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이 글이 될 때 - 김미옥의 글쓰기 수업
김미옥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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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감과 공감 그리고 저항과 인정을 거쳐 하나의 삶이 또 다른 삶으로 건너가는."

그냥 머무르는 게 아니라 이것이 또 다른 삶으로 건너가는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아니 에르노를 통해서 우리가 새로운 영감을 받으면서 그의 글이 우리의 글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게 하는 어떤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4-)



안녕하세요, 이런 말 필요없어요.그냥 써서 툭 보내세요. 그럼 나도 툭 읽어볼게요. 그 사람만의 문향(文香) 이 있잖아요. (-33-)



저마다 아픈 상처를 지닌 여성들의 서사 (-39-)



제 첫 기억이 놀이터 앞 아스팔트에 쓰러져서 피범벅이 된 채 울었던 장면이에요.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고함치고,엄마가 막 달려와서 저를 안아 올렸는데, 엄마가 나 알아보겠냐고 물어보고 막 그랬거든요. (-48-)



"조선아, 내가 너를 연결할 때 개천가에 고꾸라지든지 , 뽑히든지, 죽은 시체라도 더 학대해다오. 그래도 부족하거든 이 다음에 나같은 사람이 나더라도 할 수 있는 대로 도 학대해 보아라. 그러면 서로 미워하는 우리는 영영 작별된다.이 사나운 것아.사나운 것아.' (-114-)



특이하게 살지 말고 특별하게 살아라. (-135-)



이 마음이라는 바다는 아무리 더러운 것을 쓰더라도 자체는 더럽혀지지 않는다.그런 말처럼 나는 변함없이 실천하는데 다른 사람의 이목이나 뒷담화가 두려워서, 나는 사실 하나밖에 없는데. (-192-)



회사에서 생산부 여성들과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다. 소속이 달랐고 그녀들의 일은 육체 노동으로 시간을 다투는 일이었다. 나의 일은 시험하고,기록하는 것이었으니 그녀들이 보기에 나의 일은 일이 아니어서 상대적 박탈감도 작용했다. (-234-)



그러다 다시 설핏 잠이 들었고 여섯살의 나로 돌아갔다. 여섯 살, 햇볕이 내리쬐는 8월의 오후였다.친구와 손을 잡고 건너편 놀이터로 향하던 중 언덕 내리막길에서 질주해 오던 중국집 배달원의 오토바이가 우리를 쳤다. 목격자들은 내가 2미터 이상 날아오르는 걸 보았다고 했다. 새처럼, 아니 풍선처럼. (-287-)



오랜만에 노래나 좀 더 불러보려고 목청을 가다듬는데, 갑자기 "띠링" 하는 문자 알림 소리.전자서점 알라딘에서 보낸'25주년 당신의 기록 영수증'이다.

첫 만남 2000년 2월 29일, 구매한 책 5,573권,지금까지 결제한 금액 total....

앗, 식구들이 못 보게 얼른 숨겨야 한다. (-339-)



2024년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미오기傳』을 읽었다. 작가로서,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던 작가 김미옥은 드디어 자신의 삶을 조금씩 열었으며, 내 삶 속에서 위로왕 상처를 객관적으로 마주하고, 물 흐르듯이 흘려보내는 방법을 찾기 위한 삶의 여정을 이어나간다.



그녀의 세번 째 책이 출간되었다. 2023년 겨울 초입, 메디치미디어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다시 책을 내는 <중림서재>의 북클럽 모임장을 제안 받은 김미옥 작가는 나만의 인생 서사를 가진 이들이 소소하게 모여서,책에 대해 말하고, 책 속에서 자신의 삶을 터치하듯, 여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차별과 혐오, 무지와 무능, 우리 삶 곳곳에 숨어있는 것들은 남성은 모르는 여성의 내밀한 상처가 ,법과 제도, 문화 속에 채워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책 『당신의 삶이 글이 될 때』에서는 저마다 아픈 상처를 지닌 여성들의 서사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남성이라면 듣지 않아도 되는 상황과 억울함, 여성이라서 예민하게 되고, 자격지심을 느낄 수 있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대중의 따가운 시선은 특이한 사람으로 전락해 버린다. 남자였다면, 논문 면접에서 면접관에게 듣지 않아도 되는 말들, 면접의 목적과 무관한 면접방식에 좌절하고 만다.내가 여성이 아니라 , 남성이라면, 아내의 직업이 무엇인지 면접관에게 들을 일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여자라서, 논문 면접에서, 남편의 직업이 무엇인지 들어야 하는 상황, 그것이 우리 사회 속에 숨어있는 노골적인 여성 차별과 혐오의 보이지 않는 실체였다.



