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 내 여자의 엇갈린 속마음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나지윤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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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시절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할까?"라는 생각이 들면 그건 이미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거다.

처음에는 한시도 떨어지기 싫고, 보고 돌아서면 또 보고 싶은 게 남녀간 연애할 때 서로에 대한 감정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다툼도 찾아온다. 즉 의견이 서로 다른 경우가 온다.

사안이 사소한 거나 일반적인 문제여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으니 그런가?' 하는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툼의 내용이나 의견이 간극이 점점 커지면 '아, 나와는 너무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 이때쯤 적극적으로 의견차를 좁히려는 노력이 없으면 사랑의 결실을 이루지 못하거나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독자의 경험을 예로 들어 수긍하지 않을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독자는 이 때문에 이 책 《내 남자 내 여자의 엇갈린 속마음》을 읽게 되었다.





지금은 결혼해 자녀도 있지만 사소한 의견 다툼은 계속 있어 왔기 때문이다. 독자뿐만 아니다.

많은 연인이나 부부가 성격 차이를 이유로 헤어진다.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다투고, 신경전을 벌이다가 지쳐간다. 큰 실수를 했다거나 상대방을 배신하는 그런 어마어마한 일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문제로 서로 다투다가 진을 빼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왜 이렇게 내 마음을 몰라주지’ 하는 섭섭한 마음에 상대방의 사랑마저 의심하게 되고, 의심은 확신으로 변해 관계의 파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파탄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속상해하는 연인들이 세상에는 정말 많다.





'너 아니면 결혼 안 해' '죽고 못 살 정도로' 사랑하는 사이가 왜 벌어지는 걸까.

연애하다 헤어지는 경우 대체적으로 남녀의 심리를 서로 이해하지 못 했기 때문이라고 이 책 저자 나이토 요시히토는 말한다.

대다수 남녀 사이의 다툼과 오해는 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따르면 남녀는 사고방식, 행동방식, 삶을 대하는 방식 등 모든 면에서 차이가 있다.

가장 먼저 대화를 나누는 일 자체부터 여자는 상대의 ‘얼굴’에 주목하지만 남자는 상대의 ‘말’에 주목하면서 서로의 관점은 어긋나기 시작한다.

여자는 대화의 내용보다는 상대가 어떤 표정으로 말하는지가 더 중요하지만 남자는 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면 될 뿐 표정 따위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남녀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왜 자꾸 딴 데를 보면서 말하는 거야!”, “너야말로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들으면서!”라는 말다툼이 벌어진다.





이 책은 그때그때 상황에 딱 맞는 남녀의 대화 스킬을 제시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눈치 없는 남자에게는 “이렇게 하는 편이 어때요?”라고 슬쩍 미리 귀띔을 해주고,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여자에게는

여자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당신의 그런 점은 매력인데요.”라고 말을 건네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상대방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그에 대처하는 대화 스킬을 터득하면 남자와 여자는 더는 싸울 이유도 상대의 마음을 몰라 가슴앓이할 이유도 없어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심리학에서 명확히 증명된 남녀 차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여자 심리에 까막눈이라 지금껏 수많은 남녀 관계에서 실패를 거듭해온 남성이나 남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알고 싶은 여성에게 가뭄 속 단비 같은 책이다.

남자는 대개 본론만 짧게 이야기하지만, 여자는 어떤 경우든 많은 말을 한다. 부부간의 대화를 보면 아내가 일방적으로 몇 시간이고 떠들고 남편은 적당히 맞장구쳐주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보면 남자가 자상하게 들어주는 것 같지만 실은 지겨워도 어쩔 수 없이 들어줄 확률이 높다

이 책은 시종일관 달라도 너무 다른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얘기를 끌어간다. 그리고 오해가 이해로 바뀌는 남녀 관계 심리기술 46가지를 덧붙인다.





1장-해결남 공감녀의 말투

2장-해결남 공감녀의 인간관계

3장-해결남 공감녀의 연애

4장-해결남 공감녀의 사고방식

46가지가 다 해당되는 커플은 없을 것이다. 독자는 이 중 공감이 컸던 몇 가지 소주제를 소개한다.

객관적으로 말하는 남자 VS 주관적으로 말하는 여자

남자는 사실을 근거로 객관적으로 말한다. 그러나 여자는 자신의 느낌을 중심으로 말한다.

객관적으로 말하는 남자에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남자의 진심을 알고 싶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주관적으로 말하는 여자에게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해?" 여자의 말에 제3자 의견을 끌어내 객관성을 부여하자.





굽히지 않는 남자 VS 의견을 바꾸는 여자

남자들은 자기 결정을 좀처럼 굽히지 않는다. 일단 마음을 정하면 다른 사람이 뭐라 하든 아랑곳하지 않는다.

여자는 어떨까? 좋게 말하면 융통성 있고 나쁘게 말하면 우유부단한 속성을 지닌 여자는 분위기에 쉽게 동조한다.

왜? 남의 말에 수긍하고 따른다는 것은 남자에게 곧 패배를 의미한다. 자존심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은 남자라면 그런 경향은 더욱 심해진다.

반면 여자는 다른 사람 의견에 동조한다고 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진 않는다. 여자는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중시한다. 이것이 자기 생각과 달라도 다수 의견이라면 받아들이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타인을 배려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건 여자다.

그만큼 인간관계로 스트레스 받을 확률도 여자가 높다.





이 외에도 많다. 일일이 열거할 순 없어 소제목 몇 개만 소개한다.

허기를 채우는 남자 VS 친목을 다지는 여자

문자가 못 미더운 남자 VS 문자가 친근한 여자

서열에 목숨 거는 남자 VS 서열에 무덤덤한 여자

이성으로 보는 남자 VS 친구로 보는 여자

보고 결정하는 남자 VS 만지고 결정하는 여자

안 해서 후회하는 남자 VS 해서 후회하는 여자 등등.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면 당장 이 책을 통해 서로의 속마음부터 들여다보자. 서로를 제대로 몰라 멀어졌던 거리를 한 뼘쯤은 가깝게 만들어줄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다가가면 더는 불필요한 감정 소모나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남녀의 서로 다른 심리를 소개하고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또한 남녀의 차이를 설명할 때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근거를 갖고 설명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예를 들어 남녀가 기억력을 발휘하는 영역이 다르다는 점을 설명할 때는 다음의 실험 결과를 보여준다.

