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 아스트랄 개그 크로스오버 단편집
정재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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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을 공간을 확보하고 펼치자. 아니면 주위의 날카로운 시선을 이겨낼 수 있는 뻔뻔함을 장착하자.


와~~~~~~~우!

한번 펼치면 마지막 장까지 완주할 수 밖에 없는 단편집을 만났습니다.

다 읽고나서는 '나만 즐길 수 없다. 나만 즐기면 안타까운 이 개그를, B급 감성을 널리 알려야 겠다.' 는 굳은 의지를 다졌습니다. 가족부터 시작입니다.


아스트랄? 책 소개 곳곳에 묻어나는 독특함에 관심이 가는 책입니다. 아스트랄은 사전적으로는 '별의', '환상적인', '영적 세계의' 등의 의미로 쓰입니다. 보통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이나 너무 황당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쓰인다고 하네요.

<아스트랄 개그 크로스오버> 라는 책소개는 포인트를 제대로 잡았습니다.


결혼전에는 남편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즐겼는데 결혼하고는 육아로 가보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를 만나 오랜만에 B급 감성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개방된 B급 매니아는 아니고, 소심한 B급 매니아로 약간의 낯가림이 있는 저인데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는 미묘한 선을 지키며 불쾌와 쾌감 완급조절에 성공한 책입니다.

<작가진>



개그에 진심인 11인 작가가 뭉쳐 완성된 단편집으로, 작가진의 필명에서부터 아무라가 느껴져 소개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정직한 본명같이 느껴지는 작가명부터 주제의식이 느껴지는 필명까지 자연스레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퐁퐁 샘솟습니다.




정재환 - 창고

한고요 - 오징어를 위하여

강엄고아 - 임여사의 수명 연장기

그린레보 - 죽음에 이르는 병, 발기부전! 그대로 놔두시겠습니까?

0 - 당신이 평창입니다

정도경 - 생매장 여관의 기이 奇異

사피엔스 - You are what you eat

삶이황천길 - 무하마계지하던전

유기농볼셰비키 -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이경희 -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

탱탱 - 목탁 솔로



정재환 작가님의 <창고>으로 첫페이지를 장식한 건 신의 한수였어요. 다음이 궁금할 만큼 자극이 되는 개그 장르소설이었습니다. 주변인물들의 그렇다더라로 시작된 박부장을 둘러싼 미스터리들이 퍼즐조각처럼 짜맞춰지는 순간, 우리는 정프로와 같이 흥분하고 복수를 향한 극강의 쾌감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결말은 꼭 책에서 확인하기로. 🤫



11편 모두 개성 강한 작품으로 각기 다른 재미와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유로파 오징어 여왕이 태양계의 안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한고요 작가님의 <오징어를 위하여>는 맛있는 냄새 가득한 이야기였습니다.


정도경 작가님의 <생매장 여관의 기이>는 마그네슘 영양제를 많이 먹어 마그네슘워먼이 된 그녀가 생매장 여관을 방문하여 겪는 신비로운 체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차별없이 다양한 생물들이 삶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사표를 내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자 하는 그녀는 오늘도 생매장 여관 666호에 묵고 있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강엄고아 작가님의 <임여사의 수명 연장기>입니다. 최근에 '신과 함께' 영화를 재시청해서인지 저승사자들과 가신들이 반가웠어요. 저승사자들이 웹소설에 열광하고 그 작가의 수명을 늘이기 위해 노력하는 일련의 과정을 과장되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중학생 딸에게 추천해줬더니 웃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초등학생 남동생에게 읽어주기도 하고 재밌게 잘 읽었답니다. 한국 토종 판타지 매력을 잘 보여주는 수작입니다. ♡


그외 단편들 모두 다 소개해주고 싶지만, 직접 읽어보면 훨씬 더 즐거우리라 생각되어 미련을 버립니다. 강추 초강추!

웃다 배꼽 빠질 수도 있고,

주위사람들이 "미쳤냐?", "무섭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아들에게 "엄마, 왜 그래요? 무서워." 소리를 들었답니다. 낄낄거리고 혼잣말 하면서 읽었다고 하더군요. ^^;;;

뻔뻔함을 장착하세요. 없으면 주문하세요. 미남배달원이 슈~웅 배달해줄겁니다. (책 읽은 이들만 이해하는 표현♡)


개연성 따지지 않고 황당무개한 글에 거부감없이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주위사람들에게 책을 소개해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일상에서 소재를 뽑아내고 주제를 펼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작가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계속 쭈욱 많이 작품 내주시길 바랍니다. 충성을 맹세합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 발기부전! 그대로 놔두시겠습니까?>에서 나온 명언으로 마무리할게요.

