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유
이광호 지음 / 별빛들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에 가치를 주는 유일한 것은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가까이 두는 일을 행복으로 생각합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일로 합니다. 은유를 즐겨합니다.

4권의 시집과 2권의 산문집 그리고 1권의 우화집을 썼습니다."

이 책의 저자 이광호가 자신의 캐리커처 밑에 자기소개를 했다.

서너 문장으로 이뤄졌지만 '사랑'과 '은유', '글쓰기'와 '7권의 책'으로 압축된다.

다른 소개는 필요없고 그냥 이광호를 이와 같이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의 이번 책은 사랑과 은유, 사유에 대한 책으로 읽혀진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고 흔히 사용하는 단어들에 대한 깊은 사색의 결과를 은유적으로 또는 직접적으로 썼다.

이광호는 모르지만 그가 이런 마음에서 이 책을 쓴 게 좋아 난 이 책을 읽기로 했다.



이 책은 수많은 단어들로 제목이 됐다. 하나의 단어 혹은 두세 개의 단어로...

은유를 좋아한다는 작가의 말이 아니더라도 응축된 제목에는 쉽게 글의 성격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제목만 따로 떼놓고 자세히 보면 사색의 성격이 드러나기도 한다.

작가가 밝힌 대로 사랑, 은유, 사유를 연결해 조용히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보면 뭔가 머릿속으로 잡힌다.

그것이 작가가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그것은 독자의 자유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리뷰에도 그가 제목으로 택한 단어들을 한 번 나열해 보기로 한다.

사랑의 정의 14/사랑의 부속물 16/애도 18/동력의 고향 20/열두 달의 이름 24/최고 삶의 장치 26/사이와 관계 28/동행 30/삶의 조형 32/

노력의 시작 34/의지의 조건 36/이해의 근거 38/시대의 놀이 40/한 해의 끝에서 42/함께를 위하여 44/최선의 종교 48/귀여움의 가치 50/

겸손한 섹시미 52/잘못에 대하여 54/자기파괴의 기원 56/주변의 아군들 58/예언가들 60/무늬와 얼룩 62/겸손의 효용 64 /지워내는 일 66/

버릇을 바라며 68/무료한 상상 70/나를 위한 일 72/기적의 요정들 74/하나용(하루 한번 나를 활용) 76/사랑의 비밀 80/아픔과 성장 82/

사랑의 언어 84/인생 기획 86/밤의 대화 88/여행의 이유 90/타인의 미래를 위하여 92/믿음의 기쁨 94/즐거움의 확장 96/사랑의 크기 100/

사랑해 102 (이상 ㅣ부)

생일 110/새 112/팔로워 114/자랑대회 116/요즘 사람들 120/컵 122/결혼식 124/2019년 8월 1일 126/부모님 130/정상 132/호텔 134/

개미와 베짱이 138/병원 142/꽃 144/생일2 146/우는남자 148/싸움과 화해 152/아버지에 대한 154/줄리와 로마 156/ 담배 160/벤츠 164/

합리화들 166/사과 168/2019년 8월 2일 170/4월 16일의 기도 174/모르는 여자 둘 176/철로의 꽃 180/사랑에 대해 182 (이상 2부)



나는 타인을 이해하고 싶고 세계를 이해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보다 간절히 나를 이해하고 싶었다.

나는 자주 후회했고 금방 실망했다. 즐거움 앞에선 쉽게 흐트러졌고 슬픔 뒤엔 곧잘 무너졌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때마다 반성한다며 너저분한 감정을 뒤적거리는 피곤한 일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알 수 없는 내 행동과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을 분석하고 정돈해야 했다.

‘나를 공부함으로 내일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다음엔 더 잘 해낼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어쩌면 나를 이해하는 것은 ‘나’라는 인간을 조금 더 알뜰하고 가치 있게 활용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의 흔적을 오랫동안 사색했다.

어떤 사건들은 인지할 틈도 없이 흡수되어 나의 사유(事由)가 되었고 어떤 사건들은 흔적도 없이 곧장 나를 빠져나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라지는 것을 추적하기보다는 남아있는 것을 기록하는 것이었다.

나의 아름다운 사유(思惟)이자, 아름다운 사유(私有)였다.




"인간은 어떤 현상이든 설명하지 못하는 걸 견딜 수 없어하는 동물이라 한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를 동원해도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은 너무나 많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만능적인 어떤 개념을 만들어 내서라도 설명을 하는 수밖에. 이를테면 '신'이나 '기적' 또는 '사랑'과 같은.

이처럼 작가는 '사랑의 정의'를 기적이나 신의 행위로 사유해냈다.