노스이스턴 대학교의 마리안 마스트 교수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마스트 교수는 남자 2명, 여자 3명으로 이루어진 집단이 최신 영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촬영한 다음 그 영상을 남녀 대학생 592명에게 보여줬다.

영상 재생은 고작 20초,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이었다. 화면이 끝나자 마스트 교수는 사람들이 등장인물을 얼마나 기억해내는지 물었다. 머리 모양, 옷차림, 옷 브랜드, 구두, 화장, 액세서리 등등. 그 결과, 여자는 외모적 특징의 세세한 부분까지 떠올렸다. 남자는 거짓말처럼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남자라는 사람과 여자라는 사람 역시 서로의 간극을 줄이지 못하고 계속 오해가 쌓인다면 회피하거나 떠나가거나 결국 헤어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약간의 노력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그렇다면 비록 다른 행성에서 왔더라도 우리가 만난 이 곳 지구에서는 행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실제 남녀 간에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많다고 한다.

저자 : 나이토 요시히토

심리학자. 일본 릿쇼대학교 특임강사이다. 게이오기주쿠대학교 사회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사회심리학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해서 실천적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게 힘을 쏟는 활동가이자 비즈니스 심리학의 권위자로 유명하다.

주요 저서로는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이제는 절대로 심리전에서 밀리지 않는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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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 - 음악과 미술, 문학과 건축을 좇아 유럽 25개 도시로 떠나는 예술 기행
이석원 지음 / 책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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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 전 유럽여행을 간 적이 있다. 9개국(2개 공국 포함)을 보름만에 강행군하는 패키지 여행이어서 '수박 겉핥기식' 관광이었다.

그래도 파리부터 시작한 그때 여행은 유럽 문물을 직접 눈으로 처음 본 것이라 기억이 생생하다. 주요 관광지만 들르는 식이어서 건축물과 박물관, 풍경 감상 등이 대부분이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이 아니라 영화관에서 유럽 관광 다큐멘터리를 감상한 것 같다.

다시 차분하게 계획을 세우고 '여행다운 여행'을 귀국하는 길에 홀로 다짐했는데 그 계획은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염두에 두고 장기(한 달 이상) 여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비도 마련하고 있지만 당장 실천할 정도는 마련하지 못했다.

더욱이 코로나 펜데믹 이후론 계획도 무작정 연기된 상태다. 그래서 이 책은 독자로서는 특별한 관심을 갖고 읽었다.

음악, 미술, 문학, 건축에 중점을 뒀다니 유럽 여행을 앞두고 있는 독자로서는 꼼꼼히 보고 읽을 책이다.





『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는 유럽의 여러 도시들이 품고 있는 환상과 낭만, 그리고 사색과 그리움에 대한 책이다.

이석원 작가는 10여 년 동안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그 도시가 담고 있는 미술, 건축, 음악,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의 향기를 글과 사진으로 담아냈다.

또한 각 나라와 도시가 겪어온 험난한 역사까지도 글 쓰는 사람 특유의 예리한 감각으로 꼼꼼하게 챙겨 전하고 있다.





2005년 프랑스 파리의 오래된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를 처음 가봤다는 작가는 그곳에서 공간을 채우고 있는 낡은 책들에게서 풍기는 묵은 종이 냄새가 꽤 상쾌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 후로 이런 느낌을 다시 받은 곳은 우리나라 충북 단양의 작은 책방 새한서점. 작가는 이곳에서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와는 또 다른 낡은 그리움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는 오래된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을 그리움이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우리가 접하기 훨씬 이전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사람들의 본능이라고.

그래서 사람들은 유럽을 찾는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읽고 보고 듣고 느끼는 거의 모든 것의 원천을 찾기 위해, 그리고 독자가 경험하지 못한 낡은 그리움에 대한 그 무엇을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서 말이다.





유럽 예술의 역사는 그리스 로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세계 예술의 주류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까닭에 많은 예술작품을 품고 있는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할 때 우리는 어떤 낯섦이나 환상을 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유럽의 클래식 음악과 인상주의 미술, 오래된 건축물을 좋아하며 그것들을 찾아 돌아다니기를 즐겼다는 작가가 10여 년 동안 유럽 20개국 25개 도시를 여행하며 그 도시가 겪어온 지난한 역사와 그들이 지켜낸 예술의 향기를 글과 사진으로 정리한 것이다.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따라 빈의 거리를 걷고, 고흐처럼 아를의 론 강변에 앉아서 물에 비친 별빛을 보고, 헤르만 헤세의 시선으로 피렌체 두오모 꼭대기에서 붉게 핀 꽃들을 내려다보며 유럽의 도시를, 낡은 그리움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유럽의 예술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아무런 상념 없이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현대 문화의 한 줄기를 찾아보는 또 다른 면에서의 즐거움임을 느끼게 한다.





런던은 바로크 시대부터 근대와 현대를 관통하는 음악의 성지다. 런던에는 헨델도 있고, 엘가도 있으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런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그리고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있는가 하면 레드 제플린과 퀸과 비틀스도 있다.

교교히 흐르는 템스강을 내려다보며 테이트 모던 미술관 쪽에서 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넌다.

300여 년 전 이 자리에서 울렸던 한 음악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그건 독일 출신 바로크 음악의 대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andel)과 런던에 얽힌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독일 작센 출신인 헨델은 1710년 독일 하노버의 선제후인 게오르크 루트비히의 총애를 받으며 하노버 궁정 악장으로 일했다.

그러다가 런던으로 휴가를 떠난 헨델은 짧은 휴가였지만 런던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가 런던에서 작곡해 공연한 오페라 [리날도]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아리아 [Lascia ch’io pianga(울게 하소서)]는 런던 상류층뿐만 아니라 앤 여왕까지 눈물을 흘리게 했다.

-「영국 런던_헨델이 사랑한 도시 비틀스마저 품었다」중에서





“신의 눈을 가진 유일한 인간.” 클로드 모네(Claude Monet)를 두고 폴 세잔이 한 말이다.

