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대수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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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을 때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좋아하는 뇌과학자 정재승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이라 호감이 갔다.

뇌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있다. 다른 장기 또한 몸 속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건 같지만, 왠지 뇌는 범접불가의 영역이라 느껴졌다. 신체, 언어, 기억 등 모든 것들을 제어·통제하는 그 막강한 권력에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과연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궁금증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뇌의 한계와 능력을 이해하면 전혀 다른 인생을 경험하고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다.' 라고 주장하는 김대수 과학자님의 말에 홀려 다소 생소하고 어렵지만 한장한장 읽어나갔다. 그리고 귀여운 뇌를 발견하게 되었다. '뇌'에 대한 선입견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왠지 컴퓨터처럼 느껴졌던 건 사실이다.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들을 분석하여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 시스템이라 생각했다. 물론 뇌가 추억 등 감정적인 부분들도 관장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논리적, 체계적, 분석적 영역만을 비중있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런데 알고보니 뇌는 착각, 착시 등 오류를 범하기도 하고 욕망을 발산하고 따르기를 종용하기도 하는 등 친근하였다.

 


책 정리(책인용 포함)

 

 

 뇌 과학은 뇌의 한계와 능력에 대해여 연구하는 학문으로 우리가 뇌를 어떻게 활용하고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최신 전자제품을 구매하고도 제품에 대한 무지로 기능을 다 쓰지도 못하고 버려야 한다면 명백한 손해이다. 더욱이 뇌는 탑재된 기능만 사용할 수 있는 전자제품과는 달리, 뇌는 다양한 가능성을 개발하고 추가할 수 있으니 뇌 사용법을 몰라서 인생의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놓치다면 안타까운 일이기에 저자가 제시하는 뇌 사용 설명서를 바탕으로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뇌 과학 모험을 시작해보자.

 

 뇌가 알고 있는 지식의 대부분은 사실 '안다는 느낌'에 더 가깝다. 알고 있는 지식을 적어보면 그 양이 얼마나 보잘 것 없음을 금세 깨닫게 된다. 이 안다는 느낌을 내려놓는다면 진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교만과 겸손은 무지의 양면으로, 교만은 무지에 대한 무지, 겸손은 무지에 대한 자각이다. 우리의 뇌는 시간, 공간, 사물에 대한 모든 지식을 저장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생존과 적응에 꼭 필요한 정보만을 알기 원한다. 따라서 최소한의 지식으로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완벽한 세상을 만든다고 한다. 뇌가 아무리 세상을 현실과 비슷하게 인식하려 노력해도 결국 경험한 정보와 실제 세상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누군가 그 차이를 지적하면 인정하는 대신 내가 맞다면서 고집을 피우는 인지부조화를 보이기도 한다. 만약 나의 생각과 사실이 다르고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고집을 피우는 대신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뇌 속의 욕구들은 때와 관계없이 늘 왕성하게 활동 중이지만 그 욕구를 충족시킬 때를 기다려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뇌는 잠 잘 때, 일어날 때, 밥 먹을 때, 일할 때, 쉴 때 등 때가 오면 그에 맞는 행동을 만든다. 때에 맞도록 욕구의 채널을 돌린다. 그런데 학교폭력, 성폭력 등 많은 사회적 문제들은 단지 뇌가 성욕, 공격욕을 만들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때다'라고 뇌가 착각했기 때문이다. 욕구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욕구를 충족시킬 때를 잘못 선택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뇌를 따르기보다 때를 기다리도록 뇌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창의성은 단지 어떤 것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

스티브 잡스

 

 세상은 3차원이다. 그 속에 존재하는 3차원 사물들을 3차 오브젝트라 한다. 그 3차 오브젝트의 특징을 구성하는 오브젝트를 2차 오브젝트라 한다. 이는 구성요소로서 3차 오브젝트를 인식하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1차 오브젝트는 오브젝트의 재질을 구성하는 오브젝트를 1차 오브젝트라 명한다.

