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미안해하지 않을래 - 다시 일을 시작하려는 여성을 위한 안내서
양지선 지음 / 라온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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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신이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착한 여자 콤플렉스란 어떤 것일까?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착한 사람으로 보여지기 위해 자신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면서 지나치게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59-)


우리는 현재를 벗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자 할 때 무조건 기존의 것을 버리려고 한다. 완전히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것을 업그레이드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새로운 재능을 개발하기보다는 지금 가지고 있는 재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다면 '1인 기업'으로서 더 탄탄하게 나아갈 수 있다. (-104-)


올바른 개인 비전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나에게 어떤 삶의 가치와 행복을 주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더불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나 자신을 알아야 나의 가치관과 내가 추구하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137-)


속담에 '달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 가 있다. 이 속담 안에는 인간의 리스크를 스스로 줄여서 분산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삶, 균형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이 속담의 궁극적인 의미에 해당된다. 한편 우리의 보편적인 삶과 행복도 이 속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 삶이 한 쪽에 치우치면서, 자신이 가진 것들 안에서 소중한 것들을 놓치게 되는데, 살아가면서, 지혜가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삶과 일의 균형적인 조화가 필요하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한편으로 이 책은 직장에 다니다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일하던 걸 내려놓고 경력단절이 된 엄마들에게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대해서, 희망과 용기를 불어다 주는 책이다. 사회에 첫 발걸음을 떼고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일을 처음 할 때의 마음가짐과 경력단절이 되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할 때의 마음가짐이 다르며,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 엄마들이 안고 있는 컴플렉스와 두려움에 대해서, 저자의 경험과 삶을 공유하고 있다. 자신도 여느 경력단절 엄마들과 별반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면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낸 자신의 모습이 여느 엄마들에게 희방의 메시지가 되길 꿈꾸고 있다. 자신이 새로이 일을 할 때 느꼈던 두려움이, 시행착오들을 극복해서 원하는 것을 이루어낸다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유없이 두려운 마음을 가지게 되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내려놓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씨앗이 될 수 있으며, 삶에 대한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삶에 대한 성찰, 착한 엄마 컴플렉스는 무언가 도전하고 싶어도 스스로 해보기 전에 포기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 엄마로서 내 아이를 돌보면서 희생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워 나갈 수 있다. 내가 꿈꾼느 것을 해낸다면,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가 되며, 기회가 될 수 있다.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복을 볼여줄 수 있고,  자신의 행복이 다른 사람들에게 또다른 용기의 불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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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의 상소 - 어리석은 왕에게 목숨을 걸고 바치는 이율곡의 옳은 소리
이이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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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민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첫 번째 부류는 훌륭한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능력을 발휘하게 해줄 임금을 만나 자신의 능력과 그 능력을 발휘하게 해줄 임금을 만나 자신의 능력과 포부를 펴서 훌륭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 부류는 비록 훌륭한 능력이 있더라도 그 인재를 알아보는 임금을 만나지 못해 본의 아니게 말단직에 머물거나 교육에 종사하며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59-)


오늘날의 폐단들을 말로 다 하려면 하루도 부족할 것입니다. 오늘날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개혁하는 정치가 없다면 비록 요순이 임금으로 계시고, 고요와 기가 신하로 있다 하더라도 혼란한 시대를 다스리는 데에 도움이 안 되고, 몇 년 못가 백성의 삶은 어란토붕(물고기 속살이 썩어 문드러지고 지반이 무너져 내림)과 같이 될 것입니다.(-143-)


하늘이란 이와 기일 뿐이다. 이에는 드러남과 은미함(겉으로 드러나지 않음)의 구별이 없고, 기에는 흐르고 통하는 원리가 있으며, 사람의 일에는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어 길흉이 각각 좋은 징조가 나타나서 알려주고, 나라가 장차 망하려면 반드시 나쁜 징조가 나타나서 알려준다. 아래에서 정치를 잘못하면, 위에서 꾸지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선한 사람에게는 복을 내리고 난을 일으키는 자에게는 재앙을 내리는 것은 변함없는 하늘의 이치이다.(-172-)