얼마 전 읽은 어떤 책에서 그 책의 저자는 "사랑은 하나의 점이다. 선이나 면처럼 이어져 존재하지 않고, 찰나 속에서만 존재한다. 우리가 타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순간, 그 말을 해주는 사람의 깊고 수줍은 눈빛을 바라보다 보면, 그 사이 눈 몇 번 깜박이다 보면, 사랑한다는 실체는 아득한 신화 속으로 연기처럼 사라져버린다. 살아은 다만 가장 강력한 자장을 내뿜는 찰나일 뿐이다."고 썼다.

이 두 책에서 각각의 저자는 다른 듯하면 비슷한 점을 독자들은 쉽게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순간의 기적처럼 지나는 '사랑'의 실체를 오랜 사색을 통해서 규명해보려 하지만 알 수 없는 기적처럼 이루어지고 사라진다는 의미로 읽힌다.



에세이의 특징은 저자의 생각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소설과 다르게 저자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에세이의 특성상 저자의 성격을 조금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쉽게 표현하면 글쓰기의 마음, 일상 생활, 작품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성향도 엿볼 수 있다.

<아름다운 사유>를 쓴 이광호 저자는 아직 젊어서인지 몰라도(최소한 그렇게 보인다) 글이 발랄하고 명쾌한 힘을 가졌다.

그의 성격이 책 속에 묻어 있어서일까.

수 많은 이야기 들을 저자는 풀어내고 있지만, 각 글이 의미하는 바가 깊은 사유의 결과라고 믿기에 저자의 글이 더욱 와닿는다.

열두 달의 이름은 누구나 생각했지만 막상 실천하지는 못했던 일을 한 것처럼 마음에 와닿았다.

'혼자 열두달에 이름을 붙였다. 마치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이름인 것처럼.' 이라고 말을 하지만 각 달에 붙여진 이름이 그 달에 꼭 맞아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쳤다.



사진은 예쁘게 찍혀서 좋고, 예쁘게 찍어서 좋다고 했는데, 나는 사진을 찍히는 것이 싫었는지 계속 <예쁘게 찍혀서 좋다고>만 읽혔다.

아~ 사진은 찍히는 것만 아닌 찍는 것의 미학도 있는데, 찍히는 게 싫은 나머지 찍는 것까지 잊고 산 건 아닌지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주위의 인물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아는 것, 그 무게를 알기까지 겪은 시간은 결코 그냥 흘러가는 시간이 아닌 내 생애의 한 조각 보물 같은 시간이다.

아는 사람을 만날 때 만나서 꼭 밥 한번 먹자는 말처럼,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말도 그냥 입에 붙어 나오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진정의 여행을 떠난다면 그것만큼 귀중한 시간이 오지 않을까 싶다.



책을 받고 나서야 안 사실이지만 저자는 독립출판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어느 아이의 독립출판을 하고 싶다는 말을 들은 저자는 그 속에서도 자신의 입지뿐 아니라 그 학생 주위의 일들도 같이 걱정한다.

아이를 걱정하는 저자의 마음이 독립출판을 사랑하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가려는 저자의 마음을 담고 있어

독립출판에 대하여 생각하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저자의 유쾌함은 '컵'이란는 글에서 나타난다.

컵과 커피의 대화 내용이 꼭 서로 아웅다웅하는 아이들의 대화 같기도 하고, 컵의 외침이 세상을 향해 외치는 저자의 목소리 같기도 해서 더욱 그런 것일까.

중간중간 가족과 동료들의 일상과 삶으로 자신을 설명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 주위를 살아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이며, 독립출판을 걱정하는 사회인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글의 울림은 더욱 크다.

벌써 7권의 책을 낸 시인이자, 작가인 저자의 앞으로 나올 책들도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이상 가난한 부자로 살지 않겠다 - 하루 한 시간, 당신을 진짜 부자로 만들어 주는 라테 효과 3가지
데이비드 바크.존 데이비드 만 지음, 엄성수 옮김 / 위너스북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부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남들 다 하는 주식도 하지 않았고 주(住)테크나 부동산에 손댄 적도 없다.

학교 다니는 동안 가정에서도 '돈보다는 건강'이 우선이었기 때문이었다.

사회 추세가 이공계를 택해야 된다고 할 때도 고집부려 인문계 대학으로 간 것도 같은 이유였다.

그러나 직장이나 사회가 자본주의 체제여서 그런가 돈의 필요성은 크게 다가왔다.

결혼해서 아이가 생긴 후 교육 문제가 닥칠 때는 왜 돈을 좀 벌어놓지 못했나 하는 후회도 있었다.

