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남편 - 주부 자기 개발 시리즈 1
조슈아 콜맨 지음,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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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좀 줘", "여보 리모컨 어디있지?" "애가 울잖아 어떻게 좀 해봐" 등 보통의 집에서 부부사이에 나누는 대화들일 것이다. 청소라도 할라치면 이리저리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한다든지 다리만 살짝 비켜주는 얌체같은 짓을 서슴치 않고 집안일 안 도와줄꺼면 밖에나 나가든지 속이 부글부글 끓고 막상 나가면 애들이라도 데리고 나가주면 이쁠텐데 그냥 혼자만의 자유시간을 만끽하니 나가는것도 달갑지 않다. 이 책 안에 이런 게으른 남편들을 유쾌, 상쾌, 통쾌하게 길들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줄 알았더니 이게 왠일? 좀체 속을 드러내지 않는 남편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는 방법이 나열되어 있다.  

결혼을 하고 문제가 없던 가정도 아이가 막상 태어나면 큰소리가 나고 자주 다투기 시작한다. 자다가도 몇번 깨서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고 먹이고 씻기는 모든 육아의 일이 아내의 일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24시간의 집안일은 쉴틈도 없이 풀 가동되니 어지간한 체력강한 사람도 넉다운되기 마련이라 이럴때 신랑이 조금이라도 도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밖에서 돈 벌어온다는 구실로 손가락하나 까닥할 힘이 없다는 남편들을 어찌 구워삶아야 하나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책을 통해서 분석한 나와 남편은 과도기적 부부인듯 하다. 여러분은 어떤 부부 유형인가? 아내는 가사일, 남편은 바깥일을 보는 전통적인 부부? 아니면 가사랑 육아를 공동부담하는 평등주의적 부부? 우리집을 보면 집안일이라곤 아에 하지 않았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남편이 집안일중 청소랑 쓰레기 정리를 맡아 해 주는 것을 보면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모습은 아니기에 혹자는 '부럽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부분을 가정일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남편의 모습이 아직은 부족한 듯 보인다. 남편도 가끔 "안하는 사람도 있는데 난 많이 돕는거다"라고 이야기 하는것을 보건데 아마 본인의 일이라고 생각지 않고 아내의 일을 도와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어쩌면 생각은 전통을 고수하니 정말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21세기에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다니 많은 부분 혁신이 이루어져야 할 듯 하니 갈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책 안에는 남편의 유형에 따라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갈 건인지. 요목조목 예를 통해 잘 설명되어 있다. 포악한 성격의 남편이라면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의연하고 소신있게 "가사를 도와달라" 중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이야기 해나가야 하고 남편이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모든 일을 자신이 해야하는 사람이라면 남편이 숙달될때까지 가르쳐주며 기다리는 인내심도 가져야 한다. 하지만 먼저 협상을 잘 이끌어 가려면 남편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맞서야 하기에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상태로는 큰소리를 내지 못한다. "푼돈 벌면서 무슨 일이냐. 집안일이나 해라"는 말에 당당히 맞서 자면 경제적으로 독립해야겠다는 의지의 표명도 중요한 일이다. 어떤 조건으로 맞서든 나의 권리를 찾기 위한 중요한 일이므로 감정적으로 폭발하여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이에 따라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갈 것인지 잘 설명 되어 있으므로 이 책대로만 해도 불행한 사태는 막을 수 있을 듯 하다.  