집안에서 '은혜'와 '윤리'는 서로 모순되는 가치다. 성리학자들은 은혜를 베풀면 한없이 관대해지는 것이고, 윤리를 강조하면 가족 구성원 간에 지켜야 할 예법과 도리가 명확해져서 가족 간에 각박해질 수가 있어 유독 집안에서 상충하는 가치라고 보았다. 집안은 이 두가지가 상충하는 장소이면서, 적절하게 조절하고 운용하는 법을 익힐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성리학자들은 상충하는 두 가치에 대해 많은 토론을 벌였다. (-238-)


조선시대 율곡이이는 구도장원공이라 불리었다. 그 시대의 타고난 천재이며, 진사에 아홉번 장원급제한 인물, 신사임당의 아들이기도 한 그에 대해서 우리는 그이 대표작 성학십요를 꼽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가족사에 대해서 , 그의 천재성에 대해서 말하지만, 그가 남긴 저서의 큰 가치에 대해서 알고 있지 않다. 성학십요 이외에 동호문답과 만언봉사라는 책을 남긴 율곡이이는 그 시대의 정치개혁가이다. 그는 선조 임금때 일만자가 넘는 상소문을 남겨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고, 백성들의 평안을 위해 새로운 개혁안을 추구하게 된다. 그가 이렇게 정치개혁을 꿈꾸었던 근원에는 네개의 사회가 있었다.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 조선시대를 대표한 네개의 사화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임의 서슬에 놓여지게 되었고, 조선시대의 권력층에 대한 피바람이 불게 된다. 권력을 가진 이들의 서슬퍼런 피바람으로 인해 백성들의 삶은 궁핍해졌고, 율곡 이이는 신사임당이 일찍 죽음으로서 불교에 귀의해 새로운 삶과 정치를 개척해 나가게 되었다.


그의 천재적인 역량을 이 책을 통해서 읊어보게 되었다. 책 제목 <율곡의 상소>는 그 시대에 율곡이이가 꿈꾸었던 세상과 이상향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이 정치의 정도를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지 조선시대의 류성룡이 징비록을 남겨서 후대에 시대적 반성의 의미치를 남겨놓았던 것처럼, 율곡이이도 동호문답과 만언봉사를 남겨서 후대 사람들이 꿈꾸는 정치상에 대한 기반과 귀감이 될 만한 무형의 가치들을 만들어 나가는 기회를 찾아보게 된다.


이 책은 그런 것이다.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정치를 배우지 못하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정치를 구현하고 있다. 바른 길로 나아가지 못하고, 매순간 위태위태한 정치상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에에 율곡 이이의 사상의 근간이 되는 이와 기를 기준으로 조선시대의 변화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구도장원공이라 불리어질 정도로 천재였지만, 50이 되지 않은 나이에 일찍 새상을 떠난 율곡이이의 발자취는 우리에게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바른 정치란 무엇이며,정치 개혁의 기본적인 요건이나 본질적인 요소들에 대해서 하나 둘 찾아보고 엮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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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One Look (MP3, Unabridged)
Coben, Harlan / Brilliance Audio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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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척추 사이, 바로 그 부분이 열쇠였다. 조금만 위로 올라가도 상대는 완전히 마비되고 만다. 그렇게 되면 죽음도 빨리 찾아든다. 팔과 다리는 물론이고, 그들의 내장 또한 기능을 멈춰버린다. 조금만 밑으로 쳐졌다간 상대의 다리만 마비될 수가 있다. 물론 두 팔은 멀쩡히 움직일 수 있다. 힘을 조금만 더 주어도 척추는 완전히 끊어져 버린다. 정밀함은 필수였다.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감을 익혀 놓아야 한다. (-58-)


