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가장 가까운 적, 성병
엘렌 스퇴켄 달 지음, 이문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1728년에 태어난 스코틀랜드의 외과의사 존 헌터는 임질과 매독이 같은 질병이라고 확신했고, 그것을 증명하는 데 명예와 목숨을 모두 걸었다. (-15-)
나는 어쨌든 헤르페스가 무엇인지 말해 주었다. 피부와 점막에 물집이 생기는 질병이라고 말이다. 물집이 터져서 염증이 생긴 다음에는 말라서 작은 딱지가 되어 결국 떨어져 나간다. 헤르페스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약간 다른 두 가지 변종이 있는데, 둘 다 헤르페스 단순 바이러스 제1형과 제2형으로 알려진 이 병을 일으킨다. (-38-)
면역 체계가 침투에 반응하면, 환자는 발열, 독감 유사 증상, 체중 감소를 겪을 수 있다. 나중에 세균이 자리를 잡고 염증을 일으키는 위치에 따라 병이 달라진다. 세균은 내부 장기나 중추신경계, 근골격계, 피부를 침범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위대한 모방자'는 매우 적절한 이름이다. 매독은 다른 질병을 모방하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고 간과하기 쉽다. (-79-)
노르웨이가 클라미디아의 땅으로 유명하다는 점은 아마도 조건이 요구되는 사실일 것이다. 매년 노르웨이에서는 약 25,000건의 클라미디아가 진단된다. 일부 검사는 나와 같은 의사가 시행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직접 검사한다. (-130-)
질확대경은 1924년 독일의 의사이자 교수인 한스 힌젤만이 개발했다. 그는 고집이 세고 약간 공격적이었다고 하며, 자신의 발명품인 질확대경이 산부인과와 생식기 및 생식기 암 진단을 영원히 바꿀 것이라고 열렬히 확신했다. 그러나 그는 저항에 부딪혔다. 그의 동료 중 몇몇은 이 기구를 비실용적이라고 무시했고, 질확대경을 사용하지 않고도 전문가들이 점막 변화를 쉽게 진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171-)
HIV는 더 이상 사형선고가 아니다. HIV 양성 환자는 이제 격리된 기관에서 쇠약해져 죽지 않는다. 그들은 더 이상 의사와 간호사의 두려움과 혐오에 마주하지 않는다. 그들은 더는 겁에 질린 의료 전문가에게 의료와 치과 치료를 거부당하지 않는다. (-223-)
의사 엘렌 스퇴켄 달은 노르웨이 성병학과 의사이자 성과학 분야의 작가였다. 오슬로 대학교 의과대학에 다니면서,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성 건강 전문 센터 ‘성과 공동체’에서 일하고 있다. 성에 대한 오해와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생각하는 성병은 문란한 성생활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일상 속 접촉만으로도 성병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매독이나 다른 성병에 걸리는 이유는 성 접촉 때문만이 아니라,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성병도 존재한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1가지 성병은 임질, 헤르페스, 생식기 사마귀, 매독, 질편모충염, 클라미디아, 사면발이, HPV 관련 자궁경부암, 미코플라스마, 옴, HIV와 AIDS이다. 30년 전만 해도 어른들이 어릴 적 흔히 겪었던 옴이 성병 중 하나였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는 ‘클라미디아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성병은 일상 속에 흔하게 존재하는 질병이다. 남녀간에 사랑을 속삭이는 것도 성병의 하나였으며, 동성 간에도 성병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생식기가 서로 맞닿는 것뿐만 아니라 세균 침투, 바이러스에 의한 성병도 존재한다.분비물이나 염증에 의한 성병도 있다.
HIV의 경우, 과거와 달리 이제는 격리 조치를 하지 않으며, 이 질병이 미개한 국가에서만 흔히 발생한다는 착각이 이제 사실이 아니라는 것도 일깨워준다. 또한, 여성에게 저항을 불러일으켰던 질확대경이 없었다면, 여성의 수명은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 100년 전 질확대경이 병원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큰 반대에 부딪쳤다.전지구적 인구 증가 뒤에는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