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모든 띵 하는 순간, 식탁 위에서 만나는 나만의 작은 세상 시리즈6번째는 고 수리 작가의 고등어다
먹는것 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라는 말이 있듯이 열심히 일하고, 맛있게 먹어야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갈수가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필수인 패스트푸드는 그래서 몸을 망친다. 어릴때 부터 먹어왔던 인스턴트식품들도 마찬가지이다.
그 옛날 어머니나할머니가 해주시던 정성스런 밥상이 그래서 더욱 그립다.
그래서 더욱더 소중한 먹거리 이지만 제때 챙겨먹기란 쉽지 않다.
그런 현대인들을 위해 잠시나마 입맛 돋구는 언어의 유혹과 함께 음식들의 다양한 조리방법을 읽다보면 옛 생각이 절로 난다.
작가의 음식 이야기에 입속에서는 군침이 돌고 머릿속에서는 상상을 하게 되는 음식 이야기들
가족의 소중함, 엄마와할머니의 손맛을 생각 나게 해주는 이야기,음식 하나 하나에 추억과사랑이 깃든 이야기가 절로 가슴을 뭉클 하게 입맛을 돋군다.
바삐 살면서 잊었던 미각을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새로운 힘을 얻을수 있기를 아울러 어머님의 사랑을 다시한 번 느껴보시길!
엄마가 말했던 ‘밥을 밥답게 먹는 일‘이란 뭘까 생각했다.돌이켜보면 부엌에 서서 혼자 밥 먹는 동안 나는 한 번도 밥이 맛있다고 여겨본 적 없었다. 조급하고 불편하게 먹는 밥은 맛이 없었다. 아니, 맛이라는 걸 음미할 여유조차 없었다. 무엇보다도 외로웠다. 밥이 가장 밥다워서 맛있을때. 나는 그랬다.달걀프라이에 김치뿐인 밥상이라도 식구들과 둘러앉아 같이 먹는 밥이 제일 맛있었다. 매일 살 비비고 얼굴 맞대며 사는 가족에게 밥은 소중하다.먹을식 입 구 식구라는 말 자체가 그렇다.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들. 따뜻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우리가 가장 가깝고 편안하고 즐거워지는 시간. 그시간이 필요했다. 나에겐 그게 밥을 가장 밥 답게 먹는 일이었다. - P90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집밥을 짓는 일이 노동이라는 걸 사무치게 깨달았다. 할머니와 엄마가 나를이만큼 먹여 살리기 위해 날마다 얼마나 많은 노동을 했는지 그제야 알았다. 말로 다 못할 만큼 고맙고미안하고, 또 고맙고 미안했다. 집밥을 다시 찾게 되면 나이가 든 거라는 말은, 건강한 입맛을 되찾으려는 때를 말하는 동시에 나를 키운 누군가의 노동을깨닫게 되는 때를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 P96
"딸, 잘 들어라. 잘 들으래도 너는 듣지 않겠지만, 인생이 그렇다. 부모가 중요하다고 여러 번 일러줄 때는 귀찮고 부아가 나서 잔소리라고만 여겼던것이,시간이 지날수록 새록새록 중요하게 느껴지고 중요하게 나타난단다. 그걸 깨닫고 배우고 싶어서 달려가면 부모는 없어. 그 맛도 이미 없고.그게 얼마나 허망한 마음인지 아니.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부모가 중요하다 하는 것들에 대해 조금은,아니 조금만 너그럽게 돌아봤으면 좋겠어.엄마가 살아 있을때 말이야. - P100
집으로 돌아가는 나에게 엄마는 어김없이 양손에 보따리를 쥐여주었다. 어찌나 꽁꽁 싸맸는지 꼬글쪼글해진 매듭은 내 손을 꽉 붙잡고 있는 엄마 손같다. 보따리 매듭만 보아도 짠해지는 마음은 어쩔도리 없이 엄마와 나의 남은 시간을 헤아리게 한다. 영영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 보따리를 움켜쥐고 뒤를 돌아보면, 아직도 거기 서 있는 엄마가 바다처럼손을 너울거리고 있다. - P102
사람은 살면서 한 번쯤 홀로 서야 한다. 사 먹고시켜 먹는 음식들에 질리면 오래된 나의 맛을 찾게된다. 알아서 혼자 밥을 지어 먹게 된다. 엄마가 일일이 가르쳐준 적 없어도 나의 혀가 기억하는 그 맛을 찾아낸다. 내 간에 딱 맞는, 먹어본 그리운 음식들, 집밥을 지어 먹는 일은 시간과 정성이 드는 일 밥상을 차리면서 나를 먹여 실린 누군가의 노고를깨닫는다. 누가 차려준 밥상을 편히 받아들고 투정부리던 내가 부끄러워진다. 내가 먹을 밥 정도는 스스로 맛있게 지어 먹고 살아간다는 자부심을 갖게된다. 하루 세끼 먹고 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나이가 되면, 내가 지어 내가 먹는 집밥이 커다란 유산임을 알게 될 것이다. 수백 번 수천 번 우리에게 밥을 지어 먹인 엄마가 전해준 것이었다. - P111
사랑이 뭐 별건가.맛있는 거 한입이라도 떼어주는 게 사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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