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는 외부에서 볼 땐 비슷해보이지만 우리들끼리는 성격이나 외형에서 차이를 느끼며 끊임없는 분쟁의 역사로 인해 친숙함보다는 경계심이 더 심하다.
하지만 글로벌화 될 수록 원거리의 국가들과의 관계형성에 신경쓰는 것도 중요한 만큼 이웃나라들과의 관계개선에 힘 써야함이 중요한데 유한킴벌리에서 그 시작의 토대를 마련하기 시작하였다.
삼국의 문화는 개성을 가지면서도 유사성을 갖고 있기에 문화를 통해 형제애를 느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유독 십이지신에 관련한 전설, 민담등을 통해 삶 속에 깊이 녹어들어 전해오고 있어 <문화로 읽는 십이지신 이야기>시리즈는 한, 중, 일 삼국의 친선을 위한 좋은 초석이 될 듯 싶다.
<문화로 읽는 십이지신 이야기 뱀>에서는 뱀에 관련해서 전설과 민담, 관련 회화 등 전통문화를 유형별로 구성하여 비교 해 주고 있어 미처 몰랐던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대해 알게되는 새로움이 있다.
더불어 다르지만 비슷한 전통문화를 지닌 일본과 중국의 문화적 유사성에 친밀감이 더해진다.
뱀과 얽힌 다양한 전설이나 회화들은 분명 다른 이야기지만 비슷한 뼈대를 품고 있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지만 뱀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 등에 있어서의 차이점은 삼국의 뚜렷한 개성을 두드러지게 한다.
미끈거리고 차가운 피부때문인지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독성을 가진 위협적인 부분 때문인지 세계적으로 뱀을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으로 많이 치우쳐있다.
불쌍하다고 동정하기엔 나부터 바라보는 것도 잘 못하기에 그저 그 부정적 견해에 편승할 뿐이다.
기독교 문화에서 지혜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사탄을 상징하는 바가 더 크기에 동양과 서양에서 모두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상징에 그쳐 내쳐지는게 아니라 회화적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전설에 있어 의인화되는 비중을 통해 분명 우리가 혐오스러워 하면서도 찾을 수 밖에 없는 매력이 있는건 분명하다.
아름다움에 정의란 없다지만 혐오스러움의 상징이면서 홀릴 정도의 아름다움을 겸한 개체는 많지 않을텐데 그 중에서도 뱀이 유독 그런 요사스런 이미지를 잘 소화한다.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나쁜여자를 주로 '꽃뱀'에 비유하는데 아름답지만 세간의 경멸을 나타내기에 이 보다 더 적합한 표현은 앞으로도 없지 싶다.
십이지신 중 대게는 사랑스럽거나 친밀하거나 용맹하거나 영악한 동물들로 구성되어있는데 해당하는 십이지신의 긍정적인 부분을 투영시키고 싶어하는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소망의 범주에 대부분 부정적인 견해로 치장한 뱀이 들어간다는 것이 더 흥미롭다.
우리 조상들은 과연 뱀을 어떤 존재로 인식했던 것일까?
뱀이 죽음이나 간신, 배신 등을 상징하지만 그 이면에 간교한 지혜, 허물을 벗어 한단계 도약하는 부분에 착안하여 그 매력을 높이 샀던 것 같다.
늘 이무기나 뱀은 허물을 벗고 용으로 승천하지 않나?
애초에 용으로 나지 못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승진과 신분의 변화를 꿈꾸는 마음이 전통으로 내려온 것 같다.
피하고 싶지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란 문구에 딱 들어맞는 뱀.
손 놓을 수 없는 그 존재의 표현에 대해 동양에서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져 왔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볼 수 있다.
집필진의 각기 다른 시선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개인적인 견해도 살짝 곁들이고 싶어질 것이다.
단순히 동양의 문화를 비교해보기에 좋은 책이기도 하지만 출판의도처럼 삼국의 친선을 위해 효과적이다.
지금의 우리들과 어린이 들에게 많이 읽혀 미래의 어린이들에게는 보다 낮은 문턱의 교류를 보여주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