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 대한 인간의 예의 -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을 넘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
이소영 지음 / 뜨인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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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어나보니 반려동물과 함께였다배냇저고리를 입은 사진부터 많은 장면들에 함께 찍혔다. 5살에 내 멋대로 개명도 시켰다 한다다행히 우리 가족과 나의 첫 반려견은 바뀐 이름을 거부하지 않았다어렸을 때라 예뻐하기보단 귀찮게 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둘이 찰싹 붙여 그렇게 많은 사진을 찍은 것을 보면 사랑했음이 분명하다


나의 첫 반려동물이자 가족은 어느 밤 내 방에서 함께 자고 깨어나지 않았다새벽에 잠깐 잠에서 깨니 고개를 들고 무언가 쳐다보고 있기에 자자한 마디 하고 다시 잠들었다.

 

그 후 부모님께는 새로운 반려견이 있었지만 나는 특별히 시간과 애정을 나누며 관계를 만들어 나가지 않았다한참 후에도 이동이 잦으니까혼자니까누군가를 돌 볼 마음이 없으니까자꾸만 이유를 만들어서 반려동물과 삶을 나누지 않았다.

 

사랑하는 존재가 빛을 잃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나에게 커다란 숙제를 안겨주는 것 같았다.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란 반려동물이 죽고 난 뒤에 겪는 상실감슬픔고통우울증 등의 정신적 어려움을 의미한다중략이를 인정받지 못한 슬픔(disenfranchised grief)’이라고 설명한 심리학자 밀리 코다로는 반려동물을 잃는 것 또한 우리 사회의 규범적인 슬픔의 과정(normative grief process)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그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은 가족을 잃은 것과 같은 강도의 외상 후 장애를 겪게 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공감과 인정이 부족한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조용한 슬픔을 맞이하게 되고그럴수록 그들이 받은 심리적 상처를 회복하기 어렵다.

 

2. 당시 내가 시대정신이라 굳게 믿었던 주제환경/생태학/생태철학을 전공하면서 피할 수 없이 만나게 되는 분야가 있었다동물권에 관한 숙고와 고찰윤리와 철학정치적 주체 대행의 문제법령 등등우리는 그저 인간 아닌 동물이라고 이분하지만동물이라는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처해 있는 상황은 인간 세계 못지않게 복잡다양하다크게 야생동물과 축산가축을 대하는 인간의 관점과 태도와 법령을 생각해보면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문제는 언제나 이 동물들의 생존과 얽힌 인간의 이익구조이다알다시피 되는 일과 싸우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큰 저항에 부딪히는 일이고실제로 멸종동물을 보호하려했던 동물학자들은 밀렵을 통해 거래하는 이들에 의해 살해되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축산업 쪽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시대적 추세는 점점 더 소규모 축산을 대자본이 흡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갔고그런 거대 자본이 투자하는 사업에 철학윤리정치법령은 바위에 묻지도 않는 계란일 경우가 부지기수다.

 

경제적 편의와 동물의 복지라 는 가치를 두고 선택을 해야만 할 때나는 두 번 고민할 필 요도 없이 동물 복지를 택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잠깐의 유혹을 이겨낸 후나는 이직을 할 때까지 다른 것을 포기하더라도 동물 복지 상품을 소비하거나 차라리 소비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기로 했다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 것 또한 어찌 보면 내가 가진 특권이었다.

 

생명을 존중하는 일은 그렇지 않는 것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드는 일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그들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고농장 동물들의 짧은 생이 작은 틀 안에 갇혀 고통받지 않기 위해서도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그러니 우리 사회가 생명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 해서는 개인의 자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동물보호법」 이 정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며 반려동물과 살아가는 사람들 을 위해 국가 재정으로 동물 보건소를 운영하는 것은 어떨 까기본적인 접종이나 진료의 혜택을 주는 것만으로도 큰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동물 복지 축산 농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소비자들이 이왕이면 동물 복지 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 또한 개개인의 의지에 기댈 일이 아닌 제도적인 차원의 노력이 필요 한 일이다.

