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는 단순히 그것을 소비한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010년대 초반에 학생들의 호주머니에 든 스마트폰을 통해 소셜 미디어가 학교로전파되었을 때, 그것은 즉각 모든 사람의 문화를 변화시켰다. (통신망16은 성장하면서 빠르게 훨씬 강력해진다. 학생들은 수업이 없는 시간이나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서로 대화를 덜 나누었는데, 휴대폰을 확인하는 데 그 시간을 쓰기 시작한 것이 그 원인이었으며, 하루 종일 마이크로드라마microdrama에 빠지는 경우도 많았다." 이것은 학생들이눈을 덜 마주치고, 함께 웃는 일이 줄어들고, 대화 연습이 사라졌다는걸 뜻한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는 거기서 벗어나 있던 학생들의 사회생활에도 해를 끼쳤다. - P221

여자아이는 끊임없는 사회 비교에 특히 취약한데, 특정 종류의 완벽주의에 사로잡힌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회적으로 부과된socially prescribed 완벽주의로 다른 사람들 혹은 대체로 사회가 부과한 아주 높은 기대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느낌을 말한다. 자신의 아주 높은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데 실패할 때 고통을 느끼는 자기 지향적 완벽주의self-oriented perfectionism는 성별 차이가 없다.)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는 불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에 휩쓸리는 경향이 더 강하다.  - P231

전통적으로 남자아이들은 싸움에서 누가 이기는지, 혹은 누가 폭력적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상대를 모욕할 수 있는지를 바탕으로 사회적 지위를 결정해왔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융화성 동기가 더 강하기 때문에, 다른 여자아이에게 정말로 타격을 주는 방법은 그아이의 관계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소문을 퍼뜨리고, 그 아이의 친구들을 돌아서게 만들고, 그 아이가 지닌 친구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연구자들은 ‘간접적 공격성‘(타인의 관계나 평판에 손상을 입하는 것을 포함하는)에 초점을 맞추면,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보다 공격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아동기 후기나 청소년기에만 그렇지만 자신의 가치 추락을 느끼는 여자아이는 불안이 커지는 것을 경험한다.  - P235

소셜 미디어는 자신의 말과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는 여자아이들에게 막대한 압력을 가하면서 관계적 집단 괴롭힘의 범위와 영향을 증폭시켰다. 이들은 자칫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그것이 금방 급속하게 퍼져 지울 수 없는 자국을 남긴다는 사실을 잘 안다. 소셜 미디어는 그러지 않아도 이미 배척 가능성에 대한 염려가 매우 큰 시기에 청소년의 불안감에 기름을 부었고, 그럼으로써 한 세대의 여자아이들을 발견 모드에서 방어 모드로 전환하게 만들었다. - P237

청소년의 정신 질환 유행 중 상당수는 두 가지 독특한 심리청소년 사이에서 두드러지게적 과정을 통해 확산되는 불안 변이의 직접적 결과일지 모른다. 첫 번째 과정은 파울러와 크리스태키스가 ‘단순한 감정적 전염 simple emotionalcontagion‘이라고 부른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감정이 전염되는데, 감정적 전염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특히 강하게 일어난다. 두 번째는 2장에서 설명한 사회 학습 규칙인 ‘권위 편향‘이다. 이것은 아무나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누가 가장 권위가 있는 사람인지 알아낸뒤에 그 사람을 모방하는 경향을 말한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에서 팔로워와 ‘좋아요‘를 얻는 방법은 더 극단적으로 변한다. 그래서 더 극단적인 양상으로 자신을 내비치는 사람이 인기가 가장 빨리 치솟고 사회 학습을 위해 모두가 모방하려고 하는 모델이 된다. 이 과정은 가끔 청중 포획audience capture 이라고 부르는데, 청중이 보길 원하는 것이 무엇이건 그것보다 더 극단적인 버전을 보여주도록 청중에 의해 훈련되는 과정을 가리킨다." 그리고 만약 대다수 사람이 특정 행동을 추구하는 네트워크에 들어가면 또 다른 사회 학습 과정이 작동하는데, 그것은 바로 동조 편향이다. - P242

