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의 심리학 -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성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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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자는 코로나 팬데믹 발발 이후 미술 감상을 위한 책이나 서양 미술사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최근 5년 동안 미술에 관한 책을 10권 가까이 읽은 것 같다. 덕분에 멀게만 느꼈던 미술 감상이나 화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서양 미술사의 흐름에 꽤 접근한 것 같다. 물론 그림 문외한이었던 탓에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하듯 읽은 것은 아니지만 서양 미술에 대해 초보 단계는 벗어났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어떤 책에서도 '예술 심리학'이란 학문이 있다는 말은 듣거나 읽지 못했다. 이 책 『감상의 심리학』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 오성주에 따르면 예술을 심리학적 분석 대상으로 삼는 학문인 ‘예술심리학’은 역사가 100년 이상이 되었다. 예술 심리학은 100년 이상의 시간 동안 예술을 실험적이고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서울대에서 약 10년 동안 학부생을 대상으로 예술심리학 강의를 진행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예술 심리학의 흥미로운 실험과 결론을 소개하면서, 예술가와 예술 작품의 뒷이야기도 재미있게 풀어낸다. 

예술 심리학이란 용어가 낯선 것은 '예술'이란 철저히 주관적이고, 예술 작품은 창작자의 영감이나 광기, 시대적 우연의 산물이기 때문에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기존의 관념 탓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창조의 영역인 예술에 대해 과학의 영역인 심리학으로 분석하거나 감상을 돕기는 부적절하다는 인식 때문이라는 말로 독자에게는 읽히는 부분이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의 집필은 예술 감상이나 이해를 위해 심리학적 분석이란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저자는 예술 심리학이 예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통해 일반 감상자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많은 통찰을 줄 수 있고, 예술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이 책을 통해 강조한다.

심리학 자체도 과학의 영역에 들어간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닌 듯하다.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과 심리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경험과학의 한 분야로 정의한다. 인간과 동물의 행동이나 정신과정에 대한 다양한 질문의 답을 찾는 과학 중의 하나가 바로 심리학이라는 뜻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 심리학이라는 단어는 영혼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psyche와 어떤 주제를 연구한다는 의미의 logos가 합쳐진 것으로, 초기에는 심리학을 ‘영혼에 대한 탐구’라고 했다고 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현대 심리학이 과학의 영역에 들어간 것은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 프로이트, 카를 융, 아들러 등이 원조들이다. 카를 융이 창안한 분석심리학은 의식과 무의식간 관계를 확립하고 이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프로이트(Freud)로부터 무의식의 중요성에 대해 영향을 받은 융은 무의식의 개념을 확장하여 체계적 이론을 구축하였다. 상담심리학은 아들러(Adler)가 창안하고, 그의 후계자들이 발전시킨 분야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개인심리학 초기 정신역동적 심리치료 발전에 크게 기여한 아들러는 9년간 〈비엔나 정신분석 모임〉에서 프로이트(Freud)와 함께 정신분석을 연구했지만, 입장 차이로 결별한 이후 자신만의 이론을 발전시켰다. 프로이트가 인간의 성격을 자아, 초자아, 원초아로 구분하고, 인간은 이러한 부분들 간의 갈등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로 본 것과 달리, 아들러는 인간을 전체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여 자신의 이론을 개인의 분리불가능성(indivisibility), 즉 나눌 수 없는(in-divide) 전인이라는 의미를 넣어 '개인심리학(Individual Psychology)'이라고 명명하였다. 여기서 개인이란 내담자 한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는 뜻이 아니라 따로 나눌 수 없는 전체성을 의미한다.

개인심리학은 기본적으로 정신역동적인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주의적 상담의 이론적 기틀을 조성하였다. 이는 현대 상담 및 심리치료이론가에게 방대한 영향을 주었고, 그로 인해 아들러는 '현대 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개인심리학의 인간관은 전체적 존재(사람의 행동, 사고, 감정을 하나의 일관된 전체로 봄), 사회적 존재(인간이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이며, 사람의 행동은 사회적 충동에 의해서 동기화되므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사회적 맥락 속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봄), 목표 지향적·창조적 존재(목표, 계획, 이상, 자기결정 등이 인간행동에서 매우 실제적인 힘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더 나아가 목표를 지향하는 인간은 자신의 삶을 창조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으며 자기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존재로 보았다. 또한 인간은 제3의 힘, 즉 창조력이 있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목표를 향해 도전할 수 있다고 봄), 주관적 존재(현상학적인 관점을 수용하여 개인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주관성을 강조한다. 인간을 단순한 반응자가 아닌 창도자로 봄)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과학적으로 심리학을 더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분야가 카를 융과 아들러의 이론을 계승한 제자나 학자들에 힘입은 바 크다. 예술 심리학도 예술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해 보다 논증적인 이해를 하자는 의미에서 시도되었다고 본다. 물론 작품뿐만 아니라 화가의 심리도 포함된다. 개인심리학의 특징은 행동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목적을 분석하고(목적론), 인간을 분할할 수 없는 전체로서 파악하여 이성과 감성, 의식과 무의식 등의 대립을 인정하지 않고(총체론), 객관적 사실보다 객관적 사실에 대한 주관적 의미부여 과정을 중요하게 보고(현상학적 관점), 내적 정신세계보다 대인관계를 분석하고(대인관계론), 주체적 결단능력을 중요시한다(실존주의)는 것이다. 주요 개념으로는 열등감과 보상, 우월추구, 생활양식, 허구적 목적, 공동체감과 사회적 관심, 가족구도와 출생순위, 삶의 과제 등이 있고, 변화를 위한 핵심 요인으로 격려를 강조한다. 

아들러의 분석 심리학을 구체적으로 여기에 적는 이유는 예술 심리학이 대체적으로 예술과 작가의 심리적 접근을 꾀하기 때문이다. 저자 오성주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미술관에 가면 그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지만, 막상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이 온다. 제목과 설명을 읽어도 어렵고, 어린아이 낙서처럼 보이는 작품의 의미를 파악하려다 보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때로는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유명 화가의 그림을 보면서 “이게 좋은 그림인가?”라는 의문이 들면서도, 누군가에게 물어보기 민망해서 질문을 속으로 삼키기도 한다. 이렇듯 미술 감상이 어렵게 느껴졌던 적이 있다면, 『감상의 심리학』이 그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예술 심리학의 개요와 이 책의 집필 취지가 제대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최근 미술 감상의 기회가 많이 늘어나면서, 시중에는 미술 전문가들이 쓴 다양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책은 작품의 역사, 시대적 배경, 화가의 생애를 중심으로 미술을 설명하는데, 이러한 접근법이 감상의 전부일까? 

책에 따르면 연극의 3요소로 ‘희곡’, ‘배우’, ‘관객’을 말하듯이, 미술의 3요소를 꼽는다면 ‘그림’, ‘화가’, ‘감상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미술책의 주인공은 보통 화가와 작품이다. 화가의 심리 상태나 그림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분석은 많이 접할 수 있지만, 감상자의 마음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설명을 찾기는 어렵다. 감상자가 없는 미술은 무의미함에도 그렇다. 강미정(미학 박사, 서울대학교 미학과 강사)는 〈추천사〉를 통해 "우리의 시각 체계는 0.1초만에 눈앞의 장면을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색채보다 형태를 먼저 지각하며, 얼룩이나 다름없는 이미지에서 친숙한 대상을 알아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 오성주는 헤르만 폰 헬름홀츠, 루돌프 아른하임, 대니얼 벌린 같은 저명한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그림 감상의 도우미로 삼는 한편, 몬드리안이 수직, 수평의 구도를 선호한 이유를 해명한 연구를 포함하여 여러 심리학 실험들을 소개한다. 저자의 친절하고 유쾌한 설명은 미술 지식이 없는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객관적인 그림 보기의 길로 인도한다."고 평가했다. 또 이 책은 의문의 여지없는 심리학 서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리학의 울타리에 갇혀 있지는 않다고 강미정 박사는 강조한다. 