세잔이 신의 영역까지 살짝 침범하면서 극찬한 모네의 눈. 도대체 세잔은 모네의 어떤 면을 두고 ‘신의 눈’을 가졌다고 했을까?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에서 만났던 세잔은 ‘모네 관심 유발자’ 역할을 했다. (중략) 모네의 집이 유명한 것은 그의 마지막 연작으로 알려진 「수련」 때문이다. 그 「수련」이 바로 이 모네의 집 또 다른 정원인 물의 정원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모네가 직접 가꾸고 꾸민 물의 정원은 흡사 깊은 자연 속 습지 같은 느낌이다.

온갖 버드나무와 수풀로 좁아진 시야 속에 들어온 것은, 모네가 신의 눈으로 바라보며 빛과 색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수려한 수련들이었을 것이다.

비록 나는 수련의 개화 시기가 아니라 꽃은 없고 연잎만 볼 수 있었지만 아름다운 자연으로 곱게 치장한 연못과 그 위에 떠 있는 연잎으로도 모네가 보았던 그 수련들이 떠오른다.

사실 모네의 집은 모네 사망 후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다시피 했다. 아름다운 꽃의 정원은 잡초와 벌레들로 가득했고,

물의 정원은 아무렇게나 자란 수초들로 지저분했다. 그러던 것을 1966년 모네의 아들이 이 집과 가구 등 유품을 지베르니시에 기증한다.

지베르니시는 모네가 쓰던 가구와 물건들을 곱게 복원했고, 그래서 지금도 모네의 집은 19세기 말 프랑스의 가정집을 그대로 유지한 채 많은 사람들의 눈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프랑스 지베르니_ 빛과 색, ‘신의 눈’ 모네를 찾아가는 시골길」중에서





높고 긴 성벽을 따라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은 길다. 정문 위의 두 사내. 잔뜩 일그러진 얼굴이 고통스러워 보인다. 구불구불한 머리카락도 뒤틀린 심정으로 드러낸 왼쪽의 노인. 그에 비해 단정한 단발머리에 잘생김으로 무장한, 지성과 감성이 적절히 배합된 평안한 표정의 오른쪽 미청년. 왼쪽의 노인은 미켈란젤로이고 오른쪽의 청년은 라파엘로다.

르네상스 시대 3대 미술가 중 한 명인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와 라파엘로 산치오(Raffaello Sanzio)가 정문에서 사람들을 맞는 이곳이 바로 바티칸 박물관이다.

바티칸 박물관 정문에 왜 하필이면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가 조각되어 있을까? 그리고 그들은 왜 저렇게 다른 모습으로 함께한 것일까?

이들이 사실상 바티칸 박물관을 만든 주인공이다. 바티칸 박물관은 16세기 이후 역대 교황들의 궁전이었다.

교황 율리우스 2세가 당대 최고의 조각가와 화가인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를 바티칸으로 불러 궁전을 만들게 했다.

그 후 1774년 교황 클레멘트 14세가 이곳을 일반에 공개했다. 박물관을 비롯해 바티칸의 건축물들은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작품 전시장이다.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위대한 프레스코화와 조각이 원형 그대로 사람들을 맞는다.

-「바티칸 시국 바티칸시티_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를 따라 르네상스를 걷다」중에서





세비야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세비야 대성당. 바티칸의 산피에트로 대성당과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는데, 실제 보니 그 크기가 가늠이 안 된다. 이슬람 지배 시절 모스크 자리에 다시 세운 대성당은 콜럼버스가 발견한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져온 금과 은으로 치장해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무려 20톤의 금을 입힌 세계 최대의 황금 제단은 압도적이다. 그리고 그 황금 제단을 가능하게 했던 콜럼버스의 묘. 이사벨 여왕 사후 자신을 외면한 스페인에 실망한 나머지 ‘다시는 스페인 땅을 밟지 않겠다’는 유언 때문이었을까?

그의 관은 스페인의 왕 4명에 의해 공중에 들려 있다. 그 모양새가 대성당의 위용만큼이나 압도적이다.

그런데 세비야는 오페라의 도시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 5편의 배경이 세비야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를 비롯해 베토벤 유일의 오페라인 [피델리오]와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비제의 [카르멘]이 세비야를 무대로 하는 오페라들이다.

-「스페인 세비야_ 피가로와 함께 오페라의 도시를 걷다」중에서





빈을 위대한 음악의 도시로 만든 일등공신 모차르트는 청년이 되어 빈에 진출하지만 아주 오래전에 빈에 온 적이 있다. 쇤브룬 궁전이다.

모차르트는 6세이던 1762년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초청을 받아 이곳에 온다.

쇤브룬 궁전은 마리아 테레지아의 자존심이라고도 불린다. 1695년 오스만튀르크를 물리친 기념으로 짓기 시작해

마리아 테레지아 치세에 완성되었다. 프랑스 루이 14세의 베르사유 궁전보다 규모는 작지만 아름다움에서는 뒤지지 않겠다는

마리아 테레지아의 자존심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곳이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6세 꼬마 모차르트의 신기에 가까운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서 감탄했다.

그리고 연주를 마친 모차르트를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 소원을 물었다.

모차르트는 여제의 막내딸 마리아 안토니아 공주를 보며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훗날 프랑스 대혁명 때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다.

사실 모차르트가 진짜 마리 앙투아네트와 결혼하고 싶다고 마리아 테레지아에게 말했는지는 알 수 없다.

호사가들에 의해 지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무튼 모차르트는 마리 앙투아네트보다 2년 먼저 죽었기 때문에

첫사랑의 참혹한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빈_ 모차르트의 향기를 따라가는 알레그로 칸타빌레」중에서





프라하를 남북으로 가르며 독일 엘베강까지 이르는 블타바강은 프라하의 젖줄이다. 그리고 이 강 위에 프라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카를교다. (중략) 카를교는 체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추앙받는 카를 4세의 이름을 딴 석조 다리다. 원래 목조 다리가 있던 자리에 카를 4세가 아름다운 고딕 양식의 돌다리를 만들었다.

폭 10미터, 길이 520미터의 보행자 전용 다리인 카를교는 다리 양쪽 난간에 30명의 보헤미아 성인의 동상이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그런데 이 다리에는 희한한 수열의 비밀이 있다. 135797531. 1357년 7월 9일 5시 31분을 뜻한다. 카를 4세가 이 다리의 초석을 놓은 날짜를 시간과 분까지 표시한 것이다.

7과 9의 순서가 바뀐 것은, 유럽에서는 영국을 제외하고 날짜가 달보다 앞에 표기되기 때문이다.