그러나 필요한 만큼 가지지 못해서이지 이때도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이젠 은퇴를 걱정해야 할 때가 되니 비로소 돈을 충분히 가지지 않으면 노후생활이 평온하지 않을 거란 걱정이 된다.

그래서 겨우 선택한 것이 '재테크' '펀드투자' '주식' 등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좀 더 젊을 때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는 '부자가 되는 길'이 일상적이면서도 독창적이어서 설득력을 가진다. 그리고 희망이 생긴다.



당신에게 하나만 묻고 싶다. 부자가 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혹시 엄청난 연봉 인상으로 억대연봉자가 된다거나, 복권에 1등으로 당첨이 된다거나, 숨겨져 있던 거대한 유산을 받게 된다든가 하는 얼토당토않은 생각들뿐이라면, 당신은 필히 이 책을 읽어야 한다.

KB경영연구소의 한국의 부자 자산 축척 방법에 대한 통계에 따르면 부모의 증여/상속이 26.3%인 반면, 사업체 운영과 금융 직간접 투자, 부동산 투자 등 다양한 재테크 수단으로 부를 축적하는 비율은 73.8%나 된다.

다른 통계에서는 부자가 된 전 세계 사람들 중 86%가 상속받은 재산이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통계의 허점이 될 만한 지점을 곱씹으며, ‘그래도 난 부자가 될 수 없을 거야’라고 은연중에 믿고 있는 것은 아닐지 판단해 보자.



여전히 부의 신화가 만연해 있고, 사람들은 이런 잘못된 믿음들로 인해 ‘진짜’ 부자가 될 기회를 놓치고 있다.

저자 데이비드 바크는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기회들을 가상 인물 조이의 목소리를 빌려 와 낱낱이 파헤친다.

조이의 실수가 곧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있는 실수인 것이다.

나쁘지 않은 직장에서 나름 커리어도 잘 쌓고 있는데 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것처럼 느껴질까?

왜 영영 부자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만 드는 걸까?



이렇듯 당신의 삶이 갑갑하게 느껴진다면, 혹시 자신이 ‘가난한 부자’는 아닐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고, 꽤 풍족해 보이지만 실상은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는 사람, 다음 달 신용카드 대금부터 집세, 식비 등등 생활비를 걱정하는 사람, 혹은 진짜 가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사람 모두 ‘가난한 부자’일 수 있다.



『자동으로 부자되기』를 제외하고도 10권의 책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저자의 말에 따르면, 가난한 부자에게는 ‘이것들’이 없다고 말한다.

아니, 이미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의 존재를 모른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후, 당신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스스로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1부 : 가난한 부자로 살고 있는 당신에게」는 자신의 삶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빗댄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부자일 수 있다고 말한다.

생활비에 허덕이는 사람에게 부자라고 말하는 것이 쉽게 믿기지 않지만, 유독 돈 문제에 약한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점이 바로 이 점이기도 하다.



「2부 : 더 이상 가난한 부자는 없다」는 실제로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그 생각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 다룬다.

보통 부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 사람들은 가계부 어플을 기웃거리거나 더 많은 수입을 창출할 기회를 엿본다.

그러나 저자는 먼저 ‘당신 자신을 위해 쓰라’라고 조언한다. 이는 자동으로 돈을 버는 문제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하루 한 시간, 당신의 시급을 매일 당신의 인생에 ‘자동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돈을 어디 어디에 써야겠다고 예산을 짜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부자되기에 실패하고 만다. 인생은 짜 놓은 예산처럼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실패하기 전, 미리 그 돈이 빠져나가도록 조치를 취하자는 것이다.

뻔한 이야기 같겠지만, 실제로는 신용카드 대금이 먼저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3부 : 사소한 결심으로 풍요로워지는 방법」은 돈에 대한 잘못된 믿음 3가지와 더불어 현대 여성들의 경제적 능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한다.

또한 소유권을 확보하는 것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이 원리를 안다면 앞으로 당신은 당신의 삶 전체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4부 : 진짜 부자로 살기」는 금액으로 습관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준다.

나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빚을 청산하는 방법부터 예상치 못한 배상금을 얻는 방법까지, 금전적인 문제뿐 아니라 행복한 삶으로 갈 수 있는 방향까지 제시한다.



인생에서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돈이 없는 사람들뿐이다.

진짜 부자들은 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돈으로’ 행복해지려 하지 않고 ‘돈에 기반하여’ 자신에게 투자한다. 그리고 마침내 행복까지 거머쥔다.

