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프록터 부의 법칙 - 부와 성공의 자아를 창조한 역대 부자들의 비밀
밥 프록터 외 지음, 정미나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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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성공학의 계보는 나폴레온 힐의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Think and Grow Rich)』에서 시작되어 월러스 워틀스의 『부의 과학(The Science of Getting Rich)』으로 이어졌다. 이들 책은 자기계발서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며, 한 사람의 인생을 극적으로 바꾼 결정적인 매개체이기도 하다. 나아가 그 두 권의 책은 훗날 그 사람을 성공학의 대가로 이끌었다. 그 사람의 이름은 바로 밥 프록터이다. 밥 프록터는 2007년, 전 세계를 강타한 론다 번의 베스트셀러 『시크릿』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부와 성공을 거머쥐는 비결을 대중에게 전파한 자기계발의 대부이기도 하다. 그의 주장에서는 공통적으로 우리의 마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이는 곧 인간의 정신, 즉 잠재의식의 힘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전제되어 있다.

『밥 프록터 부의 법칙』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은 그 자체로 완벽하며, 그 완벽함이 본질적으로 더 뛰어난 존재로 표출되기를 원한다고 하였다. 결국 우리가 더 많은 것을 갈구하는 것은 탐욕이 아닌, 살아 있는 존재로서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특성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마음속에 투영하고, 이를 현실로 이루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부와 성공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그러한 목표를 달성해 가는 삶은 곧 더 많은 선을 베풀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는 언급에는 인간 본성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믿음이 녹아 있다. 부의 법칙에만 40년을 헌신해 오며, 많은 이들을 성공으로 인도한 밥 프록터는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밝혀낸 인생의 지침은 현대 성공학의 새로운 고전이 되어 독자들을 부와 성공의 길로 이끌 것이다.

이 책 『밥 프록터 부의 법칙』은 표제어가 의미하듯이 '자기계발의 대부'로 존경받는 밥 프록터의 성공학을 다루고 있다. 저자 샌디 갤러거는 밥 프록터의 제자로서 그에게서 배우고, 함께 활동하며 깨달은 많은 지혜를 널리 알리는 데 전력하고 있다. 책의 주인공이 된 밥 프록터는 2022년 타계했다. 이후 저자는 프록터의 자기계발 비법과 자신이 경험하고 터득한 지혜를 묶어 대중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말하자면 밥 프록터는 갤러거의 스승인 셈이다. 자기계발서를 읽어본 독자라면 책이나 강의를 통해 ‘밥 프록터’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접해 보았을 것이다. 밥 프록터는 마음의 상태가 그에 걸맞은 결과를 불러온다고 주장했다. 즉 우리가 하는 생각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에 따라 결과도 그에 따라 달라지면서 우리의 운명이 바뀐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세상을 이끄는 일곱 가지 법칙의 작용이 전제된다. 특히 세상의 어느 것도 멈춰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사실은 두 진동의 고유 주파수가 서로 같을 때 공명이 일어나듯, 우리의 상태에 따라 어떠한 결과를 일으킬지가 결정된다. 우리가 끌어당기는 것은 본질적으로 진동의 법칙이 작용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진동의 상태가 행동의 변화를 수반하고, 그에 따라 결과는 물론 우리가 바라는 것까지 현실화한다는 것이다. 

밥 프록터가 타인의 저작물에 등장한 것은 2007년 전 세계를 강타한 론다 번의 베스트셀러 『시크릿』의 주인공으로 지목되면서다. 론다 번은 왜 전 세계 인구의 1%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 전 세계 돈의 96%를 벌어들인다고 생각하는가?란 스스로의 질문에 "우연이 아니다"고 답한다. 이에 따라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한 생각은 ‘부’였고, ‘부’에 대한 이들의 생각이 그 사람들에게 부를 끌어당겼다고 '성공한 인물'에 대해 탐구했다. 론다 번은 성공한 24명의 인물들이 비밀을 활용해 건강과 부와 행복을 거머쥔 지혜를 『시크릿』을 통해 전했다. 그 중심인물이 밥 프록터라고 알려졌다. 『시크릿』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이 밥 프록터가 평소 책과 강연 등을 통해 전파했던 '부의 법칙'과 같다. 갤러거가 쓴 이 책 『밥 프록터 부의 법칙』과 유사한 내용이 많다.

