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오스 - 피의 맹세 스토리콜렉터 5
크리스토퍼 판즈워스 지음, 이미정 옮김 / 북로드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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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표제만 보고는 내용을 짐작하기 힘들었다.

블러드 오스.

여름을 겨냥한 호러물인가? 아니면 종교? 사상? 전쟁?

뱀파이어를 주제로 했으니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호러겠지만 생각보다 액션적 성향이 강하더라.

개인적으로 호러물에 대해서는 알러지가 있기 때문에 다행인 편이지만 액션물에 대해서는 흥미가 약해서 사실 사회적 요소와 잘 짜맞춘 구성은 굿~!이나...영상미에 기대어 더 발할 작품이기에 소설로서는 별 네개만 줬네.

뭐...설정이 좀 삐끗한 괴물도 별감소의 원인이 됐다.

 

폭로 전문기사 출신답게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상상력이 매우 현실적으로 녹아들어가 있고, 흥미를 유발할 줄 아는 능력이 탁월하다.

사회적 이슈사건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가시화시켜 독자들을 이끌고가는 능력이 출중하여 팩션임에도 사실같은 그의 표현에 어느새 경계도 잊고 그저 앞의 내용이 궁금해 도중에 끊는 시간도 아깝다.

각 나라마다 팩션작가들이 많이 있는데 그 나이와 성별이 그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기 때문에 <블러드 오스>도 남성적 목소리가 물씬 묻어난다. 나이는 모르지만 작품을 읽었을 땐 젊은 작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요샌 겉모습도 그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에 작가의 나이까지는 자신이 없다.;; 

 

누구나 마음 한편에선 욕망을 키우고 그 이면에 선 본인의 윤리의식과 대립할 때 고민하며 본래의 이념을 관철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가상 영웅들의 굳은 심지에 열광하고 지지한다.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고 언제나 힘든 '지금'에서 누군가 구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탓이기도 할 것이다.

게다가 뱀파이어라는 특별한 개체와의 우정을 동경하는 심리까지 자극하고 있으니 사회소설로서 독자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반영하여 '과연 기자'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뱀파이어를 다룬 작품들은 그들의 창백한 아름다움을 유혹적으로 그려내는데 비중을 많이 두어 뱀파이어와의 관계는 여자들의 로망이었다면 <블러드 오스>에서 보여주는 잭과 케이드의 우정은 남자들의 로망이다.

너대니얼 케이드의 영웅적 묘사와 속물근성으로 성장할수도 있었던 잭의 너대니얼 케이드에 대한 시선의 변화와 우정이 볼만하다.

또한 나쁘지도 않지만 착하지도 않은 잭의 사상과 실행능력은 우리의 영웅심리를 자극하여 책을 통한 통쾌함을 선사한다.  

 

여름이라 스릴러물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극은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나처럼 자극적인 스릴러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시원한 통쾌함 정도로 즐길 수 있는 소설이다.

약하게나마 으스스한 부분도 있으니 더운사람들은 한번 펼쳐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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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이 하하하 - 뒷산은 보물창고다
이일훈 지음 / 하늘아래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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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통해 건물과 자연의 조화로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인지 저자는 뒷산에 대해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초첨이 인간이 아닌 '뒷산'그 자체에 있다.

펼치기 전엔 <뒷산이 하하하>라는 제목에 막연히 인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뒷산에 대한 즐길 여유를 나열했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르게 오로지 자연 안에 들어가 우리가 펼쳐놓는 일들을 관망하고 있어 산의 목소리를 듣는 듯 하다.

 

초반에 산의 자연스러움에 끼어드는 사람의 부자연스러움이나 조화로움 등을 보여주는데 지금까지 등산을 하는 사람들을 막연히 산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일훈건축가처럼 산의 입장에 서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니 등산매니아들은 단지 산을 심신수양의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는 것, 산에 있다고 다 산을 아끼는 행동만을 취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물론 산에 간다고 다 산에 대한 애정으로 가는게 아니라 본인의 목적에 대한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워낙 빌딩숲이 익숙한 나에게는 그저 자연의 숲에 가는 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한다는 고정관념이 깊었기 때문이겠지.

