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읽는 세계사 교양 수업 365
김윤정 옮김, 사토 마사루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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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과거의 인물로부터 배운다는 뜻이다.”라는 말은 이미 독자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세계사를 배우는 것에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세계사를 알면 알수록 현재 세계 방방곡곡에서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 현상을 실증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현대와 과거, 혹은 동시대의 서로 다른 지역을 비교해 그 차이를 명확히 아는 과정에서 지금 매우 당연하다고 생각한 상식이 역사적·지리적으로 보면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내가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것'들을 재점검함으로써 나와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 관한 편견을 바로잡는 것으로 이어져, 결국에는 열린 마음으로 타인을 대하도록 만든다." 이 책 『인물로 읽는 세계사 교양 수업 365』의 감수를 맡은 사토 마사루가 〈감수자의 말〉에서 한 말이다.

그는 또 지금 우리가 사는, 순식간에 국경을 넘어 사람과 돈, 물건, 정보가 오가는 글로벌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문화에 대한 이해다. 그리고 타문화를 이해하려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교양이라는 면에서도 세계사를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 최근 리버럴 아츠(Liberal Arts)가 주목받고 있는데, 이것은 원래 그리스·로마 시대의 '자유 7과(문법, 수사학, 변증법, 산술, 천문학, 음악)'에 기원을 두고 있다. 현대에서는 교육 기관에서 배울 수 있는 과목에 한정하지 않고 현대인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일반교양을 의미할 때가 많다. 그렇다면 왜 리버럴 아츠가 필요한 것일까? 바로 폭넓은 교양이 현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사토 마사루는 주장한다.

 


 

세계사를 알면 세계 방방곡곡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과 분쟁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은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또한 갈수록 혼란스럽고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이지만,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인간이기에 과거의 인간을 이해하면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도 참이다. 이로 인해 이 책은 지적(知的)으로 새로운 자극을 얻고 교양을 높이고 싶은 사람들, 세계사를 배우고 싶지만 한 시대·한 사건을 깊이 다루는 두꺼운 역사책으로 익히기엔 시간이 모자란 사람들을 위해, 기억하기 쉽도록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구성됐다. 이름만 기억하더라도 다음 지식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을 인물들을 시대별·지역별·테마별로 꼼꼼하게 분류해 실었고, 쉽고 간단하게 인류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집필되었고, 일본의 대표적 역사학자이자 논객이기도 한 사토 마사루가 감수했다. 저자가 누군지는 밝히고 있진 않지만 감수자의 역사적 지식과 역사에 대한 통찰력이 그만큼 영향력을 갖고 있는 듯하다. 다만 우리나라와의 악연이 있는 만큼 일본 사학자의 지식과 역사에 대한 관점을 곱게만 볼 수 없다는 사실은 독자로서 미리 양해를 구한다. 인물에 관한 사전식 풀이이기에 역사적 관점이나 해석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안전 장치도 확인된 셈이니 독자의 선입견이나 편견이 적절한 독서의 방해 요소가 되지 않도록 객관적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독자만의 약속이기도 하다. 이미 언급한 대로 이 책은 세계를 움직인 인물들이 하루 한 명씩 365명이 담겨 있다. 독자가 하루 5분이면 손쉽게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각 인물에 1~2페이지가 할당돼 있다. 하루에 한 명씩 읽어 나간다면 일 년, 두 명씩 읽어나간다면 반년에 부담 없이 다양한 분야와 지역의 인물로 세계사의 큰 줄기를 익힐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인물들은 크게 시대별로 묶여 소개되며, 각기 항목마다 대표하는 분야가 표기되어 있다. 정치부터 군사, 경제·경영, 철학, 종교,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으며, 이들은 이 분야들을 대표하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만한 영향력 있는 거목이기에 독자들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해당 시대의 다채로운 면면을 습득할 수 있다. 또한 아시아의 인물들은 특별히 동아시아 등 지역별로 나누어, 업적을 남긴 사람뿐 아니라 실책으로 지역의 운명을 움직인 사람들도 포함해 지역 내 나라들의 발전상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 말에는 크게 공감하지 않는다. 역사적 시각에 따라 단순 배열하는 데는 맞지만 실제로 인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라는 점에서는 업적이 확인된 바 없기 때문이다. 이런 독자의 항의는 독자의 견해도 설득력을 가질 것으로 믿기 때문에 주장한다. 선입견이 아니라는 주장에 다른 독자들도 상당 부분 공감해줄 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인물 중 왜 우리 이순신 장군은 존재조차 모르는 것인지, 왜 빠졌는지, 여기 책에 인물들의 업적에 미치지 못한 것인지 명쾌한 답변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석유와 종교 분쟁 등으로 현대 세계의 안정을 위협하는 이슬람의 경우 과거 지도자를 통해 어째서 이슬람이 현재와 같은 방향으로 발전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중국은 대만과 중국 대륙의 나라가 양안으로 갈라지던 시절의 지도자들을 소개해 어째서 중국이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는지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의 장점이자 특징이다고 할 수 있다. 설득력 있는 주장이어서 쉽게 인정하고 배우는 심정으로 읽다 이순신 장군이 빠져 있다는 점에서 인정하기 어려운 것은 독자만의 피해망상일까?

 


 