이 책이 쓰인 배경에는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인 AI의 역할이 광범위하게 확대되면서 인간을 넘어서는 창의력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인간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어서 명확한 분석을 통해 AI의 창작과 인간의 창작의 비동일성을 강조하는 데까지 나아가길 독자로서 희망해 본다. 저자는 「인공지능이 그림을 대신 감상해줄 수는 없다」란 제목의 〈서문〉에서 "미래에 최첨단 인공지능이 그림을 창작하고 평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림 앞에 서서 감상하고 있는 감상자의 마음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그림을 감상하고 분석한다고 치더라도 그림 감상 자체는 타인 또는 다른 존재와 절연된 감상자만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먼 미래에 자신은 집에 가만히 누워 있고 자신의 아바타가 미술관에 가서 감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에도 결국 감상의 느낌은 그 아바타가 아닌 집에 있는 '나'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그림 감상은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모두 12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눈과 감상〉, 2장 〈감상의 과정〉, 3장 〈집단화와 구성〉, 4장 〈과장과 정점 이동〉, 5장 〈풍경화와 생태적 감정〉, 6장 〈색, 마티에르, 공감각〉, 7장 〈몸으로 감상하기〉, 8장 〈인물화와 그로테스크〉, 9장 〈움직임과 리듬〉, 10장 〈문제해결로서의 감상〉, 11장 〈이상한 그림과 기대 오류〉, 12장 〈성격, 사회, 문화〉 등이다. 제목이 『감상의 심리학』으로 표현돼 있듯 이 책은 감상자가 주인공이 되는 미술 교양서다. 이 책은 미술 감상을 감상자가 그림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라, 감상자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능동적인 심리적 과정으로 본다. 이에 따라 지금껏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았던 감상자의 경험에 주목하면, 다양하고 흥미로운 질문들이 제기된다. 사람들은 그림 세계와 실제 세계를 다르게 인식할까? 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은 그림을 얼마나 오래 볼까? 왜 사람들은 풍경화를 좋아할까? 어떤 그림을 볼 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왜 인상주의 그림이 인기가 있을까? 정지된 그림에서 역동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림을 볼 때 몸은 어떤 역할을 할까? 왜 어떤 그림들은 역겨울까? 그림에 대한 지식, 제목, 설명은 감상에 도움이 될까? 

책에 따르면 한 심리학 연구팀은 제목과 설명이 그림 감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밝히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세 그룹은 각각 아무런 정보 없이 그림만 감상하는 그룹, 제목과 함께 감상하는 그룹, 제목과 설명문을 보면서 감상하는 그룹이었다. 참여자들은 그림을 보면서 그 그림을 얼마나 이해하고 의미를 파악했는지를 스스로 평가했다. 실험 결과, 그림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제공될수록 감상자는 그림이 더 의미 있다고 평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경향은 그림이 추상적일수록, 그리고 제공되는 정보가 작품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때 강해졌다.

예술심리학의 실험은 어떻게 해야 그림 감상 경험과 관련한 유용한 영감을 준다. 앞선 실험 결과를 예로 들면, 전시 기획자와 큐레이터는 관람객의 그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어떤 정보를 제공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림과 직접 연관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특히 추상화와 같이 무엇을 표현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일 때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추천사〉에서 짧게 설명했지만 미술관 관람객의 행동을 분석한 심리학 연구들을 보면 미술관에서 어떤 감상 전략을 취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인지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그림을 0.1초만 보고도 상당히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처음 접하고 10초 이내에 그림을 더 볼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절반 이상의 관람객이 그림을 한 번씩 쭉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그림으로 다시 돌아와 재감상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저자는 심리학 연구들을 검토하면서, 아주 짧게 휙 미술관을 둘러보면서 마음을 끄는 그림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그 그림들만 집중적으로 감상하는 전략을 제안한다. 저자는 감상자들이 예술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도구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집필 취지를 밝히고 있다. 특히, 이 책은 미술과 심리학을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저자는 전문적인 용어나 어려운 개념을 최대한 배제하고, 친근한 어조로 설명하며, 자신의 경험과 감상을 곁들여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미술과 심리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그림과 심리학을 좀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의 감상 방식과 생각을 더욱 깊이 탐구할 수 있을 것이다. 『감상의 심리학』은 예술을 사랑하는 누구나, 감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미술 감상과 이해법이다. 


한국의 옛 그림에서도 점묘법을 찾아볼 수 있다. 겸재 정선은 금강산을 그리면서 점을 찍어 숲의 농도를 달리했다. 그림에서 산 능선은 진한 점을 찍고 그 사이에서는 점진적으로 점을 줄여나갔다. 또한 왼쪽 작은 산은 훨씬 밝은 점들로 숲의 무성함을 표현하여 원근감을 높이고 있다. 점으로 숲의 농도와 깊이를 표현한 기법은 그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데, 그의 실험 정신이 얼마나 투철했는지를 잘 보여준다.(p.104)


저자 : 오성주


2011년 이후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지각심리학, 예술심리학, 로봇심리학 등을 가르치고 있고, 최근에 주식 투자와 관련한 수업인 주식심리학을 개설했다. 착시와 게슈탈트 심리학 연구에 관심이 있다. 전북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뉴저지 주립대학교(Rutgers-Newark) 심리학과에서 지각심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에 오기 전에는 경남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전임강사로, 전북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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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 패권 전쟁
양수영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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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에너지는 더 많이 필요하다. 물리적으로 에너지는 빛과 열에 의해 생성된다. 화학적으로 보자면 생물체에 공급한 산소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한 축이다. 단기간 가장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는 전쟁 때도 고대에는 인간의 힘이 에너지의 근원이었다. 다시 말해 전쟁은 인간들의 힘과 전쟁 기술의 싸움에 불과했다. 그러나 화약이 발명되고, 이에 따른 각종 무기가 개발됨으로써 살상력은 더 멀리 있는 적까지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전쟁의 양상도 바뀌었다. 병사들의 체력보다는 강력한 무기 개발전으로 바뀌어 갔다. 