 

3. 어느 날 수업 중에 살아 있는 돼지를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냐고 교수가 질문을 했다나는 당연히 여러 명 있을 거란 생각에 맘 편히 손을 들었는데그 수업을 듣는 학생들 중 딱 혼자였다그 당혹감이라니…… 다들 농가의 자손들이었던가요……그런 이유로 나는 돼지를 육류로 가공하기 위한 농장을 운영하지만 영국에서 가장 돼지의 복지를 염려한다는적어도 살아 있을 동안에는 최대한 고통을 덜 느끼도록 한다는 특별한 자부심을 가진 농장에 견학을 가게 되었다진심 실화입니다정신을 차리고 보니 차에서 내려 방역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처음 견학한 가축농장이 그곳이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고 엄청난 보호를 받은 경험이었다그곳 돼지들은 각자의 성격 발산을 자유롭게 하며 널찍한 공간에서 뛰어다니며 상당히 멋대로 원하는 대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아기 돼지들의 호기심과 비례하는 호들갑청소년 돼지들의 왁자지껄함과 건방짐 실제로 옆에 와서 기록하는 나를 밀어서 넘어뜨리기도 하는 심술을 부렸다, ()산모 돼지들의 예민함과 청결함 방역복과 마스크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돼지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등등.

 

그곳은 농장주 가족들의 자랑스러워하는 얼굴 표정에 걸맞은 돼지 세계의 히피해피 공동체 같은 곳이었다마냥 사랑하기 때문에 키우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가능한 고통을 줄이도록 하는 노력에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동물들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것화장품과 의약품의 안전성을 실험하기 위해 납치 감금 실험 고문하는 것이 어쩔 수 없다면적어도 마구잡이식의 생각과 태도와 관행과 무법천지여서는 안 되지 않나그런 의문은 들지 않나직접 그런 불편한 질문을 해본적은 없지만 나는 요즘도 가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들도 생산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장품과 헤어관련제품들의 안전성 실험을 할 때는 눈물양이 적고 눈 깜빡거림도 거의 없는 토끼를 드레이즈 실험에 자주 사용했다기억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나 역시 영상에서 수개월간 마스카라가 3천 번 발려지거나 화학물질이 주입되어 피를 흘리거나 눈이 머는 과정에서 한 토끼가 옆의 토끼 눈을 계속 핥아 주던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그렇게까지 해서 만든 완제품으로 인간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4. 여전히 반려동물과 함께 하지 않으리란 내 결심은 올 해도 변하지 않았다예뻐하기만 해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인간은 제 자식을 목숨을 내 줄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하면서도 입신양명을 위해 못할 짓들을 하고바로 그 세상 귀한 자식들이 살아갈 사회도 생태계도 망가뜨린다동물 쇼를 보고 재주를 부리는 동물을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지만 그 박수와 환호는 그 동물의 행복과 복지로 돌아가지 않는다.

 

내가 사는 세상의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고내가 사는 세상의 규칙을 온전히 배우지 못하는 생명체를 온전히 나의 의지로 집에 데려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아마도 한없이 양보하고배우며또 노력해야 하는 것은 언제나 내 쪽이어야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함께 생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외면하거나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오직 나에게 있다는 것이다.

 

나는 생명을 책임지는 보호자의 최소한의 역할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 한 가지 사실이 명확해진다내가 데려온 동물은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지만 나는 그들이 행복하게 살다가 평온하게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그리고 그 정도의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어떠한 생명이든 집에 들이지도키우지도 말아야 한다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비극은 보호자가 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누군가를 보호하겠다고 자처하거나책임과 의무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무작정 다른 생명을 끌어안는 것으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4. 작년에 꼬리를 잘리고 학대당하던 어린 고양이가 구출되었는데정말 뜻밖에도 부모님이 입양을 하셨다고양이를 좋아하시던 분들이 아니라서 자식들은 한동안 고양이 걱정을 했다워낙 끔찍한 일을 당했으니 그저 건강하게만 살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개냥이로 변신을 해서 부모님께 애교 많은 막내 노릇을 하고 있다작은 몸이 가진 온기가 얼마나 큰지 주변 인간들의 세상이 바뀌었다그래봐야 모두에게 집을 구해주지도 해피엔딩으로 가는 길을 마련해주지도 못하지만길냥이들이 어디서 깨끗한 물을 구할까 매일 걱정이 된다.