이 책은 새로운 지식을 익히는 재미를 선사하고, 우리가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쓰였다. 또한 소개된 인물들이 세계사에 남긴 족적이자 삶에는 공적은 물론이고 결점과 실책도 가감 없이 실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에 어떤 비판이 가해져도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답하거나 사전에 이런 질문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는 저자에게 있다. 또한 저자를 밝히지 않고 감수자의 이름을 밝힌 만큼 〈감수자의 말〉에서라도 미리 밝혀두어야 할 사항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이런 장치가 전제되지 않고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 알아나가며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고, 앞으로 살아갈 길도 돌아보도록 해줄 것이란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지식의 거인’ 다치바나 다카시와 함께 폭넓은 분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을 선보였으며, 일본 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거침없이 폭로해 온 일본의 대표적인 논객 사토 마사루가 감수를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독자의 공감을 얻기에 조금 약한 느낌이다. ‘지식의 괴물’로 불리는 그는 외교관으로서 다져진 식견과 정치와 경제뿐 아니라 문화와 신학 분야에 걸친 폭넓고 해박한 지식을 활용해 이 책을 섬세하게 완성했다고 한다. 또 기존 세계사 입문 교양서들이 잘 다루지 않았던 영역의 인물까지 균형 있게 소개한다. 이 때문에 기본 교양에 목마름을 느끼고 채워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물론, 어지간히 세계사를 아는 사람에게도 몰랐던 부분을 채워주고 다시 한번 자신이 알고 있던 것을 되짚어 나가게 하는 책이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빠른 시간 내에 세계사를 속속들이 익히기 위해 역사를 움직인 인물들을 보여주는 만큼, 인상적일 뿐만 아니라 기억하기 쉬워 시간이 모자란 학생과 직장인들에게도 절실한 '입문' 교양서라 할 수 있다. 읽은 후에도 특별 색인 페이지를 통해 각 인물들이 얽혀 있는 다른 인물들과 역사를 파악해 반복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세계사 입문 교양서로서 충실한 발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각 인물 꼭지당 추천 도서를 실었다. 또한 인물마다 도판을 실어 더욱 흥미롭게 구성했다. 잘 쓰인 책이라는 데 독자로서의 불만은 없다. 사실 잘 만들어졌고, 역사를 모르는 사람도 읽어보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기본적인 필수 요소를 잘 갖추었다고 독자도 생각한다.

"교양의 핵심이 되는 것은 ‘고전’과 ‘세계사’ 상식이다. 고전이란 선조들의 뛰어난 지혜가 결집되어 있는 책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시대에 고전적 교양만큼 든든한 아군은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과거와 이어져 있기에 선인들의 말씀이 지금 이 시대를 바르게 이해하는 큰 힌트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세계사를 알면 과거와 지금을 비교해 세계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다각적으로 해석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현재 중동 정세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슬람 사회의 종교와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알아야만 하며,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의 역사에 주목해야만 한다. 그 나라의 국민성을 이해하려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깊은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자세는 글로벌 시대를 사는 우리가 반드시 갖춰야 하는 무기다."(p.5)

 


 

앞서 언급한 대로 제8장 「동아시아」에서 인물들을 앞 장들처럼 부문별 배열을 했다. 정치·군사·경제·경영·철학·사상·종교·과학·문학·예술·영상 등으로 구분해 42명의 인물을 실었다. 출판사 측은 업적을 남긴 사람뿐 아니라 실책으로 지역의 운명을 움직인 사람들도 포함해 지역 내 나라들의 발전상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들어가야 한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물론 중국에서 가장 많은 인물이 들어가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지역적으로 큰 나라이고 아시아의 중심국이었으니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또 일본의 많은 인물이 들어간 것도 일본인 사학자가 쓴 책이니만큼 어느 정도 선까지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식민 정책지와 전범까지는 차마 넣을 수 없었는지 아예 언급을 안 한 것도 저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임진왜란의 이순신을 뺀다는 것은 임진왜란과 식민지 정책, 전범을 끼워넣어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서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인물을 빼놓고 아예 싣지 않았다면 큰 문제이다. 모르고 안 넣었으면 차라리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 그외 다른 모든 부분에서 이 책은 잘 빚어진 항아리처럼 깔끔하고 편집의 묘와 아름다움 등을 담고 있다. 부족한 역사 지식을 채우고, 빠르게 역사의 흐름을 읽고 싶다면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특히 책 앞 부분에 체크리스트를 끼워넣어 매일 한 사람씩 읽고서 체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도록 배치했다. 또 책 중간중간에 3개의 칼럼을 끼워넣어 휴식 겸 편집의 묘미를 살렸다. 「세계사 명언 연대기」라는 제목의 컬럼3도 흥미롭다. 카이사르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도 재미 있다. "양이 인간을 잡아먹고 있다"라고 말하며 목양업을 위해 귀족이 공유지를 사유지화한 인클로저 운동을 비판한 토머스 모어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이때 왕이 헨리 8세이고, 그의 이혼을 비판했던 『유토피아』의 저자 토마스 모어는 1535년 잔혹하게 처형당한다. 이밖에도 승승장구하던 정복자 나폴레옹을 무찌른 넬슨 제독은 1805년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프랑스 해군을 제압한 뒤 "신에게 감사한다. 나는 내 의무를 다했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한 사실은 감동적이다.

 


 

역자 : 김윤정

서일 전문대 일본어학과 졸업. 바른 번역 일어 출판 번역 과정 수료. 주로 역사, 과학, 철학 관련 책을 번역하고 있다. 책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아는 재미를 널리 알려 좀 더 많은 사람이 즐겁게 지식을 쌓는 날이 오기를 꿈꾼다. 옮긴 책으로『사랑의 미술관』,『세계사 속 팔레스타인 문제』,『마이클 패러데이, 평생의 발자취』,『사랑의미술관』,『최저최고의 서점』등이 있다.

 

감수 : 사토 마사루(Masaru Sato,さとう まさる,佐藤 優)