-「체코 프라하_ 비겁함을 뒤집어쓰고도 지켜낸 중세 도시 건축 박물관」중에서





라트비아 리가로의 여행은 아르누보 건축 여행이기도 하다. 아르누보는 말 그대로 ‘새로운 예술’을 뜻한다. 1890년부터 1910년까지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전 유럽과 미국에서 대유행하던 예술 경향이 아르누보다.

그리고 바로 그 시기 아르누보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며 유럽 근대 건축사에 큰 족적을 남긴 미하일 예이젠시테인(Mikhail Eisenstein)이 리가의 아르누보 건축물들을 꽃피웠다. (중략) 구시가로 들어가는 길의 자그마한 광장에는 블랙헤드 길드의 전당이 있다.

블랙헤드 길드는 주로 북아프리카를 활동 무대로 한 상인 조직인데, 이 길드의 회원은 모두가 미혼이다. 이들의 수호성인은 북아프리카 출신 로마 전사 성 마우리티우스. 길드의 이름을 블랙헤드라고 정한 이유다. 이 전당은 주로 상인들의 숙소와 연회장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리가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라트비아 리가_ 아르누보 건축의 정수를 찾아 떠나는 발트해의 보석」중에서





자주 갔던 곳, 익숙한 곳이라도 어느 시기 어떤 환경일 때, 어떤 관점으로 여행을 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진다.

작가 역시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유럽의 클래식 음악, 인상주의 미술, 건축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유럽의 다양한 도시를 여행하면서 예술적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럽의 각 지역에서 짧은 관광을 즐긴 것이 아니라 스웨덴에 살면서 유럽의 다양한 도시, 지역을 여행한 작가가 각 도시가 담고 있는 미술, 건축, 음악,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에 대해 설명하기 때문에 기존 여행 관련 에세이나 여행 가이드북에서는 알 수 없는 디테일한 정보를 알 수 있었고, 감각적인 여행 모습들이 잘 드러나 쉽게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예술가와 그들이 만들어 낸 작품들이었지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작품 속에 숨겨진 진실과 의미, 예술가가 그 작품을 완성하게 된 이유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작가 : 이석원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후 지금까지 신문사 기자로 살았다. 유럽의 클래식 음악과 인상주의 미술, 오래된 건축물을 좋아하며 그것들을 찾아 돌아다니기를 즐겼다. 그러다가 스웨덴에서 2년 반을 살았다. 유럽에 살며 유럽을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블로그와 SNS로 그 유럽들을 공유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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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내 책 쓰기 어때요? - 하루 한 장 글쓰기로 베스트셀러까지
송숙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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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해 글자를 알고 난 다음부터 책을 죽 읽어왔다.

얼마나 되는지는 헤아리지 않았다. 책읽기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만 선택해 읽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는 소설을 가장 많이 읽은 것 같고, 직장 다니면서부터는 대인관계를 다룬 책이나 힐링이 된다는 에세이도 많이 읽었다. 가끔은 시집도...

어느 순간 수십 년 책을 읽으면서 죽기 전에 한 권의 책이라도 써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그저 한 권만이라도'의 생각이었다. 마침 그 무렵 직장에서도 책읽기 운동이 벌어졌다.

그때는 책을 읽은 후 책에 대해 서로 30분이나 1시간 정도 책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도 근무시간에 포함해 시행했다.

메모도 없이 느낌이나 내용이 우리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지 정도만 잡담식으로 나눴다.





그러다 독후감을 써서 발표하는 식으로 모임의 성격이 발전했다. 학교 다닐 때 이후 처음으로 독후감을 써본 계기였다. 쉽지 않았다.

좀 더 잘 쓰기 위해 두 번을 읽고 써도 내용은 시원찮았다. 스스로 '별로'라고 느낄 정도니...

동료들의 인사치레성 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글쓰기 실력 부족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는 글 잘 쓰기 위해 책을 읽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과거에 생각했던 '한 권만이라도' 쓰자던 생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지금까지 책 한 권도 쓰진 못했다. 그래도 열심히 '글 잘 쓰는 법'의 책을 잘 읽는다. 찾아 읽고 책 리스트를 따로 작성해 둔다.

실전에 들어가서 글쓰기가 막힐 때 어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끔 “내 글도 책이 될까요?”라며 자주 묻는다고 한다.

써보고는 싶지만 잘 쓸 자신은 없는 표현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독자에게 대답 대신 《오늘부터 내 책 쓰기 어때요?》를 집필했다.

국내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글쓰기 선생님’이자 대한민국 1호 책쓰기 코치인 송숙희 저자가 평범한 일상으로 잘 팔리는 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글쓰기 비법과 책 쓰기 전략을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누구나 내 책을 가질 수 있는 1인 1책 시대에 꼭 필요한 베스트셀러 작가 가이드북이다.

저자는 당신의 베스트셀러는 이미 당신 즉, 예비 저자 안에 있다고 말한다.

흔히 ‘내 얘기를 책으로 쓰면 그게 몇 권인데’ 하는 말처럼, 평범한 일상을 사는 보통사람 모두가 책이 될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책 한 권은커녕 자신의 이야기를 문장 몇 줄로 풀어내는 것조차 어렵다.

저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수긍한다. 수십 년 끙끙거리다 결국 한 권도 못 쓴(현재까지) 사람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렇게 글쓰기 체력이 ‘빵점’에 가까운 예비 저자들에게 ‘하루 한 장 1500자 매일 글쓰기’ 처방을 내리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글이 저절로 써지는 글쓰기 규칙과 공식, 내 안에 어떤 글감이 있는지 샅샅이 찾아보는 내면 탐험, 서점에 통하는 에세이 쓰기 노하우 등을 빠짐없이 전수한다.

그동안 글쓰기와 담 쌓고 책만 읽어온 예비 저자를 위하여 ‘1일 1페이지 100일 글쓰기 워크북’도 책 속 부록으로 수록했다.

이참에 글쓰기를 평생 습관으로 들여도 좋을 일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이젠 “난 글 못 써서…”, “책으로 쓸 얘기가 없어”라는 핑계는 더 이상 늘어놓지 않기로 했다 그저 오늘부터 하루 한 장씩, 내 책을 쓰겠노라 마음만 먹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니 실천에 더 힘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다.





