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
은애숙 지음 / 상상마당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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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에는 나의 체험과 환상이 녹아 있다. (중략) 오래전 <약혼자들>을 쓴 작가 알레산드로 만초니처럼 생생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우리가 망각한 지나간 역사와 오래 전 대지와 성벽 속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목소리와 갈망을 작품으로 살려내고 싶다."

"여성 작가로서 역사가 지나친 기록들, 곧 역사의 흐름에서 소외된 채 자녀 양육과 가사 노동을 전담해 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 소설집 '작가의 말'을 통해 밝힌 은애숙 작가의 집필 취지다.

여성 중심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처럼 이 책에 수록된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성 화자들은 묘한 통쾌감을 준다.

<떼소로 미오>에서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 어머니의 무례함을 겪고 결별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든지, <기다림>에서 아내가 사라진 후 후회하고 기다리는 가부장적인 남편의 모습이라든지, <아득한 꿈>에 나오는 여학생이 교수를 유혹한 뒤 뒷담화로 개털이라고 말하는 등의 모습에서 왠지 희열감이 느껴진다.





2편의 중편과 5편의 단편소설 끝에 안휘 소설가이자 평론가의 작품해설은 독자들이 읽고 느낀 점을 문학적 관점에서 정리해 독자의 소설 감상의 질을 높여준다.

"『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에는 은애숙 작가의 체험과 환상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저자가 추구하는 문학은 내재된 슬픔과 이 슬픔을 응시하는 체험, 달랠 수 없고 위로되지 않는 슬픔의 체험,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의 체험이 여과되고 정돈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 은애숙 작가만의 문학적 상상력, 작품을 끌어나가는 힘, 작가적 관조 등이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아르헨티나 출신의 시인이자 소설가·수필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로부터 문학적 깨우침을 얻은 탓에 은애숙의 작풍은 지성의 심연을 유영하는 ‘환상적 사실주의’ 형식을 많이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 흐름은 지난 첫 번째 소설집 『마리아 환상 사용법』에 이어 두 번째 소설집에도 꾸준히 이어집니다."





"그러나 은애숙의 소설들은 리얼리즘의 영역도 허투루 흘려넘기지 않고 섭렵하고 있습니다. 작가 알레산드로 만초니처럼 생생한 이야기를, 우리가 망각한 지나간 역사와 오래전 대지와 성벽 속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목소리와 갈망을 작품으로 살려내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은 그대로 작품 안에 투영되어 하나하나의 중편, 단편들이 각자의 빛을 지닌 채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하나의 이야깃거리, 혹은 주제가 어느 작가만의 독특한 문학적 상상력과 합쳐질 때 이토록 찬란하고 생생한 이야기들로 탄생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을 통해 은애숙 작가가 지닌 작가로서의 힘, 경험과 사색, 지적 탐험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은애숙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 작품마다 색다른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왕성한 창작열에 지적 탐험 욕망을 함께 지닌 작가가 실험정신이라는 필수 덕목까지 장착했으니 미더운 소설가로서 날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듯하다.

『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에 나오는 소설들을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메세지는 저자가 서두에 밝혔듯 늘 남성들의 주변적인 존재에 불과한 여성들, 그들이 중심이 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즉 페미니즘의 성격을 띄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꿈을 소재로 많이 사용했고(3편) 종교와 관련된 인물(3편)과, 이탈리아의 배경(2편)도 하나 이상의 소설에서 쓰인다.





<기다림>에서는 판수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아내에게 욕설은 기본이고 폭력을 쉽게 행하는 인물이다. 그의 아내는 인내심이 강하고 가족을 위해 모진 희생을 다하는 전형적인 가부장시대의 아내다.

사람은 잘해주는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더 잘해줘야 할텐데 어찌된 것인지 잘해주는 사람에게 더 모질게하는 성향이 있다.

판수의 성질과 폭력에 못이겨 결국 아내는 집을 나간다. 가부장적이고 남을 잘 의심해서 주변사람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판수는 아내가 없어지자 당장 밥도 제대로 차려먹지 못한다. 주변 이웃도 마음을 트고 지는 이들이 없어 외롭기까지하다.

그러다 술에 취해 객사할 뻔한 일이 생기는데 지나가던 천주교 신부에 의해 목숨을 구하고 그 인연으로 종교에 귀의한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내가 돌아온다면 정말 잘해주리라 다짐하지만 자식들도 아내가 어딨는지 모르고 아내의 행방은 묘연하다.

어느날 쓰러지는데 암판정을 받는다. 다행히 종교의 힘으로 마음은 평화롭지만 그토록 기다리던 아내는 마지막까지 돌아오지 않고 소설은 끝난다. 아내한테 있을 때 잘하라는 이야기다.

남성의 권위와 돈의 힘 앞에서 무참히 짓밟히는 여성의 모습을 통해 늘 희생하고 참아야만 했던 여성의 삶을 작가는 조명하고 있다.





<낙원의 새마음운동>도 판타지 소설이다. 루저같이 살고 있는 주인공 이도궁에게 어느날 꿈에 신이 나타나서 일주일에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린다면 정치를 할 수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약속을 한 이도궁은 정말로 하나씩 물건을 버리게 되고 무소유을 실천하게 된다.

그런 행위를 통해 얼마나 불필요 한 것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으며 절제를 배우게 된다. 절제로 탐욕이 힘을 잃게 되자 묘한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낙원은 군 이름이다.

이도궁은 낙원군의 군수 후보로 출마하게 되는데 아무것도 없는 그에게 마법같이 후원금이며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리고는 결국 군수가 된다. 그가 필요없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이 여러 사람들에게 미담으로 알려지고 사람들도 그에 감동받고 동조하여 필요없는 물건들을 나누는 운동에 동참한다. 이렇게 나온 물건들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팔아 수익을 얻고 다시 그 돈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이런 긍정적 시너지가 선순환을 이루며 사람들의 마음도 따뜻해지고 어려운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낙원군은 이름대로 낙원이 되어간다.

하지만 이도궁도 명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교만의 싹이 트고 권력욕이 솟구친다. 그러다 사고로 한 소녀가 죽게 되고 이도궁은 생명보다는 권력을 선택하게 된다. 결국 신이 나타나 이도궁의 모든 것을 빼앗아갈 운명에 처한다.

<낙원의 새마음운동>에서도 작가의 아이디어가 참 돋보인다. 신이 필요없는 물건들을 버리라고 하자 주인공은 처음에는 어색해 한다. 하지만 정치인이 되기위해 비자발적이지만 불필요한 물건 나누기를 실천하면서 점점 비움에서 오는 긍정적인 영향들을 체험하게 되자 점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실천하게 된다. 작가는 만약 모든 사람이 그렇게 꼭 필요한 것들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많은 자원을 아낄 수 있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하는 것이다.






