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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발의 철학자 - 타고난 철학자 '개'에게 배우는 단순명료한 행복의 의미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5월
평점 :

<북유럽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팡세』의 서두에서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하나의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라고 말했다.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일은 인간만이 하는 고유의 행위다. 즉 인간이 아닌, 지구상의 다른 어떤 동물도 '생각'하지 못한다는 점을 표현한 것으로 독자는 이해한다. 인간은 생각하는 행위로서 인류 출현 이후 짧은 기간에 지구의 모든 생물종 최상위층에 우똑 섰다. 단순히 경쟁하는 상황에서 가장 최고의 계층에 자리한 정도가 아니라 다른 종이 범접할 수 없는 창조주 '신의 대리인'이라는 오만한 생각까지 해냈다. 물론 인간의 생각하는 힘이 인류를 창조하는 능력이 다른 종에 비할 수 없이 탁월한 관점에서 나온 이야기일 것이다.
이 책 『네 발의 철학자』는 '개'가 인간보다 철학자로서는 더 우위에 있다는 점을 주장하는 무척 도발적인 가설에서 출발한다. 저자 마크 롤랜즈가 세운 가설이지만 내용 자체는 독자들이 읽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정도의 관찰과 연구, 사색이 응집된 탐구를 통해 정립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저자 롤랜즈는 전작 『철학자와 늑대』에서 『철학자~』는 야성을 간직한 채 인간 세계에 동참한 늑대와 그의 소울메이트 괴짜 철학자인 저자와의 우정에 관한 놀라운 실화를 담았다. 『철학자~』에서는 인간의 세계에 동참해 상상 초월의 세상살이를 했던 한 마리 늑대의 삶이 펼쳐진다. 대학 강의실에, 도로 위에, 쇼핑 센터에, 비행기에, 페리의 갑판 위에서 늑대는 인간과 함께 살아간다. 문명 세계에 거뜬히 적응한 늑대 브레닌은 어느새 철학자의 인생과 세계관을 뒤흔들어 놓는다. 이성의 대표주자 철학자는 야성의 대표주자 늑대에게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배우고 늑대라는 거울에 비춰진 인간의 진실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철학자~』를 통해 과연 지성과 야성은 공존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변을 보여주었다. 또 세상에 길들여져 잃어버린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고 인간이 규정한 인간의 모습을 넘어 나아가는 법을 들려주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 『네 발의 철학자』를 통해 개와의 삶으로부터 얻은 통찰을 심도 있게 담아냈다. 이 책은 개와의 삶에서 얻은 깨달음을 시대를 아우르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통해 이야기한다. 소크라테스부터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흄, 스피노자,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까지 인간계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의 이론을 개의 삶과 견주어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특히 인간만의 특별한 능력으로 여기는 ‘성찰’이 오히려 삶을 불행하게 한다고 말하는 이 책은 성찰하는 인간과 몰입하는 개를 대비하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고찰한다. 이 책과 함께 견생(犬生)이라는 창을 통해 우리 자신을 들여다본다면, 잃어버렸던 인간의 본성과 삶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철학 강의」란 제목의 〈추천사〉에서 "반려견과 함께하면 삶의 의미를 알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가르침"이라며, "이 단순한 가르침이야말로 반려견이 반려인인 우리에게 선사한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한다. 최재천 교수에 따르면 개들은 타고난 철학자이다. 만약 인간이 아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생각을 통해 알게 된 것이지만 개들은 살아가면서 알게 된다. 