부자가 될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대부분의 부자들이 이 점에 대해 끊임없이 말하지만, 사람들은 ‘진짜’ 부자는 결국 타고나는 것이라고 뿌리 깊게 믿고 있다.

일확천금의 운이 있어야 한다거나 부유한 부모를 타고나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고꾸라지지 않고 평생 부를 유지하는 ‘진짜’ 부자는 부유한 부모가 아닌, 부의 습관을 가졌다. 이것이 곧 부자 되는 길의 핵심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많이 벌어봐야 그저 더 많이 쓸 뿐이다.

시간이 지나 점차 돈을 조금씩 더 벌게 된다고 해도, 당신의 지출 또한 동시에 늘 뿐이다.

3년 전의 당신과 비교해 보자. 과연 지금의 당신은 부자에 가까워졌는가?

데이비드 바크가 제시하는 3가지 조언은 무척 간단하지만 무한한 파급력을 가진다.

아주 사소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경제적 자유라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책 속의 조언자, 헨리의 말처럼 ‘진짜’ 부자는 당신 스스로 이뤄나가는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 - 오직 ‘나’다운 답들이 쌓여 있는 곳, 그 유일한 공간을 찾아서
앤디 퍼디컴 지음, 안진환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4세 이시형 박사 건강 비결은 '내 몸에 감사' 아침 명상]이라는 제하의 신문 기사에 눈이 갔다.

지난 2018년 9월 모 일간지에 실린 이시형 박사 인터뷰 기사다.

건강의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이시형 박사는 "대체로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며 "기계적으로 시간을 맞추는 규칙은 아니고 대충 규칙적"이라고 답했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칭과 명상을 꼽았다고 기사 첫머리에 쓰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30분 정도 스트레칭과 명상을 하는 게 건강 비결이라는 것이다.

규칙적인 생활과 식사, 적당한 운동이 건강의 3대 요소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여기에 명상이 들어가 눈길을 끌었고 그때부터 명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명상이 중요한 것으로 내 인식에 자리잡았다.

다만 게으름 탓인지 미루고 미루다가 최근에야 아침 명상을 습관처럼 하고 있다. 약 5분에서 10분 정도.

될 수 있는 대로 좋은 생각만 한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던 게 이제는 두어 달 됐다.

아직 얼마 되지 않아 건강이나 삶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느끼지는 못하지만.



이 책 소개글에도 "마지막으로 10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던 때가 언제인지 기억하는가?"로 시작한다.

명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명상을 하고 있는 사람은 쉽게 기억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잘 기억해내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은 영미권 명상분야 최고권위자로 인정받는 파란 눈의 스님 앤디 퍼디컴의 저서다.

그는 인생의 모든 해답이 나 자신의 내면에 있다는 걸아는 이들, 즉 명상법을 배우려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10개 나라에서 출간된 이 책이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 계기에는 빌 게이츠와 엠마 왓슨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의 답, 오직 나만의 길을 직시하고 싶어 했고 명상이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알고 있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탁월한데, 저자 자신이 승려가 되고 명상을 수련하며 겪은 시행착오로 터득한 가장 쉽고 정확하게 명상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



특히 빌 게이츠는 ‘내가 읽은 최고의 책 중 한 권’이라고 소개하며 누구든 내면의 나에게 더 집중할 것을 권했고,

《가디언(THE GUARDIAN)》은 복잡하지 않은 삶, 명료하게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이 읽어야 할 책, 《타임스(THE TIMES)》는 최고의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거인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소개하며 대중의 관심을 자극했다.

이 책은 10가지 명상법을 소개하는데 저자 특유의 재치와 웃음을 일으키는 스토리 전개로 자칫 따분할 수 있는 주제의 단점을 극복했다.

현재는 스님이 아닌, 일반인으로 명상앱을 개발해 활발한 구루(GURU)로 활동 중인 저자는 책을 통해 독자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10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던 때를 기억하는가?’라고.



그 질문의 이면에는 우리 대부분이 하루 중 단 10분도 생각을 멈춘 적 없는 일종의 생각 중독 상태임을 자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다.

무의식이라고 생각한 순간조차 생각을 멈춘 적 없는, 하지만 그런 상태에서는 결코 오직 ‘나만의 답’을 찾을 수 없는 가장 단순한 진리를 지적한 것이다.

소란스런 시간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진지하게 인생의 결정을 내리는 데 명상이 도움이 된다.

