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읽는 시간
이유진 지음 / 오티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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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죽음을 소재로 하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_로버트 판타노 지음 (자음과모음)

「어떻게 지내요」_시그리드 누네즈 (엘리)

「죽음을 읽는 시간」_이유진 (오티움)

죽음을 소재로 하지만, 주체가 다르다.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환자가 오롯이 '나'에 침잠하여 통찰한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내용이며, 「어떻게 지내요」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친구가 안락사를 결심하고 함께 있어줄 것을 부탁받은 '나'가 주위의 존재들의 고통을 인식하고 안부를 묻는 이야기와 친구와의 시간을 기록한 내용이다.

이번에 읽은 「죽음을 읽는 시간」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가인 이유진 정신가 의사가 인생을 축제처럼 살기 위해 죽음을 공부하면서 소중한 깨달음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책이다.


제각기 다른 주체들의 목소리로 말하는 죽음.

다르면서도 같은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를 읽을 수 있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삶에 집중하여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살아가는 고통, 죽어가는 고통을 겪는 건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기에 그 고통을 받아들여 더 완화된 삶을 살기 위해 서로서로에게 관심과 사랑을 건네기를 권하고 있다. 죽음보다 제대로 끝맺지 못한 삶이 더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살아있는 지금, 행동할 수 있는 지금,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지인들과 함께 진정한 삶을 하루를 보내야 한다고 따뜻하고 다정한 위로와 당부를 전하고 있다.

죽음, 생명을 가진 존재라면 누구나 두렵다. 하지만 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삶을 포기하게 된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더 행복하게 더 즐겁게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힘이 나의 내면에, 나를 사랑하는 가족, 이웃, 지인들에게 있다고 믿는다.


죽음을 읽는 시간/이유진/오티움


나는 인생을 축제처럼 살기 위해 죽음을 공부하기로 했다.

우선 '정신과 치료'에 대한 문화적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사 또한 커리어에 피해가 갈까봐 정신과 진료를 꺼린다. 그런데 저자가 밝히는 정신과 의사의 사례들은 편견을 벗어나야할 이유이다. 미국의 의료계에서는 정신과 진료기록이나 약 복용을 숨기지 않고 의사가 되는 데 장벽이 되지 않는다. (물론 예외인 주도 있다. ) 저자는 자신의 하소연을 듣고는 멘토인 교수님한테 항우울제 복용을 권유받으면서 자신 또한 복용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자신의 눈에는 일과 가정 모두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이었기에 이 고백은 낯설고 놀라웠다고 한다.

이는 저자 말대로 문화의 차이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습적 제약, 편견일 것이다. 마음의 병을 겪는 현대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정신과 진료를 향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할 것이다.

몸의 병이든 마음의 병이든 숨기고 감출수록 치료는 어렵고 힘들다. 안전한 공간에서 믿을 만한 사람에게 나의 내밀한 상처를 내보이는 것에서부터 치유는 시작되어야 한다. 상처는 숨길수록 곪는다._55쪽



끝내 전하지 못한 말

일본의 작은 바닷가 마을 오추치에는 조금 특별한 공중전화부스가 있다고 한다. 일명 '바람의 전화'이다. 마을 주민 이타루 사사키에 의해 설치되었다. 어느날 이타루는 아끼던 사촌형제를 갑작스레 잃어서 깊은 슬픔과 상실감에 빠졌다. 어떻게든 그와 다시 연결되어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그는 바람과 연결된 전화기를 설치하고 남기고 싶은 말을 하면 바람이 메시지를 대신 전해줄 것만 같았다. 사촌과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 그는 위안을 얻었고 슬픔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다. 사랑하는 이에게 제대로 인사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는 당연하지 않다. 갑작스런 이별은 우리 주변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죽음을 앞두고 해야할 말들은 오늘 당장 해야 할 말인지도 모른다._211쪽

암 생존자에 대한 챕터도 주의깊게 보았다. 암 치료를 잘 끝내고 관해 상태에 이른 이들, '암 생존자'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도 주의와 배려가 필요하다. 암 발생 이전과 이후의 환자는 분명 달라졌다. 신체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도 그럴 것이다. 이를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 이웃 모두 충분한 시간을 들여 인정하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한다. 암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나는 완치될 수 없는 병을 안고 사는 사람이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할 때, 질환은 당신의 일부일 뿐 삶의 전체는 아니라는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주려고 애쓴다. _ 268쪽

충분한 절망 없이는 일어서야 할 이유와 삶의 의미를 찾는 일에 절실해질 수 없었다. _315쪽

슬퍼하고 좌절하고 절망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것이 어차피 삶이라는 생각을 하며 재닛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_ 318쪽

상실로 인한 고통을 두려워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지금에 집중하여 살아가야 겠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우주도 팽창하였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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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과 환상 - 의학자가 걷고, 맡고, 기록한 세상의 냄새들
한태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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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자가 걷고 맡고 기록한 세상의 냄새들

코로나19로 활동 반경이 확 줄어든 요즘,

푸르른 가을 하늘과 선선한 바람 한줄기에

여행 세포들이 깨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떠날 수는 없고

<후각과 환상>으로 여행 세포들을

달래고 있습니다.