『시크릿』이 말하는 '소원을 이루는 법칙'도 내용이 이 책과 겹친다. 우리 내면의 숨겨진 힘을 잘 활용하면,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원하기, 믿기, 받기’가 그것이다. 이 단계를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예로 『시크릿』에서는 ‘체중 줄이기’가 언급된다. 론다 번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누군가 과체중일 경우 그 사람이 인식하든 못하든 스스로 ‘살찌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몸무게 줄이기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계속 몸무게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론다 번은 ‘몸무게를 줄여야 해’라는 생각에 집중하지 말고 ‘날씬해지는 생각’에 초점을 맞추라고 말한다. 먼저 자신이 원하는 몸무게를 정한 후, 그리고 자신이 이미 완벽한 몸무게에 이른 것처럼 믿고, 그 멋진 느낌을 머리에서 그리고 받으라는 것이다. 

밥 프록터는 잠재의식과 생각, 그리고 실천(습관)의 패러다임을 설명하면서 꿈을 성취하기를 바라지만 사람들은 그 계획에 힘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태도의 출발점은 결과이다. 출발점이 결과라면 결과가 생각을 좌우한다. 이어서 이와 같은 생각이 감정을 일으키고, 감정은 행동을 촉발하며, 행동은 똑같은 결과를 만든다. 고리 같은 악순환이라고 말했다. 결국 출발점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밥 프록터는 이와 대조적으로 현재의 결과와 상관없이 결과를 찬찬히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밝힌다. 이 사람의 출발점은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다. 스스로 원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 생각을 보게 된다. 그러면 감정과 행동을 거쳐 결과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거머쥘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이후에도 더 훌륭하고 좋은 결과를 생각하게 된다. 현실을 응시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결과만을 생각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당신에게는 기억 능력이 있으니, 이 점을 반드시 명심하라고 말한다. 다시 론다 번은 '소원을 이루는 강력한 도구'로서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감사하기’다. 예를 들어 감사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작성하면, 목록을 작성하기 전에는 자신에게 부족한 점들이나 불평이나 문제에 초점을 맞추다가도, 작성하고 나면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된다. 즉 사고방식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지금 있는 것들에 감사하라. 고마운 모든 일에 대해 생각해 보면 놀랍게도 감사해야 할 일들이 끊임없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주 쓰는 문구 중의 하나가 '경제적 자유'다. 대체적으로 이 문구는 돈을 충분히 번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자주 사용한다. 저자 샌디 갤러거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자유를 원한다. 우리가 자유를 그토록 절실히 원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정신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신은 확장과 자유, 그리고 더 충만한 표출을 원한다. 우리는 마음속의 열망과 함께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갈망하는 것이다. 우리는 시간과 돈에서 자유롭기를 바란다. 저자는 자신이 월스트리트에서 처음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을 되돌아보면, 당시에는 시간적, 경제적 자유가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돈을 많이 벌더라도 하루하루가 고되고 단조로웠다. 동료들과 나는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모른 채 그러한 나날을 이어갔다. 그것이 우리에게 인식력이 필요한 이유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자신의 경험과 이를 통해 얻은 지혜를 밝힌다. 많은 이들의 걱정거리인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면 자유 시간이 놀라울 만큼 늘어난다. 나는 억대 연봉을 받고 있을 때도 더 많은 돈을 벌 방법을 궁리했다. 법률 서비스 건수를 높이고, 도움을 줄 고객을 더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다 보니 툭하면 녹초가 되기 일쑤다. 인류의 탄생 이래 주어진 최고의 선물은 자유의지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 이 말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자유의지는 곧 선택과도 직결되는바, 우리는 스스로 선택한 바에 따라 무한에 가까운 생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와 같이 자유의지는 우리에게 선택의 자유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그 선택에서 벗어날 자유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자유의지만으로는 내면의 진동과 그 변화의 전모를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진동의 변화는 우리의 마음이 의식으로 흘러들어 무언가를 원하는 감정, 즉 소망을 만들어 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소망은 상상력을 통해 더욱 확장, 구체화되면서 우리의 마음속에 들어온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소망은 열망으로 변화한다. 열망은 우리의 잠재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내면의 가능성이 행동을 통해 표출되려는 노력인 것이다. 결국 그 과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성장인 바, 이는 인류의 탄생부터 시작된 생존 본능에서 기인하였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근원에는 인식이 자리한다. 따라서 저자는 우리의 삶이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식력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라 역설한다. 인식이야말로 우리의 내면이 지닌 고차원적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와도 연관되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은 사전적으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규정하는 인식의 체계를 이른다. 이와 비슷하게 밥 프록터가 정의하는 ‘패러다임’ 또한 우리의 잠재의식에서 빚어낸 습관적인 사고와 행동의 틀을 말한다. 이 책에서 패러다임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의 경험이 잠재의식에 각인되면서 체화된 것이라고 말한다. 패러다임은 행동 방식에서 능력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을 독점적으로 통제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우리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므로 성장을 위해서라면 패러다임의 개선이 불가피하다.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확고한 목표와 단단한 의지가 필요하다. 물론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 할 때,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창조적 과정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그 결실은 두려움을 넘어설 정도로 환상적일 것이니, 이에 따라 저자는 두려움을 넘어 목표에 정진할 것을 독려한다.