 

 

 

 이제는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이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오브젝트는 감정과 뇌 속의 정보들과 연결되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데 이를 4차 오브젝트라 한다. 뇌 속의 어떤 것들, 즉 경험, 지혜, 지식 등을 서로 연결하여 새로운 오브젝트를 만드는 것을 창의성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4차 오브젝트를 생성하는 것이다.

 

 과거의 교육은 3차 오브젝트를 가르치고 주입시켰다. 현재 교육은 3차 오브젝트를 이루는 2차, 1차 오브젝트를 이해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리고 미래의 교육은 스스로 4차 오브젝트를 만드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있다.

 

그외에도 여러 챕터를 통해 뇌 과학지식을 정리하고 있다.

- 뇌와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는 능력의 연관 관계, 이타심

- 뇌는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 뇌와 소유욕은 어떤 관계인지. MPA신경

- 뇌가 느끼는 욕구를 조절할 수 있을까?

- 뇌와 창의성

 


 

 

 

 일상에서 겪는 현상에 대해 뇌를 중심으로 설명해주는 이 책은 철학책 같기도 하다. 뇌는 세상을 인식하는 데 집중하지만 뇌 속ㅇㅔ 존재하는 세상은 현실과는 간극이 있다. 그 간극은 개인의 경험, 지식, 정보에 의해 차이가 나며 그 간극을 줄이고자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뇌가 이끄는 대로 욕망에 욕구에 휘둘리지 말고 차분히 신중하게 때를 기다리는, 뇌를 가르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상에서 겪는 현상에 대해 뇌를 중심으로 설명해주는 이 책은 철학책 같기도 하다. 뇌는 세상을 인식하는 데 집중하지만 뇌 속ㅇㅔ 존재하는 세상은 현실과는 간극이 있다. 그 간극은 개인의 경험, 지식, 정보에 의해 차이가 나며 그 간극을 줄이고자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뇌가 이끄는 대로 욕망에 욕구에 휘둘리지 말고 차분히 신중하게 때를 기다리는, 뇌를 가르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뇌에 대해 조금은 알았고 더 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객관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이 될 듯 하다. :)

<브라이트(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저자 : 김대수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단독 첫 저서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의문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뇌를 무작정 따르는 삶이 아닌 우리 각자가 자신의 뇌를 가르쳐볼 수 있다면 더 넓고 깊은 세상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하며 놀라운 뇌 과학 여행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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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 - 병원 밖의 환자들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양창모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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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마중하는세계에서

#왕진의사양창모

#병원밖환자

#의료의길

#한겨레출판

 우리나라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의료시스템, 왕진!

그래서 왕진 의사 양창모 선생님의 책 #<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는 소중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한지 1년 5개월이 다 되어가도록 우리는 일상을 포기하면서 조심조심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의료진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하고, 의료시스템에 대한 반성과 고찰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재난 컨트롤타워(중대본)가 제대로 작동하여 의료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코로나19 비상사태에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힘쓰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중보건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의료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제도 보완 및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공공의료는 전염병뿐만 아니라 일상을 영위하는 우리네 삶 속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다.'라는 기본적인 명제는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의료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하다. 병원의 부족, 의사의 부족, 의사 분포의 불균형 등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위치에서 '진정한 의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의료생협에서 활동하기도 하고 동네의원으로서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기도 했던 양창모 의사 선생님. 그는 10년 가까이 다니던 병원을 사직하고 수자원공사에서 진행하는 왕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리고 진료실 밖의 환자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수많은 '없어서' 때문에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직접 방문하면서 환자의 질병만이 아니라 그들의 고통, 질병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생활습관, 환경 등을 이해하게 되었다. 환자가 이웃이 되는 순간이다. 환자의 고통뿐만 아니라 삶의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단순히 질병을 가진 '환자'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던져버린 환자와 의사와의 만남과 접촉, 이해 등 과정의 부재가 현재 한국 의료의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시발점일 것이다.

 

 수자원공사에서 왕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수몰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다소 의아하다. 보건소나 공공의료기관이 주도해서 진행해야 마땅할 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그곳에서 못하고 있을 때 그들이 책임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양창모 의사선생님. 기다리는 동안 진행되는 고통의 시간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기꺼이 왕진 의사가 되어 오늘도 집 밖으로 나오시기 힘드신 환자분들을 방문하는 것이다.



