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 공부벌레들의 30계명 - 세 살부터 아흔 살까지 읽어야 할 21세기 스마트 잠언
이우각 지음 / 프로방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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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하버드대학 공부벌레들의 30계명』의 제목에서 '공부벌레'는 독자에게 많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모든 일반계 고등학교의 목표는 대학 진학이었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대학을 위해 존재하는 '입시 학원' 같은 느낌이었다는 말이다. 가르치는 과목도 학교장 재량인지 모르겠지만 2학년이 되면 대학 입시에 필요한 과목만 빼고 모두 없앤다. 음악·미술 등의 시간이 수업에서 빠져 나가고 대신 국·영·수로 채워진다. 학교에서는 틈나는 대로 '공부벌레', '책벌레'가 되기를 강요했다. '4당5락'이란 말도 유행어처럼 퍼졌다.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을 비유적으로 압축한 단어다. 선생님들은 딱 1~2년 사이에 학생들의 인생이 갈리는 지점이라고 매일 강조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서울대학교 진학이 목표다. 물론 성적이 안 된다면 낮춰 잡을 수도 있겠지만. 고등학교의 서열이 서울대 합격 숫자로 매겨졌다. 그 무렵 흑백 TV로 나온 외국 드라마가 〈하버드대학 공부벌레들〉이다.

나중에 영화로도 나왔다는 것을 알았다. 영화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The Paper Chase)〉는 하버드 로스쿨을 배경으로 하여 하버드 로스쿨 JD 학생들의 도전과 좌절을 다루는 내용을 담고 있다. TV 드라마를 압축해 놓은 것 같다. 독자는 영화는 보질 못했지만, 나중에 TV를 통해 재방송할 때 여러 회분을 본 기억이 있다. 드라마의 내용이 워낙 강렬했기에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부분이 있다. 교수의 이름과 주인공 중의 한 명이 학생의 이름이다. 킹스필드 교수, 학생 하트. 미국 로스쿨의 교육방법인 소크라틱 메소드를 사용하고 엄격하기로 유명한 킹스필드 교수가 강의를 하고, 학생들이 힘겹게 공부하는 장면들이 주로 나온다. 킹스필드 교수는 학생을 지목해서 "하트군, 1936년 피터 와그너 법을 제정하여 노동3권을 인정하고,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규정한 노동법 제정의 의미를 설명해보게"(예를 들어 설명하면)라고 말씀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언제나 법학공부를 해야 한다.

 


 

이 드라마는 우리의 입시나 대학 생활과는 다르지만 어쨌든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일컬어지는 하버드 법대에서 공부하는 학생과 교수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기억한 바로는 대학원생들이었던 것 같다.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학부를 마치고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한 주인공 하트가 맥주집에서 일하며 학비를 벌고, 친구들과 킹스필드 교수 및 킹스필드 교수의 딸과 얽히면서 성장하는 내용이다. 캠퍼스를 누비며 미래를 설계하는 젊은 학도들의 발랄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드라마다. 이 책 『하버드대학 공부벌레들의 30계명』은 하버드 대학의 학생들이 그동안 캠퍼스 안팎에서 흘린 노력과 땀, 시간의 결정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실제 이런 계명이 문서로 정리돼 있는 것은 아닐 터다. 어디까지나 아마 하버드 대학생들이 학교를 거쳐 사회에 나가 했던 일을 바탕으로, 일터나 책을 통해 했던 계명들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약간은 억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구석구석에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묘미가 배어있다. 오래전에 캠퍼스 시절을 접은 기성세대의 심장에도 비수처럼 꽂히며 잘못 보낸 시간 때문에 식은땀을 흘리게 한다.

저자 이우각은 「모두를 수재로 만드는 가장 '논술적인 계명 풀이」란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너는 대체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 너는 그 긴긴 시간을 무엇을 하며 지냈기에 여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느냐? 왜, 아직도 정거장을 못 벗어난 채 보따리를 쌌다 풀었다 하며 시간만 질질 끄느냐? 그 나이에도 아직 스승이 필요하고 안내자가 있어야 한다는 거냐? 늙으신 부모만을 유일한 보호자로 삼고 있으면 네 어린 자녀들은 대체 어느 세월에 진정한 부모를 갖게 된다는 거냐? 일어서라. 평생 아이처럼 사는 자여, 어서 더 늦기 전에 벌떡 일어서서 몇 걸음이라도 더 걷고 몇 고비라도 더 넘어서거라.”는 질책의 문장을 내놓는다. 저자는 『하버드대학 공부벌레들의 30계명』을 앞에 놓고 너무나 충격이 커 한동안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진작 알았더라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재빠르게 달렸을 텐데……

 


 

저자는 이어 "좀 더 일찍 접하지 못한 것이 무척이나 후회스러웠다. 그래서 한창나이의 젊은 세대를 위해 약간의 감상과 생각을 보태 한 권의 책으로 펴내기로 결심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평범한 내용일 수 있지만, 충분히 소화시켜 자신의 미래를 위한 자양분으로 활용하도록 곁에서 돕는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한 권의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 이 한 권의 책이 많은 이들의 생각과 인생을 바꿔 먼 후일 자신의 성공과 이웃의 자랑거리를 차곡차곡 쌓아놓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먼 길을 걷는 데는 단 한 켤레의 신발이면 족하다. 어둡고 무서운 긴 동굴을 무사히 빠져나가려면 무엇보다도 등불이 필요하다. 이 한 권의 책이 먼 길을 걷는 신발이 되고 동굴을 통과하는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아픈’ 십 대, ‘아픈’ 청춘들에게도 무지개 곱게 뜬 높은 하늘이 멋들어지게, 희망차게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인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공〉, 〈승리〉, 〈영광〉 등의 핵심어를 담아 각 장마다 10가지 계명을 실었다. 이것으로 충분치 못함을 느꼈는지 저자는 부록에 사무엘 존슨이나 나폴레온 힐 등의 명언들을 따로 모았다. 누구든지 읽고 머릿속에 새겨두고 인생을 사는 동안 단 한 번이라도 명언의 혜택을 입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첫 장 첫 번째 계명은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이다. 저자는 이 계명이 우리 모두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갈기는 말이라고 표현한다. '잠과 꿈'을 아주 묘하게 연결시켜 놓고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기 때문이다. 잠을 자야 꿈을 꾸든 말든 할 텐데, 어째서 '잠을 자지 않아야만 꿈을 이룬다고 했는가? 저자는 이렇게 풀이한다. '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자신이나 남을 타이르기 위해 지은 글'을 뜻하는 '잠(箴, 잠언)'에 더 가깝게 들린다. 예부터 사람들은 남을 훈계하려 지은 글을 '관잠(官箴)'이라 하고, 자신을 깨우치기 위해 지은 글은 '사잠(私箴)'이라고 했다. 구약성경 속에 나오는 솔로몬 왕의 〈잠언(箴言)〉은 너무도 유명하다.