 

시기가 적절하다고 해야할까...안타깝다고 해야할까...

책이 출간되고 얼마되지 않은 지금 서울과 기타 지방은 천재로인한 물난리로 고통을 받고 있다.

원인이 왜 일까? 온라인에서는 서울의 물난리를 두고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타계정 예산의 무리한 삭감으로 홍수대비 시설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전시행정 탓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행정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생각해도 아무리 천재라지만 이런 식으로 대응이 취약한 것은 확실히 지금 행정상태에 문제가 있다.

부촌에 저주가 내렸네 어쨌네 해도 결국 최대 피해자는 반지하나 낮은지대에 거주하는 서민들이 아닌가 말이다.

졸속행정의 끝이 보이는 순간이라 그 피해상황을보면 안타깝기도하고 화가나기도 하고 이러면 안되는데 2년 전에 서울을 떠나온게 다행스럽기까지 하다.

서울을 비롯한 위성도시들은 점점 자연경관을 해치며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터져도 터질 일이었는지 모르나 그 대책을 세울 정책이 진행되지 않았으니 시장은 또 핑계를 나열할 것이 아니라 사죄부터해야 서울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을 듯.

 

잡솔이 너무 길어졌는데 세상만사 모든 일은 부메랑이다.

자연과 어우러져 조화로움을 이루려하지 않고 그 위에 서서 군림하려하고 파괴하고 독식하였으니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곪은 상처가 터진 것이다.

 

저자는 약수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데 "약수는 단지 식수가능한 물이 나오는 구멍이 아니라 산의 일부분"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본인의 목소리를 제대로 공감시킬 수 있는 한줄이다!

많은 이들의 각성을 불러올 것이다.

이 문장을 보았을 때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랄까?

좋은물을 마시겠다고 그저 감사하기만할게 아니라 약수터가 산의 일부임을 깨달아 앞으로도 지속가능하게 받아마실 수 있으려면 우리 역시 산이 건강한 물을 흘릴 수 있도록 산의 재생을 도와야한다는 깨달음을 행동으로 이어 지속시키고 싶다.

 

후반부에서는 약수터를 놓고 벌어지는 인간의 천태만상이 들어있다.

그 모습이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경우가 많아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참 씁쓸함이 몰려오는 순간이 더 잦다.

약수터를 향한 우리들이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발걸음을 향하는 것일 텐데도 그 와중에 인간의 욕심이 끼어 약수터와의 관계가 공생이 아닌 기생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안타깝고...

물을 마르게 하는 것은 잦은 발길이 아니라 무관심으로 인한 끊어지는 발걸음이라는걸 깨닫고 약수에 대한 소중함과 약수터를 되살려야하는 중요성을 깨닫고 어떻게라도 홍보하고 싶은 마음이 넘친다.

 

단지 산에서 오는 장점들을 즐기려는 책이 아니라 산과 함께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인생에 보탬이라는 관점이 아닌 인류를 위한 작은 걸음을 도와줄 <뒷산이 하하하>이기에 많은 사람에게 읽혀졌으면 좋겠다.

학교에, 회사에, 행정부서에 비치되어 자연을 살리고 우리도 함께 장기적으로 건강할 수 있는 인생을 위한 노력들을 조금이나마 실천할 수 있는 도움을 받게 되길바래본다.

백문이 불여일견.

당장 주변의 지인들에게 <뒷산이 하하하>를 추천하여 산을 되살리는데 대한 중요함과 앞으로의 전망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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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 이태석 신부 이야기
우광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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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신자임을 자처하지만 워낙 신실한 분들에 비해서는 성실하지 못한 탓에 이태석신부님의 이야기를 이제서야 접하게 됐다.