오로지 게으른 남편만을 겨냥한 책이 아니라서 실망이 되기도 한다. 어린시절 고착된 성격으로 문제가 있는 부부에게 정신과 상담을 권유하며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를 보면 집안일을 나눠서 하자는 문제가 너무 커져버려 오히려 큰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것이 불만스럽기도 하다. 어쩌면 부지런하고 게으른 문제는 그저 습관과 성격의 문제일수 있다고 내가 가볍게 보기에 그럴지도 모르지만 게으른 남편을 어떻게 요리하면 되는지 알려준 책이 아닌 상담자의 역할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듯 보여 아쉬움이 많이 남는 듯 하다. 하지만 월급없이 해 나가야 하는 가정일이라 노후문제도 연금문제도 해결이 되지 않아 막상 이혼을 하면 불쌍한 신세로 전락하는 여자들이고 보니 목소리가 조금 작아지기도 하겠지만 한가지라도 가사일을 덜어 나의 시간을 누릴 수 있다면 충분히 내 목소리를 낼 가치가 있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남편에게 바라는 것은 물질적으로 아주 큰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 "수고한다. 고맙다. 사랑한다" 는 말일 뿐인 것을 이것을 알아주지 않는 남편이 야속해서 "너만 쉬고 싶니? 이 나쁜 남편놈아!"라고 소리치고 싶은지 모르겠다. 얻는것이 있든 없든 남편과의 잦은 대화시간은 그래서 더 필요한 것 같다. 말을 하지 않으면 서로의 마음도 알수가 없고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방치된채 눈덩이처럼 커버릴테니 말이다. 힘들다고 말하면 괜한 투정이려니 생각지 말고 아내의 말을 관심있게 들어주는 남편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면서 나도 슈퍼우먼같이 모든 일을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사람같은 모습 실수도 하는 모습을 남편에게 보여야겠다. 그래야 "잘하지 못해도 내가 도와줄께" 하며 남편이 다가올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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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아빠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 - 늘 바쁜 아빠가 가슴으로 쓰는 편지
윌리엄 란드 리빙스턴 원작, 코하세 코헤이 글, 후쿠다 이와오 그림, 이홍렬 옮김 / 깊은책속옹달샘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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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아이들에게 최고 곤란한 질문이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일꺼에요. 그만큼 자신의 존재감이 아이에게 어느 정도일까 궁금해서 하는 질문이겠지만 그래도 "엄마가 좋다"는 답변이 조금 많을 것으로 생각되네여. 대답하기 곤란할 것을 알면서도 내 아이에게 난 어떤 존재일까 마음속에 자리하는 공간이 어느정도 될까 궁금해서 자주 질문을 던지게 되는듯 합니다. 요즘들어 아버지에 대한 책을 많이 읽게 되네요. 살갑게 지내온 세월이 많지 않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든든한 큰산처럼 바람막이가 되어 주고 계시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살았었는데 책을 통해 생각해 본 아버지의 자리가 내 마음속에 얼마만큼의 집을 짓고 사셨는지 명확히 답변을 할 수가 없답니다.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냉정하지만 "엄마가 좋아"라고 대답을 할 겁니다. 이제는 친구같이 지내는 엄마가 어린시절 강단있게 자식을 훈육하셨던 모습보다 더 좋아지고 있답니다. 아이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일까요? 요즘은 젊은 아빠들이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어 같이 놀아주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제가 어린시절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에여. 책에서처럼 "똑바로 걸어라, 밥 먹을때 조용히 먹어라, 흘리지 마라, 쩝쩝 소리내지마라, 옷이 왜 이모양이냐, 저 친구랑 놀지마라, 일찍 자라, 티비 그만봐라" 늘 무섭게 다가오는 아버지의 모습이 어린시절 제가 기억하는 아버지랍니다. 반듯하게 자라길 바라셔서 그렇게 혹독하게 잔소리하고 꾸짖을셨을지 몰라도 그게 왜그렇게 무섭고 슬프게만 생각되던지 지금도 아버지는 가까이 하기엔 먼 존재입니다.  

아버지란 무섭게 아이들을 훈육해야한다고 법전에 씌여있는 것도 아닐텐데 어찌 그리 거리를 두려고 하셨는지 나이 들어 힘없는 아버지의 모습이 마음 아프기도 하지만 어린시절의 잔상이 남아있어 선뜻 다가가지도 못하겠네여. 아마 전 책속의 아이처럼 늘 아버지한테 혼나지만 아버지니까 밝은 얼굴로 품에 안기어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라는 말을 못해서 멀어진 거리의 공백을 채울수가 없나 봅니다. 버릇없이 보인다고 '아빠'라고 부르는것도 금지당하고 '아버지'라 부르면서 컸던 어린시절이라 '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아이가 참 부러워 지기도 합니다.  

가벼운 포옹이지만 화해의 몸짓으로 다가온 아들. 이 몸짓이 아버지의 단단한 마음의 벽을 일시에 허물어 뜨렸겠지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이 말 한마디면 될 것을 이 말이 뭐라고 그렇게 하기 힘든 것인지 왜 좀더 내가 순수하지 못했었는지 가슴만 치게 됩니다. 난 부모가 되면 아버지처럼 되지 않겠다는 말을 늘 마음에 꼭꼭 담아두고 살아왔어요. 하지만 세월이 흘러갈 수록 내가 태어났을때 아버지 나이만큼을 지금 먹고 보니 사랑하지 않는게 아니라 표현을 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서 하지 못하셨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네여.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는 아니었단다"라고 독백하는 장면이 그래서 눈물이 되어 제 가슴을 적셔옵니다.  