1인 1책 시대 ‘책 쓰기 잔치’에 합류하라

책을 좋아하는 당신. 서점에 들를 때마다 한두 권씩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고 돌아서면 얼마 안 가 서점에는 또 신간이 한가득 들어온다.

누구나 인스타그램 · 블로그 · 유튜브 · 페이스북 같은 자기 채널을 가질 수 있고, 거기에 나의 생각이나 감성을 올리면 누군가에게 읽힌다. 그렇게 ‘좋아요’가 늘고 구독자 숫자가 커지면 미디어가 주목하는 콘텐츠가 된다. 그중 상당수가 책으로 만들어지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한다.

그렇다, 세상은 지금 너도 나도 ‘글쓰기 잔치’가 한창이다. 나와 비슷한, 별다를 것 없던 이웃이 미디어가 주목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되고 독자층을 거느린 저자가 되고 각종 강연에 초대받는 강연자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요즘 읽은 상당수의 책이 유튜버, SNS 인기 인플루언서, 디자이너, 크리에이터, 일러스트레이터 등 작가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오직, 아직도 쓰지 않은 나만 빼고 말이다. ‘1인 1책’ 출판 시대에 아직도 ‘내책 0권’인 나, 나도 내 글 써보고 싶다고 생각은 해도 막상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 만일 SNS에 공들여 쌓은 자신만의 콘텐츠를 책으로 내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애가 탄다면?

당신을 위한 최고의 해결책, 《오늘부터 내 책 쓰기 어때요?》가 필요할 것이다.





No.1 글쓰기 코치가 전수하는 책 쓰기 비법

《오늘부터 내 책 쓰기 어때요?》는 본인 스스로 베스트셀러를 다수 출간한 출판 작가이면서, 글쓰기 수업을 통해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가를 배출한 저자의 책 쓰기 비법과 노하우를 압축해놓은 책이다.

스스로 가장 잘 쓸 수 있는 글감을 발굴하는 방법부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쓰기 공식, 내 글을 출판사가 탐낼 만한 원고로 다듬는 방법, 다양한 SNS와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활용법 등 ‘내 책’을 내기 위해 예비 저자가 알아야 할 기초 상식부터 전략을 빠짐없이 전한다.

특히 책 말미에 수백만 원짜리 유료 책 쓰기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1일 1페이지 100일 글쓰기 워크북〉을 수록해 더욱 유익하고 실용적이다. 100일 동안 나 자신 그리고 삶과 관련된 10가지 테마 10개의 질문에 답하며 그날그날의 주제로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레 내 책의 주제를 찾는 것은 물론, 글쓰기 습관까지 저절로 몸에 밸 것 같다.

저자는 이렇게 책 한 권을 통해 누구든 당장 ‘내 글’이 쓰고 싶게 동기를 부여하고, 어떻게 쓰는지 실질적인 방법과 전략을 전수하여 누구든 오늘부터 바로 내 책을 쓸 수 있도록 안내한다.





오랫동안 이 일을 하며 깨달은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슨 일을 하든 10년 이상 경험하고 통찰하면 책 한 권 쓸 수 있는 힘과 아이디어를 갖게 된다.

집에서 10년간 살림을 한 전업주부라면 집에서 보고 느끼고 들은 경험을 글로 풀어낼 수 있다.

집안을 정리하며 얻은 지혜와 노하우로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펴내 세계적인 정리 전문가로 인정받는 곤도 마리에처럼 말이다.

-「세상은 당신 이야기를 탐낸다」중에서

서점가에 신드롬을 일으킨 《90년생이 온다》는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중 하나인 브런치에서 연재된 글을 엮은 책이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인가. 그럼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4년이 걸렸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는가?

1980년대생 직장인이었던 저자는 자신과 1990년대생의 차이점을 읽기 위해 자료를 수집했다.

그리고 이 자료를 토대로 한 출판사에 출간을 제안을 했는데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하는 수없이 출간 생각을 접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 자료를 정리해 브런치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책상 서랍에서 영영 잠들 뻔했던 그의 글은 그렇게 구출되었다.

-「당신의 글에 ‘플랫폼’이라는 날개를」중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공유되어 영향력을 발휘하고 매력을 발산하는 콘텐츠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집을 지을 때 설계도가 필요하듯, 글을 쓸 때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구조는 전통적으로 ‘서론-본론-결론’ 구조와 ‘기-승-전-결’ 구조가 애용되었다. 하지만 잠깐이라도 집중하여 글을 읽기 어려운 이러한 시대에 독자에게 환영 받는 이야기 구조는 2W1H이다.

2개의 W인 WHY, WHAT와 1개의 H인 HOW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최소한의 이야기 구조로 가장 간결하면서 가장 논리적이면서 설득력 있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최소한의 글쓰기 스킬 ① 2W1H 규칙」중에서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는 다비드 상을 조각할 당시, 이런 근사한 말을 남겼다.

“나는 대리석 속에서 숨 쉬고 있는 천사를 본다. 돌 속에 갇힌 천사가 빠져나와 날 수 있도록 나는 천사가 아닌 것을 깎아낸다.” 미켈란젤로처럼, 당신 속에 감춰진 이야기가 세상에 빛을 보도록 군더더기를 깎아내라. 대리석 속에서 꺼내주기만을 기다리는 천사처럼, 당신의 이야기도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당신 안에 어떤 ‘쓸거리’가 쌓여있는지 탐색을 시작하려 한다. 그전에 당신이 갖춰야 할 것이 있다. 손에 넣고자 하는 모든 것은 이미 당신 안에 있다는 믿음이다. 강요할 수는 없지만 당신의 이야기를 짓고 쓰기 위해서는 없는 재료를 찾아 헤맨다는 막막함이 아니라, 확실히 내 안에 있는 것을 찾고야 말겠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책 쓰기 첫걸음은 글감 찾기부터」중에서





첫 문장을 뱉지 못해 고심 중이라면 이는 격려 받을 일이다.

이는 글 쓰는 이라면 누구나 격렬하게 앓는 산통 초입에 무사히 들어섰다는 뜻이니까.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처음부터 내 것이었던 것 같은 문장이 손 안에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 길고 짧은 글을 숱하게 써오면서 첫 문장이 인도하는 신비를 자주 경험했다.

매혹적인 첫 문장은 두 번째 문장을 읽게 만들고 두 번째 문장은 그 다음 문장으로 눈길을 이끈다. 마침내 첫 문장은 마지막 문장을 읽게 한다. 그러므로 첫 문장에 들이는 공은 이야기 전편에 걸쳐 들이는 노력 못잖아야 한다.