특히 제1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수 있는 기계들이 발명됨으로써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가 대신했다. 이때 사용된 에너지원은 물을 끓이는 석탄에 의해 주도됐다. 산업 전반과 교통기관의 획기적 발전으로 인류 사회를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들 기계들은 에너지를 활용하여 24시간 쉴새 없이 가동됨으로써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제 기업주에게는 인간의 노동보다는 에너지원 확보가 더 중요해졌다. 인간의 노동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함으로써 도시 노동자의 실업이 발생하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 유럽에서 시작한 산업혁명은 새로 독립한 미국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유럽인과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여 국토와 국민의 수를 대폭 늘린 신생국가 미국이 세계 산업을 주도하게 된 것은 인구보다는 큰 영토와 자원에 힘입은 바 크다. 자원 가운데에서도 석유의 발견이었다. 미국에서 처음 석유를 발견하고 이를 산업에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산업의 주도권은 미국으로 서서히 움직이게 된다. 석유는 석탄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한 에너지 방출량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1850년대 처음 석유를 발견해 거의 200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 석유는 인류 문명 발전의 중심에 서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석유는 세계의 산업과 전쟁의 향방을 가리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물론 전쟁 무기로서는 우라늄을 이용한 핵폭탄 등이 있지만 상상을 초월한 파괴력과 후유증으로 더 이상 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소련 사이에 이미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안이 깨질 경우 어쩌면 인류의 종말이 올 수도 있다는 분석에 따라 지난 80년 동안 핵폭탄을 사용히지 않았다. 아슬아슬한 위기를 넘긴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제3차 세계대전이 터질 경우 인류가 살아남게 될지는 몰라도, 분명한 것은 제4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인간은 돌을 무기로 사용하게 될 것"이란 말은 핵폭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석탄이나 석유 에너지는 중동에 대량 매장된 것을 밝혀낸 이른바 '선진국'들은 에너지 확보가 국력의 크기를 가름한다는 사실을 미리 깨달았다. 한 지역의 석유 매장량을 추정해 낼 정도로 발달한 서양의 과학은 이를 둘러싸고 중동 석유의 선점을 위해 그들에게 군사적으로 각종 혜택을 주고 석유 채굴권과 판매 수익을 확보했다. 낙후된 중동 국가들은 석유가 나라의 무기 역할을 해준 셈이다. 그러나 천연가스가 에너지원으로 발굴됐으나 석유만큼의 에너지 확보에는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석유·석탄은 이것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 대신 타면서 내뿜는 연소 가스가 수십 년~수백 년 지속되어 지구 대기 환경은 물론 바다와 북극 얼음지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른바 온실가스라 불리는 매연 등이다. 이로써 연소물질이 지구 대기권을 둘러싸 온실효과를 냄으로써 지구의 대기나 해수 온도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벌써 지구의 위기라는 기후변화가 지난 세기부터 본격화되었다. 많은 연구와 많은 환경론자들이 석유·석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효과적인 결과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이 역사상 최대의 격변을 맞고 있다. 석유 등 탄소를 배출하는 인간 활동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전 세계가 탄소 감축을 화두로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충격에 이어 자원을 무기로 한 보호무역주의, 에너지 수요 증가 등을 겪으며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에너지 안보 이슈가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일국의 경제 안정부터 국가 안보, 세계 질서까지 좌우하는 에너지 헤게모니를 둘러싸고 일견 첨예하게 대립하는 복잡한 상황을 맞닥뜨린 것이다.

이 책 『세계 에너지 패권 전쟁』은 바로 이러한 모순적 상황의 실체를 가장 빠르게 파악하고 ‘생존’이라는 가장 적실한 시대적 키워드로 강력한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집필됐다. 국내 최고 에너지 전문가로 불리우는 저자 양수영은 한국석유공사 사장과 서울대 교수(객원)를 지냈다. 저자는 또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한국 자원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인 미얀마 쉐(Shwe·황금) 가스전 프로젝트를 직접 발굴하여 생산까지 이끈 주역으로 현장과 학계를 넘나들며 인정받는 손꼽히는 전문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류 역사 속에서 당대를 지배하는 최고의 자원·기술·권력이 충돌하는 극렬한 부의 쟁탈전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낼 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데이터와 객관적 정세 분석을 통해 한국 경제의 운명을 개척할 방안을 강조한다.

저자는 「4가지 축으로 보면 에너지 패권 지형이 단숨에 읽힌다」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20세기가 석유와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한 각축의 시대였다면, 21세기에는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재생에너지, 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에너지 관련 산업을 선점하려는 여러 방면에서의 치열한 경쟁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고 단언하고 있다. 석유가 석탄을 대체하는 시기를 세계사는 '제2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규정한다. 서방 강대국들은 앞다퉈 석유 최대 매장량을 가진 중동에 진출해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산업력 강화를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언제 벌어질지 모를 전쟁 대비이기도 했다. 사실 제2차 세게대전은 석유 확보 여부가 전쟁의 판도를 좌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은 미국이 일본의 태평양 진출 야욕을 분석해 내고 석유 금수조치를 취한 탓에 일본의 무리한 기습이다. 태평양 제해권을 장악하기 위해선 일본으로서는 미국과의 전쟁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일본 군부는 치밀한 분석 아래 하와이 진주만에 대해 기습 공격을 감행한다. 작전이 성공할 경우 향후 2년간 미국이 참전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진주만 기습은 절반의 성공이었다고 전쟁사가들은 전후 평가를 내렸다. 미국의 참전 불가능을 노렸지만 오히려 미국의 참전을 일찍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참전을 결정하고 유럽으로 엄청난 병력과 군대와 군수물자를 보내는 한편 태평양에서는 일본과 미국이 맞붙게 된다. 일본도 미국과의 전쟁이 오래 갈 경우 결정적으로 물자와 병력이 부족한 일본이 패할 것이란 분석도 이미 나와 있지만 이때부터 일본의 기세는 꺾이기 시작한다. 미국과 일본의 태평양 전쟁은 에너지(석유) 확보를 위한 일본군의 속내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이후 세계의 여러 나라, 특히 강대국들은 석유가 확보가 경제적·군사적 목적이 된다. 최근 연일 보도되는 전쟁이나 각종 무역 제재 등이 바로 자원의 ‘무기화’가 끼치는 극심한 영향력을 실감하게 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다양한 에너지원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하다. 책에 따르면 우리 나라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모두 수입에 의존함은 물론이고 기후 여건상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취약한 상황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정쟁의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자원의 분포에 대한 객관적 사실과 국가 간의 정치, 경제, 안보 등의 관계를 꿰뚫는 에너지 지정학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지금 대한민국에 절실한 이유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에너지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서로 어떻게 협력 또는 갈등하고 어떤 전략을 취해나갈지 파악하며, 앞으로 에너지 확보에 따른 각 산업이 어떤 지각변동을 겪을지를 전망한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등 중동의 여러 분쟁 또한 석유 자원을 차지하려는 세력들 간의 갈등이었다.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또한 천연가스 패권을 가진 러시아가 이를 무기화할 수 있었던 것이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영토 싸움이라기보다 자원전쟁이라는 저자의 분석이다. 이렇듯 에너지는 산업의 운용과 발전뿐만 아니라 오늘날 각국의 경제 안정부터 국가 안보, 세계 질서까지 좌우하는 요인이 되었다. 에너지가 21세기 진정한 부와 권력의 원천이 된 것이다. 

이 책에서 살펴보는 것도 지금 미중 패권 경쟁도 결국 에너지 확보 없이 결코 우위에 설 수 없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에 바탕을 둔다. 사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지난 1월부터 집권에 들어갔다. 취임 전 자신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즉각 중단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가장 가까운 최근에 트럼프와 우크라이나 젤린스키 대통령이 만나 미국은 휴전을 강제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물론 푸틴과의 사전 교섭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일방적으로 불리한 휴전 조건으로 휴전을 압력하는 듯한 형국이다. 대신 미국은 휴전 시까지 최소한의 무기를 지원하며 결국 우크라이나가 가진 세계 최대의 희토류 광산 채굴권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지적 전쟁이 벌어질 경우 전쟁에 휩싸이면 어느 쪽이 승리하던 약소국은 점점 비참한 상태로 전락하고 만다. 더욱이 스스로 지킬 자주 국방의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면 살아남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이 책은 모두 4부 13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석유 전쟁〉, 2부 〈천연가스 전쟁〉, 3부 〈탄소 전쟁〉, 4부 〈생존 경쟁〉 등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에너지 패권 전쟁을 4가지 전쟁이라는 축을 기준으로 살펴본다. 세계는 에너지 쟁탈사에서 인류 문명과 부의 패러다임을 바꾼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1부는 석유 전쟁이다. ‘20세기를 주도했던 석유 패권은 세계 역사와 경제를 어떻게 좌우해 갈 것인가?’에 대해 고찰한다. 〈석유 전쟁〉 발제문에서 저자는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했던 일을 기술한다. 이는 지금까지 끝나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시작이었다. 중동의 한복판에서 일어난 이 전쟁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보복 공격을 하느라 중동의 살얼음판 긴장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또 한 가지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할 때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해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은 경험을 여러 차례 겪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석유는 단연 인류 문명을 화려하게 꽃피게 한 가장 주요한 에너지원이다. 미국을 세계 최강 국가로 만들었으며,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고 고기잡이로 생계를 이어가던 중동 국가들이 석유로 부를 축적해 호사를 누리게 했다. 20세기는 석유 패권이 본격적으로 세상을 지배한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혁명과 전쟁이라는 인류 문명사의 대격변을 거치며 석유는 인류 문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1부에서는 20세기를 주도했던 석유 패권은 세계 역사와 경제를 어떻게 좌우해 왔는지 살펴본다. 