인간은 철학적 질문을 던져놓고 생각을 시작하지만 개는 그 질문을 온몸으로 살아낸다. 개는 철학이 무엇인지 몰라도 삶을 통해 철학적 교훈을 실천한다. 개들의 삶은 그 자체로 우리가 추구하는 철학이 답이다. 최 교수는 이 책이 개의 행동을 관찰하며 의식, 본성, 성찰, 도덕, 자유, 행복, 우연과 필연, 주관과 객관, 그리고 삶의 의미까지 철학의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 분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결국 우리의 삶과 연결되는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철학은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우리 삶의 근본 질문으로부터 시작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 『네 발의 철학자』에서 자신과 함께했던 개들을 관찰해 답을 찾아 나간다. 특히 수색‧구조‧보호견종 슈츠훈트 혈통인 섀도의 일상 행동을 살피다 ‘유레카’를 외친다. 섀도는 운하 변에 사는 파충류 이구아나를 잡으려는 질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언제나 허탕을 치지만 아침마다 이를 즐겁게 반복한다. 이처럼 반복적인 일로도 충만한 기쁨과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인간은 결실 없는 반복을 정신적 고문으로 여긴다. 인류에게 불을 전했다가 신의 미움을 사서 바위를 언덕 위로 올리다 굴러떨어지곤 다시 시작하기를 끝없이 반복하는 형벌을 받았다는 ‘시지포스의 바위’ 신화가 은유하는 바다. 이처럼 인간은 반복적이고 소소한 일상에도 전념하는 개와 확연히 구분된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저자는 차이의 원인을 자기성찰이 가능한 인간이 끊임없이 의심하고 회의하며 불만을 제기하는 데서 찾는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철학자를 찾는다. "실제로 소크라테스 철학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는 데서 출발하고, 계몽철학은 데카르트의 방법론적 회의에서 시작한다. 소크라테스는 ‘캐묻지 않은 삶은 가치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성찰과 거리가 있는 개의 단순명료한 삶이라 해서 과연 무의미한 것일까?"

저자는 자신이 함께한 반려견을 통해 "개는 남의 눈을 의식해 자신의 삶을 검열하거나 캐묻거나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원하는 일에 전념할 수 있지 않으냐"는 특성을 밝혀낸다. 저자는 또 인간과 개는 본성의 분출 방식에서도 대조적이라고 주장한다. 저먼 셰퍼드를 훈련해 사냥‧경비를 맡기면 본성을 풀풀 뿜어낸다는 것이다. 섀도가 매일같이 이구아나와 다람쥐를 쫓으면서도 지루해하지 않고 행복을 느끼는 이유는 이를 통해 공격과 보호의 본성을 발산하는 기쁨을 누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에 비해 인간은 본성이 약해져 다양한 사건의 의미를 따지고 진행 중인 상황의 과정과 결과를 과도하게 고민할 뿐이라고 대조적인 행동에 대해 주시한다. 저자는 이러한 인간의 행동양식에선 행복이 분출될 도약대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인간을 ‘불완전한 철학자’로 부르는 까닭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인간은 도덕 덕분에 개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에 대해 저자는 개도 도덕적으로 행동한다고 반박한다. 위험한 상황을 무릅쓰면서 다친 동료의 곁에 있어 주고, 먼 거리를 오가며 먹이를 구해와 새끼나 주변 동물과 나누는 자기희생적 사례는 드물지 않다. 개의 도덕적 행동은 다른 개체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느끼는 공감 능력과 가치에 맞춰 행동하는 억제 능력을 바탕으로 한다는 설명이다. 개는 인간 같은 복잡한 자기성찰 없이도 행동으로 도덕과 연민, 공존을 실천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이 책은 ‘성찰’하는 인간과 ‘몰입’하는 개를 대비하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고찰하기 위해 쓰여졌다. 특히 인간이 다른 종보다 우월하다고 여기는 철학적 ‘성찰’의 능력이 오히려 삶을 불행하게 한다고 말하며 우리가 치르고 있는 성찰의 대가란 무엇인지 알아본다.
