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브레이크 호텔
서진 지음 / 예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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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순간부터 서서히 백일몽을 꾸듯 책의 몽롱한 분위기에 취하게 된다.

하트브레이크 호텔을 발견하기 전까지 그 주변의 묘사 등을 통해 환하고 뚜렷한 선명함 보다 명도와 채도가 낮아 흐릿한 이미지를 주기에 약간 졸린기운에 취한 듯 하게 이야기에 섞이게 됐다.

갑자기 칼바람이 불어 성에가 낀 창문을 바라보며 따뜻한 쇼파에 앉아있어 그 안락함이 배가되는 기분이었는데 여름에 읽었더라면 한여름의 꿈처럼 몽롱하니 선선했을지도 모르겠다.

 

각자 서로 다른 사연을 안고있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서 <하트브레이크 호텔>에 도착하여 사랑의 추억에 대해 갈망한다. 

끈 끊어진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심신이 말간한 사람이기보다 하나 둘 기워지고 덧대어진 캐릭터의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어 그들의 상실감을 배가시켜주고있어 더 드라마틱하다.

 

테마별로 구성 된 이야기들은 하트브레이크 호텔이라는 공통점을 빼면 단편소설을 보는 듯 하다.

물론 중간중간 이야기 속에 짐작되는 다른 테마의 연결도 없지않지만 단편소설로 빼도 손색없을만큼 짧은 이야기 속에 진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호텔문을 열어주 듯 캐릭터들의 감정이 시작되는 테마부터 시작하여 마무리를 초반의 테마와 연결하는 구성, 작가와 동명의 캐릭터를 넣어 내용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더 자극하고 이야기 자체가 독특하여 다양한 시도가 보기 좋았다.

그런 구성이 서로 다른 테마들이지만 한데모여 하트브레이크 호텔을 완성를 높여준다.

 

섬세한 묘사로 시각적 연상을 충족시켜주므로 영상물로 소화시키기도 적격일 듯 하다.

애초에 영화로 제작을 염두에 두었던 것일까?

순간순간 한편의 영화 스틸컷을 보는 기분이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이 아직 빳빳했던 나였지만 서서히 시작되는 <하트브레이크 호텔>의 환각적인 장치는 타임머신에 탑승한 듯 자연스럽게 시공간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케 했다.

소설을 읽는 이유 중에 하나가 사회적으로부터 쉬는 시간을 갖기 위함에도 그 안에서 현실성을 찾으려 했던 나를 발견하곤 아연해졌다.

익숙치 않은 내용이 처음엔 이물감을 줬지만 사랑을 얘기하면서도 사회적 장치에서 발을 못 빼는 정서적결핍을 완화시켜주려는 듯 대놓고 비현실적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어 읽는 입장에서도 머리에 나사하나 풀고 기분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누구에게나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추억이 한가지씩은 있다.

그 중 농도가 짙은 순으로 보자면 사랑에 관한 추억이 우선으로 쳐지지 않을까?

그것이 꼭 이성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연민, 가족애, 우애 등 '사랑'은 살아가는데 가장 깊은 기억을 남기고 진한 그리움을 만든다.

그 추억과 그림움의 정서적 허기짐이 만난 하트 브레이크 호텔은 시공간의 통제없이 자리하고 있다.

 

누군가 잘 씌어진 소설은 특별하거나 대단한 소재를 토대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마음에 공감력을 불러일으키는 책 이라고 하던데 <하트브레이크 호텔>은 특별한 환경에서도 내 머릿속을 다 안다는 듯이 캐릭터를 통해 큰 공감을 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역시 행복이 저축되는 줄 알았던 '두번째 허니문'에서 나오는 남자 주인공.

이 다음은 없다는 것은 안좋은 경험을 통해 알게됐던 나의 기억의 문에 빗장이 솔솔 열리게 했다.

마치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았던 지인의 죽음을 통해 순간순간을 소중히 하고 지금 내 주변인에게 최선을 다 하리라 다짐했었는데 어느순간 또 잊고 전과 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니.