여성이기에,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 만으로 주변사람들에게 , 들어야 하는 말들, 욕심을 부려서는 안된다. 선을 넘지 말아라, 하면 안된다. 그러한 것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고 있으며,이런 현실이 바뀌어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이 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학습된 상처들은 불필요한 것을 노출시켜야 하는 애매모호한 상황 속에 숨어 있다. 김미옥 작가를 필두로 하여,여덟 작가는 자신의 상처를 객관화하는 방법을 <중림서재> 독서모임을 통해서, 흘려보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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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 티라노사우루스부터 북극곰까지 인류와 공생한 동물들의 이야기,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사이먼 반즈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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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총기가 없던 시절에 인간이 사자에 맞서 쓸 수 있는 방편이 많았다는 말은 아니다. 1898~11899년에 사자 두 마리가 케냐와 우간다 철도 건설에 동원된 노동자를 먹이로 삼았다. 우간다 철도 건설 프로젝트는 존헨리 패터슨 중령이 진행한 사업이었다. (-17-)



북부흉내지빠귀는 미국에서 발견되는 종으로, 하퍼리의 소설 『앵무새 죽이기』에 나오는 바로 그 새다. 다윈은 갈라파고스의 흉내지빠귀가 본토의 흉내자빠귀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39-)



우리는 큰 수치에 열광한다. 공포에 걸맞게 수치도 커야 하는 법이니까. 유럽과 아시아 전역을 합쳐 아마 7,500만 명이 페스트로 사망한 듯 하다. 이보다 훨씬 더 많은 3억 명이라고 추산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은 전혀 새로운 것으로 변했다. 페스트가 닥치기 이전의 수준으로 인구가 회복하는 데 100~200년 정도의 세월이 걸렸다. (-55-)



괴물, 배를 집어삼키는 바다뱀, 바다의 공포, 밑바닥을 알 수 없는 풍요는 인간이 오랜 세월 동안 바다를 보며 떠올린 생각들이다. 몰아치는 파도 밑 저 깊은 곳에 살고 있는 온갖 생명체 중에서 가장 거대한 대왕고래보다 인간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존재는 없었다. (-69-)



꿀벌을 가축처럼 재배할 경우 위험은 명백하다. 꿀벌은 자신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위험한 동물이다. 벌집에는 알 낳는 일을 담당하는 여왕벌 한마리, 여왕벌의 딸들이자 죄다 암컷인 수천마리의 일벌들, 여왕벌과 교미 말고는 다른 일을 전혀 하지 않는 더 적은 수의 수벌들이 들어가 산다. (-95-)



상어는 누구에게나 괴물이 되었다.고대 선원들에게만 두려운 괴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해수욕을 즐거운 오락 활동으로 인식하면서 인간은 이러한 쾌락에 인간 본연의 공포가 살짝 섞여 있음을 발견했다. 즐거움과 공포의 결합은 분명 바다가 주는 작지만 하찮지 않은 경험이다. 마치 블러디메리 칵테일에 살짝 첨가하는 타바스코 소스 같다고나 할까? (-110-)



따라서 어떤 종이 도도처럼 멸종되면 그 이유는 해당 종이 더 이상 유능하지 않기 때문에, 현대 생활의 속도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결함이 있기 때문에, 결국 생명의 적극적인 힘에 의해 폐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도도의 이미지는 뚱뚱하고 볼품없는 형상, 뭐 해도 도통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1455-)



총기와 화기의 발명 이후 늑대는 인간을 매우 경계하며 가능한 한 인간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살아간다 광견병에 걸린 늑대는 자기 길을 방해하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늑대의 인간 공격은 길 잃은 아이들, 때로는 여성들로 국한된다. 물론 늑대가 인간에게 정말 위협적이었음을 보여주는 기록은 많다. 1362년부터 1918년까지 프랑스에서 늑대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이 7,600명이라는 주장도 있다. (-156-)