이 책은 모두 10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누구나 부자가 될 권리가 있다」, 2장 「세상을 지배하는 부의 법칙을 이해하라」, 3장 「부의 흐름은 당신의 생각에서 시작된다」, 4장 「정신력을 성공의 나침반으로 삼아라」, 5장 「부의 흐름을 당신에게로 끌어당겨라」, 6장 「어려움 속에서도 확신을 잃지 말라」, 7장 「감사를 통해 마음을 확장하라」, 8장 「의지를 다해 삶의 변화를 일으켜라」, 9장 「확고한 결단으로 성공을 거머쥐어라」, 10장 「사소하지만 위대하게, 매순간 성장하라」 등이다. 각 장에는 소항목을 따로 두어 제목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덧붙인다. 이 책은 각 장의 제목만으로도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쉽게 짐작이 간다. 다른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듯하지만 독보적 탁월한 점이 드러난다. 그것은 1장부터 10장까지 하나로 연결돼 하나의 지향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자기계발 하면 이것 저것 쓸 것이 많다. 자신이 직접 경험해서 얻어낸 지혜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것이니만큼 쓰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밥 프록터가 그리했듯 이 책은 연구나 독서의 결과라기보다 경험과 지혜의 전수다. 그 일을 오랫동안 하면서 터득한 것도 추가했겠지만, 저술이나 강연 등의 활동을 하기 전에 이미 뼛속에 각인됐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책 『밥 프록터 부의 법칙』은 제목만 보자면 부를 실현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책장을 계속해서 넘긴다면 책의 주제가 부에만 국한되어 있지는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저자는 많은 부의 축적이란 곧 더 많은 선을 행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부의 축적, 그리고 그 외에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것은 모두 우리의 성장을 전제로 한다. 성장은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는 것이자 살아있는 모든 존재의 숙명이다. 이러한 점에서 성장은 우리가 반드시 이루어야 할 평생의 목표라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부를 쌓는 방법을 넘어 인생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은 부의 축적뿐 아니라 성장의 비결이 궁금한 독자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어 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 : 밥 프록터(Bob Proctor)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시크릿』을 통해 끌어당김의 법칙을 실제로 검증해낸 전설적인 자기계발 구루다. 1934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태어났다. 앤드루 카네기에게 깊은 영향을 받은 나폴레온 힐의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 를 26살에 읽고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강렬한 변화를 경험했다. 이후 얼 나이팅게일, 월러스 워틀스와 같은 동기부여 대가의 뒤를 따라 성공 철학을 배우고 연구했고 이 거인들의 위대한 가르침을 한 단계 발전시켜 글을 쓰고 강연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밥 프록터라는 이름은 성공과 동의어다. 40년 넘게 독보적인 연설가이자 작가, 컨설턴트, 사업가로 활동했으며 전 세계 각계각층의 수천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생각의 힘과 긍정적 사고, 동기부여, 잠재력 등을 가르쳐왔다. 그의 통찰력, 영감, 아이디어, 시스템 및 전략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었고 부를 만들어줬다.

2022년 2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세계 여러 곳의 단체와 개인들의 멘토로서 일했다. 그들 내면에 성공과 성취 동기에 대한 정신적 지원뿐만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키는 환경에서 성장하고 개선하고 번성할 수 있는 실제 전략을 제공했던 그의 가르침은 프록터 갤러거 인스티튜트Proctor Callagher Institute를 통해 계승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밥 프록터의 위대한 발견』 , 『밥 프록터 부의 확신』 등이 있다.


저자 : 샌디 갤러거


포춘 500대 기업의 이사회와 고위 임원의 자문을 맡을 정도로 은행법 분야에서 유능한 변호사였다.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세미나에서 밥 프록터를 만난 이후, 그와 협력하여 기업 변화 프로그램인 ‘Thinking Into Results’를 운영하였다. 현재는 프록터 갤러거 재단을 통해 개인 및 조직의 성공을 위한 전략을 가르치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역자 : 정미나


출판사 편집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으며, 이 경험을 토대로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와인 바이블(2022 EDITION)』,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 『스티비 원더 이야기: 최악의 운명을 최강의 능력으로 바꾼』, 『우리가 사랑할 때 물어야 할 여덟 가지: 행복한 남녀관계를 위한 대화 수업』, 『아이 마음에 공부불꽃을 당겨주는 엄마표 학습법: 미국 엄마들의 홈스쿨링 바이블』, 『나는 무조건 성공하는 사업만 한다: 뉴노멀 시대, 새로운 성공의 법칙을 만든 사람들』 등 다수가 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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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들 날도 있어야지 - 우울해도 ○○ 덕분에 삽니다
김영 지음, 장선영 그림 / 희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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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면서 내면의 우울을 견디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위로하고 치유하는 생각의 전환이 지혜롭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독자들에게 작은 행복의 가치를 알려 주고, 글과 그림을 통해 어떻게 살지에 대해 느낌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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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들 날도 있어야지 - 우울해도 ○○ 덕분에 삽니다
김영 지음, 장선영 그림 / 희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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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이 책 『볕 들 날도 있어야지』의 표제어에는 책의 주제를 파악할 수 있는 문구가 들어 있다. 