최근에 성별 불쾌감gender dysphoria 진단이 증가하는 현상도 소셜 미디어의 추세에 일부 원인이 있을지 모른다. 성별 불쾌감은 자신의 성정체감이 생물학적 성과 일치하지 않을 때 느끼는 심리적 고통을 말한다. 이러한 불일치를 겪는 사람은 오래전부터 세계 각지의 사회에 존재해왔다. 가장 최근의 정신의학 진단 매뉴얼에 따르면, 미국 사회에서 성별 불쾌감 유병률 추정치는 1000명 중 1명 미만인데, 선천적 남성(태어날 때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사람) 비율이 선천적 여성보다 몇 배나 높다. 하지만 이러한 추정치는 어른이 되고 나서 성전환 수술을 하려는 사람의 수를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전체 수를 크게 과소평가한 것이 분명하다. 지난 10년 사이에 성별 불쾌감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의 수가 빠르게 늘어났는데, Z세대 선천적 여성 사이에서 특히 많이 증가했다. 사실, Z세대 십대 사이에서는 그 성비가 역전되어 지금은 선천적 여성이 선천적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 증가분 중 일부는 자신이 트랜스젠더이지만 그것을 알아채지못했거나 성 정체성 표현에 따르는 사회적 낙인을 두려워했던 젊은이들이 ‘커밍아웃coming-out‘ 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 분명하다. 성별 표현의 자유 증가와 인간의 변이에 대한 인식 향상은 모두 사회적 진전을 보여주는 징후이다. 하지만 성별 불쾌감이 이제 사회적 군집(가까운 친구들의 집단처럼) 단위로 자주 표출된다는 사실, 이런 자녀를 둔 부모들과 자신의 선천적 성으로 되돌아가는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를 정보와 격려의 주요 원천으로 인정한다는 사실, 그리고 어릴 때 그런 징후가 전혀 없었던 많은 청소년이 지금 와서 성별 불쾌감 진단을 받는다는 사실은 모두 사회적 영향과 사회 원인 전파도 여기에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 P245

리브스의 책은 남자아이의 성공을 더 어렵게 만든 구조적 요인들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리브스는 그 요인들로 신체적 힘에 더이상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 경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귀를 기울이는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교육 제도, 아버지를 포함한 긍정적인 남성롤 모델의 가용성 감소 등을 꼽는다. 여러 가지 요인을 나열한 뒤에 리브스는 이렇게 덧붙인다. "남성의 쇠퇴는 대규모 심리적 붕괴의 결과가 아니라, 깊은 구조적 문제의 결과이다."
나는 리브스가 구조적 요인에 초점을 맞춘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이야기에서 빠진 심리적 요인이 두 가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안전 지상주의가 부상한 것은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에게 더 큰 타격을 주었는데, 남자아이는 더 거친 놀이와 더 위험한 놀이를 하면서 자라기 때문이다. 놀이 시간이 줄어들었을 때, 실내에 갇혀 과도한 감시를 받으면서 자라는 삶은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에게 더 큰 해를 끼쳤다.
두 번째 심리적 요인은 남자아이들이 2000년대 후반에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비디오게임을 시작하고, 2010년대 초반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결과인데, 이 두 가지는 남자아이들을 대면 방식이나 몸과 몸이 맞부딪치는 상호 작용에서 멀어지게 하는 데결정적 역할을 했다. 나는 그 시점에 ‘대규모 심리적 붕괴‘ 징후가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적어도 대규모 심리적 변화 징후가 나타났을 것이다. 인터넷 연결 기기를 여러 가지 사용할 수 있게 되자, 많은 남자아이는 요한 하리의 대자가 그런 것처럼 그것을 통째로 꿀꺽삼켰다. 그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길을 잃었고, 그 때문에 지구에서 더 취약해지고 두려움이 커지고 위험을 회피하게 되었다.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에 미국 남자아이들의 우울증, 불안, 자해, 자살비율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서구 세계 전반에 걸쳐 남자아이들의 정신 건강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2015년에 이르자, 가까운 친구가 전혀 없고 외롭고 자신의 삶에 아무 의미도 방향도 없다고 말하는 남자아이들이 아주 많이 늘어났다. - P264

