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 밤의 일기
조제프 퐁튀스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모든 노동은 위대하고, 아름답고, 존엄 하다.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신성한 행위이자 밥벌이 인 것이다.
일하지 않은자 먹지도 말라.
자신의 몸을 도구로 삼으며 일하는 정신적, 육체적 노동자들이여 오늘도 열심히 일하느라 정말 수고가 많았습니다.
사회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오늘도 우리 사회는 무탈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이겠죠.
하지만 변수가 생기게 되면 지금의 코로나19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되는 상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때론 자신의 고학력이나사회적경험이 풍부해도 노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래서 노동은 더욱 소중 합니다.

이 책은 전공 분야에서 취업되기를 기다리며 소파에서 뒹굴뒹굴하는 나를 보는 것에 아내가 신물이 났기때문에 생산 라인 일명 공장에서 일하게 된 조제프 퐁튀스의 자전적 노동체험기이자 밥벌이 일기다.

생선가공식품 공장과 도축장에서 임시직 노동자로 일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생산 라인의 힘들고 고된 실상을 아주 자세히 묘사 하고 있다.
담배는 잠깐의휴식 시간에만 필 수있고 자신의 라인에 서서 충실히 일하지 않으면 생산 라인 전체가 마비되고 차질이 생기는 경험도 하게된다.
육체적 한계를 느끼며 그때마다 사랑하는 아내와음악 그동안의 독서로 접한 수 많은 글귀를 떠올리며 육체적 고통을 견뎌낸다.
위대한 노동끝에 탄생한 한 자 한 자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노동의 위대함을 알게 해준 소중한 책임을 실감한다.

트레네
미친 비가

다림질의 날고요히 잠든 집에서가정부는 얌전하지 않지만아무튼 두고 보아요.
어제저녁은 나무 문 뒤에서채반을 들고 신이 나서 들썩이는그녈 보았죠.

할아버지의 수염과 잔소리로 질서가 바로 잡혔지만 골이난  가정부가 할아버질 물어버릴 뻔 했죠 슬레이트 지붕으로 비가 내려요.
양계장에 비가 내려요.
산딸기 나무에 비가 내려요.
내 사랑에 비가 내려요.
나는 테이블 밑에 숨죠고양이가 살짝 할퀴고 가네요 길들여지지 않는 아기 호랑이 고양이가 불장난을 하네요 할머니의 슬리퍼는 밤이 이슥하기도 전에 죽어버렸죠 시골집에선 잠을 잡시다.
자요, 소리 없이 잠을 잡시다.
요람의 커튼을 다독이며 천사가 몸을 숨겨요.
내가 눕힐 뻔한

약장엔
감기를 위한 약
심장을 위한 약
안개를 위한 약
불행을 위한 약

폭풍우의 복수가 집을 휩쓸었죠.
크리스마스 이틀 전에
몸이 단
사내 아이들에겐
부드러운 풍경
아이들은 아무 의심 없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그다음은 엉망진창
삶, 죽음, 공원들
전기 기차들
기차역의 눈물들
아이들 앞에 펼쳐지는
인형극과 매질
아세틸렌 용접기그리고 어느 찬란한 여름날
엘렌의 미소..

내게 네 개의 널판지를 주세요.
관을 짤 수 있도록
착한 다람쥐가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네요.
난 엄마를 좋아하지 않았죠
난 내 운명을 좋아하지 않았죠
난 전쟁을 좋아하지 않았죠
난 죽음을 좋아하지 않았죠
난 내가 왜 산만한지
이유를 댈 방법을 알지 못했죠
난 웃을 줄 몰랐죠.
이런저런 즐거움에도
난 길 위에서 혼자였죠
네, 라고도 아니, 라고도 말하지 못한 채
내 영혼은 분해되었죠.
먼지, 그게 바로 내 이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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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2-18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좋은 책을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침에혹은저녁에☔ 2020-02-18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말씀을 신간 소식은 언제쯤 인가요!

2020-02-22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에혹은저녁에☔ 2020-02-22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걱정이 큽니다 마치 유령도시 같은 동네를 지나가다 보면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집에만 있는지 하는 생각이드네요 책 작업 잘하시고 좋은 책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벌새 - 1994년, 닫히지 않은 기억의 기록
김보라 쓰고 엮음, 김원영, 남다은, 정희진, 최은영, 앨리슨 벡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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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백번의 날개짓을 해야 꿀을 먹을 수 있는 벌새처럼 인생의 시련을 겪어야 사회에 적응할 수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유아부터 성인이 되기 까지 부모와 가족의 도움으로 성장하기 까지 우리는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친다.
그런 시행착오 끝에 옳바른 어른 참된 인간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고도 제대로 인간이 되지 못하는 불량품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더욱 힘든것이 세상사다.
성인이 된 후에도 그런 시련은 여전히 존재하고 그런 과정은 생을 마감 할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된다.
다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얼마나 빠르게 대처하고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느냐는 나이를 먹으면서 경험을 통해 좀더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다.