<내 안의 호수> 주인공은 일찍 엄마를 잃는다. 다행이 엄마에 대한 마음의 빈 자리를 채워준 사람이 있었으니 엄마와 잘 알고 지내던 권사 아줌마였다. <기다림>에서 신부님이 나왔다면 여기서는 권사 아줌마가 주인공을 도와준다. 하지만 엄마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는 새엄마를 구한다.

주인공은 새엄마에게는 정이 가질 않는다. 그래서 계속 권사 아줌마를 엄마처럼 따르고 있었는데, 새엄마가 권사 아줌마에게 어떤 이야기를 한 이후부터 아줌마는 주인공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고 사회적기업에 다니던 주인공은 새로 직원으로 사람이 그때 권사 아줌마인 것을 알게 되고 둘은 오랜만에 재회한다. 성인이 되었지만 어려서 엄마 없이 자라 생긴 마음의 공허함이 그 무엇으로 채워지지 않았던 주인공은 아줌마와 함께 있을 때면 그것이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둘의 나이는 30세 이상 차이나지만 점차 엄마뻘 되는 여인에게 사랑을 느끼고 급기야 고백을 생각하는 단계에 이른다. 그러나 결국엔 아줌마의 둘째 딸과 사귀어 장모, 사위 관계로 인연을 이어가기로 한다.

<내 안의 호수>를 읽으며 서른 살 위의 여성에게서 이성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상상해보게 된다.

사위와 장모의 관계 정도로 소설에서는 마무리 되지만 작가는 그 이후 이야기를 독자의 상상력에 여지를 열어두었다.





<떼소로 미오>는 로마를 배경으로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 두 여성의 이야기다.

<떼소로 미오>에서는 가부장적인 주인공의 남자친구와 독선적이고 권위적인 남자친구의 어머니가 나온다. 거기서 나오는 한국 남자의 모습은 다소 부정적이지만, 이탈리아 남자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물불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나와 자연스레 비교가 된다.

<떼소로 미오>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어머니는 평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자기 없는 삶을 살아오다 자식들이 모두 성장해서 자리를 잡자 기다렸다는 듯이 황혼 이혼을 선언한다. 늘 희생하고 억눌려 살아온 여성의 삶을 조명한다.

주인공이 엄마가 한국인인 이탈리아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저돌적이고 뜨겁게 들이대는 이탈리아식 사랑법에 많은 여성독자들이 설레일 것 같다. 떼소로 미오는 '내 사랑'이라는 뜻이다.




<진혼의 노래>는 13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는데 지체높은 부잣집 딸에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여성이 그 많은 고관대작의 자식들이 구애해와도 거들떠 보질 않다가 한 거렁뱅이 수도승에게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버리고 그를 따라 나섰다가 이단으로 몰려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다.

교황청의 폐단이 극에 달하고 가톨릭이 썩을대로 썩어버려 이에 많은 개혁적인 성직자들이 일어나는 시기였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이단으로 몰려 처형당하게 된다. <진혼의 노래>에서는 돈에 눈이 먼 기득권 종교가 면죄세라는 것을 만들어 돈을 주면 모든 죄가 용서된다며 신을 팔아넘기는 장사치로 전락하는 장면도 나온다.

작가의 다른 소설에서도 종교는 등장하지만 주류가 아니라면 <진혼의 노래>는 종교를 중심 주제로 삼은 소설이다. 거렁뱅이 수도승의 이름은 돌치노(Dolcino)인데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이단으로 나온다. 하지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기득권인 가톨릭의 입장에서 보면 혁명가인 돌치노는 나쁜 놈이 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돌치노에 대한 부정적 기록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 이단으로 기록되는 돌치노에 대해 작가는 상상력을 발휘해 긍정적인 모습을 그려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일본의 역사에 안중근 의사가 테러리스트로 기록되었다고 그것이 사실이 아닌 것 처럼 돌치노에 대한 정사의 설명만으로는 그를 평가 할 수 없을 것이다. 작가는 이 점을 염두하여 <진혼의 노래>를 쓴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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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관상 - 내 인생에 돈, 성공, 사람, 운이 따르는
나남임 지음 / SISO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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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사주팔자' '관상' 등의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때는 사주팔자는 결혼을 위해서, 관상은 자신의 앞날이나 운세를 보기 위해서 '점집'이라는 곳을 다닌 것으로 안다.

학교를 끝내고 취업을 해야 할 때부터 사주팔자나 관상에 대한 얘기가 더 많이 들리기 시작했다.

선거에 나선 유명 정치인도 선거철마다 점집에 들러 당락을 미리 예견하는 말을 듣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유명 역술인이 TV에 나와 밝힌 얘기라 반신반의하면서도 '왜 그런가' 하는 생각은 들었다.

얼마 전 영화 '관상'을 보면서 이런 것들에 조금은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도 조선시대나 가능한 일이다라고 치부했고, '과학이 없어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린아이들도 컴퓨터에 능숙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왜 아직도 역학은 우리 생활에 큰 무게감을 갖는 걸까.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일을 역학이 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데 생각이 미치기도 했다.

과학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발전하는 양상을 보인다. 인간의 삶 전반에 걸쳐 과학이 미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교육도 어릴 때부터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옛날에는 믿었던 것을 지금은 믿지 않게 됐다.

확실한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내지 못하면 믿지 않게 된 것이다.

과학은 종교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국민들의 종교는 인정하되 국가의 운영이나 경제 활동 등에는 간섭하면 안 되게 바뀐 것이다.

과학이 '의심'에서 출발해 '증명'으로 끝내는 학문이다. '믿음'에서 출발해 신이 가르치는 내용에 '의심하지 말라'는 종교와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과학이 이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 책에 나오는 대로 찰나의 시간 동안 우리는 무엇을 보고 상대방을 판단하게 되는 것일까?

역학을 하는 분들은 외모의 밸런스와 기운을 보는 것이라고 한다. ‘얼굴의 조화와 사람의 기운을 보는 것’이 바로 관상(觀相)이다.

유형의 상은 무형의 마음에 의해 투영되며 변화될 수 있기에 마음의 형상이 겉으로 드러나는 관상을 알면

그 사람의 성격과 기질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부자의 관상』은 자신을 명확히 알고 계발해 나가는 것이 역학의 본질임을 전하며,

일반인들도 실생활에 적용하여 자신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관상’을 쉽게 풀어놓은 책이다.