거침없는 입담과 방대한 지식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논객이다. 전 외무성 주임 분석관이었던 사토 마사루는 1960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도시샤 대학 대학원 신학연구과를 수료 후 외무성에 들어갔고, 재영 일본 대사관과 재러시아 연방 일본 대사관 등을 거쳐 외무성 국제 정보국 분석 제1과에서 근무하며 대러시아 외교의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북방 영토 반환 문제에 온 힘을 써왔던 그는 〈외무성의 라스푸틴〉으로 불렸다. 2002년 5월 배임과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혐의로 도쿄 지검 특수부에 체포되어 512일간 수감 생활을 했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국가의 함정: 외무성의 라스푸틴이라 불리며(國家の緡:外務省のラスプ?チンと呼ばれて)』가 2005년 폭발적 반응을 얻으면서 일본 사회를 과감하게 비판하는 대표 논객으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 외 신초 다큐멘터리상과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을 받은 『자멸하는 제국(自?する帝?)』, 『옥중기(獄中記)』, 『신사 협정: 나의 영국 이야기(紳士協定:私のイギリス物語)』, 『세계관(世界觀)』 등이 있다. 2020년 문학상인 기쿠치 간상을 받았다. 정치와 경제뿐 아니라 문화와 신학 분야에도 해박하여 지금까지 1백여 권이 넘는 책을 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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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인생
저우다신 지음, 홍민경 옮김 / 책과이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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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의 작품은 그의 인생 여정과 궤를 같이한다지만, 사실 이렇게 말하기는 쉬워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우다신은 일찍이 어린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뒤 『안혼』을 썼고, 조금씩 늙어가는 자신을 바라보며 이 작품 『우아한 인생』을 썼다. 저우다신은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그는 자기 자신의 생명을 쓰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 『우아한 인생』의 「추천평」을 쓴 리징쩌(李敬澤, 중국작가협회 부주석)이 한 말이다. 이 말은 저자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왔다는 의미다. 특히 노후에마저 그닥 즐겁고 평온한 삶이 아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은 이 책을 읽어보면 누구나 독자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표지는 매우 우아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았던 것처럼 꽃이 그려져 있지만 반어법적인 표현인 것 같다. 사실 이 책은 노화와 질병, 죽음 등 중국의 고령화사회의 각종 문제를 사실적으로 파헤쳤다는 평가를 받아 마오둔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저우다신의 수작이다. 소설에서 은퇴한 퇴직 판사 샤오청산은 절망적인 선택에 직면한 베이징의 수백만 노인 인구 가운데 한 명이다. 전통적인 가족 구성이 해체되어가는 고독한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육체적 노쇠를 홀로 받아들이거나 어딘지 모르게 의심스러운 현란한 광고에서 선전하는 기적의 치료법을 찾아 장수를 꿈꾸며 헛되이 헤매는 수밖에 없다. 그런 샤오청산의 집에 어느 날 시골에서 올라온 젊은 간호사 중샤오양이 간병인으로 들어온다. 공통점이라고는 거의 없는 두 사람 앞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생의 격랑이 거세게 밀려든다.

 


 

오늘날 인간이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고비와 내적 갈등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중국 문단이 주목하는 작가 저우다신의 장편소설이다. 저우다신은 일찍이 2008년 장편 『호광산색(湖光山色)』으로 제7회 마오둔문학상을 받았고, 이후 30여 편에 달하는 장편과 단편을 발표하며 왕성한 창작열을 발휘해왔다고 한다. 이 소설 『우아한 인생』은 저자가 모친의 죽음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작가의 모친은 90세가 넘어서며 줄곧 병상에서 생활하다가 92세에 세상을 떠났는데, 당시 머릿속에 기억하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 저자는 이후 노년의 삶과 질병 그리고 죽음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고, 이것을 주제로 작품을 써서 자신도 곧 마주하게 될 삶의 마지막 단계를 준비해보기로 결심했다. 저자가 서문에서 고백하는 것처럼 그 또한 늙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시작을 알리는 차례부터 독자를 현혹하듯,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교묘하게 허물며 이야기는 펼쳐진다. 베이징의 노인들은 돈을 내면 건강을 살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매일 밤 황혼녘 '장수 공원'에 모여든다. 장수 공원 남쪽의 노천 무대에서는 인공지능 간병 로봇 쇼케이스, 노화를 늦춰주는 장수환 판매, 가상 회춘 안티에이징 기술 체험, 미래 인류 수명에 관한 강좌 등 신기막측하고 화려한 판촉 홍보 행사가 연이어 열린다. 모두 일곱 개 장(章)으로 구성된 이야기 가운데 소설 내용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부분은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밤 사이에 무대에 오르는 가정 상주 간병인 중샤오양의 회고담이다.

 


 

은퇴한 퇴직 판사 샤오청산은 이미 나이 70이 넘어 본격적인 노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점점 늙는 것이 두렵다. 그럴수록 남이 자신을 노인으로 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짜증을 내고, 신체가 점점 쇠약해지는 것을 보며 초조해한다.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장수에 좋은 비법을 찾고 고민하지만 이런 조급함은 도리어 건강을 해치고 노화를 촉진하는 악순환을 부를 뿐이다. 작가는 샤오청산을 통해 인간이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갖가지 사건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여기에는 몸이 늙어가면서 겪는 각종 신체적 노쇠와 질병, 죽음에 대한 공포는 물론, 가족의 해체와 고독, 노인 대상 범죄, 고령화사회의 양로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사회문제가 포함된다.

노년의 샤오청산과 젊은 간병인 중샤오양이 한 집에 기거하며 만들어내는 독특하고 기묘한 관계는 인간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정신적 사랑과 유대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는 한편, 독자에게 생명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의 주요한 장치로 작동한다. 소설가 홍예진이 「작품 해설」 말하듯, 간병인 중샤오양은 얼핏 평범한 젊은 여성의 표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실존하지 않는 원형의 사랑을 품은 존재다. 이성과 모성과 선(善)의 이데아를 넘나드는 초월적인 간병인을 내세움으로써, 작가는 노년에 접어든 인간이 얼마나 실재하기 어려운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존재인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 소설은 어떻게 해서든 노화를 늦추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발판으로, 온갖 장수 상품과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시대를 꼬집는 풍자소설의 성격을 띠고 있다.

 


 

모든 것이 한낱 스치고 지나가는 위안에 불과한 상술일 뿐이라는 메시지가 도입부에 장치된 이 소설은, 그와 대비되는 중샤오양과 샤오청산의 사연을 풀어내며 기술이 해낼 수 없는 보살핌을 간구하다가 무력하게 생을 마감하는 인간의 취약성을 그려낸다. 취약한 인간은 태어날 때 조물주에게 받은 것을 하나하나 되돌려주며 결국 무의 상태로 돌아간다. 탄생과 소멸이라는 거대한 수레바퀴에 속한 우리는 아무리 잘 대비하려 한다 해도 하늘이 주는 상실감을 무력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다.