 

 

두 번째 계명도 귀에 익숙하다. 자기계발서를 자주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갈망하던 내일이다」. 저자는 이 계명의 설명을 위해 사람의 일생을 숫자로 옮겨 보면 공연히 섬뜩한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이에 따르면 넉넉히 줄잡아 팔십 평생을 산다고 해도 잠자는 시간과 먹고살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는 시간을 제외하면 우선 상당 부분을 빼야 하므로 '나만의 빈 시간'을 줄잡아 낼 수 있다. 80세를 살아도 자그마치 20년 내지 25년 정도는 '학력을 쌓기 위한 뭉치 시간'으로 보내야 한다. '누구나 잘라내야 할 시간이기 때문에' 뭉치 시간 혹은 징발된 시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우선 80에서 학력 준비 기간을 제외하면 60년 내지 55년이 남는다. 그리고 그 나머지 숫자에서 밥 벌어먹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길어야 20년 남짓 남게 된다. 여기에 칠십 이후 '덤으로 사는 허깨비 시간'을 제외하면 겨우 10년 나짓만 자투리 시간으로 남게 된다고 계산한다.

나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비밀스럽게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은 겨우 10년도 채 안 된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하는 일 없이 멍청히 보내는 시간과 공연히 부산하게 구는 이런저런 잡동사니 시간을 빼면 잘해야 5년 남짓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감기약 먹고 얼떨결에 보내는 '어지러운' 시간과 섭섭하고 분해서 하늘 쳐다보며 보내는 '숨 고르는' 시간을 빼면 기껏해야 3년 남짓이나 될까? 계산 상으로 틀린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은 짧다'는 말을 쉽게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나만의 빈 시간은 의외로 짧기만 하다. 눈동자 돌아가는 속도나 눈거플 오르내리는 속도 정도로 시간을 아껴 쓰지 않으면 불가에서 말하는 대로 인생은 정말 '손뼉 소리만큼이나 한순간'일 뿐이다. 기독교 성경에서는 시간을 이야기하며 '도적같이, 강도같이 몰래 들어와 냉큼 가로채 간다'는 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조물주, 창조주가 그런 식으로 시간과 세월을 관리하기 때문에 사람이 아무리 큰 꿈, 거창한 계획을 세워도 '태풍 앞에서 홀로 버티는 호롱불이나 촛불처럼' 어쩔 도리가 없다는 저자에 주장에 공감한다.

 


 

위의 두 가지 계명은 1부 〈성공을 위한 10가지 계명〉에 속하고 「성공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에서 비롯된다」는 계명은 2부 〈승리를 위한 10가지 계명〉에 들어 있다. 이 계명을 풀이를 저자는 성경을 인용한다. 성경(창세기 3장)을 보면 인류의 조상 아담은 아내의 유혹에 넘어가 신의 명령을 어기고 금단의 열매를 훔쳐 먹는다. 그리고 아담의 갈비뼈로부터 인류 최초의 여인으로 변형된 '여자('남자'를 뜻하는 'Man'으로부터 분리되었다고 해서 '여자'를 뜻하는 'Woman'으로 부르기 시작 : 창세기 2장 23절)는 '뱀'으로 변신한 악마에게 유혹을 받아 신과 남편 몰래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따먹는다. 유혹이 유혹으로 이어져 인류 최초의 이상적 가정이 신의 노여움으로 낙원 밖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종교적으로 신의 명령을 어긴 불복봉의 시작이고 유혹에 넘어간 타락의 시초이지만 하버드대학 공부벌레들의 계명에 의하면 영락없는 '자기 관리 실패'다. 좀 더 '철저하게 자기를 관리했더라면' 먼저 악마로 변신한 뱀의 거짓말에 '여자'가 속아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최초의 남자가 신 앞에서 지은 첫 죄는 대체 무엇 때문에 생긴 것인가? 바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에는 기울이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지 말아야 할 것에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으로 저자는 말한다. 왜 엉뚱한 곳에 주의를 기울인 채 신의 명령을 거스른 것일까? '자기 관리'에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저자는 풀이하고 있다.

저자는 이 계명의 원인은 자기 관리 실패라고 규정 짓고, '자기 관리'에 성공한 사람은 독종이고 별종일까? 왜 몇 안 되는 '대중의 영웅들'은 거의 정신병자에 가까울 정도로 온통 기벽으로 똘똘 뭉쳐 있는 괴짜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연습 벌레가 아니고는 결코 대중의 스타로 부상할 수 없다. 스포츠가 되었든 공연예술이 되었든, 죽을 각오로 연습에 연습을 더하는 이만이 비로소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다. 일그러지고 문드러진 발가락을 꼭꼭 감춘 채 비지땀을 흘려야만 스포츠와 공연 예술의 영웅으로 떠오를 수 있다. 장인의 손가락은 마치 뒤틀린 나뭇가지나 단단한 나무옹이 같다. 요리사의 손은 끓는 기름에 데고 더운물에 부풀어 올라 차라리 흉측하기까지 하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자신만의 성공을 쌓아가는 이들은 하나같이 헐고 다치고 깎인 모습을 지니고 있다.

