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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ㅣ 사계절 1318 문고 78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2년 7월
평점 :

뒤 늦게 만난 작가에게 빠져 버렸다
우연히 알게된 그 녀의 작품 들은 무언가 다르다 는 것을 느꼈다
한권 한권 어느새 세권까지 읽고 난후 그녀의 부재는 아쉬움과 미련이 남는다
그녀의 작품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한 페이지 한페이지 책장을 넘기면서 애틋하기 까지 했다. 닳아 없어 지기라도 할듯이
처음 읽은" 다윈영의 악의 기원"은 800쪽이 넘는 너무나 두꺼운 책이었다
하지만 지루함은 전혀 느낄수 없는 이야기 였다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무언가 깊이 생각 하게 만드는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말로 표현 할수 없는 독특함 이랄까
대물림 되는 선택의 순간 에 똑같은 선택을 하면서 그 선택을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라는 정당함으로 포장 하려는 모습이 너무나 공감 가기도 하고 만약 그런 상황이 닥치게 된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수 있을지 ,고민할수 밖에 없는 상황을 잘 표현한 것 같다
그래서
가족 에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하는 이야기에 다른 작품 을 찿아 보게 만든 것 같다

두번째 작품은 데뷔작이자 제8회사계절 문학상 대상작 합체다
키작은 쌍둥이 합과체의 인생고민을 유쾌하게 그린 이야기다
아버지의 작은키를 물려받은 합과체는 고등학생 이다
한창 예민한 나이에 작은 키는 항상 콤플렉스로 작용한다
체육 수업 시간에도 좋아하는 여자 친구에게 말을 하고 싶을 때도 아버지의 죽음을 볼때도
작은키는 항상 걸림돌이 된다
그렇다고 어두운 이야기는 아니다 작은 키를 극복 하기 위해 벌이는 합과체의 모험 그리고 그후의 이야기에 포복절도할 웃음과 함께 찔끔찔금나오는 눈물 과 감동 스러운 결말은 가슴속을 뻥 하고 뚫어주는 청량제 같은 느낌이다

세번째 작품은 마지막으로 쓴 유작이다
가족의 가장인 아버지의 죽음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은 추악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은 많은 사람을 살리고 죽은 영웅 으로 기억한다
가족의 기억속에는 어머니를 감시하며 폭력을 행사하고 아이들을 공포로 만드는 가정 폭력범일 뿐이다
그런 폭력 속에서 자란 나와 누나는 항상 불안하다
언제 폭력의 희생양 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와중 에 발견한 맨홀은 피난처이자 잠시나마 쉴수 있는공간이 된다
뚜껑을 닫으면 보이지 않는 어두운 암흑속에서도 두렵지는 않다
아버지만 없다면 하지만 보이지 않는 맨홀 속 어둠 은 또 다른 고통의 기억으로 남는다
가정 폭력에 의한 한 가족의 슬픈 삶과 말 못 하는 고통, 뜻하지 않게 얽혀 버린 사고 로 다시 생각 하게 되는 삶의 양면성은 다시 한번 깜짝 놀랄만한 반전을 선사한다
우리가 생각할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수 많은 가정 폭력이 미치는 영향 은 아이들을 힘들고 고통스러운 길을 가게 만든다
그런 아픔을 주지 말기를 바라며....
그녀의 하나 남은 작품 을 빨리 만나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