책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를 읽으면서,다윈의 진화론이 먼저 생각났다. 인류에게 다윈의 진화론은 자연에 대해서, 새로운 인식과 자각을 선물해주었으며,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걸 깨닫게 해 주고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100가지 동물들은 인간에게 해가 되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전쟁 도구로도 쓰여졌다. 영화 속 악어 이미지는 공포영화 속 단골 손님이었고,벼룩은 흑사병의 원인이 되어서, 유럽사회를 초토화하고 말았다. 지금 우리가 100년 수명을 기대할 수 있었던 건, 100가지 동물들이 200년 전과 비교하여, 우리 삶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어서였다.



총기와 화기가 있어서, 인간은 비로소 지구에서 피지배자에서 지배자가 될 수가 있었다. 우리가 마주하였던 역사 속에는 야생 동물이 인간의 삶에 크게 영향을 끼친 대목이 거의 빠져 있었다. 북극곰와 산속에 사는 곰과 호랑이는 인간이 머물러 있는 마을에 들아가 사람을 먹잇감으로 삼았으며, 어두운 밤이 되면,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물론 대한민국 단군 신화에는 곰과 호랑이 신화가 있어서, 곰과 호랑이를 신성시해왔다.



양과 당나귀와 날, 소와 염소는 인간의 삶에 이로움을 주는 동물들이다. 인간의 힘을 대신하여, 이동수단으로 쓰여졌다. 말보다 당나귀가 떠 뛰어난 이유는 전쟁에서, 당나귀는 더 무거운 짐을 싫고 , 험한 곳을 이동하는데 유용했다.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지나갈 때,당나귀를 널리 써왔다.



모기와 쥐, 벼룩과 까치, 이 네가지 동물들을 제거하려 했던 마오쩌둥은 그것이 인간에게 대재앙이 올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어리석은 선택과 결과들은 인간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중국의 대기근으로 , 세계사에 지각변도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과학에서, 인간이 지금보다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었던 것도,인간과 유전자 형질이 거의 일치하는 동물들 때문이다. 더럽고 지저분하다고 생각하였던 쥐는 인간 유전자와 90퍼센트를 공유하고 있다. 신약을 개발할 때, 인간은 쥐에게 그 약물을 투여하여,임상 실험을 진행하였고,쥐에게 이상이 거의 없다면, 비로서 인간에게 그 약을 투여하였다. 이 과정에서, 페니실린이나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댐을 짓거나, 집을 짓거나,. 종이를 만드는 것도 자연의 지혜를 모방함으로서, 얻을 수 있었다. 댐을 짖는데 진심이었던 비버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서,인간은 독창적인 기법으로 대형댐을 만들어 갔다.세계사 속에서 고래와 상어가 주는 이미지, 거대한 코끼리가 어떻게 인간에게 이로움과 해로움을 선물해주는지 안간은 코끼리를 어떻게 길들여 왓는지, 도도새가 멸종하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독도에 많았던 강치가 절멸하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한권의 책에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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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는 왜 실패하는가 - 트럼프 2.0, 미국이 만드는 세계의 명암
문정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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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반도국가이며,지정학적으로 ,외세의 침입이 많았으며, 매우 탐나는 땅덩어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과정에서, 크림반도를 흡수했던 것과 마찬가지로,주변 열강들은 한반도 땅을 가지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 멀리 보지 않아도, 일제 강점기,일본은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목적으로 한반도를 침탈했으며, 36년 간의 암울한 일제강점기를 거쳐왔다. 메이지 유신 이후, 한반도의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철도를 놓았으며, 부산과 인천 항을 거점으로 하며, 식량과 약탈한 문화재를 일본 본토로 가져간 바 있다.