역학 전문가 나남임 저자는 25년 동안 7만 명의 사람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삶에서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이 책을 통해 무엇이 지금 당신의 삶을 가로막고 있는지를 찾아내어 누구보다 멋진 부자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한동안 못 보던 사람을 오랜만에 만났을 때 “얼굴 좋아졌네!” 혹은 “무슨 일 있어? 얼굴이 왜 이렇게 푸석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기운이 실제로 변화하여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이처럼 좋은 상(相)과 나쁜 상이 존재하며, 나쁜 상으로 변하기 전에 좋은 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노력해야 한다.

『부자의 관상』은 얼굴 밸런스로 살피는 좋은 관상과 나쁜 관상, 얼굴의 중심 부위로 보는 부자의 관상, 부자의 운은 어디에서 오는가,

사주팔자를 뛰어넘어 새로운 운을 만드는 얼굴 경영법, 내 인생의 운을 끌어오는 12가지 개운법 등을 담고 있다.

관상을 보는 영역은 눈, 코, 입, 귀 등 각 부위의 형태뿐만 아니라 얼굴의 모양, 에너지의 활력과 기운, 표정과 얼굴의 밝기까지를 포함한다.

이를 토대로 과거·현재·미래의 운세를 점치고 종합적인 운을 설명한다.

세상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다 들어있는 얼굴을 통해 나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가진 많은 정보를 꿰뚫어 볼 수 있다.

지금 당장 거울 앞으로 달려가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라. 관상은 얼마나 자신의 삶에 대해 노력과 정성을 들이느냐에 따라 충분히 변할 수 있다.

분명 당신의 인생에도 좋은 운이 찾아올 것이다.





이 책의 제목과 구성 내용을 보면 저자의 이 책을 쓴 이유과 왜 사람들이 역술가들을 찾는가까지 명백히 알 수 있다.

PROLOGUE_ 관상을 알면 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PART 01. 얼굴 밸런스로 살피는 좋은 관상과 나쁜 관상

- 초년운, 중년운, 노년운을 알려주는 삼정

- 얼굴의 균형으로 살피는 출세와 운명

- 운을 끌어들이는 얼굴은 밸런스가 조화롭다

- 성격과 운을 알 수 있는 9가지 얼굴형

PART 02. 얼굴의 중심 부위로 보는 부자의 관상

- 현재의 운과 건강을 나타내는 눈

- 인생의 행운과 불운을 알 수 있는 눈썹

- 재물운과 중년운을 보여주는 코

- 본능적인 욕구와 품격을 나타내는 입과 입술

-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운과 기질을 알 수 있는 귀

PART 03. 부자의 운은 어디에서 오는가

- 직업운과 윗사람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이마

- 사회성과 성공, 체력을 가늠하는 광대

- 노년운과 사회적 지위를 알 수 있는 턱

- 자식운을 알 수 있는 눈 밑

- 인생 전반운, 부하운, 가정운을 가늠하는 팔자주름

- 수명과 자식운을 나타내는 인중

- 현재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치아

- 종합적인 운세를 판단하는 갖가지 주름

- 유명인의 관상에서 읽는 부자의 얼굴

PART 04. 사주팔자를 뛰어넘어 새로운 운을 만드는 얼굴 경영법

- 좋은 인연을 내 인생에 끌어들이는 ‘연애운’을 상승시키는 법

-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안 돼!’ 여성의 결혼 상대를 고르는 법

- ‘이런 상은 위험해!’ 남성의 결혼 상대를 고르는 법!

- 관상의 원리로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 법

- 얼굴의 품격을 갖추면 저절로 흘러들어오는 금전운

- 좋은 습관을 들여서 작은 운을 모아 평생 건강하게 사는 법

부록_ 내 인생에 운을 끌어오는 12가지 개운법





나는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다. 관심을 두고 있었던 책들은 마인드컨트롤을 한다든지, 태도나 삶의 습관 등에 변화를 주는 책들이었다. 돈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에 대한 태도나 돈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돈의 원리 등에 대해 쭈욱 나열한 책들은 많이 있었지만 관심이 별로 없었다. 마인드컨트롤을 내세우는 책들은 대개 자신의 마음이나 태도, 행동 등을 중심으로 접근한다. '관상학'으로 접근한 적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물론 내 독서 폭이 좁아서일 것이다.

이 책은 이 때문에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부자의 관상'. 내가 아는 몇 사람들의 사진을 구해다 이 책에 쓰인 얼굴을 들여다보며 비교해 보았다. 이 책이 그 사람들이 유명해진 이후에 쓰여서인지 크게 다른 점도, 틀린 부분도 찾아내기 어렵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빌 게이츠 등 그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다 편안해 보이고 여유로워 보였다. 반면, 가난한 힘들게 살아가는 지구촌 사람들의 표정과 얼굴은 어둡고 수심에 차 있고,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물론 TV나 미디어가 역경의 사람들을 더 실감나게 찍으려 했기 때문에 선택했을 수도 있다.

이 책은 표지만 보더라도 관상책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내 인생에 돈, 성공, 사람, 운이 따르는 부자의 관상'이라는 말에 관심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내가 내린 결론과 다를지 모르지만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한다.

'행복해서 웃을 수도 있지만, 웃을 수 있어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의 뜻처럼 삶을 행복으로 가꾸기 위한 수단으로서 족하다는 말을 대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려는 독자들을 위해 관상에 대해 풀이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을 인용한다.

상을 보아 운명재수를 판단하여 미래에 닥쳐올 흉사를 예방하고 복을 부르려는 점법(占法)의 하나.

상에서는 얼굴의 골격·색택(色澤) 및 주요 부위가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이것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이 밖에 주름살·사마귀·점·모발 및 상처의 흔적, 손발의 형상, 신체거동의 특징과 음성 등도 함께 따진다.

그래서 신체의 상은 얼굴·뼈·손·눈썹·코·입·귀·가슴·발의 생김새에 따라 면상(面相)·골상(骨相)·수상(手相)·미상(眉相)·비상(鼻相)·구상(口相)·이상(耳相)·흉상(胸相)·족상(足相)으로 나누어진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사람 고포자경(姑布子卿)이 공자의 상을 보고 장차 대성인이 될 것을 예언하였으며, 전국시대 위나라의 당거(唐擧)도 상술로 이름이 높았다 한다. 그러나 이들의 상법이 기록으로 후세에 전해온 것은 없다.

그 밖에 유방(劉邦)의 상을 보고 왕이 될 것을 예언한 여공(呂公)과 삼국시대의 관로(管輅)가 관상가로서 이름을 드날렸다.