 

이 책을 읽다가 예전에 너무 끔찍해서 얼른 잊어버린 나비탕 사건이 지금에서야 더 각별한 느낌으로 복원되었다더불어 바퀴벌레를 박멸시키고 싶다면 한국인들에게 바퀴벌레가 정력에 좋다고 알리면 된다라던 모욕적이고 충격적인 멘트도 생각났다한국인들이 정력 속설에 따라 까마귀를 잡아먹는다는 보도가 퍼진 직후였다.

 

몸이 유연한 고양이를 먹으면 골다공증이 낫고거북이 등에 글씨를 새겨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지고여러 암컷을 거느리는 물개의 생식기를 먹으면 정력이 좋아진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기린을 먹으면 목이 길어지고 코끼리를 먹으면 코가 길어진다고 말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말도 안 된다고 코웃음을 칠까 아니면 진지하게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까.

 

근거 없는 믿음이 다른 생명을 무고한 죽음으로 몰아넣거나 누군가의 고통을 방관하는 일로 이어진다면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인간의 야만성을 지우지는 못 할 것이다그리고 그건 몇몇 국가의 문화적 특성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문제이며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5. 100분의 도 소개하지 못하면서 길기만 글 속에서 나는 중언부언하였지만이 좋은 책에서 저자는 친절하고 깔끔하게 여러 대답을 들려준다옳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의문을 가져야 하는지동물에 대해 예의를 지키는 일이 왜 인간답게 사는 일인지개개인의 노력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타인의 선의에만 의지하는 일의 위험과 한계가 무엇인지그러니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동물과 인간이 함께 행복하려면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세상의 변화는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우리가 비록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더라도 좋은 질문을 던지고 적절한 답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익숙해지지 않는 두려움 앞에서도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살기로 마음을 다잡아본다.


내가 느끼는 불편함과 불합리함이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하나의 정책이 되어 안착할 수 있으려면시민들 개개인이 조금 더 움직여야 한다모두가 사회운동을 하는 활동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적어도 법을 만들어야 할 국회의원들은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자신의 요구를 대신하여 정책을 만들어주는 이들이 누구인지나는 어디에 힘을 실어주고어디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지에는 관심이 있어야 한다그래야 변한다.

 

자고 나면 참 추워진다고 한다.

다들 따뜻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이 길고 길 겨울에 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셨으면 좋겠다.

 

특히나……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망가뜨린 대가를 코로나 판데믹으로 치르는 이 시절에,

거대한 육가공산업과 육식습관을 부흥시킨 결과 기후재앙에 이른 이 시절에,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뉴노멀을 준비해야하는 이 시절에,

 

스스로 진화하여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남기 위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읽으시고 이야기 나누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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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만난 한민족의 뿌리
김진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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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이들은 가장 먼저 한반도 선서문화의 첫 장면과 마주한다.

바로 반구대암각화이다.

비록 모조품이지만 이것의 반구대암각화는 현장보다 더 생생한 인류의 이동경로를 암호처럼 펼쳐 놓고 있다.

문제는 이 그림판 앞에 선 사람들이 반구대암각화의 위치를 모른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위대하고 독보적인 인류의 문화유산을 마주하는 사람들은 그 신비로운 고대사의 숨은 그림판에 매료되지만 이 그림판이 어디에 있는지

울산이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반구대암각화는 가치를 이해하지도 감상하지도 못한 채 그 앞을 수십 번 지나갔을 것이다울산은 현대의 도시라는 문구로만 기억했다몇 해 전 그린피스에서 연락을 받고 고래 고기 관련 이슈를 접했을 때도 자료만 읽었지울산이라는 도시와 살고 계신 분들을 구체적으로 떠올리진 못했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를 견디기 위해 찾아온 온기와 격려처럼 울산에 사시는 참 좋은 분을 알게 되었다비로소 울산도 살고 계신 분들도 생명과 색채와 소리와 형태를 지닌 존재들로 느껴졌다그래서 이 책을 만나지 못하는 뵙고 싶은 분에 대해 글로 먼저 배우는 기분으로 그렇게 읽었다.