속담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라서 특히 눈에 띈다. '볕 들 날'이다. 

볕 들 날이 사용되는 속담이라면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란 말이다. 

'볕 들 날'은 '해 뜰 날'처럼 응달진 곳에 해가 비춘다는 의미의 문장을 완성시킬 때 주로 사용한다. 

즉 이 속담은 화자(話者)가 현재 겪는 역경을 순간을 전제로 한다. 말하자면 현재는 힘들지만 

언젠가 훨씬 나은 상태가 될 것이란 '희망'을 표시하는 뜻을 나타낸다. 물론 비유적 표현이다. 

해 뜰 날도 지금은 흐리지만 해가 쨍~ 하고 비출 것이란 희망을 염원하는 말이다. '해 뜰 날'은 한 원로 가수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불행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속담을 말할 때, 역경이란 매우 주관적이어서 

기준이 각각 다르다. 어떤 상황에서 볕 들 날을 써야 할지 삶의 여러 곳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심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은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 볕 들 날이 되고, 육체적 통증이라면 

신체의 치료로 마땅히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희망하는 말이 된다. 이 책의 저자 김영은 

책을 통해 일상에서의 여러 가지 불편한 일들에 대한 단상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있다. 

단순히 행복을 소망하는 것보다는 뭔가 현재에 불만이 있거나, 

최소한 심리적으로 불안·불행을 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 출판사 측에서도 같은 의미로 쓰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 그림에세이는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는 속담처럼 절망 속의 희망을 소개하고자 기획되었다. 

대처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를지라도 누구나 크고 작은 우울을 품고 산다. 

『볕 들 날도 있어야지』는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그림 에세이로 보여줌으로써 

애써 우울을 숨기고 살아가는 모두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저자 김영은 보통의 하루를 사는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한다. 오래 추억할 만한 사랑을 받았던 어린 시절부터 적성에 맞지 않던 대학 생활을 거쳐, 얼마간의 우울을 품은 오늘날의 직장인이란 말이다. 

이 에세이는 저자의 첫 에세이라고 한다. 저자는 혼자만 품고 살아 왔던 감정을 그림을 통해 고백한다. 

저자는 우울을 소소한 행복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 이 에세이를 집필했다고 밝힌다. 

특별한 사건 없이 가슴 따뜻해지는 일상을 담은 이 그림 에세이가 

삶에 지친 모두에게 작은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즐거움은 글이 전하는 메시지를 한껏 살린 감성적인 그림이다. 

그림 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한 분이라고 한다. 화가 장선영은 종이에 펜으로 초안을 작업하여 아날로그 감성을 듬뿍 담았다. 섬세한 그리고 정성이 가득 담긴 펜화와 함께 

따뜻한 위로를 담은 에세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 보기에 좋은 감성을 담아냈다.

책 속 화자인 주인공은 우울을 마음속에만 담아 두던 직장인이다. 

그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우울을 해소하는 에피소드를 통해 누구나 위로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추스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거창한 행복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독자들도 에세이를 통해 

일상의 작은 행복을 만끽하며 사는 방법을 배운다면 일상이 

조금이라도 더 즐겁고 유쾌해질 것 같다. 

이 책은 40개의 에피소드로 평범한 일상에 대한 작은 위로를 선보이고 있다. 

책은 「우울해도 ○○ 덕분에 삽니다」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들의 치료와 예방에 힘쓴 의사, 간호사들에게 쓰던 말을 되새기게 한다. 

'덕분에~' 무사히 지나왔다, 감사하다는 뜻으로 쓰였다. 

한 손의 손바닥에 엄지를 들어올린 다른 한 손을 살짝 올린 제스처도 유행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평소에 귀중함과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오지만 상황이 닥치면 

그때서야 뒤늦게 고마움을 깨닫지만 '인간은 누구나 다 원래 그렇다'고 생각해주는 

치료진에게 진정어린 마음으로 감사를 표하던 기억을 되새기는 것은 매우 행복한 순간이기도 했다. 