 


 

3장 〈영광을 위한 10가지 계명〉의 다섯 번째인 「성적은 투자한 시간의 절대량에 비례한다」에서도 저자의 흥미로운 해석이 이어진다. 설명의 시작에 '사랑'을 끼워넣은 것이다. "사랑은 함께 보낸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고, "사랑은 붙어 있는 시간에 반비례한다"는 말도 있다. '사랑과 시간은 비례한다'고 보는 쪽은 '연애=사랑'이라는 등식을 연상하고, '사랑과 시간은 반비례한다'고 보는 쪽은 '결혼=사랑'이라는 등식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뗀다.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 사랑마저 포기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반박에서일까? 저자는 왜 〈영광〉의 10계명 해석에서 사랑을 꺼내들었을까. 독자로서는 아마 사랑은 시간에 부정확 비례관계지만 하버드 공부벌레들이 지향하는 영광의 법칙은 비례의 법칙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저자는 공부벌레들의 계명은 우리에게 분명히 말하고 있다. "'성적과 투자한 시간의 절대량' 사이에는 '비례의 법칙'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공부한 시간이 많을수록 성적도 자연히 올라간다는 말은 그저 단순한 체험담이 아니라 아예 만고불변의 철칙이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 : 이우각

 

충북 보은 출생. 대전고등학교·서울대학교 졸업.

미국 University of South Carolina 사회학 석사·국제정치학 박사. 여의도연구소 기획실장

미국 University of South Carolina 국제문제연구소 교환교수.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27권의 책을 출판하여 시, 소설, 수필 등 다방면에 걸친 관심을 보여 왔다. 다년간 이름을 연구한 후 <이름 속에 든 한자 이야기>를 펴내 ‘이름과 운명 사이의 함수관계’를 풀어보고자 애썼다. 대표적인 저서는 『아빠가 들려주는 인생이야기』, 『넋의 메아리』, 『대권전쟁』, 『너, 이거 알아?』, 『미리 쓰는 유서』, 『염라대왕 행차시오』, 『영어표현』, 『아내 몰래 쓴 남편의 일기』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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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아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 『한밤중의 아이』는 일본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 작품이다. 그는 일본에서도 많은 소설 작품으로 이미 고전작가 반열에 올라 있다. 작품들은 대부분 베스트셀러가 되고 많은 문학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밤중의 아이』는 호적이 없는(무호적) 한 아이의 삶을 그리고 있다. 유흥가에서 태어난 아이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목만을 놓고 볼 때 일부 독자들은 호러 소설, 스릴러 소설을 연상할 수 있겠지만 이 작품의 주 무대인 일본의 유명한 환락지인 나카스섬에서 태어난 유흥가의 한 어린아이에게 그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붙여준 별칭이다. 나카스는 일본 후쿠오가시 도심부에 자리한 길쭉한 배 모양의 작은 섬이라고 한다. 도심을 지나 바다로 흘러나가는 나카강과 하카타강에 둘러싸였지만 열여덟 개의 다리(작품 주인공 '렌지'가 열아홉 번째 다리를 발견한다)가 있어서 서울의 여의도처럼 사방팔방으로 연결된다고 역자 양윤옥은 「옮긴이의 말」에서 설명하고 있다.

주인공인 5살배기 렌지는 유흥가에서 일하는 아빠와 엄마 밑에서 방치되고, 때로는 학대를 당하기도 한다. 호적에 올라 있지 않아 주민등록표도 없으며, 건강보험에도 들지 못하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초등학교에도 다니지 못한다. 이쯤되면 출생 자체가 없는 셈이다. 철저히 '투명인간', '유령인간'인 셈이다. 무호적의 아이라면 앞으로 사회적 혜택과 권리는 일절 행사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에서의 정상적인 생활 자체를 기대할 수 없는 신분인 것이다.

 


 

부모에게 학대당하는 렌지지만, 이 소설에는 렌지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과 포장마차 주인들, 렌지에게 자신의 부적을 건네는 삐끼(호객꾼) 이시마, 어려울 때 자신의 집을 빌려주는 겐타, 렌지가 호적을 취득할 방법을 찾아보는 히비키(경찰), 아빠 역할을 대신해 주는 헤이지 등 좋은 어른들도 많이 등장한다. 이 소설에는 이처럼 부모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는 어른답지 못한 어른이 나오면서도 한 아이를 돕는 선한 어른들의 모습 또한 담겨 있다. 사회의 수많은 좋은 사람들 덕분에 주인공 렌지는 성장할 수 있다. 이 소설은 다정함과 상냥함, 관심이 한 아이에게 얼마나 큰 도움으로 다가오는지 보여 준다.

저자 츠지 히토나리는 이 글을 통해 우리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도록 한다. 그는 기존 작품들과 같은 섬세한 감성을 유지하면서, 무호적 아동이라는 색다른 주제로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의 씁쓸한 현실을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래를 그리는 한 아이의 꿈을 묘사하고, 따뜻한 어른들과 사회를 그려냄으로써 희망을 노래하기도 한다. 츠지 히토나리 특유의 철학적인 사색이 잘 표현되었지만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독자들에게 많은 고민과 생각을 던져 주는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이 작품에서 렌지는 지역 축제인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를 보며 꿈을 품는다. 놀이공원에 가 보기는커녕 장난감도 구경해 보지 못한 렌지가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전통적인 지역 축제뿐이다. 렌지는 언젠가 나도 저 축제에 기여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희망 가득한 미래를 상상한다. 저자는 축제 장면 묘사에 심혈을 기울이는 흔적을 책 여러 곳에 남긴다. 생생하다 못해 직접 영상을 보는 듯한 묘사도 책을 덮고서도 생생하게 머릿속에 떠오를 정도다.