작가 문정인 이전에, 국제정치학자 문정인은 방송과 유투브에 단골처럼 소개되었던 입지적인 분으로서, 연세대학교 제임스 레이나 석좌교수로서, 세계 정치현황에 대해 전문가적 식견을 가지고 있으며,한반도가 생존하기 위해서,어떤 외교적 전략을 취할 것인지 고민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책 『미국 외교는 왜 실패하는가.』은 국제정치학자 문정인 이외에 로버트 갈루치, 로버트 칼린, 시그프리트 헤커, 찰스 쿱찬, 월터 미드, 존아이켄버리, 수잔 손튼, 칼 아이켄베리, 비노드 아가왈, 벤 잭슨, 미란다 슈뢰어스 교수들이 소개되고 있으며,그들이 본 미국 외교 전략의 문제점 뿐만 아니라,바이든 1기 정부가 트럼프 2기 정부로 들어서면서,한반도의 불확실한 외교 전략과 협상은 어떤지 살펴보고 있었다.

먼저 미국은 중동, 이스라엘과 파키스탄 사이의 내전에 대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의 전쟁에 대해서, 한반도의 잠재되어 있는국제적인 불안 뿐만 아니라, 부동항을 차지하려는 러시아의 입장, 미국보다 더 팽창전략을 취하고 있는 시진핑에 대해 신경쓰고 있었다. 특히 바이든이 푸틴을 상대로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이었다면,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서, 러시아 , 우크라이나 두 나라의 입장이 바뀌게 된다. 미국은 아메리카퍼스트 전략으로 우크라이나에 손을 떼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이렇게 된다면, 러시아의 푸틴은 지금 현재 차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크림,돈바스 지역 일대 점령지역을 유지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은 어떻게 우크라이나를 적으로 만들지 않으면서, 러시아에게 뭔가를 얻고자 하는 외교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었다.이런 과정 하나하나에 대해서,미국의 입장과 한반도 북한과 남한의 입장,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의 입장,이스라엘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입장을 분석해 볼 수 있으며, 패권국가 미국의 외교적 성공과 실패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미국외교는왜실패하는가, #문정인,#미국외교,#트럼프2기, #관세전쟁

ㅏ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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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사람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
고수경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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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귀가한 할아버지는 아침에 두고 간 식사가 그대로 있는 문앞에서 한참을 지우야, 지우야, 불렀다고 했다. 지우가 내내 했던 말 때문이었다.내가 대답이 없어도 절대 들어오면 안 돼.자고 있거나 음악을 듣고 있을 수도 있잖아.할아버지는 이 병에 걸리면 너무 위험해. 그러다 할아버지는 불현듯 현관으로 돌아가 보았다. (-13-)



맞는 말이었다. 어차피 모든 세입자는 임대인의 남는 방, 남는 집에 사는 거였다. 안방과 서재도 있고 화장실도 두 개나 된다면 남는 집이든 창고든 무슨 상관이겠어. 소희는 생각했다. 연호라도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맞는 말을 해서 다행이라고. 연호가 놀리듯이 말을 걸었다. (-63-)



저는 들어가도 되죠?

선생님은 저분을 뵌 적 없으신 거 맞습니까?

순경이 여자에게 확인했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204호로 들어가 버렸다. 집주인 아을이라는 사람은 여전히 나를 미심쩍어 하는 표정으로 흘긋대면서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스마트폰 액정을 두드리는 소리만 나는 중에 순경이 다시 물었다. (-87-)



은희는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지영은 대답을 듣지 않고 돌아서서 골목을 빠져나왔다. 택시를 타고 그 골목 앞에 다시 지날 때 주 선배를 두고 혼자 걸어가는 은희가 창밖으로 스쳐 지나갔다. 며칠 뒤 주 선배가 찾아와 테니스공을 담은 보관함 두 개를 주고 갔다. (-126-)



다음 날 아내가 새를 키우기 싫으냐고 물었을 대 당신이 원한다면 키워도 좋다고 대답했다. 내가 원해서 키우는 게 아니라 당신도 원해야 키우는 거야. 아내는 그렇게 말했는데 나는 정말로 원한다고 말했다. 내가 집에 없는 시간에 아내가 뭔가를 하길 바랐고 그게 새를 키우는 일이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그녀가 울지 않게 되고 예전처럼 나를 어디론가 데리고 간다면...(-156-)



소설 『옆사람』은 980년대 1990년대 방영했던 MBC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을 기억나게 해주었다. 그 드라마에는 골옥을 사이에 두고 세 집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정이 넘치는 이웃사촌을 느끼게 한다. 귀여운 순돌이의 모습은 그 드라마를 돋보이게 했다. 아파트촌이 아닌 단독주택이 많았던 도시의 삶,이웃사촌츼 삶을 엿볼 수 있었다.이제 이웃사촌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진다. 차라리 옆사람이 더 익숙했다. 