중국의 관상학이 본격적으로 우리 나라에 수입된 것은 7세기 초 신라의 선덕여왕 때로 짐작된다.

당시 승려들이 달마의 상법을 받아 유명한 사람들의 상을 보고 미래의 일을 점쳤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고려 말 혜징(惠澄)이 이성계(李成桂)의 상을 보고 장차 군왕이 될 것을 예언한 일, 세조 때 영통사(靈通寺)의 한 도승이 한명회(韓明澮)를 보고 재상이 될 것을 예측했다는 이야기 등은 우리 나라 상학의 불교적인 전통을 잘 보여준다.

인상을 보는 것이 심상을 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마음의 상태와 변화는 물론 인상에 다소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마음은 깨닫고 반성하고 느끼고 다듬을 수 있는 것이기에 평소 선한 마음을 일으키고 바로잡아 나간다면, 그 사람의 삶을 능히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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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란 새로운 여정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엘리자베스 림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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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출발하더라도 박진감 넘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험담은 작가들에게 매우 좋은 주제이고 소재이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으로 가슴에 남고, 일반인에게는 현실을 이겨내는 교훈을 준다.

수많은 명작 중에도 모험과 인내로 역경을 이겨내는 이야기가 시공을 초월해 잘 읽히는 이유이다.

작가 역시 문학적 상상력을 끌어내는 데 온 역량을 집중해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을 창조한다.

작가와 독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고난을 이겨내고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환호를 보낸다.

모험담은 그래서 인간의 호기심, 탐구심을 자극하고,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인간적 모습을 담아낸다.

『뮬란, 새로운 여정』의 작가 엘리자베스 림은 "끈기의 가치를 가르쳐준 나의 가족에게 바칩니다"고 썼다.

가족이 가르쳐준 끈기를 이 책에 잘 녹여냈다는 표현으로 나는 읽었다.

"역경을 이겨내고 핀 꽃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니라.”

주인공 뮬란에 대한 평가이자 이 책의 내용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중 가장 용감하고 주체적인 캐릭터인 뮬란이 더욱 박진감 넘치고 장대해진 지하세계로의 모험담으로 돌아왔다.

디즈니가 기획하고 엘리자베스 림이 쓴 『뮬란, 새로운 여정』은 애니메이션 「뮬란」의 명장면인 설원에서의 전투에서 만약 ‘분노한 샨유의 칼날에 뮬란이 아닌, 샹 대장이 부상을 당했다면’이라는 흥미진진한 가정에서 출발한다.

새로운 모험담에는 뮬란을 비롯한 샹 대장, 아버지 파주, 훈족의 장군 샨유 등 우리가 사랑한 애니메이션 「뮬란」의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일중독자인 염라대왕, 또 다른 여성 전사인 멩포, 리 가문의 수호신 쉬쉬 등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여 「뮬란」과는 다른 재미를 준다.

또한 소설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50여 컷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이미지들은 이야기에 더욱 생동감을 불어넣고,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보장한다.

애니메이션 「뮬란」을 잊지 못하고 가슴에 새긴 독자들에게 더욱 강력해진 여성 전사로서 화려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돌아온 뮬란. 그녀는 왕자나 영웅에게 구원받는 다른 디즈니 공주들과는 달리 위기에 빠진 전우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모험에 뛰어들고 끝내 사랑까지 쟁취하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취적인 여성상을 구현하고 있다.





1998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3억 달러의 흥행 성적을 올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은 1990년대 「알라딘」,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와 함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작품이다.

중국 남북조시대의 시가인 「목란사(木蘭辭)」에 등장하는 인물 ‘뮬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뮬란」은 연로한 아버지 대신 남장을 하고 전쟁에 참여한 용감한 여성 뮬란의 이야기를 그려냄으로써 기존의 남성 의존적이고 연약한 디즈니 여성상에서 탈피해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나라를 구하는 주도적이고 영웅적인 여성 캐릭터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2020년 실사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런 뮬란을 새로운 각도에서 그려낸 소설 『뮬란, 새로운 여정』. 이 책에서 뮬란은 전투에서 자기 대신 칼을 맞고 동이 트면 죽을 운명에 처한 샹 대장을 구하기 위해 지하세계로 뛰어든다. 그리고 지옥을 다스리는 염라대왕과 일생일대의 내기를 하게 된다.

수백 개의 공간과 층으로 이루어진 지옥에서 샹의 영혼을 찾아 동트기 전에 탈출하지 못하면 뮬란은 영원히 지옥에 악령으로 남아 염라대왕의 포로가 되어야 한다.

뮬란의 머리 위에 떠 있는 보름달은 쉼 없이 가늘어지며 새벽을 재촉하고, 뮬란 앞에는 지옥의 악령과 괴물들이 끊임없이 나타나 여정을 방해하는데….





더욱 강력해진 전사의 심장을 탑재하고 이승이 아닌 저승을 누비는 뮬란.

그녀의 여정을 좇는 『뮬란, 새로운 여정』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역경을 이겨내고 핀 꽃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니라”다. 이 시대에 뮬란처럼 주체적으로 삶을 개척하며 자신의 인생에서 꽃을 피우고 싶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는 메시지다.

이 소설의 또 다른 묘미는 살짝 비틀었지만 묘하게 원작과 겹치는 대사와 장면들이다.

샹 대장과의 모험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사랑, 딸을 한없이 사랑하지만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시대상 앞에서 갈등하는 뮬란의 아버지 파주, 파 가문의 수호신 무슈와 새롭게 등장하는 리 가문의 수호신 쉬쉬까지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변주되는 대사와 장면들에서 원작의 감동을 되새기는 동시에 새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디즈니가 촘촘하게 설계한 스토리 위에 우리가 사랑한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재미 그리고 감동!

또 한 편의 명불허전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이 탄생했다.





오직 한 발의 대포만이 남아 있었다. 뮬란은 숨을 들이마시고 두 발을 눈 속에 파묻은 채 눈앞에 보이는 산등성이에 훈족의 움직임이 있는지 살폈다.

몇 분 전까지 머리 위로 적군의 화살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던 산등성이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이 잠잠했고 너무나도 고요했다. 하지만 이 고요는 훈족이 후퇴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니었다. 곁에 있던 병사들, 야오, 링, 치엔포, 심지어 그녀의 용 수호신인 무슈까지 모두 아무 말이 없었다. 두려움으로 창자가 뒤틀렸다.

산등성이 위로 검은 말에 올라앉은 위풍당당한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 샨유였다.?

- p.7

“핑, 나는 가망이 없어.”

“그렇지 않습니다.”