 


 

이 소설 주인공 렌지는 부모가 원치 않아 호적에 올라가지 못한 아이이다. 작품에서 맨 앞에 등장하는 경찰 히비키는 렌지가 호적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방면으로 알아본다. 히비키는 처음에 아동종합상담센터로 가지만, 직원은 매뉴얼대로 응하며 구청이나 법무국에 문의해 보라고 말한다. 이어 구청에 찾아가 문의하지만 직원으로부터 법률이 애매해서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답변만을 받는다. 추후 찾아간 법무국에서도 부모를 설득해 서류를 제출하라는 말만 들을 뿐, 정확한 대책을 얻지는 못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려지는 허술한 국가적 시스템은 우리 나라 현실과도 비슷하다. 법의 사각지대에서는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어디에나 어느 시기에나 존재한다. 이들은 방치와 학대 속에서 일찍 조숙해진다.

이들은 이 소설 주인공 렌지처럼 자신이 스스로 일어서는 성인이 될 때까지 철저하게 어두운 삶을 살아야 한다. 성인이 된다고 호적이나 주민등록상의 바뀔 리 없다. 자신과 주위, 그리고 사회에서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눈물 겨운 노력이 뒷받침돼야 인정받을지 쉽사리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이 과정에서 심리적 변화나 사회 인식, 대인 관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길 바랄 수 없는 상태이다. 이 소설에서는 경찰 히비키가 아동종합상담센터 상담사 네기시와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동 학대에 대한 것도 업무 효율을 따져서 가장 심한 케이스부터 처리하게 되거든요. 순위를 매기는 거예요. 그나마 이 케이스는 아직 어떻게든 헤쳐 나갈 것이다, 아직은 괜찮다, 라고 넘겨 버리는 겁니다. (중략) 그 아이는 강하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을 힘이 있잖아요. 그러니 우리도 자꾸 뒤로 미루게 돼요.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 것 같은 아이부터 먼저 살려야 하니까. 그렇게 렌지 일은 뒤로 밀립니다.”(p.89~90)

 


 

아동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이 많고, 그중 ‘덜 심한 아동 학대’는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상담사의 말은 현실과 다를 것이 없어 씁쓸하기만 하다. 더욱이 최근 부쩍 심하게 뉴스에 오르내리는 아동학대 사건이 부모라는 사실에 뉴스를 대하는 우리들 가슴이 분노와 슬픔, 그리고 인간에 대한 회의감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한 마음이라는 사실을 비춰볼 때 '원래 세상이 그런건가?' 하는 착각이 들 때도 있다. 선진국이라고 해도 사회적 시스템이 인간의 마음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저자도 같을 느낌으로 이 책을 썼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암울한 한 아이의 현실을 묘사해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소설 전반에 흐르지만 생동감 넘치고 미래 지향적인 지역 축제를 등장시켜 분위기를 조금씩 반전시키고, '한밤중의 아이'의 밝은 미래를 암시하기도 한다. 밤의 환락가를 배회하는 다섯 살배기 어린아이를 통해 사회 시스템의 허점과 냉혹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고 따뜻한 어른, 그리고 지역 축제 장면을 등장시켜 '희망을 품은 아이'로 전환시키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이와 함께 이 소설은 학대 당하고 어둠속의 아이로 남아 있는 아동들을 위해 좋은 어른으로서의 할 일이 무엇인가도 공곰이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이 소설의 서두를 경찰인 히비키가 독백처럼 혼자 생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작품의 주 배경지인 나카스 섬에 대한 설명과 자신이 렌지와의 첫 만남, 그리고 9년 만의 재회를 떠올리는 사건이 일어난다. "다시 나카스에 오게 될 줄은 솔직히 생각도 못했다. 기동대에서 8년씩이나 근무한 끝에 다른 경찰서로 이동을 희망했는데 왜 또다시 이곳으로 돌려보낸단 말이가. 미야다이 히비키는 발령 소식을 들은 순간, 표현할 길 없는 당혹감과 불만에 휩싸였다. 하카타 경찰서 본서로 가는 것이라면 그나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초임으로 이미 근무했던 나카스 파출소에 재등판이라니···"

 


 

이때가 2016년 8월이다. 히비키는 불만스럽지만 근무를 이어가던 어느날 조직폭력배들의 패싸움 소식에 현장에 출동한다. 진압 과정에서 한 청년과 눈이 마주치면서 옛 생각이 떠오르면서까지가 소설 첫 장보다 앞에 프롤로그처럼 들어가 있다.(이는 나중에 같은 장면으로 시작되는 2장에도 삽인된다. 1장과 2장의 연결되는 부분을 맞추려는 저자의 의도로 추정된다) 주인공 렌지와 히비키의 첫 만남은 이보다 9년 전인 2005년 4월이다. 나카스 파출소에 첫 부임한 20살의 신참 히비키는 렌지와 한밤중에 자주 마주친다. 돌아다니는 아이, 다섯 살의 렌지를 만난다. 그리고 렌지를 돌보는 과정에서 렌지에게서 학대의 흔적을 발견한다. 렌지는 아동종합상담센터에 들어가고, 거기서 렌지에게 호적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렌지의 엄마 아카네가 예전에 남편의 거듭되는 폭력으로 하카타로 도망쳐 나왔고 이후 새로 사귄 남자인 마사카즈와의 사이에서 렌지가 태어났다는 것과 렌지의 부모 모두가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어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하게 된다.

