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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의 마음 - 도망친 곳에서 발견한 기쁨
정고요 지음 / 엘리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돌아오는길에, 해풍에 머리가 헝클어지지 않기 위해 쓴 챙 모자를 고쳐 쓰면서 생각한다. '모자르 샀어'의 반대발은 '모자를 팔았어' 같은 말이 아니라'꿈에서 모자를 샀어'라고. (-16-)
용기를 내어 바다 가까이 다가가 모래 속에 발을 파묻었다. 예사로운 파도들 사이 가끔 당도하는 키 큰 파도가 나를 휩쓸 것이었다. 빈틈없이 젖은 모래 속에 숨기듯 파묻은 나의 두 다리를 아무렇지 않게 봅아내어 순식간에 나를 먼 곳으로 데려가버리는 것처럼 어떤 파도는 힘이 세 보였다. (-42-)
바다를 산책하는가 싶었지만 결국 내 내면의 광활한 우주이 어느 구석을 산책하고 있었네, 집에 돌아와 신발 속의 모래를 털며 생각하는 것이다. 모래 안에는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나와, 오늘 산책한 바다와, 내일 만날 세계가. (-68-)
학원에서 나오면 교습실의 열린 창가에서 다음 수업을 받는 학생의 한 줄기 상쾌한 바람 같은 연주가 흘러나온다.과연, 하고 감탄이 나오는 유려한 연주.지나가는 누군가도 나의 피아노 소리를 이렇게 듣곤 하는 걸까.어쩐지 부끄럽다. (-101-)
산책을 다녀온 후에는 장소를 바꿔서 책을 읽는다. 도서관에서 아는 자리를 여기저기 옮겨가며 혹은 자세를 바꾸며 존다. 도서관이 문을 닫을 때 쯤 나와서 도서관 근처에 사는 고양이와 우연히 만난다.고양이는 내가 바른 핸드크림 냄새에 관심이 있다.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고 손바닥을 부딪치고 돌아온다. (-130-)
우리 삶에서 돈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누군가 말하는 성공의 기준이 어떤 사람에게는 실패일 수도 있다. 성공과 실패는 각자 다른 기준에 따라 바뀔 수 잇고,우리 스스로 새로운 선택과 결정에 따라 움직인다. 결국 내 인생은 나의 선택과 결단, 판단에 의해 만들어진다.
작가 정고요님은 2017년 독립 문예지 『베개』에 시를 발표하여,작품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2014년 강원도로 이사하였고,지금은 강릉에 살고 있다. 본인 스스로 아이라고 생각하며 ,바다와 산으로,산책을 통해 일상을 여유와 마음 치유로 채워 나간다. 복잡하고,규칙적이면서, 획일적인 도시 생활에 지쳐 있던 와중에, 강릉으로 도망치듯 들어와 살게 되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고 하였던가, 걸어다니는 일상과 시간이 늘어나면서, 깊이 생각이 많아지고, 사람들과 가까이 하면서, 혼자서 독서와 벗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에서 피아노 산책이 나와서, 관심이 갔다.
에세이 『산책자의 마음』 을 통해서,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나는 지금 미워하는 사람과 거리르 두고, 도망치고 싶은 걸까,아니면, 도망치고 후회하는 것이 두려워 현재에 머무르고 있는걸까,이 생각을 하게 되니,작가의 평범한 일상이 부럽게 느껴지고, 용기란 큰 것이 아닌 소소한 곳에 있음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산책을 통해서,세상을 새롭게 이해하고,나와 타인 간에 있어서, 조금씩 조금씩 관대해짐을 얻고 있었다.나의 삶과 타인의 삶을 서로 완성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