"샤오 할아버지에게 지금 같은 일이 벌어진 건 나이가 들고 몸이 쇠약해진 탓이었다. 사람이 늙으면 이런 상황을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처음으로 늙는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p.146)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사실은 인간은 죽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마주칠 어떤 풍경은 보기에 좋고 어떤 풍경은 조금 괴롭다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결말은 아무도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저자는 소설을 통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은 최신 의학과 과학기술이 약속하는 미래를 꿈꾸기보다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지금 현재를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는 죽음을 피하려 하기보다는,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더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말이다. 노년의 죽음은 결코 우울하거나 비참하지만은 않으며, 결국 우리는 여름날의 황혼처럼 천천히 저물어가면서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무대에서 우아하게 퇴장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중국 문학계의 소식을 잘 모르는 독자들이나 이 책의 저자에 대해 들어본 적 없는 독자들을 위해 소설가 홍예진이 작품 해설 「폐허에 깃드는 신기루 같은 애상을 돌아보며」라는 글을 썼다. "가끔 이런 상상을 한다. 이미 청년기를 지난 사람들에게 가상현실 체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체험 상품을 가장 많이 고를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선택은 개인이 가진 결핍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테지만 대개 비슷한 종류의 환상을 원하지 않을까. 다시 청춘이 되어 가슴을 꽉 채우는 충만하고 달뜬 사랑을 해보는 것 말이다. 사랑에 관한 이 근원적인 갈구에 깃든 보편성은 이미 수많은 창작물을 통해 증명되었고, 그래서 모든 분야에 겇려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세상에 나와 있는 이야기 속에는 남녀상열지사가 거의 빠지지 않는다."

작품 해설에서 홍예진 소설가는 "몸을 살리는 게 음식이라면 마음을 살리는 건 사랑이고, 인간은 결국 이 두 가지를 구하며 살다 가는 존재라고 생각한다"고 제시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가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드러내 증명하고 싶은 인간의 속성은 바로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말한다. 이 때문에 인간이 나이를 먹을수록 사랑이라는 생명줄을 손아귀에 더욱더 힘을 가해 버티고 싶어지는 것 자연스러운 노릇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결국 늙고, 자신에게 오는 사랑의 비축분은 제로를 향해 가고, 그러다 세상의 바깥으로 튕겨나가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있는 힘을 다해 그 진행을 막고 싶은 역설을 힘겹게 받아들이는 것, 그게 바로 누구도 예외 없이 맞닥뜨리게 된 노년인 것을 우리는 선험의 기록과 직접 체험이라는 형태로 알게 된다는 작품 해설은 우리 사회, 중국 사회가 현재 겪고 있는 노인 문제의 이면에 도사리고 문제를 짚어내고 싶은 게 아닌지 독자는 생각한다.

 


 

왜 이렇게 제게만 가혹하신 겁니까? 도대체 제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십니까? 제 한쪽 팔다리를 마비시키시더니, 그다음에는 제 귀를 먹게 하고, 이제 그것도 모자라 제 눈까지 가져가려 하십니까? 제가 뭘 잘못했다고 이렇게까지 잔인하신 겁니까…….(p.395)

 

저자 : 저우다신

1952년 허난성 정저우에서 태어났다. 1979년부터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해 중국 문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마오둔문학상을 포함해 전국우수단편소설상, 인민문학상, 펑무문학상, 라오서산문상 등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제20막》 《호광산색》 《안혼》 《어떤 노래의 끝》 등이 있다. 저우다신의 작품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체코어로 번역되었으며, 연극, 드라마, 영화로도 각색되었다. 현재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다.

 

역자 : 홍민경

역자 홍민경은 숙명여자대학교 중문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중번역학과 석사를 이수했다. 타이완 정치대학교에서 수학했고,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돈 문제부터 해결하라』,『사장을 위한 심리학』,『나를 바로 세우는 하루 한 문장』,『화서인 상, 하』,『나는 직장인으로 살기로 했다』,『똑똑한 리더의 손자병법』,『생중계, 중국을 논하다』,『공자에게 사람됨을 배우고 조조에게 일하는 법을 배우다』,『삼국지 첩보전 1-4권 시리즈』,『느긋하게 홋카이도』,『교토감성』,『잘하는 거 없어도 잘살고 잇습니다』,『하버드 협상 수업』,『지금 외롭다고!』,『날개 없는 비행』,『이제야 기회를 알겠다』,『삼국지 조조전 1-15권 시리즈(공역)』,『열아홉, 마오쩌둥(공역)』,『씨즈더데이(Seize the day)』,『8760시간』,『일상의 유혹, 기호품의 역사』,『나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성공하는 사람은 인맥을 디자인한다』,『실연33일』,『반생연』,『심리학 산책』,『CEO가 원하는 능동형 인간』,『사는 동안 버려야할 60가지 나쁜 습관』,『치유심리학』,『예술, 평범을 거부하다』,『CCTV앵커 루이청강의 삼십이립』,『다름을 배우다』등 다수가 있으며, EBS『와신상담』등 다수의 드라마와 영상물 번역을 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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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상상력 공장 - 우주, 그리고 생명과 문명의 미래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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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우주, 상상력 공장』은 우주 속에서 아주 미미한 '인간의 존재' 의미를 풀어내는 과학에세이다. '과학'이 아니라 '에세이'로 분류되는 것은 저자 권재술이 우주와 인간의 존재를 설명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전문 지식이 아닌 일반 사람들도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썼기 때문이다. 우주의 존재와 역사, 그리고 미래를 통한 상상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이다. 저자는 전작 『우주를 만지다』를 통해 이미 우주에 대한 관심을 충분히 끌어들인 바 있다. 『우주, 상상력 공장』은 전작보다 조금 더 방대하고 심화된 내용을 담은 우주 안내서다. 이 책은 우주의 탄생인 ‘태초’부터 종말인 ‘태종’까지 섭렵하면서 그 사이의 텅 빈 시간과 공간을 존재, 우주, 생명, 정신, 문명 등으로 채웠다. 과학 이론부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우주의 비밀을 다채롭게 담아낸 『우주, 상상력 공장』은 과학자의 지식과 시인의 상상이 결합된 특별한 과학 에세이로 평가받고 있다.