평소 명상의 필요성을 인지한 이들이라면 이 책에서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앤디 퍼디컴은 명상에 회의적이었던 나를 바꿔 놓았다. 만약 당신이 명상에 도전하고 싶다면, 이보다 더 쉽게 시작하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만약 나처럼 명상에 대해 믿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앤디의 책을 꼭 추천한다.” -빌 게이츠



“자정이 훨씬 지나 있었다. 담장에 올라앉은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칠흑 같은 어둠과 키 큰 소나무들 덕분에 들킬 염려는 없었지만 누군가가 나를 뒤쫓아 오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뒤 돌아보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없었다. 나는 어쩌다가 이런 상황에 오게 되었을까?”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저자의 글에서 그가 얼마나 유쾌한 사람인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정말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다.

다만, 우연한 기회에 명상을 한 번 접해보고는 대학생 시절 무작정 명상을 배우러 티벳으로 떠난 별종이었을 뿐이다.

저자는 서두에 자신이 명상을 배우러 들어간 절에서 도망치는 순간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 이유가 ‘명상은 정말 어렵다!’는 가정을 이해시키기 위해서였음을 책을 통해 이해하게 된다.


사실 명상을 하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삶을 지금보다 진지하게 고민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어떤 의도에서 시작했든 명상은 정말 어렵다. 명상이 어려운 이유는 몸은 쉬어도 정신은 쉬는 법을 배운 적 없기 때문이다.

버스에 앉아 창밖을 보면서도 눈으로는 무언가를 응시해도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일어나지도 않은 어떤 일이나 상상, 몇 분 혹은 몇 시간 후에 필요한 것들을 생각한다.

하다못해 ‘주말에 비가 올까?’ ‘날이 좀 풀릴까?’ ‘저 건물은 언제 준공이 되려나?’ 같은 생각들까지 말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의 홍수에 빠져 있는 생활이 익숙해지면 정말 중요한 가치, 즉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내가 내린 결정들의 옳고 그름’ ‘나다운 삶이 뭔지’ 등을 결코 알아채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된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것과 나의 인생 가치들은 눈이나 머리가 아니라 가슴 저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직 내가 그걸 알아주기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마음의 평온을 찾는 법이나 밤에 숙면을 취하는 법, 인간관계를 개선하는 법,

덜 걱정하고 덜 슬퍼하며 덜 분노하는 법을 배우려는 의지, 욕망을 자제하고 중독에서 벗어나고 무엇보다 이런저런 일이나 상황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이 틀림없이 있을 거라는 느낌을 다스리는 법이 명상이라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진지하게 명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성공의 길이었던 방법이 나 자신에게는 맞지 않고, 내가 처한 상황에서 내려야 하는 결정이 때론 나에게 유익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내려진 결정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즐겁거나 행복한 느낌은 쉽게 들지 않는다.

열심히 매진하고 있는 목표와 바람이 때론 깊은 나 자신의 내면의 욕구와 일치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여타의 자기계발서가 이구동성으로 ‘나 자신다운 것’ ‘오직 나다움’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명상 분야에서는 그 길의 시작을 ‘호흡’으로 정의한다. 명상이라는 게 가만히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명상은 호흡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사는 동안 누구도 의식하지 않는 게 호흡이지만 실제 생각을 멈추는 데 호흡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상 기법 중에는 신체의 특정 부위 집중하기, 걷기, 먹기 등 다양한 행위와 호환되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로 호흡을 다룬다.

어느 날, 우주의 모든 신이 모여 어떻게 하면 인간들이 더 이상 지혜로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를 논의했다.

몇날 며칠을 고민해도 뾰족한 해법은 없는 듯 보였다. 바로 그때 누군가 이렇게 외쳤다.

“세상의 진리를 인간의 마음속에 숨깁시다! 설마 지들이 거기까지야 살펴보겠소!”

그때서야 신들은 모두가 안심하며 자신들의 거처로 돌아갔다.

우리 내면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우화다.

호흡은 숨을 쉬고 들이 마시며 가슴 저 밑바닥에 들어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기술이다. 올바른 호흡으로 우리 내면을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다.



마음챙김은 거의 모든 명상 기법의 핵심 요소로서 눈을 감고 정좌하는 명상의 형식적인 측면을 크게 넘어선다.

마음챙김이란 주의를 집중해 오직 현재에,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을 쉬게 하며 알아차림의 자연스런 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경우 선입견도 없고 판단도 하지 않는 마음 상태가 된다. < p.31 >

나는 그 한 차례의 짧은 시간 동안 명상이 마음챙김의 맥락에서 생각을 멈추는 것도, 마음을 통제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

명상은 마음을 통제하려고 애쓰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수동적으로 주의 집중하는 법을 익히면서 그와 동시에 마음을 자연스러운 알아차림 상태에 두는 과정이었다. < p.69 >



강렬한 감정이 치솟거나 몸이 편치 않을 때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평온한 자세를 취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행복하고 기쁠 때는 그러한 감정에 가능한 한 오래 머물고자 했다. 하지만 불쾌한 감정이 솟아날 때는 그것에 저항할 수밖에 없었다.

