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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강경수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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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경수 작가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만화, 그림책, 동화로 우리에게 얘기를 거는 그는 매력적인 이야기꾼이다.〈거짓말같은 이야기>,〈꽃을 선물할게〉 등을 통해 불합리한 지구촌 현실이나 인간의 본성과 내면을 들여다 보는 우화같은 이야기로 주제의식을 가지고 우리에게 말을 건다. 또 <코드네임> 시리즈같이 유쾌상쾌 판타지 코믹첩보물로 어린이들을 상상력 가득하고 유머 넘치는 첩보물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요즘 최고의 화두는 코로나19와 환경, 기후위기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과 행동 변화를 요구하는 기후정의 시대에 강경수 작가님이 『눈보라』로 묵직한 생각을 펼쳐놓았다.




북극은 매년 따뜻해져서 빙하가 단단하게 얼지 못했습니다. 바다로 사냥을 나가지 못하는 눈보라는 점점 말라갔습니다.

 눈보라는 북극곰이다. 빙하가 제대로 얼어야 바다로 나가 사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북극의 빙하는 점점 녹고 있다. 제일의 사냥꾼이지만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눈보라는 결국 먹이를 구하고자 인간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온다. 쓰레기통을 뒤지던 눈보라를 발견한 아이의 외침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눈보라를 내쫓았다. 한참을 달려 진흙탕 위에서 미끄러진 눈보라. 진흙으로 덮힌 팔! 힘이 쑤욱 빠진 눈보라!

눈보라는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사진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눈보라는 북극곰이고 빙하가 얼면 바다로 나가 사냥해서 먹으면 된다. 하지만, 기상 이변으로 빙하는 점점 녹고 있다. 삶의 영역을 잃어버려 인간 마을로 내려온, 쓰레기통을 뒤지는 눈보라를 인간들은 모질게 험하게 쫓아낸다. 눈보라는 살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런 선택을 하게 되기까지 눈보라는 얼마나 혼란스럽고 힘들었을까?

 이런 기상 이변을 만든 건 우리 인간들인데 그로 인한 피해는 생태계의 다른 종들이 짊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외면하다가 우리를 우리 자손들을 위협하고 있는 지금, 이제서야!!! 우리는 해결책을 논하고 협약을 맺고 행동을 촉구한다. 하지만 그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남의 일이고 남의 나라 이야기이다. 

북극의 하늘이 사람들 마음처럼 검게 물들었습니다.
"녀석도 이번에 혼났으니 사람들 곁으로 안 올겁니다. 영원히......"
하얀 북극곰 눈보라는 눈보라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다들 살아가는 영역이 있고 방식이 있다. 모든 생명의 존엄함을 알고 그 생존방식을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공존을 이루어야 했는데 우리 인간들은 그러지 못했다. 다른 종들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내쫓았다. 어쩔 수 없이 삶을 이어가고자 인간의 영역에 들어온 생명들을 죽이고 가두었다. 그렇게 많은 종들이 지구에서 사라져갔다.

우리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눈보라는 북극곰으로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그를 눈보라 속으로 내몰았다. 눈보라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는 과연 어떻게 될까?

늦었지만 우리가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고 자연과 공존하고자 노력하는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개인으로서 기업으로서 정부로서 각자의 실천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도 사라졌습니다. 가 아닌 우리도 눈보라도 살고 있습니다.로 계속 되길 바란다. 

#눈보라
#강경수
#창비그림책
#북극곰
#빙하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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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전사 소은하 창비아동문고 312
전수경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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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가는 계단> 저자인 전수경 작가님의 신작! <<별빛 전사 소은하>>

<우주로 가는 계단>은 아이와 함께 의미있게 본 작품이라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비 사전서평단신청으로 미리 만나본 별빛 전사 소은하를 얘기하고자 합니다.

사전서평단을 위해 300부만 특별제작한 가제본이라 정식 출간 시 작품 내용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하네요.