 사랑, 휴머니즘, 정 등이 당연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그리고 그 시절을 그리워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한다. 이미 우리는 물질적 풍요에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그 편리함을 떨쳐버릴 수 없다. 빠른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당연하던 가치들이 훼손되고 폄하되는 순간들을 만나게 된다. 그 당시에는 '함께 가난했던 시대'이었다. 지금은 '나만 불행한 시대'로 넘어왔단다. 일부는 동의한다. 뉴스에서 '나는 하층민이다.'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응답자 중 45%가 넘었다는 소식을 접한 기억이 있다. 이렇듯 나만 불행하고 가난하다고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러니 서로 나누고 소통하고 이웃을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마음이 줄어들고 있다. 이웃, 마을, 공동체. 소속감을 느끼는 환경이 사라지고 있는 점들이 가슴 아프다. 

 예전과는 다르게 부의 불평등이 고착화되면서 가난도 고착화되었다. 계급 간 이동이 유연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게 온 불행이 바뀔 수 있으며 거기에 갇히지 않는 삶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한 개인의 불행은 영구적으로 고착되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가난했을 때 가능했던 '우리'가 나만 불행한 지금 '우리'가 불가능하다.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이다. 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힘이 필요하다. 고 하는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저자는 현 의료시스템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비판하면서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의료정책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3분 의료시스템, 의사는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하지 마비인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라도 그를 만나러 가야 하는 의료시스템. 이 시스템으로 병원에 닿지 못하는 그 수많은 고통, 아픔을 치료할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저자는 두 가지를 제인하고 있다.

    1. 의사들의 왕진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 왕진 수가를 현실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왕진의 주체가 민간 의료가 아니라 공공의료 영역으로 바뀌는 것이 더 중요하다.

     - 방문진료를 전담할 센터를 만들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2. 노인들이 정치세력화되어야 한다.

     - 노인들의 일상적인 요구를 정치화할 수 있는 어르신 정당이 절실하다.


 현재 쟁점화되고 있는 정책인 '지역의사제' 또한 '공공의사제'로 그 이름을 변경하고 공공의료 시스템 정착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지역에 머물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공공의료에 머물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족들에게 간병하지 않을 자유를 주지 못하는 사회는 근본적으로 폭력적인 사회다.

우리에겐 가족을 간병하지 않을 권리가 필요하다.

그 권리를 내가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가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

내가 그를 간병하지 않더라도 사회가 그를 간병해줘야 한다.

만약 내가 간병을 선택한다면

사회가 치러야 할 공동체의 비용을 아무런 조건이나 장벽 없이 나에게 지불해야 한다.

그래야만 선택할 수 있다.

간병받는 사람의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인이나 가족의 '간병하지 않을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간병을 거부할 자유는 간병할 자유, 간병받을 자유와 같은 말이다.


우리를 마중하는 세계 - 간병을 거부할 자유


 책을 읽으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선입견, 편견을 희석할 수 있었다. 흔히 돈을 밝히는 사람, 밥그릇 싸움을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몰아붙이는 비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의사들의 입장 또한 어느 정도 이해가 되면서 해결을 위해서는 의사만을 몰아붙일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의사 스스로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반가웠다. 2020년 의사 파업의 일환으로 의사고시를 거부했던 의대생들에게 정부가 재응시를 허락한 것 때문에 논란이 많다. 의대생들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었고 그 이유는 의료가 공공재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사와 대형병원들이 보는 혜택은 모두 그 공공성이라는 책임 위에 허락된 것으로 권리를 행사하면서 책임에는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모든 병원과 의사들은 이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공공의료 시스템 구축이 이 순간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운'이 좋으면 '노인'이 된다. 그러면 지금보다 더 질병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의 문제라고 느껴지지 않더라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나'의 문제, '부모님'의 문제, '우리 가족'의 문제 즉 '우리'의 문제가 된다.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움직이지 않는 코끼리 '사회'를 우리의 관심과 노력, 요구로 변화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복되는 약을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거나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을 처방받은 후 그로 인한 부작용을 또 약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얼마나 끔찍한 현실인가. 처방전을 잘 챙겨 처방받기 전 의사한테 확인하고 질문하는 등 나 스스로도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의사들 또한 시간이 없다고만 하지 말고 최소한 처방하기 전 진료 데이터 확인으로 병용 금지 약물, 동일 기능 약물 처방을 막을 수 있도록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공공의료의 길, 그 씨앗이 땅 아래에 있더라도 싹을 틔우고 자라나듯 희망이 이 세상에서 움틀 것을 믿는다.