의욕 넘치는 신입 경찰 히비키가 렌지의 호적을 취득시켜 주려고 분주하게 나서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현 사회 시스템에 부모가 아니라면 렌지의 호적을 취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한편 렌지는 외조부 데쓰조 댁에 가서 하카타식 떡국을 먹으며 생일축하 잔치가 열린다. 그리고 소프랜드에서 삐끼로 일하는 이시마가 여섯 살 렌지에게 행방불명된 고양이를 한번 찾아보라는 생애 첫 아르바이트 일거리를 준다. 나카스 북쪽 끝에 있는 나카시마 공원에 텐트를 치고 사는 독거노인 겐타(부자이지만 괴상한 성격)와 렌지의 만남도 이루어진다. 그는 렌지에게 장어 낚시하는 얘기와 현장 교육을 통해 두 사람이 친구 사이가 된다. 폭력배들의 맞게 될 운명에 처하는 이시마를 파출소에 신고해 구해주기도 한다. 이때 렌지에게 이시마는 행운의 부적을 준다.

 


 

2006년 7월. 15일 동안의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 축제 장면이 매우 생동감 있게 묘사된다. 물론 렌지는 이를 지켜보고 희망이라는 가슴속 마음을 다진다. 이를 저자는 잘 묘사함으로써 어두운 소설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2007년 1월. 추운 겨울에 렌지는 키가 비슷한 히사나라는 어린 여자아이를 만난다. 고양이 찾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식당 여사장 야스코를 찾아가 밥을 얻어먹는 얘기. 그리고 거기서 두꺼비 다카하시와의 첫 만남도 이루어지는데 그는 야마카사 축제 운영의 원로 총무라는 거물이다. 다카하시는 렌지 손금을 보며 “희귀한 손금이로군. 백만 명에 한 명의 손금이야. 너, 범상치 않은 인물이구나.“라는 칭찬을 한다. 그러면서 야마카사 신여(神輿)를 태워주겠다는 약속도 한다. 또 다카하시는 젊은 신여꾼인 헤이지(주점 운영)에게 렌지를 잘 키워달라고 소개도 해준다. 렌지는 히사나를 나카스의 밤거리로 데려와 구경시켜 주며 조금씩 친분을 쌓아가는데 둘은 입체 주차장 간판 밑에 통신 메모를 끼워 두기로 약속하고 만남을 계속 이어간다. 히비키는 자신의 모교인 초등학교를 찾아가 교감으로 있는 옛 스승에게 렌지의 입학에 대한 상의도 하고 또 렌지 외조부도 찾아가 상의도 한다. 엄마인 아카네가 출산을 위해 외가댁에 가면서 겐타의 맨션 욕실을 이용하게 되는 렌지. 겐타는 엄청난 부자였다. ”으쌰 으쌰“ ”으쌰 으쌰“ ”으쌰 으쌰“ 드디어 신여를 타게 된 렌지... 그렇게 옛 얘기는 끝을 맺는다. 이어 현재로 돌아와 2016년 9월. 히비키는 보육원 교사로 있는 연인 나쓰키와 렌지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장면으로 다시 시작한다. 그동안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에 렌지 아버지는 엄마의 전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불구가 되면서 2년쯤 나카스를 벗어나 있게 되는데 렌지가 열 살이 되었을 때 혼자서 다시 나카스로 돌아와 겐타에 의지해 생활한다. 그리고 간식 등을 주며 렌지를 돌보는 히사나. 그렇게 셋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는 존재로 변한다. 식구가 된 것이다.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히사나는 고3으로 대학 진학을 목전에 두고 고민한다. 렌지는 꽃미남으로 자라나 한 호스트 클럽에서 심부름 하는 신입으로 일하게 된다. 거기에는 이미 ‘넘버’ 호칭을 얻고 있는 인기 호스트 마사토가 그를 심하게 학대한다. 어느 날 유코라는 한 중년 고객이 그를 지명하고, 렌지를 좋아하기에 이른다. 이를 못마땅해하던 마사토. 그러나 거의 매일 저녁마다 유코는 클럽을 찾아와 렌지를 지명하고, 덕분에 신입 석 달 만에 넘버에 진입한다. 2016년 12월. 렌지와 히사나 모두 열일곱 살. 서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으며 렌지는 히사나 계좌에 예금해 달라고 돈다발 봉투를 준다. 얼마 후 렌지는 드디어 히비키와 조우한다. 밤거리를 헤매는 한 아이를 돌보는 렌지. 그런데 그 아이는 나쓰키의 보육원에 있는 아이였다.

렌지의 엄마인 아카네가 먹고살기가 궁해지자 아들에 의탁하고자 결국 렌지가 일하는 클럽을 찾아오게 되고 계속 돈을 뜯어가 흥청망청 쓰게 되자 렌지는 그 클럽을 그만두고 엄마와도 결별한다. 그래서 헤이지를 찾아가 요리사가 되려고 견습생으로 일한다. 거기에는 같은 나이의 견습생 쓰토무가 있었으며 둘은 친구 사이가 된다. 2017년 8월. 어느 날 히사나는 〈한밤중의 아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기타를 치며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유코가 렌지 집에 찾아온다. 유코는 히사나의 엄마였다. 그래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한편 렌지 엄마인 아카네가 일하는 곳에 이혼한 전 남편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후 찾아온다. 둘은 큰 싸움을 벌이고 경찰이 온다. 렌지가 자기 아들이라 것을 아카네에게 시인하라고 주장하는 전 남편. 렌지는 소년원에 가게 되고, 2년 여의 세월이 지나 2019년 7월. 제방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겐타에게 렌지가 다가온다. 이어 창가에 앉아 기타를 치고 있는 히사나 눈에 저 멀리서 렌지의 모습이 보인다. 렌지는 모두가 기다리던 신여꾼들과 함께 신여를 메고 나카스 거리를 으쌰 으쌰 하는 우렁찬 고함을 내지르며 그들은 잠시 뒤 한 마리의 용이 되었다. 리드미컬하게 튀어나온 장정들의 고함을 동력으로 삼아 신여는 붉은 저녁노을의 하늘을 향해 용솟음쳤다.