 

이 책의 가득한 목차를 보다 보니 [나의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작가께서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우리나라의 국토를 떠올릴 때도 사람들은 서울 중심으로 밖에 생각하지 못한다고그런 사고의 경직도 염려되고 본인이 대구 영남대 재직 중이기도 하고 영호남 갈등도 반드시 극복해야할 일이라 생각되어첫 번째 답사기를 땅끝마을 해남으로 정하고 영남의 대학생들과 다녀왔다고크지도 않은 나라지역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이렇게 없어서야……. 제 이야기입니다.

 

본격 내용에 들어가기도 전에 소개 글만 읽어도 지리적 텍스트로서의 문화유산역사사람들이 살아 온 흔적과의 연계를 쏙 빼먹고 뭐했나 싶어 아차싶은 지적들이 많다숙종과 반계서원거북이 머리 반구대와 정몽주의 유허비사냥과 어획의 삶을 살던 선사시대의 사람들근처의 공룡발자국들……몇 가지 사실들로 잠시 떠올려본 상상의 세계와 시간에 두근거린다.

 

지난 2004년 영국 BBC 인터넷 판이

인류 최초의 포경은 한반도에서 시작됐고그 증거는 반구대암각화라고 보도했다.

 

사냥의 과정과 고래의 생태까지

반구대암각화는 거의 고래 백과사전급으로 구성된 고대 인류문화의 타임캡슐이었다.

급이 다른 암각화를 확인한 노르웨이 학자들은 이제 더 이상 스스로 고래잡이의 원조라 주장하지 않는다.

지금은 보편화된 이야기지만 반구대암각화는 바다와 육상생물을 모두 새겨 놓은 진귀한 문화유산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유래를 알려주는 비밀지도다.

반구대암각화의 학술적 가치는 세계적인 석학들이나 인류학자들이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목차를 본 누구라도 저자가 깊은 애정을 가지고 지역사를 공들여 기록해 주고 전달해 주려는 뜻이 느껴질 것이다포스트 코로나 시절이 오고살아남았다면울산 사는 참 좋은 분과 이 책을 통해 배운 울산과 반구대암각화의 역사와 가치에 대해 신나게 얘기해보고 싶다.

 

논농사의 첫 시작이 증명된 울산은 과연 어떤 곳인가.

우리나라 육지부에서 태양이 가장 먼저 뜨는 곳이 울산 땅 간절곶이다.

태양이 가장 먼저 뜬다는 것은 아주 오래 전 인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태양의 기운이 모든 에너지의 출발로 여긴 북방계 인류의 한 무리는 그들이 신성시한 태양의 시작점을 쫓아 대륙의 끝으로 이동했다그 끝자락이 울산이다.

어쩌면 그 무렵 남방고래류의 이동 경로를 따라 북으로 향한 폴로네시안계 해양문화권 인류가 귀신고래를 만나 정착한 땅이 울산인지도 모른다.

 

어느 나라이든 전쟁을 경험한 폐허가 된 장소들은 갈아엎어지고 생경하고 생뚱한 기능성 건물들로 대체되면서 단절과 망각의 땅이 되고 만다그대로 폐허로 뒀어야 한다거나죽임과 가난이 창궐할 때에도 정밀한 문화 복원을 했어야 한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하지만 당시 때려 부순 것들은 정말은 무엇이었을까시멘트로 발라 버린 아래에 묻힌 것들은 무엇일까눈에서 멀어져 기억으로부터도 완전히 잊힌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한반도 인류의 기원이 깃든 땅이 울산나만 몰랐어.

 

시간을 거꾸로 돌려 몇 만 년 전으로 올라가보면 더 신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울산은 인류 이동의 증거물이 암각화로 남아 있고 

한반도 첫 석기생활도구 제조공장과 동북아 최초의 벼농사 시설이 발견된 지역이다.