2부는 천연가스 전쟁이다. ‘천연가스 패권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질서는 어떻게 바뀌어갈 것인가?’에 대해 고찰한다. 3부는 탄소 전쟁이다. ‘기후 위기 시대, 주목받는 저탄소 에너지는 화석에너지 패권을 뛰어넘을 것인가?’에 대해 분석한다. 4부는 생존 전쟁이다. ‘자원 확보 경쟁을 넘어 정치·경제적 생존 투쟁이 벌어지는 지금,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해 탐구한다.

이 책은 세계 거시경제의 흐름과 에너지 산업의 방향과 투자 인사이트를 통해 에너지가 곧 생존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각자의 근거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쟁이나 거짓 정보 없이 각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집필한 이유이며 그 역할을 해내는 것으로 이 책은 그 의의가 크다. 또 한 가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어떤 결말을 가져올까? 아직 휴전 등을 위한 협상 중이어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무기 지원, 특히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 이처럼 강대국이든 약소국이든 안정적인 자원 확보를 통한 에너지 안보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해준다. 이를 토대로 세계 각 나라는 서로 다른 정치·경제·지리적 여건하에서 다양한 에너지원 간의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전략적으로 대처해 나간다. 21세기 전쟁은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전개될지 유추 탐구할 수 있는 게기를 마련해 준다. 저자는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토대 위에서 다음 세계를 제패할 자원의 각축전을 꿰뚫어볼 때 비로소 우리 자신을 위한 최고의 생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이 책에서 역설하고 있다.


에너지 지정학이 중요한 이유는 에너지를 둘러싼 쟁탈전이 패권 전쟁을 넘어선 생존 전쟁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패권 다툼에 그쳤지만 이제 생존이 걸렸다. 에너지 확보가 한 국가의 정치·경제·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너지 확보를 통한 에너지 안보, 탄소 감축, 에너지 절약,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이 모두를 생존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우리가 할 일을 해낼 때 미래가 있다.(p.227) - 「4부. 생존 전쟁」 중에서


저자 :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역임한 에너지와 자원 전문가이다.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이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텍사스A&M대학교에서 지구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석유공사,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을 거치면서 에너지와 자원 전문가로 활동했다. 대우인터내셔널 근무 시절에 한국 자원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인 미얀마 쉐(Shwe·황금) 가스전 프로젝트를 직접 발굴하여 생산까지 이끈 주역으로서 대우인터내셔널 자원개발부문장(부사장)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석유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석유·가스 전반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으며 석유·가스 사업은 물론이고 신성장 사업으로 해상 풍력과 수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객원)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탄소 감축과 에너지 전환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했다. 저서로는 미얀마 가스전 성공 스토리를 담은 『황금가스전』을 비롯하여 2022년 세종도서로 선정된 『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가 있으며, 탄소중립의 실상을 다룬 『탄소와 에너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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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 -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인터뷰집
애덤 바일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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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중학교 다닐 때 미술 선생님이 생각난다. 미술 수업에 들어오신 선생님이 교실 안에 있는 달력을 그려보라고 학생들에게 제안했다. 저마다 준비해온 연필과 색칠 도구로 열심히 그리고 완성했다. 학생들이 그리는 그림을 하나씩 돌아다니며 도움말도 주고, 평가도 하면서 수업이 진행됐다. 그때 독자는 미술 선생님의 칭찬을 받았다. "나날이 발전하는구나"라는 짧은 한마디였다. 초등학교 때도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을 들었는데 중학교에서 또 그런 평가를 받으니 기분이 좋을 뿐 아니라 화가가 될까? 하는 생각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집안에서는 반대였다. 예술가들은 배고프기 때문에 결코 권유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그림에 대한 꿈은 쉽게 가시지 않아 결국 미술부 특별활동을 하던 친구에게 부탁해서 방과 후 한 시간씩 들러 연습을 하는 특별활동 미술실에 간 적이 있다. 물론 미술 선생님의 허가도 받았다.

그때 화가가 되기 위한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처음 가본 미술실은 흔히 데생 연습을 하는 조각상(흉상)을 하나 탁자 위에 올려 놓고 학생들이 열심히 그리고 있었다. 누구 하나 떠드는 사람 없이 연필 사각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살금살금 돌면서 그들이 그린 그림을 살폈다. 놀라울 정도로 빨리 그럴 듯하게 그리는 학생이 있었고, 어떤 학생은 아직 크기와 분할에만 치우쳐 스케치 북에 연필 선 몇 개만 그려져 있는 학생도 있었다. 

이후 집에 와 조각상이 없기에 교과서에 나오는 사진 한 장을 대상으로 삼아 미술 시간에 그리듯 열심히 그렸다.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그렸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은 사용하지 않은 지우개로 지웠다 다시 그리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꽤 오랜 시간 그렸지만 도무지 완성할 수가 없었다. 명암은커녕 얼굴 부위의 크기도 맞지 않고 비례마저 제대로 맞추지 못해 결국 낙서에서나 보는 흉칙스러운 모습에서 그치고 말았다. 후에 미술반 친구에게 물어보니 학기 초부터 몇 개월간 연습을 해왔다고 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말 그대로 수없이 반복함으로써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훌륭한 화가는 선 긋기만 오만 번 이상 연습한다고 들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이후로 그림 그리는 일은 점점 멀어졌고, 그냥 즐기는 것은 좋은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도움의 말도 들었다.

독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데생, 스케치, 드로잉, 크로키, 소묘 등 그림의 기초 과정에서 배우고 반복하는 일이라는 점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어서다. 이 책 『티노씨 핫플레이스 드로잉』의 주제는 세계 여행지 드로잉이다. 이 책은 세계 유명 여행지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장소를 그림(드로잉)으로 남기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드로잉 기법을 가르치는 입문서에서 실전까지 겸한 취지로 발간됐다. 이를 위해 저자 티노씨는 드로잉에는 모두 8가지 재료(연필, 샤프펜슬, 색연필, 콩테, 마카펜, 라이너펜, 오일파스텔, 수채물감)를 사용한다고 밝힌다. 일반적으로 드로잉을 하는 사람들이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재료들이다. 흔히 사용하는 4B연필 외에 색채가 가능한 마카펜, 색연필, 오일파스텔, 수채물감 등의 사용법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책에는 단풍나무 풍경 드로잉에서 붉은색 안료를 사용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드로잉 기본기를 다지는 사례도 실었다.

