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리사 제노바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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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다큐멘터리, 소설 등을 통해서 우리는 적지않게 알츠하이머에 대해 정보를 제공받아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주변에 관련 질환에 대한 연계성이 없어서 그런지 먼나라 이야기인 것만 같고 대중매체의 요소에 지나지않은 비중으로만 다가와서 대비하려는 자세가 없었다.

 

알츠하이머 자체도 무섭고 걱정되지만 그에 대한 막연함에 발병에서야 정신이 번뜩 드는 것은 더 무서운 일이다. 대한민국의 적지않은 수가 알츠하이머로 고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대처하는 이유는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그 증상과 발병상태가 달라 스스로가 알츠하이머라는 자각을 못 할 수도 있기 때문일 것 이다.

 

병환이 분명해서 의사가 숙고하여 진단을 내려도 심적 거부감에 인정하려하지 않는데 '긴가민가'하는 정도에서는 공식적으로 통보받으면 인정하는 꼴이 되니 애초에 의심이 드는 정도에서는 병원을 찾지도 않게 된다.

마치 결과를 듣지 않으면 없었던 일로 칠 수 있는 것 처럼.

하지만 다른 모든 병들과 마찬가지로 발병의 시기와 대처에 있어 준비성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당장의 생명을 앗아가는 '암'을 대비하는 우리의 염려와 같이 '알츠하이머'는 영혼을 잠식해가는 무서운 병이기에 개인적으로는 더욱 끔찍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정확히 태어난 순간부터 호흡이 다하는 그날까지가 '삶'의 정의라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숨 쉬고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연장과는 상관 없이  

'죽음'이란 개인의 존엄성과 의지가 흔들리는 순간부터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리사 제노바는 신경학 박사과정 중에 알츠하이머에 걸린 할머니를 보며 그녀의 전공과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는데, 그래서일까?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는 제목처럼 강렬하진 않지만 너무 자연스럽고 잔잔하게 감수성을 흔든다.

논문과 소설은 또 다른 영역임에도 감수가 잘 된 것인지 그 문체와 구성은 딱딱하지않고 너무도 인간적인 연약함을 가득 담아 보여주고 있다.

 

시점 또한 직접 알츠하이머를 겪으며 고전하는 앨리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주변인물들의 관계도 그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인다.

가끔 앨리스의 입장에서 가족들의 말과 행동에 서운함을 느끼고 어처구니 없을 때도 있지만 시점이 앨리스의 시점이 아니라 인물들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서인지 알츠하이머를 겪는 환자의 가족들의 입장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이해가 되면서도 어느새 좀 더 배려를 요구하려는 자신을 느끼게 되고, 서운하다가도 그 상황이 가져오는 피해는 비단 당사자만이 아닌 그 가족이기도함에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에 그렇다.

 

피력하고싶은 주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소설만큼 탁월한 매체가 또 어디있을까?

영화나 음악을 통해서도 사람들은 감화를 받지만 개인마다 스스로 편집해가는 그 속도감과 언어가 주는 상상력은 그 효과를 배로 끌어낸다.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역시 소설의 효과를 빌어 알츠하이머에 대한 경각심과 환자 뿐만이 아닌 주변인들의 자세와 슬픔, 그 과정을 견뎌내는데 필요한 사랑을 말하고 있다.

 

슬프고 안타깝다.

그럼에도 아름답고 따뜻해 가슴아픈 소설이다.

내 주변의 모든 이들의 안녕바라며 행복을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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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
셰인 존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세계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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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제목과 표지에 속아 내용에 대한 예측이 빗나갔다.

첫장을 펼치면서부터도 사실 내가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을 별로 못했던 것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은유와 상징이 가득하여 한편의 '장시'인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

우선 그보다 초현실주의의 현대적 미학을 최대치로 표현한 이미지에 목소리의 높낮이, 사건에 대한 강조 등에 따라 달라지는 글자크기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르의 벽에 가로막히지않고 작가 본인의 역량을 드러내는데 탁월한 방식을 한껏 활용함에 그 많은 감동과 찬사가 이해 된다.

 

표현하고자하는 현실을 나타내는데 명확한 인지적 전달로 삭막하고 공허 할 독자들의 감수성을 아름답게 채워주고있어 씁쓸하면서도 달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거칠고 슬프다.