우리네 인생은 매우 사소한 흥분감으로 맥박을 되살릴 수도 있습니다.

거창할 거 없는 그 사소함이 우리를 살릴 수 있습니다.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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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 - 여행을 생활 같이, 생활을 여행 같이
배지영 지음 / 시공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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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움츠려든 몸과 마음을 깨우는 책,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


몇년 전부터 한 달 살기가 트렌드화 되기 시작했는데, 시도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시간, 자금 등의 이유로 쉽게 실행에 옮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고 인식이 변하니, 어느새 우리 곁에서 한 달 살기 여행자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원들도 안식월 등 여러 복지시스템 활성화로 시도하는 연령층들도 다양해졌네요.


그래도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는 두려움이 살짝 들기 마련입니다. 이때 선배님들 여행기를 참고하면 한결 계획 세우기 편하겠죠. ♡

 

이 책을 통해 <한 달 살기> 여행을 간접 체험하다 보면 저절로 가방을 싸고 싶은 욕구가 폭발할 것입니다.




다채로운 이유로 다양한 사람들이 여행을 떠났습니다.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자녀들과 여유로운 방학을 보내기 위해,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은퇴 후 새로운 인생을 위해서 여행을 떠났습니다.

 

19쪽. 강릉 순긋 해변에서 본 노을


각자의 이유와 목적, 상황은 달랐지만 일반적인 여행과는 다르게 일상과 같은 하루들로 채워가는 시간들 속에서 상처가 치유되고, 영감을 얻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됩니다. 이웃들과의 교류로, 언제든 찾고싶고 찾으면 인사나눌 수 있는 제2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94쪽. 마라도 달팽이 성당


 

138쪽. 군산



생활을 여행같이

여행을 생활같이

슬로건처럼

다시금 떠날 수 있는 매력가득한

<한 달 살기> 도전!!!

우리 함께 여행가요. 우리 함께 살아봐요.

 

※ 잡지같은 책이라 읽기에 편해요.

많이 읽고, 일상이지만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멈추고 쉼, 여유를 계획해 볼 수 있길 바래봅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되세요. :)


<시공사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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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자본주의자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완전한 삶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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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지만 완전한 삶 -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을 만났습니다.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저

나이 마흔 언저리에서 부부가 은퇴를 하고 미국 시골마을에 들어가 생활하기 시작합니다.

세상의 속도에 맞추기 버거워진 순간, 새로운 생활을 실험하듯이 시작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기자 생활을 하고, 그 후 미국에서 교육 심리학 박사 학위까지 딴 저자는 미련 없이 시골 마을로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떠납니다. 그렇게 시골 생활을 시작한 그들은 벌써 7년째 자유로운 삶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이었던 큰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었고, 미취학 아동이었던 둘째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습니다. 시작은 선택할 수 없었겠지만 지금은 선택할 수 있는 아이들의 마음도 궁금해집니다. 책을 통해 간간이 소개되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그 생활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견고한 그들만의 성에서 연결된 무언가를 공유한 가족들이 느껴집니다.



나름 엘리트 사회 구성원이었던 저자는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세상의 속도에 따라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저는 세상의 욕구와 욕망에 타협하지 않은 거라 생각이 드네요. 글 곳곳에서 저자의 욕망이, 굳은 심지가 드러나니까요.

아무리 사회가 칭송하는 가치라도 내가 원하지 않으면 추구하지 않는다. (p.86)

나만의 월든을 찾아 떠난 저자는 소로의 [월든]에서 삶의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가르칠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챕터를 읽어보면 소로는 연장자들로부터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조언을 듣거나 배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단언합니다. @.@

여기서 염려에 두어야 할 것은 연장자와 젊은이를 가르는 나이의 기준이 없다로, 우리 누구나 늙은이이기도 하고 젊은이이기도 합니다. 소로는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얻어 가는 과정이 아니라 잃는 것이라 합니다. 산다는 것은 매 순간의 선택을 쌓는 것이고, 오로지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기에 버려진 무한히 많은 가능성이 생기게 되므로 잃는 것이라 합니다.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으니, 우리는 젊음에서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젊음 자체가 가진 무수한 가능성 앞에 나 자신을 활짝 열어놓으라는 뜻이다. (p.107)

