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두려움보다 더 난해하고 딱히 뭐라고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었다. 마비 상태, 즉 결단력과 이성과 자유의지가 잠들어버렸기 때문이다. 고음의 목소리와 위선자의 시선을 지녔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몸단장에 신경 쓰고 장식한 그 남자가 가난한사람이건 부자건, 친구건 적이건 모든 도미니카 사람들에게 주문을 걸듯 행사하던 활동 불능 상태였다. 날조된 연극의 유일한 관객이었던 안토니오 역시 그 순간 마비 상태가 되어 그런 빤한 거짓말을 잠자코 듣기만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