다만 늘 뒤늦게 느꼈다는 점만 후회로 남는다.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 「우울해도 붕어빵 덕분에 삽니다」, 

제2장 「우울해도 찜질방 덕분에 삽니다」, 

제3장 「우울해도 추억 상자 덕분에 삽니다」, 

제4장 「우울해도 당신 덕분에 삽니다」 등이다. 

「우울해도 ○○ 덕분에 삽니다」란 부제의 '○○'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깔끔하게 정리했다. 

'붕어빵'이고 '찜질방'이고, '추억 상자'이고, 그리고 '당신'이다. 여기서 당신은 어린 시절의 '아빠'다. 

"오빠와 내가 어렸을 때 아빠는 항상 헌혈 후에 받은 빵을 그대로 집에 가져오셨다고 한다. 

우리를 주려고 챙겨 왔다"는 말을 들은 엄마 가슴이 찡하셨다고 사실을 알게 된다. 

다 큰 뒤에 뒤늦게 들은 말이지만 지금도 그 말을 생각하면 "내가 그렇게 소중한 사람이란 걸' 확인한다.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엔 저자는 그 일화를 일부러 떠올린다. 

행복감에 초라함은 금세 사라지고 만다. 이런 일화는 책 곳곳에서 나타난다. 한없이 마음이 

여린 주인공이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비 오는 날' 운동화나 구두 대신 샌들을 갈아신고 

출근하는 길에 미처 확인하지 못한 샌들의 끈이 끊어질까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히 출근길에는 잘 버텨줘서 다행이라고 생가하며 이내 잊었다. 

그러나 비는 계속 내리고 퇴근길에 샌들 끈이 떨어지는 바람에 

그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 오는 거리를 첨벙첨벙 걸었던 기억을 되새긴다. 

신발도 없이 양말만 신은 채로 귀가한 날의 기억을 들춰내고 있다.

"생각해 보면 삶도 늘 이런 식이었다. 

예민했던 나는 예상치 못한 작은 일에도 곧잘 심란해했다. 

버스를 잘못 탄다거나, 택배가 사라진다거나, 늦잠을 자서 출근길이 지옥의 레이스가 된다거나···. 

내 삶이 참 우중충하다고 느껴졌다. 언제 비가 올지 모르는 흐린 날씨처럼."(p.6)


저자 : 김영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쓸 때는 김영, 그림을 그릴 때는 방울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며 현재 브런치 작가로 활동 중이다. 

2019년 『제가 좀 찌질하고 우울해도요』를 독립 출판하여 우수 만화 도서로 뽑혔고, 

2022년 『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는 세종 도서 교양 부문 도서로 선정되었다.


그림 : 장선영


동양화를 전공하였고, 현재 개인 작업을 진행하며 출판 도서의 삽화를 제작하고 있다. 

그림으로 빚은 오늘의 조각을 블로그에 게재한다. 2019년 『즐거운 나의 집(개정판)』, 

2019년 『길고 긴 나무의 삶』, 2020년 『덧없는 꽃의 삶』, 2021년 『단어의 진상』, 

2022년 『고양이의 골골송이 흘러나올 게다』 등의 도서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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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진주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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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계 역사에서 '1789년'이란 해가 매우 특별한 연도로 기억하고 있다. 왕이 다스리던 국가가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한 때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혁명은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수천 년 동안 이어온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제를 도입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대부분의 역사책은 프랑스 대혁명을, 대다수인 민중이 소수 지배 세력의 압제에서 벗어나 주권을 갖게 된 의미 있는 사건으로 평가한다. 우리가 세계사 수업 때 배운 내용이다. 그런데 프랑스 대혁명은 역사책이 외면한 어두운 사실이 있다고 한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혁명 세력인 민중이 기득권과 지배층을 대상으로 잔인한 만행과 살해를 일삼았다는 점이다. 혁명 세력은 귀족과 성직자들을 발가벗긴 채 조리돌림을 하다가 끔찍한 방식으로 처형했고,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고 한다. 폭력과 살해가 거듭되자 피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무분별한 약탈과 살인 행각이 여러 곳에서 자행되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때 학살에 가담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소에는 선량하기 그지없던 상점 주인이나 소심한 공증인 등의 소시민이었다는 점이다. 프랑스 대혁명을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적시되는 내용들이다. 실제로 혁명의 피바람이 지나간 뒤 그들은 다시 선량한 주민이 되어 평화로운 일상으로 되돌아갔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들이 저지른 만행들에 대해서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고 역사가들은 기록하고 있다.