정규 수입원이 없는 가족은 금, 토 일주일에 2번 빵을 판매합니다. 발효빵과 스콘이 될 때도 있고, 바나나 빵일 때도 있는 달달한 빵. 이렇게 2가지 빵만을 판매합니다. 발효빵을 팔고 싶은데 구매자들은 스콘을 사고 싶어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만들고 팔고 싶은 발효빵을 굽습니다. 돈 쓰는 사람의 마음에 맞출 생각이 없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집하는 대가로 돈을 적게 벌거나, 돈을 쓰는 사람에게 맞춰 많이 벌고자 하거나,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내가 결정하는 순간 이미 능동의 세계로 넘어간다. (p.127)

<참을 수 있는 가난> 챕터 속 카뮈의 《시시포스의 신화》를 차용하여 가난이 참을 수 있는, 삶에 필요한 '고통'이라는 점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가난을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자본주의 세상 속에서 느끼는 돈에 대한 상대적 빈곤, 박탈감을 깨닫고 돈에 끌려다니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기준이 다르기에 세상은 더 풍성해지고 다채로워질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주체적이고 독립된 개개인이 모여 연결되는 흥미로운 사회의 모습을 그려보게 됩니다.

 도서 소개 글 사진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못해 시골로 이사 가게 되지만, 이는 결코 고립하거나 고독하고자 함이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정기적인 임금노동에 종사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도 생존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고 그에 따라 더 적은 생활비로 살 수 있는 시골로 이사 온 거죠. 그리고 이 실험 같은 생활로 자본주의의 긍정적인 측면을 최대한 누리면서 생활하고 있기에 <숲속의 자본주의자>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생존에 힘써야 했던 시대를 벗어나 자본주의가 가져온 생산성 좋은 시대에 살고 있기에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의 자유가 허락된 것이니까요.

숲속에서 생활하면서 자신만의 월든을 찾아가면서 저자네 가족들은 은둔생활을 하지 않고, 트럼프 지지자인 이웃과 소통하고 빵을 판매하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합니다. 이렇게 타인과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관계 속에서 연결되어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나를 발견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길을 잃고 나서야, 즉 이 세상을 포기하고 나면, 바로 그때부터 우리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있는 그 자리를 깨닫게 되면 드디어 우리가 맺고 있는 무한한 관계가 보이는 것이다. (p.176)

저자는 버리고 포기하고 살아가는 데 역설적으로 채워지고 나만의 의미를 찾아가고, 자유로운 삶이 펼쳐진다고 얘기합니다. 중독됐던 커피, 술, 인터넷을 끊음으로써, 거리를 둠으로써 예전과는 다른, 더 풍부하고 더 감사한 무언가, 그것 없이도 나다울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게 되었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능동적인 삶의 태도와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포기를 해도 적절한 때에 내가 하고, 소유하고자 할 때 처리하는 문제를 생각해 욕구를 조절하고, 나를 평가하는 수많은 이들 중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도 내가 선택하는 능동의 세계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발견하는 것. 나의 욕구, 장점, 단점, 외모, 성격, 말투 등 온갖 나를 이루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부러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끝은 아무도 모릅니다. 저자님처럼 아무렇게나, 언제든 그만둬도 된다는 마음으로 용감하고 살아갈 수 있으려면 먼저, 내려놓는 연습부터 해야겠습니다. 힘들 때 꺼내볼 수 있는 마음이 편해지는, 자신을 억압하지 않는 내가 되고 싶을 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나 행운입니다.

<다산초당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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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쉐도잉 - 속독은 기본, 속청, 속화를 한 번에, 진짜 영어 뇌혁명이 시작된다!
박세호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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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숙제이다. 나한테도, 우리 아이들한테도 영어는 항상 골치거리였다.

그런데 한국인이 영어 잘하는 법이 따로 있다고 광고하는 책을 만났으니, 오호라~ 쾌재를 불렀다.


메타쉐도잉!



다소 생소한 단어이지만, 저자가 뇌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개발한 새로운 언어 학습법이다.