이 단순한 사실을 깨달은지 몇년이나 흘렀다고 누군가의 죽음이나 사건이 터질 때에야 수면아래 가라앉았던 기억이 출렁이며 다시 떠오른다.

 

잊을 수 없거나 잊고싶지 않은 추억을 가슴에 품은 사람들의 타임머신 <하트브레이크 호텔>.

꿈을 꾸고 싶고 꿈 꾸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가만가만 도닥여준다.



 

"해당 서평은 예담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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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 연습
최복현 지음 / 잇북(Itbook)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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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됐든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가장 바라는 행복함에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기짐을 느끼는게 사실이다.

이래저래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공부도 열심히, 일도 열심히, 놀기도 열심히 인생에 최선을 다하면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상위 1%들은 확실히 행복의 충만감으로 심신의 안정을 누려하할텐데...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지만 정신적 결핍을 기관을 통해 치유받으려는 노력들을 많이 하고도 허전함을 느끼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단지 기관을 이용하는건 그들이 돈이 많아서고 우리는 심적인 영역에까지 활발히 소비할 정도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나오는 판단이 아니다.

 

심리치료에 대한 수요와 상관없이 자살충동이 잦은 계층은 경제력이 빈약한 세대보다 사회소외계층 또는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성취감이 풍요한 세대들에서 주로 나타난다.

우연히 알게 된 심리치료사분을 통해 회원들의 대부분이 고령자라는 말을 들었을 땐 '아...독거노인들의 결핍과 허망함을 주로 다루시겠구나.'했는데 알고보니 왠만한 사람들은 말 하나로 움직일 정도의 고위계층 인사들을 비롯하여 경제적으론 아쉬 울 것 없는 고학력자들이 많다는데 놀랐었다.

심신의 안정을 위해 늘 불려나가는데 급급하지만 정작 행복은 작은 것으로 부터 온다니 아이러니하다.

 

환경이나 조건이 행복을 기준하는 잣대가 될 수 없다.

<행복하기 연습>은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행복이란 생각하기 나름인지라 본인 스스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하고 노력을 통해 행복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도록 속살거리고 있다.

내 주변의 이야기들을 그러모은 책이라 그런지 속지도 다채로워 다소 산만할 수는 있으나 쪽지를 열어보는 듯한 느낌을 주어 작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는 의도가 잘 반영되어있다.

 

워낙 이야기책을 좋아해서 전래동화나 서양의 동화들을 보다보면 꼭 그것이 할머니의 입에서 정감어린 따스한 분위기로 시작되는 감정을 좋아해서였는지...

어릴적부터 유독 할머니들이 아랫목에서 손자손녀들을 도담도담 끌어안고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분위기에 대한 로망이 있다.

비록 실제 우리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라고는 서운한 딸과 며느리 험담일 뿐이었지만.

이미 로망은 접었으나 맘 속 한 구석에선 애정결핍인지 아직도 그 따스한 분위기에 대한 갈망으로 가슴 훈훈해지는 소설이나 에세이 등을 접할 때면 나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폭~빠져든다.

어제 도착한 <행복하기 연습>은 화려하진 않지만 나의 하루하루같은 이야기들로 꽉 채워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매 순간임을 일깨워주며 따스함에 한껏 취하게 했다.

그 내용들의 소소하고 간간한 재미에 더해 따뜻한 아랫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처럼 가슴부터 시작된 온기가 몸까지 뎁혀주었는지 칼바람이 시작 된 어제의 한파에도 떨리지 않았다.

집에서 봤으니까 당연하지!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우리가 알고싶어하는 대부분의 것들 중 명쾌히 정의내릴 수 없어 의문부호만 가득해지는 주관적 요소들이 많은데 '행복'이 그중 으뜸이 아닐까 싶다. 

최복현시인은 행복이란 이런 것이나 저런 것이다라고 정의내리지 않는다.

그저 작고작은 이야기들을 손바느질로 정성스레 엮어서 한번 보라고, 어여쁘지 않냐고 얘기한다.