-「첫 문장에 시간과 정신을 쏟아라」중에서

저자 : 송숙희

한국 대표 글쓰기 코치, 작가, 돈이 되는 글쓰기 솔루션 창안자, 돈이 되는 글쓰기 솔루션을 제공하는 <송숙희글쓰기센터> 대표, 콘텐츠 마케팅을 코칭하고 진행하는 아이디어바이러스 대표. 문학을 전공했으나 방송, 잡지, 출판사, 여성 포털, 광고회사에 재직하며 ‘상품이 되는 글쓰기’ 실력을 연마했다. 대기업에서는 아이디어와 상품, 서비스를 잘 파는 글쓰기 기술을 단련했다.

2002년 프리랜서로 전향한 뒤 지금까지 돈이 되는 글을 쓰며 산다.

카이스트에서 학부생 및 석박사 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워딩 파워 훈련법을 강의했으며, SERI PRO의 동영상 강의 [프로는 이렇게 글쓴다], 강남구청의 [이기는 글쓰기] 연수 프로젝트(2017~2018)를 비롯해 기업체, 정부기관, 단체, 군기관, 대학교 등에서 돈이 되는 글쓰기 능력개발을 위한 워크숍, 교육, 컨설팅을 한다.

베스트셀러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을 비롯해 『따라 쓰기의 기적』, 『당신의 책을 가져라』, 『마음을 움직이는 단어 사용법』, 『읽기와 쓰기를 다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베껴쓰기』, 『읽으면 사게 되는 한 줄,

소셜 글쓰기』, 『고객을 유혹하는 마케팅 글쓰기』, 『공부 습관을 잡아주는 글쓰기』, 『내가 찾은 평생직업, 인포프래너』 등 글쓰기 분야의 스테디셀러를 집필했고 또 집필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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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SERT DAYS 디저트 데이즈 - 블렌디가 소개하는 파리의 베이킹
홍은경(BlenD) 지음 / 책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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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간 적이 있다. 십수 년 전이라 지금은 많이 변했을 것도 같다.

그래도 도시 외관이나 큰길은 변하지 않았을 거다. 파리는 옛 모습을 간직한 구도심에 건축 허가는 잘 나지 않는다니까.

패키지 여행으로 갔기 때문에 일정에 쫒겨 에펠탑, 샹젤리에거리에 있는 물랭루즈, 루브르 박물관 등 대표적인 곳만 거쳤다.

이틀이나 파리에서 잤는데도 겉모습만 본 듯해 돌아올 때 '언젠가 파리를 다시 오겠다'고 다짐하면서 등을 돌렸다.

그러나 이후 파리를 한 번도 다시 가지 못했는데 이 책 《디저트 데이즈(Dessert Days)》를 보니 반가웠다.

더욱이 정작 파리에 갔을 때는 파리의 빵, 특히 파리 전통의 디저트를 소개하는 책이어서 향수마저 느꼈다.(파리에 이틀 있었는데 향수는^^)






꼭 다시 한번 더 방문하겠다는 다짐도 했던 터라 파리 곳곳에 있는 유명 디저트 식당을 찾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책에 더 애착이 간다.

독자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입이 짧아 그런 점도 있겠지만 요리 실력이 없으니 더 관심을 두지 않은 탓도 있으리라.

이 책은 읽다보니 맛있어 보이기도 하고 쉽게 만들게 방법을 잘 소개해 한 번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더욱이 직장 근무시간도 짧아진 데다 최근 코로나 펜테믹으로 '집콕' 시간이 많아져 관심이 꽤 간다





그래도 솔직히 혼자 재료나 도구를 별도로 구입하는 데는 자신이 없어 우리집 요리 담당(?)에게 보여주고 만들어주겠다는 약속까지는 받아냈다.

책을 한참 보던 요리담당자가 자존심 때문인지, 진짜 자신감에서인지 모르지만 선뜻 응낙했다.

어쩌면 쉽게 설명이 돼 있어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모르지만...(묻진 않았다. 자존심 상해 할까봐)

다소 생소한 이름들이 많아 사진으로 보다가 맛있어 보이는 것들을 요리담당자에게 해달라고 청했더니 해주겠단다.

아무튼 책 한 권으로 잘 하지 않던 대화도 정답게 나누고 맛있다는 디저트도 해준다니 기쁘고 행복감마저 느껴진다.





처음 먹은 카눌레를 잊지 못해 프랑스에 가서 배워왔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 책에 한나절 빠져들었다.

외국어 실력도 형편없고 요리는 더 보잘것없는 실력이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사진만으로도 신기한 맛 여행을 떠난 듯하다.

파리의 유명한 곳에 가서 먹고 느낀 그 디저트를 재현하는 저자의 노력에서 열정이 느껴지고 난 행복감을 맛보고 매우 의미 있는 독서를 한 셈이다.

이젠 다시 파리에 갈 때를 대비해 디저트 샵이나 유명 식당 한두 곳은 미리 알아둬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계기로 파리 여행을 좀더 앞당길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아직 코로나 펜데믹 상황이 심상치 않아 1년 후에나 가능할 것 같지만.

아무튼 파리를 다시 떠올리고 맛있는 디저트 구경도 하고, 곧 만들어먹을 생각까지 하니 코로나로 다운된 기분도 업된다. 저자의 책으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기쁨, 즐거움, 행복감이어서 저자에 감사드린다.





마레지구의 디저트를 만나보고 유명한 셰프가 만든 디저트를 보면서 그 맛을 상상하는 것도 무척 즐겁다.

꼭 들러야 할 디저트 가게를 많이 만날 수 있어 별도 노트도 해놨다.

특히 귀여고 사랑스러운 메종 말레프 숍은 디저트도 귀엽고 한입 배어물 때 행복한 느낌을 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패블로바라는 디저트 샵의 머렝도 맛이 기대된다.

이 책은 특히 만드는 과정을 재료와 함께 자세하고 꼼꼼하게 정리해서 알려주고 각 단계별로 사진을 곁들여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집 요리담당자와 마트에 베이킹 재료를 사러 갈 때도 무척 즐거운 일이 될 것 같다.





