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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좋아서 - 정원을 가꾸며 나를 가꿉니다
더초록 홍진영 지음 / 앵글북스 / 2024년 9월
평점 :
땅을 살피며 돋아나는 새싹을 한마하나 감별하는 건 봄을 맞이하는 의식과도 같다.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지만, 보고 싶어 죽겠다는 마음이라면 이해할까?작은 새싹은 모두 다 특별하고 소중하니까. (-18-)
문을 열고 나가니 마당은 온통 장미 향이다. 담장의 장미는 춤을 추듯 넘실대고 ,여러개의 아치는 장미로 뒤덮여 꽃 터널을 만들었다.모든 생명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발하는 여름 정원은 마치 누가 마법 지팡이를 휘두른 듯 황홀한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69-)
심플한 아름다움과 독특한 향기로 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는 식물들이 있다.바로 허브다. 허브는 꽃뿐만 아니라 잎과 줄기에서도 향이 난다.달콤한 향이나 시원한 향부터 톡 쏘는 향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92-)
내 기억 속의 아빠는 정원에서 언제나 엷은 미소를 짓고 계셨다. 아빠에게 정원은 쳇바퀴 도는 농사일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낭만을 느끼는 공간이었다. 아빠를 쏙 뺀 막동이 딸도 운명처럼 정원을 꾸리게 됐다. (-147-)
길을 가다가 꽃을 본다. 멈춰서 샂딘을 담아본다. 봄,여름,가을 겨울, 그때 그때 피는 꽃은 다른 개성과 멋을 느낄 수 있다. 꽃이라는 이름 속에 아름다움이 함축되어 있으며,우리는 꽃을 통해서, 생명과 씨앗을 얻고, 꽃이 주는 위로와 치유를 느끼며 살아간다.
꽃은 힐링의 메세지다. 삶 속에서 인간은 인간에게 아픔이 되고, 상실과 허무함의 자각으로 나타날 때가 있다. 인간에게 얻은 상처는 꽃을 통해서 위로받는다. 꽃을 통해서,우리 스스로 새로운 길을 걸어갈 수 있고, 여름 철 빨간 장미꽃 터널 위에서,내 모습을 감추곤 한다. 유투브 채널 '더 초록'을 운영하면서, 7년 동안 꽃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는 정원 가드너 홍진영 작가가 말하는 꽃 메시지는 행복과 즐거움, 양보와 사랑 그 자체였다.
우리는 정원 속에서, 생과 사를 느끼며 살아가며, 새싹이 피어나는 과정에서, 협력하고,공생하며, 서로 이해를 하며, 때로는 숨어 있는 자연 속의 경쟁도 느끼며 살아간다. 양보의 미덕, 새와 벌레와 꽃, 벌이 함께 하는 그 공간에, 생명의 깊은 가치와 마법이 피어나는 그 따스한 온기릂 느낄 수 있다.
정원을 가꾼다는 것은 나를 가꾼다는 것이다. 내 마음을 정화하고, 내 마음 속의 가시를 하나하나 빼내는 작업, 다듬고 다듬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그것이 정원이 주는 지혜이자, 교훈 그 자체였다. 자연 속에서, 장미를 가지치기 하고, '시든 꽃을 자르는'데드 헤딩' 작업까지 마무리하며, 동트기 전 새벽, 모든 생명아 깨어나는 그 순간, 사람이 잠드는 그 순간에도 자연은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 하며 살아가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