어린 소녀 은희는 학교와가족 그 어느 곳에서도 환대 받지 못하고 주변부를 맴도는 생활을 반복한다.
학교에서는 부적응자요 따로노는 학생이고 날나리로 찍혀 선생님의 눈 밖에 난지 오래다.
집에서는 막내 임에도 불구하고 여자 라는 이유 만으로 불합리한 대접을 받고 거기에 항상 외톨이다.

남자친구 지완에게 버림받고 여자친구 지숙에게 또한 배신 당하고 후배 유리에게 까지 이용 당하는 전리품 인생이다.
소녀에게 유일하게 다른 사람은 한문학원 선생님인 대학생 영지 뿐이다.
세상의 폭력과정당하게 맞서 싸우라고 힘을 주고 남다른 시선으로 그녀를 다른 세상으로 인도한다.
하지만 그녀 또한 머나먼 곳으로 떠난다.

14살 중학생 소녀가 바라본 세상은 온통 불합리함으로 가득 찼다.
학교와집 학원으로의 쳇바퀴 인생속에서 사랑을 시작하고, 상식만 천하지심 능기인, (얼굴을 아는 사람은 천하에 가득하지만,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명이나 되겠는가.)라는 말을 배우면서 자신과 마음을 통하는 이는 몇명이나 될까 고민한다.
지나간 시절의 추억과학창시절 그리고 남아 선호 사상, 가부장의 부당함, 또다른 형제 오빠의 폭력과 함께 펼쳐진 소녀의 인생은 쓰라림 그 자체다.
성수대교가 무너지는 사회에서 사랑하고,존경하는 선생님을 잃은 은희의 지나간 과거는 이제는 없어져야할 구시대의 유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지금도 바뀌지 않는 수많은 가정폭력과, 가부장 아버지들도 변화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기를 좋아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

나는 내가 싫어 질때 그냥 그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해.
이런 마음들이 있구나, 나는 지금 나를 사랑할 수 없구나, 하고...
은희야, 힘들고 우울할땐, 손가락을봐.
그리고 한 손가락, 한 손가락 움직여...
그럼, 참 신비롭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도 손가락은 움직일 수 있어....

어떻게 사는 것이 맞을까,
어느 날 알 것 같다가도, 정말 모르겠어,

다만 나쁜 일들이 닥치면서도, 기쁜 일들이 함께한다는것.
우리는 늘 누군가를 만나 무언가를 나눈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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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발코니에 선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3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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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도에 발표된 작품이라고 생각 하기에는 믿어지지 않는 작품 이다.
바쁜 일상을 범죄와의 전쟁으로 보내는 경찰들 그들의 일상은 다양한 범인들을 잡는 것이 하루 일과다. 때론 야근과잠복을 반복하면서

하지만 범죄는 끊임없이 발생한다. 또한 그들을 괴롭히고, 난처하게 만든다.
복지 국가라는 아름답고 달콤한 미사여구 보다는 못한 개발 도상국 차원의 수준 낮은 높은 범죄율을 보면 선진국과복지 국가의 단계는 멀고도 험한 길이었나보다 지금의복지국가 가 되기위한 험난한 과정의 한 부분 이었을까?

처음의 시작 치고는 흥미를 유발하기 보다는 어딘가 미숙하고 부족한 느낌이었다.
어리숙한 범인과동기는 고사하고 경찰의 힘이 아닌 전혀 엉뚱한 곳에서의 조력자 때문에 검거되는 범인
어딘가가 어긋 난듯 하다
하지만 범인을 잡기위해 기억을 되살리고 탐문을 통해 발로뛰는 전형적인 옛날 수사물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생각하기 싫은 사건의 모습은 때론 강한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런 범인을 만드는 것이 부조리한 사회 때문 이라는 것이 더욱 충격적이다.
어린 아이들이 희생 되는 슬픈 일이 있어서는 안되기에, 정부의 정책과역활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알수있는 이야기다.