 아픔을 치료하고 그 고통을 나누는 일이 의료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지만 어르신 한 분을 건강하게 지키는 데도 온 마을은 필요하다. 새기면서 살아가야 겠다. 감사합니다. ♥

<한겨레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저자: 양창모


 

 

강원도의 왕진 의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웃의 평범함 일상을 지키며 가까이 오래 있고 싶어서 가정의학과를 전공했다.

국가보다 한 사람의 이웃이 훨씬 중요하다 믿고

시민이 병원의 주인인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한 사람의 이웃으로 지역에서 이런저런 시민사회 활동을 해왔다.

등 떠밀려 앞으로 나간 적이 몇 번 있으나 모임에선 주로 맨 뒷자리에 앉는다

춘천에서 10년간 일했던 병원을 그만두고 시골 어르신들 댁을 찾아가는 '호호방문진료센터'를 시작했다.

전공의 시절부터 지금까지 600회가 넘는 왕진을 가다 보니

한국에서 남의 집 문턱을 가장 많이 넘는 의사 중 하나가 되었다.

동네에서 욕먹지 않는 의사로 살아가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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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라 칭해지는 그 모든 기억들이 다시 소환될 듯 하다. 그 시절 나를 온전히 채워준, 소중한 시간들이 옆으로 다가와 얘기를 거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표지도 추억돋는다. ♡

https://m.blog.naver.com/jamo97/222325909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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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구둣방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아지오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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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신발을 참 좋아한다. 원체 꾸미는 일에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유일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쪽이 신발이다. 키가 작으면서도 운동화, 스니커즈, 플랫슈즈 등 낮은 굽의 신발을 선호한다. 땅과 붙어 편안하게 한발한발 내딛고 싶은 맘이다. 뚜벅이라 발이 편하지 않으면 불편해서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다. 그러나 비싼 브랜드의 신발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요즘에는 기성화가 잘 나와 가격과 실용성 모두를 갖추고 있으니 별다른 노력 없이 원하는 신발을 구비해 신발장에 채워넣는다. 4인 가족인데 신발장 1/2은 내 신발이니 얼마나 신발이 많은 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매번 신발을 고를 때면 고민한다. 뭐를 신어야 하나? 딱 맘에 들면서 편한 신발이 없어서일 것이다. 신발을 좋아하면서도 신발를 진진하게 대하지 않았다. 그냥 예쁘고 독특하고 저렴하면 되었다. 그런데 이 책 <꿈꾸는 구둣방>을 읽게 되면서 나의 신발 소비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다. 한 구두를 몇년동안 신는다. 쉽지 않지만 Agio는 도전했고 실천했다. 그 노력에, 의지에,지키고자 하는 가치에 박수를 보낸다. 



꿈꾸는 구둣방 - 구두 만드는 풍경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시각장애인 대표와 청각장애인 직원들이 모여 구두를 만드는 기업 이야기. 과연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까? 궁금함이 컸다. 읽다보니 불편한 몸으로 세상에서 가장 편한 구두를 만들겠다는 의지 하나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는 오히려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일을 하다 육아 때문에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어 어느 정도 아이들을 키워놓고 보니 무기력한 일상이 버거워지기도 하고 나 자신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내가 극복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과제임을 이 책을 통해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그들의 도전, 좌절, 재도전이 펼쳐지는 풍경에 고마움과 부끄러움과 용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세상의 일들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도전, 시작으로 일어난다. 그 작은 씨앗이 널리 퍼져 숲을 이루고 열매 맺게 한다. Agio 또한 유석영 대표의 결심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본인도 어렸을 때 시력을 잃어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세상을 접하면서 가슴앓이를 많이 했다. 학교,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했으니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삶을 사랑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야 겠다는 다짐이 그를 일으켜세웠다. "목소리가 좋고 말을 잘하니 방송국에 가서 아나운서가 돼봐라." 말해준 동네 아저씨와 가출한 그에게 "거 아침부터 재수 더럽게 없네." 라고 타박한 노숙자. 그에게는 마음을 고쳐먹고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남이 나를 규정하는 대로 나 자신을 규정하지 말자. 따지고 보면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 외에는 다 멀쩡하지 않은가.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며 그것을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제발 나가 죽어라 p.24