제가 생각하는 <별빛 전사 소은하> 키워드는 게임, 외계인, 히어로입니다.


게임

소은하는 주위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아 다소 눈치없어 보이는 아이로, 반친구들이 '외계인'이라 부르는 것도 모릅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외로운 친구이지만 다른 세계에서는 한 자릿수 랭킹으로 유명한 게이머입니다.

아빠가 PC방을 운영하고 있으나 게임에 목매달지 않고 감이 떨어지지 않게 매일 조금씩 해서 골드레벨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느 가정에서 벌어지는 부모와 자녀간의 분쟁은 게임, 미디어, 유튜브 등 전자기기 사용시간 급증일 것입니다.

원래 게임을 좋아하지 않던 저는 예전부터 핸드폰 사용 시간을 규제해왔습니다. 요즘에는 주위 또래 친구들과 비교하며 더 강하게 불만을 표하는 아이들과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세상에는 다양한 게임들이 있고 손쉽게 접근해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 폭력성과 선정성에 강하게 반응하여 규제를 해오던 저이기에 이 <별빛 전사 소은하>를 통해 게임에 대한 아이들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우리아이들도 은하처럼 게임시간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유니콘피아'우주 행성 탐험 및 도시 건설 게임으로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해 싸우는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과 가상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세계를 건설해가는 '샌드박스 게임'의 장점을 합친, 종합 선물 세트 같은 게임이 등장합니다. 이 게임이 단순한 게임이 아닌 지구정복 수단으로 사용됨으로써 게임을 잘 하는 '별빛 전사 소은하'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게 됩니다. 이 게임 내에서 은하를 비롯한 이들은 악당의 무리들을 물리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 공격하고 싸우게 됩니다. 게임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자 한 유니콘마스크의 발상도, 직접 맞붙어 싸우는 방법 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가상 공간에서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이겨나갈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외계인

소은하는 반친구들에게 '외계인'이라 불리웁니다. 그런데 이런 반전이! 정말로 외!계!인!이었던 거죠.

소은하의 엄마인 '오세리'는 지구가 속한 우리은하에서 약 500광년 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토리 은하내 앙가라 항성이 있고 그 주위를 돌고 있는 헥시나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었습니다. 더욱이 '우주 우월주의파'가 지구를 점령하기 위해 뿌린 개조칩을 제거하기 위해 지구에 파견된 특수 부대 대장이었습니다. 30여년전 지구에 왔으며 개조칩 중 마지막 하나를 처리하지 못해 지금도 훈련을 하면서 전파가 잡히길 기다리고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지구인과 사랑에 빠져 은하를 낳았고 은하의 손목에 헥시나인 표식인 별이 나타나자 누구보다도 기뻐해줍니다.

은하가 별똥별이 떨어질 때마다 우주평화라는 소원을 빌었다는 대목에서 역시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세리 뿐만 아니라 헥시나 향유회원들 모두 자신의 고향을 떠나 지구라는 새로운 행성에서 우주의 평화라는 목표를 위해 희생 아닌 희생을 하고 있기에 은하 역시 평범하지만 소명을 가지고 있는 강인한 소녀였던 거죠.


히어로

예전에는 히어로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인 줄 았았습니다. 슈퍼맨, 배트맨 등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으로 악의 무리를 소탕하고 평범한 우리를 지켜주는 존재들로 그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의 능력 뿐만 아니라 소소한 일상과 가정환경, 사랑 들 보통 사람들과 다름없는 고뇌와 시련, 후회 등을 비춰주면서 좀더 친숙하고 인간(인간이 아닌 존재들도 있지만)적인 면모들을 보여주는 히어로물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마블의 히어로물 영화를 보면서 그들의 아픔, 인내, 희생에 대해서 알게 됨으로써 무한한 경외심만이 아닌 친숙함도 느끼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재밌게 봤던 인크레더블.