드로잉의 사전적 의미는 '선묘(線描)'라고 한다. 연필, 펜, 목탄, 크레용 등으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 또는 제도 도면. 워터칼라 드로잉(water-colour drawing, 수채화)과 같이 명암, 채색 등 격식에 박힌 표현도 드로잉의 범주에 속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유채기법에 의한 페인팅에 대치되어 사용되는 예도 있다고 덧붙인다. 요즘은 영어로 쓰이는 말을 발음 그대로 쓰지만 옛날에는 우리 미술계에서는 '소묘'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사전은 밝히고 있다. 앞서 독자가 언급한 '데생'이란 말은 프랑스말로 영어로는 드로잉을 말한다고 한다. 드로잉은 프랑스어 데생의 번역어이며 데생은 '그린다'는 뜻의 프랑스어 '데시네(dessiner)'에서 나온 말이다. 즉 드로잉이나 소묘는 같은 의미의 단어라는 뜻이다. 

세계미술사전은 더욱 자세하게 드로잉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표현이나 형태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선을 사용해 이미지를 그려내는 기술로서, 건축, 조각, 회화, 공예 등 모든 예술의 기초를 형성한다. 밑그림이라고도 하며, 프랑스어로는 건축의 도면, 도안 등의 뜻도 포함한다. 제작의 목적이나 동기에 따라 크로키, 스케치, 에스키스, 바탕그림, 에보슈, 카르통, 에튀드 등의 명칭이 쓰이기도 한다.

미술대사전은 드로잉의 역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 공예가들은 질그릇 조각 위에 붓으로 독자적인 스케치를 했다. 그러나 고대와 중세에는 스케치를 단순히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여겼고 또 당시의 엄격한 관습이 예비 창조의 범위를 제한하였기 때문에 거의 그려지지 않아, 중세에 소묘의 기능은 주로 공방용의 패턴들에 한정되었다. 지오토Giotto(1266~1337) 이후 자연주의의 발생은 좀더 복잡한 밑그림 기술을 요하게 되었고, 14세기 이후 출현한 최초의 독립적인 소묘는 흰색으로 강조점을 둔 에칭으로, 섬세한 모델링을 위해 바탕칠이 된 종이 위에 그려졌다. 당시 사용되었던 다양한 소묘 기법은 첸니니Cennino Cennini(c.1360~1440)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는 도제 훈련에 있어서 소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소묘를 회화에 입문하는 ‘개선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소묘가 예술의 표현수단으로써 최초로 독자적인 위치를 확립한 것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1452~1519)의 작품에서였다. 그의 수많은 소묘들은 예술적이고 과학적인 창조물들을 광범위하고 풍부하게 보여준다. 예비 스케치를 새로운 실험 분야로 본 그의 개념은 라파엘로Raffaello(1483~1520)에게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소묘의 발전은 18세기에 들어와 거장들의 위조품 드로잉들이 나돌 만큼 수장가들의 수집 대상이 되었다. 19세기에는 앵그르Jean-Auguste Dominique Ingres(1780~1867)를 비롯한 신고전주의자가 소묘의 중요성과 기능을 강조한 것에 비하여 색채를 강조한 낭만주의자들과 인상주의자들은 비교적 소묘를 부수적인 것으로 이용하였다. 반 고흐Vicent van Gogh(1853~1890)는 큰 갈대펜을 사용하여 선의 표현적 특질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었으며, 로댕Auguste Rodin(1840~1917)은 20세기 소묘의 개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대담한 소묘에서부터 모델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한 자유로운 기법을 보여주었다. 이때부터 데스피오Charles Despiau(1874~1946), 마이욜Aristide Maillol(1861~1944) 등과 같은 많은 조각가들도 훌륭한 소묘를 제작하였다. 마티스Henri Matisse(1869~1954),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 클레Paul Klee(1879~1940) 등을 비롯한 근현대 미술의 거장들도 독창적인 소묘들을 통해 드로잉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였다. 20세기의 소묘는 추상화의 경향에 따라 점차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성격이 강조되었다.

이 밖에도 회화 기법의 하나로 스케치와 크로키도 설명한다. 스케치(sketch)는 프랑스어의 크로키(croquis)와 같은 것이다. 사생화·약도·초벌그림 등 즉사적(卽寫的) 데생의 일종으로서 목적에 따라 정밀하게 사생하는 경우도 있고 대략을 그리는 경우도 있다. 화고(畵稿, 그림의 원고)로써 외워서 그리는 경우도 있는데, 대략 그리는 경우 임시 스케치의 수법을 사용한다. 스케치 재료는 옛날에는 피엘 노아르(黑石)나 실버 포인트(銀筆)를 사용했으나, 현재는 연필·색연필·목탄·콘테·파스텔 등의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단색으로 대상의 형태나 특징을 선묘(線描)하기도 하고, 명암을 그려넣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에 수채화물감을 칠하면 연필을 정착시키는 효과가 있어 담채를 칠하는 경우도 많다.

또 크로키(croquis)는 초안(草案), 스케치, 밑그림 등의 뜻이다. 화가가 본대로 느낀 대로 연필, 콘테, 펜 등으로 단시간에 그린 것으로서, 세부 묘사에 사로잡히지 않고 대상의 가장 중요한 성질이라든가, 톤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영어의 스케치가 이에 상당하는 말이지만, 일반적으로 크로키는 빠르게 그리는 것을, 스케치는 대상에 대한 더 정확한 묘사법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독자가 중학교 때 학생들이 스케치 북에다 그린 석고 흉상은 데생, 드로잉, 소묘이다. 이에 구별하여 움직이는 물체, 즉 말이 달리는 모습이라든지 운동 선수가 취한 한 동작의 특징을 빠르게 잡아내어 간략하게 그려내는 것을 크로키라고 한다는 뜻이다. 

이 책 『티노씨 핫플레이스 드로잉』에서 저자는 원근감과 입체감이 살아 있는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스케치부터 완성까지 4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의 과정 그림과 함께 친절한 드로잉 가이드를 제시한다. 다양한 강의 경험과 드로잉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저자 티노씨의 친절하고 체계적인 가이드를 따라 그림을 그리다 보면 멀어져 가는 풍경이나 웅장한 건물을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

이 책의 모든 그림에는 티노씨Mr.Tino의 유튜브 강좌로 연결할 수 있는 큐알코드가 수록되어 있다. 실시간 생방송으로 시연한 티노씨의 드로잉 영상을 유튜브로 함께하며 소실점과 눈높이를 잡고 구도를 스케치하는 것부터 각 소재에 따른 표현과 기법, 보조도구를 사용하여 효과를 높이는 법까지 차근차근 따라 그려 멋진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세계 여행과 드로잉이라는 두 가지 테제를 결합시킨 미술 기본 입문서라고 보면 될 듯하다. 이 책은 세계 여행지로는 북아메리카부터 아프리카까지 누구나 한번쯤 가 보고픈 세계 각국의 여행 명소를 저자 티노씨의 가이드를 따라 직접 그려 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1부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한 기초 드로잉〉과 2부 〈대륙별 핫플레이스 드로잉〉으로 구성되었다. 2부에서는 1장 「북아메리카」, 2장 「아시아」, 3장 「유럽」, 4장 「오세아니아/아프리카」로 묶었다. 독자들은 세계인들이 자주 찾는 핫플레이스의 풍경과 건축물을 다양한 기법과 표현법으로 하나하나 그리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드로잉으로 지구촌 한 바퀴를 여행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산이나 폭포 같은 유려한 자연 풍경은 물론이고 골목, 카페, 광장, 사원 등 다양한 건축물과 공간이 등장한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나 이탈리아의 피렌체 대성당과 같은 유명한 랜드마크부터, 전라북도 남원의 서도역처럼 우리 주변의 소박한 여행지까지 고유한 특징과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각양각색 명소들을 눈에 담으면서 그림을 통해 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맘껏 표현해 볼 수 있다. 특히 저자의 설명은 풍경이나 건축물을 드로잉 할 때는 구도와 비례, 원근법을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독자들의 이해와 실전을 돕고 있다. 이 책은 눈높이와 소실점의 이해는 물론 형태 잡는 법, 투시도법, 원근법 등을 포함한 드로잉 기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는 말이다.