이 책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는 대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일어난 일련의 사건과 현상들을 모티프로 집필됐다. 이른바 '군중심리(crowd mind)'다. 군중심리란 사회심리 현상의 하나로 여러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였을 때 개별 주체의 일상적인 사고와 다르거나 혹은 같더라도 그 범위를 뛰어넘는 행동을 하게 되는 심리 상태라고 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백과사전을 찾아 보면 군중심리 부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전체란 단순히 개개의 부분 요소를 산술적으로 합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수소는 가연성 물질이고 산소는 조연성 물질이지만, 이들의 결합체인 H2O는 불에 타지 않을 뿐 아니라 불을 끄는 역할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군중이나 집단도 이와 같아서 군중 속에 있는 사람은 자기 이상의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자기 이상의 행동은 사회적으로 위험하고 억제할 수 없는 집단난동·폭동·파괴를 일으키기도 한다.

사람은 과거의 경험 속에서 다른 사람이 어떤 사태에 대하여 강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 자기도 그와 마찬가지로, 또는 그보다 더 빨리 반응함으로써 보수와 강화를 받아 왔음을 체험한다는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군중심리는 설명된다. 이렇게 개인의 동인은 타인의 반응에 자극을 받아 상승하게 되어 결국은 군중의 흥분이 극에 달하게 되는 것이다. 군중심리한 우리 인간의 독특한 특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란 게 이 책의 저자 귀스타브 르 봉은 말하고 있다. 인간은 개별적으로 독립된 인간이 지닌 인격과 성품에 상관없이 군중에 속하는 순간 전혀 다른 성격과 행동을 표출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반드시 역사적 변혁기에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현재의 일상에서도 심심찮게 경험하게 된다고 르 봉은 판단했다. 평소에 식견이 탁월하고 분별력을 가진 사람들조차 어떤 무리에 속하거나 그 무리를 대변할 때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판단과 선택을 할 뿐만 아니라, 지적 수준 역시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의사였던 르 봉은 프랑스 대혁명 때로부터 100년 가까이 이어온 프랑스 격동의 근대사를 관찰하면서 개별적 존재일 때와 군중의 일원일 때 인간의 인격과 심리가 현격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1895년 『군중 심리』를 펴냈고, 이 책은 사회심리학의 초석을 놓았을 뿐 아니라, 출간 이후 전 세계의 지도자 그룹이 교범으로 삼는 필독서로서의 지위를 단 한 번도 내려놓지 않았다.

이 책이 인간관계에서 오는 수많은 의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동시에 ‘군중’ 또는 ‘대중’이라는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움직일 것인가 하는 문제에 통찰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탁월한 책은 인류 사회에 해악을 끼치기도 했는데,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전제주의와 선동 정치에 영향을 미친 까닭이다. 즉 『군중 심리』는 누구의 손에 있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책이다.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는 『군중 심리』의 프랑스 원전을 완역했을 뿐만 아니라, 독자의 이해를 돕는 도판과 캡션, 해설을 풍부하게 덧붙인 최신 한국어판 버전이다고 한국 출판사 측은 밝힌다.

이 책은 3부 13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독립된 개인과 군중 속 개인의 의식은 어떻게 다른가?〉로 군중의 정신 구조를 다루고 있다. 2부 〈군중은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다만 누군가의 생각을 따를 뿐이다〉에서는 군중의 견해와 신념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 3부 〈노동자들은 왜 같은 노동자 출신의 선거 후보자에게 투표하지 않는가?〉는 다양한 군중 범주의 분류와 정의에 대해 말한다. 1장 「군중 속에서 개인의 개성이 완전히 소멸되는 이유」에서는 군중의 정신적 단결에 관한 심리 법칙을 개괄한다. 2장 「군중은 선인가, 악인가?」는 군중의 감정과 도덕성을 지적하고 있다. 3장 「군중은 머리를 따르지 않고 심장을 따른다」에서는 군중의 사상, 추론 그리고 상상력을 설명한다. 4장 「종교가 없는 사람도 때때로 신을 따른다」에서는 종교적 형태로 구현되는 군중의 모든 확신 등을 짚어본다. 2부 1장 「각 나라의 국민과 민족이 저마다의 특성을 지닌 이유」, 2장 「이해시키지 말고 주입하라」, 3장 「우리는 왜 비인격적인 지도자를 선택하고 마는가?」, 4장 「여론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이유」 등으로 군중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고 있다. 3부 1장 「군중이 결합하는 다양한 방식들」, 2장 「다른 민족을 학살한 국민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이유」, 3장 「대학 교수들의 모임이 구두장이들의 모임보다 나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4장 「군중과 대등한 위치에 있는 지도자란 존재할 수 없다」, 5장 「의회는 집단 지성이 아니라, 소수 권력을 대변한다」는 명제를 살펴본다. 