초능력자 인크레더블과 일라스티걸, 그 자녀들로 구성된 슈퍼파워 가족들 이야기로 어린이와 유아까지 히어로로 활약하게 됩니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가족들이죠.

이렇듯 히어로들이 좀더 특별하고 다른 세계에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일상의 누군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별빛 전사 소은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은하는 헥시나인으로 각성하게 됨으로써 자기장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반별 피구대회에서 두각를 나타나게 되고 친구들 사이에서 피구에이스라 불리우면서 관심과 주목을 받게 되고 다미, 채리, 지나 등 은하를 무시했던 친구들이 친하게 지내고자 합니다. 그러면서 단짝 친구인 소령과는 조금 소원해지기도 하죠. 이런 교우관계에 대한 조명도 눈길이 갔습니다. 평범하다고 보잘 것 없다고 생각되던 친구가 갑자기 두각을 나타내게 되고 그 주위에 친구들이 밀물처럼 다가왔다가 그 능력이 빛을 바래게 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모습에 씁쓸하면서도 주위에서 겪을 수 있고 볼 수 있겠다는 공감이 들었습니다.

은하는 이렇게 평범한 우리네 소녀입니다. 하지만 지구를 지켜준 고마운 히어로입니다.



"네가 세상의 중심인 줄 알지? 천만에.

너도 누군가에는 외계인이고, 먼지같은 존재야."

- 다미에게 건네는 말 中


소은하는 현실 세계뿐만 아니라 가상 세계또한 자신의 인생 한 부분으로 생각합니다. 게임은 심심풀이가 아니고 매너를 지키고 룰을 따르고 그 안에서 누구보다 당당하고 진지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단순한 게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삶을 이루고 있는 또다른 부분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겠죠.

게임과 지구평화, 외계인과 교우관계에 대해 잘 풀어간 책입니다. 은하를 통해 우리 아이들을 좀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나선 소녀, 소은하! 그리고 그 위대한 위업을 함께 한 주위의 평범한 우리 이웃들. 그리고 마지막 개조칩을 해체한 후 일상으로 돌아간 모습까지 다 인상적입니다.

외계인으로 불리우는 한 소녀가 실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외계인이었으며, 그 능력으로 친구들과 함께 지구 평화를 위해 싸우고 그 싸움의 한장을 게임으로 풀어낸 재미있는 SF 동화입니다. 외계인이고 누군가는 자신에 대해 수군거리지만 언제나 당당한 소은하! 멋진 소녀를 응원하고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지구를 지켜줘서 고마워~


"나는 자랑스런 지구인이자 외계인, 

우주 평화를 위해 싸우는 별빛 전사 소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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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의 초록 리본 사계절 아동문고 97
박상기 지음, 구자선 그림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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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야의 초록 리본 ]

- 박상기 장편동화/ 구자선 그림/ 사계절

 

<옥수수 뺑소니>로 처음 만난 '박상기' 작가님을 [도야의 초록 리본] 이라는 굵직하고도 의미있는 주제의 장편동화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동화책, 그림책, 청소년책을 아이들과 같이 읽는 편인 나는 이 책을 받아 책 첫장을 넘겨보면서 '아, 또 울겠군.' 싶었다. 역시나 책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인간의 이기심에, 인간의 무관심에, 인간으로서의 부끄러움과 미안함에 울고 말았다. 나랑 같이 책을 읽었던 둘째 아들녀석 또한 너무나 슬펐다. 라고 평한 책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 도야의 초록 리본 > 책표지

 

  고라니 솔랑, 멧돼지 도야, 청설모 청서, 까마귀 깍, 늪너구리 죠니, 투견 대발. 이 6마리가 주된 등장 동물로 서로간의 긴장과 대치, 인간과의 사투가 벌어진다.

 

서로 대립하는 도야와 대발

 

 다들 인간에 의해 버려지거나 인간들에게 피해를 입힌다 하여 '유해동물'로 낙인찍힌 동물들이다.

