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발걸음은 언제나 뜨겁다 - 택꼬의 205일간 리얼 아프리카 여행기
김태현 글.사진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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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들어도 뜨겁고 순수할 것 같은 아프리카.

<청춘의 발걸음은 언제나 뜨겁다>에서는 실제로 그들의 문화에 들어가 함께 느끼면서 그 문화적 생소함과 우리에겐 이미 지나버린 사회적 순수함을 느낄 수 있는 창구가 되어 얘기하고 있다.

젊은 사람에겐 아직 굳어지지 않은 관념과 사회적, 가정적으로 덜한 책임으로 좀 더 자유롭고 망설임이 적은 상태로 출발 할 수 있기에 가능한 여행이겠지만 막상 동년배의 나이임에도 스스로는 망설임으로 그친 낯선 타 문화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에 저자의 발자취가 한없이 부러워 대리만족 하는데 급급했다.

글 만으로라도 저자의 눈을 통해 아프리카의 현장을 볼 수 있다니 책이란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직접 가서 보고 듣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또 한편으론 저질 체력이라서 여행의 한계를 느끼기에 누군가 대신 여행을 해 준 느낌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서 자유로운 생활방식을 추구한다지만 물 흐르듯 살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여전히 사회는 관료주의를 벗어나지 못 하는 것인지 늘 울타리를 벗어나면 불안해하는 우리네이건만 저자는 머리로 재고 따지는 것 없이 가슴으로 느끼고 행동하고 있어 아프리카와 더욱 어울린다.

인종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과의 사진에서 저자는 모습만 다를 뿐 위화감 없는 분위기를 자아 내고 있어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느끼게 한다.

 

한비야작가의 여행서적을 통해서도 느끼는 거지만 타고난 여행가의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지에 쉽게 융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타고난 기질도 있고 여행을 통해 점점 그 탈렌트가 더욱 발달하기에 그렇겠지.

어디를 가든 누구와 만나든 어렵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쉽게 합류했다가 또 금방 이동하는 그 모습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태도를 여행에서 배울 수 있겠구나 싶다.

잠깐의 기분전환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들여 한 문화권을 지나본다는 것은 많은 짐을 질 수 없고 그렇다고 맨손으로 걸을 수도 없는 우리 인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것은 여행에 필요한 물건 뿐, 허영이 깃들 수 없는 그 단출함에 사람들은 여행을 하면서 즐기기도 하지만 심신수양을 하게 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신역이 고되더라도 발로 걸어 지구력을 요하는 여행을 꼭 해볼 필요가 있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며 체력적인 한계에 미리 포기하고 있는 스스로를 반성하며 아직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뛰어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에 허리가 곧추세워짐을 느낀다.

 

물론 여행이 내내 순박한 사람들과의 만남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우리도 한 때 경제발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체계가 없어 윤리의식의 부재로 겪었던 부작용들을 다시 보는 듯 하여 더 안타까웠다.

더불어 늦게나마 찾아 든 문명의 편리를 누릴 수 있어 다행이다 싶지만 한편으론 전통을 함부로 해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도 되고...

그들의 순수함, 자유로운 정신이 잠식되는 기간이 좀 더디길 바랄 뿐이다.

 

구호물자로 보내진 한국식당명이 프린트 된 셔츠를 입은 모습의 사진을 봤을 땐 아무 연고가 없어도 괜히 그 인물사진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신기했다.

이렇게나 멀어서 보기 힘든 사이임에도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나의 작은 행동이 지구 반대편에 닿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다.

이런 사진과 글을 볼 때마다 크게 도울 능력이 없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행하기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어 산만할 것 같지만 저자의 글은 참 차분한 기분이 들게 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먼 나라의 생경함을 보여준다기 보다 이웃의 특별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뜨거운 가슴으로 잔잔하게 보여주는 그 행보가 인상 깊어 다음 여행에 대한 출판이 기대 된다.

 

"해당서평은 더난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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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27법칙 - 삼성을 300배 성장시킨 숨겨진 비밀 코드
김병완 지음 / 미다스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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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에서도

천재를 논한다면 확실히 이건희는 가히 천재라고 있을 정도다.

그에게 있어 완전한 마감, 완전한 정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언제나 '이제 정상이군'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 현실화시키는 추진력은 연금술에 가깝다.

