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밤 시간 도로에서 스피드를 즐기기위해 속도를 내는 운전자들을 간혹 뉴스로 접할수 있다
레이싱의 목적은 속도감과 도박 둘다 일지도 모른다
시민들의 시선은 달갑지 않다
운전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반감을 사기 때문이다
여기 도시를 가로질러 레이싱을 즐기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레이싱은 다르다 삶의 연속성 의 일환으로 달린다 생계를 위해서
이십대 후반의 네남녀
용주,기성,수인,영주
이들은 각자 아픈 가정사와 함께 독립해서 사는 직장인이다
하지만 상황은 좋아보이지 않는다
용주:잡지사 객원기자 인터넷 기사를 짜집기해 기사를 쓰다 가 상대 기자에게 고소 당하기 직전,동생의 결혼으로 그동안 빌린돈을 갚으라는 제수씨의 강요로 힘든
상황
기성:용주의 친구
카센터 사장 시골에서 상경,레이싱 경기에서 우승경력이 있으나 돈 문제로 포기 카센터에서 수리와 튜닝을 함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 결혼 상대자의 도박 빚을 갚게 해달라고 하는데 가게 월세도 밀린 상황
영미:의류업체 영업 사원
납품 매장 상사의 단가 문제로 모든것을 동원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거래처 상사의 거절로 회사를 그만둠
이혼 한 엄마의 쇼핑중독에 도벽까지 훔친 옷값 까지 물어주어야할 상황
수인:큐레이터
레이싱을 주관하는 여성 사고로 죽은 부모님 대신 무녀인 할머니 손에 자람
할머니의 뒤를 이어 무녀가 될것을 권하지만 거부하고 있는 상황
이들 네남녀의 상황은 이렇듯 절망적이거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현실을 거부하고 다른 세상을 찿는 방법은 굉음을 내며 속도를 올리는 레이싱 밖에 없다 우승을 해야 돈도 생기고 빚도 갚는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에서 또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실 도피적인 면도 있지만 지금의 청년실업의 문제를 화두로 삼고있다
가진것 없고 제대로 된 학력없이 이들이 사회에 정착 하기에는 많이 버거워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새로운 꿈 사하라 랠리를 위해 직장과돈을 포기하고 뭉친다
또 다른 꿈을 위해 그 꿈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 이지만 가능성 제로의 꿈에 도전 한다는 신념 아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차안의 모든것을 비워야 속도가난다 의자,부속품 ,하다못해 기름도 절반만 채워야 속도가 난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불필요한 모든것을 버릴때 가장 멀리 그리고 빨리 도달 할수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인생의 진정한 감독은 우연이다
ㅡ리스본행 야간 열차중에서ㅡ

p111"가끔 아주 삶의 규칙들이 지긋지긋 해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달리는 거죠 그걸 무모하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아니 누구도 누구를 무모하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자동차 계기판은 200이니 240이니 심지어 300도 넘는데 도시에선60이상으로 못 달리게 만 들고 고속도로에서 조차 최고로 달릴 수 있는 곳은 110이에요 그럴거면 뭐하러 계기판의 속도를 그렇게 많이 잡아 만드는 거죠? 만들어 놓고 모든 도로에서 규제를 하는건 말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처음부터 모든 차를 그렇게 느리게 굴러가게 만들면 되잖아요 우린 아마 죽을 때까지 그런 규제 속에서 살아야 할 거에요 그런 게 더 무모한 일인지도 몰라요 이 병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일상에서 무모한 짓을 하지않고 사는 게 더 무모한 짓을 하지않고 사는 게 더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어쩔 수 없이 이 구속들을 벗어날 수 있는 순간은 그때 밖에 없어요
p245‘실은 잘몰라 그런데 분명한 건 속도가 저속일땐 오만가지 잡생각들이 떠올라서 내가 현재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만들지만 속력이 붙기 시작하고 내 똥차가 낼 수 있는 이상의 속도가 나오면 그때부터 내 자신이 분해되어서 다른 세상에 가 있는 거야 미래 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과거일 수도 있고 그게 아니면 정말 다른 세상이겠지 아마 그래서 차 속도가 붙으면 나도 모르게 흥분이 돼 현재에 있는 내가 아닌 다른 세상 의 나를 만나는 거야
p277기성은 껍질이 단단한 표피속에 들어 있는 기분좋은 고립감을 느꼈다 껍질이 깨지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애벌레 같은 고립감. 제한 속도를넘어 달리고 무리한 추월을 하면서도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던 건 바로 그 고립감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어쩌면 사람들이 수인이 조직한 동호회로 몰려드는 건 속도감에 희열을 느끼기 위해 서가 아니라 완벽하게 독립된 고립감을 맛보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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