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tology : The Extraordinary Science behind the Humble Fart (Hardcover)
Stefan Gates / Quadrille Publishing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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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소장을 통과하는 데는 보통 6~8시간이 걸립니다.끊임없이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연동운동 수축을 통해 미려나는 것이죠.소장의 길이만 해도 평균 3~5 미터이고, 짧으면 2.75미터,길면 10.4 미터까지 되기도 합니다. (-58-)


보디빌더들은 방귀냄새가 지독한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단백질은 황을 만들어내는데,그렇기 때문에 단백질을 추가로 섭취하면 장내 세균의 황화수소 배출이 늘어납니다.(-70-)


대변은 방귀의 어머니입니다.그렇다면 소변은 그 형제이고, 땀은 자매, 콧물은 삼촌쯤 됩니다.상처의 딱지나 귀지, 침, 토사물, 배꼽에 낀 때 등은 말하자면 결혼식이나 장례식 때만 보는, 기괴한 먼 친척이라고 할 수 있어요....생물학을 인류학에 비유하려니 한계가 있네요.. (-92-)


하수 처리장의 기본적인 역할은 가정의 하수와 공장 폐수, 도시의 빗물을 구성 요소별로 분리하는 것입니다. 하수 처리장의 원칙은 가능하기만 하다면 모든 것이 재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깨끗한 물은 강이나 바다로 돌아가고, 고형물이나 더 큰 쓰레기는 에너지 재생 발전소로 보내는 거예요.. (-119-)


창피함은 우리의 심신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얼굴이 빨개지고, 땀이 나고, 방어적이 되고, 초조해지고, 때로는 초조해서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죠. 어떤 사람은 이런 반응이 너무 강하게 나타나 속을 상하기도 합니다.하지만 왜일까요? 창피함이 대체 무슨 도움이 될까요? (-159-)


건강하기 위해서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야 한다고 말한다.사실 보면 맞는 말이다. 이 세가지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되거나 이상이 생기면 내 몸에 변화가 생기고, 결국에는 병이 나타나게 된다. 더 심각하면, 스스로 죽을 수 있는게 인간의 삶의 원리이다.이 책을 읽으면서, 왜 방귀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현대인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조심스러운 것이 생리현상이다. 자연 속에서 살아갈 땐 방귀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방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고 여럿이서 한 공간 내에 오래 있어야 하는 일이 많아지고 난 이후이다.산업혁명이후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났고, 특히 여성은 방귀에 대해서 터부시하게 된다. 오죽하면, 부부 간에도 방귀를 트는게 어렵다고 할 정도이니, 우리 사회에서 방귀에 대한 모순적인 태도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방귀는 신비한 일이다. 인간은 가장 가까운 것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게 되고, 궁금해 한다.나에 대해서 더 흥미를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방귀의 냄새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먹은 음식은 어떻게 하여 방귀로 이어지는 것일까? 방귀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방귀를 다 모으면 ,그 방귀 가스로 무엇에 쓸수 있는걸까? 방귀에 불을 붙이면 불이 붙을까? 이런 것들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답이 이 책에 나오고 있다. 먼저 남성보다 여성의 방귀는 더 독하다 말한다.그건 여성의 몸 속의 변화 때문에 기인한 결과이다. 여성 스스로 방귀에 터부시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본인 스스로 자신의 방귀가 독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런 건 아닌가 생각해 볼 정도이다.방귀는 고단백질을 먹을 때 독해진다.보디빌더의 방귀가 독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소의 방귀가스는 동물 중에서 가장 독하며, 소는 방귀 분만 아니라 트림을 통해 몸 속의 노폐물을 배출하고 있다.그리고 대부분의 생명체는 방귀를 뀌고 있었다.하지만 빨리 음식을 먹고 빨리 소화하는 새들은 방귀가 없다. 항문이 없는 생물도 방귀가 안나오는 건 당연한 처사이다.다만 그들은 각각 자신의 독특한 몸의 특징을 통해서 방귀가 아니더라도 노폐물을 몸박으로 배출하고 있으며, 내 몸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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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로드 7000km - 의열단 100년, 약산 김원봉 추적기
김종훈 지음 / 필로소픽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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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 김원봉 장군은 1918년 스물 한 살 나이에 중국으로 망명한 뒤부터 1945년 12월 조국에 돌아올 때까지 단 한 번도 일제에 잡힌 적이 없었던 독립혁명의 거두다.그러나 1947년 봄, 악질 친일파 출신 경찰 노덕술에게 끌려가 모욕을 당했다.수도청과 중부경찰서는 그런 장소다. (-39-)