시대는 언제나 거칠고 팍팍하지만 그와중에도,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달콤함과 아름다움이 필요되고 부각되어 감정적 충만함을 주는 것은 아닐까?

결핍과 억압은 살풍경함의 상징이 아니라 미학적 완성의 충만을 위한 조화로운 조합이라고 말하는 듯 그 경계의 모호함을 <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에서 내용과 구성방식을 통해 온몸으로 표출하고 있는 듯 하다.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의'에 대한 정의는 대체 그 기준이 뭔지 의문부호를 던지기 수차례.

나이가 들고 정보를 습득하며 사고력이 성숙해져야 할 텐데 어째서 작품을 통해 세상이라는 렌즈를 통해 '정의'에 대한 가치관은 정리안된 캐비넷처럼 어수선하다.

 

많은 시행착오로 스스로의 견해에 대한 확신이 서도 꼭 옳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기 무섭게 남의 견해와 비교하며 바른 길을 찾는다기 보다는 그저 상황이 주는 '최선의 길'을 찾을 뿐이라는 그 명료하지 못함에 답답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쌓이는 경험으로 성숙해가는 정보와 지식을 활용하여 명료한 '답'을 찾는게 아니라 그 '답이 없음'을 인정할 수 있는 각자와 상황의 입장을 이해하게 될 수 있음은 아닐까?

 

아름답고 사랑스런 은유와 상징이 가득한 문학적 소양의 충만함을 느끼기엔 현실의 갑갑함과 쓰라림을 전면에 마주해야해서 만감이 교차하는 <꿀과 연기냄새가 나는 소녀>.

한편의 긴긴 시를 읽은 듯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마다 필요없는 표현없이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비유하고 있어 음미하며 읽게되기 때문에 책의 부피에 비해 읽는 속도가 더디다.

늘 불편한 현실을 인지해야하는 책임감과 탐미적 성향을 충족시켜주는 새로운 형식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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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 남과 다른 나를 찾는 자기 발견의 기술
윤태익 지음 / 더난출판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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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진화해가는 경영의 방향이 '소통'으로 집중하는 가운데 기업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학교, 가정 등 조직의 모든 곳에서 '소통'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는 상당하다.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실행시키는 방법은 다양하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시대적 요구가 확실하다는 것임은 분명한데 이제 관계의 소통을 넘어 내적인 자아와의 소통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책 <나답게>.

 

이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민주화시대이니만큼 수 많은 사람들은 일률적이지않고 개성들이 넘쳐나기에 표면적으로 자아에 대한 이해가 명확할 것만 같다.

하지만 자유가 주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만큼 인생의 무수한 갈림길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게 된다.

우리의 사고는 자유로워졌지만 가드없이 나아가기엔 사회적, 정치적 시스템이 미비하기 때문에 우리의 이상과 현실의 갭에 혼란스러울 때가 많은 것이다.

 

이 일이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왜 최근에 업무적인 회의감에 사로잡히는 걸까?





지금 하는 일이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던건 착각이었을까?

이 과목의 계열을 잘 했고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떻게된거지?

지금에 와서 왜 자꾸 이런 박탈감과 모험심이 생기는걸까?

분명 내가 못하고 싫어하던 분야에 왜 관심이 가는걸까?

나의 선택에 후회하진 않을까?

다른사람들이 모두 틀렸다는데 그들이 옳지 않을까?

 

언제나 가슴속에 수많은 질문들과 답변들이 소용돌이치며 회전하고 있어 조언을 구하고자 지인들과의 대화를 시도 해 보아도 결국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있기에 공회전만 반복하게 된다.

전문기관을 통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기관에 대한 신뢰가 약하기도 하고 경제적, 시간적 여유 부족으로 결국 혼자 끙끙앓는데 그러면 정말 답이 없다.

 

스스로를 찾아가기 위한 매체 중 역시 책이 시간적, 경제적, 공간적 제약에서 자유롭기에 한끼의 저녁식사값을 절약해 식사시간을 할애하여 관련서적을 일독하길 바란다.

개인차는 나겠지만 많이 쌓여만있고 정리되지않은 머릿속을 어느정도 정리정돈하게 될 것이다.