저자는 「피지배층이었던 군중이 지배 세력으로 떠오른 오늘의 현상은 무엇을 말하는가?」란 제목의 〈머리말〉을 통해 "특정한 목적을 위해 모인 군중은 민족의 역사적 생애에서 언제나 큰 역할을 해왔으나, 그 역할이 오늘날만큼 중요했던 적은 없다"고 전제한 뒤 "군중과 관련한 난해한 문제들을 오직 과학적 방법으로만 다루어보려고 한다."고 의견을 피력한다. 

책에 따르면 군중이 보이는 대부분의 행위는 열등한 정신 상태라 할 수 있는 무의식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세상의 어떤 뛰어난 학파나 천재도 창조할 수 없는 민족의 언어를 만들어 낸 것은 이성이 아니라 축적된 무의식이었다. 군중의 무의식은 일견 투박하고 열등해 보이지만, 그 속에 잠재된 힘은 인간의 능력으로 가늠하기 힘들 만큼 강력하다.

저자 르 봉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는 인간의 사고가 변화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보았다. 그는 변화가 찾아온 두 가지 근본 요인으로 ① 우리가 누려온 문명의 모든 요소를 형성한 종교적·사회적 신념의 붕괴와 ② 과학과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생활 여건에 처했고, 그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다는 점을 들었다. 다소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런 시기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말하기란 쉽지 않다. 지금의 사회를 이을 미래의 사회는 어떤 사상의 토대 위에 세워질까? 우리는 아직 그 답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 사상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현시대 최후의 권력인 새로운 세력, 바로 군중 세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살아갈 이 시대는 진정한 '군중의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책이 쓰여진 시점이 19세기 말인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가 살아온 20세기를 두고 저자가 한 말이다. 그래서 출판사 측의 소개글에서는 우리 한국 사회에서도 다른 건 다 양보할 수 있어도 정치적 입장에 관한 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 왜 그럴까? 일단 어떤 정치적 입장을 피력하는 순간, 지금 당장 그 자리에 없고 얼굴도 본 적 없지만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수많은 사람과 정신적 연대를 형성하면서 ‘심리적 군중’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귀스타브 르 봉은 『군중 심리』에서 인간은 군중에 속하는 순간 독립된 개인의 인격을 완전히 상실하고 군중에 속한 구성원으로서의 새로운 특성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개별적 인간으로서의 인격과 군중의 일원으로서의 인격이 따로 존재한다는 말이다. 귀스타브 르 봉의 이러한 지적은 다양한 사람을 접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평소에는 남의 의견을 잘 수용하던 사람이라도 정치적 견해가 충돌할 때면 발끈하는 경우가 더러 있고, 자신이 속한 세대와 계층, 성별을 대변할 때면 주장과 말투가 평소보다 강고해지는 일이 다반사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군중이라는 존재의 실체를 먼저 알아야 한다. 군중은 특정한 지도자나 사건, 환경으로부터 전파된 신념과 사상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기화한 사람들이 이룬 집단이다. 이때 군중은 그 신념과 사상을 감정과 동일시한다. 그래서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이 자신이 수용한 신념과 사상을 비판하는 것은 자신을 공격하는 행위로 다가오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되는 것이다. 군중이 신봉하는 신념과 사상은 쉽게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을 설득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군중은 도덕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군중을 이룬 사람들이 쉽게 폭도로 변하거나 혼자서는 도저히 감행할 수 없는 일들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은 수적 우세에서 오는 우월감과 익명성으로 인해 처벌받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심리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다수의 사람이 한 가지 일을 행할 때면 그것이 비윤리적인 행위라 할지라도 응당 해야 할 사명을 수행한다는 착각에 빠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군중은 자신들이 수용한 신념과 사상을 점점 강화한다. 자신들의 신념을 해치는 것이라면 보편적 상식에 기대어 판단할 때 사실과 진실임이 분명한 사안이라도 철저히 거부한다. 반면에 거짓임이 너무나도 빤하며 왜곡되고 과장된 주장이라도 자신들의 신념에 부합한다면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실제로 저자 르 봉은 군중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야 할 정치인과 지도자라면 논리적 근거를 내세우기보다는 군중의 환상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연설해야 한다고 말한다. 프랑스의 사회심리학자 세르주 모스코비치가 르 봉에 대해 ‘대중 사회의 마키아벨리’라고 평한 이유다. 르 봉이 군중을 대하는 방식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마키아벨리의 가르침과 일견 유사해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군중 심리』가 히틀러와 무솔리니, 마오쩌둥 등 전제주의와 선동 정치를 표방했던 인물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정당성을 부여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하고 한다. 신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거짓조차 진실로 받아들이는 군중의 특성이 오늘날 가짜 뉴스가 팽배한 현실을 형성한 밑거름인 셈이다.