저자가 개와 함께하며 도출해낸 탐구 결과 중 하나가 「노래하는 법을 잊지 않는 타고난 철학자」라는 제목의 〈서문〉에 알베르 카뮈를 인용한다. 개를 교육하는 과정에서 반복 훈련을 많이 하는데, 이는 매일 반복되는 교훈이며 이를 철학 이외의 다른 것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삶의 의미에 관한 교훈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이렇게 말했다. "참으로 중대한 철학적 문제는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그 외에 다른 철학적 문제는 모두 장난이라고 했다. 이 질문은 삶의 의미를 묻는 하나의 방식이다. 카뮈의 생각은 힘든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삶의 의미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을 찾는다면 삶의 의미는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이다. 답할 질문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새도는 이미 답을 했고, 카뮈와 내게는 없을 확신까지 있었다. 대답은 간단하다. 모든 것! 철학적 질문에 대한 개들의 답변이다. 그러하듯, 정교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정교함이 개의 두드러진 강점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대답에는 근본적인 가능성이 있다. 정확한 정답이 아닐지는 모르나, 정답에 가깝거나 정답 쪽을 가르킨다. 즉 영리하고 정교한 영장류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재료를 제공하는 셈이다. 개들은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창의적이다. 나는 큰 그림의 세부 사항을 채우는 일개 영장류에 불과하다.
삶의 의미는 개들이 추구하는 유일한 철학적 탐구와는 거리가 멀다. 잘 관찰하면 개들이 의식과 이성의 본질, 도덕성의 의미, 자유의 범위와 한계 같은 문제를 깊이 고민하는게 보인다. 개들은 철학적 논쟁은커녕 그들이 고민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않고도 이런 난제들에 힘들이지 않고 답한다. 그리고 그 모든 답을 완전체로 통합시키고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삶과 행동에 대한 사랑이다. 사랑과 그 유사 개념인 행복, 전념 같은 것은 모든 '개 철학'의 초석을 이룬다.(p.12~13) (중략) 개들은 타고난 철학자다. 인간은 생각을 통해 뭔가를 알게 되지만, 개들은 살아가면서 알게 된다.
이 책은 모두 8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섀도의 바위〉, 2장 〈캐묻지 않는 삶〉, 3장 〈거울아, 거울아〉, 4장 〈도박꾼의 자유〉, 5장 〈착한 개〉, 6장 〈삶의 설계〉, 7장 〈입스를 겪는 개〉, 8장 〈가끔 에덴을 바라보다〉 등이다. 2장 〈캐묻지 않는 삶〉에서 저자는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한다. 다가올 일은 걱정을 낳고 지나간 일은 후회를 부르고, 생각을 거듭할수록 행복은 멀어져간다고 밝힌다. 반면 개에게는 매 순간이 행복 그 자체다. 후회도 걱정도 없이 오직 현재에 머물 뿐이다. 반복되는 일상에도 변함없이 기뻐하는 개를 바라보며 저자는 몰입하는 삶의 행복이란 무엇인지 살핀다. 책에 따르면 매일같이 언덕에서 이구아나 떼를 추격하는 반려견 섀도의 일상을 시시포스의 신화와 견주며 그가 우리와 어떤 점에서 같고 다른지 생각해본다. 섀도와 시시포스는 되풀이되는 일을 통해 기쁨을 느낀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한쪽은 삶의 의미로 넘쳐흐르고, 다른 한쪽은 무의미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의미와 무의미, 즉 섀도와 시시포스를 가르는 것은 ‘본성’이다. 외부의 개입 없이 본성에서 비롯된 행복만이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것은 본능에 충실하여 이구아나를 쫓는 섀도처럼 존재와 행동이 정확히 일치할 때 가능하며 거기에는 어떤 고민도 의심도 자기 검열도 끼어들지 않는다.

이에 따라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을 찾는다면 삶의 의미는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이다. 답할 질문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새도는 이미 답을 했고, 카뮈와 내게는 없을 확신까지 있었다. 대답은 간단하다. 모든 것! 철학적 질문에 대한 개들의 답변이다. 그러하듯, 정교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정교함이 개의 두드러진 강점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대답에는 근본적인 가능성이 있다. 정확한 정답이 아닐지는 모르나, 정답에 가깝거나 정답 쪽을 가르킨다. 즉 영리하고 정교한 영장류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재료를 제공하는 셈이다. 개들은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창의적이다. 나는 큰 그림의 세부 사항을 채우는 일개 영장류에 불과하다.