국내의 경쟁구도를 달리던 기업과 그리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미진했던 삼성이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알리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우뚝 있게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오직 이건희회장의 청사진 속에 꾸준히 존재해 왔을 것이다.

 

이제는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만족하는 아니라 세계적인 도약을 이뤄낸 삼성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요새는 더욱 삼성일가의 가족사까지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것을 보면 사회적인 파급력이 재벌의 사연이다 보니 단순한 가족간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적인 문제로 일파만파 크게 다뤄지는구나 싶어 씁쓸하다.

외로운 어린 시절을 통해 사색과 지구력, 통찰력을 키워 경영을 위한 자양분을 얻긴 했지만 그만큼 정서적으로 채워지지 못하는 공허함을 갖고 있을 텐데 고이병철회장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형제끼리의 문제가 불거지다니...

모르긴 하지만 당장 오늘 문제가 되어 ! 터진 아니라 동안 수면 밑에서 갈등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위로 형이 둘이나 있어 애초에 지휘를 맡을 서열은 아니었지만 그가 보여주는 리더로서의 자질이 결국 고이병철회장으로부터 선택 받게 만들었다.

후반부에서 이건희회장과 세종대왕을 비교하는 부분이 있는데 사소한 배경과 성향까지도 정말 닮았다고 생각해왔기에 특별할 없었지만 이렇게 책으로 접하고 나니 생각이 공식적으로 승인이 같더라.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경영에선 정치와는 달라 인도적인 철학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워낙 삼성의 이윤축적의 구조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드높긴 하지만 잘잘못을 따지더라도 일궈 성과까지 부정할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기업의 비윤리적인 문제가 비일비재 가운데 삼성 역시 숱하게 조사받고 조명되었지만 이제는 전처럼 깊게 파고들 없을 정도로 공룡기업이 되어 갑으로서 하청업체들에게 행해지는 거래방식은 그리 존경할만하지 못하다.

매스컴에 보여지는 사회환원 정책은 모범적이나 매스컴에서 다루지 않는 실무적인 그들의 모습은 아직도 '소통' '상생' 허울좋은 말일  뿐이라는 현실이 안타깝다.

삼성왕국이라고 정도로 왕성해가는 모습을 보이며 삼성병에서 벗어나고자 많은 노력을 했지만 외부에서 바라본다면 삼성은 병을 치유할 생각이 없는 같다.

회장이 부르짖는 혁신을 실행시키기엔 동안에 굳어진 틀에 갇힌 기업문화가 바뀌기 힘든 것이기에 이해는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서, 혹은 저자의 회사에 대한 높은 충성도와 이건희회장을 만나 호의적인 기분에 충만한 시각으로 씌어있어 삼성에 대한 듣기 좋은 소리는 걸러서 들을 필요가 있을 싶다.

그저 이건희회장의 천재적인 경영실력에 대해 정리해 놓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처럼 뛰어난 실적을 보여주는 기업의 총수라면 응당 존경을 받고 경영의 자질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워낙 재벌들의 자산이 비열하게 축재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경제관념을 건강하게 교육시키기보다 부정적으로 인식시키는 바람에 아직도 경제교육은 밝고 쾌활하게 다뤄지지 못하는 못내 안타까웠다.

삼성도 내놓는 슬로건에 맞춰 실적을 내기 위해 협력사를 워낙 쪼아대고 갑으로서의 행세를 하느라 악덕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삼성 정직원들에게 베푸는 복지와 정책들은 칭찬받을 하다.

 

애초에 평범한 사람들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했다고 이건희회장이 보여준 결과를 폄하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콧방귀밖에 나오는 어린애 투정 같은 소리다.

같은 조건이라도 사람은 다양하게 반응하게 되어있는데 악조건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드라마틱해서 주목하며 존경하지만 좋은 환경에서 더욱 도약이 힘들다는 것을 진정 모르는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안정을 바라는 안주하려는 마음이 있기에 조직이 수록, 절박하지 않을 수록 발전과는 멀어지는데 이미 일궈놓은 땅에서 새로움을 꾸었기에 대단한 것이다.