 


 

"워낙에 뛰어난 문장과 감수성으로 정평이 있는 작가지만, 거기에 더해 어찌 됐든 주제와 소재에 집중하고 스토리를 구성해 나간 성실한 글의 리듬이 느껴졌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웅숭깊은 저력을 생각하면서 읽어 갈 수 있는, 좀 더 많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한 권이다."(p.384) - 양윤옥 「옮긴이의 말」 중에서

 

저자 : 츠지 히토나리 (つじ仁成)

 

1959년 도쿄에서 태어나 세이조 대학을 중퇴하였다. 에쿠니 가오리와 함께한 『냉정과 열정 사이 Blu』, 『우안 1·2』 외에 한국 작가 공지영과도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함께 썼다. 그 외 장편소설 『안녕, 언젠가』, 『태양을 기다리며』, 『백불白佛』, 에세이집 『언젠가 함께 파리에 가자』, 단편집 『아카시아』 등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왔다. 1989년 『피아니시모』로 제13회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등단하였고, 1997년 『해협의 빛』으로 아쿠타가와상, 1999년 『백불白佛』로 페미나상을 각각 수상했다. 최근작으로는 『한밤중의 아이』, 『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 『냉정과 열정사이』 등이 있다.

 

역자 : 양윤옥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으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사쿠라기 시노의 『호텔 로열』, 『별이 총총』,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밤의 괴물』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눈보라 체이스』, 『그대 눈동자에 건배』, 『위험한 비너스』, 『라플라스의 마녀』, 『악의』, 『유성의 인연』, 『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지옥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 『칼에 지다』, 마스다 미리의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오카자키 다쿠마의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시리즈, [가가 형사 시리즈], [라플라스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사쿠라기 시노의 『굽이치는 달』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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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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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뇌과학, 심리학,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역사학 연구를 토대로 인간 삶에서 숨겨진 구조를 예리하게 파헤친다. ‘지위’의 관점에서 인간을 본격적으로 설명하는 최초의 책으로 평가되는 이 책은 타인과 나 자신을 보는 관점을 바꿀, 인간 심리에 대한 전면적인 성찰의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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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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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지위 게임』에서 사용된 단어 '지위'(status, 地位)의 사전적 뜻은 사회적 집단에서 연령·성(性)·직업·소득 등에 따라 결정되는 개인의 위치를 말한다. 『사회학사전』에 따르면 지위는 우선 사회적 위치를 가리킨다. 역할이론에서 지위, 사회적 위치, 역할, 즉 사회적 위치에 있는 자에게 기대되는 행위 등이 구분된다. 또 사회적 위치는 차별적으로 평가되며, 이 사실은 사회적 명예와 위신의 의미를 갖게 된다. 사회적 명예와 위신의 차이는 본질이라기보다는 강조점의 하나이다. 사회적 명예는 후기 봉건 유럽세계의 사회적 특징으로 귀속적 지위를 포함한 전통적인 지위질서의 규정된 서열을 생각하게 한다. 위신은 교육, 직업, 공동체에서 성취의 수준에 관해 근대적 세계에서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존경(esteem)은 때로 지위와 동의어로 쓰이지만, 역할수행의 질과 개인적인 자질에 대한 평가를 위해 더욱 많이 사용된다.

사회적 지위에 대한 평가와 서열은 일정원칙을 따르며 지위체계를 만들어 낸다. 전통사회의 안정된 체계를 특별히 '신분질서(status order)'라고 부른다.

그러한 위계사회에서 직함, 장식, 말투, 악센트, 교육, 특권, 재산 등은 서열의 차이에 대한 증표가 되며, 신분의 차이들을 밑받침한다. 선진자본주의사회에서 지위체계는 위계성이 약하고 매우 분화되어 있다. 지위에 대한 요구들이 반드시 성공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광고와 매체들은 소비자 앞에 지위에 대한 요구를 확인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보여준다.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은 도처에 널려 있다. 지위집단이라는 용어는 베버(Weber)에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베버에 대한 해석에서 나타났다. 독일에서 계급이라는 용어는 노동자와 부르조아지에 해당되는 말인데, 그것은 전산업시대 독일의 전통적인 지위질서에 맞지 않는 것이었다. 대조적으로, 귀족, 전문가들, 장인, 농부들은 전산업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가치와 관습을 가진 신분이다. 심지어 새로운 집단인 화이트칼라 노동자나 공무원들도 중간계급이라기 보다는 중간신분(middle estates)이다.

 


 

베버는 명예와 사회적 평가에서 전형적인 생활모습을 보이고 공통된 지위상황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지적하기 위해서 지위집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지위집단은 공동체이다. 그리고 사회적인 상호교섭의 정상적인 한계를 규정하고 동족결혼의 형태를 취한다. 또한 사회적 관습의 담지자이다(이것은 때때로 시장의 힘을 방해한다). 베버에 대한 해석은 질서나 규제나 사회적 명예의 의미가 적고 위신의 지속적 결집이 약한 지위집단에 대해 사용하도록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여전히 사회관계에 남아 있다. 지위집단은 사람에게 지위에 대한 요구를 하게 하고 다른 사람이 그것을 인정하도록 한다. 지위추구자가 승인받고자 하는 사람들의 지위의식을 공격하면 지위에 대한 주장은 좌절하고 사회적 거리가 유지된다.