 

<나답게>는 선택의 자유 앞에 스스로를 제대로 인지하고 좀 더 윤택한 심신을 위한 가이드가 필요함을 환기시키며 어느정도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수많은 인간상을 단 9가지 유형으로 나누기엔 무리가 있기에 논쟁의 여지는 있을지라도 당장 자아에 대한 확신이 없는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어느정도 흔들림은 바로잡아 주기때문이다.

 

서론에선 진정한 자아를 찾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짚어주며 앞으로 소개 될 시크릿 코드에 대한 워밍업으로 시작한다.

윤태익교수가 보여주는 9가지 시크릿 코드는 크게 머리형, 가슴형, 장형으로 나뉘고 그 안에서 열정전문가, 헌신전문가, 탐구전문가, 협력전문가, 성취전문가, 창조전문가, 도전전문가, 화합전문가, 개혁전문가로 분류하고 있다.

 

시험을 보는게 아니기 때문에 심리테스트를 하듯 재밌게 해당항목에 체크하며 결과를 살펴볼 수 있다.

난 '열정전문가'형이었는데 9가지 유형 모두에서 나와의 유사성을 느꼈지만 확실히 열정전문가가 나의 성격을 대폭 반영하고 있어 시크릿 코드의 연구성과에 신뢰가 가고 내가 생각지 못하던 나의 언행에 대한 착각을 발견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사회나 생활관련 정보서적에만 관심이 많은게 아니라 대화를 좋아하며 매일 일기를 쓰고 소설을 읽기에 남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뛰어난 편이란 소릴 종종듣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모두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 반복되는 공감력에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도 상대를 이해했다는 오류를 범했던 상황들이 불쑥 기억나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습관적 오류가 있었다.

내 인생에 대한 설계에 있어 언제나 자문자답하긴 하지만 그 성과는 미미한 수준인 것이 실수로 인해 발전하기 보다는 인지하고 깨닫는 정도로 그치고 습관처럼 반복한다는게 제일 치명적이었다.

나의 단점을 제대로 마주할 용기가 없어 늘 치워버리고 말았는데 덮어버릴 순 있어도 결국 나 스스로는 오류를 알고 있기에 귀찮거나 겁나더라도 마주해야했던 것이다.

 

사춘기때만 자아를 찾고 정체성에 혼란을 느껴 통증을 겪는게 아니다.

어른이되어 나이를 먹어갈 수록 그 통증은 더 크다.

사춘기라는 이름표가 붙은 나이에는 스스로도 그 혼란을 당연하다 알려주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 혼란을 당연하게 여기고 주변에도 조언을 구하지 않더라도 먼저 손 내밀어 도움을 주는 기관과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정체성에 대한 확립이 당연한 것인양 몰아가는 분위기 속에 내면의 혼란스러움을 표출할 수가 없어 자꾸 길을 벗어나게 되고 오랜시간 지속되는 경우 뜻하지않은 결과에 좌절을 겪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조직적으로 MBTI같은 적성검사들이 정말 필요한 것은 어른이 아닐까 한다.

이왕이면 혼자 생각하고 결론을 내기 보다는 내가 속한 조직의 사람들과 결과에 대한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이 더 발전적이다.

스스로의 유형을 혼자알면 자아에 대한 이해는 높아졌을지언정 타인과의 관계에선 여전히 똑같은 이해관계가 반복되지만 조직적으로 모여 대화를 통해 서로의 유형을 인지하면 과거의 행동들에 대한 용서와 이해가 높아지고 앞으로의 관계가 윤택해진다.

개성이 너무 강해 상대를 찌르기도 하고 내가 상처받기도 해서 점점 방어벽이 높아지는만큼 <나답게>의 에니어그램을 통해 휴식시간을 갖을 필요가 있다.

 

열심히 일한 당신 잠시 쉬고 놀아라.

그저 게임하듯 에니어그램을 통해 타인과, 또 나의 자아와 소통해라.

하고싶지않은 일, 못하는 일 억지로하며 살 필요 없다.

살려고 태어났는데 심신을 죽여가는 지름길을 걸을 필요 없다.

맞지않는 옷을 입고 어기적어기적 불편하게 생활하지말고 맞춤옷을 입고 경쾌하게 움직이자.

'나답게'살자.