야산이 동지들과 함께 의열단을 만들 때 황상규의 역할이 컸는데, 당시 황상규는 독립운동단체인 일합사와 풍기광복단, 대한 광복회를 거쳐 지린에서 독립자금을 모금하는 위치였는데, 1919년 2월 만주 지린에서 조직된 대한독립의군부에서 최연소 간부를 맡을 정도로 역량이 뛰어났다. (-102-)


단재 신채호는 당시 독립운동계에서 이미 크게 이름을 떨치는 인물이었다.게다가 철저한 민족주의자로서 아나키즘과 역사학자, 언론인으로서의 명성 또한 자자했다.약산과 의열단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입자에서는 자신들의 행동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줄 최적의 인물이었다.1922년 12월 ,약산은 의열단원 류자명과 함께 베이징에 머물던 단재를 찾아가 요청한다. (-162-)


이후에는 결행의 연속이었다.1922년 10월 김상옥은 서울에 잠입한다.주목적은 사이토 총독 암살,그런데 이듬해 1월 12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거사가 발생한다.바로 종로 경찰서 폭탄 의거,주인공은 의열단원 김상옥이었다. (-200-)


황포군관학교에서 약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동정진망열사묘원'이 있다.황포군관학교 학생 시절 전쟁에 참여했다.희생당한 김근제와 안태가 잠든 곳이다.두 사람은 모두 1926년 10월 군관학교 6기생으로 입학했다.독립기념관에 따르면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군사훈련은 받거나 혁명전쟁 중 희생된 것으로 추측된다.1928년 장제스는 당시 김근제와 안태를 포함해 당시 희생당한 이들을 위해 동경전망열사묘원을 조성했다.(-251-)


약산 김원봉은 밀양사람이다.그리고 독립운동에 투신했다.하지만 우리의 역사 교과서에서 약산 김원봉은 크게 다루지 않는다.빨갱이,공산주의자 프레임에 따라서 김원본의 독립 이력은 슬며시 지워지게 된다.이 책에서 약산 김원봉의 7000km의 여정길은 서울-평양-지린-베이징 -상하이까지의 거리이다.약산 김원봉께서 독립운동을 하면서 일제 경찰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서 이동한 거리이다.그러나 약산 김원봉은 노덕술에 욕보이게 된다.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지 않으면 약산 김원봉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고, 지금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역사적 갈등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우리 사회의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는 친일 청산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약산 김원봉 선생의 길을 따라가보면 친일과 항일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다.서울에서 평양으로 그리고 지린으로 가는 여정 속에 자주 독립에 대한 염원이 숨어있었다. 1919년 의열단이 창설되고,100년이 지난 현 시점에 다시 의열단을 기억하고 기록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기억하지 않고 기록하지 않으면,역사의 과오는 반복되기 때문이다. 조금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들이 책 곳곳에 남아있었다.약산 김원봉 선생과 함께 해 왔던 단재 신채호 선생의 역사적인 관점을 느낄 수 있었으며, 황포군관학교의 실체도 이해할 수 있었다.시인 이육사의 독립운동의 발자취도 느꼈다. 왜 그들은 베이징을 거처, 상하이오,그리고 광저우로 넘어 갔는지 그 여정을 추정해볼 수 있다. 그들이 한 자리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이 생활을 해 왔던 이유는 독립을 위한 투쟁은 반드시 피를 부르기 때문이다. 피폐해지고,처량해질 수 있는 그 순간에 독립을 위한 염원이 절실할 때 생기는 정신, 약산 김원봉 선생의 정신을 깊이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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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학 개론 - 세상 진지한 방귀 교과서
스테판 게이츠 지음, 이지연 옮김 / 해나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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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소장을 통과하는 데는 보통 6~8시간이 걸립니다.끊임없이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연동운동 수축을 통해 미려나는 것이죠.소장의 길이만 해도 평균 3~5 미터이고, 짧으면 2.75미터,길면 10.4 미터까지 되기도 합니다. (-58-)


보디빌더들은 방귀냄새가 지독한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단백질은 황을 만들어내는데,그렇기 때문에 단백질을 추가로 섭취하면 장내 세균의 황화수소 배출이 늘어납니다.(-70-)


대변은 방귀의 어머니입니다.그렇다면 소변은 그 형제이고, 땀은 자매, 콧물은 삼촌쯤 됩니다.상처의 딱지나 귀지, 침, 토사물, 배꼽에 낀 때 등은 말하자면 결혼식이나 장례식 때만 보는, 기괴한 먼 친척이라고 할 수 있어요....생물학을 인류학에 비유하려니 한계가 있네요.. (-92-)


