맡은 상황에서 돌봄수요 급증으로 각종 행정업무까지 더해져서보육으로 인해 교육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육 키우는 보육 일은 얼마나 다른 일일까.

 

누구의 노동환경도 더 열악해 지기를 원하지 않고그로 인해 이익을 볼 생각도 없지만두 측의 주장을 따라 읽다 보면 네가 봐라너도 봐라의 목소리들이 너무 커서 아무도 아이들을 위한 돌봄은 고민하지 않는 듯도 하다.

 

그토록 교육열이 대단하다는 나라에서 중요한 일들마다 아이들 의견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동정책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맞으시죠?

 

한국 아동의 인권 실태를 찾아보려다 그만 둔다한국 사회가 아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나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봐도 뻔히 나오는 대답이다.

 

많은 분들이 피할 수 없는 뉴노멀 시대에 삶의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고민을 하고 계실 거라 짐작된다자기 자식자기 가정 건사하는 일도 죽을 맛인데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니…….

 

좀 더 어릴 적 산책이든 여행이든 학습관이든 세상 속으로 들어갔다 오면 늘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던 우리 집 꼬맹이더 이상은 시를 쓰지 않아 나로서는 너무 아쉬운 초3과 함께 읽고 싶은 동시집 표지 그림을 오래 보았다.



어쩐지 누가 우리 집 사정을 들여다본 것처럼 겹치는 대상들이 그려져 있네요. 각종 문서들, 축구공, 반려견, 견인된 적이 있는 낡은 빨간 자동차 등등.




아이들도 어른들도 내용물은 달라도 비슷비슷한 것들로 겹겹이 채워 넣은 햄버거 닮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정말 아름다운 시입니다.

관찰 능력도 대단하고 상상이 정확한 과학적 사실과 연결되는 이런 통찰이 기쁜 과학전공자입니다.



음... 비스크돌과 마네킹을 무서워해서인지

난샌 처음 동시를 읽으며 무섬증을 느꼈습니다.

좀 만 정신을 다 잡고 읽으면

공감능력이 대단한 멋지고 아름다운 시!인데 말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들이 늘어나는 것이 기쁘지만 특히 혼자서는 찾아 읽게 되지 않은 동시들이 반갑습니다. 참 좋아하거든요. 읽다 보면 아이들의 관찰력과 감수성과 통찰력에 진심으로 감탄하고 놀라게 됩니다. 이번에도 역시 그런 유쾌한 경험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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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고전의세계 리커버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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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없는 과학의 위험한 맹목적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할 때였기고 하고존경하는 분이 지도해 주신다는 허락도 얻어정말 용감하게 자연과학 전공자가 과학철학도 아닌 분야를 공부하겠다고 대학원 진학을 했다존 스튜어트 밀은 그렇게 만나게 된 공리주의자였다밀의 공리주의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설득력이 있었지만얼핏 듣기엔 공리주의와 대척점에 있을 듯한 <자유론, On Liberty(자유에 대하여)>이 대표적인 철학서라 하여 그 이상한 모순처럼 느껴지는 철학서를 배워보고 싶었다.



영어로 된 책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분량이 많은 책이 아니다문장들도 깔끔하지만 술술 읽고 아하이해되는 내용이라곤 할 수 없었다서양사에서 논의된 자유에 관한 사상들이 통시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탓도 있고그저 자유라고 번역되는 문화에서 세분화되어 주체와 대상과 개념이 모두 변별력을 갖춘 다양한 자유에 대한 이해나 체험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자유와 권력의 다툼은 역사가 시작된 까마득한 옛날부터 있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아주 익숙하다중략그런데 과거에는 이런 다툼이 백성또는 백성 중에서도 일부 계급과 정부 사이에서 일어났다이때 자유는 정치 지배자의 압제에서 보호받는 것을 의미했다중략한 사람이나 한 부족 또는 한 계급이 지배 권력을 장악했다이들은 세습 또는 정복을 통해 권력을 잡았는데어떤 경우에도 피지배자들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을 바로 자유 liberty라고 일컬었다.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는 의견이나 감정이 부리는 횡포그리고 통설과 생각이나 습관이 다른 사람들에게 사회가 법률적 제재 이외의 방법으로 윽박지르며 그 통설을 행동 지침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경향에도 대비해야 한다.

 

자기 자신즉 자신의 몸이 나 정신에 대해서는 각자가 주권자인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를 지녀야 한다설령 다른 사람의 눈에 어리석거나 잘못되거나 또는 틀린 것으로 보일지라도 그런 이유를 내세워 간섭해서는 안 된다.

 

자유 가운데 가장 소중하고 또 유일하게 자유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것은다른 사람의 자유를 박탈하거나 자유를 얻기 위한 노력을 방해하지 않는 한각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자유이다.

 

이렇게 자유에 관한 항목들을 중심으로 읽어 나가다가 다시 36쪽으로 돌아가면밀이 이 책에서 천명하는 자유에 관한 아주 간단명료한 단 하나의 원리가 정리와 동시에 이해가 된다.



인간 사회에서 누구든 개인이든 집단이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당사자의 의지에 반해 권력이 사용되는 것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이 유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문명사회에서 구성원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 어떤 권력의 행사도 정당화할 수 없다.