이 책의 저자 윌 스토(Will Storr)는 이 책에서 '지위'를 "사람들이 추종하거나 존경하거나 추앙하거나 칭찬하거나 우리가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도록 허락해주는 상태, 이것이 지위다"(p.29)고 정의하고 있다. 저자는 「지위, 우리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꿈」이라는 '서문'을 통해 '인생은 게임'이라고 단언한다. 이 사실을 모르고서 인간 세계를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살아 있다면 누구나 게임을 한다. 그리고 게임의 숨은 규칙은 우리의 내면에 새겨져서 우리의 생각과 신념과 행동을 은밀히 조종한다. 게임은 우리 안에 있다. 게임은 우리다. 그러니 게임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책 『지위 게임』을 설명한다. 즉 우리는 매일, 마주하는 모든 사람들과 ‘지위 게임’을 하고, 자동적으로 지위를 좇게 설계된 뇌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입장과 ‘남들’의 입장을 저울질하고 서열을 매긴다는 것이다. 이로써 뇌는 복잡다단한 현실을 선과 악의 단순한 구도로 축소하여 우리의 편향과 오판에 근거를 달아준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지위는 또 문화에도 새겨져서 비싼 차, 명품, 좋은 집, 회사 내에서의 직위, 매끈한 피부와 같은 ‘상징’으로 우리를 압박하기도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내용을 인생이 지위로만 굴러간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이지는 말 것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당부한다. 기존 연구자들의 이론에 자신이 조사하고 연구한 바에 따르면 인간은 다른 많은 욕망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밝히려고 이 책을 썼다고 출판 취지를 강조하고 있다. 수세기 동안 학자들은 인간 행동의 메커니즘을 성, 권력, 돈의 관점에서 설명해 왔다. 저자 윌 스토는 이 책에서 이 생각을 급진적으로 뒤집는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누구인지를 정의하는 것은 지위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열망이라는 주장이다. 수많은 연구는 우리가 어떤 지위를 가졌는가가 우리의 행복과 안녕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극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종교적 광신, 도덕적 공황, 음모 이론, 그리고 오늘날의 SNS의 부상과 ‘문화 전쟁’의 배경에도 지위를 향한 충족되지 않는 갈증이 있다고 역설한다.

책에 따르면 우리는 권력을 원한다. 섹스를 원한다. 부를 원한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를 원한다. 다만 이 모든 욕망에 지위 게임이 내포된 것도 사실이다. 세상을 지배하거나 세상을 구하거나 세상을 사거나 세상과 섹스하고 싶다면 어쨌든 지위를 공략해야 한다. 지위야말로 우리의 꿈을 열어줄 황금열쇠다. 당신의 잠재의식은 이것을 안다. 그래서 심리학자 브라이언 보이드 교수는 이렇게 쓴다. "우리는 자연히 지위를 열심히 좇는다. 누구나 무의식중에 동료에게 감명을 주어 자신의 지위를 높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또 누구나 무의식중에 남들을 지위로 평가한다."(p.19) 이 책은 모두 3부 29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집단적 존재로서의 인간〉, 2부 〈한계 없는 욕구〉, 3부 〈극단의 게임〉이다. 저자는 뇌과학의 관점에서 밝혀낸 매혹적인 스토리텔링 원칙을 이야기하는 『이야기의 탄생』, 신자유주의 시대 높은 자존감의 진실을 파헤치는 『셀피』 등 두 권의 책을 펴냈고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고 출판사 측은 설명한다.(독자로서는 처음 만나는 저자이지만) 저자는 이 책 『지위 게임』에서 그는 수렵채집 사회의 일원에서 글로벌 경제 체제의 노동자로서, 그리고 온라인 세계의 시민으로서 존재하는 오늘날까지 시대와 문화를 폭넓게 오간다. 독자들은 그의 폭넓은 지식과 연구의 깊이에 감탄을 거듭하며 빨리 읽히지 않는 책이지만 끝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책이다.

 


 

다른 듯 보이는 평범한 일상과 거대한 사건의 이면에 ‘지위 욕구’가 있다. 수렵채집 시대부터 인간은 안정된 삶의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지위를 확보하려 했고, 인간의 뇌에 새겨진 이 욕구는 현대에도 우리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우리는 지위를 추구하기를 타고났고 더 높은 지위를 좇으며 매일 매 순간 ‘지위 게임’을 한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저자의 의문은 가장 최근의 우리가 쉽게 빠져드는 행동에 주목한다. 우리는 왜 SNS에 집착하는가? 왜 SNS의 ‘좋아요’ 수를 확인하고 들뜨거나, 다른 사람의 피드를 보며 가라앉은 기분을 느끼는가? 엘리베이터에서는 왜 다른 사람의 옷차림을 ‘스캔’하는가? 옆 사람의 성공과 성취에 편안하게 박수 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갑질’하는 심리는 무엇인가? 왜 ‘우리’ 팀은 ‘저’ 팀보다 우월한가? 이런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는 왜 사이비 종교나 ‘백신 반대’ 같은 비합리적 믿음에 빠지는가? 우리는 왜 정의와 공정을 이야기하며 ‘덧글 전쟁’을 벌이는가? 왜 잔혹한 범죄자들은 공통적으로 유년기의 ‘수치심’의 경험을 이야기할까? 레닌과 스탈린의 러시아, 중국 문화혁명의 홍위병, 나치에 충성하고 히틀러에 환호하던 독일 국민들을 자극한 것은 무엇인가? 인류의 진보를, 첨단 기술과 과학 개발을 이끈 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이 저자의 연구를 촉발시켰고, 오랜 기간 조사하고 연구를 거듭한 결과를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저자는 지위를 ‘필수 영양소’라고 말한다. 지위는 우리의 행복과 안녕을 결정한다. 여러 연구에서 지위 외에 다른 조건이 같은 피실험자들을 분석한 결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아래 지위의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건강 상태가 좋았고 기대 수명도 더 길었다. 또한 지위를 잃은 느낌은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 만성적으로 지위를 박탈당하면 마음이 적대적으로 바뀌어 자기를 파괴할 수도 있다. "삶을 끝내서 극단적 고통을 일으킨 게임을 중단하기로 한 사람들은 최근에 금전적 손실을 경험했거나 실직했을 수 있다. 아니면 사회적 평판을 잃었을 수도 있다. 혹은 자기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이 남들이 속도를 올리며 한참 앞서 나갔을 수도 있다. “자살은 추락할 때만이 아니라 뒤처질 때도 발생한다.”(p.37) 저자는 자살의 원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이지만 지위 상실은 자살의 공통 원인으로 꼽힌다는 점을 파악하고, '지위가 갑자기 추락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2장 「히틀러의 지위 게임-정치가 시민을 굴복시키는 법」에서 지위 게임의 관점에서도 나치의 부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밝힌다. 히틀러를 향한 독일 국민의 열렬한 환호에는 ‘국가 차원의 총체적 모멸감’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은 막대한 배상금과 영토의 할양을 조건으로 하는 베르사유 조약에 굴욕적으로 합의해야 했다. 국민들은 ‘독일 재건’을 이야기하는 히틀러를 중심으로 결집했다. 또 오사마 빈 라덴은 9·11 테러 이후 첫 공식 성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미국이 겪는 상황은 우리가 그동안 겪은 상황의 복제판일 뿐이다. 우리 이슬람 국가는 80년 넘게 그런 모멸감과 불명예에 시달렸다.”

