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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들 : 총을 든 사제
엠마뉘엘 르파주 지음, 이성엽 옮김 / 씨네21북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르파주의 "게릴라들 -총을 든 사제"는 유럽 (프랑스 )만화다 .
일본만화와는 다르고 미국의 그래픽 노블과도 분위기가 다르다 .
니카라과의 젊은 사제가브리엘 데 라 세르나는 자본가의 자식으로
독재자 소모사와 결탁해 돈을 버는 아비 덕분에 편안하게 그림 공부를 한 화가 사제다 .
그러다가 산후안의 성당 뱍화를 그리러 가서 루벤신부를 만나고
진짜 가난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살아있는 성화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
루벤신부는 ,'빛은 금칠한 후광 안에 있는 게 아니라 ...자신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창녀들, 가난한 농민들, 부랑자들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70~ 80년대에 민중미술이란 게 나오게 된 계기와 비슷한 것 같다 .
루벤신부가 말하는 예수의 생애란, '굽신거리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가르친 거라고 한다 .
노동자도 자본가에게 굽신거릴 필요가 없다 .
일하고 임금을 받는 당당하고 자유로운 존재인 것이다
니카라과에서는 독재자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나오는 < 모모톰보성냥>만을 써야해서
사람들은 몰래 라이터를 숨겨가지고 다니는 걸로 저항을 한다 .
즉 그 더러운 독재자의 모모톰보성냥을 안 쓰는 게 일종의 연대의 표시이며
정부군측에서는 반정부 인물을 색출할 때 라이터를 가지고 있으면 잡아들이는 식이다 .
우리나라로 치면 예전에 "금지서적 "을 소지하면 잡아들이는 격이라고나 할까 ?
예전에 금서 몇 권을 가지고 발발 떨면서도 맘 속으로는 흐뭇해하던 유치한, 그러나 순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820/pimg_737999143690709.jpg)
가브리엘은 천천히 민중들의 삶에 대해 공감을 하게 되고
자신의 계급을 뛰어넘는 행동을 할 계기를 겪는다 .
그러나 고문에 못 이겨 루벤 신부의 이름을 불어버리는 배신을 하게되고
그 죄책감과 정부군에 대한 반감으로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반군에 가담하려고 뛰어나간다 .
그걸 참을 수 없는 아비는 가브리엘이 그린 벽화를 훼손해버리는데
이것도 우리나라 독재정권에 가진 자 아비가 하던 행위와 동일하다 .
젊은 게이 사제는-아, 그는 게이였다 . 가브리엘은 드디어 밀림으로 가서 게릴라들과 함께 총을 든다 .
포로 미군 맥더글라스는 , 게릴라들에게
너희들도 권력을 잡고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 러시아 녀석들과 별 다를 바 없을 거라고 ,
너희들이 꿈구는 유토피아는 산산조각이 나버릴 거라고 비웃는다 .
게릴라의 리더 제르만은 , 유토피아가 없는 세상이란, 냉소적인 연극처럼 부자가 더 강해지고
가난한 자는 더 비참해진다고 단언한다 . 미국이, 이 지상에서 약자들이 어떤 불평도 못 하도록
그 입을 틀어막기 위해 , 저 하늘 위 천국을 얘기하는 게 그런 거라고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820/pimg_737999143690711.jpg)
각성한 가브리엘은 이 모든 것을 스폰지처럼 받아들인다 . 결핵에 걸려 콜록거리는 제르만은
양키들이 이익에 반하는 것은 깡그리 없애버릴 수 있는 기술력이 있지만
참다운 인간을 보는 능력이 없다고 일갈한다 . 현재의 비참하고 굴욕적인 모습 뒤에 감추어진
인간의 다른 변을 보지 못 한다고 , 우리 게릴라들은 너희 양키들이 뒷마당 삼아 오랫동안 고통을 주어온 남미대륙에
희망을 전하고 있는 거라고 , 민중 전체가 우리 게릴라들을 보고 있다고
결점없는 냉철한 투쟁은 게릴라들의 의무라고.
그렇다 . 게릴라들은 무기를 들고 항쟁하며 그 희망의 불을 끄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이다 .
그들은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고 했다 .
가브리엘은 그런 논쟁을 보면서 자신의 계급과 성적 취향의 갈등, 인간의 존엄에 관한 학습을 한다 .
그리고 정글 생활을 통해 극한의 처지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갖가지 모습에 대해
성찰을 하고 성장해간다 .
그것은 뼈를 깎는 고통 , 자체였다 .
그들은 서로 묻는다 .
승리할 거라는 확신이 있는가 ?
우리의 투쟁은 정의롭다. 그러니까 승리할 수 밖에 없다 . 역사는 그렇게 흘러가야 되는 거 아닌가 ? 하고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820/pimg_737999143690713.jpg)
가브리엘은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해서도 당당해져야한다는 걸 깨닫는다 .
게이건 트랜스젠더건 차별받지 않는 것이 혁명인 셈이다 .
영국인 게릴라 파우스토는 리더 제르만의 아내 마누엘라와 일회성 통정을 했지만
그는 양성애자였다 .
가브리엘은 자신의 출신계급을 미워하던 산후안의 디에고에 대한 아릿하던 연정을 기억하며
파우스토에 대한 애정을 토로한다 .
두 사람은 그 극한 상황에서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데 생명이 경각에 달렸다는 점에서 그건 너무도 절박한 선택이었다 .
그렇게 길고 긴 길을 돌아 그들은 승리했고
니카라과에는 민주정부가 수립되었다 .
아비에게 붙들려 미국으로 보내졌던 가브리엘은 산후안으로 돌아와 민중들이 그린 벽화를 본다 .
거기에는 정부군에 대항해 라이터를 들고 불을 켰던 콘셉시온이 그려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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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들에게 윤간을 당한 성매매여성 콘셉시온은 그 고통을 딛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말했다.
" 사랑은 주는 거잖아요 . "라고 .
그 콘셉시온을 총살당했고
그 여자를 사랑하던 순정남 브에나 벤트라는 그 벽화 앞에 꽃을 바친다 .
마을의 모든 남성들에게 사랑받던 콘셉시온을 진실로 사랑하고
돈을 벌어 그 여자를 그 생활에서 구출해내고 싶었던 브에나 벤트라는 꽃으로 환치된 순정을 받친 것이다 .
그리고 ...그가 사랑해서 미래를 같이 설계하고 싶었던 파우스토는....
다른 길을 간다 .
그것도 인생이다 .
그림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아름답다 .
마치 작가 르파쥬가 사실은 가브리엘이 아닐까 싶도록
주인공의 심리와 상황이 정교한 획과 컬러로 펼쳐진다 . 단 돈 12,000 원으로 보는
억압에 대한 분노, 혁명에 대한 고결한 헌시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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