책은 또한 4단계로 나누어 드로잉 진행 과정을 각 그림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구도 잡기부터 디테일한 묘사까지 각 단계의 진행 그림과 설명을 보면서 핫플레이스 드로잉 방법을 쉽게 터득하고 구현해 볼 수 있다.

미국 국회의사당의 경우 '드로잉 포인트'를 제시한다. "미국 국회의사당 특유의 하얀색을 강조하기 위해 양옆의 나무들을 진하게 그려준다. 세로선만으로도 복잡한 건물의 구도를 그릴 수 있다."(p.46) 이어 단계별 드로잉 가이드를 ① 중앙의 케이크 형태 구조물 위치를 잡고, 양쪽 나무들의 외곽 형태만을 그린다. ② 하늘은 위쪽을 더 어둡게 하여 문지르고 건물의 외곽을 지우개로 선명하게 지운다. ③ 하얀 건물을 강조학 위해 나무들을 더욱 어둡게 그린다. ④ 건물의 많은 창문들은 연필을 두껍게 하여 세로선만으로 깔끔하게 표현한다. 

본격적으로 핫플레이스 드로잉을 시작하기 앞서 다양한 미술 재료들로 기본기를 훈련하는 코너도 마련해 두었다. 똑같은 단풍나무를 여덟 가지 재료(연필, 샤프펜슬, 색연필, 콩테, 마카펜, 라이너펜, 오일파스텔, 수채물감)를 사용해 그려 봄으로써 이후 본격적인 드로잉에서 훨씬 다채롭고 풍부한 텍스처와 깊이를 가진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재료를 활용한 기초 드로잉 후에는 본격적으로 대륙별로 핫플레이스를 소개한다. 핫플레이스 각각의 기본 정보와 함께 그림별로 '드로잉 포인트'와 4단계 드로잉 가이드가 주어지며, 실시간 생방송으로 시연한 티노씨의 드로잉 영상 유튜브 큐알코드도 제공된다. 이 책의 모든 그림을 저자가 직접 그려 가며 세세한 부분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유튜브 강좌이기 때문이다. 따라하는 것만으로 드로잉 초보라도 어렵지 않게 핫플레이스 드로잉을 완성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출판사 측의 이야기다.

해외 여행을 몇 차례 다녀온 독자로서도 가본 적 있는 명소가 나올 때는 눈길을 한 번 더 주지만, 못 가본 곳은 이색적으로 느낄 만큼 드로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유적지의 웅장한 건축물, 독특하고 이색적인 거리와 가옥 등을 대할 땐 새로운 해외 여행을 꿈꾸며 책에 몰입하고 그림의 능력도 키울 수 있어 다음 여행 때는 간단한 도구를 챙겨 드로잉에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도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우선 점찍어 둔 한 곳을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며 그림 구상과 함께 돌아볼 여행지를 생각해 본다.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주도인 코타키나발루이다. 이 도시는 말레이시아 동부 보르네오섬 최대의 도시이다. 이곳은 '황홀한 석양의 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바닷가에서 보는 낙조는 그리스 산토리니, 남태평양 피지와 함께 세계 3대 해넘이로 꼽힌다. 적도가 가까운 곳이라 날씨가 변덕스럽지 않고 사시사철 깨끗한 하늘과 주홍빛 노을을 볼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드로잉 포인트'는 마카펜은 부드러운 색 변화 단계를 나타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여러 번 겹쳐 칠하여 노을의 느낌을 표현할 것을 주문한다. 이 그림 역시 4단계 드로잉 포인트를 덧붙인다. ① 실루엣으로 표현될 배경의 나무와 섬, 사람들만을 스케치한다. ② 노랑색, 주황색, 분홍색 등 밝은 색 마카펜으로 바탕을 먼저 칠한다. ③ 갈색, 고동색, 붉은색 등 좀 더 어두운 색감들을 덧칠하여 구름 부분을 그린다. ④ 감정 색감의 마카펜, 붓펜을 이용하여 나무와 바탕의 넓은 부분을 그리고 라이너펜으로 얇은 나뭇가지를 그려 완성한다. 


저자 : 티노씨(김명섭)


일러스트를 전공하고 다양한 화풍의 그림을 그렸다. 현재 보타니컬아트 작가 활동과 연필 드로잉 강의를 하고 있다. YouTube로 연필 드로잉 온라인 실시간 강의를 하고 있으며, “친절한티노씨”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여 그림을 배우고 즐기시는 분들과 소통하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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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테레지아 - 오스트리아 최초의 여왕 서양근대사총서 6
김장수 지음 / 푸른사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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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테레지아는 약육강식의 서양 근대사에서 오스트리아가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그녀는 재위 40년 간 끊임없는 전쟁과 가톨릭의 억압 속에서도 법, 군제, 교육 등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 오늘날 ‘오스트리아의 국모‘로 칭송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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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 지음 / 푸른사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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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유럽의 여러 국가 중 오스트리아만큼 부침을 거듭한 나라는 드물다. 오스트리아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 불릴 만큼 독일의 일부 영토까지 아우르며 강대국으로서 존재했다. 유럽에서 힘깨나 썼다는 의미다. 독일과 함께 일으킨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과 함께 합스부르크 가문이 멸문에 이르면서 오스트리아 제국 역시 산산조각 났다. 오스트리아는 1921년 오늘날의 국경선을 형성하게 된다. 더욱이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 히틀러의 나치에 강제 병합된 채 침략국의 일원으로 참전했다가 다시 패전함으로써 국세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울어 1945년 독일이 항복한 후 독립국가로서 인정을 받았고, 1955년 영세중립을 선언하고 국제적인 승인을 얻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서로마 제국 멸망 후 500년이 지난 즈음 996년 「오스타리치(Ostarrichi)」라는 이름으로 최초로 유럽 역사에 언급되었다. 처음에는 바이에른 공국의 국경지구에 속했다가 1156년부터 1806년까지 (대)공국으로서 신성 로마 제국의 독립적 구성국가였다. 〈오스트리아 왕가"(Haus Osterreich〉라 불리며 광대한 꿈의 지배권을 얻었던 합스부르크 왕가 아래서, 수 세기 동안 오스트리아는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와 오스트리아 제국의 왕을 배출하며 합스부르크 가문의 중심이었다. 1804년 선언된 오스트리아 제국(당시 헝가리와 보헤미아까지 포괄)은 제국의 서쪽 부분이 1815년부터 1866년까지 독일 연방의 일부였고, 1867년부터는 그때부터 독립국가가 된 헝가리 왕국과 함께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왕조를 구성했다. 