작가 고수경은 이 소설 『옆사람』에서 여덟편의 단편소설에서,우리의 일상의 변화에 대해서,그 안에 숨어있는 옆사람을 향한 불안과 의심, 그리고 호기심에 대해서 놓치지 않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를 두는 현실 속에서,단편소설『새싹 보호법』을 완성햇는지 독특함이 느껴졌다.



철학적이면서, 우리는 이 소설 속 이야기가 평범한 일상 속에 나타날 개연성이 있다는 걸 놓치지 않는다. 그건 내 집인데도, 그 집에 들어갔을 때대,타인이 의심할 수 있다는 사실, 나와 타인에 대해서,서로 모르는 사이였을 때 발생하는 에피소드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세입자,인대인으로 살아간다. 건물을 짓고,그 집에서, 나를 보호하며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집 안에 방이 여러 개 있을 때,그 방에 대해서, 출입금지라는 규칙을 정할 수 있다.어던 방에 들어가도 되는, 허용되었을 때의 기분과 들어갈 수 없는, 금지되었을 때의 기분은 다르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 은게 인간의 마음이다. 작가는 단편소설 '다른 방'에서 인간의 내면 속 비밀을 감추려는 심리와 그 비밀을 열고 싶은 심리,인간의 이중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그것이 이 소설의 매력이며,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옆사람을 몰래 훔쳐보는 우리들의 일상을 잃어버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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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스파이 전쟁 - 간첩, 공작원, 인간 병기로 불린 첩보원들의 세계
고대훈.김민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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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영화 속 스파이는 멋있거나, 영웅적인 느낌이 강하다. 영화 <쉬>리,< 더 테러라이브>, <강철비>, <공작>, <베를린> 이 바로 그런 예이다. 하지만 현실 속 스파이, 대남 간첩, 북한 공작원은 달라질 수 있으며, 국정원에는 이름이 없는 블랙요원의 묘비가 19구가 세워져 있다.



한반도가 서로 분돤된 상태에서,북한은 남한의 군사기밀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목적한 바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인간 병기로 부리었던 김동식이 전 국회의원 이인영, 우상호, 김부겸에 접촉해왔다는 사실이다.실제 북파 공작원이 되기 위해서, 18살이 되어서, 본격적으로 한국,즉 남한 사회에 대해서.지식을 습득했으며, 공작원으로서 몸을 만들었다.20kg 무게의 짜리 짐을 지고, 42.195km를 4시간 안에 주파한다는 것은 아마추어 마라토너라면,그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해할 수 있다. 북파공작원이 북한의 지도자에게 어떻게 충성을 다하는지 ,그들의 활약상을 알 수 있으며, 황장엽도 얻지 못한 북한 영웅 칭호를 얻은 김동식이 대한민국 차관에 버금가는 경제적 대우를 누렸음을 놓칠 수 없다. 유도 선수 계순희가 올림픽 금메달 수상을 하고 난 뒤, 북한 영웅이 되었던 것은 매우 고무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들을 회색분자,블랙요원이라 일컫는다. 북한 공작원이 남한에 침투하기 위한 루트는 남해 안 저 먼 바닷가에서,반잠수정을 타고,조용히 침투하게 된다.그 과정에서, 남한 해양경비대에 걸릴 수 있지만,그 정도로 대한민국의 국경이 삼엄하지 않다는 걸 을 이 책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다.비록 남한에서, 2번째 침투가 실패하였던 김동식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생포되었으며, 실패로 끝났다.비록 김동식의 가족은 북한에서 숙청되었지만, 김동식은 남한에 살았고, 국정원 특채 후, 북한 정보통이 되었으며, 남한에 정착하여, 북한 공작원이 어떤 일을 햇는지 남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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