 

빠르고 좋은 기동력은 우리를 편리하게 해 주지만 그 부자연스러움에 우리의 마음을 공허하게 한다.

자연스러움은 느리지만 우리를 안정되고 편안하게 한다.

행복이란 무언가에 쫓기 듯 급하게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늦되더라도 주변을 함께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의 시선을 가진 여유로움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정의를 내릴지 자못 궁금하다.

주관적인 요소인 만큼 <행복하기 연습>을 통해 각자의 행복에 대한 정의가 다를테니 이 많은 이야기들이 또 다른 이야기들을 낳겠지.

 

한권의 작은 책이지만 소소한 이야기지만 그래서 더 공감과 감동을 준다.

아랫목에서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마치 엄마 품에서 자기 전에 들려주는 이야기같다.

추운 겨울 모자가 도란도란 함께 읽어보기 참 좋은 책이다.

요즘 우풍있는 집이 없다는 현실이 이런 훈김나는 책을 보면 참 아쉽다.

 

"해당서평은 잇북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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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톨런
루시 크리스토퍼 지음, 강성희 옮김 / 새누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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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텍스트로 표현되는 시각적인 효과들은 영화제작을 염두에 두고 씌어진 듯 생생하고 자연스럽다.

상상만으로 마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듯한 디테일한 묘사들에 특별한 환경이라는 배경을 토대로 홀리는 시간이었다.

차 안에서 흔들리며 많은 사람들 속에서 읽었지만 독서하는 순간만큼은 오로지 나만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을 정도.

날씨는 춥지만 사람과 사람의 살 부딪히는 얘기에 훈기가 전해져 온다.

 

수많은 인파 중 납치되어 사막에 둘만 남게된다는 특수한 설정 못지않게 표현력 구성력 또한 남다르다.

'납치'라는 소재는 영화나 서적에서 많이 다뤄졌기에 뻔한 스토리라인을 예상했었는데 역시 또 한번 진보를 보여준 작품.

뻔한 내용을 보여준다해도 그 표현이 제각각이기에 흔쾌히 읽었을텐데 루시 크리스토퍼는 기존의 소재에 새로운 옷을 덧입혀 탄생시킨 것이다.

낯선 환경이지만 이질감없이 친화력을 부여하는 그 표현력!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고 표현능력이 좋아 우리마음의 닫힌 문을 열고 빛을 쪼여주는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준다.

 

<스톨런>을 통해 수많은 인파 중에서도 홀로 서 있고 낯선 공간에서의 외로움과 공포에서 느끼는 자괴감이나 타인에 대한 공격성, 연민 등을 느낄 수 있는 스스로를 경험하게 된다.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상대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고 공유하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경험이 추억이 되어 쌓이는 동안 주인공의 감정변화와 태도가 전혀 낯설지 않다.

스톡홀름신드롬이란 특정유형의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감정인 듯 <스톨런>은 위화감없이 다가온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알아가면 그를 이해할 수 밖에 없고 공포나 적개심보다 연민이 더 커진다. 

우리는 모두 젬마와 다르지 않다.

 

루시 크리스토퍼는 섬세한 묘사와 대화를 통해 공포와 외로움에서 안락함과 친밀감으로 안내하면서 작가 내면의 보이지않는 목소리를 녹여내고 있다.

소통없이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만의 범죄에 앞서 주인공들의 물리적 감정적 교류를 통해 그 적개심에 대한 이해와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하다니 소설가만큼 타인의 가슴을 헤아려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직업도 드물구나싶다. 

마지막은 슬프고도 아름답지만 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크게 끌어내는 작가의 역량에 가슴이 저릿저릿하게 된다.

 

그나저나 <스톨런>가져온 구성과 표현의 능력에 놀라는건 둘째치고 독서가 끝남과 동시에 젬마에 대한 공감이 끝나면서 이젠 한없이 부러운 마음이 든다니 나만 그런 것일까?

아니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있는 외로움의 한 형태인 것일까?