이 책 『오스트리아 최초의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에 소개된 마리아 테레지아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일원으로서 부제(父帝) 카를 6세의 장녀이며, 토스카나 대공(大公) 프란츠 슈테판과 결혼(1736)했지만, 부제(父帝)가 갑자기 사망(1740)함으로써 합스부르크가의 모든 영토를 상속받았다. 그러나 엄청난 영토 이익을 노린 유럽 각국이 이의를 제기하여 오스트리아 계승전쟁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아헨조약에서 프라그마티셰 장크치온에 대한 각국의 승인을 얻어냈다. 정치적 능력이 뛰어났으며 부역의 경감, 수도원영지의 몰수, 교육제도의 개혁 등에 성과를 거둔 여제(女帝)로 오스트리아에서 칭송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은 카를 6세의 생존 당시의 상속법인 프라그마티셰 장크치온, 즉 '국본조칙(國本詔勅)'이 이미 각국의 승인을 받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각국이 그 상속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여 오스트리아 제국 영토를 둘러싸고 벌인 3차례의 계승전쟁(1740∼1748)이 일어났다. 이 전쟁으로 프로이센(독일)에 슐레지엔 지역을 넘겨주었으나, 숙적 프랑스와 대립하는 영국과 손을 잡아 교묘하게 일을 처리함으로써 아헨조약(1748)에서 프라그마티셰 장크치온에 대한 각국의 승인을 얻어냈다. 전쟁 중에 남편을 황제(프란츠 1세)로 세워 공동통치자가 되었으나, 남편에게는 정치적 능력이 없어 그녀가 모든 국정을 담당했다고 한다. 그 후 재정(財政)의 재건과 군사력 증강에 주력하여 슐레지엔 수복을 목표로 프로이센과 7년전쟁(1756∼1763)을 일으켰으나, 프랑스와의 동맹을 맺은 영국이 등을 돌리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강화조약을 맺었다. 테레이자 여왕은 남편의 사망(1765) 후로는 아들 요제프 2세와의 공동통치로 바꾸었다.

내정 개혁에는 친독일의 급진주의적인 요제프 2세를 견제하면서 부역의 경감, 수도원 영지의 몰수, 교육제도의 개혁 등에 성과를 거두었다. 원래 아들의 탄생을 기대하여 딸의 제위 상속은 생각하지 않았던 카를 6세는, 마리아 테레지아에게 가정적인 교육만 베풀어 얌전한 여성으로 자라게 했으나, 마리아는 정치적 국면에서 비상한 재능을 발휘했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자녀를 16명이나 두었으며, 프랑스왕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도 그녀의 딸이이다.(두산백과)

특히 테레지아는 오스트리아의 계몽절대주의 체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군주였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오스트리아 최초로 의무교육 제도를 실시하여 계몽절대주의 체제를 견고히 다지고 중앙집권체제의 강화뿐만 아니라 문화적 단일화를 구축했다. 아울러 행정, 재정, 외교 분야에서 개혁정책을 강력히 추진했고, 군제 개혁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이 책은 모두 5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카를 6세와 국사조칙〉, 2장 〈마리아 테레지아의 성장과 결혼〉, 3장 〈오스트리아 왕위계승전쟁〉, 4장 〈계몽절대왕정체제 구축〉, 5장 〈말년의 활동〉 등이다.

1장은 마리아 테레지아에게 왕위계승권을 부여한 국사조칙의 제정 원인과 그 진행 과정을 다루었다. 아버지 카를 6세의 부친(테레지아의 조부) 레오폴트 1세는 우울한 눈빛과 돌출된 아랫입술이라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특징을 가진 군주였다. 그는 1640년 오스트리아 왕국의 통치자 겸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페르디난트 3세와 그의 첫 번째 부인인 마리아 안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후 그는 성직자, 즉 파사우 주교가 될 목적으로 교육을 받았짐반 그의 형 페르디난트 4세가 1654년 갑자기 사망했다. 이에 따라 레오폴트는 1658년 오스트리아 국왕 및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등극했다. 

레오폴트는 플루트를 잘 부는 전문가적인 솜씨의 음악에 취미가 있어 국사보다는 음악에 더 몰두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오스트리아와 경쟁국인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프랑스의 국제적 위상 증대에 관심이 컸고 그것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방법 강구에도 능독적인 자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루이 14세(부르봉 왕조)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영토 획득을 대외정책의 근간으로 설정했고 그것을 실천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실제로 루이 14세는 라인 강을 넘어 신성로마제국의 영역을 자주 침범했고 이교도 국가인 오스만튀르크와 협력하여 합스부르크 가문을 괴롭히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유럽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오스만튀르크의 150년 간 4차례에 걸친 오스트리아 침범으로 결국 옛 헝가리 왕국 영토 대부분을 넘겨주었다. 오스만튀르크는 마지막 관문인 오스트리아 빈의 점령을 위해 원정에 나섰지만 국정에 관심이 별로 없어 보였던 레오폴트 1세는 뛰어난 외교와 훌륭한 장군을 발탁, 전세를 뒤집고 옛 헝가리 왕국의 수도 부다페스트까지 빼앗아오며 옛 영화를 지속시켰다. 장군 오이겐과 가톨릭 국가들을 끌어들여 위기를 넘긴 레오폴트는 이후 국가개혁에도 적극적이었고 종교적인 관용 자세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와 에스파냐의 국왕을 배출한 합스부르크는 가문의 영광을 지속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근친결혼을 이어왔기 때문에 선천적 장애를 가진 후손이 많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왕위 계승에 오히려 큰 장애가 되기도 했는데 유럽의 많은 나라가 합스부르크 영향력을 피해갈 수 없기에 얽히고설킨 혈연 관계는 왕위 계승에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결혼 문제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서구 각 나라의 국왕이 조약으로 맺은 왕위 계승과 상속권, 영토 분할 및 상속자 선정 등이 시간이 흐르면서 나라 간의 이해관계로 달라지고, 또 불리한 조약서는 감춰지는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결국 현재의 이해 관계에 맞아 떨어지지 않을 경우 십중팔구 전쟁으로 이어졌기에 오히려 족보 관계는 더욱 혼란을 낳게 됐다. 이 책에서 저자는 별도의 3장에서 3차에 이르는 왕위계승전쟁을 조명하며 프랑스, 영국, 프로이센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살펴본다. 

제 2장에서는 마리아 테레지아의 탄생 및 성장, 프란츠 슈테판과의 결혼 및 자녀 양육, 남편 프란츠 1세의 갑작스러운 서거 이후 아들 요제프 2세와 15년간 왕국을 통치하며 겪는 갈등을 역사에 기록된 바를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여성이 왕으로 추대된 것은 오스트리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적지 않은 반대와 이에 따른 주변 각국의 갈등 관계로 쉽지 않았다. 그러나 카를 6세의 급서로 국왕이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의 겸하는 막중한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는 탓에 누군가의 조력 없이 왕의 자리에 저절로 앉을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 마리아 테레지아는 요제프 1세의 미망인인 태후 빌헬미네 아말리에 폰 브라운슈바이크-뤼네부르크를 자주 방문했고 거기서 두 사람은 매우 친밀하고 격의 없는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고 전한다. 아말리에는 테레지아를 자신의 친손녀와 같이 귀여워했고 특히 테레지아가 홍역과 천연두에 걸렸을 때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고 한다. 이 점에 대해 카를 6세는 아말리에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낼 정도였다고 저자는 이 책에 기록하고 있다. 

아말리에는 테레지아가 여왕으로 등극한 이후 벌어진 상속전쟁에도 자신의 사위인 바이에른 제후 카를 알브레흐트가 지향하던 친프로이센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고 그것의 수정도 강력히 요구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테레지아에 대한 애정과 강력한 지지자였던 것 같다. 또 테레지아 교육을 전담한 폭스-몰라드 백작부인은 그녀의 천부적 재능을 확인하고 그것의 효율적인 확산에 신경을 썼다고 알려져 있다.