우리 나라는 많은 유권자들이 선거철이 되면 한 가지 의문을 떠올린다. 국민 대다수가 노동자인데, 왜 우리 국회에는 노동자 출신 의원이 거의 없는 것일까? 왜 국민 대다수가 자신들의 처지를 가장 잘 알고 자신들을 대변할 수 있는, 같은 계층의 지도자를 선택하지 않는가? 이 책은 이 의문에도 답한다. 선거철이 되면 국민은 ‘유권자 군중’을 형성한다. 군중의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가 강력한 지도자를 원한다는 점이다. 인류 역사 속에서 선량하고 어진 군주가 드문 이유는, 군중이 항상 강력한 신념으로 무장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군주를 원했기 때문이다. 독립된 개인은 인간의 선하고 어진 면모를 미덕으로 여기지만, 군중의 도덕 기준에서 선의는 나약함의 일종이다. 그리고 군중은 자신들과 대등한 위치에 있는 지도자가 아니라 우러러볼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지도자의 위신이 한 번 꺾이면 그때부터는 군중의 심판이 기다린다. 신격화된 지도일수록 저따위 인간에게 머리를 숙였다는 군중의 자괴감이 복수심으로 돌변해 더욱 가혹한 심판이 가해진다.

문명을 일으킨 것은 이성이 아니라 공상이었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신전을 짓게 하고 광활한 제국을 건설하며 신의 권능을 지닌 위대한 지도자를 탄생케 한 것은 감정과 공상이었다. 만약 군중이 하나하나 이성적으로 따졌다면, 역사 속의 그 모든 일들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성으로는 군중을 계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해야 할까? 반드시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을 듯하다. 인간이 이성의 힘을 빌렸다면, 공상과도 같은 환상에 이끌려 열정적이고도 대담하게 문명을 일으킬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를 이끄는 무의식의 산물인 공상은 반드시 필요하다.(p.210~211)


저자 : 귀스타브 르 봉(Gustave Le Bon)


프랑스 부르주아 집안에서 태어난 르봉은 의학과 인류학을 연구하다 사회심리학으로 영역을 넓혀간 학자이자 사상가이다. 일찍이 부모의 유산을 물려받아 경제적으로 여유로웠던 덕분인지 유럽·아프리카·아시아 각국을 수시로 여행했고, 이 해외 경험과 다방면에 걸친 왕성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역사·민속학·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의사로서 사회 경력을 시작한 르봉은 파리 코뮌과 제3공화정의 혼란 속에서 대중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방책을 찾고 현실 정치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소명 의식에서 사회심리학 연구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 결실로 1894년 《민족 진화의 심리학적 법칙들》을 발표했고, 그다음 해인 1895년 《군중심리학》을 출간했다. 또한 자신으로 하여금 군중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만든 파리 코뮌과 불랑제 장군 사건, 드레퓌스 사건과 같은 역사적 사건들을 모티프로 《사회주의의 심리학》, 《프랑스 혁명과 혁명의 심리학》 등을 펴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연구에 몰두한 르봉은 역사학과 심리학 관련 저서를 꾸준히 발표하다 90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군중심리학》은 르봉에게 세계적 학자이자 문필가의 명성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타르드와 함께 현대 사회심리학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게 했다. 프랑스의 사회심리학자 모스코비치에 의하면, 르봉의 이론은 독일의 사회학자 짐멜과 베버,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아도르노, 미국 시카고학파의 파크, 《정당론》을 쓴 미헬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 정치학 분야에서는 ‘정치심리학’이라는 영역을 개척했고, 프랑스 혁명의 역사가 르페브르에 의해서는 ‘역사심리학’이라는 형태로 수용되었다. 한편, 그가 처음 사용한 ‘집단무의식’ 개념은 프로이트에 의해서는 정신분석학으로, 그리고 융에 의해서는 분석심리학의 핵심 개념으로 수용되고 발전되었다. 프랑스 제5공화국의 기초를 마련한 대통령 드골과 미국의 국력을 크게 신장시킨 제26대 대통령 루스벨트 등 저명한 정치 지도자들이 리더십을 계발하는 데도 《군중심리학》은 큰 도움을 주었다.


역자 : 김진주


홍익대학교 예술학과/불어불문학과, 한국외대 통번역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프랑스 르몽드신문 종합월간 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틱그 번역 위원으로 있으며,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혼자를 권하는 사회: 주눅 들지 않고 나를 지키면서 두려움 없이 타인을 생각하는 심리학 공부』 등이 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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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토.이홍의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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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조직 사회는 무한경쟁을 요구한다.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는 춘추전국시대 〈한비자〉에 살아남기 위한 처세술의 비결이 감추어져 있다. 상대방의 호의도 적대적으로 대하라. 살아남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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