시리즈를 통해 느끼는 재미를 역순으로 읽으면서 계속 많은 이야기들이 궁금 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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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얼라이브 - 남자를 살아내다
토머스 페이지 맥비 지음, 김승욱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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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로 태어났다. 그것이 사실이다. 나는 스스로 남자라고 생각했으며, 그것이 말이 되는것 같았다. 타고난 신체라는 복잡한 문제가 나를 찔러대기 시작한 것은 한참 나중의 일이다. 사람들은 나의 남성성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릎이 찢어진 청바지에, 내가 구축한 남자의 성에, 내 짧은 머리에 그 청사진이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맞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이 야기 속에서 내가 모든 답을 아는 것처럼 굴고 싶지는 않다.
내가 말하고 싶은것은, 나중에 내가 욕조에서 책을 읽을때 나의 작은 다리, 손, 몸통을 다시 느끼곤 했다는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몸을 깨끗이 닦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책에 푹 빠져서 강렬한 비누 냄새를 맡으며, 까끌까끌한 욕조 바닥까지 내 따뜻한 피부 경계선을 만나 보는것.p25

여자로 태어나 자신의 몸과마음이 남자임을 깨달은 그녀가 그가 되어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어릴적 아버지 에게 겪은 성폭력 속에서 느꼈던 남다른 감정들

나는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이를테면 이런 질문.
나한테 몸을 밀착 시켰던 그 쌀쌀맞고 단정치 못한 남자가 어떻게 그 이상하게 눈빛이 텅 빈 것 같은 상태에서 빠져 나와 바로 그날 밤에 나와 함께 엔진 모형을 만들 수 있어요? 누구나 안에 두 사람이 있는 거에요?
그러니까, 나도 그래요?p34

아빠의 행동은 아프지 않았다.
나를 둘로 갈라 놓았다.
아빠가 둘인 것처럼. 나를 나 자신에게 낯선 사람으로 만들었다.p37

네살된 어린 여자아이에게 도데체 무슨 짓을 한것인지 말로표현하기 어려운 육두문자가 저절로 나온다.
하지만 아이는 가정형편 때문에 아빠가 감옥에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엄마의 무언의 압력 때문에 참 어이가 없다.

나는 세상이 이빨을 드러낼 때면 편안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어렸을때 이미 배웠다.p69

어릴적 상처의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 또 다른 위기의 순간이 다가온다
스물아홉 거리에서 강도를 만나 죽음의 순간에 처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살아남는다.
그 사건이후 유령처럼 떠돌아 다니며 자신의 정체성을 찿기위해 여자 친구와 함께 떠돌아 다니고
아버지의 과거를 알기위해 친척들을 만나고 다닌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그를 길러낸 곳에 가 보고 그의 가족들을 만나 보아야 한다. 아니, 내 가족이지.
나는 말을 고쳤다.
엄마의 말이 옳았다.
어떤 의미에서 친자 여부는 중요 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예전에 그가 서 있던 바로 그 자리에 나도 서 있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p111

결국 자기 자신을 찿기위해 수술을 결심한다.

내가 수술을 결정하는 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나 자신에 대한 회의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긴스는 지금 이몸에서 나오는 이 목소리를 듣고 총구를 내렸다.
기분이 이상했지만, 이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어쩌면 로이가 내게 남긴 상처와 그 상처에 인질 처럼 붙들려 있던 내 삶이 바로 내 목숨을 구해 준 것일 수도 있었다.p179

그리고 남자가 되었다.
무엇이 남자를 만드는가?
근성으로 하는 힘겨루기가 바로 남자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 나도 영화를 많이 보았으므로, 주먹 다짐이나 맥주 한 잔이 상황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 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p185

그가 생각 하는 진정한 남자란

남자를 만드는 것은 아무도 보지 않을때 그가 내 보이는 모습이다.
내게 그것을 가르쳐 줄 아버지가 없어도 나는 알 수 있었다.
그저 문을 열고 직접 보기만 마면 되는 일이었다.p186

남자는 스스로 남자가 된다.p210

남자가되어 자신을 학대했던 아버지 로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살려준 하긴스와는 다른 사람이 되리라는 다짐을 하는 그에게 남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페이지에 서 토마스로 변신을 꾀한 그가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그저 담담하게 살아가기를 응원 한다.
전세계 정체성혼란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이야기로 남겨지기를 바라며 이슈가 되고 있는 트래스젠더 하사관과 여대에간 남성에게 힘을 보태줄 책이 되길 바라는 바이다.

이 나라에서 가장 광대한 그늘 아래에서 그가 힘없이 별을 헤아리는 모습이 보이는것 같았다
그는 내가 이제야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한 것, 즉 중요한 문제는 누가 날 해치거나 해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했기 때문에 용감해졌다.
중요한 문제는, 누구도 헤칠 수 없는 나의 일부가 있음을 알고 무슨 일이 있어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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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2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03 0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03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9번의 일
김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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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 위한 기본적인 해결책은 ‘일‘ 이다. 물론 일을 안하고 물려받은 재산이나 불로소득으로 생계를 이어 나가는 소수의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노통을 통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생활을 해나간다.
살아가는데 중요한 바탕이되는 ‘일‘에도 나름의 구분이 있다.
수 많은 직종과 함께 분야도 다양하다.
그런 ‘일‘을 얻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하는 것이 우리네 삶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p9
그는 수리와설치, 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통신회사 현장팀에서 26년을 일했다.
그에겐 새끼 고양이처럼 연약하고 자그마하던 회사가 지금처럼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데에 비밀 스러운 자부심과 동료 의식이 있었다.
그런 것들은 오랜 세월 아무도 모르게 그의 몸 어딘가에 새겨진 것 같았다.