아빠다운 아빠, 진짜 아빠란 어떤 아빠일까요? 괴로운 일도 기쁜 일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아빠의 모습도 좋은 아빠이지만 자식이 가는 길에 묵묵히 잘되기를 빌어주는 모습도 표현하지 않으셔도 좋은 아빠의 모습일 겁니다. 아이가 있는 부모가 이 책을 읽으면 자식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생각나서 마음이 아프겠지요. 전 아이의 입장이 되어 부모님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표현하지 않는다고 좋은 아빠가 아닌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사랑합니다 아버지"라는 말보다 "죄송합니다 아버지"라고 먼저 말씀 드려야 할 듯 합니다. 부모님의 깊고 넓은 사랑을 왜곡하여 지레 짐작하고 맘의 문을 닫아 버린건 제가 먼저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전 제 아이에게 딱 제 부모만큼만 잘해줄까 합니다. 이보다 더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은 없을테니 말입니다. 짧은 동화였지만 부모님의 마음 모든 것을 다 보여준 동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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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최고의 해를 설계하라
데비 포드 지음, 서현정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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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히 기억에 남기고 싶은 날이 얼마나 됩니까?" 작가의 질문에 생각을 해 보았다. 나만 너무 힘들다고 어깨에 짊어진 짐이 무겁다고 울면서 살아온 세월뿐이어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최근에 한 결혼식 뿐이다. 그땐 내가 주인공이었고 모든 이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한 날이어서 무엇보다 행복하고 기쁜 날이었다. '생애 최고의 해' 만들기는 제목처럼 그리 거창하지 않다. 아주 사소한 가족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해가 될 수도 있고 봉사하면서 가슴 벅차오르는 뿌듯함을 느끼며 보람을 느끼는 해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다른 어떤 자기계발서 보다 가슴 따뜻하게 와 닿는것 같다. 내가 최고가 되기 위한 한해를 만드는 것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사는 삶을 권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른 사람의 멘토가 되는 삶은 "힘들다, 시간이 없다" 는 등의 변명을 하지 못할테니 말이다. 타인이 나로 인해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다면 이보다 더 기쁜 최고의 해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인생은 운명에 의해 결정지어 진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어쩌면 가야할 길을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해야할 일을, 해야만 하는 일을 저버리고 그저 평범한 일상에 안주하는 삶을 택했을지도 모른다. 내 인생의 행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약간은 억울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행복할 날"이 반드시 올꺼라는 이 무작정 기다림은 그저 '마법같은 망상'에 지나지 않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기회와 권리를 포기하는 행위라는 점이라고 책에선 분명히 말하고 있다. 내일을 알 수 없는 인생, 단 1초 뒤의 상황도 직시할 수 없는 내가 장담할 무엇도 가지고 있지 않은 내가 내 인생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1초라는 시간뒤에 내가 죽을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절대절명의 삶 속에서 나중에 올 미래를 바란다는 것은 분명 도박인 것이다.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된다면 분명 남아있는 시간을 최고의 날로 보내기 위해 나의 에너지를 다 쏟아 부을 것이다. 헛되이 보낼 시간이 없으테니까. 이렇게 쓰고 보니 갑자기 시간이 없는듯 마음이 무척이나 바빠진다. 나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갇혀 있는 울타리를 부수고 뛰쳐나와야 하는 아주 힘든일이 먼저 기다리고 있지만 못할 일도 아니다.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은 쉽다고 하지 않나? '쑥쓰럽지만 기억에 남을만한 어떤 일을 해 볼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억될 깜짝이벤트를 준비해 볼까? 아님 내 글씨로 또박또박 편지를 써 볼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훗날 분명 영원히 기억되는 날이 될테니까 말이다.  