예술적으로 넘치는 다재다능함과 사회적으로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오른 이신부님의 선택은 일반인이라면 망설임만 가득할 조건 속에 있어 한번 놀라고, 그 후의 아프리카로 봉사가심을 결정하고 진행하는 결단력에 또한번 놀라게 된다.

이만해도 상당한데 사제생활을 온전히 생명을 살리느라 쏟은 분이 평균수명보다 일찍 가셔야하다니...그 와중에도 더 많은 희망을 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하시는 모습은 이제 놀라움을 넘어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어찌 인생의 큰 변화 앞에서 담담하고 망설임없이 결단을 내릴 수 있었는지 과연 나와는 그릇부터가 다른 분이구나라는 생각 뿐이었다. 읽는 내내 감동스러움과 비례하여 나의 신앙적, 인성적 핑계들이 부끄러워 몸둘바를 모르겠더라.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주시고 희망을 보여주는 큰 업적 속에서도 스스로를 낮추느라 '아무것도 아닌'행동으로 치부하셨지만 이신부님이 행하신 일들은 나에게 영적, 인성적으로 큰의미를 가진다. 

그분이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하며 탈렌트를 실행하는 모습은 오로지 그 초점이 하느님에게 맞춰져있어 흔들림없이 정도를 걸으신 분이기에 천주교인들에게 신앙인으로서의 가져야할 마음과 태도를 몸소 가르쳐주신다.

 

척박한 수단에서의 생활에서 배울 수 있는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도 한동안 잊고 지냈던 나를 환기시켰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몰라보게 급진적으로 변화한 우리는 넘치는 경제적, 문화적 풍요속에서 그만 '만족'에 무감각해져 '감사의 마음'을 상실해버려 기존엔 존재하기에 시간이 아까울 정도의 사회문제가 점점 불거지고 있다.

감사하는 마음, 주변인의 존재의 소중함, 사랑할 수 있는 기쁨을 상실한 채 풍요 속 빈곤에서 괴로워하는 현대에 이태석신부님이 수단과의 상대적인 모습에 얼마나 안타까워했을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부끄럽고 속상하다.

 

문득 한동안 잊고 지냈던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지금'인지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내가 필요로하는 것 보다 많이 가지고 살면서도 뭘 그렇게 부족하게 느끼며 사는 것인지, 왜 자주 넘침을 간과하고 부족함에 탄식함이 늘어가는지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또한 수단의 척박함에서도 감사할 줄 아는 그들의 모습에 오히려 배운다는 이신부님 말씀처럼 나 역시 이신부님의 행적을 통해 작은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나눌 줄 아는 행동, 정도를 걷기 위한 사고의 전환을 배울 수 있었다.

 

세상엔 여러 종류의 사랑이있지만 일회성이기 쉬운 연애감정, 원망이 섞이기도 하는 가족관계, 오해로 무너질 수 있는 우정 등을 초월하는 '사랑'을 몸소 실천하신 이태석신부님.

<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의 후반에서 이신부님이 부르셨다는 대중가요도 그분의 관점에서 따라 읊어보니 이성간의 사랑을 뛰어넘는 범우주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문득 '사랑밖에 난 몰라'가 머리에 떠 오르며 그 가사처럼 사랑밖에 모르고 사셨고, 오로지 그 가르침을 따르는데 온전하셨던 이태석신부님의 한결같음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신부님을 직접만난 사람들은 모두 그 관계를 각별했다 여긴다는데 그만큼 하나하나의 만남을 소중히 여겨 전념을 다해 우정을 나눴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이신부님과의 교류는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 기회조차 없어 안타깝지만 <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로나마 이신부님을 접하고 배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책을 덮어도 깨우친 것 이상으로 실천해야 할 많은 실행들이 물밀 듯이 머릿속을 덮쳐 순서가 뒤죽박죽이지만 차근차근 나아갈생각이다. 그분의 모습을 그대로 실천하기엔 그릇이 다른 나이기에 나는 나대로 나답게 '조금이나마'실천해야지.

