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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물학 - 내 몸을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
이은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제가 어린 시절 부모님이 시청했던 텔레비전 아침 드라마 혹은 주말 드라마라는 대개 '화목한 가정'을 표상하는 흔하디 흔한 클리셰드로 가득했습니다. 남편 쪽의 부모와 조부모,아들 내외에 성인이지나 아직 독립하지 않은 남편의 형제자매들까지 에닐곱 명의 어른들만 가득 앉은 아침 식탁. (-19-)
어쨌든 배아들은 가느다란 관을 통해 제 몸 속으로 다시 돌아보았습니다. 제 몸을 떠난 지 5년 1개월 6일 만의 만남이었죠. 이미 월경 시작 다음 날부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든 프로기노바를 꾸준히 복용했기에 자궁 내막은 충분히 부풀어 있었고,이제부터는 착상을 돕고 임신을 유지시켜 주는 황체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도 꾸준히 투여받을 것이니, 배아들을 위한 폭신폭신한 보금자리는 만들어져 있을 테고 이제 남은 과정은 겨우 0.5 밀리미터에 불과한 이 작은 배아들에 달려 잇습니다. (-56-)
인간은 개구리처럼 번식하지도, 네오트로글라처럼 접근하지도 않습니다. 여전히 생물학적 번식의 부담은 여성의 몸에 국한되어 있지만, 인간 사회에서 자식을 경제적 물질적 자원으로 부양해야 하는 책임은 남성에게 더 무겁게 지워져 있습니다. (-156-)
오랜 진화의 산물인 우리의 몸은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도 대개는 기능적인 의미가 있으며, 우리 몸에서 분리되는 순간 그 의미까지도 사라지고 맙니다. 우리는 심장이 펌프질이 단 몇 분이라도 멈춘다면, 극히 드문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래를 볼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심장이라고 하더라도 몸에서 떨어져 나온다면 , 다른 사람 몸에 이식된다면 모를까, 단독으로 기능할 수 없습니다. (-228-)
인간은 오랫동안 자연에 도전해 왔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지식과 기술을 모았으며,지구라는 공간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과학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지구라는 공간, 태양계에 대해서, 천동설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인간의 가치관은 이제, 지동설이 대세가 되었으며, 지구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태양계의 움직임, 우주의 구성원리까지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분이다. 이제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인조인간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로봇이 바로 그 첫걸음이다. 하지만, 인간의 뇌에 해당되는 소프트웨어는 특수한 기능을 해결하는 데 부과할 뿐, 인간의 멀티적인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특히 남자의 몸,여자의 몸에 대한 인공적인 신체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은 아직 요원하다.
한국의 대표 과학 저술가 하리하라 이은희 작가는 과학자로서, 생물학자로서, 여성의 몸, 특히 난자를 몸에 가지고 있으며, 임신,출산,육아에서 자유롭지 못한 몸에 대해 과학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간의 몸의 기능은 유전자, 호르몬에 의해서 결정된다.아이를 낳기까지 걸리는 10개월의 시간 동안 여성은 오직 자신의 몸이지만, 타인을 위해서 불안과 고통을 겪게 된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여, 자궁에 착상되는 그 순간부터,여성의 몸은, 엄마의 몸으로 바뀌게 되며, 그 안에서, 여성의 진화론적인 생존을 놓치지 않았다. 직립 보행을 하게 된 인간의 가슴은 심미적인 기능을 가지고 잇다. 영장류 암컷과 엄마의 모습이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이유다.
이 책에는 난임에 대해서, 놓치지 않고 있다.여성은 난임 문제를 해결하기 귀해, 인위적으로 난자를 채취하게 되고, 냉동 보관한다 그 과정에서, 세아이 엄어마로서,저자가 겪었던, 넌자 폐기에 대한 감정 변화를 놓치지 않는다. 즉 생명에 대해서,윤리적인 과정이나,규칙,원칙을 잃어버리면 안되는 이유다. 특히 이 책은 이론적으로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에 대해서, 현실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놓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든 문화와 역사, 감정과 느낌, 선택과 결정,판단에 대해서, 엄마로서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고 있다. 이 책을 여성이 읽게 되면, 깊은 공감을 하게 될 것이고,남성이 읽는다면,여성의 몸에 대해서, 무지와 몰이해에서 탈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