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두런두런
신평 지음 / 새빛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 인생은 그렇게 굴곡이 많고 항상 심하게 울렁거렸습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채 토막난 인생이었습니다. 한없이 저 밑바닥까지 추락하여 보아서는 안 될, 고 박완서 선생이 말한 '세상의 똥구멍'까지 보아버렸습니다. (-9-)



다시 일어서기


지나가는 새 지적귀는 소리

썩 마음에 들지 않아도

유달리 알이 굵었던 배

간밤에 분 세찬 바람에 떨어져도

연목의 큰 물고기

황새가 와서 날름 잡아먹어도

머리에 넣어두지 않으련다.

나의 영역 밖에서 일어나는 일

그들에게 맡겨두라.

나는 단지 나로 서 있는 것이다.

내 존재를 무너뜨리는 힘

한 번씩 움직일 때 샛노란 하늘 밑에서 비틀거리는 몸으로

오직 바싹 엎드려 귀를 세운다.

저 멀리 들리는 신의 말씀

점점 뚜렷해지고

그것에 담긴 자비와 평화

엎어진 내 몸 구석구석 스며들어

다시 나를 세우리니. (-19-)



생의 길목에서


오일장 열리는 시장바닥

왁자지껄한 소리에 말려 들어간다.

고단한 생기침들

아득히 빈 곳을 울린다.

어떤 소망도 다 비운 채

무표정으로 앞을 바라보며

오직 오늘을 받아들일 뿐

주위에 둘러선 헛헛한 나무들

나 역시 그런 나무 한 그루 되어

생의 마지막 길목

천천히 돌아간다. (-28-)



지혜의 길


연두, 완벽한 생명의 색깔

시간의 이전과 함께

칙칙한 녹색으로 바뀐다.

벌레가 갉아먹고, 벼의 흔적은

상처의 표식으로 남는다.

나이가 들어가면 누구의 얼굴에건 상처의 그늘 생기고

텅 빈 아쉬움이 들어찬다

수시로 남의 상처 가리키며

손가락질 하는 사람

자기 얼굴에 파인 공동 空洞

더 깊게 할 뿐

지혜의 길은 언제나 좁고 호젓하나

나무도, 사람도, 바람도,

함께 걷는다. (-40-)



꽃 피고 꽃지고


꽃피는 기쁨은 잠깐이고

꽃 진 후 허무의 그림자

한 해 내내 남으니

꽃이 피면 꽃지는 슬픔

차마 감당키 어려워

고개 돌리는데

꽃피고 꽃지는 새

세월은 저 혼자 흘러가니

부질없는 집착이

오히려 민망하여라. (-54-)



판사 출신 변호사 , 법학자 신평 변호사는 1956년 2018년 아내의 고향 경주로 삶을 옮겼다.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헌법학회장, 한국교육법학회장, 앰네스티 법률가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였으며,현재 공익사단법인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이다신평 변호사는 이재명, 조국,민주당에 대한 정치적인 비판 발언으로 자산의 존재감을 자주 드러내고 있으며,그가 경주로 옮긴지 6년이 흘러왔다.



책 『시골살이 두런두런』은 신평 변호사의 시와 산문으로 엮인 책이다.경주에서, 아내와 함께 하면서, 500평 남짓 밭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적적한 사골살이, 자연과 벗하면서, 자연을 수확하고 있었다. 감자를 캐고, 고구마를 수확하고,고추를 얻는 자급자족적인 삶 속에서,자신의 상처 입은 과거를 돌아보고 있다.