“느낄 수 있어.”

샹이 물병을 내려놓자 그의 손이 눈 위로 툭 떨어졌다.

“나를 여기 두고 떠나라.”

“대장을 두고 가지 않겠습니다.”

뮬란이 단호하게 말했다. 샹이 기침을 했다. 그가 입꼬리를 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나의 명령을 따르지 않겠다, 그건가?”

- p.39





“거기 누구냐? 모습을 드러내라.”

“내 모습을 보이라고? 바로 네 앞에 서 있는데. 고개를 들어봐라.”

뮬란이 위를 쳐다보고는 깜짝 놀라 뒤로 자빠졌다. 거대한 돌사자였다! 칸만큼 키가 크고 천막만큼 몸집이 컸다.

둥근 두 눈은 오렌지색이었고, 목에는 우아한 옥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그가 앞발을 눈밭으로 뻗으며 단도처럼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냈다.

뮬란은 검을 휘두르면서 다른 병사들을 깨우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러자 돌사자가 달빛 속으로 거대한 발을 내밀었다.

“너… 정체가 뭐지?”

“나는 쉬쉬다.”

돌사자가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 p.63





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천히, 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배신감이 그의 얼굴에 퍼졌다.

따뜻했던 갈색 눈동자가 식었고, 목 근육이 뻣뻣해졌으며, 입술은 한일자로 꾹 다물어졌다.

“말도 안 돼. 네가 어떻게….”

샹이 이를 악물었다.

“여자냐고요?”

뮬란이 그를 대신해서 말했다.

“싸울 수 있는 여자들도 있다고 했잖아요.”

샹은 웃지 않았다. 마치 그림자가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희미한 푸른빛을 씻겨낸 것처럼 얼굴이 어두워졌다.

“제 말을 들어주세요….”

- p.234





“꽃, 역경을 이겨내고 피어난 그 꽃이 가장 귀하고 아름답다.”

뮬란은 칼날에 새겨진 문구를 다시 읽었다. 숨을 들이마시고 검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얼굴이 흙투성이였다. 관자놀이에서는 땀이 흐르고, 지친 두 팔은 뒤틀려 있었다. 그녀는 피곤하고 불안해 보였다.

‘이게 이 검이 기다려왔던 귀하고 아름다운 꽃의 모습은 아닌데.’

뮬란은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검을 너무나 세게 움켜쥔 나머지 손가락 관절들이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 p.300





모든 것을 이겨내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디즈니표 애니메이션의 트레이드 마크이지만, 서양인들의 인식에서 바라 본 동양 여성의 용맹무쌍하고 대담한 결단력, 사랑하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지옥 끝가지 가서 고난을 물리치고 극복해낸다는 설정이 동서양을 초월한 소재로써 적합했다는 점이 『뮬란, 새로운 여정』을 성공작으로 만든 요인으로 생각된다.

샹의 영혼을 찾고 샹, 쉬쉬와 함께 탈출에 성공하는 뮬란, 다른 가상의 발상으로 이어진 이야기인만큼 전작에서 보인 뮬란과는 또다른 느낌의 뮬란을 만나볼 수있는 책이다.

책 속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이 곁들여져 한층 애니를 보는 듯한 생각이 드는 책, 영상을 상상해가며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이 깃든 책이다.





저자 : 엘리자베스 림


어린 시절 아버지가 들려주는 동화와 신화 덕분에 작가를 꿈꾸기 시작했다.

열 살부터 온라인에 「세일러문」, 「스타워즈」 등의 팬픽을 쓰면서 글쓰기에 대한 꿈을 키웠다.

하지만 학업을 위해 한동안 글쓰기를 중단했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동아시아학을 부전공했다.

이후 줄리어드 음대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작곡가로서 여러 편의 영화와 게임의 삽입곡을 만들었다.

『뮬란, 새로운 여정』은 디즈니가 기획하고 엘리자베스 림이 쓴 소설이다.

‘샨유와의 전투에서 뮬란의 전략이 실패하고 샹이 부상을 당했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여 박진감 넘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험담을 담아냈다. 원작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더욱 화려해진 이야기로 출간 당시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 외 지은 책으로는 『별의 피The Blood of Stars』 시리즈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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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꿈을 그리다 - 반 고흐의 예술과 영성
라영환 지음 / 피톤치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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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반 고흐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교과서에 나오는 화가이기 때문이다. 또 대화가로서 그의 생애는 순탄치 않았으며 이를 극복하면서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기 때문이다.

미술계에서는 물론이지만 세게 인물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화가다.

그의 생애를 보면 슬플 것 같지만, 기뻐하는 삶을 추구했고 영성을 예술로 빚어낸 화가이기도 했다.

'비운의 천재작가'로 알려진 반 고흐의 위대함에 대해 이 책 저자는 '신화 깨기'에 나섰다.

신화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의 작품의 실제를 들여다보고 지금까지 반 고흐에 대한 잘못 알려진 내용도 바로 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반 고흐, 꿈을 그리다』 저자 라영환은 이를 위해 고흐의 작품 100여점, 자신이 발로 뛰어 얻은 60여 점의 현장 사진을 근거로 이를 밝혀내고 있다.

광기 어린 예술가가 아닌, 하늘의 소명을 따라 살았던 화가 반 고흐를 증명해낸 것이다.

저자의 의지와 노력에 감명 받고, 이 책을 읽고 더 큰 감동을 받는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밤의 테라스>나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자화상>을 보았을 것이다. 그렇게 잘 알려진 화가, 반 고흐에 대한 많은 글과 책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배가가 되고 점차로 성인전(聖人傳) 형식으로 발전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반 고흐 신드롬을 만들었다. 이런 신화는 반 고흐가 그림을 통해서 추구하던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는 데 장애가 된 게 사실이다.

그동안 반 고흐에 대한 다양한 책이 출간되었지만 그의 삶과 예술을 소명이라는 관점에서 다룬 책은 거의 없었다. 이 책의 저자 라영환은 지난 몇 년간 반 고흐의 편지를 읽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 네덜란드, 영국, 벨기에 그리고 프랑스 등을 여행하면서 반 고흐가 되어 그를 바라보려고 했다. 그리고 신화에 가려진 반 고흐가 아닌 소명을 따라 살았던 화가 반 고흐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비운의 천재작가’라는 반 고흐의 ‘신화 깨기’다.

저자는 고흐의 죽음을 둘러싼 문제들 및 아버지나 고갱과의 관계 등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되는 인간관계를 찬찬히 짚어가면서, 반 고흐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집요하게 풀어낸다. 그럼으로써 ‘비운의 천재작가’라는 편견을 지우고 반 고흐의 따뜻하고 배려심 깊은 인간성에 주목한다.