척박한 땅에서 목표하는 현실이 뚜렷하여 그저 목적을 향해 꿈꾸며 달려가는 사람보다 이미 안정되어 누리기만 하면 되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무엇' 설계하고 꿈꾸기가 어렵다.

본인이 가진 철학을 추진하며 일군 이건희회장의 경영신화에 찬사를 보내며 이제는 경제관련 분야를 속물적이라 비난하지 말고 건설적인 시각으로 인정하고 발전시키는 활동이 활발해지는 출판이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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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6-11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 - 1950년, 받지 못한 편지들
이흥환 엮음 / 삼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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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에

대한 목적을 떠나 전쟁 자체를 찬성할 없는 것은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시류에 휩쓸리는 일반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이미 숱하게 보고 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에 상처 입은 것은 단순히 우리 역사가 아니라 시간을 살아간 사람들일 것인데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교과서로만 접하는 시대는 당시의 현실감을 고스란히 전해주기엔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비인간적이라는 것이 안타깝다.

가끔 의식 있는 국사 선생님들은 교과서 후반을 시험범위에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하여 대충 넘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유로움을 이용해 조별 조사와 토론으로 이끌어 효과적인 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랄까...

내가 열린 교육 시행 세대라 가능했던 것이겠지만 여러모로 발전한 교육을 받는 지금의 아이들은 다양한 교육서적을 이용하여 공부할 있는 기회가 많아져서 그나마 다행이다.

 

물론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 역사를 공부하려는 목적보다 전쟁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눈에 이슬 맺히게 하고 가슴에 얼룩을 지우는지 각성케 한다.

저자의 목적이 어땠든 한국전쟁은 이미 역사가 되어버린 지금 일반 사람들에게 사건에 사람들이 있었음을 느끼게 하고 혹시라도 편지의 수취인이나 발신인 혹은 그들의 지인이나 자손들이 보고 당시 상황에 대한 추억을 줄기라도 잡을 있게 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서문에서 밝혔듯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기 목소리를 내는 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편지들이 서로 대화하는 듯도 하다.

 

현재 평소에 자주 쓰는 단어와 문체가 아니기에 처음엔 러시아문학의 주인공 이름을 읽듯 생경했으나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 문자를 읽는다는 기분이 아니라 음성을 듣는 하였다.

편지 자체를 스캔 하여 필체와 보관상태를 알아볼 있게 하여 사진에서 육성의 생동감을 전하고는 있으나 워낙 들쑥날쑥 하고 알아보기 힘든 한문도 섞인데다 틀린 글자도 있어서 편지만으로는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다.

대신  사진마다 저자가 독서를 돕기 위해 편지의 본문을 읽기 쉽도록 텍스트로 정리하고 편지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어 한결 매끄럽게 읽을 있어 독자를 위한 편리를 고려한 씀씀이가 고맙다.

내가 받은 감동을 간직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 통해 미처 수신되지 못한 편지들이 수신자를 만날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요새 북한과의 흉흉한 분위기에 남의 나라 같은 적대감이 심해지는 상황이 어쩔 없지만 아직도 살아계신 이산가족들을 보면 이런 순간마다 분들이 얼마나 울먹울먹해질지 염려된다.

실제로 편지에서 보여지는 가족들은 지금 어떻게 지낼까?, 만나러 간다는 사람은 수신인을 만날 수는 있었을까?

전해지지 못한 편지라 이후의 일들이 궁금해 진다.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 통해 62년의 공백을 뛰어넘는 연이 닿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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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파는 아이들 문학의 즐거움 37
린다 수 박 지음, 공경희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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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남부에서 벌어지는 2 수단 내전에서 비극을 겪는 '잃어버린 아이들' 살바와 부족으로 내일의 희망을 꾸지도 못하는 니아의 이야기이다.

다른 시간을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살바의 천국을 오가는 역동적인 상황과 니아의 지겨운 일상이 대조되며 보여지는 절망이 묘하게 어우러지며 종내에는 생활고의 문제 해결과 부족의 화해라는 희망적인 메세지로 마무리 되어 어린 아이들의 눈에 비친 고통이 가슴 아프지만 아이들의 미래에 빛을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당장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의 살바보다 무료한 눈빛의 니아의 삶에서 어두움을 보았는데 그녀의 삶에 희망을 비춰주는 이가 인내의 세월을 겪은 딩고족의 살바라는 것이 스토리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준다.