신평 변호사는 이제 일흔이 되었다. 자신의 성정과 다른 삶을 살아가면서,,아내가 원하는 모나지 않은 삶이 지혜로운 삶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지 않게 세상과 갈등과 번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스스로 내면 속의 욕망, 명예욕에 대한 집착 으로 인해 발생한 것들이었다. 신평 변호사의 인생 덧없음, 허전함, 슬픔이 느껴지는 진솔한 산문집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삶과 죽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덩치가 크던 덩치가 작던, 힘이 세든, 힘이 세지 않던 모든 것은 생겨나고, 사라진다. 생멸을 반복하며 ,자신의 삶에서,채워야 할 것과 비워야 할 것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찾아왔다. 일흔,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죽음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지혜로운 삶의 방정식을 얻을 수 있다. 죽을 때를 기다린다는 것, 죽음을 마주하면서, 남아있는 자녀들이 당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의 장지를 스스로 선택하였다. 헛헛함과 헛됨, 이런 요소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자연의 순리에 따라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기한 안전 사전 - 아이들은 잘 모르고 어른들은 안심하는
서바이벌 방재 연구소 지음, 모리노 쿠지라 그림, 이소담 옮김, 구니자키 노부에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니어김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어려서 부모님, 어른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는 것이었다. 낯선 사람이 길을 물어보거나, 직접 돈을 준다던지, 먹을 것을 주면,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분명 어떤 목적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접근하고, 아이들을 이용하여,자신의 목적을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기차역에서, 아이들을 이용하여, 앵벌이를 할 수 있었다.지금은 디지털 관련 문제, 아이들의 안전과 관련하여, 낯선 사람과 함께 따라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안전은 일상 속에서 많은 일들과 엮이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안전 불감증이 나타나는 곳이다. 세월호, 삼풍백화점,대구 지화철 사고 등등이 나타나고 있다. 아이들이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은 피를 볼 때다. 칼을 들다가 잘못 사용하여, 피를 볼 수 있고, 길을 가다가 갑자기 넘어져서 다친다. 다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피가 나오는 다친 부위를 심장 위로 올려서 지혈하는 것이 급선무다. 추가적으로 119를 불러서, 빠른 시간 안에 응급조치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책에는 지혈 방법, 응급조치 방법응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어서, 유익하다.



겨울이 되어서,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럽다. 횡단보도 하얀 선 위, 주차장 입구, 높은 빌딩의 응달, 버스정류장과 택시승강장, 언덕길,맨홀 두껑이 눈이 오면 미끄러워지기 쉬운 곳으로 손꼽힌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자전거 바뀌가 미끄러져서, 크게 다치는 일이 많았다. 여성은 하이힐 대신, 미끄럼 방지 운동화를 신어야 하며, 슬러퍼와 같은 신발은 언덕에서 크게 다칠 수 있다.



안전 문제는 언제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다. 강에서, 모자, 구멍쪼끼, 미끄러지지 않는 샌들을 준비해야 한다. 산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발을 헛디뎌서 다치는 경우가 자주 말생하고, 강은 물에 빠지는 익사 사고도 종종 발생할 수 있다. 책에는 지진 안전을 소개하고 있다. 포항 지진이 대한민국에서 있으며, 지진이 발생할 때,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답을 소개하고 있으며,불과 관련한 안전 문제는 놓칠 수 없다. 우리는 지하철, 기차역 앞에서, 기찻길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예기치 앟은 일이 생기면, 당황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대처한다면, 다치지 않고, 신속하게- 안전한 상황으로 신속하게 빠져나올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냉담 내일의 고전
김갑용 지음 / 소전서가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이 지나면 모든 순간이 잊힌다는 걸 어릴 적에는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야간 운행을 하던 아버지가 안방에 자는 낮 동안 나머지 네 식구가 숨죽여 생활해야 했던 좁은 방에 홀로 남겨지면 어김없이 시도하던 게 있었다. 오후의 창에서 스며드는 빛의 조도와 낡은 장롱이 드리우던 그림자의 기울기, 철 지난 이불의 구겨진 모양새, 거울을 마주보고 선 나의 어색하고 굳은 표정, 그 순간 주워 담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애쓰며 되뇌었다. (-10-)



죽음! 절대적인 죽음! 결단코! 죽음!

울분에 찬 외침이 입밖으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삼키면서 출근을 준비한다. 더는 못하겠다. 싶은 순간에는 머리통을 주먹으로 서너번 세게 내리쳐 가며, 사람들에게 거지 같은 행색으로 비치지 않게 옷을 갈아입고 누구도 감염시킬 의지가 없는 사람으로 보이도록 마스크를 쓴다. 그녀의 약통에서 더듬더듬 종류별로 한 알씩 꺼내 입에 털어 넣고 현관문 밖으로 나선다. (-47-)



돈을 돌려받으려면 나도 지하로 내려가 노인을 잡아내야 할 판이었다. 지불하는 데는 아무 거리낌 없으면서 돌려받는데는 어찌나 큰 용기와 당위가 필요한지. 이내, 지하로 내려가 사기꾼과 드잡이해야 할 이유를 찾아냈다. 셋방을 빼면서 반환받은 보증금의 반은 그녀 것이었다. 언젠가 돌려줘야 하는 돈이었다.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녀의 돈은 죽는 순간까지 맡아야 했다. 젖은 장작같이 무거운 다리를 겨우겨우 움직여 이미 사라진 고양이를 따라 층계로 내려갔다. (-95-)



이미 그의 출입증은 상사에게 지급되었다. 상사는 주민등록 등본과 백신 접종 증명서를 지참해 왔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미 본사에서 제출했다고 거짓말했다. 상사는 당황한 기색으로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다 물었다. 일은 단순하고 반복적이고 정적이어서 지루할 텐데 적용할수 있겠느냐고.