하수 처리장의 기본적인 역할은 가정의 하수와 공장 폐수, 도시의 빗물을 구성 요소별로 분리하는 것입니다. 하수 처리장의 원칙은 가능하기만 하다면 모든 것이 재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깨끗한 물은 강이나 바다로 돌아가고, 고형물이나 더 큰 쓰레기는 에너지 재생 발전소로 보내는 거예요.. (-119-)


창피함은 우리의 심신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얼굴이 빨개지고, 땀이 나고, 방어적이 되고, 초조해지고, 때로는 초조해서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죠. 어떤 사람은 이런 반응이 너무 강하게 나타나 속을 상하기도 합니다.하지만 왜일까요? 창피함이 대체 무슨 도움이 될까요? (-159-)


건강하기 위해서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야 한다고 말한다.사실 보면 맞는 말이다. 이 세가지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되거나 이상이 생기면 내 몸에 변화가 생기고, 결국에는 병이 나타나게 된다. 더 심각하면, 스스로 죽을 수 있는게 인간의 삶의 원리이다.이 책을 읽으면서, 왜 방귀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현대인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조심스러운 것이 생리현상이다. 자연 속에서 살아갈 땐 방귀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방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고 여럿이서 한 공간 내에 오래 있어야 하는 일이 많아지고 난 이후이다.산업혁명이후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났고, 특히 여성은 방귀에 대해서 터부시하게 된다. 오죽하면, 부부 간에도 방귀를 트는게 어렵다고 할 정도이니, 우리 사회에서 방귀에 대한 모순적인 태도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방귀는 신비한 일이다. 인간은 가장 가까운 것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게 되고, 궁금해 한다.나에 대해서 더 흥미를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방귀의 냄새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먹은 음식은 어떻게 하여 방귀로 이어지는 것일까? 방귀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방귀를 다 모으면 ,그 방귀 가스로 무엇에 쓸수 있는걸까? 방귀에 불을 붙이면 불이 붙을까? 이런 것들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답이 이 책에 나오고 있다. 먼저 남성보다 여성의 방귀는 더 독하다 말한다.그건 여성의 몸 속의 변화 때문에 기인한 결과이다. 여성 스스로 방귀에 터부시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본인 스스로 자신의 방귀가 독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런 건 아닌가 생각해 볼 정도이다.방귀는 고단백질을 먹을 때 독해진다.보디빌더의 방귀가 독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소의 방귀가스는 동물 중에서 가장 독하며, 소는 방귀 분만 아니라 트림을 통해 몸 속의 노폐물을 배출하고 있다.그리고 대부분의 생명체는 방귀를 뀌고 있었다.하지만 빨리 음식을 먹고 빨리 소화하는 새들은 방귀가 없다. 항문이 없는 생물도 방귀가 안나오는 건 당연한 처사이다.다만 그들은 각각 자신의 독특한 몸의 특징을 통해서 방귀가 아니더라도 노폐물을 몸박으로 배출하고 있으며, 내 몸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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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그래픽 노블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르네 놀트 그림,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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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전에 실험실이었던 방으로 끌려갔다
우리 중 누구도 결코 기꺼이 들어가지 않는
방이다

오이라는 이후 일주일간 걷지 못했다,
발이 너무 부어서 신발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죄를 처음 지으면 발에 처벌을 가한다.
끝이 날카로운 철제 밧줄로 그 다음에는 손이다.
그들은 우리의 손발이 영원히
손상을 입는다고 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본문에서)


마거릿 애트우드의 이셔 이야기다. 작년 4월쯤 개정판이 나왔을 무렵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했던 책이다. 그리고는 원전이 아닌 그래픽노블, 즉 만화의 형식을 띈 하나의 고전을 먼저 접하게 되었다. 문득 왜 그래픽 노블이 나온걸까 의문스러웠다.검색을 해 보니 2019년 맨부커상으로 마거릿 애트우드께서 선정된 것이었다.사실 책을 믾이 읽는 독자에게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책을 읽지 않은 독저에게 마거릿 애트우드는 낯설고 때로는 어려운 작가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장르 그래픽 노블은 독자에게 접근하기 쉬운 책이다. 현대인들에게 고전에 가까운 그의 작품 속을 들여다 보면, 지금 현대인의 자화상과 교차되고 있었다.