니아와 부족에게 깨끗한 물을 마실 있게 해주는 이상의 화해의 의미가 있기에 살바의 모습에 가슴 벅차다.

어둠 속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나와 외의 다른 이들까지 구원해내는 살바에게 한없는 박수가 아깝지 않다.

 

목숨을 건지기만 해도 다행스런 일이건만 나은 상황을 만들고자 배우고 습득하는데 열정을 보이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살바는 자체 만으로도 기특한데 후에 부족으로 고통 받는 수단 사람들을 위해 업적을 남긴다.

결과는 장엄하지만 시작은 작은 발걸음이었음에 우리도 마음먹은 바를 속으로 삭이기 보다 드러내어 조금이나마 주변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공헌하는데 어려워하지 않을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상상의 세계같이 나라의 사람들을 돕는 것도 박수 일이지만 휴머니즘이 희귀한 요즘 눈을 돌리려는 노력만 한다면 주변의 관심이 필요한 이웃들의 모습을 있는데 그저 마디 시작하는 만으로 도와드릴 있는 상황을 쉽게 만들 있다.

 

아이들에게 문화에 대한 공부를 시킴과 동시에 어둠 속에서도 긍정적인 행동을 필요가 있음을, 문제를 해결하는 이상의 성숙한 인격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의 바람을 은연 중에 고취시키는 책이다.

개암나무 책을 읽으면 어른이면서도 어린 눈으로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미숙한 시각을 느낄 때마다 지금이라도 성숙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채워지는 기분을 느낀다.

<우물 파는 아이들>역시 개암나무의 동안의 책들과 마찬가지로 머리엔 정보를 가슴엔 긍정적 열정과 따스함을 전하며 아이들과 어른 모두를 성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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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얏상 스토리콜렉터 9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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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은혜를 입으며 살아가는데 감사할 줄 알고 부당한 대우에 비굴해하지 말라는 노숙자의 긍지를 내세우며 은연 중에 사람으로서 살아간다면 '긍지를 갖고 살라'는 얏상의 호통이 시작부터 끝까지 메아리 친다

비현실적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시장 속 이야기들을 쫓아가다 보면 비록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인물임이 분명한데도 마치 바로 옆에서 호통 한방 날려 줄 것만 같은, 아니 꼭 그 호통을 듣고만 싶은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휴머니즘이라는 단어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요즘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콩나물 시루같이 빽빽한 인간관계 속에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현실이기에 얏상의 캐릭터를 절실히 필요로 하게 된다.

도심의 복잡한 인간관계를 들여다보면 넘치는 사연과 기구한 팔자에 남의 이야기라도 한숨을 쉬게 되는데 재료와 요리의 궁합을 탁월하게 중매해주 듯 시장 속 사람들의 사연을 중개해주는 얏상의 모습을 보노라면 기존에 갖고 있는 노숙자라는 개념은 아예 잊게 된다.

 

말이 노숙자지 얏상이 보여주는 긍지와 철학, 지혜 등에 걸맞은 솜씨와 경험 등은 츠키지를 건강하게 살아 움직이게 하는 대부로서 시장에 자선사업을 하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본인은 도시로부터 은혜를 입는 다지만 중개인 역할을 매일같이 성실히 해 나가면서 돈 한푼 안받고 오로지 기본적인 식생활만을 신세지는 정도로 만족하는 얏상을 보면 매사를 자본주의적으로 사고하는 현대가 놓치게 된 것이 무엇인지 문득 깨닫게 된다.

 

경영이나 경제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공부하고 도입하여 성장을 이룬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얼마나 행복해하고 있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행복해하기는커녕 우리에 갇혀서 그 우리를 울타리 삼아 벗어나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며 간신히 들어찬 자신을 다행스러워하는 모습에 안쓰러웠던 나날들이 떠오른다.

