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피 탄화수소 cuticular hydrocarbon로 알려진 이것은 신분증 역할을 한다. 개미들은 그것을 사용해 종(다른 종의 개미), 소속(다른 둥지의 개미), 신분(여왕개미)을 식별한다. 또한 여왕개미는 이 물질을 사용해 일개미들의 번식을 막거나, 제멋대로인 백성을 처벌하도록 표시한다. 페로몬은 개미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개미들로 하여금다른 적절한 감각 신호를 무시하고 엽기적이고 해로운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 붉은개미는 청띠신선나비 blue butterfly의 애벌레를 돌보는데, 이들은 개미의 애벌레와 전혀 닮지 않았지만 그들과 똑같은 냄새가 난다. 군대개미는 페로몬 흔적을 따라가는 데 전념하기 때문에 그 경로가 실수로 무한히 반복될 경우 수백 마리의 개미들이 탈진해 죽을 때까지 끝없는 ‘데스 스파이럴death spiral‘을 돌게 된다. 많은 개미들은 죽은 개체를 식별하기 위해 페로몬을 사용한다. 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E.O. Wilson 이 살아 있는 개미의 몸에 올레산oleic acid을 발랐을때, 그들의 자매들은 그들을 시체로 취급하고 개미집의 쓰레기 더미로옮겼다. 개미가 살아 있거나 발을 까딱까딱한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시체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개미의 세계는 소란스럽고, 페로몬이 앞뒤로 오가는 시끄러운 세계다"라고 윌슨은 말했다. "물론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한다. 우리는 이 작고 불그스름한 생명체들이 허둥지둥 지상을 돌아다니는 것 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지만, 엄청난 양의 활동, 조정, 의사소통이 진행되고 있다." 그것은 모두 페로몬을 기반으로 한다. 이 ‘냄새 나는 물질‘은 개미들로 하여금 개체성의 한계를 초월해 초개체로 행동하게 함으로써, 단순한 개체들의 멋모르는 행동으로부터 복잡하고 초월적인 행동을 만들어낸다. 페로몬 때문에 군대개미는 ‘막을 수 없는 포식자‘로 행동하고, 아르헨티나개미는 수 킬로미터에 걸쳐 초군집 supercolony을 형성하고, 가위개미는 균류를 재배함으로써 자신만의 농경을 영위한다. 개미의 문명은 지구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이며, "개미 연구자 파트리치아 데토레Patrizia d‘Ettore가 쓴 것처럼 "그들의 천재성은 확실히 더듬이에있다." - P57
가장 좋아하는 길을 걷다가 다른 코끼리 냄새가 나는 퇴적물과 마주칠 때, 그들은 정체성 외에 무슨 정보를 얻을까? 그들은 선행자들의 감정 상태를 알아낼까? 선행자들의 스트레스를 감지하거나 질병을 진단할 수 있을까? 그들이 처한 더욱 광범위한 환경은 어떨까? 전후의 앙골라로 돌아온 코끼리들은 여전히 땅에 흩어져 있는 수백만 개의 지뢰를 회피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들이 TNT 탐지 훈련을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는지를 고려하면 놀랄 일이 아니다. 그들은 가뭄이 들 때 우물을 파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 암보셀리에서도 일한 적이 있는조지 위트마이어 George Wittemyer는 그들이 지하수 냄새를 이용해 그렇게 한다고 확신한다. 그는 또한 코끼리들이 멀리 떨어진 토양에 빗방울이 튀면서 나는 흙냄새를 탐지함으로써 다가오는 비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상쾌해져요." 그가 나에게 말한다. "나는 흥에 겨워 활력이 넘치게 되는데, 코끼리들도 아마 그럴 거예요." 라스무센은 한때 코끼리가 "풍경, 지형, 오솔길, 광물과 소금, 물웅덩이, 비나 홍수의 냄새, 계절을 나타내는 나무 냄새에 대한 화학적 기억"을 긴 이동의 안내자로 삼을 거라고 추측했다." 이러한 주장은 지금껏 검증되지 않았지만 설득력이 있다. 요컨대 개, 인간, 개미는 모두 냄새의 흔적을 추적할 수 있다. 연어는 모천의 독특한 냄새에 집중함으로써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갈 수 있다. 채찍거미 whip spider는 앞다리 끝에 있는 ‘매우 길고 실처럼 생긴 냄새 센서‘를 사용해 열대우림의 혼란 속에서 피난처로 돌아간다." 북극곰은 발에 있는 분비샘이 매 걸음마다 냄새를 남기기 때문에, 수천 킬로미터의 불분명한 얼음을 가로질러 길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매우 일반적이어서" 일부 과학자들은 동물의 후각의 주요 목적이 ‘화학물질 탐지‘가 아니라 ‘세상에서 길 찾기‘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코를 사용하면 풍경을 후각풍경adorscapes으로 지도화할 수 있고, 향기로운 랜드마크는 먹이와 피난처로 가는 길을 보여줄 수 있다. - P65
