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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삼사라 서 1
J. 김보영 지음 / 디플롯 / 2024년 9월
평점 :
"뭘 망설이는 거냐,이게 장난이든 사기든, 어차피 네가 잃을 것이 뭐란 말이냐."
그럴 듯 하게 들렸다. 하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었다.
이를테면,지금 수호의 숨통을 찍어 누르는 산처럼 거대한 괴수라든가. (-9-)
핀잔을 예상했는데 마호라가의 입가에 기분 좋은 미소가 떠올랐다. 마호라가의 피처럼 붉은 눈이 힐끗 자신을 향했다.
죽음을 코앞에 둔 순간에도 뛰지 않던 심장이 두근거렸다. (-113-)
카마의 손에서 떨어져 나간 창은 도로 물이 되어 바닥에 흘러내렸다. 다른 실이 카마의 다리를 휘감아 넘어뜨렸다. 카마가 풀어내려 손을 뻗자 곧이어 양손을 단단히 묶었다. (-199-)
체육부장의 주먹은 수호의 몸을 저만치 날렸다.
이미 상대는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포탄처럼 날아간 수호는 벽을 뚫고 운동장으로 내던져졌다. 벽은 설탕처럼 약했고 운동장은 풍선처럼 푹신했다. 푹신한 바닥에서 몸이 퉁퉁 튀었다. (-269-)
타화자재천
인간계에서 흔히 욕계 중 제 6천의 지옥이라 부르는 공간.
제정신을 가진 인간은 잠시도 머무를 수 없슨 곳.누구라도 잠시라도 머물면 정신이 날아가버릴 법한 곳.
이 극악의 땅에 한 남자가 내려섰다.
순백의 비단 도포를 두르고 긴 차을 손에 든 사내다. 차에는 새하얀 비단 끈이 매여 있다. (-346-)
바루나는 마호라가의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바루나의 몸은 스칸다의 다르마파사 어쩌고 하는 밧줄에 묶여 있었다. 계속 용을 썼지만 힘으로 끊어진므 무기는 아닌 듯 했다. 바루나가 살짝 힘을 주자 밧줄에 쓸린 자리에서 금빛 가루가 흘러나왔다. (-415-)
책 『사바삼사라 서 1권』는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이우혁 자가가 쓴 베스트셀러 소설 퇴마록 시리즈를 소환하고 있었다. 인간계와 마계,귀신, 불교의 윤회와 번뇌에 대해서, 인간의 욕망과 6계지옥까지 소환하고 있었다.
소설은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사바삼사라 서 1권만 하더라도, 800페이지에 달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술술 읽혀지고 있으며,주인공 수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의족을 찬 소녀가 등장하는데,그 소녀의 의족이 장애가 아닌, 살인 무기처럼 쓰여지고 있었다. 인간계와 마계 그리고 지옥과 천당에 대해서, 이 소설에서 카마의 정체와 바루나, 마호라가 등, 불교에서 흔히 쓰여지고 잇는 용어들이 마치 인간처럼 의인화하고 있었다.
소설은 불교의 가치를 충분히 살려주고 있었으며,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며 자유로운 상상의 날개를 펼쳐오고 있었다. 수호가 원하는 한가지 소원의 정체,소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싶었던 아빠는 잘못된 유혹으로 인해 전재산을 탕진하는 사기의 구렁텅잉체 빠져들고 말았다. 물론 수호는 주변 사람들의 폭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엿으며, 카마가 등장하면서, 소설은 급반전하고 있었다.
이 소설을 통해서, 내 앞에 놓여진 불교는 왜 존재하는가 생각해 보았다. 이 소설에는 도가 사상도 더해지고 있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술이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으며, 영원히 끊어지지 않을 것 같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타락한 퇴마사 광목천이 등장하고 있으며, 모멸과 멸시를 느끼면서 살아가는 수호에게 앞으로 어떤 모험이 펼쳐질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