저항은 아무런 소용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스스로 어쩔 수가 없었다. < p.83 >

이전까지 나는 유쾌한 느낌은 더욱 자세히 이해하고 싶었고 불쾌한 느낌은 언제나 두려워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게 바뀌었다.

전에는 결코 보지 못했던 내 마음의 일부를 드디어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물론 그것을 보지 못했던 이유는 언제나 그것으로부터 서둘러 달아나려고만 했기 때문이었다. < p.88 >

명상을 처음 시작할 때 나는 낙관적이고 저돌적인 방식을 취했다.

과정 자체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명상의 궁극적인 열매만 맛보기를 원했다. 깨달음이라는 결실 말이다.

나의 방식은 깨달음이 아니면 파멸을 달라는 것과 같았다.

명상하는 동안 나는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며 삶이 제공하는 모든 것을 즐기지 못한 채 언제나 미래의 목표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정한 경험을 추구하거나 진전 또는 결실의 특정한 신호로 보상 받기를 바라는 것은 명상에 임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다.

마음의 평정이나 통찰력은 그것을 찾기 위해 지나친 노력을 기울이면 언제나 환상이 되고 만다. < p.115 >



10분 명상을 하려면 우선 마음이 초점을 맞춰야 할 어떤 것, 즉 집중해야 할 대상이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그것을 명상의 대상 또는 명상의 토대라 부르는데 외적인 것과 내적인 것으로 나뉜다.

외적 대상에 치중하는 명상에는 특정한 사물 응시하기, 특정한 소리에 귀 기울이기, 특정한 단어나 구절 반복 암송하기 등의 기법이 있다. < p.133 >

“마음이 흐트러진다면 명상이 아니다.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아야 비로소 명상이 된다.

좋은 명상이나 나쁜 명상 같은 것은 없다. 마음이 흐트러지느냐 흐트러지지 않느냐, 마음을 알아차리느냐 자각하지 않느냐만 있을 뿐이다.” < p.148 >

마음챙김은 ‘정신을 집중해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들거나 감정에 휩쓸리는 것과 상반되는 마음 상태다.

앉기, 걷기, 서기, 눕기, 이 네 가지 자세로 명상하는 법을 모두 배우면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하든 언제나 마음 챙기는 법을 배울 수 있다. < p.184 >



마음챙김을 적용하면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똑같은 마음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육체적인 활동에 치중하는지, 정신적인 활동에 치중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집에서 의자에 앉아 있든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든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은 똑같은 것이다.

직업의 유형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예외 없이 하루 24시간을 살아간다.

따라서 알아차림을 훈련할 시간은 누구에게든 똑같이 주어진다.

신체 감각을 알아차리든, 감정이나 생각을 알아차리든, 그 생각의 내용을 알아차리든, 그 모두가 알아차림이다.

알아차릴 시간은 언제나 있다는 뜻이다. < p.196 >



명상으로 운동하기

몸의 건강을 챙기위해서는 운동이 필수라는 것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고민에 빠졌을 때, 선택의 기로에 멈추어 서 있을 때 등 .. 명상을 통해서 우리는 정신을 운동 시켜야 한다.

마음챙김으로 걷기

종교적인 색채로 바라보지 말고, 내가 나를 아는 것 내가 나에 대해서 아는 것 그것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 명상이다.

디지털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의 정신을 깨끗하게 씻어 주기 위해서는 나를 바라보는 마음 챙김의 자세가 필요하다.

내 안의 화를 해소 시키고 고민을 날려버리고 앞의 길을 내다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내 마음을 챙길 수 있는 명상을 해야 한다.



마음을 안다는 것

부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일상에서 에너지가 넘쳐 흐르게하기 위해서 나를 바라 볼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 를 통해서 내 삶의 활기를 찾고 내 마음을 챙김의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진정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나를 만나자

인공지능이 발전한다고 해도 인공지능은 인간의 마음 그리고 명상이라는 영역을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두 눈을 감고 고요함의 바다 속에서 떠오르는 내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명상의 나침판을 가지는 것은 나를 효과적으로 바꿀 수가 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섬돌에 쉬었다 가는 햇볕 한 자락
장오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詩)를 읽는 독자들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독자들이 시를 읽는 이유는 각각 다르겠지만 마음의 평온을 위해 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응축된 언어로 형상화된 시어들의 아름다움은 물론 시의 내용이 인간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감정에 울림을 주기 때문이다.