 

종교인에겐 신앙심을, 일반인에겐 리더쉽과 인성에 대해, 나눔과 감사에 대해 고취시켜주는

<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연인이나 친구, 부서원단위, 사회적 친목모임으로 읽고 가슴의 온도를 조금 올려 주변을 같이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기회이며,

또 무엇보다 가족단위로 여름방학이라 참고서에 지친 어린아이들에게 휴식과 함께 심신의 양식을 제공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한동안 잊고있던, 언제나 기억해야 할 '사랑'에 대한 가르침을 환기시켜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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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스팡 수난기 - 루이 14세에게 아내를 빼앗긴 한 남자의 이야기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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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으로도 막강하지만 워낙 패션과 예술로 유명한 나라인 덕분에 문화강국으로 더 잘 알려진 프랑스.
워낙 글로벌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어 타국임에도 그들의 역사와 문화는 참 친숙하다.

그중에서도 프랑스를 깨우는 시민운동의 원인 중 하나인 베르사이유궁전은 당시의 프랑스 시민들의 생활을 힘들게 했을지언정 지금은 어엿이 프랑스를 대표하며 관광사업에 꽃을 피워 현재의 프랑스 국민들을 먹여주고있다니 아이러니한데...

찬란한 문화유산을 남겨준 시대의 화려함과 풍족함은 상대적 박탈감을 수반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인지 지나치게 향락과 사치를 누린 귀족문화의 반면에는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생활조차 박탈 당한 채 빈곤과 비위생을 평범하게 여기며 살다간 하층민의 안타까움에 마냥 감탄만하며 바라볼 수는 없는 유적 중 하나다.

 

그런 상반되고 반쯤은 취한듯한 시대에 몽테스팡후작의 이야기는 부족함이 없어 지루했을 귀족들에게 좋은 가십거리가 되었을 것이고, 웃을 일이 없는 서민들에게는 좋은 농지거리가 되어 전해지면서 현대까지 끊임없이 사랑받는 예술적 소재가 됐다.

이미 아는 내용이지만 누가 쓰느냐에 따라 그 표현이 달라 어떤 고전이든 각색으로 늘 신선하게 다가온다.

장 튈레는 <몽테스팡 수난기>를 애초에 무대에 올리기 위해 쓴 것인지 인물의 동선과 배경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등장인물들의 대화에서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하여 한다.

 

몽테스팡후작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여러매체로 표현되어 왔지만 고전인 탓인지 아니면 내가 영화보다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좋아해서인지 확실히 오페라의 형식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몽테스팡 수난기>를 보는 내내 한편의 오페라를 관람한 느낌이었다. 귀에서 배경음악까지 삽입이되는 신기한 느낌을 느꼈을 정도로 작가는 <몽테스팡 수난기>라는 텍스트만으로 이뤄진 시각적 수단으로 오감을 만족시킬 줄 아는 역량을 보여준다. 

다만 너무 경쾌하게 풀어내느라 유쾌하게 보긴 하였으나 진지함을 다소 해치진 않은 것인가 싶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슬픔을 희화화할 수 있는 연극이야말로 표현하고자하는 목소리에 대해 제대로 인지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니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경쾌함을 해치지않고 괜히 진지해지지않는 담백한 일관성을 보여준데 대한 능력을 더 높이 사고싶다.

 

굳이 기회를 만들려하진 않지만 주어진 기회는 잡고싶은 속물근성 때문인지 몽테스팡 후작의 고집적인 순정이 답답하게 느껴져 꼬집어주고 싶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를 탓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랑에 성실해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한없이 부러운 이야기이기만하다.