 도야는 인간의 사냥에 의해 어린 새끼들을 잃고 새로운 터전에서 자신의 핏줄들로 멧돼지 구역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도야할머니, 대장으로 불리우면서 정신적 리더로 멧돼지들에게 안정감과 믿음을 주는 존재이다.

 대발이는 투견으로 인간에게 버림받은 상처로, 붉은산에서 여러 분란들을 일으키는 존재이다.

 솔랑은 잣나무 숲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고라니로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아픔을 겪나, 도야를 만나 큰일들을 친구들과 헤쳐나가면서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하게 된다.

 청서는 청설모로, 붉은산에서 외톨이로 헤매고 있는 솔랑이에게 처음으로 친절하게 대해준 존재로 친구가 되어 서로를 도와주게 된다.

 깍은 까마귀로 인간의 총에 상처를 입고 솔랑이에게 구출되어서 도야네 무리에 인간에 대한 지식을 나누어준다. 인간의 말, 글을 알고 있어 인간을 상대하는 싸움에서 큰 도움을 준다.

 죠니는 외국에서 유입된 외래종으로 모피와 고기 판매를 위해 수입되었으나 예상보다 못한 수익에 사육을 포기하거나 방치한 농가 때문에 야생화되었다.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사냥꾼에게 쫓기는 신세이다. 머나먼 남아메리카 대륙이 고향으로 원해서 온 한국도 아니건만, 번식력이 강해 생존만으로 생태계 교란 생물로 낙인 찍혔다. 사냥꾼을 피해 붉은산을 떠나게 된다.

 

 이렇듯 다들 인간에 의해 씻지못할 상처를 안고 사는 동물들인데 도야는 인간의 물건들을 모은다.

 "똑바로 눈 뜨고 현실을 봐. 이건 앞으로 우리 구역에 닥칠 일이기도 해.

인간이 겨울마다 벌이는 짓이지."

"특히 우리처럼 인간에게 미움을 받는 짐승들은 더욱 조심해야 해.

놈들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거든.

총을 들면 우리가 보이는 대로 쏴 죽인다고."

"..... 말도 안 돼요."

 이제는 도야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어째서 떠나가는 죠니를 붙잡지 않았는지, 짐승들은 왜 인간에게 당하기만 하는지, 그런데도 도야가 인간의 물건을 모으는 까닭은 무엇인지, 다만 무거운 분위기가 질문을 허락하지 않을 뿐이었다.

 

 도야는 사냥꾼에게 쫓겨 어린 새끼를 잃은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 그리고 그 사냥꾼을 피해 민가로 뛰어들었을 때 피 흘리는 어린 새끼를 도와주고자 한 사람과의 만남도 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두려움에 그 손길을 거부한 기억이 인간에 대한 궁금증으로 커져갔다. 그래서 인간의 물건을 모으게 되고 좋은 뜻을 가진 인간과 마음이 통해 보는 것이 소원이 되었다.

 

 

 

 

 

 도야는 깍의 도움을 받아 < 유해인간 출입금지 > 라는 표지판을 만들어 죠니가 마지막으로 준 초록 리본으로 나무에 묶어 동물들의 생각을 인간에게 표현했다. 그 마음을, 뜻을 이어주는 인간이 과연 있을까?

 

 

 

 

 

 

 인간에 의해 철저히 짓밟힌 붉은산, 그와는 반대로 먹을 것이 풍요롭고 인간의 손길이 뜸한 잣나무숲. 그리고 그 사이를 갈라놓은 죽음의 길- 고속도로! 그 선명한 대비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도야와 솔랑, 깍, 청서, 대발이 등 인간에 의해 고통받는 생물들에게 정말 미안해졌다. 로드킬 뉴스를 접할 때만 '아, 어쩌다가.....' '조심해야 겠다.' 순간의 다짐만 새기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사료에 농약을 뿌리거나 고기를 얹어놓은 덫 등 동물들을 해하는 잔혹한 행위들을 생각해보면, 인간을 '두발 괴물' 이라 부르는 동물들의 두려움과 증오의 깊이가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 인간들은 왜이리도 오만하고 이기적인 것인지 반성하게 되고 우리 모두의 별인 지구에서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불편하고 방해된다고 해서 다른 생명을 제거할 수 있는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는 우리가 그 생명들을 위협하고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솔랑이와 청서는 새로운 내일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도야의 말처럼 언제 어디서든 행복하길 바란다. 이제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줘야 할 때이다. 같이 살자.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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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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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 백온유 글