또 시인의 시 세계에 들어 있는 이른바 시심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독자들에게는 관심을 모으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특히 공감하는 시인들의 시에 천착하고, 시인의 눈을 빌어 내 마음을 투영시킬 수 있어 시가 좋다.



<섬돌에 쉬었다 가는 햇볕 한 자락>은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시집 속 시 제목이기도 하다.

제목에서와 같이 어렸을 때 추억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 시집 속 대부분의 시가 우리 일상과 비슷하게 닮은 것이 많아 유독 관심이 간다.

시인의 추억을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이유다.

삶은 고달픈 것이지만 지나고보면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으로 가슴속에 남아 있다.

시인은 그런 눈을 가졌다. 그것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시인은 '작가의 말'을 통해


한 편의 글을 세상에 내놓는 마음은

언제나 부끄러움이다.

말들이 다 빠져나간 허허로움을

다시 채우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또 다른 말들이 필요할까.


라고 읊조린다. 겸손함과 시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고 있다.



시인은 낙담과 절망이 횡행하는 이 시대에도 언어적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존재이다.

<섬돌에 쉬었다 가는 햇볕 한 자락>은 자연과 사람, 도시, 동물, 그리고 시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들을 느낄 수 있는 시집이다.

‘돌아볼 무엇이 그리도 남아 떠나지 못하’는 많은 이들에게, 62편의 시들은 ‘섬돌 위 햇볕 한 자락’처럼 잠깐의 쉼이자 위로가 돼 준다.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자기 허리 휘는 줄도 모르고

그 많은 새끼들 다 끌어안고 사는

늙은 애비

먼저 철든 나라도

입 하나 덜어줘야지

모두 잠든 새벽

홍시 하나

떨어진다


- 「홍시」 중에서



서울 구로공단이 언젠가부터 지식산업센터로 변화하고 그 안에 있던 공장 근로자들은 떠나고 대신 IT 연구원이나 직원으로 채워졌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의 성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공장 근로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외로움이 더해졌을 시기이다.

시인은 그들의 마음도 어루만져 주고 있다.

혼자 피었다 시드는 장미처럼 그들의 화려했던 시절을 떠올려 주며 그들의 외로움을 이해해 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사람이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준다.

항상 곁에 있고, 항상 쓰고 있지만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거의 없는 「수건」은 시인의 마음에서는 고이 간직하고 싶은 물건이다.

그래서 시인의 시들은 더욱 친근하고 마음 한켠에 고이 모아두고 싶어진다.



초코파이로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이 아내를 대하는 태도를 볼 수 있다.

얼마나 사랑하며 아끼는지 몇 자 안 되는 시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름살은 힘듦과 고달픔을 나타낸다.

하지만 그 안에서 사랑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사랑하는 만큼 늘어나는 주름살, 그래서 더욱 아내의 주름살이 사랑스러워 보였나보다.



아이들과의 소원해진 관계도 시로 풀어준다. 그 시 안에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방문은 늘 그곳에 같은 모습으로 있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이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지며, 그로 인해 아이들의 방문을 여는 것조차 힘들다.

방문은 그렇게 점점 두꺼워지고 조용해지는가 보다.

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감동이 시집을 덮고 나면 더욱 따뜻하게 남아 있다.

이 시집의 장점이자 특징이다. 쉬운 말을 쉽게 쓰는 것이 시인의 재주 아닌가.

시의 제목처럼 따스한 햇볕 한자락 쐬고 있는 나의 모습이 그려져 더욱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시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 - 일, 관계, 삶의 과부하 속 내 마음 회복수업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하루 하루를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데도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거나 무기력한 상태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왜 그럴까. 곰곰 생각해봐도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가 종종 있다.

스스로 생각해 원인을 찾으면 원인 제거나 문제 해결을 통해 다시 의욕과 에너지를 되찾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 이 같은 증상은 왜 생길까. 대개는 내부적 요인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대부분 내부적 요인이 나를 무기력하게 했다.

삶의 목적이 불분명해지거나 반복되는 일상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면 적신호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삶의 목표를 다시 세우거나, 좋아하는 일(취미 등)에 집중하면서 해결해왔다.

적신호를 감지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일부 사람들은 심리상담가를 찾아가 조언을 듣는다.

심하면 정신과 의사의 충고를 받아들여야 할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마음에 부담이 되는 요소를 해소함으로써 평온을 되찾으면 일정 기간은 예전처럼 다시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왜 이렇게 다 버겁지?’