그것이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사람이 목적을 가지고 원하는 바가 뚜렷한 것도 아니고 일이란 정말 좋아서 하는 것이라기 보다 '정말로 못해먹겠다'싶은 일이 아니면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일 보다 생활의 유지 정도로 살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으니 문제 될 것은 없지만 마케팅의 핵심인 고객을 대하는 자세에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서 충분히 즐거워야 상대에게도 온전히 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인데 수동적인 시스템에 사고하는데 익숙해서는 그저 형식에 그치지 않기에 고객도 사원도 충분히 만족하는데 한계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이렇게 인간냄새를 물씬 맡으며 가슴 훈훈해진 지금도 자본주의적 사고를 하는 내게 진저리가 쳐지지만 자본주의가 인간냄새를 없앤 것이 아니라 그를 도입한 우리가 욕심이 과했기에 탈이 났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사실 자신의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데 자본주의 체제만큼 환상적인 시스템이 또 어디 있겠냔 말이다.

하지만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은 본인과 가족의 안위와 행복을 위한 것에서 시작했더라도 단지 수단이었던 돈이 목적이 되어버리니 결국 노예 같은 인생을 살아버리고 만다.

장인으로서의 재주와 뚝심만 가지고 우직하게 살다가 그 자본주의체제에 기생하는 업자들의 배신으로 큰 좌절을 겪게 되어 결국 아버지의 안타까운 결말을 목도한 얏상에겐 유복한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보지 않을 정도로 무소유의 의미를 깨닫고 몸으로 실천한다.

본인 스스로도 순간의 어리석음에 벼랑 끝에 섰었지만 곧 '도망치지 않은 아버지'상을 보여준 스승에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태도를 배운 건지도 모르겠다.

 

나를 비롯한 지인들을 둘러봐도 본인의 삶의 충실하거나 젊은 치기에 과한 욕심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보려다가 기어코 넘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그럴 때 마다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타고난 열정적 성격 때문인지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도 계속해서 루저의 뼈아픈 경험을 겪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 누가 좌절을 사서 하고 싶겠냐 마는 목표를 위해 돌진하다 보면 예상 외의 곳에서 벽을 만나거나 내동댕이 쳐지는 기분에 죽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는 경험이 없는 청춘은 거의 없다.

 

타고날 때부터 금수저 입에 물고 나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 인생이 부러운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애초에 가질 수 없다면 바라지도 않기로 한 지금 나와 비슷한 환경일지라도 실패를 모르는 사람이 부러웠던 적이 있었는데 경험을 거듭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번도 벼랑 끝에 선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죽도록 노력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일 경우가 많다.

 

넘어지면 아프고 다시 일어서기가 고통스럽지만 대신 앉아만 있다가 걸을 수 있고, 또 뛸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쭉 기어 다닌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겠지만 그러길 바래서 그렇게 사는 거라면 할 말 없지만 적어도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라면 실패한 경험이 없음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얏상도 아마 대놓고 뒤통수를 후려치며 '긍지'를 갖고 살라고 호통을 칠 것이다.

 

전작에서도 느꼈지만 하라 고이치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평범한 시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독특한 캐릭터를 설정하여 무서운 흡인력을 보여주어 읽다 보면 어느새 후기를 읽는 바람에 '벌써 끝났나...'하는 허탈함과 함께 주인공들의 허구성을 부정하고 싶을 정도로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워낙 캐릭터 설정을 맛깔 나게 하는 작가인데 <달려라 얏상>에서 얏상과 러브라인을 구축하는 '오머니'의 설정이 한국음식의 감칠맛을 적절히 표현해주어서 내심 흐뭇하고 뿌듯했다.

한국음식의 감칠맛이라는 것이 번역을 매끄럽게 잘 한 덕분인지 일본어로 표현할 적절한 단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음식을 오래 먹어 온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그 표현을 나타낼 수 있다니 작가가 그저 요리를 소설 소재로만 이용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음식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닐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겹치거나 고루한 설정이 없이 적재적소에서 그 개성을 발휘하고 있어 읽는 동안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마음이 따뜻해짐과 동시에 매일을 살아가는데 과연 오늘의 나는 어땠는지 한번 돌아본 적 없었던 순간을 반성하게 된다.

작심삼일이라도 좋지 않은가?

오늘 하루라도 반성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달려라 얏상>과 같은 휴머니즘 가득한 긍지를 일깨우는 책이 종종 나오는 한 세상이 흉흉한 일로만 얼룩지는 일은 조금씩 줄어들 거다.

 

 

"해당서평은 북로드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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