조진호 과학 전문 작가는 「가장 긴 시간 동안 펼쳐지는 가장 거대한 이야기」라는 추천사를 썼다. 조진호 작가는 "내가 무엇으로부터 왔는지, 내가 존재하는 우주는 도대체 무엇으로부터 시작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런 질문은 결코 한가한 질문이 아니라 가장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질문"이라는 말로 추천사를 대신한다. 시간과 공간이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인간의 자아란 무엇일까? UFO, 정말 있을까? 있다면 왜 아직 오지 않았을까? 우주에도 종말이 존재할까? 이런 질문을 통해 지구라는 행성에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이 책은 제공하고 있다.

 


 

현대 과학은 우주에 관하여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고 있는 것이 더 많기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답’이 아닌 ‘질문’을 던진다. 옳고 그름을 논하거나 단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밝혀지지 않은 우주의 비밀을 스스로 사유하고 상상을 통해 만들어나가는 설렘이 가득한 책이다. 우주는 놀라운 세상이다. 독자가 최근 역사 채널 H방송에서 〈대우주〉라는 프로그램을 몇 편 봤다. 말 그대로 우주의 기원부터 소멸까지를 담은 내용이고, 현재까지 인간이 밝혀낸 우주의 신비를 한커풀씩 벗겨내는 프로그램으로 기획 시리즈 방송이다. 시리즈 프로그램 몇 편을 봤다고 우주의 신비에 접근했다고 말할 수 없다. 또 현대 과학이 알아낸 것만큼만 전해주는 프로그램이어서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부분까지는 아직 접근하지 못한 듯한 아쉬움은 있지만 현재까지만이라도 굉장한 업적을 설명해주고 있다. 세계 유명 천체물리학자의 등장은 물론이고 그들의 주장이나 이론을 바탕으로 증명해내는 방법까지 소개하고 있어 과학 문외한인 독자로서는 '보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많았지만 어렴풋이 윤곽은 이해한 정도다. 독자 개인으로는 획기적인 발전이다. 이제 이 책은 방송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하나씩 더 알아가는 내용에 집중함으로써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이 책은 독자들의 요구에 모든 것을 설명해주진 못할지라도 독자의 빈약한 질문에는 충분히 답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광활한 우주에 다른 문명이 있다면 그들은 지구의 생명체를, 그중에서도 인간을, 인간이 이룩한 문명을 보고 얼마나 놀라워할까?(존칭어를 예삿말로 바꿈) 우주에 이처럼 놀라운 행성, 이처럼 놀라운 생명, 이처럼 놀라운 문명이 얼마나 있을까? 물론 우리보다 더 놀라운 생명, 더 놀라운 문명이 있을지는 모르나, 그런 생명과 문명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구의 생명과 문명이 충분히 놀랍고 특별한 존재인 것은 틀림없다"고 말한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생명과 정신 그리고 문명에 대해서 현대 과학은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고 있는 것이 더 많다. 모르는 부분은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밖에 없다. 답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답 대신 놀라움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 책은 답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있다. 생명의 본질에 대해서, 정신에 대해서, 문명의 미래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이 책에는 자신의 주관과 상상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밝힌다. 저자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 과학자도 있을 것이고, 동조하지 않는 일반인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저자의 생각이 옳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고 확실히 틀렸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상상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다. 저자의 주장은 언뜻 모순된 듯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과학의 발전 차원에서 확실한 말이리라. 독자에게는 강한 설득력이 있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추천사를 쓴 조진호 과학 전문 작가는 이 책을 ‘2022년에 새롭게 탄생한 제2의 코스모스’라고 극찬했다. 끈 이론, 급팽창, 양자론, 창조론과 진화론, 호문쿨루스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과학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까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쉬운 말로 꼼꼼하게 풀어냈다. 평생을 물리학에 헌신한 교육자답게 다정한 강연을 듣는 듯한 ‘우주 안내서’다. 저자 역시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놀랍고 신비로운 세상이 저 우주에 그리고 우리 속에 있음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이 발견이 저 먼 우주의 신비로 이어지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고 답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놀랍고 신비로운 세상이 저 우주에 그리고 우리 속에 있음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며, 더 나아가 이 발견이 저 먼 우주의 신비로 이어지기를 바라 마지않는다고 밝혔다. 아직 우주에는 인류가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으므로 자신의 주관과 상상이 많이 들어가 있음을 주지시킨다. 그러나 우주를 아는 것이 지구를 아는 것이듯이, 우주를 아는 것이 우리 자신을 아는 일이라는 확언하고 있다. 저자와 함께 『우주, 상상력 공장』이 닦아놓은 태초부터 태종까지의 길을 따라가는 시간은 어느덧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그 시간 끝에 독자들이 ‘우주에 인간이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각자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기를 저자는 바란다고 책 발간 취지를 밝혔다.

이 책은 구성도 새롭다. '우주'와 '인간의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 5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5개의 장 앞뒤로 특이하게 '제로(0)' 장과 '무한대 장'을 마련하고 있다. 0장은 「태초」를 다룬다. 1장 「존재」, 2장 「우주」, 3장 「생명」, 4장 「정신」, 5장 「문명」, 무한대 장 「태종(太終)」으로 돼 있다. 0장 「태초」에서는 "'이전'이나 '이후'라는 말에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시간도 시작이 있을까? 다른 말로 하면 시간이 없었던 때가 있었을까? 공간도 마찬가지다. 공간도 시작이 있었을까? 이런 질문은 철학에서나 다룰 내용이지 과학의 영역 밖에 있는 것 같다. 옛날에는 그랬다. 하지만 우주론이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시간과 공간의 문제도 과학의 문제로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3장 「생명」에서는 이 책은 우주 이야기이고, 따라서 이 단원은 지구가 아니라 우주의 생명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지구의 생명은 이 단원의 작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을 뿐이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아는 생명은 지구 생명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구 밖의 저 광활한 우주에 생명이 없다고 어느 누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지구라는 작은 행성이 이 우주에서 유일한 행성이 아니듯이, 지구 생명도 우주의 유일한 생명일 수는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지금, 작고 이상한 지구라는 행성에 사는 이상한 생명밖에는 아는 생명이 전혀 없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생명의 이야기는 정말 풍성한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거기에는 아마도 지구 생명에 관한 신기한 이야기로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식물과 동물이라는 아주 이상한 생명이 있다느니, 지구의 생명은 암수가 따로 있다느니, 인간이라는 아주 특별한 종이 있어서 그들끼리 서로 죽이고, 존재하지도 않는 신을 만들어놓고는 자기들만 사랑한다고 믿는다느니, 돈이라는 종이 쪼가리에 목숨을 거는 참으로 이상한 존재가 사는 행성이라느니, 하면서 이 장을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먼 훗날 어떤 작가가 나타나서 우주 생명 이야기의 한 귀퉁이에 지구 생명 이야기를 쓸 그런 날을 상상해본다. 하지만 지금은 이 지구의 생명을 말할 때이다. 지구 생명만으로도 충분히 놀랍고 경이롭다. 그 생명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놀라운 세계로 떠나보자. 이 장의 글을 촘촘히 읽다보면 '과학'이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 어떤 사람이 하는지, 과학자는 어떤 일을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과학이 왜 기하급수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거기에 따라 앞으로 10년 후, 100년 후 과학은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지에 대한 예측도 거의 틀림없이 할 수 있다. 과학적 근거가 생겼으니.