이 책의 저자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Laura van Dernoot Lipsky)는 상시적인 긴장과 불안을 넘어 무기력에 빠져드는 우리를 ‘과부하’에 걸린 상태로 진단하고, 구체적인 마음 처방을 내린다. 이 책을 쓰는 목적이기도 하다.

정신적 외상치유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30년간 전쟁, 병원, 교도소, 학교, 기업, 학대피해자그룹 등 곳곳의 현장에서 상처받은 개인과 조직의 심리자문을 해온 저자는, 우리 삶의 생각지도 못한 측면에서 각종 과부하가 스며들고 있음을 밝힌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어느 순간 방전돼버리는 문제를 자기 자신에게서 찾곤 한다.

무리했다고, 내가 약한 거라고, 잠시 스트레스가 심해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는 무기력을 개인의 잘못 아닌 시대의 문제로 진단하며 너무 많은 일과 관계,

원치 않는 정보의 노출부터 유전적, 역사적, 세계 기후의 과부하 요인까지 짚어간다.

회복의 최우선은 이렇게 내가 지친 ‘진짜’ 이유를 바라보고 원인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이미 힘든 일상에 부담을 더하지 않고도 시선의 초점을 돌리는 것만으로 변화의 시작이 가능함을 알려준다.

나의 마음을 움직이고 큰 울림을 주는 부분이다.



“눕고만 싶고 내일도 두렵습니다.”

“동정은 해도 이해해주진 않는 것 같아요. 결국 혼자라는 느낌.”

살아갈 에너지를 잃은 기분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이러한 과부하가 지속되면 풍선이 터지듯 포화상태에 이르고 타인과 나 자신에게 분노나 좌절 등으로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이 책은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당신을 위한 선택지가 있다고 밝힌다.

그 행동은 작을수록 좋다. 가방을 미리 챙겨두기, 매일 아침 우선 물병 채우기, 10분간 아무것도 안 하기 등 마음이 허락하는 일이라면 뭐든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다.

《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는 미치게 바쁜 일상의 부작용부터 인간관계의 상처까지 공감 가득한 사례와 조언,

뼈 있는 웃음을 주는 카툰이 곁들여진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지쳤던 당신의 마음에 다시 살이 붙고 숨이 돌기를, 나 자신이 회복되는 느낌을 충분히 누리기를 바란다.



“요샌 뭘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의욕이 없어.”

기진맥진한 상태, 진이 빠진 상태, 기운이 없는 상태는 내가 일하는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는 공통분모다. 단순히 피곤한 정도가 아니다.

사실상 ‘아무것도 못하겠다’ 싶은 감각이다. < p.190 >

인생에는 타인과 연결되는 시기와 소외되는 시기가 교차한다.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경험이 후회로 물들거나 항상 자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에 시달릴 때 과부하에 걸리기 쉽다. < p.68 >



적을수록 좋다고 여기는 태도가 효과적일 때가 있다. 자기를 피폐하게 만드는 일을 ‘줄이고’, 지탱해주는 일을 ‘많이’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 나중에는 노력을 적게 해도 된다. < p.102 >

‘결정 피로’라는 것이 있다.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이거나 선택지에 장단점이 모두 뚜렷한 경우에는, 한마디로 좋은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판사라면 하루 중에 어느 시간대에 판결을 내리는지에 따라 판결 내용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혹은 자동차 구매자들이 협상하다가 결국 기본 옵션을 선택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물며 결정 능력이 이미 소진된 상태에서 중요한 결정을 마주한다면 어떻게 될까? < p.194 >



우리가 느끼는 과부하는 안 그래도 버거운 일상에 고단한 미션을 추가하지 않고서도, 단지 초점과 관심을 미세하게 조정하기만 해도 ‘상당 부분’ 해결된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천재성을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절박한 상황에서 길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 p.99 >

자기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선택 가운데 하나는 언제 멈출지 선택하는 것이다. < p.228 >



Laura van Dernoot Lipsky

정신적 외상치유 분야의 전 세계적 권위자로, 30년 이상 세계 각지의 개인과 단체가 그의 심리 자문을 받았다.

외상관리협회(The Trauma Stewardship Institute) 설립 이사이자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무기력 등 마음에 피해를 일으키는 과부하(Overwhelm) 문제를 연구하였으며, 동시에 사회정의 운동에 참가했고 제도적 억압과 해방 이론에 관한 주제로 강연했다.

사람과 환경으로부터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살아갈 힘을 건네는 TED 강연은 여성 교정시설 안에서 최초로 상영된 강연 가운데 하나다.

그 외 저서로 정신의학 분야 베스트셀러 《외상 관리(Trauma Stewardship)》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