그가 대답했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169-)



또한 모두가 퇴근하고 서고에 아무도 없어야 할 시각에 안에서 뛰쳐나왔다가 도로 되돌아온 글를 보안요원이 아무런 추궁이나 제지 없이 단지 체온만 재고 들여보냈다는 사실도 몹시 수상쩍었다. 만약 모든 직원이 한통속이고 이곳 도서관이 허술하면서도 웅숭 깊은 하나의 덫이라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직원들에게 지시 내렸을 누군가가 뭘 노리는지 그는 짐작도 가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이곳 도서관은 단순한 덫이 아니었다. 사냥감을 속여야 하는 덫이라는 구조물에 이리도 뚜렷한 자의식과 손길이 묻어 나올 수는 없으므로,직원 누구든 그를 딱히 사냥감으로 여기지도 않앗다. 그들은 그에게 융숭한 동시에 태평했다, (-197-)



첫번째로 만난 사람은 그를 그녀에게로 이끌었던 선생님으로,더는 이곳 도서관에서 형체로 존재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타자 소리와 마찬가지로 천장에서 말했는데 보다 더 선명하고 가까웠다. 선생님은 이제야 자신이 삶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곳 도서관 밖 삶으로 돌아가 먼거리에서 목소리로나마 이야기를 전할 수 밖에 없었는지, 아니면 이곳 도서관와 하나 됨으로써 자신의 진정한 삶을 찾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239-)



그는 배게에서 풀려났다. 그녀는 한결 온화해졌다. 다시 머그잔에 술을 가득 채워왔다.그는 순순히 약 한 주먹을 여러 차례에 나눠 술과 함께 찬찬히 삼켰다. 그녀는 항구 토제가 있는지 물엇고, 그가 색깔을 가르쳐 주었다. 그녀가 모은 약들을 받아들고 그는 술의 도움 없이도 능숙하게 삼켰다. 그러고는 술에 젖어 축축한 자리에 누웠다. (-289-)



소설 『냉담』은 작가 김갑용의 첫번째 장편소설이다. 그는 이 소설에서 동정심, 죄의식, 감정의 표현이 쇠약해진 한 남자를 언급하고 있으며, 길거리에서, 불명의 여자를 만나면서 생겨나는 변화를 담고 있었다. 그는 단편소설 『토성의 겨울』(2022) 을 써낸 바 있다.인간의 본성 너머에 숨겨진 생각과 의식의 흐름에 대해서, 도서관이라느 공간,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물어보고 있었으며,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냉담'이라는 단어는 차가운 의미를 품고 있다.그 반대의 의미는' 돌봄 이다. 작가는 우리의 삶과 죽음 너머에 냉담과 일치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음을 놓치지 않는다. '함께' '공동체'를 좋아하고,인간 관계를 우선하는 사회의 분위기,우리가 추구하는 미덕과 상반되고 있다. 걸국 우리 스스로  관심에서 벗어난 무존재감 속에서 살아가며, 어떤 위기에 봉착하게 될 때는, 혼자서 ,각자 살아가는 존재였음을 놓치지 않았다.작가는 이 소설을 도서관이라는 특정한 공간에 한정하고 있다. 지루하면서도 조용한 공간 도서관에 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상황들을 관찰하고, 소설에 이미지화하면서,작가느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의 만남을 상징과 은유로 더하고 있었다.