어머니 엘리자베스 크리스티네 황후는 1736년 백작부인을 테레지아의 궁내부장관으로 임명했고, 로다운에 위치한 작은 성도 선물했다고 한다. 테레지아는 그녀를 '자유분방한 암여우' 또는 '사랑하는 어머니'라 칭하기도 했다는 말도 저자는 이 책에 쓰고 있다. 이는 테레지아가 친모 엘리자베스 크리스티네 황후보다 더 믿고 따랐다는 말로 독자에게는 읽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테레지아는 크리스티네 황후가 1750년 사망했을 때 특별한 슬픈 감정을 보이지 않았고 상투적인 미사여구로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한데 반해 4년 후 백작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극도의 슬픔을 경험하고 극복하기까지 상당 기간 필요했다는 데서 증명되는 일화다. 

40년 동안 오스트리아의 내정과 군제 개혁을 추진하고 오스트리아 최초로 의무교육제 실시 등 계몽군주로서 강력한 오스트리아를 재건해 오늘날까지 '오스트리아의 국모'로 일컬어지는 그녀의 국정 운영과 제도 개선은 계몽군주로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그녀의 국왕으로서의 업적은 제4장 〈계몽절대왕정체제 구축〉과 제5장 〈말년의 활동〉에 자세히 기록되고 있다. 왕위 계승 전쟁에서 오스트리아의 군주로서 확실히 입지를 다진 테레지아는 정책적 효율성을 갖춘 정부 및 강력한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정례적인 징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이에 따라 일반 조세제도의 도입도 강력히 추진하고 귀족계층과 가톨릭교회의 교회령 및 성직자들은 더 이상 면제 대상이 아니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일반 조세제도의 도입에 따라 귀족 및 성직자 계층은 그들 수입의 18.75%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국가는 징집, 군대 무장 및 유지비를 부담하기로 한데서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한다. 이러한 세금 제도는 경제적으로 활성화된 오스트리아와 보헤미아 지방에서 집중적으로 시행되었다고 역사 기록에서 찾아낼 수 있다. 이처럼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은 신(神)의 뜻을 따른다는 자세로 자신이 신으로부터 합스부르크 가문의 영토를 보존하는 의무를 위임받았기 때문에 그것을 지키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정국 운영의 확신도 가지고 있었다고 후의 사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신앙심이 돈독하던 여왕은 평소부터 로마 교황을 비롯해 빈의 대주교를 존중하며 미사나 성채배령 등의 가톨릭 의식에도 예를 다했다고 한다. 그녀의 가톨릭교에 대한 신앙심은 의심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가톨릭 국가인 오스트리아에는 수도원을 비롯한 교회 관련 영지가 지나치게 많았던 때다. 게다가 교회는 면세 대상이었기 때문에 국가권력의 징세권 행사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테레지아는 가톨릭 교회에 대한 개혁을 단행하지 않을 경우 자신이 주도하던 국가개혁 역시 실효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에 대해 가톨릭 세력은 '교회의 면세특권'을 부각시키면서 마리아 테레지아의 개혁안에 동조하지 않았다. 가톨릭 세력의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테레지아는 예수회의 활동을 제안하고 금전과 시간의 낭비에 불과한 성지순례도 중지시킬 정도로 강력한 추진력도 갖춘 군주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교회 내부의 화려한 의식을 폐지시키자 로마 교황청은 여왕의 개혁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인간의 이성을 강조하던 계몽사상의 확대로 상황은 이미 테레지아의 편이었다. 가톨릭교회에 의해 유지되던 국가 운영 체계나 법 제도 개선을 합리적 이성을 갖고 판단해 추진했으며, 이에 따른 각종 법률도 통과시켜 법제를 확립시켜 나갔다. 이를 위해 1766년 『테레지아 법전』 간행을 통해 집대성했고 이를 토대로 법률의 일원화도 시도되었다. 당시 테레지아는 사법제도의 운영 과정에서 이우스티티아와 클레멘티아를 적절한 안배하려고 했다는 점이 뒤늦게 평가되고 있는 대목이다. 

이우스티티아는 법률의 엄격성과 동등성을 지칭하고, 클레멘티아는 감형을 통해 이런 엄격성을 다소나마 완화시키고 거기서 예외 규정도 인정한다는 것이는데 테레지아 형법전은 중세의 중죄인을 다루는 행사재판소법에 불과하다는 당대 법학자들은 부정적 평가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테레지아는 이미 시대를 앞서 법의 미래까지 내다보고 개혁을 추진했다는 데서 오스트리아의 근대화와 국가 체제의 안정을 꾀했으니 개혁군주의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었다고 독자는 이해된다. 

재위 말년에 시행한 의무교육 제도는 오스트리아로선 처음이었다. 재임 초기부터 교육에 관심이 컸지만 여러 가지 현안에 밀려 재위 말년에 들어서서야 대부분을 아들 요제프 2세에게 위임하고 직접 교육 개혁을 시도했다. 외교나 영토 등 국정 전반에서 갈등을 보이던 요제프 2세도 의무교육 제도 실시에 대해서는 찬성을 했다고 저자는 책에서 적고 있다. 가톨릭 국가이고 신자인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은 신교 국가인 프로이센의 교육 개혁에 관심을 더 보였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학생들이 단순히 가톨릭 교리문답서를 읽고 암기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창의성 계발을 위해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해 듣고 교육 개혁의 내용과 오스트리아의 현재의 상황을 접목시킨 교육 개혁을 모색했고, 그 과제를 프로이센에서 유명한 교육자 펠비거에게 맡겼다고 한다. 이렇듯 개혁을 추진하는 테레지아는 혁명적인 방법보다 점진적 개선을 택했을 정도로 말년의 개혁 정신의 원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자는 이를 두고 40년 동안 오스트리아를 통치하며 강한 결단력과 여성성을 겸비한, 위정자로서의 마리아 테레지아의 모습을 재평가하게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저자 : 김장수(金長壽)


한양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베를린 자유대학교 역사학부에서 석사 및 철학박사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Die politische Tatigkeit F. Palackys(팔라츠키의 정치활동)』 『Korea und der ‘Westen’ von 1860 bis 1900(1860년부터 1900년까지의 조선과 서방 세계)』 『Die Beziehungen Koreas zu den europaischen Großmachten, mitbesonderer Berucksichtigung der Beziehungen zum Deutschen Reich(한국과 유럽 강대국들과의 관계, 특히 독일 제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프란티셰크 팔라츠키의 정치활동』 『독일의 대학생 활동 및 그 영향』 『서양의 제 혁명』 『비스마르크』 『중유럽 민족문제』(공저) 『유럽의 절대왕정시대』 『주제별로 들여다본 체코의 역사』 『주제별로 살펴본 서양 근대사』 『체코 역사와 민족의 정체성』 『슬라브 정치가들이 제시한 오스트리아 제국의 존속 방안』 『후스로부터 시작된 종교적 격동기(1412~1648)』 『19세기 독일 통합과 제국의 탄생』 『메테르니히』 『오스트리아 최초의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 『독일 통합의 비전을 제시한 프리드리히 2세』 등이 있다. 프란티셰크 팔라츠키의 친오스트리아슬라브주의와 19세기 오스트리아 제국의 민족 문제를 다룬 많은 논문도 있다. 현재 가톨릭관동대학교 역사교육과 명예교수이며 한국세계문화사학회(구 한국서양문화사학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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