아마 나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멘토가 되기 위한 삶을 사셨을 것이다. 모범을 보이기 위해 자신을 다그치고 채찍질 하면서 사셨을 그분들에게도 영원히 기억될 날이 있었을까? 각박하고 메마른 삶을 살고 있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와서 그런지 그런말을 들은 기억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나의 탄생이 그분들에게는 잊지 못할 날이었을 것이다. 가족들이 둘러앉아 오붓하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할 적이면 꼭 나의 어린시절이 등장하곤 했었다. "책 위에 그려져 있는 신발위에 올라서는 나의 모습, 기차가 지나갈 적이면 철길에서 엄마의 손을 잡고 기다리며 왜 안전 차단기 밑으로 지나가면 안되는지 묻는 나, 길을 잃어 헤매는 날 애타게 찾으셨던 기억"들은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어린시절의 나의 모습이다. 나는 기억조차 없는 나의 모습이지만 그분들에게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추억의 날"이였던 것이다. 타인을 위한 삶이란 이런 것이겠지. 나도 나의 자식을 위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고 그렇게 인생은 되물림 하듯 돌고 돌 것이다. 자신을 위해 이룬것 없는 인생일지라도 우리는 그렇게 타인을 위한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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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재테크
박경민 지음 / 책든사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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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아무리 넓다지만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평범한 곳과는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 우리가 흔히 잘 아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인데 그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놀라지 마시라. 약 7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정말 '억' 소리가 절로 나온다.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미 기가 질리고 100원 하나라도 아끼고 살아야 하는 내 모습이 서글퍼지기까지 하니 아트재테크의 꿈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소장할 능력도 안되지만 살아 생전 이 작품들을 볼 수 있기나 할려는지. 하지만 이렇게 값비싼 것들만 아트재테크의 영역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소액작품들을 이용할 수 있으니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니란 말이다. 단 블루칩을 가진 작품들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미술의 세계도 하나의 독립된 세계로 본다면 신비롭고 온갖 형이상학적으로 표현된 작품들이 있으며 그리는 이의 혼이 담겨져 있으니 작품 하나하나 영혼을 가진 존재로 본다고 해도 결코 이상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작품에 값이 매겨지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건 매력적인 일이다. 소장할 수도 있겠고 더 높은 가격에 되팔수도 있는 미술품 투자수익율이 12%정도 된다고 하니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가볍게 보지 않는 것이 좋을듯 하다.  

불행하게 살아온 화가들의 그림이 더 높은 값에 팔리는 것이 어찌 보면 "너무 냉정하지 않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림에 그들의 불행했던 삶이 온전히 녹아있는 작품이고 보면 높은 값에 매매되어지는 것이 그에 대한 경외감이고 존경의 뜻이란 작가의 생각에 동의한다. 그래서 화가의 삶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본다면 그림 보는 안목을 더 키울 수 있는 조건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어디 안목이란 것이 금새 생기는 것인가? 작품을 보는 눈이 없으면 실패할 확율이 큰 시장이니 나처럼 그림에 대해 아는게 없는 사람은 무턱대고 달려들 수도 없다. 고가의 작품들은 살 여력도 안되니 그저 귀로 동냥하고 눈으로 감상하는 호사를 누릴수 밖에 없음이라. 그래서 크게 될 작품을 알아보는 것 즉 블루칩이 될 작품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소액의 가격이 매겨지는 작품이나 훗날 큰 가격으로 매매 되어질지 모르니 말이다.   

미술작가에 대해 훗날 사람들이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바로 "그 작가가 역사의 흐름을 바꿀 만한 의미 있는 작업을 했느냐 안 했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고 한다. 세상의 흐름을 읽고 그 시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할지 고심하며 용감한 시도를 한 작가는 좋은 작가이고, 그런 작가의 작품에 높은 가격표가 붙게 된다고 하니 안목키우기가 절실해진다. 이 분야가 부동산, 주식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재테크란 것이 어린아이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보니 무엇이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을 듯 하다. 이젠 미술관에 관람 가자고 하면 "거기 뭐하러 가? 봐도 모를텐데"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아니라 부지런히 다니면서 보는 눈을 키워야 할때다. 이것이 어쩌면 자기계발이자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길이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아트재테크"

미술품의 프리미엄을 사두는 것. 이제야 이런 재테크도 있음을 알았으니 조금 발전 한 거겠지? 재테크 관련 책들을 몇권 밖에 접해 보지 않아서 "재테크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진 못하지만 이 분야 역시 새롭게 다가오는건 분명하다. '억'소리 나게 하는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편견을 가지고 다른 시각으로 쳐다보게 되지만 작게 시작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아 보이니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 놓기를 너무 겁내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 또한 나와는 다른 세계를 경험해 보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되니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는 마음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모양이다. 결코 내 손에 잡혀지지 않는 세계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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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
신웅진 지음 / 명진출판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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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라는것이 제 가슴을 벅차오르게 합니다. 이렇게 자긍심을 느끼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유엔 사무총장님이 내 앞에 계셨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성공스토리를 보게 되면 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오게 마련이지만 정말 이 책은 노력하면 어떻게 꿈을 이룰 수 있는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해준다. 솔직히 정치, 경제에 대해 관심도 없고 잘 모르지만 '이렇게 모르고 살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세계는 나를 제외하고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듯 하다. 아득히 먼 일도 아닌 최근 국제 정세 등 반기문님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이제야 알게 되다니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건 저리가라다. 부끄러워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다.  