바다의 플랑크톤은 크릴새우를 닮은 동물성 플랑크톤~에게 잡아먹힐 때 DMS를 방출하고, 크릴은 고래, 물고기, 바닷새의 먹이가 된다. DMS는 물에 쉽게 용해되지 않으며 결국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만약 대기 중의 농도가 충분히 상승하면, DMS는 구름의 씨앗(음결핵)이 된다. 만약 DMS가 선원의 코에 들어가면, 네빗이 "굴과 매우 흡사하다" 또는 "해초 같다"라고 묘사한 냄새를 유발한다. 그게 바로 바다의 향기다. 특히 DMS는 풍요로운 바다의 향기로, 거대한 ‘식물성 플랑크톤 떼‘가 똑같이 거대한 ‘크릴 떼‘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증거다. 베이츠와 대화하는 동안, 네빗은 자신이 상상했던 화학물질이 바로 DMS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물이 먹잇감으로 넘쳐나고 있음을 바닷새들에게 알리는 후각적인 ‘저녁 식사 종‘이었던 것이다. - P70
매번 혀를 날름거릴 때마다, 혀의 양끝은 마지막 부분에서 벌어지고 중간 지점에서 달라붙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동작은 두 개의 도넛 모양의 ‘공기 고리‘를 만들고, 고리 속의 공기는 연속적으로 움직이며 뱀의 좌우에서 방향제를 끌어들인다. 그건 마치 양쪽에서 일시적으로 커다란 부채를 휘저음으로써, 분산된 냄새 분자를 빨아들여 혀끝에 집중시키는 것과 같다. 그리고 냄새가 좌우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설사 두 갈래 혀가 공중에서 날름거리더라도 여전히 방향감각을 제공한다. - P77
그러나 메기를 연구하는 생리학자인 존 카프리오 John Caprio의 생각은다르다. 그는 냄새와 맛의 차이만큼 명확한 건 없다고 말한다. 맛은 반사적이고 선천적인 반면, 냄새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태어날때부터 쓴 물질을 거부하는데, 그러한 반응을 무시하고 맥주, 커피, 다크초콜릿을 즐기는 법을 배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기각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냄새는 경험과 관련되기 전에는 의미를 지니지 않아요"라고 카프리오는 말한다. 인간의 유아는 철이 들 때까지 땀이나 대변 냄새를 역겨워하지 않는다. 성인들은 후각적인 호불호가 너무 다양해서‘ 미국 육군이 군중을 통제할 목적으로 악취탄을 개발하려고 했을 때 ‘모든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역겨워하는 냄새‘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생태적 반응을 촉발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동물성 페로몬조차도 경험을 통해 빚어낼 수 있는 효과가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다. 그렇다면 맛은 비교적 단순한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냄새는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특성을 지닌 분자들의 사실상 무한한 선택을 포함한다. 신경계는 조합된 코드를 통해 그 특성을 나타내는데, 그 코드가 워낙 교묘해서 과학자들은 손도 대지 못하다가 이제야 겨우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 그와 대조적으로, 맛은 인간의 경우 다섯 가지 기본 특성-짠맛, 단맛, 쓴맛, 신맛, 우마미(감칠맛)으로 요약되며, 다른 동물의 경우에는 소수의 수용체를 통해 탐지되는 몇 가지 맛이 추가될 수 있다. 냄새는 복잡한 용도 - 먼바다건너기, 먹이 찾기, 무리 또는 군집 조정하기- 로 사용될 수 있지만,맛은 거의 항상 먹이에 대한 이진법적 결정―그렇다/아니다, 좋다/나쁘다, 삼킨다/뱉는다 - 을 내리는 데 사용된다. - P80
당분 등의 고전적인 맛을 이토록 감지하지 못하는 현상은 놀랍게도일반적이며, 동물의 식단에 따라 다르다. 고양이, 점박이하이에나, 그리고 고기만 먹는 다른 많은 포유동물들은 단맛을 감지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피만 먹는 흡혈박쥐도 단맛과 우마미에 대한 미각을 잃었다! 판다는 대나무만 먹기 때문에 우마미를 감지할 필요가 없지만, 입안에무수히 많이 존재할 수 있는 독소를 경고하기 위해 ‘쓴맛 감지 유전자군‘을 확장했다. 다른 초식동물들도 코알라와 마찬가지로 쓴맛 탐지기를 더 많이 얻었지만, 바다사자와 돌고래를 포함해 먹이를 통째로 삼키는포유류는 대부분의 쓴맛 탐지기를 잃었다.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동물의 미각적 환경세계gustatory Umwelt는 가장 자주 접하는 먹이를 이해하기 위해 확장 및 축소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들이 때때로 그들의 운명을 바꾸어놓았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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