인종 혐오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결집시킬 방법은 미래의 지위를 약속하는 것이었다. … 히틀러는 독일인들이 “20세기 최악의 극악무도한 행위”의 희생양이 되었고 전쟁에서 패했다는 소식에 “눈앞의 모든 것이 암흑으로 변했다”라고 말하고는 울었다. 그러나 독일인이 모여서 하나의 민족이 될 때 이 모멸감의 시대가 종식될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가 이끄는 대로 더 높이 올라가서 영광스러운 천년 아리안족 왕국, 곧 제3 제국을 함께 건설하자고 제안했다.(p.279)

앞서 언급한 대로 마지막 장인 29장에서 저자는 「꿈을 꾸고 있다는 자각-지위 게임을 간파하는 일곱 가지 규칙」의 글에서 "우리가 사회적 존재로 살면서 마주하는 온갖 문제는 결국 현실과 환상의 연결이 끊어지면서 발생한다"며 지위 게임을 간파하기 위해 일곱 가지를 유념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모두를 여기에 실을 수는 없어 일곱 가지의 제목과 한 단락만 소개한다. ① 따뜻함과 진심과 능력을 실천하기 ② 작은 명성의 순간 만들기 ③ 게임의 위계 질서를 이용하기 ④ 도덕 영역 줄이기 ⑤ 균형 있는 사고방식 기르기 ⑥ 다르게 살기 ⑦ 우리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등이다.

우리의 도덕적 진실을 실체가 있는 현실로 보거나 절대적 진실로서 존중하려 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사고방식을 길러야 한다. 세상을 승자와 패자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협상하고 거래하는 집단으로 보자는 것이다. 도덕적 영웅과 악당이 등장하는 자기중심적인 환상 너머로, 이런저런 결정이 우리의 적에게 어떻게 상처를 입힐 수 있고 적도 우리만큼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공감해야 한다. 적의 게임을 이해하려고 진지하게 노력하면서, 그 게임의 타당성에 설득되지 않더라도 지위를 생성하는 그들만의 기준을 인식해야 한다.(p.402)

 


 

“우리는 본래 우위를 점하기를 좋아하도록 태어났다. 우리는 계속 우리의 게임이 정점에 머물도록 세상을 재편하려 하고, 그러는 내내 우리 행동에 오류가 없다는 자기중심적인 이야기를 스스로 들려준다. 많은 사람이 받아들이지 못할 교훈이 있다. 경쟁자와 그저 ‘평등’하기만 바란다고 주장하는 집단을 절대로 믿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집단은 무슨 말을 하든 무엇을 믿든 결코 평등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를 위한 공정’에 관해 환상적인 꿈을 만들지만 그 꿈은 거짓이다.”(p.225) - 「18장 이념이라는 영토, 신념의 전쟁」 중에서

 

저자 : 윌 스토(Will Storr)

 

영국 소설가, 저널리스트. [가디언], [옵저버], [선데이 타임스], [뉴요커], [뉴욕 타임스]에 글을 쓰고 있다. 남수단 공화국 내전에서 우간다 반군 단체,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에 대한 혐오 살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취재했다. 미국 내셔널프레스클럽(National Press Club)에서 우수상을, AFM 어워드에서 최우수 탐사 보도상을 수상했으며 남성 대상 성폭력에 대한 탐사 보도로 국제앰네스티와 ‘원 월드 미디어’(One World Media) 등에서 수상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이단자들: 과학의 적들과 함께한 모험(The Heretics: Adventures with the Enemies of Science)』『셀피』『이야기의 탄생』을 비롯해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이 책 『지위 게임』에서 저자는 모든 인간에게 지위 추구의 욕구가 내재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작게는 SNS 중독과 경쟁심부터 종교적 광신, 테러, 혁명, 전쟁까지 역사상 인간의 모순과 부조리를 ‘지위 욕구’라는 주제로 분석한다. 현재 런던에 거주하며 스토리텔링 강의를 하고 있다.

 

역자 : 문희경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문학은 물론 심리학과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폴리스』, 『팬텀』, 『블러드맨』, 『바퀴벌레』, 『박쥐』, 『가족의 죽음』, 『프로이트의 여동생』, 『심리치료실에서 만난 사랑의 환자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대화에 대하여』, 『신뢰 이동』, 『우아한 관찰주의자』, 『인생의 발견』, 『밀턴 에릭슨의 심리치유 수업』, 『타인의 영향력』, 『우리는 왜 빠져드는가?』, 『유혹하는 심리학』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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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스펙트럼 안전가옥 FIC-PICK 5
배예람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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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성이 창작하고, 여성 인물이 주인공인 것에 더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소설 속 인물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에도 주목한다. 주체적이고 입체적인 여성 인물과 그들이 연대하며 나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기존 여성 서사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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