문제는 단지 현대의 포르노가 포르노 중독을 증폭하는 데에만 있는 게 아니다. 과도한 포르노 사용은 남자아이에게 불확실하고 위험한 현실 세계의 연애 게임을 시도하는 대신에 성적 만족을 위한 더쉬운 선택에 안주하게 만들 수 있다. 게다가 과도한 포르노 사용이 남자아이와 젊은 남성의 연애 관계와 성적 관계를 방해한다는 증거도 있다. 예를 들면, 여러 연구 결과는 포르노를 보고 나면 이성애자 남성이 자신의 파트너를 포함해 실제 여성을 덜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시사한다.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강박적 포르노 사용자는 파트너와 성적 상호 작용을 피할 가능성이 더 높으며, 실제 관계에서 성적 만족을 덜 느끼는 경향이 있다. 2017년에 10개국에서 5만 명 이상이 참여한 50건 이상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연구에서는포르노 소비가 "횡단 조사 연구와 종단 조사 연구와 실험에서 낮은대인관계 만족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서 그 관련성이 오직 남성들 사이에서만 유의미하게 나타났다는 점이 중요하다.
포르노는 진화한 미끼(성적 즐거움)를 현실 세계의 보상(성적 관계)과 분리하는데, 그럼으로써 과도한 포르노 사용자 남자아이를 현실세계에서 섹스와 사랑, 친밀감, 결혼을 추구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남성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 P280

뒤르켐의 사상에서 중심 개념은 아노미anomie인데, 이것은 널리 공유된 안정적인 규범과 규칙이 없는 무질서 상태를 가리킨다. 뒤르켐은 빠르고 혼란스러운 변화를 가져오면서 전통적인 종교의 지배력을 약화하는 현대성이 아노미를 조장하고, 따라서 자살도 조장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람들은 사회 질서가 약화되거나 해체된다고 느낄때 해방된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썼다. 반대로 길을 잃은 느낌이 들고 불안해진다.

"만약 이것이 [모든 것을 유지하는 사회 질서가 해체된다면, 만약 우리가 그것이 존재하면서 작용하는 것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 안에 있는 사회적인 것은 전부 다 객관적 기반을 몽땅 잃게 된다. 남는 것은 환상적인 이미지들의 인위적인 조합인데, 이것은 조금만 성찰해봐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사라지는 환영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서, 우리 행동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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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그들은 실내에서 싸울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히든밸리로드의 거실은 다이닝룸과 연결되어 있었고 뒷마 당으로가려면 다이닝룸을 통과해야 했다. 형제는 다이닝룸을 향해 이동했고 그들을 가로막는 유일한 것은 식탁이었다.
도널드는 식탁의 한쪽 끝으로 달려갔다. 짐이 반대쪽에서 다가올때 도널드는 식탁을 들어 올렸다. 마거릿의 기억에 따르면 도널드가 식탁을 옆으로 쓰러뜨렸고 식탁 위의 모든 것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마크는 도널드가 식탁을 완전히 들어 올려 짐에게 던졌다고 기억한다. 어느 쪽 기억이 정확하든 미미의 완벽한 추수감사절의 꿈은 그렇게 무너졌다.
미미는 집 안을 둘러보았다. 식탁이 넘어진 가운데 접시와 은식기가 사방에 흩어졌고 리넨이 구겨져 아무렇게나 쌓여 있었다. 그런 풍경은 그녀의 가장 깊은 두려움을 구체적이고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당시 그녀가 느끼던 감정을 시각적으로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녀가 잘해왔던 일들, 모든 노력, 꼼꼼함과 가족에 대한 그녀의 사랑까지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졌다. 이 장면을 보기 좋게 덮을 방법은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 빌리가 와서 이 장면을 봤다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미미가 얼마나 심각하게 실패했는지 알 수 있을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
미미는 모두를 등지고 주방으로 걸어갔다. 좀 전까지의 소음보다는 작은 소리가 모두에게 들렸다. 미미가 진저브레드 하우스를 부수는 소리였다.
미미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너희들은 이런 걸 누릴 자격이 없어." - P203