프랑스에서 유명하다는 키슈에 대한 요리법도 자세히 적혀 있다. 베이커리를 조금만 아는 사람도 금세 만들 수 있단다. 책을 덮도록 눈 빠지게 들여다봤는데 솔직히 맛본 기억이 있는 것은 없었다. 먹어본 것도 같다는 건 모양일 뿐 우리나라 빵집이었을 테니.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조금만 배우고 정성을 들인다면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 수 있겠다는 결론을 얻은 것은 큰 수확이다.

이것저것 해보고 잘하는 것과 맛있는 것을 연습을 거듭해서 친구나 친척이 우리집을 방문하면 한번쯤 만들어 내볼 생각을 하니 즐겁기도 하다.

파리에 가면 예전에 못다본 풍광이나 명물은 물론 유명 디저트집에 갈 일이 하나 늘어 반갑다.





모두 6개의 파트로 구성된 《디저트 데이즈(Dessert Days)》는 파리 곳곳의 디저트 샵 탐방으로 시작된다.

마레 지구, 샹젤리제 거리, 콩코르드 광장과 마들렌 광장, 파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몽마르트르와 보르도 지역 등이다.

지금 파리를 있게 한 유명 셰프들과 그들이 일궈놓은 디저트 샵은 파리의 베이킹 역사를 그대로 보여준다.

새로운 디저트를 만들고 싶다면 디저트의 트렌드가 시작되는 파리를 주목해야 한다는데. 현지 사진작가와 함께 한 감성적인 파리 풍경 사진은 덤이다.

본격적인 레시피로 들어가면 대표적인 머랭 디저트, 패블로바·마카롱에서부터 키슈, 슈, 에끌레어, 타르트, 자전거 바퀴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파리 브레스트와 피낭시에, 카늘레, 쿠키, 거기에 잼과 과일젤리, 초코 우유까지 구경할 수 있다.

무려 40가지 디저트를 만들어 본다. 디저트 클래스를 진행하는 저자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을 이 책에 녹여냈으며, 책만으로 충분히 배울 수 있도록 친절하고 알찬 노하우를 가득 담았다.

《디저트 데이즈(Dessert Days)》는 지금의 파리를 있게 한 유명 셰프들과 그들이 운영하는 디저트 샵을 통해 파리 베이킹의 역사와 디저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책이다.





Partie 1.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마레 지구의 디저트

Partie 2. 반짝반짝 빛나는 샹젤리제 거리의 디저트

Partie 3. 유서 깊은 그곳, 콩코르드 광장과 마들렌 광장 근처의 디저트

Partie 4. 사랑 가득 낭만 가득 몽마르트르 언덕의 디저트들

Partie 5. 프랑스의 상징 에펠 탑과 봉 마르셰 근처의 디저트들

Partie 6. 짙은 향기 깊은 여운 보르도의 디저트들

저자 : 홍은경

프랑스 디자인 브랜드를 독점 수입하던 일이 프랑스 디저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몇 년 전부터 매년 벨루이 콩세이, 프랑스 국립제과학교(ENSP)등의 단기 연수를 통해 베이킹을 공부하고 있다. 현재는 도곡동에 위치한 블렌디스튜디오에서 베이킹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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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아 吾友我 : 나는 나를 벗 삼는다 -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 오우아 吾友我
박수밀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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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정신은 의리와 지조를 중요시한다.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인간으로서 떳떳한 도리인 '의리'를 지키고, 그 신념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는 '지조'를 일관되게 간직할 수 있느냐가 선비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인간이 무절제한 욕망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서의 선비정신이 강조된 것이다.

요즘은 이런 말하면 '봉건적 시대정신'에 빠진 시대착오적 인물로 낙인 찍히기 십상이다. 심지어는 '꼰대'라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한다.

요즘 세대나 세태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조선시대를 그리워하는 것도 아니다. '선비정신'은 우리 민족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사회 주도층의 중심 사상이었다는 말이다.

올바른 건 배워야 한다. 그리고 계승해야 한다. 우리 국민을 지탱하고 우리 국민이 수용했던 정신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가 썩어갈수록 선비정신은 빛났다는 점을 재인식한다면 지나친 억지일까.

'자신의 신념과 다르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굽히지 않는다'는 선비정신은 약자들 편에서 부패 권력에 저항한다는 정신도 담고 있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사람들은 화려하고 값비싼 물건에 매혹된다. 물질적 풍요는 늘 '더'를 원한다.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우리 삶에서 꼭 필요한 것은 평범하고 작은 것들이다.

하늘에서 우리 세상을 보면 중심과 주변은 동심의 가치를 가진다. 더 귀하거나 더 천한 것이 따로 없다. 이 세상에 사는 인간들이 구별한 차이일 뿐이다.물질적 풍요에 따른, 그것을 누리는 사람들이 구분하기 시작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늘 부와 권력을 누리는 자들이 안주하려는 인간 본능에 의해 만들어낸 권위의 상징일 뿐이다.

선비들은 멈출 줄 안다. 누리는 게 지나치다면 그들은 스스로 내려놓는다.

조선시대는 안빈낙도(安貧樂道)라고 했다. 가난하고 구차하더라도 도를 즐긴다고 해서 글만 읽는 선비들을 일컬었다.

먹고 입고 자는 것이 가난해 궁핍해도 책에서 진리를 탐구하고 도를 배우는 선비들이다.





이런 진리는 공자로부터 비롯된다. 공자가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가르치는 말을 제자들이 후에 책으로 펴낸 것이 《논어》다. 논어는 동양에서는 서양의 성경과 같다. 우리가 고전이라 일컫는 대부분의 책도 공자의 가르침이 원류다.

원류를 계승하고 더 발전시킨 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동양의 고전'으로 2500년간 이념으로 이어져왔다.

우리 나라는 이 고전들을 우리 사회에 맞게 정치, 철학,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 정착시킨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유교 계승의 유일한 국가라고 지칭되지 않는가.

공자의 가르침은 자신의 수양부터 시작된다. 당시의 사대부층, 우리의 조선시대 양반, 특히 선비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진다. 이들은 학문, 즉 지식과 수양을 통해 피지배층인 백성(국민)에게 혜택을 돌려야 한다는 이론으로 귀결된다.

권력층, 부유층 등 지배층에게 그것을 요구한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다'도 공자의 가르침을 계승 발전시킨 데서 나온 것이다. 국민을 하늘 대하듯 대접해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다.





