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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칼은 누구라 하느냐 - 소설 공민왕
류정식 지음 / 물병자리H / 2024년 8월
평점 :
모거경의 홍건적 4만이 서경을 함락하자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홍건적 20만이 또다시 요동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하니 곰민왕도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20-)
"우리 홍건군이 안주를 평정하고 고려장수 김경제를 생포했다.절령고개에 포진하고 고려군은 창검을 버리고 투항하라."
이방실은 파두반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내가 네놈의 죽마고우,모거경을 죽인 이방실이다. 네놈도 모거경처럼 목이 떨어지지 않으려면 원나라로 돌아가라 개돼지를 잡던 백정놈아."
파두반의 눈이 뒤집혔다. (-61-)
공민왕과 노국공주는 말을 타고 송야천의 강둑을 따라 봉정사로 질주하자, 소야천의 물 흐르는 소리가 이들의 귓전을 파고 들었다. 또한 긴 겨울철에 깨어난 새싹들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매화꽃 잎이 바람결을 타고 송야천에 날아다녔다. 한마디로 부처님이 계신 봉정사가 극락이 아니라 송야천이 극락이었다. (-170-)
공민왕은 명덕태후 침소 앞에서 전쟁터가 방불할 정도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는데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어 있었다. 한마디로 군왕으로서 면목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군왕은 누가 대신할 수 없는 법, 공민왕은 장수들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과인이 노국공주와 그대들의 덕분에 살았소.그러나 잔챙이만 잡아들이고 배후는 잡지 못했으니 난을 평정했다고 볼 수 없소. 과인을 시해하려고 한 배후를 꼭 잡아들이시오." (-227-)
최영도 무장 아니오. 그리고 성격이 강골이라 밀어붙일 줄만 알았지.유연성은 조금도 없소. 하나 서경윤은 학식이 풍부하고 상황판단이 바르니 전술에 약한 도원수를 도와주시오."
유탁이 거듭 부탁했지만 이인임은 망설였다. 만인지상 우정승도 못 하는데 일개 서경윤이 감당할 수 있을지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안았다. (-282-)
"최영과 이성계라면 안심이 됩니다. 다만 김첨수와 유인우가 우리 고려군의 속내를 잘 알고 있으니 매사 조심해야 해요."
"김첨수와 유인우가 아무리 날뛴다 해도 최영의 상대가 되지 않소.왕후."
공민왕은 말하면서 노국공주의 손을 잡았다. (-328-)
공민왕과 노국공주는 정이 돈독했으나 대를 이을 왕자가 없었으니, 가끔 의견충돌로 궁궐의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자 노국공주가 회임했으니 다툴리 없고 선왕들에게 면목이 섰다. 공민왕으로서는 이보다 기쁜 일이 없었다.
"얼굴 뿐이겠소. 과인이 왕후를 업고 다니겠소, 하하하."
"전하도 참..."
노국공주는 자신을 업고 다닌다는 공민왕의 말에 쑥스러워 했다. (-392-)
고려 말 , 제31대 고려왕 공민왕은 충숙왕 셋째 아들로 태어나 제30대 충정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으며,원의 간섭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나라 제후국으로 97년간 지배받았던 고려는 스스로 원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서,고려의 자주성을 확립하고자 하였지만 실패로 끝났으며, 공민완 사망 이후,18년간 우왕 ,창왕, 공양왕을 거쳐 1392년까지 고려의 명맥을 유지하였다.
익히 사극 드라마를 통해 알고 있었던 이들은 공민왕을 고려의 마지막 왕으로 생각하고 있다.하지만,. 공민왕 사후 18년 동안 고려는 존재하였으며,야만국이자 이민족, 오랑캐의 나라,인육을 즐겨 먹었던 원나라의 사슬에서 벗어나려고 애써왔다.
공민왕과 정치적 동반자였던 노국공주는 출산과정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공민왕 스스로 신돈을 이용하여, 친원파 세력을 숙청하려 하였건만 실패로 종결되었다.이 와중에 고려말 충신이었던 최영장군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죽었으며,권문세족 후예 이인임, 정몽주 세력 또한 고려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말았다.
소설은 배신과 음모, 비극적인 역사적 결말 뒤에 숨겨진 고려의 난세를 되짚어 보고 있었으며, 실패로 끝나버린 비운의 개혁 군주 공민왕의 업적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청한거사로 나오는 신돈은 공민왕으로부터 전권을 물려받아서, 권문세족과 무장들을 제거하였으나 역모죄로 참수하였으며, 공민왕 또한 1374년 사망하고 말았으며,1359년 4만이었던 홍건적의 1차 침입은 1361년 홍건적 2차 침입당시, 20만으로 불어났으며,명나라와 조선이 건국할 수 있었던 매우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소설 『너의 칼은 누구라 하느냐』은 고려 말 공민왕의 입장에서, 작가의 상상력과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쓰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