이제 갤빈 가족을 방문하는 이웃은 아무도 없었다. 헤플리 부부는 아이들이 그 집에 가서 노는 것을 금지했다. 어느 집의 우편함이 파손되든, 누구의 집에 도둑이 들든, 동네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든 사람들은 갤빈 가족을 먼저 의심했다.
미미는 모든 것을 부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저희 아이들이 그랬을 리가 없어요."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았다. 미미는 조용히 가라앉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홀로 대응해야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수단도, 재주도, 대책도 없었다. 갤빈 부부가 매 길들이기에 빠진 이유는 매가 합리적인 요구를 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들은 규칙과 생활 습관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들은 매와 달랐다.
미미는 표독스러워졌다. 그녀는 더 이상 행복한 전사가 아니었다. 만약 규칙을 어기는 아이가 있다면 그녀는 화난 장군이 되었다. 마이클, 매슈, 리처드 또는 피터가 부모 말을 듣지 않을 때 그녀가 자주 하던 말은 "너는 어쩜 그렇게 도널드 같니?"였다. 자식들을 얼간이 도널드 같다며 혼내는 것은 미미가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표현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그 말이 아들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그 말은 자신들이 도널드와 핏줄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집을 견딜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들며 가족 모두의 삶을 망치고 있는 그 낯선 사람과 피로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을. - P205

미미는 메리에게 그들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 더 나아가 아예 그런 일이 없던 것처럼 행동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보여 주었다. 울거나 화를 내서도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서도 안 되었다. 미미는 모든 자녀에게 그러한 평정심을 요구하고 기대했다. 학교에서 연습실로 가거나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있는 치누크 서점에 갈때, 아니면 크로켓 가족이나 그리피스 가족과 차를 마시러 가는 차안에서도 미미는 메리에게 왜 오빠들이 그러한 상태인지,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지 어떤 설명도 해준 적이 없었다. 미미가 가장 자주 한 말은 열한 살 소녀의 괴로움은 오빠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이었다. - P241

군인 연금 말고는 수입이 없었고, 도널드와 피터를 동시에 돌보는 미미의 부담감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돈이 도널드와 피터를 다른 곳으로 보내자고 할 때마다 미미의 답은 언제나 같았다. "얘들이 어디로 갈 수 있겠어?" 돈의 제안에 굳이 답할 필요도 없었다. 부부는 어차피 모든 결정권이 미미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돈의 말이 아내에게 먹혀들지 않는다고 해도 메리에게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었다. 적어도 돈은 아픈 아이들보다 건강한 아이들을 위해 말을 꺼낸 것이기 때문이었다.
메리는 텔레비전으로 골프를 보는 아버지 옆에 앉아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기억력은 종종 멈춰 섰고 기운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메리의 상황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동정했으며, 그녀의 편을 드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버지와 단둘이 있을 때 메리는 그에게 왜 아직도 독실한 가톨릭으로 남아 있는지, 왜 이 모든 일을 겪고 나서도 하느님을 믿는지 물었다. 그녀에게 이것은 추상적인 질문이 아니었다. 일요일마다 미사를 가야 하는 그녀는 성당에 가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정말 알고 싶었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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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먼드 - 안개가 좋아서요. 안개 속을 걷고 싶었어요. (목소리와 얼굴에 좀 더 취기가 돈다.)
티론 - 사람이 분별이 있어야지. 위험하게……에드먼드 - 분별, 그거 있어서 뭐하게요? 어차피 우린 다미쳤는데, (냉소적으로 다우슨의 시 「길지 않으리를 낭송한다.)