 

 

 

"해당서평은 더난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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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의 여자들 -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나선 여자들의 속깊은 이야기 키친앤소울 시리즈 Kitchen & Soul series 2
황희연 지음 / 예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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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역시 말 했듯 김밥같은 책이다. 

안에 들어있는 여자들 모두가 개성이 강한데 황희연작가의 입을 통해 한데 잘 어울어져있다.

뭔가 독특하고 튀는데도 불편하게 부딪힘 없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으니 신기하다.

어쩌면 이들의 기력에 눌릴 정도로 평범한 이력의 이들이라 하여도 작가는 조물조물 꼼꼼히 잘 말아서 특징을 잘 전해 줄 것만 같다.

 

영화를 보면서 필란드에 가보고 싶을 정도로 그 곳에 자리해줄 것만 같은 공기같은 분위기의 편안한 식당 <카모메 식당>.

그 영화가 주는 편안함을 이어받아 어떤 굴곡진 사연을 안고 찾아와도 그저 커피한잔에 부담없는 식사를 통해 경쾌한 추억으로 사연을 소화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카모메 식당의 여자들> 속 주인공과 저자.

 

참 예쁜책이다.

수없이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방황하고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의무적인 조언과 교훈을 주고자하는 중압감없이 그저 편안하게 수다를 떨며 공감과 희망을 보여준다.

개성이 강하지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성공'의 길을 걷는게 아닌 그녀들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시작하고 유지하는 모습을 통해 원치않는 길을 꼭 가야하는 것이 아님에 안심하고 희망을 품게 된다.

 

봄날의 아지랑이를 보듯이 뚜렷한 선명함보다 흐릿한 편안함을 선사하는 <카모메 식당의 여자들>의 시간. 그녀들의 수다에 반쯤 눈을 감고 귀를 맡기면 된다.

비스듬히 앉아서, 옆으로 누워서 쌀쌀한 가을바람에 가디건 섶을 여미며 큰 머그컵에 차를 가득담아 마시며 조용히 읽고있으니 잠이 솔솔 온다.

잠깐 잠 들었다가도 다시 일어나서 눈 비비고 어디까지 읽었는지도 명확치 않아 읽었던 부분부터 다시 읽으며 천천히 그러나 그 재미에 정신없이 빨려들어간다.

바깥세상이 아무리 바쁘고 정신없더라도 그 속도에 상황에 조바심내지 말고 불안해하지 말라고 위안을 담아 쓰담쓰담하며 따뜻하게 내려앉는다.

 

10대에도 20대에도 꾸준히 지긋지긋하게 지칠 정도로 방황하며 나는 지금 어디쯤에 서서 어디로 나아가야하는지 묻는다.

타인과 다른 속도에 다른 전개에 불안해하고 조바심냈다.

난 지금껏 나만 숱하게 방황하는 줄 알고 혼자 속으로 끙끙거리며 멍울을 껴안고 살았지만 <카모메 식당의 여자들>과 같은 청춘에세이를 통해, 친구들과의 수다를 통해 극복의 돌파구를 찾고 위안을 얻곤 한다. 그만큼 그녀들의 수다가 가지는 의미는 방황하는 20대 사춘기(?)를 극복하고있는 나같은 철부지에겐 커다란 손이 되어준다.

 

<카모메 식당의 여자들>의 그녀들은 사회적 성공궤도에 올랐고 그 역량을 한껏 발휘할 수 있을 때 또한번 스스로의 내면에 귀 기울여 새로운 길을 걷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작가가 지은 밥이 찰진지 꼬슬꼬슬한지 눌었는지 살필 틈도 없이 그저 웃으며 수다 떨다보면 어느새 마지막장까지 오게 된다.

밥이 좀 타면 어떻고 설 익으면 어떤가.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원하는 일을 해 나가며 같이 밥 먹으며 얘기해 줄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음에 행복을 느낄수 있으면 됐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좋다.

평균이라는 선에서 어긋나도 괜찮다.

나라는 사람이 가지는 의미를 굳이 찾지 못해도 상관없다.

그런 것들이 나의 행복을 가늠하는게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사회적 통념이나 기준을 신경쓰며 사는 머리가 내 마음 군데군데에 덫을 놓아 나를 헤메게 했을 뿐이다.