그의 어머니는 부당하게 반역자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의 목적은 본보기로 삼는 것이었다. 반역자들은 모두 그렇게 처단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기 위해, 아니 그들이 반역자라고 믿는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죽게 될 거라고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166-)


"그레이스 로슨은 결혼 후부터 쓰게 된 이름이야. 결혼전 이름은 그레이스 샤프였지."
데일리가 그를 멍하니 보았다.
"보스턴 대학살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
"잠깐만요.록 콘서트 폭동사건 말씀인가요?"
"궤멸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많은 사람이 그날 목숨을 잃었어."(-224-)


후대전화를 든 그레이스의 손이 힘없이 툭 떨어졌다. 남자는 멈추지 않았다.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두려움이 엄습해왔다.지금 그녀가 느끼고 있는 공포에 비하면 보스턴 대학살은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에 지나지 않았다. 가슴이 터질 듯 쿵쾅거렸다. 남자가 그녀의 시야에서 막 벗어나려고 했다. 그의 얼굴엔 미소가 머금어져 잇었다. 그는 여전히 휘파람을 불며 두 팔을 힘차게 젓고 있었다. (-320-)


사람이 나쁜 길로 접어드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그 경계는 무척 모호했다. 그냥 선을 넘어서기만 하면 되었다. 문제는 가끔 원점으로 되돌아올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삼 주 후, 웨이드 라루는 술에 잔뜩 취한 상태로 학교에 몰래 침입했다. 그러고는 연극을 위해 준비한 세트를 부숴놓았다. 결국 그는 경찰에 체포되었고, 학교에서도 정학 처분을 받았다. (-433-)


그레이스가 방아쇠를 당겼다. 총이 발사됐다. 다시 한 번 당겼다. 그리고 또 한 번, 남자가 비틀거렸다. 그녀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사이렌 소리가 점점 커져왔다. 그레이스는 멈추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500-)


어떤 사건이 발생했고, 사람이 사라졌다. 사진 속 인물 한사람 한사람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이런 경우 주인공은 어떤 기분이 들것이며, 그 주인공의 심경에 대해서 그 감정이 변화 패턴을 따라가 보게 된다. 소설 <단 한 번의 시선>은 할렌 코벤의 대표작이며, 모중석 스릴러 클럽 두번째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의 탁월한 스토리 전개 안에 감춰진 복잡하고 모호한 플롯은 씨줄과 날줄처럼 엮이면서, 사건의 원인과 그 안에 있는 인간의 또다른 모습들을 찾아가 보게 되었다.


점점 더 옥죄어 왔다. 그레이스 로슨은 이유없이 두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분명 누군가 자기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되는데, 그 범인의 실체가 없다. 자신의 주변 인물들이 사라지게 되는데, 소설 속 인물들은 실체가 아닌 가짜에 가까운 존재감을 간직하고 있으며, 스스로 삶을 숨기면서 살아왔다. 이름을 바꾸고, 그 이름을 바꿈으로서 과거를 지워 나가게 되는데, 사람들이 죽어감으로서 그 과거들이 하나둘 드러나게 되었다. 그 중심에 그레이스 로슨이 있었고, 반대쪽에는 에릭 우라는 북한 출신 인간 병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이 소설을 통해 헬렌 코벤이 무엇을 제시하는지 체크하게 된다. 독자는 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암시하고 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팩트가 아니며, 사람들 곁에서 그들의 과거를 들여다 보고, 퍼즐들을 맞춰 나가게 되었다. 사람의 급소를 노리는 북한 출신 인간병기 에릭 우가 과거의 죄를 간직한 채 유력한 범인이 될 수 있지만, 그는 결코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 그 안에는 더 커다란 음모가 숨어 있으며, 에릭우는 그 음모의 핵심 도구였다. 