2020년부터 3년간 이어진 코로나 시국에서, 격리는 당연한 처사였다. 이 과정에서,역학 조사원이 나오고, 서로 말과 행동을 조심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인간의 삶이 한순간에 멈추면서, 보이지 않았던 작은 생명체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인간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법으로 통제할 수 있지만, 동물들을 통제하는데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상황 속에서, 이세상 살아가는 모든 것에 대해 관찰 하였고,그것을 소설 『냉담』 으로 형성화 했다. 지금 현재에서, 가까운 미래를 엮어내면서,우리가 처한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자 한다. 소설 『냉담』 속에는 어떤 이름도 존재하지 않았고, 어떤 상황과 주인공의 생각과 의식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도 단독주택 - 아파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단독주택에 살아 보니
김동률 지음 / 샘터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북 단독에 살면서 새로 생긴 취미는 한밤중 구도심 구석구석 걷기다. 자정 넘어 두세시간 도심을 걷는다. 한밤에 나서는 나를 아내와 아이들은 이상한 사람이라고 놀린다. 그러나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밤길이 안전한 도시가 서울이다. 나는 안다.깊은 밤 산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자정을 넘긴 야심한 시간, 취객들의 푸념조차도 연민을 느끼게 한다. 버스 전광판에는 '운행종료' 빨간 글자가 반짝인다. 운행종료라 ...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27-)



어머니가 텃밭을 가꾸며 흥얼거리던 노래가 들린다.<알뜰한 당신> 덕분에 푸성귀로 가득했던 텃밭은 이제 잡초만 무성하다., 해마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했던 전나무도,가을날 황금빛으로 물들던 은행나무도 목숨을 다했다. 죽은 이의 육신이 땅속에서 썩어 흙이 되듯 집은 곧 사라질 것이다. 하기야, 사라지는 것이 어디 옛집뿐이겠는가. 짧았던 젊음도 갔다. (-46-)



벌목공과 조경업자가 날을 골라잡았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길일을 택한 것이다. 목신이 놀라면 안 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경업자의 충고에 따라 어렵게 구한 무명 실타래를 열흘 전부터 나무에 군데군데 걸었다. (-79-)



산기슭 집, 찬바람이 지나간 11월의 아침은 서리와 안개로 종종 흐려진다. 늦가을에는 가지치기가 딱이라고 들었다. 전지가위를 들고 배콩나무, 수국, 들방미 가지를 제법21 모양 나게 자랐다. 가지치기를 끝낸 뒤 마당 구석에 쌓여 있는 마지막 낙엽을 치우고 하늘을 바라본다. 눈은 언제 오려나.늘 마지막 낙엽을 치우면 첫눈이 오더니만 눈은 오지 않고 밤사이 늦가을 비가 조금 내렸다. 어느새 바람이 차다. 집은 이제 경루로 가는 길목에 웅크리고 있다. (-121-)



눈이 온다. 전원 단풍나무 사이로 눈이 온다. 마음이 설렌다. 눈이 오는데로 설레지 않으면 그건 살아 있는게 아니다. 인생 다 갔다고 봐야 한다. 설레라고 하늘에서 눈이 오는 것이다. 솔가지에도 눈이 쌓였다. 이런 날은 아다모의 샹송 <눈이 내리네>를 들어야 한다. 눈 내리는 겨울밤, 돌아오지 않는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래다. (-173-)



1960~1980년대, 우리가 살았던 삶의 터전은 단독주택이 일반적이었다.집도 없고 절도 없었던 이들은 산과 가까운 곳, 달동네라 부르는 곳에 옹기종기 살았다. 그러한 삶이 어린 시절,오랜 추억 속의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이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이유다. 단독 주택에 살면서,골목을 사이에 두고, 서로 이웃간에 정이 잇었고,다툼도 존재했다.



이제 도시의 거주 형태는 바뀌었다.88 서울올림픽 이후 달동네는 하나 둘 사라졌으며,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섰다. 빈민촌이 아파트촌이 되었고,단독 주택은 돈이 없는 이들을 위한 보금자리였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차이는 소통방식.그리고 이웃간의 정이 있었다. 도시민은 아파트 공간 안에서 편리함을 느끼며 살아가며, 때로는 아파트를 사고 파는 매매의 수단으로 살아간다.



