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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ㅣ 일신 베스트북스 18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 일신서적 / 2007년 11월
평점 :
제제는 다섯 살 밖에 안 된 어린 아이이다.
늘 장난만 일삼아 하는 제제를 사람들은 ‘망나니, 악마’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모든 장난은 제제가 저지른 것이라고 생각하여
언제나 제제를 구박하고 제제의 부모님에게 이르기 까지 했다.
제제가 장난을 쳤다는 소식이 제제의 부모님 귀에 들리는 날에는
언제나 집안에서 비명소리와 매타작 소리가 들렸다.
나는 다섯 살 아이가 장난을 친다고 심하게 혼을 내거나
착해지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것은 어느 부모라도 잘못하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아이들은 매를 맞거나 꾸중을 듣고 나서도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한다. 제제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자신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어린 아이에게 욕을 하면서 어린아이의 순수성을 없애는 행위는
제제가 이 세상에서 자신은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제제의 신기한 능력이 신기하면서도 부럽기도 하다.
제제의 나무인 밍기뉴와 대화를 나누고 어른들이나 하는 걱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제제한테는 밍기뉴가 말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는 아주 소중한 나무이다.
늘 그 나무 아래에서 나무와 단 둘이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 했다.
그러나 약간 의심이 갈 때가 있다. 과연 그런 어린 아이가 그런 생각과 걱정을
할 수 있을지 말이다.
지난 주 금요일. 동네 어귀에서 어느 동생과 형의 싸움을 목격할 수 있었다.
동생은 형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있었고 형은 동생의 머리를 계속 때리고 있었다.
사과를 받아주지 않던 형은 동생을 발로 걷어차고
등을 때렸다. 결국 형이 가자마자 동생을 눈물을 흘렸고
형을 원망하면서 돌아갔다. 그 모습은 제제와 제제의 형 또또까를 보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싸우지 않지만 제제가 형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고
얼굴과 등짝을 얻어맞는 장면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형은 형이라는 이유로 동생을 때렸다. 제제가 누나에게 잘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또또까는 자신에게 죄 없는 아이를 때리기만 했다.
제제의 집안형편은 좋지 않다. 엄마와 누나는 공장에서 밤낮없이 일해야 했고
아버지는 직장을 잃었고 교복도 학교에서 얻어 입어야 했다.
신발도 없이 지내야 했던 제제는 어느 날 포르투갈 사람의
차에 붙어 타다가 그 자리에서 잡혔다.
사람들은 망신을 당하는 제제를 보며 웃었고 제제는 그 날 이후로
그 거리를 몰래 지나다녔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날의 일을 기억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도 그런 적이 있지만 내가 실수를 해서 사람들이 웃었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 일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제제가 발바닥을 베이던 날. 제제는 또 그 거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제제는 또 포르투갈 인에게 걸리게 되었다.
그 포르투갈인은 나쁜 사람이어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부자 같았다.
제제는 결국 포르투갈 인과 함께 보건소에 가서 발바닥을 치료하였다.
그 날 이후로 둘은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사실 어른과 친구가 되는 것은 힘든 일 일 것이다.
아이가 어른을 대하는 것이 조금 힘들지만 제제는 힘들기 보다는
어른과 의사소통이 되는 듯 했다.
제제는 형과 누나에게 맞은 뒤 또 아버지에게 맞게 되었다.
살이 까이고 멍이 들고ㆍㆍㆍㆍㆍㆍ. 제제에게는 가족이란 없고
뽀르뚜까 밖에 없었던 것이다.
요즘 우리 세상에 철이 들라며 허리띠와 주먹으로 맞는 어린아이는
얼마나 될까. 많다고 해도 철이 들라고 어린아이를 때리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제제는 그런 고통을 받고 또 다른 고통을 받았다.
자신의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따르던 뽀루뚜까가
기차에 치어 죽은 것이다.
그리고 제제의 오렌지나무 밍기뉴도 잘라내야 한다는 또또까 형의 거짓말로
상처를 받았다. 어린 나이에 상처를 받아 어른이 되어
아픈 기억을 잊고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거의 어렸을 때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커서도 그 상처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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