속독, 속청, 속화를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쉐도잉과는 달리 성인의 옹알이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쉐도잉은 만 6세부터 12세를 영어교육의 최적기로 삼으나, 메타쉐도잉은 오히려 성인이 더 적기임을 강조한다. 배경지식, 동기, 의지 등 영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일련의 조건들이 성인이 더 강한 점을 들어 설득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80세 저자의 할아버지, 50대 중반인 아버지, 어머니께서 중국어 전공자들도 취득하기 어렵다는 중국어 신 HSK 5급을 단기간에 합격하였다. 저자 본인 또한 중국어 초짜인 상태에서 유학을 조건으로 신 HSK 5급을 한 달 만에 합격하였다. 저자의 주장이 나름 타당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 책은 저자가 아버지를 통해 메타쉐도잉 공부법을 전수받아 영어 우등생이 된 이야기를 시작으로 저자가 메타쉐도잉을 통해 스스로 확인하고 인정받았던 순간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어 학습법으로 메타쉐도잉을 소개하고 있다. 수능 영어에 적응하지 못해 삼수를 하게 됐으나, 자신의 영어 공부법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유학을 결심한 저자는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 신경과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89~90쪽>



메타쉐도잉의 방법은 단순 명료하다.

원어민의 발음을 듣고 자막을 보고 따라 읽는다. 아주 빠르게 듣고 아주 빠르게 따라 읽는다. 이 단순한 반복작업으로 영어 교육의 새 장을 열었다.

메타쉐도잉과 크레이지 스피킹의 11계명을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귀가 트이는 기적을 경험한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영어교육의 방향이나 목표들이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현재 영어 교육의 골든 에이지를 만 6세~13세로 잡고 그 연령대의 아이들 대상으로 영어유치원 등 영어 교육에 힘쓰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저자는 영어 교육의 골든 에이지를 2,30대 청년이다 말한다. 배경지식과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강력한 동기가 있기 때문에 영어를 배우기가 휠씬 수월하다고 한다. 공감되는 부분이다. 영어 또한 언어이기에 역사와 문화가 녹아있기 때문에 그를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의 스키마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본다.

잘못된 영어 교육 방법으로 '일본식 영어'를 꼽고 있다. 문법 영어로, 원어민은 잘 하지 않는 공부, 미국에는 있지 않는 커리큘럼, 거의 사장된 문법에 맞는 영작 등을 중시한다. 이런 일본 영어의 잔재로 손꼽히는 것이 EBS 수능 영어이다. 말하기 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독해 중심 문제로 공부를 하다 보니 최소 12년의 영어교육 끝에 남은 것은 "Hello", "Where are you from?", "I can't speak English."이다.(이 경우는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경험담입니다. ^^;;)

메타쉐도잉은 기존의 쉐도잉이나 문법 영어에서 벗어나 원어민과 같이 듣고 말하고 쓰는 데 유용한 영어 교육법인 것 같다. 저자가 주장하는 대로 원어민의 발음을 빠른 속도로 잘 듣고 자신의 목소리로 크고 빠르게 그대로 따라 하고자 노력하고, 통암기 형식의 형태로 반복적인 학습 습관을 들여 체화되어, 영어가 모국어처럼 생각하지 않고 입에서 술술 나오는 빙빙 현상을 경험하고 싶다.

이 책에는 메타쉐도잉의 시작과 시도, 검증을 거쳐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놓았다. 독해 중심의 글로 배우는 영어에 물려 영어를 포기했던 이들에게 새로운 영어 극복의 장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인 실천하는 우리들의 자세이다. 영어를 잘 하겠다는, 원어민처럼 듣고 말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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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트리플 5
장진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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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트리플 시리즈 5

  <마음만 먹으면 > 

 

새로운 작가를 시차 없이 접할 수 있다는 트리플 시리즈 취지처럼, 이 작품을 통해 장진영 작가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이 작품 또한 시리즈 다른 작품들처럼 세 개의 단편과 에세이 한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 곤희

- 마음만 먹으면

- 새끼돼지

- 에세이_한들

 

세 작품 모두 사건들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데, 등장인물들 간 감정선들이 묘한 마찰을 일으키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였다. 건조하고 깔끔한 문체가 그 느낌을 배가시켰다.