 

 

이 책에는 특이한 장의 구성이 있다고 앞서 이야기한 바 있다. 마지막 장인 '무한대 장'에서 저자의 의도를 눈치 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시작이 있으면 마지막이 있다. 이 책도 '태초'로 시작했으니 '태종'으로 마친다. 시공간과 물질의 탄생으로 시작한 이 우주는 별과 생명을 잉태했고, 그 생명에서 인간이 태어났고, 마침내 인간의 정신이 문명을 이루었다. 생명과 정신과 문명이 이 우주에서 어떻게 생겨서 어떻게 나아가는지 알아보았다. 이제 이것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그 마무리는 너무나 먼 일이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어둡고 거친 길이다. 알지도 못하는 그 길을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류의 문명은 이 보이지 않고 알 수 없는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 만들었다. 알지 못하는 것을 상상하는 인간들이 만들었다.

저자는 이 장에서 '종말'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과학, 생명, 정신, 문명, 종교, 우주의 종말을 차례로 이야기한다. 마지막에는 이 우주가 팽창을 계속할지, 가속 팽창을 할지, 팽창하다가 멈출지, 멈춘 후에 다시 수축하게 될지 모른다. 우주의 운명은 물질,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의 밀도가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이들 밀도의 미래에 대해서는 지금의 물리학이 확실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과학이 발달하면 좀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열역학 법칙에 따르면 별을 만들 수 있는 물질이 소진되면 별들도 차츰 붕괴하고 결국 블랙홀만 남게 되겠지만 이 블랙홀도 결국 증발해버릴 것이고, 우주는 소위 열 죽음(heat death)에 도달하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몇천, 몇만 년 뒤이 이야기가 아니다. 수백억, 수천억 년 뒤의 이야기다. 이 우주도 결국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 다중우주도 결국에는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급팽창 이론에 따르면 다중우주는 사라지가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생겨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주는 사라지는 날이 오게 될까? (p.425)

 


 

우주로부터 오는 위협이 소행성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우주 공간은 고작 태양계, 태양계 내에서도 지구 근처의 공간뿐입니다. 태양계를 벗어난 공간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태양에서 얼마나 가까운 별이 언제 폭발할지 알지 못합니다. 별이 폭발할 경우, 그 근처의 우주 공간은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지구 정도는 녹아버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지는 않다고 해도 초신성 폭발로 날아오는 감마선 폭풍이라도 맞는 날에는 지구라는 행성에 또 다른 대멸종이 일어날 것입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위협에 대처하는 것도 버거운 일인데 이런 모르는 위협까지 신경을 쓰려면 끝이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중국의 기杞나라 사람이 걱정했다는 바로 그 ‘기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나라 사람의 그 걱정이 막연한 걱정이었다면 우리가 하는 이 걱정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합리적인 걱정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pp.380~381)

 

저자 : 권재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과학교육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교원대학교 물리교육과 교수, 한국교원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했으며, 한국과학교육학회 회장, 한국물리학회 물리교육분과 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대학에서는 과학교육론과 상대론을 강의했으며, 초·중등 과학 및 물리 교과서를 다수 집필하였다. 대표 저서로는 『과학교육론』(공저)과 『우리가 보는 세상은 진실한가』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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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이며 상대적인 리더십의 물리학 - 상식 밖의 리더, 유연한 리더만이 살아남는다
진원재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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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은 MZ세대를 이해하는 도구다(양자역학). 사람들이 원자의 운동에 대한 원인은 몰라도 양자역학이 있다는 결과만을 받아들이듯이, MZ세대에게는 체계와 룰이 만들어진 논리와 배경은 몰라도 상관없다. 명확한 게임의 룰과 그에 따른 명확한 보상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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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이며 상대적인 리더십의 물리학 - 상식 밖의 리더, 유연한 리더만이 살아남는다
진원재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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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수' '벡터' 등은 수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또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은 물리학 용어다. 이처럼 수학이나 물리학 관점에서 기업이나 사회에서 말하는 '리더십'과 연계해 설명할 수 있을까? 독자는 리더십에 대해 배운 적도 없고, 특히 수학이나 물리학은 친하지 못할 정도로 영 성적이 나쁜 과목이었다. 물론 대학도 문과 쪽에서 나왔다. 고등학교 때 배운 기초 용어도 정확한 이해를 하지 못한 수준이니 성적이 좋을 리 없고, 한 발 나아간 부분까지는 생각조차 못하고 지냈다. 사회나 직장에서는 연수가 쌓이거나 능력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진급을 한다. 리더십이 필요할 때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수학이나 물리학과 리더십의 연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책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리더십의 물리학』은 물리학과 리더십의 통섭을 10년간 연구해온 한 인사 담당자가 썼다. 이 책의 저자 진원재는 지금까지 경제학이나 심리학, 또는 역사나 고전으로 리더십을 설명한 책들은 많다고 한다(독자는 모르지만). 하지만 과학, 특히 ‘물리학’으로 풀어낸 책은 사실상 국내에선 이 책이 처음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리더십과 물리학의 접목을 연구하는 움직임이 이미 생기고 있다고도 한다. 또한 발사된 로켓을 땅으로 되돌아오게 하거나 맥주 병뚜껑을 적은 힘으로 뻥 소리 나게 따는 오프너 등 우리는 이미 물리학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런 물리학이 이번에는 막막했던 리더에게 길을 터주는 안내자 역할로 등장했다. 과연 뉴턴과 아인슈타인, 엔트로피와 양자역학은 우리에게 어떤 리더십의 과학을 보여줄까? 이 책을 통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리더십의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건너가보자. 독자로서는 물리학으로 푸는 경제학이라는 데서 큰 매력을 느낀다.