한때 성직자가 되기를 갈망한 고흐에게 그림은 그가 성직자의 길을 가지 못하게 된 후, 실패에서 발견한 소명이었다.

그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긍휼의 마음으로 사회적 약자들에게 다가가 예술을 통해 그들을 치유하고자 하였다. 또한 고흐는 신앙을 교회 건물 안에만 가두지 않았다. 고흐는 ‘밭에서 일하는 농부의 옷차림’에서 ‘주일에 정장을 차려입고 교회에 갈 때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했다.

그런 의미에서 반 고흐의 작품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 가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우리에게 소명을 따라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최선을 다하는 삶은 실패하지 않는다고, 매일 내가 하는 일이 소중한 것이라고 말한다.





반 고흐의 그림을 좋아한다는 많은 사람에게마저 반 고흐는 스스로 귀를 자르고 자살한 불운했던 예술가로 각인되어 있다. 시대를 넘어 이러한 통념을 뒤집어 소명을 따라 살았던 고흐를 재조명하는 일은 생명을 살리는 일만큼이나 중요하고 힘든 일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광기 어린 예술가가 아닌 하늘의 소명을 따라 살았던 화가 반 고흐를 발견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여러 해 동안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현지를 찾아가고, 고흐의 편지와 그림들을 수없이 비교하며 당시 시대사와 관련된 미술사 자료들을 제시하면서, 저자는 세상이 그간 오해하던 ‘해석의 난점’들을 풀어준다. 저자는 때로는 미술사학자나 심리학자처럼, 때로는 형사처럼 반 고흐의 삶과 예술을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반 고흐의 신화를 깬다.





현장답사와 학술적 리서치를 적절하게 연계해서 반 고흐 삶의 여정과 작품세계를 현장감 있게 풀어낸 이 책은 반 고흐의 예술세계에 대한 쉽고도 친절한 안내서다. 또한 ‘슬픈 것 같지만 기뻐하는 삶’을 추구하고 그런 삶을 살았던 빈센트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 생각하게 해준다.

반 고흐에 대한 통념에 대한 날카로운 반론으로 시작된 책의 시작은 어느덧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치유와 노동하는 사람들을 주요 소재로 삼아, 일상 속에서 거룩을 담고자 했던 고흐의 종교적 소명과 영성, 그리고 그에 따른 열정과 열심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붓을 들고’ 살았던, 기독교 세계관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했던 예술가로 말이다.

선(善)은 거창하지 않은 작은 섬김에 의해서 세상에 확장된다. 반 고흐에게 작은 섬김은 그림이었다. 가난하고 슬프게 살았지만 사랑하는 마음과 아름다운 생각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살았던 반 고흐, 그의 그림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반 고흐 해석의 난점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내용처럼, 고흐가 자신의 귀를 적접 잘랐는지 아닌지 밝혀내고, 이를 시작으로 고흐를 둘러싼 여러가지 추측과 해석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물론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 없어서 정확한 사실을 가리는 것이 무의미하기도 하다. 그러나 적어도 왜곡없이 진실에 가장 근접한 내용을 찾기 위한 저자의 자세는 높이 살 만하다.

그런 차원에서 나도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들을 바로 잡을 수 있어 책을 읽는 보람도 얻고, 공감도 됐다. 이 책에서는 고흐의 가족들과 집안 환경 등에서도 자세히 드러나 있어 그의 삶과 그림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2장은 고흐가 그림을 그리기 전에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일을 했으며,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의 전체적으로 인간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해 알아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고흐의 삶을 시간의 흐름에 맡기고 다루고 있다.

마지막 3장에서는 고흐의 작품들 별로 나우어 설명하고 있다. 고흐가 어디서 지내며 영감을 받은 작품인지, 작품을 그리는 시기에 어울리며 영향을 받은 사람은 누구인지, 풍경르 보면서 어떠 감정이 들어 있는지 등 작품 하나하나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고흐의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처음 듣는 귀한 경험을 선물해 준다.





“침묵하고 싶지만 꼭 말을 해야 한다면 이 말을 하고 싶어. 그것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곧 생명을 주고 새롭게 하고 회복하고 보존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하게 쓸모 있게 무엇인가에 도움이 되는 것, 예컨대 불을 피우거나, 아이에게 빵 한 조각과 버터를 주거나 물 한잔을 건네주는 것이라고.”

“나는 가장 가난한 오두막, 가장 더러운 구석에서 유화나 소묘를 발견해, 그리고 내 마음은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그런 것에 이끌려.”

“숙녀 같은 사람보다는 농부의 딸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 농부의 딸이 입은 헝겊을 댄 흙 묻은 푸른 웃옷과 치마는

햇빛과 바람에 시달리며 색이 바래 섬세한 분위기를 띠지. 그런 시골 처녀가 숙녀의 옷차림을 하면 그녀 안의 진정한 무언가가 상실된다고 생각해. 농부는 밭에서 일하는 면옷 차림일 때가 주일에 정장을 차려입고 교회에 갈 때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





“작은 등불 아래서 접시에 담긴 감자를 손으로 먹는 이 사람들을 그리며, 나는 그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땅을 파서 감자를 캤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주려고 애썼어. 이 사람들이 먹고 있는 것은 노동을 통해서 정직하게 얻은 것임을 말하고 싶었지.”

“삶이 어떻게 전개되든지 나는 거기서 무엇인가를 발견할 것이고, 또 그것에 최선을 다하겠지.”

반 고흐의 인생은 순례자 같았다. 그는 이 세상 어디에도 발붙일 만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낙망하지 않고 자신이 가야만 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훗날 그가 자신의 그림에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주로 담은 이유도 그림으로 이들에 대한 세상의 의무를 일깨우기 위함이었다.





반 고흐는 “농부를 그릴 때에는 농부 중 한 사람이 되어 그들처럼 느끼고 생각하면서 그려야 한다.”라고 말하였는데

이것은 그가 농부를 단순한 묘사의 대상이 아닌 함께 울고 웃어야 할 동료로 간주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이처럼 그는 약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바라보고자 하였다. 그들은 세상 사람이 보는 것처럼 천한 사람들이 아니라, 정직하며 대우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였다. 이런 면에서 반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은 미술사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밀레와 같은 농민화가들이 농부의 삶을 그리기는 하였지만 반 고흐처럼 농부의 실제적인 삶을 표현하지는 못했다.