과거를 하나 둘 안다는 것은 그 범죄에서 자신이 자유롭다는 걸 증명해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절차이다. 익명과 실제 이름 사이의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뒤에 보스턴 대학살이 있었다. 진실을 감추려 했던 이들, 그 안에 보여졌던 우리가 생각했던 영웅들이 실제로는 진실을 묻어버리는 주동자였음을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 사회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하나의 사건 뒤에서, 하나의 영웅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서로 각자 그 사건의 주연이면서 범죄를 방기한 또다른 주동자이며, 엑스트라였음을 작가는 보여주고 싶었고, 언급하고 싶었다. 이 소설은 바로 그 부분을 짚어 나간다. 유력한 범인이 실제 범인이 아니고, 범인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인물이 범인이 될 수 있었음을, 그 단서가 되는 사진 한장이 여러 사람을 죽이게 되는 동기가 되며, 그 증거를 없애기 위한 시소게임이 시작되었고, 그들은 그 사진 속 인물들의 알리바이를 하나 둘 추적해 나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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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One Look (Paperback)
Reeves, Joan / Ulverscroft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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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와 다섯 번째 척추 사이, 바로 그 부분이 열쇠였다. 조금만 위로 올라가도 상대는 완전히 마비되고 만다. 그렇게 되면 죽음도 빨리 찾아든다. 팔과 다리는 물론이고, 그들의 내장 또한 기능을 멈춰버린다. 조금만 밑으로 쳐졌다간 상대의 다리만 마비될 수가 있다. 물론 두 팔은 멀쩡히 움직일 수 있다. 힘을 조금만 더 주어도 척추는 완전히 끊어져 버린다. 정밀함은 필수였다.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감을 익혀 놓아야 한다. (-58-)


그의 어머니는 부당하게 반역자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의 목적은 본보기로 삼는 것이었다. 반역자들은 모두 그렇게 처단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기 위해, 아니 그들이 반역자라고 믿는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죽게 될 거라고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166-)


"그레이스 로슨은 결혼 후부터 쓰게 된 이름이야. 결혼전 이름은 그레이스 샤프였지."
데일리가 그를 멍하니 보았다.
"보스턴 대학살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
"잠깐만요.록 콘서트 폭동사건 말씀인가요?"
"궤멸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많은 사람이 그날 목숨을 잃었어."(-224-)


후대전화를 든 그레이스의 손이 힘없이 툭 떨어졌다. 남자는 멈추지 않았다.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두려움이 엄습해왔다.지금 그녀가 느끼고 있는 공포에 비하면 보스턴 대학살은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에 지나지 않았다. 가슴이 터질 듯 쿵쾅거렸다. 남자가 그녀의 시야에서 막 벗어나려고 했다. 그의 얼굴엔 미소가 머금어져 잇었다. 그는 여전히 휘파람을 불며 두 팔을 힘차게 젓고 있었다. (-320-)


사람이 나쁜 길로 접어드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그 경계는 무척 모호했다. 그냥 선을 넘어서기만 하면 되었다. 문제는 가끔 원점으로 되돌아올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삼 주 후, 웨이드 라루는 술에 잔뜩 취한 상태로 학교에 몰래 침입했다. 그러고는 연극을 위해 준비한 세트를 부숴놓았다. 결국 그는 경찰에 체포되었고, 학교에서도 정학 처분을 받았다. (-433-)


그레이스가 방아쇠를 당겼다. 총이 발사됐다. 다시 한 번 당겼다. 그리고 또 한 번, 남자가 비틀거렸다. 그녀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사이렌 소리가 점점 커져왔다. 그레이스는 멈추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500-)


어떤 사건이 발생했고, 사람이 사라졌다. 사진 속 인물 한사람 한사람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이런 경우 주인공은 어떤 기분이 들것이며, 그 주인공의 심경에 대해서 그 감정이 변화 패턴을 따라가 보게 된다. 소설 <단 한 번의 시선>은 할렌 코벤의 대표작이며, 모중석 스릴러 클럽 두번째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의 탁월한 스토리 전개 안에 감춰진 복잡하고 모호한 플롯은 씨줄과 날줄처럼 엮이면서, 사건의 원인과 그 안에 있는 인간의 또다른 모습들을 찾아가 보게 되었다.