《오우아吾友我》는 고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찾은 삶의 지혜를 전하는 고전문학자 박수밀의 인문에세이다.

이 책의 제목이자 조선 후기 학자 이덕무의 호이기도 한 ‘오우아吾友我’는 ‘나는 나를 벗 삼는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품위와 내 자존감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살다 보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이들이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주변 눈치를 보며 ‘가짜 나’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남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찾고, 남에게 보이는 나를 통해 행복을 찾는다.

돈에, 관계에, 욕심에 이리저리 치이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놓치기 일쑤다.

이 책은 이처럼 삶의 길목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잠시 멈춤’을 통해 마음을 살피고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는 길로 안내한다.





《오우아吾友我》를 읽는 재미도,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나는 나를 벗삼는다'는 말은 이들 선비들의 꼿꼿함을 읽어낸 저자가 책으로 펴내기 위해 선택한 말이다.

저자에 따르면 조선 시대 학자(선비) 박제가, 박지원, 이덕무, 이용후는 삶이 불안할수록 ‘나’에 주목했다.

습관, 삶의 태도, 늙어감, 욕심, 관계 등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사유하면서 ‘나답게 사는 법’을 평생 고민했다.

그 고민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그들은 먼저 복잡다단한 세상과 인간관계에서 조금 물러나서, ‘나를 벗하며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시간 속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자기만의 방식을 찾았던 것이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세속에 굽히지 않고 떳떳하게 살다간 그들의 지혜가 우리에게도 유효한 이유다.




이 책은 사회가 원하는 욕망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옛 지식인들이 끝까지 놓지 않았던 공부의 극치(克治), 마음공부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에는 저자가 고전에서 선별한 50가지 명문(名文)의 진수가 담겨 있다.

고전의 문장이 전해주는 깊이와 옛글이 갖는 힘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마음이 고요해지고 맑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우아吾友我》는 총 4부로, ‘잃어버린 나를 찾는 길’, ‘삶의 태도를 바꾸는 길’, ‘욕망을 다스리는 길’, ‘당당히 혼자서 가는 길’로 구성되어 있다.

그 네 가지의 길을 통해 인간 내면뿐만 아니라 사회를 보는 눈, 삶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을 보여준다.

공자와 노자, 조선 시대 학자들이 온 몸으로 증명했던 ‘마음을 지키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통찰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더 나아가 ‘나의 주인은 오직 나뿐’이며 다른 누구도 아닌 ‘너 자신이 되어라(BE YOURSELF)!’고 힘주어 이야기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 부쩍 많아진 요즘이다. 그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고, 옛사람들처럼 고요히 즐겨보자.

이리저리 휘둘리는 관계 과잉의 시대에서 한 발짝 물러나 보면 ‘나를 벗 삼아’ 지낼 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내게 속했고 나는 나를 벗 삼는다. 이 마음으로 당당하게 살면 그뿐이다.

더 나아가 남들이 성공이라고 부르는 것, 남들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것에서 벗어나 나의 행복은 무엇인지,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의 목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자.

지금, 이곳에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나의 가장 오랜 친구인 ‘나’를 벗 삼아 당당히 살아갈 일이다.

이 세상에 나는 단 한 사람이므로.





눈 오는 새벽 비 내리는 저녁에 좋은 벗이 오질 않으니, 누구와 이야기를 나눌까? 시험삼아 내 입으로 글을 읽으니, 듣는 것은 나의 귀, 내 팔로 글씨를 쓰니, 감상하는 것은 내 눈이었다.

내가 나를 벗으로 삼았거늘, 다시 무슨 원망이 있으랴.(p. 17)

옛날의 나, 어릴 때는 내면이 순수했지. 지각이 생기면서 해치는 것들이 마구 일어났네. 오래 떠나 있으니 돌아가고픈 마음이 생겼네. 이 한 몸 마치도록 나는 나와 함께 살아가리.(p. 32)

달리던 길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제대로 된 길인지를 가만히 돌아보라.(p. 161)

세상은 어차피 혼자서 살아갈 수는 없을 터. 마음이 통하고 뜻이 맞는 벗이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벗과 교우하되 벗의 좋은 점을 배우고, 나쁜 점을 서로 고쳐주며 올바르게 사는 길이 진정한 삶일 것이다.

우리는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며 사는 것이 당연한 사회에 살고 있다. 이 중에는 나보다 나은 이를 모델로 삼아 그를 닮으려고 하거나 혹은 어설프게 흉내내거나 따라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남을 흉내내거나 따라하는 건 남의 삶이지 진정한 자기의 삶이 아니다. 이는 자칫 거짓 인생, 거짓 삶이 될 수도 있다.





많은 이들이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혹은 자기 자신을 속이며 '거짓 나'로 산다. 주변 눈치를 보며 살기도 한다. 또 남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찾고, 남에게 보이는 나를 통해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돈, 관계, 욕심에 이리저리 치이고 끌려 다니다가 진정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놓쳐 버리는 이들도 많다.

책을 읽는 동안 조선시대 이덕무의 삶이 참으로 멋진 삶이고 고고한 삶이었다고 느낀다. 선비다운 삶이었다.

그는 비록 가난했지만 한평생 자신이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고 좋아하는 글을 써서 마음에 맞는 벗들과 즐겨 보며 후회 없이 살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은 그리 길지 않다. 눈앞의 이익만 좆다간 평생 허덕이며 살 수밖에 없다. 이익이 될 만한 것은 항상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권력만 좇다간 곧 허무함을 느낀다. 진리를 좇아 하루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정진한다면 그는 영원히 사는 방법을 이미 안 것이다.

저자 : 박수밀

한양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연암 박지원의 문예 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조선 후기 지성사의 인문정신, 생태 정신과 생태 글쓰기, 동아시아 문화교류를 공부하고 있다. 박지원의 합리적인 이성, 이덕무의 온화한 성품, 박제가의 뜨거운 이상을 품으려 한다.

옛사람의 글에 나타난 심미적이고 실천적인 문제의식을 오늘의 삶 속에서 인문학적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일도 함께하고 있다. 쓴 책으로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 『18세기 지식인의 생각과 글쓰기 전략』,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고전필사』, 『알기 쉬운 한자 인문학』, 『기적의 한자학습』, 『리더의 말공부』(공저) 등이 있다. 현재 한양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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