누군가 옆에 있어도 끊임없이 외로운 건 나 뿐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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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읽는 십이지신 이야기 뱀 한중일 비교문화 십이지신 시리즈 4
이어령 책임편집 / 열림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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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는 외부에서 볼 땐 비슷해보이지만 우리들끼리는 성격이나 외형에서 차이를 느끼며 끊임없는 분쟁의 역사로 인해 친숙함보다는 경계심이 더 심하다.

하지만 글로벌화 될 수록 원거리의 국가들과의 관계형성에 신경쓰는 것도 중요한 만큼 이웃나라들과의 관계개선에 힘 써야함이 중요한데 유한킴벌리에서 그 시작의 토대를 마련하기 시작하였다.

삼국의 문화는 개성을 가지면서도 유사성을 갖고 있기에 문화를 통해 형제애를 느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유독 십이지신에 관련한 전설, 민담등을 통해 삶 속에 깊이 녹어들어 전해오고 있어 <문화로 읽는 십이지신 이야기>시리즈는 한, 중, 일 삼국의 친선을 위한 좋은 초석이 될 듯 싶다.

 

<문화로 읽는 십이지신 이야기 뱀>에서는 뱀에 관련해서 전설과 민담, 관련 회화 등 전통문화를 유형별로 구성하여 비교 해 주고 있어 미처 몰랐던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대해 알게되는 새로움이 있다.

더불어 다르지만 비슷한 전통문화를 지닌 일본과 중국의 문화적 유사성에 친밀감이 더해진다.

뱀과 얽힌 다양한 전설이나 회화들은 분명 다른 이야기지만 비슷한 뼈대를 품고 있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지만 뱀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 등에 있어서의 차이점은 삼국의 뚜렷한 개성을 두드러지게 한다.

 

미끈거리고 차가운 피부때문인지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독성을 가진 위협적인 부분 때문인지 세계적으로 뱀을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으로 많이 치우쳐있다.

불쌍하다고 동정하기엔 나부터 바라보는 것도 잘 못하기에 그저 그 부정적 견해에 편승할 뿐이다.

기독교 문화에서 지혜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사탄을 상징하는 바가 더 크기에 동양과 서양에서 모두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상징에 그쳐 내쳐지는게 아니라 회화적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전설에 있어 의인화되는 비중을 통해 분명 우리가 혐오스러워 하면서도 찾을 수 밖에 없는 매력이 있는건 분명하다.

 

아름다움에 정의란 없다지만 혐오스러움의 상징이면서 홀릴 정도의 아름다움을 겸한 개체는 많지 않을텐데 그 중에서도 뱀이 유독 그런 요사스런 이미지를 잘 소화한다.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나쁜여자를 주로 '꽃뱀'에 비유하는데 아름답지만 세간의 경멸을 나타내기에 이 보다 더 적합한 표현은 앞으로도 없지 싶다.

 

십이지신 중 대게는 사랑스럽거나 친밀하거나 용맹하거나 영악한 동물들로 구성되어있는데 해당하는 십이지신의 긍정적인 부분을 투영시키고 싶어하는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소망의 범주에 대부분 부정적인 견해로 치장한 뱀이 들어간다는 것이 더 흥미롭다.

우리 조상들은 과연 뱀을 어떤 존재로 인식했던 것일까?

뱀이 죽음이나 간신, 배신 등을 상징하지만 그 이면에 간교한 지혜, 허물을 벗어 한단계 도약하는 부분에 착안하여 그 매력을 높이 샀던 것 같다.

늘 이무기나 뱀은 허물을 벗고 용으로 승천하지 않나?

애초에 용으로 나지 못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승진과 신분의 변화를 꿈꾸는 마음이 전통으로 내려온 것 같다.

 

피하고 싶지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란 문구에 딱 들어맞는 뱀.

손 놓을 수 없는 그 존재의 표현에 대해 동양에서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져 왔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볼 수 있다.

집필진의 각기 다른 시선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개인적인 견해도 살짝 곁들이고 싶어질 것이다.