 

 유석영 대표는 세간의 인식을 극복하고 싶었다.

 장애인이란, 사람의 반열에 들어오지 못하는 '대상자'일 뿐이었다. 그는 그것을 극복하고 한 사람 몫으로 사회에 참여하고자 했다. 그래서 교양 강좌가 아닌 일터를 만들었다. 그렇게 구두를 만드는 풍경 Agio(이탈리아어로 편안한, 안락한)가 #사회적기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여러분이 열심히 노력하고 정직하게 만들면 지금보다 잘 살 수 있습니다.

우리 세금 좀 많이 내봅시다!

p.57


 유석영과 아지오 직원들은 좋은 '의미'로 시작한 사업이므로 당연히 잘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았다. 물건은 '의미' 이전에 '품질'로 팔아야 한다. '수녀화'를 제작하면서 소비자의 요구가 무엇이든 거기에 맞춰야 한다는 따끔한 가르침을 얻었다. 그렇게 한단계한단계 힘을 얻어 앞으로 나아가나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수익이 나면 고정비용으로 다 나가고 빚까지 생기니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해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나 자금을 모으는 일이 힘들었다. 결국 아지오는 2013년 8월 30일 문을 닫았다.

 

 

 

 그렇게 잊고 시간이 지나갔다. 2017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지오 구두를 신어 큰 화제가 되었다. 한번의 실패를 겪었기에 신중해진 유석영 대표. 장고 끝에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아지오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큰 실패를 딛고 일어나 또다시 취약계층인 청각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소득 증대에 도움을 주는 등 사회경제적 사업을 진행하는 용기는 유석영 대표의 힘이다. 매력이다. 그 힘을 믿고 조합원의 출자, 아지오 펀드, 선주문까지 진행하여 자금을 모았다. 그렇게 시작하여 차근차근 지금의 아지오가 되었다.

 

 

 아지오는 유석영 대표의 의지가 큰 원동력이 되어 시작되었지만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많은 이들의 수고와 노력과 애정이 스며들어갔다. 안승문 공장장, 청각장애인 직원들, 정은경, 복지관 직원들, 조합원 등 많은 사람들이 아지오의 의미와 가치를 소중히 여겨주었다. 공존하며 성장하는 것이 목적인 기업이라니 요즘같이 삭막한 세상에 단비같은 기업이다. 청각장애인 직원이 '장인'이 되면 그 사람의 안녕과 행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발걸음이 다져놓은 길 위로 다른 많은 사람이 걸어갈 수 있게 된다. 아지오가 이루고자 '청각장애인의 꿈'은 바로 거기까지를 목표로 한다. 공존하며 성장하는 그 꿈이 현재진행형으로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추천사 유시민씨 말대로 아지오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발을 구경하고 엄마께 선물해 드리고자 한다. 그 아름다운 기업의 행보에 나 또한 함께 하는 영광을 누려야 겠다.

 

 나는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을 모두 장애인이라는 하나의 범주에서 생각했는데, 사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니 바로 보게 되었다. 소통의 문제! 생각의 차이 뿐만 아니라 표현방식부터 다르니 생각을 표현하는 데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어느 사회든 이런 다양한 소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지금은 아지오가 특별하지만 언젠가는 당연한 사회가 되길 소망한다.