삶의 의미는 개들이 추구하는 유일한 철학적 탐구와는 거리가 멀다. 잘 관찰하면 개들이 의식과 이성의 본질, 도덕성의 의미, 자유의 범위와 한계 같은 문제를 깊이 고민하는게 보인다. 개들은 철학적 논쟁은커녕 그들이 고민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않고도 이런 난제들에 힘들이지 않고 답한다. 그리고 그 모든 답을 완전체로 통합시키고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삶과 행동에 대한 사랑이다. 사랑과 그 유사 개념인 행복, 전념 같은 것은 모든 '개 철학'의 초석을 이룬다.(p.12~13) (중략) 개들은 타고난 철학자다. 인간은 생각을 통해 뭔가를 알게 되지만, 개들은 살아가면서 알게 된다.
이 책은 모두 8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섀도의 바위〉, 2장 〈캐묻지 않는 삶〉, 3장 〈거울아, 거울아〉, 4장 〈도박꾼의 자유〉, 5장 〈착한 개〉, 6장 〈삶의 설계〉, 7장 〈입스를 겪는 개〉, 8장 〈가끔 에덴을 바라보다〉 등이다. 2장 〈캐묻지 않는 삶〉에서 저자는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한다. 다가올 일은 걱정을 낳고 지나간 일은 후회를 부르고, 생각을 거듭할수록 행복은 멀어져간다고 밝힌다. 반면 개에게는 매 순간이 행복 그 자체다. 후회도 걱정도 없이 오직 현재에 머물 뿐이다. 반복되는 일상에도 변함없이 기뻐하는 개를 바라보며 저자는 몰입하는 삶의 행복이란 무엇인지 살핀다. 책에 따르면 매일같이 언덕에서 이구아나 떼를 추격하는 반려견 섀도의 일상을 시시포스의 신화와 견주며 그가 우리와 어떤 점에서 같고 다른지 생각해본다. 섀도와 시시포스는 되풀이되는 일을 통해 기쁨을 느낀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한쪽은 삶의 의미로 넘쳐흐르고, 다른 한쪽은 무의미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의미와 무의미, 즉 섀도와 시시포스를 가르는 것은 ‘본성’이다. 외부의 개입 없이 본성에서 비롯된 행복만이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것은 본능에 충실하여 이구아나를 쫓는 섀도처럼 존재와 행동이 정확히 일치할 때 가능하며 거기에는 어떤 고민도 의심도 자기 검열도 끼어들지 않는다.

저자는 이처럼 단순하지만 명료한 개의 행복을 보여주는 이 책은 성찰하지 않는 삶이 단지 살 만하다는 것을 넘어 끝없이 캐묻고 의심하는 삶보다 가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어지는 챕터에서 저자는 자기 인식, 자유, 도덕성, 이성 등의 철학적 개념이 과연 인간에게만 해당하는 것일까?를 질문하고, 우리가 당연히 자신의 것이라 여겨왔던 개념들이 동물에게도 적용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저자는 개의 행동에 기대어 철학자들의 사상과 개념을 새롭게 해석한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능력을 알아보는 거울 실험이나 후각 실험의 결과를 통해 개는 남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에 관심이 없을 뿐 자기 인식 능력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스피노자와 사르트르가 정의한 ‘자유’를 토대로 개와 인간의 자유는 어떻게 다른지 살펴본다. 이에 대해 저자는 스피노자가 말한 ‘본성의 필연성에 의한 자유’가 개의 자유에 가깝고, 사르트르가 주장한 각자의 해석과 의미 부여에서 비롯되는 자유는 인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받아들이는 자유의 의미조차 우리 생각과 해석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인간만이 도덕적이라는 생각도 뒤집는다. 복잡한 사고의 과정 없이 무리의 다른 개체를 구하거나 반려인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여러 사례를 통해, 행동의 근거가 다를 뿐 동물 역시 도덕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개의 도덕성은 공감과 억제라는 두 가지 기둥에 근거하고 있음을 전한다. 또 논리적 추론을 거치지는 않지만 인간의 이성을 수단 삼아 원하는 바를 얻는 개의 능력을 짚으며, 인간은 개의 ‘확장된 마음’이라는 결론에까지 다다른다. 즉 개는 이성을 사용하는 방식이 인간과는 다르다는 것을 일러둔다.