 


 

책에 따르면 지난해 송대현 전 LG전자 사장은 한 칼럼에서 리더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며 조직을 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벡터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벡터’(vector)란 물리학에서 작용점(시작점), 방향, 크기의 세 가지 특성을 갖는 양(量)이다. 리더십과 물리학과 만남이라니, 신선하면서도 낯설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맥락이 통한다. 리더십은 조직을 이끄는 ‘힘’이고 힘은 17세기 뉴턴이 정리한 ‘역학’이라는 물리학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진원재는 국내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기업에서 20년 넘게 400여 명의 리더와 일해왔다. 매해 임원 인사와 직책자 보임을 할 때마다 ‘왜 유능한 리더는 드물까?’, ‘대체 리더십이란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대학시절 접했던 물리학 개론에서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힌트를 찾았다. ‘힘(역학), 열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이 물리학이라는 렌즈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리더가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할 인식과 관점 그리고 태도는 어떤 것인지 실무 현장에서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자 이 책을 썼다.

저자는 '프롤로그' 「물리학을 알면 리더십의 차원이 달라진다」에서 리더십의 개념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분화해 왔다고 말한다. 다양성이 증가한 만큼 오히려 저자 자신에겐 리더십의 기본 개념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이 더 커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리더십을 총괄할 수 있는 기본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 책을 쓴 이유이다. "'대체 리더십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조직을 움직이는 힘'을 거쳐, '우주와 세상 만물이 움직이는 원리는?'이라는 질문까지 해보았다는 것. 이 같은 접근은 저자가 대학 시절,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노교수의 물리학 개론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사유는 깊어진다. '사람(人)은 우주와 같고, 일(事)은 역학으로 해석이 되니, 사람과 일로 이루어진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은 우주와 역학의 기본 원리인 물리학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에 따르면 물리학은 우주 만물의 본질과 움직임을 설명하는 학문이다. 다양해진 리더십의 개념들을 정리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기초적인 자연 원리에 복잡한 현실 문제를 적용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물리학은 그동안 목말랐던 리더십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일단, 세상에 반드시 존재해야만 하는 제대로 된 리더십을 구성하고 있는 '리더십의 본질'을 파헤쳐볼 수 있었다. 리더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인식과 관점 그리고 태도에 대해서도 정리해볼 수 있었다.

저자는 리더십을 물리학으로 해체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물리학을 리더십 이야기로 풀어가는 것도 가능하리라는 힌트를 주었다고 밝힌다. 이로써 기초 물리학 이론의 발전 순서에 따라 이야기를 정리했다. 이 결과 리더십의 기초 수준과 고급 수준이라는 '리더십의 난이도 수준'과 일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이에 따라 저자는 이 책을 크게 근대물리학과 현대물리학으로 나누었다. 앞부분인 챕터 1, 2에서는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세상, 만물을 해석할 수 있는 세상인 거시세계를 근대물리학의 원리로 해석했다. 리더십의 필수 구성요소와 리더가 기본적으로 관리해야 할 일과 에너지 같은 리더십의 기초 부분을 파헤쳐 보여준다. 뒷부분인 챕터 3, 4에서는 그동안 리더들이 너무나 어려워했던 기업의 조직문화나 세대 간의 특성, 노사 대립, 리더의 관찰과 철학 등 구조화하기 어렵고 잘 보이지 않는 부분(리더십의 고급 수준에 해당한다)에 대해 현대물리학적 해석을 보여준다. 빛과 같이 아주 빠르거나 우주와 같이 아주 큰 그리고 원자처럼 아주 작아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근대물리학으로는 도저히 해석이 불가능한 미시세계를 다루는 현대물리학의 원리가 리더십을 고난이도 수준으로 끌어 올려줄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리더십은 힘이다」에서는 리더십의 본질에 대해 분석한다. 리더십이란 조직을 이끄는 힘이므로 물리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고전역학의 '힘'과 비교하여 해석을 시도한다. 힘의 기본 특성인 '벡터'(vector)와 뉴턴의 운동법칙 세 가지 중 '힘'에 의한 변화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 그리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통해 리더십의 본질을 다룬다. 2장 「일과 에너지」에서는 '일과 에너지'의 상관관계를 다룬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일이란 '힘'과 그 힘에 의한 '결과'의 조합이다. 여기서는 리더가 관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대상인 '사람'과 그 사람이 하는 '일' 에 대한 개념을 파악해본다. 사람과 일은 에너지이며, 에너지의 기본 법칙인 열역학으로 소중히 다루어져야 한다. 특히, 리더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지속 성장이 가능한 조직을 만들어가야 한다.