 

 10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사건의 생존자인 11층 이불아기 '나' 유원은 많은 시선을 받으면서 자라난다. 자기를 이불에 감싸 11층 베란다에서 던져 구하고 질식사한 11살 차이의 언니, 유예정! 자기를 받아내고 다리뼈가 부서진 40대 가장, 신진석! 그 외 여러가지 바램과 염려가 버무러진 여러 주위인물들에 의해 자신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없어 고민하고 흔들리면서 맞춰가며 살아내고 있다.

 

 

 
유원 - 너를 원해!  

 

 

consciousness 자각, 감지

아직도 살아숨쉬듯 유원 곁에 있는 언니, 예정은 가족과 신아언니,

주위분들에 의해 착하고 성실하고 상냥하고 밝고 배려심 넘치는 아이로 기억되고 있다.

언니가 떠난지 12주년, 그녀를 기리는 생일에 모인 그들은 유원을 통해 예정이를 투영시킨다.

슬프게도 알고 있다. 유원이도. 그리고 그녀또한 언니를 좋아한다. 그리고 싫어한다.

 

 

approach ....에 다가가다, 근접하다

수현과 정현 남매와의 만남은 유원에게 구원과도 같다.

포장된 요구된 이미지가 아닌 현실적인 친구 관계를 맺게 된다.

주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던 유원이 진심으로 수현정현 남매와 우정을 마음을 나누게 되면서

언니에 대한 죄책감, 부담감,

신진석 아저씨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똑바로 보게 된다.

치유에 극복에 한발짝 다가서게 된 것이다.

 

 

rehabilitation 재활, 갱생, 복위, 명예회복, 부흥

'영웅'이라 우러러 받들어지는 아빠에게 벗어나기 위해 삶을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수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인 아빠를 받아들이기 위해 배우가 되고 싶은 정현.

돌멩이는 돌멩이 일뿐 돌멩이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무의미한 거고,

돌멩이가 감정을 이해해 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도 무의미한 거라 말하는 정현이의 모습에서

강함과 깨달은 자의 여유를 느꼈다.

그들에게는 유원의 생각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자라날 힘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느껴지는 구절들, 공감되는 구절들 몇 개 옮겨 적어본다.

"언니, 나는 율이가 좋아. 왜냐하면 내 지인 중에 우리 언니를 모르는 사람은 율이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안심하고 율이를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아."

- 언니친구 신아언니에게 하는 말들 중

 

 

""그때, 제가 너무 무거웠죠. 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다리가 으스러진 거잖아요. 죄송해요. 제가 무거워서, 아저씨를 다치게 해서, 불행하게 해서.

 


 

그런데 아저씨가 지금 저한테 그래요. 아저씨가 너무 무거워서 감당하기 힘들어요."

- 자신을 받아준 아저씨에게 하는 말 중

 

 

수현이 열어젖힌 옥상의 하늘이 생각났다. 수현이 아니었으면 몰랐을 바람. 먼지 가득한 창고. 노을과 애드벌룬, 오랜 기다림. 마음껏 미워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목소리들.

 

 

"언니, 하나도 안 무섭지?"

"응."

나는 처음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언니의 용기를 닮고 싶었다. 이 모든 것들을 누리게 해 준 언니를.

- 생일선물로 탄 패러글라이딩 체험 중

 

 

은 곳에 서려면 언제나 용기가 필요했다!