당시 탄광은 가스 폭발과 낙반 사고 등이 자주 벌어져 위험천만 곳이었다. 반 고흐는 사고가 나면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자들을 구출하였고, 의사가 포기한 중환자들을 성심성의껏 간호해서 살려내기도 하였다.

그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불행이나 슬픔을 접할 때는 자신이 그 사람과 똑같은 처지에 놓일 수 없다는 현실에 괴로워했고,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그들을 도우려 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반 고흐의 모습에 감동받았고 그의 설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반 고흐는 헤이그파의 차가운 사실주의적인 묘사를 거부하고 대상과 동화하는 그림을 그리고자 하였다. 미학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훗날 반 고흐가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는 대상을 단순히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대상 안에 있는 감정을 진실되게 묘사하고자 하였다. 그에게는 그림의 형식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했다.

반 고흐는 직조공들 외에도 농부들의 일상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씨를 뿌리고, 심고, 흙을 갈고, 수확하고, 나무를 베고, 수레를 끄는 농부들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외딴 시골에서 살면서 농촌 생활을 그리고 싶은 것 외에는 아무런 소망도 없어.”라고 말했다. 반 고흐는 자신이 농민화가로 불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혼자 걸었다. 처음부터 혼자 걸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늘 누군가와 함께 걷고자 하였지만 세상이 그를 이해하지 못한 것뿐이다.

피카소는 반 고흐의 길은 철저하게 고독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가족과 동료들도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늘 고독했다. 하지만 자신을 고립시켜 은둔 상태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느린 바람에 춤을 추듯 하늘거리는 파란색 아이리스 사이에 하얀색 아이리스가 한 송이 놓였다. 혹시 반 고흐는 자신이 푸른 아이리스 가운데 홀로 서 있는 하얀 아이리스와 같다고 느껴 이런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닐까.

하지만 하얀 아이리스는 푸른 아이리스 사이에 있다. 이것은 끊임없이 유대를 추구했던 반 고흐의 모습을 닮았다.

그는 그림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림을 통해서 그가 걸으면서 보았던 세상,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모든 예술가, 시인, 음악가, 미술가들이 물질적으로 불행하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현상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다시 영원한 질문을 던지게 해. 삶 전체가 보이는 것일까, 아니면 삶의 반인 죽음만 우리에게 보이는 것일까?

화가들은 죽어서도 작품을 통해 다음 세대, 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게 이야기하는 거야. 화가들에게 있어서 죽음이란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죽음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지만, 마치 지도 위에 잇는 점들이 도시나 마음을 보여주듯이 밤하늘에 있는 별은

나를 꿈꾸게 하지. 왜 우리는 프랑스 지도 위해 있는 점들과 같이 저 별에 갈 수 없을까?

타라스콘이나 루아에 가기 위해서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확실한 것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가지 못한다는 사실이야.

저자 : 라영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조직신학을 전공한 라영환 교수는 최고 지성의 상아탑 안에 갇히기를 거부하고 현장으로, 사람에게로 향한다. 소외된 청소년에게 인문학을 통해 꿈을 심어주고자 드림포틴즈를 설립하여 미술과 음악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찾아가는 인문학’ 운동을 펼치고 있다.

월간 [가이드 포스트]에 4년간 반 고흐와 모네에 관한 글을 기고했으며, 미술과 음악을 결합한 아트 엔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총신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반 고흐, 삶을 그리다』 가 있으며 [그림으로 본 근대의 풍경: 모더니즘과 삶의 파편화], [예술, 모더니즘 그리고 이데올로기], [고갱의 기독교적 이미지 사용에 관한 연구], [고흐의 성경이 있는 정물화 연구], [고갱과 고흐의 이미지 사용에 관한 연구], [Van Gogh and the Bible], [16세기 네덜란드 예술, 종교개혁의 열매와 적용], [반 고흐의 풍경화에 대한 연구] 등 예술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썼다. 근간으로는 『반 고흐의 예술과 영성』, 『김홍도와 함께하는 인생 공부』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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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툰 시즌2 : 1 : 우리는 가족으로 살기로 했다 비빔툰 시즌2 1
홍승우 카툰, 장익준 에세이 / 트로이목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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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비빔툰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만화라는 제목 때문에 관심을 가졌다.

요즘엔 '만화' 하면 으레 애니메이션이나 무협만화, 에로만화를 떠올린다(나만 그런가).

만화에 대한 무지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 책을 보는 순간 부끄럽기도 했다.

다만 어떤 형식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무척 기대됐습니다.

이 책을 펼쳐 든 순간 표지에 두른 띠에 적힌 '14년간 70만 독자들을 울리고 웃겼다'는 말이 실감난다.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단순한 재료들이 어우려저 멋진 비빔툰을 만들었다. 감탄한다. 작가들의 시점과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삶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이 책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즐거움과 소소한 행복감을 안겨줬다.

가슴에 '좋은 작가' 한 분이 또 새겨졌다. 즐겁고 행복한 날이다.





“‘비빔툰’을 평생 그리겠다는 마음이 시즌1을 끝내고 없어질 줄 알았습니다. 무려 14년을 그렸으니 말이죠. 그런데 홀가분한 것은 잠깐이고 더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지질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비빔툰’은 제 업보인가 봅니다.”라고 시즌2 출간의 소회를 밝힌 홍승우 작가의 말은 진심이지만 엄살이다.

하마터면 비빔툰이 뭔지도 모르고, 《비빔툰 시즌2》의 출현도 못 보고 지나갈 뻔했다.

“시즌1이 만화가 홍승우와 함께 성장해 온 가족만화였다면, 시즌2는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 보고자 합니다. 지금은 가족의 의미, 가족의 형태가 여러 갈래로 분화되고 확장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시즌2에서는 그런 변화들을 살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1권을 작업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분들의 경험을 녹여내려 노력했고요."

앞으로도 직접, 간접으로 알게 된 수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비빔툰 시즌2》라는 그릇에 담아 낸다는 작가의 말에

그의 활약을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아 안도한다.

작가는 시즌1 1권 출간 20년만에 새롭게 출간하는 시즌2에서는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작가는 시즌2를 준비하면서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변화도 시도했다. 바로 짧은 글을 만화 옆에 함께 실어 ‘카툰에세이’로 엮었다는 점이다.