 

한반도의 동남쪽에 위치한 울산은 아득한 원시시대부터 육로나 해로를 따라 들어와 정착사회를 이루어 살았던 곳으로나는 가본 적 없는 울산박물관에 가면서생면 신암리 유적장현동 황방산의 신석기 유적석검이 출토된 화봉동과 지석묘가 있는 언양면 서부리의 청동기 유적이 있다고 한다.

 

선사시대라고 쉽게 말하지만역사 이전pre-historic의 시기의 울산은 어땠을까아주 활발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그 이전에 공룡들이 놀고 살던 자리에 인간들이 들어와서 움막집 짓고고래잡이하고반구대암각화를 그렸다세계 동물학회에서는 인류와 고래의 관계를 연구할 때 그 출발로 반구대암각화를 제시한다고 한다. 학자들은 무려 기원전 6,000년경부터 인류가 고래를 잡았고 그 증거가 울산의 반구대암각화에 있다고 주장한다.



'따뜻한 남쪽풍요의 땅'을 찾아 해 뜨는 땅동쪽으로 이동하다 도착해서 머문 곳이 강과 바다가 만나는 울산이고고대인들이 산에서 바위에 고래를 새기고 해가 떨어지는 시간 샤먼의 주술에 따라 다음날 바다에서 큰 고래를 사냥할 수 있기를 주문처럼 외웠다'는 것이 반구대암각화에 남긴 이야기라 한다.



옛 울산 땅은 우시산국이었다.

()를 이두식으로 풀어 발음하면 우시산은 울뫼로 읽히고 이는 다시 울산이 된다.

우시산국의 도읍지가 지금의 검단 지역일 가능성이 높고 우시산국은 검단분지에 기반을 둔 부족국가로 보는 것이 옳다기록에도 나와 있다.

우시산국은 삼국사기 권44, 열전 거도(居道)조에 기록돼 있다.

이 기록을 보면 우시산은 삼한시대 고마족(濊貊族)이 건설한 성읍국가이다.

지금도 이 지역에서는 회야강 둔치 아리소를 기점으로 우시산국 축제를 열고 있다.

울주군 웅촌면 대대리와 검단리아래로 양산 웅상까지 세력이 뻗었던 옛 울산지역의 작은 나라 우시산은 이렇게 아직도 살아 꿈틀거리고 있다.

 

울산에 세계 최초의 것들이 이렇게 많다니이것도 나만 몰랐어.

 

7천 년 전에 이미 가죽배와 나무배를 만들었고세계 최초의 벼농사 유적을 가지고 있다. 1998년 울산 남구 무거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청동기 시대의 논이 거의 원형 상태로 드러났는데이는 기원전 7세기의 것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세계 최고의 수전유적이다물론 이 밖에도 울산에 간직된 문화적역사적 가치는 무수하다.

 

2009년 전후로 울산 신항만 연결도로가 곳곳에 개설되기 시작하면서 땅 속에서 예상치 못하게 고래 뼈가 출토되었다 '골촉 박힌 고래 뼈매장물은 신석기인들이 사슴 뼈를 뾰족하게 가공한 골촉으로서논란이 되어 왔던 신석기시대 포경 활동에 실물 증거이다그리고 인근 성암동 패총에서 신석기인들의 생활 폐기물이 쏟아져 나와울산이 고래잡이 문화의 원형이자 남방계 인류가 한반도로 유입되었다는 것을 입증했다그리고 이 증거물들고래사냥과 어로도구수렵과 사냥법이 반구대 바위그림에 도록으로 새겨져 있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 중부지역에서 출발한 최초 인류의 무리들이 바다 쪽으로 진출해 인도양과 남태평양을 근거로 해양문화를 일으켰고그 문화의 흔적이 인도네시아와 뉴질랜드 등에 근거를 둔 폴로네시안 문화권인데그 중에 한 무리가 나무배나 가죽배를 타고 고래를 따라 북으로 이동해 새 터전을 삼은 곳이 울산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1990년에 발굴된 검단리 유적의 가치이디.

 

이 곳에서 100여 기에 달하는 집자리와 고인돌그리도 당시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되었는데특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마을을 감싸는 도랑 환호(環濠)가 발견되었다.