점점 더 옥죄어 왔다. 그레이스 로슨은 이유없이 두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분명 누군가 자기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되는데, 그 범인의 실체가 없다. 자신의 주변 인물들이 사라지게 되는데, 소설 속 인물들은 실체가 아닌 가짜에 가까운 존재감을 간직하고 있으며, 스스로 삶을 숨기면서 살아왔다. 이름을 바꾸고, 그 이름을 바꿈으로서 과거를 지워 나가게 되는데, 사람들이 죽어감으로서 그 과거들이 하나둘 드러나게 되었다. 그 중심에 그레이스 로슨이 있었고, 반대쪽에는 에릭 우라는 북한 출신 인간 병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이 소설을 통해 헬렌 코벤이 무엇을 제시하는지 체크하게 된다. 독자는 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암시하고 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팩트가 아니며, 사람들 곁에서 그들의 과거를 들여다 보고, 퍼즐들을 맞춰 나가게 되었다. 사람의 급소를 노리는 북한 출신 인간병기 에릭 우가 과거의 죄를 간직한 채 유력한 범인이 될 수 있지만, 그는 결코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 그 안에는 더 커다란 음모가 숨어 있으며, 에릭우는 그 음모의 핵심 도구였다. 


과거를 하나 둘 안다는 것은 그 범죄에서 자신이 자유롭다는 걸 증명해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절차이다. 익명과 실제 이름 사이의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뒤에 보스턴 대학살이 있었다. 진실을 감추려 했던 이들, 그 안에 보여졌던 우리가 생각했던 영웅들이 실제로는 진실을 묻어버리는 주동자였음을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 사회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하나의 사건 뒤에서, 하나의 영웅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서로 각자 그 사건의 주연이면서 범죄를 방기한 또다른 주동자이며, 엑스트라였음을 작가는 보여주고 싶었고, 언급하고 싶었다. 이 소설은 바로 그 부분을 짚어 나간다. 유력한 범인이 실제 범인이 아니고, 범인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인물이 범인이 될 수 있었음을, 그 단서가 되는 사진 한장이 여러 사람을 죽이게 되는 동기가 되며, 그 증거를 없애기 위한 시소게임이 시작되었고, 그들은 그 사진 속 인물들의 알리바이를 하나 둘 추적해 나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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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One Look (Audio CD, Unabridged)
할런 코벤 / Brilliance Audio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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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와 다섯 번째 척추 사이, 바로 그 부분이 열쇠였다. 조금만 위로 올라가도 상대는 완전히 마비되고 만다. 그렇게 되면 죽음도 빨리 찾아든다. 팔과 다리는 물론이고, 그들의 내장 또한 기능을 멈춰버린다. 조금만 밑으로 쳐졌다간 상대의 다리만 마비될 수가 있다. 물론 두 팔은 멀쩡히 움직일 수 있다. 힘을 조금만 더 주어도 척추는 완전히 끊어져 버린다. 정밀함은 필수였다.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감을 익혀 놓아야 한다. (-58-)


그의 어머니는 부당하게 반역자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의 목적은 본보기로 삼는 것이었다. 반역자들은 모두 그렇게 처단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기 위해, 아니 그들이 반역자라고 믿는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죽게 될 거라고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166-)


"그레이스 로슨은 결혼 후부터 쓰게 된 이름이야. 결혼전 이름은 그레이스 샤프였지."
데일리가 그를 멍하니 보았다.
"보스턴 대학살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
"잠깐만요.록 콘서트 폭동사건 말씀인가요?"
"궤멸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많은 사람이 그날 목숨을 잃었어."(-224-)