 

사상서들이 자주 겪는 대접이긴 하지만밀의 자유론 역시 오독되고 오용되며 160여 년이 흘렀다그리고 내가 이 책을 읽은 지도 24년이 흘렀다어쩌면 지금에서야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내용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아니면 원래 이만한 수준의 철학서소위 명저란 시대적 한계 따위는 이미 사상이 배양될 때부터 초월한 통찰력이 담겨 있어서어느 시대에나 시의 적절하게 통역되어 읽힐 수 있는 것이다한글 번역서는 처음이라 문득 문득 완전히 낯선 책 같기도 했다촘촘히 명료한 개념들이 필요해서 여전히 쉽게 잘 읽히진 않는다함께 읽은 친구는 삼 일이나’ 걸렸다고 해서 놀랐다나는 스스로의 읽기 능력에 심각한 의문을 키우면서 천천히 필사를 하면서야 겨우 다 읽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개인이 군중 속에 묻혀버린다정치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제 여론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은 거의 진부하기까지 하다대중만이 권력자라는 말에 어울리는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정부도 대중이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챙겨주는 기관이 되고 만다중략공중의 생각을 한데 묶어서 여론이라고들 하지만 그 공중이 언제나 똑같은 것은 아니다그 말은 미국에서는 백인 전체를 가리키지만 영국에서는 주로 중산층을 가리킨다.

 

여론을 빌려 자유를 구속한다면 그것은 여론에 반해 자유를 구속하는 것만큼이나아니 그보다 더 나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옳지 못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라면의견의 자유도 무제한적으로 허용될 수는 없다.

 

공공 여론이라는 것은 기껏해야 다른 사람에게 좋고 나쁜 것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생각이고실제 대부분은 아무런 관심도 없는 사람들의 쾌락이나 편의에 대해 그저 자신들의 기분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의견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그것 때문에 상처를 받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같이 취급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의 일이 자기 일이나 마찬가지라는 구실 아래그 사람을 위한다면서 자기 마음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를수사적인 차원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자신의 일부로 생각하면서 그들에게 절대적이고 배타적인 통제권을 행사하려 한다.

 

누구든지 웬만한 정도의 상식과 경험만 있다면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그 방식 자체가 최선이기 때문이 아니다그보다는 자기 방식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1859년 출판, 2020년 다시 읽다.

나는 그리고 사람들은 아직도혹은 다시 자유론을 읽을까.

당시의 밀이 제기한 자유에 관한 문제점들 중 일부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기 때문일까.

혹시 이런 문제들은 인간 사회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들인가.

이런 의문들이 떠나지 않는 한 나는 - 마치 회전목마를 탄 것처럼 - 계속해서 자유론을 다시 읽을 준비를 마친 그 상태로 돌아갈 것만 같다.

 

이전에 인류가 꿈꿨던 수많은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조건들이 구비되었고 인프라도 구축되었지만, 2020년 대한민국은 현재 우리가 가진 민주주의를 불신하고 있다속지 않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아무 것도 믿지 못하는 상태는 바람직하지 않다생산과 재생산광속 유포를 반복하는 가짜뉴스들이 그런 심리를 자극적으로 드러내준다사실도 진실도 중요하지 않다자기 확신을 재확신하는 믿고 싶은 이야기들에 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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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詩가 되는 시간
김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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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생각하면 한 시절의 한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친구들과 귀가하러 나선 운동장에서 바라 본 하늘에 해가 지기 전 짧은 순간의 아름다운 색이 퍼져 있었다누군가 하늘 봐예쁘다라고 했을 것이고함께 바라 본 풍경은 각자의 마음에 다른 감동으로 담겼을 것이다



이 별다를 것 없는 장면이 각인된 것은 그때 한 친구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고다른 한 친구는 사진을 찍고 싶다라고 거의 동시에 말을 한 까닭이다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친구는 부지런히 그림을 그리다 미대로 진학했고사진을 찍고 싶다던 친구는 사진학과를 가서 사진작가로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장면 덕분에 예술가들이 가진 특별하고 고유한 감성과 시선이 같은 대상을 두고 다르게 발현된다는 것세상을 포착한 순간의 표현 욕구가 자신들의 감성에 가장 합치하는 수단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 신기하고 재밌어서살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 번 이야기를 꺼내곤 했다.



이 책의 저자 김상 작가는 사진작가이자 시인인가 보다참 대단하고 부럽다아마도 세상 많은 것들이 그의 시선에 머물렀을 것이고 시가 되어 담겼을 것이다평범한 것들을 가치 없다 생각하지 않지만 아름다움을 찾는 일에도 서툰 나는시인이자 사진작가가 보여 주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만나는 일이 매번 참 좋다.

 

"어떤 유명한 사진작가가 사진작가들은 '천사'라고 표현했어요일반 사람들은 흔히 평범함 속 아름다움을 놓치고 지나치는데 사진작가들이 일상 관찰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사진작가가 된 좋은 내 친구는카메라를 드는 순간부터 누구나 작가라며촬영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찍고자 하는 것관심 가는 것내면에 담긴 생각을 가진 채 피사체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나중에 나이가 아주 많이 들어도 지팡이를 짚고서도 사진 찍는 일을 하고 싶다는오래 만나지 못한 그 친구가 몹시 그립다는 마음이 가득한 채 책을 천천히 펼쳐 보았다.  



표지의 이 사진은 어떤 피사체를 찍은 것일까요.

한 눈에 알아보는 분들도 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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