너무나 빨리 변해가는 세상이라 오히려 옛것이 정감있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나도 나이를 먹은 듯 느껴지지만 책 속의 담겨진 반기문님의 어린시절의 흑백사진을 보면 누구든 멋스럽게 생각되어 지지 않을까? 하지만 모두들 약속이나 한듯 한일자로 굳게 다문 입술을 보고 있자면 표정이 다들 똑같아서 웃음을 물게 한다. 늘 벼락치기를 하고 공부란 재미없다고 생각하며 억지로 해 왔는데 공부를 즐기면서 즐겁게 자신을 채워가는 반기문님을 보면 '이래서 난 안되었구나' 하는 자조와 함께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즐겨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외교관이 되겠다고 작정하고 시작한 공부는 아니었지만 필연적으로 그렇게 되어가고 본인도 부단히 코피 터져가며 공부를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즐기면서 인생을 풀어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늘 남의 인생에 박수만 보내고 살아가는구나' 하지만 이분 인생에는 기립박수를 쳐도 모자라지 않을 듯 하다. 드라마 한편을 보는 느낌이지만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이 결코 운에 의해서나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본인의 힘으로 남을 배려하고 올곧은 자세로 이루어냈기에 지금의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지 않았을까?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전형을 보여준 거 같아 지금의 내 인생의 보잘것 없음에 책임을 질 사람은 '나'라는 생각에 가슴 먹먹한 절망감마저 들게 한다.  

외교관이 멋져 보인다고 생각한건 아마 "프라하의 연인"이라는 드라마를 통해서였나 보다. 역시 드라마에 너무 심취한다. 멋진 파티, 능숙하게 말하는 외국어, 국위선양은 둘째 치고라도 그 모습이 참 멋져 보였었다. "총성 없는 전쟁","외교관은 총 없이 싸우는 군인" 이라는 말을 생각하기 보단 그저 주인공이 이쁘다 그렇게 봤었다. 이 드라마를 보며 누군가는 꿈을 다지기도 하고 목표를 정하기도 했을텐데 난 너무 한심한 시간을 보냈나 보다. 

하찮은 일이라도 가볍게 보지 않고 묵묵히 성실히 임했고 새로운 것을 알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자신을 채워가고 타인을 배려하며 공부든 어떤 것이든 즐기면서 행한 그의 삶은 지금의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만 놓고 "와~정말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감탄사를 터뜨리기엔 미안함마저 든다. 얼마나 힘들게 이 자리에 왔을 것인가. 이 책의 첫 장을 펼친후 몇시간만에 숨돌릴틈도 없이 다 읽어 버렸다. 재미있다기 보다 "이런 분이 나와 같은 국적을 가지고 아직도 열심히 살아가고 계시는구나" 하는 존경심과 함께 책에서 눈을 ‹呼側?없었다. 

5년뒤 국민앞에 어떤 모습으로 서게 되실 것인가? 송별 오찬자리에서 그의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빌어주고 싶어 작성한 2011년 가을 시점으로 신웅진 기자가 작성한 가상 원고처럼 된다면 정말 통쾌하고 유쾌한 5년이 될텐데 이것조차도 가볍게 보지 않고 "앞으로 내가 일하는데 참고할 테니 그 원고 날 좀 주시오"라며 달라고 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큰 산처럼 묵직하게 다가온다. 결코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 또한 프랑스어를 등한시 하여 자조하는 말은 어떠한가"왜 이렇게 세월을 헛되이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모습에 1분1초도 헛되이 쓰지 않고 달려오신분이 이 말을 하니 억~하는 마음에 나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지금 그냥 흘러버리는 시간들이 내 발밑을 보란듯이 졸졸 흘러가고 있어 어쩌나 어쩌나 하는 종종걸음만 치는 내가 보인다. 지금 이순간에도 흘러가는 시간들을 손안에 잡길 희망하며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느끼며 가슴 쫙~펴고 당당하게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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