 

이 발견 이전까지는 환호 형태의 마을 유적은 일본에서만 발견된 취락구조이며이것이 바로 임나일본부를 주장하는 일본 역사가들이 한반도보다 문명이 앞선 증거로 채택했던 것이다하지만 울산 검단리에 수천 년 동안 파묻혀 있던 환호가 발견되자, 1990년대 이전까지는 일본의 고대문화가 한반도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점을 부정하던 일본 사학계가 비로소 검단리 환호 취락지역을 자신들의 취락구조의 뿌리로 인정하게 되었다.



무척 재미있는 책이라 읽는 즐거움도 알게 되는 즐거움도 크다. 저자의 지역에 대한 애정 역시 듬뿍 느끼면서 여러가지 부러운 심정도 든다. 지역에 이토록 집중해서 강렬하게 어필하는 책을 처음 읽은 듯하다. 앞으로 울산에 대한 책!이라면 이 한 권이 생각날 것이다. 다만 발췌만으로도 끝없이 길어질 것 같아 내용면에서나 애정면에서나 500분의 1이나 될까 싶은 내 글은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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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12-14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ㅎ 갑자기 반구대암각화가 보고 싶어지는 글입니다!ㅎ 따뜻한 하루되십시요!ㅎ

poiesis 2020-12-14 23:4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늘 과분한 댓글을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ㅎ 자고 나면 많이 추워진다니 따뜻하고 무탈하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토우의 집 - 개정판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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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학시절 공통의 경험을 기록한 듯한 1996[푸르른 틈새]를 읽고 작년 [레몬]까지 열심히 따라 읽은 오랜 팬이라고 자부하는데, 2014년 계간 [자음과모음]에서 연재하신 작품이 [토우의 집]이란 걸 과문해서 몰랐습니다. 작가의 에세이도 참 좋지만, 소설 작품을 선호하는 제게는 역시나 소설 출간 소식이 마음이 살살 떨리도록 더 반갑습니다.

 

눈치가 없어서 책소개글을 읽은 것으로는 어떤 고통인지 적절하게 짐작할 자신이 없습니다. 문득 연상되는 것이…… 어제 91세 된 분이 41년 만에 김일성 잘생겼다, 란 발언으로 고초를 겪었던 지난날들을 재심 무죄 판결 받았다 기사입니다. [토우의 집]의 고통은 다른 결일 수도 있겠지만, 새삼스럽게 우리가 알게 된 것보다 더 많은 이들이 끝나지 않은 식민지와 전쟁과 단절과 적대의 세월 속에서 온갖 고초와 고통을 겪으며 살아오시고 또 돌아 가셨겠단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남보다 얇고 넓은 피부로 세상의 고통들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손을 내밀고 위로를 건네는 권여선 작가가 들려 줄 따뜻한 목소리가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몹시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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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중국인의 상술 - 상인종 열전
강효백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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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문해서 강효백 저자에 대해서도 저서에 대해서도 모르고 살다가올 해 봄에 <세상을 바꾸고 싶은가 제도를 바꿔라>를 무척 인상 깊게 읽고 많이 배웠다뜻밖에 나뿐만 이아니라 가족과 친구들도 내용과 논조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 기억이 난다아직도 덜커덩 거리는 행정처 개설과 정비에 관한 보도를 접할 때면기억에서 빠져 나간 부분들이 궁금해서 한 번 더 읽어 보고도 싶다어쨌든 주제의 묵직함에도 불구하고 잘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저자의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이 들게 한 중요한 요인이었다.

 

미처 기억나지 않는 이력을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그야말로 최고의 중국전문가들 중 한분이신 듯하다. 26권이나 저술하시는 동안 한 권도 읽은 적이 없어 조금은 민망하다정말 운 좋게도 8권의 책 중 상인종 중국인 관련 이야기의 에센스와 업데이트한 내용들을 모아 한권으로 출간하셨다니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시절은 익숙한 것들을 멈추게 하는 대신생각해 본 적 없는 것들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구태여 찾아듣지 않아도 한동안 연일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보고가 들리고그럴 때마다 등이 터질 것만 같은 대한민국의 처지는 어떨까 걱정이 들었다. G2니 차이메리카니 하는 이야기들이 다 캐치용 언론 용어 아닌가 했는데 백신 개발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들끓게 되면서 인구와 개발 규모에 관한 냉정한 경제 분석 결과를 알게 되었다아주 간단히 요약하자면인구수는 여전히 국력이었다대한민국의 인구 규모로는 신약 개발은 수입보다 덜 매력적인 일이며따라서 자체 개발은 경제 원리를 아예 배제하는비합리적인 투자이다.