즉 8컷 카툰과 짧은 글을 한 편으로 묶어 독자들에게 더욱 풍성한 읽을거리와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4인 가족’으로 대표되던 시대에서 1인 혹은 2인 가구의 증가와 빠르게 변해 가는 기술로 인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의 모습이 다양해진 현재를 더 잘 반영하기 위해 홍 작가는 작가 장익준과 협업함으로써 에피소드의 소재를 함께 구상하고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다양한 사회 경험과 소재에 대한 아이디어가 풍부해서 함께 작업하면 만화를 구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장 작가와의 협업의 의미를 말하면서 작가는, 앞으로 시즌2에서 등장하는 인물들과 앞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시즌1처럼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작가에 따르면 《비빔툰 시즌2》는 시즌1과 비교해 몇 가지 변화가 있는데, 우선 정보통 자녀들이 성장해 중학생과 초등 고학년생이 되었다는 것과 강아지 토리의 등장, 그리고 새로 이사한 동네의 다양한 이웃들과 직장 동료들, 학교 친구들 등 등장인물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홍승우 작가의 8컷 카툰과 함께 감성적인 짧은 글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글은 이번 시즌2를 함께 준비해 온 장익준 작가의 글로, 짧은 카툰에 감성을 더해주거나 카툰이 주는 여운을 더 이끌어주기도 한다.

때로는 작가 개인의 이야기로, 때로는 사회적 시선으로, 때로는 이웃의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홍 작가와 글을 쓴 장 작가는 더 다양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담기 위해 오랜 시간 관찰하고 논의해 왔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등장과 유행, 이혼 가정의 증가로 인한 가족 형태의 변화, 1인, 2인 가구의 증가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의 증가, 게임과 유튜브, 스마트폰에 빠진 자녀와의 갈등, 치킨집ㆍ편의점으로 대변되는 자영업자의 모습, 아르바이트와 청년 실업의 현실, 벌어지는 빈부 격차 현상 등, 훨씬 다양해진 대한민국 가족살이의 모습을 때론 유쾌하게 때론 가슴 뭉클하게 카툰과 글로 엮어가고 있다.





요즘은 사회가 많이 달라져서

나이라거나 가족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 않게 되었다.

좀 친해지면 자연스럽게 묻게 되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다짜고짜 신상명세부터 물었다간 큰일날 일이다.

이혼도 많이 대중화가 되어서?

아무튼 전보다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고

예전처럼 굳이 쉬쉬하는 것 같지도 않고 말이야.

가족이 해체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진다고 봐야 하겠지?

가족이 되기로 한 이유가 다양해지고,

가족이 모여 사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가족이 흩어지는 방식까지 다양해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을 거야.

원래 가족이라는 게 어딘가 끈적끈적한 사이인데

그래서 좋기도 하고, 그래서 질리기도 하는 건데...

어찌어찌 떨어져 지낸다고 해서

그 끈적끈적함이 쉽게 가시지는 않겠지.

- p.93, 39. 아빠끼리 1





어려서 부모님께 혼이 날 때면

그것도 억울하게 야단맞았다고 생각할 때면

나는 커서 그러지 않겠다고 마음먹곤 했었다.

나 어릴 때 생각하면서 아이에게 공감하려 하지만

어째 갈수록 그때 우리 부모님도 이런 기분이었나 싶으면서

오히려 어른들 마음에 공감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커서 꼭 너 같은 자식 낳아 봐라!”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대사를 하게 된다.

음... 이렇게 되지 않겠다던 어른이 되고 말았다.

- p.129, 54. 나도 그랬지

외향성과 내향성이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주어지는 것이라면

어느 것이 옳고 그른 문제는 아닐 것이다.

자기가 바라는 방향과 자신의 기질이 맞는다면 맞는 대로 가고

기질과 현실이 부딪힌다면 나름대로 생존방식을 찾을 일이다.

문제는 자신만의 기준을 고집하며 남을 대할 때다.

자신이 사교적이라 해서 무조건 모으려 하고 앞세우려 하거나

자신이 내성적이라고 다른 이들의 사교성을 부정적으로만 본다면

배려한다고 하는 행동이 오히려 새로운 공격이 될 수도 있다.

조금만 존중하자. 깜빡이는 좀 넉넉하게 켜고 들어가자.

- p.141, 60. 제대로 된 사회





“사장님! 여기 맥주요!”

순간 식당 안은 조용해졌다.

누가 점심시간에 맥주를 시키지?

부러워하는 것이 분명한 눈빛들이 우리에게 모여들었다.

(중략)

친구는 분명 즐기고 있었다.

우리를 향해 쏟아지는 시샘 어린 시선들을 말이다.

친구는 여유롭게 잔을 채우고는 꿀꺽꿀꺽 넘겨 버렸다.

평소보다 조금은 더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어제만 했더라도 친구는 맥주를 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못했겠지.

누군가 맥주를 시켰다면 부러워하고 말았겠지.

하지만 오늘은 할 수 있다.

퇴직 처리가 완료되어 회사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니까.

아니, 돌아갈 곳이 없어졌으니까.

그날 함께 마셨던 맥주 맛이 가끔 입가에 떠오른다.

시원하면서도 쌉쌀했던 그 맛이...

- p.157, 68. 치수성찬





친구는 만나는 것일까? 아니면 만드는 것일까?

부모들은 아이가 좋은 친구와 사귀었으면 하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하지만 내 아이는 다른 부모 눈에 좋은 친구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 어딘가 작아지게 된다.

부모가 생각하는 좋은 친구와

아이가 생각하는 좋은 친구 사이에는 늘 거리가 있다.

(중략)

친구를 대하는 것도 배울 수 있다면

그걸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보다 부모 자신일 것이다.

친구를 대하는 것을 말이나 글로 가르칠까?

전혀. 지금까지 부모가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쌓여

지금 자식이 친구들을 대하는 기본기가 되었을 것이다.

자식이 좋은 친구를 사귀길 원한다면

부모가 어떻게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우리 자신은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일까?

혹시 우리들은 누군가에게 피하고 싶은 사람이 된 것은 아닐까?

자식을 가르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식으로 인해 우리가 배우며 산다.

- p.189, 81. 솔직해서





우리는 가족(家族)이다.

우리는 식구(食口)다.

가족은 피를 나눈 사이,

식구는 밥을 나누는 사이...

가족은 끈끈하고, 식구는 따뜻하다.

닮은 얼굴들이 모여

그렇게 나누며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 사이.

우리는 가족으로 살기로 했다.

- p.227, 100. 그래 이 맛이야

‘비빔툰’은 여러 면에서 제 인생작입니다. 저를 만화가로 만들어주었고, 과분한 사랑을 받게 해 주었죠.

처음에는 ‘정보통’ 한 사람 회사원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결혼을 하면서 ‘비빔툰’으로 진화했는데요,

제 인생 경험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었죠. 시즌1이 만화가 홍승우와 함께 성장해 온 가족만화였다면,

시즌2는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 보고자 합니다.

- p.233. Commentary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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