 

 

<곤희>는 피해자이면서 동조자인 열아홉 살 곤희를 맡게 된 나 이야기이다. 나는 법에 따라 판결하는 정의로운 판사이다. 내가 판결한 어느 부인이 죽고, 이를 질책하듯이 부장과 선배는 나를 시험한다. 열아홉 살 생일전에 보육원을 떠나야 하는 곤희를 이틀간 돌보는 임무이다.

 

 

 생각과는 다른 이미지의 곤희를 만나고 내가 망설여지는 것이 느껴진다. 주어진 역할을 해내고 싶은 욕심과 곤희에 대한 애처로움이 가져온 선의, 인간적인 호기심 사이에서 갈등한다.

 곤희와 보내는 이틀, 나는 곤희가 살 집에도 가보고 그녀가 가보고 싶다고 한 보육원에도 가본다. 예전에 곤희가 살았던 곳, 이제부터 곤희가 살아갈 곳. 선명하게 대립되는 공간에서 곤희의 이미지는 한결같다.

 곤희가 떠나기 전날 밤에 차려준 파인애플 안주와 챙겨간 파인애플 통조림 뚜껑을 떠올려 보면 곤희는 피해자이자 동조자인 것 같다. 자신의 슬픔을 늘여놓고 위로해 주는 이들의 감정을 극대화하면서 본인은 저만치 멀리서 무심히 바라본다. 곤희를 보내고 나는 또 다른 제의를 거절한다. 이게 정답인 걸까? 곤희의 "선생님은 좋은 사람이에요."라는 말은 당혹스럽다. 도움을 청하는 말이 아니라, 관계를 끊는 말이다. 그걸 알아차리는 나 또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흥미롭다.



 <마음만 먹으면>에서 엄마와 나의 관계와 나와 딸의 관계가 교차되면서 보여준다. 나는 엄마한테 제대로 양육되지 못하고 버림 당한 채 정신병원에 갇혔다. 엄마는 나도 모르고 자신도 모르는 나의 병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자신을 증명하는 것인지 먹지도 못하는 음식을 바리바리 싸 들고 나를 찾아온다. 소통하지 못하는 괴로움은 나를 더 말라 가게 한다.



 나는 엄마가 되어 똑같이 딸을 키우면서 달라지려 한다. 마음으로 아이를 키운다. 마음과 마음이 닿는 스킨십을 나누면서 처음인 엄마 노릇을 스스로 알아낸다. 어린 시절 하굣길에 넘어진 기억, 불행과 우연히 충돌했다고 우연에는 이유가 깃들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그게 내 병의 시작이고 원인이었을 것이다. 내 딸이 하원 길에 넘어졌다. 나를 바라보며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묻는 딸에게 나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나는 내 아이에게 예전에 기억 속에 두고 온 노래 가사를 들려준다. 이별, 그리움, 사랑, 마음 가득한 곡들의 노래 가사를 내 아이에게, 예전의 나에게 속삭이듯 들려주는 나는 마음을 먹었다.


<새끼돼지>

 하엘은 수수께끼다. 관계가 틀어질 빌미가 되는 말들을 자연스럽게 대화 사이에 끼어 넣는다. 시터가 나의 옷을 입는다, 남편이 연애를 한다. 거짓이라면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돌멩이를 던지고 물결이 퍼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같다. 그가 처한 상황은 안타깝지만, 내가 하엘과 가족을 분리하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가 된다.

온정과 긍휼만으로는 하엘을 온전히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걸, 하엘로 인해 가족들 사이에 미묘한 틈이 생겼다는 걸 안 나는 그를 다시 지옥으로 돌려보내고 만다. 웃으면서 떠나는 하엘이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야구선수가 될 수 있을까?




<한들>

 자살을 시도했던 동생이 전화를 했다. 베지밀 병을 내가 가져갔다고 돌려달라고. 아무 편의점에 들어가 베지밀을 사 마시고 헹구고 돌려줬다.

"고마워. 이제 가도 돼."

 내 동생 산주는 예전의 산주가 아니다. 되찾았다 한들 잃어버리지 않은 건 아니듯.

그래도 다시금 관계를 맺어가는, 동생이 아는 미래대로 실현시켜주는 언니가 있어 산주가 다시 웃을 수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 성격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서로를 자극하는 관계들이 신경을 날카롭게 만드는 소설이다. 짧은 단편들인데도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했다. 몇 번씩 다시 읽게 되는 소설이다.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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