 

이런 대한민국의 형편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은 하고 싶은 거 다 해도 내수만으로 투자비용을 가뿐히 초과해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이 나라이다다시 말해중국은 내수만으로 전반적인 경제 운용이 가능한 나라이다.

 

중국 갑부 상위순위 2천 명의 총 재산이 우리나라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에 육박하게 되었다. 2019년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이 129세계 TOP200 갑부 가운데 21명이 중국인이었다지금 중국 땅에는 8만 명의 억만장자(개인자산 190억 원 이상)를 비롯한 121만 명의 천만장자 군단들이 아직 나는 배고프다’ 식인지세상의 모든 돈을 싹쓸이할 작정인지 계속 돈을 쓸어 담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현 제13기 전국인민대회 대표(국회의원) 2,987명 중 기업가의 수는 900여 명에 다해당정관료(1,500여 명)와 함께 G2시대 중국을 웅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지난날 명목상 노동자 농민 연맹국가에서 중국은 영락없는 당정 관료 기업가 연맹국가로 변신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에서도 중국은 주요국 중 유일하게 금액과 비중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중국의 올해 상반기 대한국 직접투자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3억달러에서 184.4% 늘어난 85,600만달러를 기록했다전체 외국인 직접투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3%에서 11.2%로 껑충 뛰었다전체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국 투자액이 일제히 감소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2.4% 줄어들었다.

 

특히 중국이 그 동안 금융·부동산 중심으로 대한국 투자를 해오던 것과 달리바이오·비대면 업종에 투자를 집중투자패턴의 변화가 일어나는 조짐을 보였다지난해 상반기 대비 의약은 약 74,000%, 전기·전자는 3,800% 급증했다부동산 투자액 증가율은 95.9%였다.(한국일보 913일 기사요약)



강효백 저자는 상인종 열전이란 부제를 달았다장사를 하기 위해 태어났다’ 할 만큼 상술에 뛰어난 중국인들의 모습을 근현대에서만이 아니라 오랜 역사를 통해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다하나의 중국하나의 대륙하나의 체계로 고공관찰을 하는 건조한 이론서도 아니고각 지방의 특성을 개별적으로 다루는데이런 구성이 생생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그렇다고 사례 나열은 아니고 역시 탄탄한 이론과 분석이 도저히 깔려 있다전반적인 역사의 테두리를 잡아 주면서도 구체적이고 지역적인 차이점들을 짚어 주는데그 중에서도 자체로 역사가 된 유서 깊은 상점들은 가독성을 높이는 흥미롭고 실제적인 사례들이다그 중 한 상점의 역사는 조선왕조 오백년…….



그러고 보면 우리 민족의 역사는 지독하게 사농공상의 신분제를 유지해 왔고식민지와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단절을 감안하더라도그 때문인지 역사 속에서 역사를 자랑할 만한 기업이 없다.

 

읽는 재미가 줄지 않는 꽉 찬 저서라서저자의 박식함에 감탄하느라 술술 읽히는 부분도 많다나는 덕분에 행정학 전공인 친구가 그토록 자주 찬미하며 언급하던 사마천의 사기의 내용중 일부를 만난 순간이 기뻤다.

 

부자가 되는 길은 농업이 공업보다 못하고 공업은 상업보다 못하다.

자수를 놓아 문장을 희롱하는 일은 시장바닥에 앉아 돈을 버는 일보다 못하다.

비록 말업이라고들 하지만 부자가 되는 지름길은 뭐니 뭐니 해도 상업이 최고다.

 

화식열전(재산을 모은 사람들중에서.



