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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양장)
박상률 지음 / 사계절 / 2004년 3월
평점 :
훈필이는 올 해 열 세살로 시골의 작은 섬마을 진도에서 산다. 훈필이가 사는 마을에는 '꽃치'라는 사람이 종종 동냥을 오곤 했는데,꽃치란 이름은 그 사람이 망태기에 꽃을 항상 꽂고 동냥을 해서 마을사람들이 꽃동냥치라고 부르는데서 유래되었다.
꽃치는 노래를 매우 잘 불렀다. 그래서 마을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꽃치가 무서운 사람이라 무슨 해꼬지를 할 지 모른다고 했지만,그의 노랫소리만은 제법 들을 만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하지만 꽃치는 노래는 잘 했지만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밥을 얻어먹어도 아무런 인사없이 밥만 먹을 뿐이고,아이들에게 해코지도 전혀 하지 않았다.
훈필이는 마을에 같이 사는 은주라는 여자 아이를 좋아한다.은주네 언니는 서울 술집에서 일했는데 어느날 취객의 추근거림을 뿌리치려다 취객에게 맞은 것이 잘못되어 목숨을 잃었고,은주네 고모는 시집을 갔다가 아이를 못 낳는다고 남편에게 두들겨맞아 정신이 이상해져서 돌아왔다.어느날,훈필이는 은주네 고모를 따라하며 은주를 놀리는 아이들에게 은주의 편을 들며 화를 냈다가 '은주 신랑'이라는 별명을 얻게된다.훈필이는 그 별명이 부끄러우면서도 왠지 기분이 좋았다.훈필이는 그 이후로도 은주에게 방학숙제도 빌려주고 밥도 집에 가져다 주고 하면서 은주에게 관심을 표현했지만 은주에게는 별 반응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훈필이네 시골학교에 서울에서 예쁜 여학생이 전학을 오게 된다.이렇게 변수로 부터 역사는 이루어진다 . 훈필이는 원래 서양에나 있는 멋진 목장을 차려서 은주와 같이 살 꿈을 가지고 있었다.그래서 처음에는 그 서울 아이에게 별 관심이 없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런 멋진 목장에 어울리는 여자는 무뚝뚝한 은주가 아니라 예쁘고 사근사근한 그 서울 아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그래서 훈필이는 아침 일찍부터 그 서울 아이를 기다려 그 아이가 나타나자 들국화를 선물한다.놀랍게도 그 서울 아이는 훈필이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훈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생일파티에 초대한다.하지만 훈필이는 그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만 놀란 나머지 뒷 이야기를 자세히 듣지 못했고 결국 생일파티에도 가지 못했다.그리고 훈필이가 서울 아이에게 꽃을 주었다는 소문이 학교 전체에 퍼져 그 소문은 은주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된다.그 이후로 훈필이는 은주나 서울 아이와의 관계가 잘 풀리지 않는다.거기다가 예전부터 훈필이가 중학교 갈 돈을 벌기 위해 애지중지 키우던 염소도 병으로 죽게되고 학교공부에도 회의를 느끼게 된다.그리고 결국 훈필이는 학교 책상에다 '사랑,추억,희망,성공'이라는 말을 새기고 가출을 하기로 결심한다.
부모님 몰래 오백원을 훔쳐 집을 나온 훈필이는 처음에는 어느 할머니의 도움을 빌려 공짜로 배를 타고 목포까지 가지만 서울 가는 역 주변에서 오백원을 다 뺏기는 바람에 '나그네 식당'의 주인의 도움을 받아 사흘만에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그 사이에 훈필이의 마음은 훌쩍 커버린다.그러던 어느날,말을 전혀 안하던 꽃치가 훈필이에게 '꽃이 아름답지 않냐?'라고 물어본다.그리고 그 이후로 꽃치는 마을에 나타나지 않는다.그리고 예전부터 꽃치와 사귄다고 소문이 났던 은주네 고모는 해산 달이 얼마 남지 않게 된다.훈필이는 꽃치가 마을 어른들의 비밀을 지켜 주기 위해서 마을을 떠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를 그리워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난데없이 봄바람이 불어오며 이 이야기는 끝난다.
이 책은 막 인생에 눈을 뜨기 시작한 훈필이라는 소년에 대한 성장 소설이다.훈필이는 겉으론 소심하지만,누구보다도 성숙하고 생각이 깊다.하지만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꽃을 꺾어다 준다든지,은주와 대화하고 싶어 은주네 집주변을 얼쩡거리는 장면에서는 훈필이가 참 순수하게 느껴졌다.나도 그렇지만 보통 사람들은 '가출'하면 그 학생을 불량하게 여기고 안좋게 보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이 소설에서 훈필이가 가출을 결심한 이유는 자신의 꿈을 더 키우기 위한 도전이었다.어린 나이인데도 호기심과 배짱을 가지고 그런 결심을 한 훈필이가 기특하다 . 요즘 소년 , 소녀들은 입시에 찌들려 학원이나 공부방만 전전하고 혹시 가츨을 하더라도 혼숙이나 범죄 미혼모로 전락하는 게 안타깝다 . 멋진 가출을 하면 좋겠다 . 그것도 인생의 큰 기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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