단독주택은 어느 순간, 빈집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런 모습은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느 그 모습, 개와 함께 지내는 모습이 사라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서적으로 메마르다고 느끼게 된 것은 단독주택에 대한 추억이 하께 사라진 이후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아파트에서 살아온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단독주택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서,느껴 볼 수 있었다. 마당이 있고,꽃과 식물이 있으며,조금은 정돈되었지만,내가 직접 가꾼 소소한 소일거리들이 단독주택에는 존재한다. 봄에는 꽃눈을 맞으며 지낼 수 있고,겨울이 되면, 하얀 눈과 함께 살아간다. 단독 주택 주변에는 열린 공간이다.나무가 있고, 나무를 두러쌓 생명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바닥에는 풀이 생겨나고, 단독주택에 자투리 공간이 텃밭이 된다. 그래서, 수많은 자연과 생명이 함께 살아간다. 때때로 부지런하지 않으면, 지저분해지기 쉬운 단독주택이지만, 그 안에는  사람이 함께 살아가며, 서로 좋은 일,나쁜일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아파트엔느 이웃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잘 알지 못한다. 아파트가 추구하는 편리함의 역설이다.단독주택은 다양한 추억이 쌓이고, 특별한 일들이 생겨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도윤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갑습니다. 저는 이 마을의 이장 겸 목사인 박성호라고 합니다.이번에 한사람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오셨다고요?"

"네 최이준이라고 합니다. 근무는 다음주부터지만 집도 알아볼 겸 미리 와봤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성호, 그러니까 이장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이러고 있으니 선생님 앞에 선 꼬마아이가 된 것 같았다. (-27-)



"신이 실존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서요.제물이니 뭐니 하는 것도 궁금하고요."

"그걸 다 얘기하려면 긴데요." (-98-)



할머니를 따라 도착한 곳은 이 교회였습니다. 강단 위에는 어른들이 모여 있었죠. 무슨 일인지 묻고 싶었지만 분위기가 사뭇 심각해 보여 아무 말도 할수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저에게 고기를 한 덩이 건넸습니다. 피가 뚝뚝 떨어지더군요.

'맨 손으로 잡거라.'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대로 할수 밖에 없었죠. (-156-)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는 동안 나와 혜진은 응급처치를 받기 위해 다른 대원에게 말을 걸려 할 때 누군가 먼저 우리에게 다가왔다.

"고생하셨습니다. 최이준 선생님."

이장이었다. 지금까지 그는 어디에 있었을까. 그도 일렬로 무릎을 꿇은 채 기도하고 있었을까. (-195-)



"평소에는 너도 배워야 하니까 너한테 시켰지만 ,이번에는 실수하면 안 되니까 내가 해야겠다."

이장은 아버지를 도와 아이를 제단 위에 올려두었다.(-262-)



미정은 활기찬 모습을 되찾은 대신 멍을 때리는 일이 잦아졌다. 다가오는 금요일을 기다리다 보니 긴장되는 바람에 저절로 의식을 놓는 것 같았다. 상훈이 이준 선생한테 옮은 거 아니냐며 짓궂게 놀릴 때마가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손사랫짓했다. (-343-)



소설 『비나이다 비나이다』은 오컬트 호러 소설이다. 오컬트 하면 떠오르는 신비주의와 미신으로 가득찬 ,기괴한 모습, 추가적으로 천사와 악마로 구분되는 인간과 과학 너머의 새로운 세계를 그린 이야기 로 볼 수 있다. 호러라는 말이 자극적으로 느껴진 것은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릴 수 있는 독특한 문학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서다.



소설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한국적인 정서와 한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생각과 이치, 문화와 지리적인 요소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대한민국 곳곳에 있는 교회는 도시와 시골에서 큰 차이가 존재하고 있으며,시골에서 교회는 지역민의 숟가락 하나하나 알고 있는 상징적인 건물 중 하나다. 이 작은 시골에 최이준 선생님이 부임하였다. 최이준 선생님은 시골이 좋아서, 한사람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이유다.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경계하고, 자신의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믿음과 신뢰,의심이 공중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장과 교회 목사를 신뢰하고 있어서, 최이준 선생님에게 관심을 드러내지만 마음을 잘 노출하지 않는다.



오컬트와 호러가 더해지는 이야기 『비나이다 비나이다』 안에는 폐쇄적인 시골의 정서를 느낄 수 있으며,어떤 일이 일어나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조용한 시골 마을이 하루 아침에 큰 이슈가 나타나는 이유도 이런 폐쇄성을 가지고 있어서다. 특히 이 소설에서, 신의 존재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마을 분위기, 마을 안에서, 이장 겸 목사인 박성호 목사가 추구하는 믿음의 본질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을 뛰어넘고 있었다. 소설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독특한 장치들 하나하나가 어떤 사건을 예고하고 있었다.비밀이 어느 순간 진실로 나타나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