오랫동안 몸 담았던 회사에서 퇴직을 종용 받는 그 는 자신이 일했던 오랜 시절을 생각하며 거부 한다.
그런 그 에게 하루는 어떤 의미 일까

p16
아침에 일어 나면 하루가 까마득하게 길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잠이들 무렵이면 하루가 또 이처럼 순식간에 지나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는 손에 잡히지 않고 손바닥에 빗금을 그으며 획획 지나가 버리고 마는 어떤 것이었다.

퇴사를 종용하는 회사와거부하는 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은 차이가 크다.
하루, 하루가 무의미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는 시간이 그저 원망스러울 뿐이다.
지나간 세월 동안 그 순간(정년퇴직)은 영원히 안 올것처럼 생각 했는데

p20
왜 무슨 일이든 자신에게 닥치고 나서야 보게되고 듣게되고 알게 되는 걸까. 그러나 그런 것들을 미리 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후회를 하면서 마땅한 대비책이 없음을 후회한다.
지금당장 대출 받아 매입한 건물의 이자와 대학 진학을 앞둔 아들의 학비도 걱정이다.

p83
그는 오래도록 본사 현장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새로운 일을 배우는 데 더딘 편이었고 두 가지, 세 가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줄도 몰랐다.
그럼에도 매일 같은 시간, 비슷한 기계를 다루며 익히고 습득한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일하는 동안엔 요령을 피우거나 게으름을 부리지 않았다는 떳떳함도 있었다.
그런 이유에서
결국 회사의 종용을 거부하며 회사와 맞서 싸우기 시작 한다.
자신의 업무 이외의 일을 시작으로 지방으로 전근 시키고 전혀 해보지 않은 일을 시키면서 그를 괴롭힌다.
하지만 그는 계속 참고 싸운다.
지나간 세월을 보상 받기 위해서,
하지만 갈 수록 심해지는 회사의 퇴직 종용은 그에게 힘든 상처들을 남긴다.
같은 입장에 처한 동료들과의 불화가 가장 큰 이유다.
오랫동안 해온 일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지만 막상 퇴직해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또 다른 걱정이 가장 큰 두려움 이었다.
다시 처음처럼 어떤일에 매달릴 자신이 없었고 새로 뭔가를 배우고 익히며 시간과 노력을 쏟을 자신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더 끈질기게 놓지 못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p154
하룻에도 수십 번씩 자신을 충동질하며 지나가는 그런 결단을 지금껏 미루면서 왜 계속 회사에 남아 있으려고 하는지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 였다.
이렇게 까지 하면서 자신이 잃지 않으려고 하는게 무엇인지, 이런식으로 무엇을 얼마나 지켜내고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다만 이 모든 상황은 어쩔 수 없는 게 아니고 그가 스스로 선택하고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었다.

그가 생각했던 회사는
p229
시간을 나눠 가지고 추억과기억을 공유한 분명한 어떤 실체에 가까웠다.
그의 하루이자 일상이었고 삶이라고 불러도 좋았다.
친구이자 동료였고 가족이었으며 또 다른 자신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라고 생각 했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오해 였고 자신만의 일방적인 생각이었던 것이다.

회사의 배신은 당연한 것이다.
오래된 연장자의 월급보다는 사회 초년생의 월급이 적기 때문이다.
자신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을것 만 같던 회사는 나 가 없어도 어떻게든 돌아 가게 마련이다.
그래서 더욱 씁쓸 할 뿐이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늘 자기계발을 해야하고 퇴직을 대비 해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네 현실은 더욱 슬프고 힘들기 때문에 한시도 한 눈을 팔 겨를이없다.

내 경우도 십 수년간 몸았던 회사가 어느날 문을 닫았던 그날 이후 암담하고 불안했던 시간들이 떠올라 더욱 공감 할 수 있었다.
여러가지 일을 해봤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었지만 몸과마음이 변하고 부양해야할 가족이 있다는것이 가장 큰 걱정 이라는 것 때문에 불안은 더욱 가중 되었던 기억이 떠 오른다.
새로 시작하는 것에 대한 확신 없는 두려움 동료들간의 불신 등등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책속의 주인공에게 더욱 공감할 수 있었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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