우리는 개의 경우보다 삶을 사랑하기 어렵다. 삶에 대해 과도하게 생각하고 집중하기 때문에 본질적인 삶과 더욱 멀어지는 것이다. 특히 성찰은 인간의 삶을 두 개로 나눈다. 우리는 실제로 삶을 사는 주체이자 스스로를 관찰하는 객체로 분열되어 두 개의 삶을 산다. 삶의 배우이자 관객인 것이다. 배우로서 삶에 몰입하지만 관객으로서 삶을 바라보고 평가하기도 하는 우리는 두 삶 중 어느 하나도 온전히 사랑할 수 없다. 반면 성찰하지 않는 개는 오직 주체로서 하나의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매 순간에 몰입하고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사랑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주체와 객체라는 삶에 대한 두 관점을 살펴보며, 주체로서의 경험을 늘려가야 삶을 사랑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활기 넘치던 젊은 시절 늑대와 함께한 성장기를 그려낸 『철학자와 늑대』 이후 저자가 인생의 후반부에 이르러 개와 걸어가는 여정을 담은 이 책은, 끝을 알 수 없는 삶이라는 길을 보다 의미 있게 걷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과 함께 견생이라는 창을 통해 우리 자신을 들여다본다면, 잃어버렸던 인간의 본성과 삶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삶에는 ‘객체로서의 삶’과 ‘주체로서의 삶’이 있다. 객체로서의 삶은 내가 생각하는 삶, 그것에 대해 희망과 두려움, 만족과 후회를 품는 삶이다. 이는 외부에서 바라본 나의 삶이다. 시간적 경계는 태어날 때 시작되어 죽음에서 절정에 이른다. 공간적 경계는 다소 불분명하겠지만 내 삶은 일반적으로 내 몸 주변에서 일어나고, 비교적 내 몸이 있는 곳에 존재한다."(p.231)
저자 : 마크 롤랜즈(Mark Rowlands)
영국 웨일스 뉴포트 출신의 괴짜 철학자이자 현재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그가 11년간이나 동고동락했던 그의 오랜 친구 늑대 브레닌 이야기는 세계 15개국에서 출간되고 전 유럽 아마존 6년 연속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대표작 『철학자와 늑대』 덕에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젊고 매사 삐딱했던 저자는 이 놀라운 책에서 가슴 찡한 늑대의 철학을 빌려 우리 인간의 모습을 날것으로 보여 줘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제 두 아이의 아빠이자 나이 오십을 2년 앞둔 저자는 한편으로는 여전히 까칠하지만 전반적으로 완숙해진 중년의 철학자 모습으로 다시 우리 앞에 섰다. 이번에는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웨일스의 돌산에서, 프랑스의 해변에서, 플로리다의 늪지에서 그리고 마이애미의 마라톤 출발선에서 달리고 달리면서 깨달은 인생의 의미를 전한다. 특히 나이 들어 비로소 얻게 되는 진정한 자유와 끝없이 반복되는 환희의 세계로 안내한다.
주요 저서로 대표작 『철학자와 늑대』를 비롯해 『동물권』 『동물의 역습』 『동물은 윤리적일 수 있는가』 『SF철학』 『내가 아는 모든 것은 TV에서 배웠다』가 있다.
역자 : 강수희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외 유수 기업의 통·번역가로 활동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철학자와 늑대』, 『철학자가 달린다』, 『인생은 불친절하지만 나는 행복하겠다』, 『속도의 배신』, 『지금 생각이 답이다』, 『마음에 대해 달리기가 말해 주는 것들』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