이 책은 우리 세상의 위선과 모순, 갈등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여성을 자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남성 위주의 권위적인 태도가 그려져 있다.여기서 '시녀'란 아내의 위치보다 낮은 계급이며, 남자를 위해 아이를 낳는 성적 착취 도구였다.이렇게 말하면 조금은 잔인하지만 이 책에서 시녀는 권력과 성적 도구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시녀에게 빨강이란 인생의 굴레의 일종이었다.시녀보다 높은 위치의 '아내'를 상징하는 색은 초록색이다. 사령관을 위해 존재하는 이유, 순종하지 않으면,침묵하지 않으면, 시녀에게 벌이 뒤따른다. 교회 내부의 보이지 않는 밀실 공간에 매달려 있는 시신은 시녀들에게 공포와 착취의 이유가 된다. 자신이 그들과 동일시 될 수 있다는 것을 내 마음 속에 내재될 때, 권력에 아부하고, 자연스럽게 순종하며, 스스로의 몸을 내받치게 된다. 바로 그런 거였다. 이 책은 바로 지금 우리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그들이 배우는 교육은 스스로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권력의 착취를 위해 쓰여졌으며, 교육의 수준이 결코 높아져서는 안되는 거였다. 마거릿 애트우드에 등장하는 시녀는 철저히 통제되고, 관리되어졌으며, 착취되어졌다.그리고 그들이 받는 건강 체크는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권력자가 원하는 아기를 낳기 위한 이유에 불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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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서로에게 가득했네
김형일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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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진흙

홀로 흘리던 눈물에 나를 녹여놓으니
툭툭 털어버릴 수 없는
구린 자국뿐이다

'구질구질도 말고, 토하지도 말자'
아무리 되뇌어도

쩍 소리 내는 내 허언은
널 닮은 발자국 소리에
흠뻑 묻어난다

그래도 말이야
'시간의 풍토에
나를 깎이게 하진 말자'

진짜가 되는 순간은
빗물에 흠뻑 젖어
처량한 그 때니까

고통스럽겠지, 지질하겠지
매번 다르게 찢기겠지

수천 번 다짐에도 찢기지만 
문득 들어온 쉼표 하나
작은 숨 불어 넣어 보면

결국, 참 흙으로 생명을 빚어놓고
온몸으로 빚어 지이다. (-17-)

사골 한 뚝배기

내가 살던 그곳에서
써내려가던 추억에
마침표가 찍히면

그 때, 그 시간 속에
시골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

다만 다시 찾아간
내 기억 속에 마침표 하나
딱 찾아내면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이
뿌옇게 흐려져
사골로 고아지겠지

추억을 넣고,
뻣속까지 뿌옇게 
고아진 이야기엔

자극적 세상살이에도
퍽퍽한 밥 한 공기
뚝딱 말아먹을
구수함으로 하루를 살 길. (-81-)


내를 위로 하는 건 결국 나 뿐이었다.누군가가 건네는 말 한마디가 나에게 알알히 맺히는 건 내가 나를 위로하는 그 순간과 교차될 때이다.그 타이밍이 나에게 행복의 씨앗이 되고, 나 스스솔 잘 살아가고 있다는 걸 느끼는 그 순간이다. 살아가면서 자괴감이 드는 그 순간이 언제였던가 마주하게 된다.돌아 보면 그 자괴감의 씨앗은 나 자신이 초래한 것일지어다.그러나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내가 나의 실수를 인정하는 그 순간 나 스스로 무너질 것 같은 그 기분이 들어서다.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가볍지 않고, 내 마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결국 나를 무너뜨리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한 편의 시집을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된다. 나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부분들을 인정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 나서게 되었고, 나는 나에게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삶이라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나는 추억을 하나 하나 먹고 살아가면서,자존감을 얻게 된다.살아가면서 느꼈던 그 부분들을 나에게 필요한 것들 하나 하나 놓치지 않게 되는 그 순간들, 산골 짜기 곳곳에서 흘러들어오는 빗물들이 하나의 시내를 이루고,시냇물들이 모여서 하나의 강을 이루게 된다.강들은 그렇게 커다란 바다로 흘러들어 가게 된다.내 마음도 마찬가지다. 나의 사소한 것들이 하나의 큰 덩어리가 되고, 그 큰 덩어리들이 모여서 커다란 열매가 되는 것이다. 내 마음을 다독이려면 나의 편린들을 찾아 보고, 그 안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찾아보게 된다.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었던 것들, 나의 그리움조차 소중한 가치였음을 깨닫게 될 때,나의 불편한 마음 마저도 스스로에게 소중하게 되고, 그리움이 나 스스로 성정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결국에는 나를 위로하는 것은 나 자신이며, 위로의 기억들을 추억의 기록으로 남겨 놓는다면, 나는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시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내 마음들을 엿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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