길지 않으리, 울음과 웃음.
사랑과 욕정과 증오는
우리, 죽음의 문 지나고 나면
그것들, 우리에게 더는 없으리니.
길지 않으리, 술과 장미의 시절도.
어느 어렴풋한 꿈에서
우리의 길 잠시 나타났다. 이내
어느 꿈속에서 닫히리니.

(앞을 응시하며) 전 안개 속에 있고 싶었어요. 정원을 반만 내려가도 이 집은 보이지 않죠. 여기에 집이 있는지조차 모르게 되는 거죠.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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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로즌솔은 제나인 자매의 조현병을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복합적 결과로 단정 지었다. 그는 하나의 유전자가 조현병을 유발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주장을 거부하면서도, 환경만이 원인이라는 믿음 또한 거부했다. 로즌솔은 연구자 중 거의 처음으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조현병 증세가 유발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는 현재의 교착상태를 벗어나 타협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향후 연구 과제를 제시했다.
"우리는 더욱 신중하면서도 정교하게 이론을 수립해야 한다‘고 로솔은 주장했다. "유전적 요인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환경의 영향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고, 환경주의자들도 유전적인 요인을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말로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향후 연구들이 두 입장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전과 환경은 당연히 우리 모두가 연구해야 할 대상이다."
로즌솔의 결론은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이 혼재되어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언제쯤 그의 주장이 널리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제나인 자매에 대한 연구를 마친 그는 정신질환의 기원이 유전 또는 환경 어느 한쪽에 있는 게 아니라 그 둘의 운명적인 결합에 있다는것을 증명하기 위해 또 다른 연구에 나섰다. - P139

소라진은 일종의 마법 같은 약으로 널리 인정받았다. 외과적 수술이나 충격요법 외에 달리 방법이 없던 상황에서 정신질환 환자를 안정시켰기때문이다. 1970년 도널드가 푸에블로로 입원 명령을 받았을 무렵에는 20종 이상의 변형 제품이 의약품 시장에 나왔다. 이러한 항정신병 약물을 사용하면서 푸에블로와 같은 대형 주립병원들은 이제 모든 환자를 가두지 않고 일부를 퇴원시킬 수 있었다. 즉, 다른종류의 치료로는 달성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케에디 시대의 정신 보건 비전을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소라진은 완치제가 아니었다. 일부 증상을 가라앉히기는 하지만 기껏해야 질병 그 자체와의 불안정한 휴전을 맺는 것뿐이었다. 또한 떨림, 초조, 근육 긴장. 자세조절장애와 같은 부작용도 문제였다. 라보리가 말한 "고요하고 몽롱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환자의 입을 막고 목소리를 죽여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는 조치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떤 환자들은 약물에 의한 의식 혼탁에서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었고 약물 복용을 중단한 후 찾아오는 정신이상은 이전보다 더 극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다. 대체 소라진은 어떻게 작용하는 걸까? 모두가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었을 것이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소라진과 기타 신경안정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다. 의사들은 지난 수십 년간 조현병에대한 생물학적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약물치료를 해왔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이 할 수 있었던 일은 소라진이 환자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찰하고 관찰 내용을 바탕으로 조현병에 관한 추정 이론을 세우는 것이었다. 신뢰할 만한 첫 이론은 1957년에야 나왔다. 스웨덴의 신경약물학자 아르비드 칼손은 소라진이 뇌의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여 걷잡을 수 없이 몰려드는 환각과 혼란을 유발하는 신호들을 막아냄으로써 조현병 증세를 치료할 수 있다는의견을 제시했다. 칼손의 연구는 수용체들의 활동 과다가 조현병을 유발한다는 ‘도파민 가설‘로 알려진 개념의 기초가 되었다. 도파민 가설은 또 다른 신경안정제인 클로자핀이 등장하며 난관에 부딪혔다. 클로자핀은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소라진과는 정반대로도파민 수치를 높임으로써 조현병의 일부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했다. 효과적인 신경안정제 두 가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도파민수치를 조절한다는 사실은 도파민 가설 외에도 증상 완화를 설명할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P151