 

단순히 동양의 문화를 비교해보기에 좋은 책이기도 하지만 출판의도처럼 삼국의 친선을 위해 효과적이다.

지금의 우리들과 어린이 들에게 많이 읽혀 미래의 어린이들에게는 보다 낮은 문턱의 교류를 보여주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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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IVY 테이크 아이비
데루요시 하야시다 외 지음, 노지양 옮김 / 윌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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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이상의 횡재란게 이런게 아닌가 싶다.

프레피룩의 시초가 되는 아이비리그의 패션을 소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좋았을 뿐 이었는데 알고보니 한정판인데다가 기존의 내용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재판되었기 때문에 저자들의 의도와 시선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게다가 60년대의 사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그들의 패션은 위화감이 없다.

패션인사이더들에게 각광받는다는게 그저 홍보문구의 과장이 아닌 당연함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무엇보다 <TAKE IVY>가 의미있는 이유는 지금도 패션이라면 할 일 없는 사람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적지않은데 가뜩이나 60년대에 그것도 동양의 남자 넷이 주목했다는 점이다.

 

패션을 전공했다지만 전공과 관련해선 도서보다는 실제적인 패션쇼나 영상매체에 비중을 두었던 태도의 전환점을 줄 책이다.

패션은 순간적인 빠르기의 속도로 지나가기에 텍스트보다 영상미가 그 속도감을 잘 반영해준다고 생각했었던 오산이었던거지.

빠르기가 전광석화와 같은 메트로패션은 늘 이목을 끌지만 클래식이야 말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가치를 부여하며 꾸준히 애용하는 것 처럼 패션을 접하고 느끼는데 효과적인 것도 영상매체보다 책이 오랜 잔상을 남기며 깊은 영감을 주더라.

거의 사진으로 이뤄져있고 텍스트는 각주의 역할 정도만 하기 때문에 사실 독서 속도감에 있어 영상매체 못지않게 빠르긴 하지만 개인별 감상하는 속도가 다르기때문에 더 흡입력에있어 더 효과적이다.

 

아무리 편리함을 추구하는 시대라지만 여전히 지켜야 할 기본이란게 있는 것 처럼 패션역시 시간의 여유가 많은 사람들의 과소비풍조의 일부가 아니라 심신의 정돈과 자아표출의 창구이며 매너이다.

의복이란 그 사람을 나타내는 잣대가 된다는 허례허식에 불과한게 아니라 상대를 대하는 태도이기에 '예'에 있어 소홀히 되어져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고이병철회장의 생애를 다룬 저서의 내용중에 늘 몸에 가감없는 맞춤정장을 추구했다고 하는데 업무의 효율성과 기본을 지키는 정신, 그리고 타인에 대한 예를 차릴 줄 아는 비지니스 매너를 알 수 있게하는 대목이었다.

고유의 이유는 아니겠지만 삼성이 대성할 수 밖에 없었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었다.

 

<TAKE IVY>의 사진들에선 설정이란 없다.

그저 흘러가는 그들의 다양한 생활상을 담아 그 안에 녹아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특별한 소재나 대단한 발상에서 나온 패션이 아니라 그저 즉흥적이고 편안함, 합리성에 중점을 둔 평범함 패션이다.

디테일한 장식이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다채롭지도 않으며 시장에 내 놓으면 추레할 촌스런 패션도 있다.

무엇이 그들의 패션을 영구히 돋보이게 했나?

아이비리그의 패션을 정의하는데 핵심이 되는 '당당함'이라고 생각한다.

 

클래식의 멋을 보여주는 <TAKE IVY>는 런웨이와는 별세계같지만 그 못지않게 빛을 느낄 수 있다.

시각적인 화려함은 없지만 미래의 사회지도층에 포진하게 될 아이비리거들의 꾸밈없는 모습들에서 열정과 당당함이 주는 그 건강한 이미지는 잡지관계자들이 교본으로 삼았다는 얘기가 사실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조용한 듯 하지만 패션을 얘기하는데 있어 프레피룩이 큰 존재감을 발휘하는 건 창조와 열정을 담고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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