 

 당신이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수제화의 가치, 신발을 만드는 그 많은 공정을 한땀한땀 손으로 직접 만드는 각별함. 그로 인해 행복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고객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이다. 자신의 발도 편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존의 가치에 기여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번 실패하고 다시금 우리 곁으로 돌아온 아지오, 그 역사 속에서 우리는 아름다운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꿈꾸는 구둣방>을 읽고 그 의미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함께 사는 사회, 아름다운 사회,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번의 실패는 성공의 원동력이 된다.

정직은 기업의 조건이자 경쟁력이다.

원칙을 지킨 대가는 반드시 돌아온다.

고객은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다. 가치를 산다.

실적보다 소통이 우선한 기업이 오래 지속된다.

고객과의 거리는 가까울 수록 좋다.

비즈니스와 사회적 가치는 함께 간다.

 

아지오가 고수하는 경영 철학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사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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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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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러브레터

#당신이실종된이유만은지금도모르겠습니다

#야도노카호루

#파격적인데뷔작

#다산책방

#다산북스

 한번 책을 펼치니 다 읽을 때까지 덮을 수가 없었다. 책 자체는 페이스북 메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상상할 수 없이 휘말아치는 폭풍우였다. 주고받는 횟수가 많아질 수록 밝혀지는 사실과 주변인물들로 소설의 틀이 완성되어 간다. 둘이서 기억하는 각자의 추억을 조합해서 이야기를 채워나가다 보면 주인공 '미즈타니 가즈마'와 '다시로 미호코' 두사람은 첫인상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 있었다.

 사람을 안다는 게 뭘까? 책을 읽고 나니 내 옆에 있는 남편을 빤히 쳐다보게 되었다. 남편은 영문도 모른 체 뚫어져라 쳐다보는 내 눈빛에 움찔했다. 의도하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며 살아가는 사기꾼 같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 또한 다 공유하지 못하는 비밀 한두가지 정도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반전에 반전을 더하니 책을 덮을 때까지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죽은 사람으로부터 답신이 올 리 없으니까요.

p.11

 

 결혼식 당일 갑자기 사라진 신부, 30년 후에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본 사진 1장으로 그녀에게 말을 거는 미즈타니 가즈마의 메세지 1로 시작된다. 그의 메세지에서는 30여년의 시간이 흘렀으나 여전히 그녀를 향한 마음이 느껴진다. 두 번, 세 번 메세지를 죽은 이에게 보내듯이 답장을 기대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어 보낸다. 암 걸린 이야기나 미호코의 행복을 바라는 메세지는 아련한 기억 속의 신부에게 보내는 평범한 메세지인 듯 했다.

 

<기묘한 러브레터> 분명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 거라 예상하긴 했는데…… 장님 코끼리 만지는 듯 메세지를 통해 한꺼풀 한꺼풀 벗겨지면서 밝혀지는 이야기는 충격을 안긴다. 미호코의 인생, 가즈마의 인생이 겹쳐지는 부분인 연극반. 연기에 대한 서로의 열정이 그들을 자연스럽게 엮이게 했다.

그래요. 당신은 각본가이자 연출가이기도 한 제 허락도 얻지 않고, 멋대로 연기를 바꾸었던 겁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p.60

 

 이 부분을 읽었을 때는 연극에 미쳐있는 연극부장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소름이 돋았다. '아, 이런 의미였구나.' 미호코의 연기에 대한 평에서 가즈마의 본모습이 드러났던 건데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 어른들 사이에 아이가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의 촌스러운 애, 미호코!

◑ 연극부 부장으로 멋진 센스를 가진 연출가로 빛이 나는 사람, 가즈마!

 

 전혀 다른 듯한 이 두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기로 한 결혼식 날, 미호코는 사라지고 만다.

 우리는 너무 쉽게 마주하는 사람을 단정짓는다. 그 이미지로 굳어져 다른 면을 보고도 모른 척 하거나 미처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오해도 사고도 일어나게 되는 것 같다.

"오늘날 제가 불행해진 원인은 모두 유코와 미호코에게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 미즈타니 씨는 자신의 검은 욕망에 진 것 뿐이니까요,"

주고받은 마지막 메세지에서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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