후대전화를 든 그레이스의 손이 힘없이 툭 떨어졌다. 남자는 멈추지 않았다.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두려움이 엄습해왔다.지금 그녀가 느끼고 있는 공포에 비하면 보스턴 대학살은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에 지나지 않았다. 가슴이 터질 듯 쿵쾅거렸다. 남자가 그녀의 시야에서 막 벗어나려고 했다. 그의 얼굴엔 미소가 머금어져 잇었다. 그는 여전히 휘파람을 불며 두 팔을 힘차게 젓고 있었다. (-320-)


사람이 나쁜 길로 접어드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그 경계는 무척 모호했다. 그냥 선을 넘어서기만 하면 되었다. 문제는 가끔 원점으로 되돌아올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삼 주 후, 웨이드 라루는 술에 잔뜩 취한 상태로 학교에 몰래 침입했다. 그러고는 연극을 위해 준비한 세트를 부숴놓았다. 결국 그는 경찰에 체포되었고, 학교에서도 정학 처분을 받았다. (-433-)


그레이스가 방아쇠를 당겼다. 총이 발사됐다. 다시 한 번 당겼다. 그리고 또 한 번, 남자가 비틀거렸다. 그녀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사이렌 소리가 점점 커져왔다. 그레이스는 멈추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500-)


어떤 사건이 발생했고, 사람이 사라졌다. 사진 속 인물 한사람 한사람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이런 경우 주인공은 어떤 기분이 들것이며, 그 주인공의 심경에 대해서 그 감정이 변화 패턴을 따라가 보게 된다. 소설 <단 한 번의 시선>은 할렌 코벤의 대표작이며, 모중석 스릴러 클럽 두번째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의 탁월한 스토리 전개 안에 감춰진 복잡하고 모호한 플롯은 씨줄과 날줄처럼 엮이면서, 사건의 원인과 그 안에 있는 인간의 또다른 모습들을 찾아가 보게 되었다.


점점 더 옥죄어 왔다. 그레이스 로슨은 이유없이 두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분명 누군가 자기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되는데, 그 범인의 실체가 없다. 자신의 주변 인물들이 사라지게 되는데, 소설 속 인물들은 실체가 아닌 가짜에 가까운 존재감을 간직하고 있으며, 스스로 삶을 숨기면서 살아왔다. 이름을 바꾸고, 그 이름을 바꿈으로서 과거를 지워 나가게 되는데, 사람들이 죽어감으로서 그 과거들이 하나둘 드러나게 되었다. 그 중심에 그레이스 로슨이 있었고, 반대쪽에는 에릭 우라는 북한 출신 인간 병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이 소설을 통해 헬렌 코벤이 무엇을 제시하는지 체크하게 된다. 독자는 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암시하고 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팩트가 아니며, 사람들 곁에서 그들의 과거를 들여다 보고, 퍼즐들을 맞춰 나가게 되었다. 사람의 급소를 노리는 북한 출신 인간병기 에릭 우가 과거의 죄를 간직한 채 유력한 범인이 될 수 있지만, 그는 결코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 그 안에는 더 커다란 음모가 숨어 있으며, 에릭우는 그 음모의 핵심 도구였다. 


과거를 하나 둘 안다는 것은 그 범죄에서 자신이 자유롭다는 걸 증명해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절차이다. 익명과 실제 이름 사이의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뒤에 보스턴 대학살이 있었다. 진실을 감추려 했던 이들, 그 안에 보여졌던 우리가 생각했던 영웅들이 실제로는 진실을 묻어버리는 주동자였음을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 사회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하나의 사건 뒤에서, 하나의 영웅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서로 각자 그 사건의 주연이면서 범죄를 방기한 또다른 주동자이며, 엑스트라였음을 작가는 보여주고 싶었고, 언급하고 싶었다. 이 소설은 바로 그 부분을 짚어 나간다. 유력한 범인이 실제 범인이 아니고, 범인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인물이 범인이 될 수 있었음을, 그 단서가 되는 사진 한장이 여러 사람을 죽이게 되는 동기가 되며, 그 증거를 없애기 위한 시소게임이 시작되었고, 그들은 그 사진 속 인물들의 알리바이를 하나 둘 추적해 나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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