 

아무것도 두려워말고 눈치보지말고 나아가면 된다.

그녀들 처럼 소신있게 행복하게 나를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어떻게 삶을 전개시키게 될지 불확실하지만 '심야식당'에서처럼 부담없이 주문받고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마음으로 준비하면 되겠지.

 

(이 서평은 예담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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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 - 아직 어른이 되기 두려운 그대에게 건네는 위로, 그리고 가슴 따뜻한 격려
정희재 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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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목록 준수로 거의 모든 사람에게 읽혀진 어린왕자.

나이를 한겹한겹 먹어가면서 경험을 쌓고 생채기를 견디면서 어린왕자가 만난 인물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 멋 모르던 어린시절보다 머리가 굵은 지금에 와서야 감화가 크기 때문에 어른을 위한 동화라 부르는 것 같다.

그런 어린왕자를 두고 해설을 하거나 다르게 바라보는 서적들도 종종 읽어봤지만 서른을 앞둔 지금도 철없고 부족한 것이 많은 나에게는 어른스러운 시각이었던 걸까?

동화와 아름다운 서술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따뜻한 작가의 역량 덕에 새삼스럽지도 않은 어린왕자와 관련 된 에세이이지만 <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는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허술해한 나같은 어른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은 친근함이 느껴진다. 마치 다락방에서 찾은 친척의 일기를 찾아 읽는 느낌이다.

도서로 출판 되어 깔끔하게 구성되어있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1권의 어린왕자 책 속에 노란 포스트잇과 즉석에서 찢은 노트에 갈겨적은 감상들이 군데군데 덕지덕지 붙어있는 이미지가 연상되어 더 그런지도 모른다.

주말에 자기계발이 시급한 20대 후반의 여자는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며 잠시 <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를 통해 평균적 인생속도에서 오는 초조함을 잊고 그 편안한 여유로움에 편승했다.

 

어린왕자를 다시 한번 읽어주면서 작가의 느낀바나 관련 된 생각들을 정리해놓아 어린시절의 추억이 살아나고 지금와서 느끼는 생각의 차이를 경험하며 나와는 다른 타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타인의 추억을 엿본다는건 시대를 뛰어넘어 공감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흥미로운데 <어린왕자>를 중심으로 들려주는 작가의 이야기들이 정신적 방랑기질에 공감케하고 나와는 다른 경험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나의 개성을 자극한다.

 

요즘들어 책임을 통렬히 느끼게 하는 서른을 앞두고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하고있다.

그래서 인지 최근들어 손에 들어오는 책들이 주는 메세지는 운명처럼 받아들여진다.

아닌게 아니라 지금 나에게 이 책이 읽힌 것도 시간에 얽메이고 지나치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 스스로를 옭아메는 단점을 돌아보게 하는데 있었다고 생각한다.

 

10대에서 20대로 넘어오는 과도기에 꽤 괴로운 시간을 보내며 얻은 교훈들을 잊고 있었다가 30대로 넘어가는 지금도 이 과정을 반복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무리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리셋하 듯 당연하고도 기본이 되는 개념들을 꼭 이렇게 엄청난 번민의 시간으로 깨달아야 하다니 참 헛헛하다.

하지만 괜찮다. <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를 통해 홀로 조심스러워하며 고민하던 철없고 방랑하는 성숙하지 못한 자아의 어른도 충분히 사회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음을 목도했으니 말이다.

물론 앞으로 나는 그만큼 사회적 존재가치를 보여줄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괜찮다.

모든 어른이 성숙할 순 없잖아?

어린왕자가 짧은 시간에 만난 몇 안되는 어른들도 개성이 그렇게나 강한데 수천, 수만명의 지구별에서야 그 개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 같은 뭔가 부족한 듯 모가난 듯 한 어른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개성이 필요한 곳이 있기에 이렇게 형성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기 위안을 해보며 나는 그저 나 답게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하고싶은 것을 하고 소중한 것을 지켜가야지.

작가가 보여주는 방랑적 기질에 공감하며 위안을 삼고 타인들의 시간을 쫓아가려고 조바심내지 말아야지.

나에게 맞는 시계를 잊지말고 나의 속도로 걸어야지. 

 

(이 서평은 지식의숲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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