짐은 도널드에게 ‘얼간이 Gookoid‘라는 별명을 붙였다. 다른 동생들도 이 별명이 입에 배어 대부분 하루에 한 번 이상 이 단어를 입에올렸다. 도널드를 놀리다 보면 아무 대책 없이 그를 피하는 것보다 기분이 풀리는 듯했다. 그들은 도널드를 농담거리로 삼으면서 자신들이 설명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힘을 얻는 기분을 느꼈다. 그들의 가슴속에는 도널드가 어떤 사람이든 자신은 그와 다르다는 안도감이 차올랐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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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2009년에 페이스북이 ‘좋아요‘ 버튼을, 트위터가 ‘리트윗‘ 버튼을 도입한 것이 큰 계기가 되었다. 그러자 다른 플랫폼들도 이 혁신을 광범위하게 받아들였고, 그럼으로써 바이럴 콘텐츠 확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혁신은 모든 게시물의 성공을 계량화했고, 사용자에게 널리 확산되는 게시물을 제작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했는데, 이는 가끔 더 극단적인 발언을 하거나 더 심한 분노와 혐오를 표현하도록 조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와 동시에 페이스북은 알고리듬을 통해 큐레이션한 뉴스 피드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다른 플랫폼들도 이에 자극을 받아 사용자들을 가장 성공적으로 끌어당길수 있도록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경쟁에 뛰어들었다. 푸시 알림은2009년에 출시되었는데, 하루 종일 사용자들에게 알림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앱 스토어는 새로운 광고 기반 플랫폼들을 스마트폰에 제공했다. 전면 카메라 기능 도입 (2010년)으로 자신의 사진과 영상을 찍기가 훨씬 편리해졌고, 고속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2010년 1월에 전체 미국 가정 중 61%가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모든 사람이 모든것을 빨리 소비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 P179

니컬러스 카Nicholas Carr는 2010년에 출간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The Shallows: What the Internet Is Doing to Our Brains』에서 자신이 한길을 고수하는 능력을 잃었다고 한탄했다. 인터넷에서의 삶은 그의 뇌가 정보를 찾는방식을 변화시켰는데, 오프라인에서 책을 읽으려고 할 때조차도 그랬다. 인터넷은 집중하고 성찰하는 능력을 감소시켰는데, 이제 그는끊임없는 자극의 흐름을 갈망했기 때문이다. 한때 나는 단어들의 바다를 탐구하는 스쿠버 다이버였다. 하지만 이제 나는 제트스키를 탄남자처럼 수면 위에서 질주한다." - P193

행동주의 심리학의 주요 발견 중 하나는, 동물이 내가 원하는 대로행동할 때마다 매번 보상을 주지 않는 편이 좋다는 사실이다. 동물에게 변동 비율 계획 variable-ratio schedule에 따라 보상을 준다면(평균적으로열번 중 한 번이지만 때로는 그보다 적게, 때로는 그보다 많게 주는 식으로),
가장 강하고 가장 지속적인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 안의 막대를 눌러 먹이를 얻는 법을 배운 쥐를 그 우리에 집어넣으면, 쥐는 보상을 기대하면서 도파민 수치가 급등한다. 쥐는 달려가 막대를 누르기 시작한다. 처음 몇 번의 시도에서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해서 쥐의 열정이 사그라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쥐는 막대를 계속 누름에 따라 보상을 기대하면서 도파민 수치가 더 올라가는데, 보상은 언제건 나올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마침내 보상이 나오면 쥐는 기분이 고조되지만 상승한 도파민 수치 때문에 다음번 보상을 기대하면서 계속해서 막대를 누른다. 먹이가 정확하게 언제 나올지는몰라도 나올 게 확실하므로 그저 계속 그렇게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보가 끝없이 계속 공급되는 앱에는 출구가 없다. 즉, 멈춤 표지판이 없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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