저자는 마지막 장에 대한민국 국민이 중국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판매 전략은 어떤 식으로 수립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담았다비록 사업가가 아닌 독자이지만 끝까지 챙겨 읽었다이 책은 가장 단순하게 요약하자만 중국인과 중국 경제역사와 인물들대표기업들에 대해 소개하고 분석한 비즈니스 가이드북이라 볼 수도 있다하지만 평생을 관련 연구를 하고실제 근무를 하고그 모든 경험들을 바탕으로 오랜 세월 저술한 저자의 연륜이 느껴지는 재미있고 의미 있고 흥미로운 내용들 넓고 깊고 정확하고 실무적인 이 한 가득이다해박한 지식이 한 가득 펼쳐지는 먼 나라 이웃나라의 글판이라고나 할까읽기 전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성실히 읽어보자 했는데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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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현 아이들 이야기 2 - 동심 담은 전래 동화 마로현 아이들 이야기 2
맛있는 글빵 지음, 조연화 그림 / 밥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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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현은 어디.

 

어째 살면 살수록 모르는 건 더 많아지는 저주에 걸렸나 싶다.

마로현은 말의 길이라는 뜻의 한자로 광양의 옛 이름이다.

고려시대의 유물이 많고 산성들의 역사 역시 고려시대로 거슬러 간다.

그런데...... 광양이라는 지명을 찾아도 아는 바가 별로 없다.

광양제철소백운산섬진강중흥사윤동수 유고 보존 가옥

정보 검색으로는 [마로현 아이들 이야기 1, 2]를 만들고 등장한 분들이 살아가는 색도 소리도 느낄 수 없다.

 

우연이긴 하지만이 책을 포함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깊은 애착을 이루고 사시는 분들이 만드는 책을 연속으로 읽게 되었다.

물리적 고향을 정하지 못해 사회적 고아와 같은 기분으로

여전히 언제쯤 땅에 발이 닿나 싶은 불안함을 안고 사는 나는,

이런 분들의 일상이 반짝반짝 보물찾기처럼 느껴진다.

매일이 누군가의 혹은 모두의 풍부한 이야깃거리들로 채워지는

신에 대해 가족에 대해 이웃에 대해 친구에 대해 지역에 대해

가늠할 필요가 없는 공감이 가득하다.

 

1권의 속닥속닥 일상 이야기도 귀엽고 넘 재밌어서 -

아이들의 돌발은 세상에서 제일 웃긴 대본인 듯,

살살 웃으며 읽다 보니 한 권이 금방 끝난다.

 


2권은 좀 더 흥미진진해서 제 취향오랜만에 창작동화의 마력에서 빠져나와

엽기가 아닌 전래동화를 향수를 느끼며 읽는 기분이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와 지역에 밀착된 이야기들이라

익히 알고 있는 스토리가 반복되지 않는 점도 좋다.

 


천편일률 위인전은 어린 시절로 그만!

다섯 살에 뒷산에 올라 호랑이를 맨 손으로 잡은 민족의 영웅…….

제가 일곱 살이었는데 하마터면 책에 흥미를 몽땅 잃을 뻔 했습니다.



마음 담은 엄마 동화라고 표지에 적혀 있는데마음만 담으신 건 아니다.

육아를 하며 육아 일기를 쓰고 이것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쉬운 일은 아닌 듯,

그 일기를 동화로 재탄생 시키고그 동화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만들고,

동아리 활동을 하시는 것처럼 본인들을 편안하게 소개하시는데…… 히로인 팀이라 생각한다

아이들 이야기라는데 나는 엄마들 이야기를 자꾸만 찾고 상상한다.

 

2권으로 이루어진 책을 읽으면서 기획에서 완성까지의 온갖 과정들을 상상해보았다.

이 책 이전에 설계하고 유지해온 이분들의 삶도 그려보았다.

바쁘게만 말고 이렇듯 꽉 차게삶을 한 가득 사시는 분들이 부럽다.

늘품성이 없어 으....를 못하는 지라 앞으로도 부러울 삶이다.

영웅적인 주인공들이 시리즈물로 오래 활동하듯이,

앞으로도 더 멋진 이야기들로 소식 계속 들려주시길 고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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