3장 「상대성이론」에서는 상대성이론, 즉 세상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는 현대물리학의 개념을 통해 리더는 다양성을 이해하고 유연하게 환경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특히 벤치마킹과 같은 일반론에 휘둘리지 말고 주체적으로 생각해야 하며, 우리 모두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큰 에너지를 갖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4장은 〈이중성을 이해하는 리더만이 살아남는다〉는 부제로 갖고 있는 「양자역학」을 살펴본다. 저자는 이 부분이 리더십의 가장 까다로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양자역학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는 진짜가 아니며, 그동안 우물 한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즉, 현재 우리의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복잡하며, 이중적임을 인식하게 된다. 리더는 이 오묘한 세상을 깨닫고 항상 겸손함을 유지하되, 그렇다고 주눅들 필요도 없으며 넓은 마음으로 세상과 조직을 품고 이끌어야 할 운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세계적인 동기부여 연설가이자 리더십 멘토인 마일즈 먼로(Myles Munroe) 목사는 리더십을 “열정, 비전, 신념, 목적에 의해 점화되는 영감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서번트 리더십’의 창시자인 로버트 그린리프(Robert Greenleaf)는 “리더십이란 타인에 대한 봉사에 관한 것으로, 분명하고 단순하며, 사명에 대한 헌신으로 공동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MIT 슬론 경영대학의 석좌교수 에드거 샤인(Edgar Schein)은 “리더십은 더 점진적인 변화를 시작하기 위해 고유한 문화 밖으로 나가는 능력”이라고 정리했다. 이처럼 리더십은 시대와 사회, 그리고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된다. 그리고 여기, 리더십은 ‘벡터의 성질을 갖는 물리적 힘’이라는 새로운 해석이 등장했다. ‘벡터’란 작용점(시작점), 방향, 크기의 세 가지 특성을 갖는 물리량이다. 저자는 이를 리더십에 대입해 리더는 조직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작용점), 조직이 가야 할 방향을 설정한 후(방향), 강한 의지로 추진력 있게(크기)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리더십을 물리학으로 해석하다니, 처음엔 낯설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리더십과 물리학의 접목을 연구하는 움직임이 이미 생기고 있다. 일례로 미국 비즈니스 전문지 [FORUM Magazine](Kenneth M. Slaw, Ph.D, 2019년 4월 4일자), [Entrepreneur](Ray Hennessey, 2015년 7월 28일자)와 CBS 뉴스(Steve Tobak, 2012년 7월 3일자) 등에 ‘리더십의 물리학’(The Physics of Leadership) 같은 이름으로 관련 칼럼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들 자료에서도 공통적으로 뉴턴의 역학, 열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이 거론된다.

"집중력, 판단력이 뛰어난 리더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간다(특수상대성이론). 또한 참된 리더는 조직의 에너지 연쇄반응을 일으킨다(질량-에너지 공식, E=m*c2). 지시, 칭찬, 영감, 솔선수범, 지적, 공감 등을 중성자 삼아 조직 구성원이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에너지를 끌어낸다."

 


 

저자는 앞으로 국내에서도 점점 많은 리더들이 물리학적 리더십의 개념을 주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세상은 계속해서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 리더가 헤쳐나가야 할 일들은 더욱 난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문화나 세대 간의 특성, 노사 대립 등의 문제는 구조화하기 어렵고 각 기업의 환경, 시대 상황에 따라 답이 다를 수밖에 없다. 자신의 과거 경험과 감각만을 믿거나 단순히 경쟁사 ‘벤치마킹’에 의지하는 리더십은 더 이상 답이 되지 못한다. 일반적이고 절대적인 시대는 뉴턴과 함께 지나갔다. 경제학이나 심리학의 이론들이 리더십에 많이 차용되었듯이 물리학과의 통섭도 곧 낯선 조우가 아닐 것이다.

리더십을 물리학으로 풀어낸 이 책의 저자는 공학도 출신의 23년 차 현업 인사 전문가다. 매년 임원 인사와 직책자 보임 작업을 할 때마다 유능한 리더는 왜 드문지, 제대로 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거듭 생각했다. 그러다 대학 시절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노(老)교수의 물리학 개론을 떠올렸다. 20여년 만에 다시 들여다본 물리학의 원리 속에는 놀랍게도 그동안 목말라했던 리더십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힌트가 있었다. ‘힘(역학), 열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이 바로 그것이다. 역학은 리더십의 본질이 힘임을 알게 했고, 열역학은 리더는 조직의 에너지 공급자이며 관리자임을 깨닫게 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세상에 ‘절대’란 없으며 리더는 구성원의 ‘다름’을 인정해야 함을 말했고, ‘양자역학’은 세상의 이중성과 MZ세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단서를 제공했다. 양쪽 모두 문외한에게는 한 번 읽는 것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독자들 중 누구라도 이에 관심이 있다면 좀 더 세밀하게 읽으면 기대했던, 상상했던 이상의 리더십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리더십을 리더의 자질, 태도, 멘탈 등 ‘사람의 속성’으로만 배워왔다. 이제는 리더십이라는 힘 그 자체의 속성을 생각해보자. 뉴턴의 절대성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까지 모두 이해하고 포용하는 리더십으로 관점을 옮겨보는 것이다. 꼭 조직 운영에 한정 지을 필요도 없다. 일상에서 우리는 모두 나 자신 혹은 가족을 이끄는 리더다. 누구나 아주 기본적인 물리학의 개념만 이해한다면 자신의 삶을 쉽게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 진원재

 

삼성, SK, 중앙, 현대차그룹에서 인사 담당으로 20년 넘게 근무해온 현업 인사(人事) 전문가다. 현재 코인원에서 경영관리실장을 맡고 있다. 임원 및 팀장 선임, 리더십 평가?교육, 조직관리, 구조조정 등 리더십과 인사 전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함께 일해온 리더들은 기업의 대표, 임원, 팀장에 이르기까지 400여 명에 달한다. 스스로를 ‘리더십 수행자’라고 칭하는 저자는 조직의 위와 아래 모두를 살펴야 하는 인사인의 숙명인지 항상 좀 더 나은 리더십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러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답게 인사를 ‘역학’이라는 자연과학적 관점으로 접근하자, 결국 세상 만물이 움직이는 기본 원리인 물리학이 조직 운영과 리더십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여러 조직에서 다양한 유형의 리더를 경험하고 물리학적 원리와 통섭하기를 약 10년, 리더십이란 경험과 직관, 원칙이라는 절대성을 기본으로 인간 다양성에 대한 이해, 유연한 관점 등 상대성이 조화롭게 융합된 힘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저자는 물리학의 원리로 리더십의 본질을 이해하게 되면서 어떤 대상이든 고유의 속성을 알게 되면 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좀 더 자비롭고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모르면 두렵지만, 알면 용기와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리더와 리더의 곁에서 보조를 맞추는 팔로어들이 리더십의 본질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자신의 자리에서 용기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가 조직이라는 우주에서 자신만의 궤도를 찾아 균형 있는 삶을 그려나가길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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