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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키토브 (상)
안정호 지음 / 좋은땅 / 2024년 4월
평점 :
이들의 몸은 고단했기에
고달픈 마음 누군가는 위로해야지.
닭똥집에 계란말이 그리고 오도독 뼈
소주한잔 하면서 이들을 씹으며
오늘을 견딘 나를 위로하며
내일을 견딜 나를 사랑하자. (-10-)
우리는 말한다.
내가 느끼는 감정만 진짜라고
상대방의 의도는 상관없다고
우리는 모른다.
상대방이 우리에게 전하는
다양한 감정은 상대방의 감정과 상관없는
내 마음이라는 것을.
친절의 종류는 다양하다.
두리안의 맛을 즐기는 사람과
두리안의 맛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듯이. (-47-)
나는 정말 우섭다. 이런 내가 무슨 가스라이팅을 할 수 있겠는가?
아내가 날 선택했을 뿐이다.
사냥감을 정하듯.
나는 아내가 무섭다. (-121-)
난 틀렸다.
사람은 바른 방향으로 살 수 없다.
옳은 말을 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려는 노력은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기 딱 좋은
순진한 생각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
털리는 먼지가 사람이라는 증거일지도.
이제 난 그 먼지가 되려 한다.
그러면 조금 더 사랑받을지도. (-184-)
"승기야,나도 모르게 좀 심하게 말했네. 너무 개의치 말아라.다만, 그 이야기는 할게. 너와 효상이한테 말하지 않은 게 있어. 혹시라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 같아서. 그래, 볼드몰트 사건은 이미 해결했어. 5억 원을 다 갚았다고, 물론 내 돈은 아니고., 아버지가 해결했어. 그것도 일주일만에. 좀 감이 와? 그런 아버지가 너희 둘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라고." (-231-)
빠르고 쉽게 부자가 되려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심리는 국경, 문화, 인종을 초월합니다.그렇기에 '에러' 가 일어나는 시기를 예측해 초기에 진입하는 게 중요합니다. 블루 고스트는 '에러'가 유지하는 기간을 최장 3년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그 안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회수하는게 중요합니다. (-284-)
소설 『하키토브 (상)』은 먼저 책 제목이 눈에 띄었다. 작가 안정호는 히브리어로 「가장 좋다, 선하다, 최고」 를 의미하는 하키토브하키토브( הכי טוב ,Hachitov ) 를 내세웠으며, 세남자, 안효상,김승기, 임우현이 마주하는 인생을 12편의 에피소드에 담고 있었다.
이 소설은 사기를 당한 두 사람이 등장하고 있다. 먼저 우현이 사기를 당하고, 승기는 우현이 사기 당한 것에 대해, 날이 선 비판을 하고 만다.그러나 승기 또한, 전세사기를 당하고 마는데, 내용증명을 등기로 받고 나서야 자신이 사기 당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소설에서, 안효상, 김승기, 임우현,세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가위,바위, 보와 같은 존재처럼 느껴졌다. 서로가 개성이 뚜렷하면서,일방적으로 한사람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결정하지 않는다.단, 투명인간처럼 살아가며, 글을 쓰면서,아내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안효상은 아내를 무서워하고 있으며, 존재감을 드려내지 않으려고 한다. 안효상은 서로 척을 지고 있는 승기와 우현 사이에 완충지대 역할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남성 특유의 심리적인 관계를 소설에서 잘 도드라지게 만들고 있었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효상보다 한 살 많은 승기는 철학 강사이며,잔소리가 심한 편이었다. 이런 승기의 모습 내면속에 숨어 있는 열등감이 우현을 통해서, 표출되고 있었다.우현의 일거수 일투족이 돈을 밝히는 속물처럼 보여지며, 우현을 싫어하는 승기의 복잡한 심경을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은 마흔이 넘어, 마흔 중반으로 향하는 세 남자가 가정을 부양하면서, 각자 어떤 패턴에 따라 살아가는지 엿볼 수 있다. 소주를 마시는 이유도 각자 다르며, 취하려는 이유도 다르다. 술이 주는 기쁨 뿐만 아니라, 술로 인해서, 내 안의 숨어 잇는 무의식을 지배하고 싶었다.경제적 무능력함, 그것이 남자의 위축하게 만든다. 효상이 아내의 그림자만 봐도 무서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감이 없었고, 스스로 자책하고 있었다. 생각이 많았기에 항상 우유부단한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반면 돈을 밝히는 우현은 쾌활하고,느긋하며,주변에 친구가 많았다. 세사람의 또다른 모습들이 소설에 잘 표현되고 있었고, 직장 동료로서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효상과 승기의 관계, 학교 동아리 친구로서, 25년째 함께하는 효상과 우현의 관계를 보면, 효상의 인생 뿐만 아니라, 스타일도 엿볼 수 있으며,효상은 스스로 미움을 사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10년 이상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