 

 

어른들이 지혜롭지 못해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제대로 성장할 기반을 영양분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이 든다. 자신을 온전한 자기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 유원이를 응원한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날 것이 틀림없다.

"언니가 나를 원했대. 엄청 기다렸대. 그래서 원이라고 지은 거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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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Dear 그림책
미하우 스키빈스키 지음, 알라 반크로프트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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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___ 전쟁은 깊은 생채기를 남긴다. ___________

                                 1939년 9월 1일,

  독일나치의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된 제 2차 세계대전은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8살 아이에게 두려움과 아픔, 이별을 안겨주게 된다. 이 책은 그 아픈 기록 속으로 우리를 끌어당긴다.

                             

 

            

 

     아름다운 유화그림으로 가득한 그림책,

    화창한 하늘과 푸르른 나무와 연두빛 들판은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든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로 감싸진 이 책은

    우리에게 무얼 얘기해주고 싶은 지,

    무얼 생각하게 하고 싶은 지 궁금하게 만들어

    얼른 펼쳐보게 된다.

 

 

 

 

 

미하우 스키빈스키 글/알라 반크로프트 그림- 사계절출판사

 

 

 귀여운 8살, 1학년 방학숙제로 시작한 일기 한줄 한줄이 그림과 어울려 한권의 그림책이 된다. 2학년으로 올라가는 조건이라는 문장이 눈에 띈다. 그때도 지금과 같았구나~

일기장처럼 묶어진 책장을 넘기면 유화로 그려진 아름다운 자연들을 만나게 된다.

 

                                        미하우는 숲에 놀러가곤 했다.

" 1938년 7월 28일

아름다운 딱따구리를 보았다. "

   

  연두빛 가득한 숲, 나무, 공원, 기차역 등 미하우의 평안한 일상을 보여준다.

이 그림책에는 사람은 그려져있지 않다. 대신 미하우가 바라본 세상이 가득 담겨져 있다.

특히나 애벌레, 딱따구리 등 동물에 대한 표현과 애정, 관심이 표현되어 있다.

8살, 그 순수한 동심이 자연을 동물을 바라보는 애정과 호기심이

그림에 녹아있어서 보는 내가 기분이 좋아진다.                             

                                     

 미하우는 자연을 사랑한다. 

                

  방학을 맞아 펜션으로 놀러도 가고 할머니댁을 방문한다.

축구를 하고 놀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공원에도 가고, 하루하루 일상이 한줄로 정리된다.

 

 미하우는 또박또박 한줄 일기를 썼다.

 

 

                                   

                                                         

 아빠와 만남과 이별, 전쟁이 시작된다.

 전쟁이 시작되고는 그림이 주는 느낌이 달라진다. 유화 특유의 묵직하고 무거운 느낌이 밝은 색 물감으로 커버되고 있던 앞의 그림과는 달리 어두운 색감으로 전쟁에 대한 의문, 두려움, 슬픔 등이 잘 표현되고 있다.

 

" 독일사람들이 밀라누벡을 점령했다.

무서운 전투가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

 

 

                   

미하우는 바르샤바가 용감하게 싸우고 있다고 기록한다.

 미하우의 일기 마지막에는 간절한 바람이 적혀있다.

그의 희망대로 전쟁이 속히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다.

그리고 힘있는 자들의 기록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 중 전쟁은 한두사람의 결정으로 시작되지만,

                     서글프지만

그 피해는 오롯이 시민, 약자, 노인, 여자, 아이......

그 결정에 한마디 하지 않았던, 결코 원하지 않았던

우리들의 몫이 된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되새긴다.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할 전쟁을~

그 잔인함을, 그 피폐함을......

순순한 아이가 힘 줘 한자한자 또박또박 쓴 일기장이

묵직하면서도 따뜻하고

밝으면서도 가슴시리며

아프고 어둡지만 눈여겨보게 되는 그림이

한데 어울려 묵직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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