체험하고 싶지도 않고 상상할 수 없는 르네상스시대의 박탈감 속에서 몽테스팡 후작의 이야기가 빛나는 까닭은 시대에 반하는 그의 순수함 덕분이기도 하고 현대의 삭막함에 요구되는 덕목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빚어낸 현대인의 풍요속 외로움이 소셜커뮤니티를 활발하게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만큼 <몽테스팡 수난기>에서 발하는 작가의 목소리는 의미심장하다.

단순한 희곡이 아니라 현대의 사고방식에 비춰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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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사회문화사 - 정부 권력과 담배 회사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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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담배가 가진 역사를 통해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는 <담배의 사회문화사>는 대한민국의 근대와 사회상을 설명하는데 생소한 방향에서 접근하고있어 근대문화와 역사를 공부한다기 보다는 호기심으로 접할 수 있게 한다.

기존에 사회상을 그리는 도구로는 그림과 음악, 소설같은 예술적 소재들이 보편적이었다면 강준만교수는 <담배의 사회문화사>이전에도 룸살롱, 식음료 등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구성을 보여줬다.

단순히 시대의 모습을 나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이해를 돕고자하는 그의 노력이 돋보인다.

 

<담배의 사회문화사>를 접하기 전에는 흡연의 역사가 길수록 애연가의 농도가 짙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스스로도 비흡연자이고 주변이 거의 금연상태여서 간접흡연조차 거리가 멀기에 상당히 건강한 세포를 타고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조상들이 골초유전자를 물려주었다는 생각에 허탈함이 밀려온다.

 

무릇 후대에 물려줘야 할 것들 중에 좋은 환경과 경제적, 문화적 발전들이 있지만 건강은 그 유물로서의 의미를 부여받지 못하는 것이 쉬운데 유전을 간과한 개인소관으로 인지되는 편이 보편적이라서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으로 체질이 바뀌고 당장 섭취하는 음식이 10년 후에 효과를 발휘하는 등 축적하며 변해가는 신체를 고려해 봤을 때 유전만큼 신경써야할 유물도 없다.

현재의 금연정책을 놓고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찬반논란도 논란이지만 흡연자 스스로가 개인의 건강에 대한 유물로서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 고차원적 의무감과 함께 비흡연자의 '간접흡연을 하지 않을 권리'를 존중해 줄 수 있는 의식의 환기가 요구되는 때이다.

 

정부정책으로 오랜세월 중독될 수 밖에 없었다고는 하나 의식의 성숙과 더불어 금연에 대한 도움을 받을 의지만 있다면 기관과 제품들은 넘치기 때문에 결국 노력해보지도 않고 정부 탓을 하기에는 어린아이의 떼쓰기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물론 금연에 드는 비용은 흡연비용에 만만찮을테니 정부가 보상차원에서 복지적 혜택을 수반해줘야 금연정책에 면이 설 것이다. 비흡연자로서 세금이 아깝긴 하지만 모두의 건강을 돕고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의무로 그정도 복지는 지지하고 싶다.

저자는 흡연에 대한 호불호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담담히 담배가 가져왔던 사회적 변화와 정부와의 유착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요소로만 다루어 객관적인 시선을 제공하기 때문에 읽는데 거북함은 없지만 그럴 수록 더욱 더 담배가 가지는 해악과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눈에 띄어 평소에 크게 염려하지 않던 부분들에 대한 정책적 방안에 관심이 가게 된다.

 

금연을 위해 담배값 인상과 건강에 대한 경고로만 대응하기엔 흡연자들의 내성이 더욱 강해진 지금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로도 들리는데 부정적이기만한 시각을 제하고도 왜 담배를 끊어야하는지를 배우게 되니 효과적이다.

정책적 강행도 필요하지만 흡연자들에게 던져주는 질문의 방향에 대한 설정을 생각해 봐야겠다.

 

비흡연자로서, 여자로서 담배가 보여주는 사회상이 썩 달갑지는 않지만 예상치 못한 접근방법으로 구성하여 다양한 사료들을 첨부하고있어 꽤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담배만으로 근대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강준만교수의 역량이 대단한만큼 다음 주제가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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