후각과 환상/한태희/중앙북스



우리도 모르게 새겨진

향기, 냄새들이 있습니다.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맡은 순간

추억을 소환하기도 하는 냄새들,

후각의 마법이죠.

프롤로그부터 강렬한 냄새로

우리를 끌어당깁니다.

칼리의 사원에서 맡아지는

갖가지 향내와 냄새들이 묘사된

글을 읽다 보니 여행을 가고픈 마음이

더욱더 커집니다.

책의 디자인, 사진, 글, 냄새가

우리의 감각을 자극합니다.

읽어주는 오디오북처럼

향기가 나오는 서비스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는 가능하겠지요. )

인류의 향 문화가 이집트와 중동 지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유명한 향수는 서양 브랜드라서

당연히 서양에서 시작되었으리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카이로 호텔 근처의 전통 향수가게에서

주인이 수제 향수를 제조하기 위해

질문을 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향수는

사막을 지나 고대 신전의 폐허와

오아시스의 야자나무숲으로 이끕니다.


후각과 환상 _ 여행 사진



커피의 역사는 아랍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저는 아프리카 쪽이라고 생각했는데요.

하루에 3,4잔씩 내려마시는

애정 하는 음료건만

이렇게 무심하다니... 민망하네요. ^^;;;

에티오피아고원 지대에서 발견된 커피는

예멘으로 전파되어 재배되었고,

중세 이후 예멘에서 요즘처럼 커피콩을

볶아 우려내는 방식이 발전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

예멘의 항구 모카에서 커피를 실은 선박들이

페르시아, 터키, 아프리카 등지로 출발하면서

모카는 커피를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답니다.

모카커피, 맛있죠. ♡

'이교도가 마시는 흉측한 검은 음료'라며

경원시하던 유럽 또한

커피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후각과 환상 _ 오스티아


작가님께서 소개해 주신 세계 각국의

여러 장소 중

눈에 띄는 두 곳이 있네요.

곰배령 초원/선암사!

선암사는 가본 곳이라 떠올려보면서

새롭게 기록하고

곰배령 초원은 가보지 않은 곳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펼쳐보았습니다.

가보고 싶은 곳들이 늘어납니다.


악취와 향기는 인간이 가른 개념일 뿐,

생태계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인간 또한 그 사슬로부터 무관치 않다.

……

다른 향과 어울리면서 포근한 살결 냄새를 만들어 낸다.

인간은 이 원초적이고 관능적 느낌에

오랫동안 매혹되어 왔다. _ 향과 나 224쪽

후각과 환상_옥스포드


후각을 통해 장소를 여행합니다.

그 향기가 장소에 새겨진 역사를 불러내

그 시대를 회상하게 하는 힘을 가집니다.

이런 복합적 기록물로 세계 각국을

접하게 되니 신기한 경험이네요.

시각과 글자와 후각이 버무려진

장소의 이미지는 뇌리에 새겨져

나중에 그 장소를 방문하게 되면

내 기억이 아닌 이 책에서 접한 기억들이

떠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할 것 같아요.

후각은 우리 뇌 깊숙한 곳에 연결되어

근원적인 감정과 기억을 자극하고,

여전히 인간의 다양한 생리 기전에

관여한다고 합니다.

냄새와 후각이 선사하는

그 풍부한 상상력과 감성적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서

이 책이 탄생되었습니다.


다음 여행부터는 시각, 미각뿐만 아니라

후각의 감흥이 가득한 시간으로

보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매료되는 순간들이 더 많아질 것 같아

기대됩니다.

+추천 소설

파트리크 - 쥐스킨트 향수

다이앤 애커먼 - 감각의 박물관

+추천 영화

트란 안 홍 - 그린 파파야 향기/노르웨이의 숲

알리 아바시 - 경계선

장예모 - 붉은 수수밭

레지스 와그니어 - 인도차이나

마이클 커티즈 - 카사블랑카

조셉L.맨키위즈 - 클레오파트라

왕가위 - 화양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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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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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요_시그리드 누네즈

이제 그녀의 이름이 내 가슴에 새겨졌다.

담담하면서도 가슴을 관통하는 그녀의 문체는 그녀가 말하는 주제의식을 배가시키면서 나를 사로잡았다.


어떻게 지내요/시그리드 누네즈/정소영 옮김/엘리



어떻게 지내요? 이 한마디로 세상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시작된다.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는 주인공이 말기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통보받은 친구에게 안락사를 하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함께 해주길 부탁하고 그 부탁을 받아들이기까지 '나'가 느끼는 당혹, 혼란, 인정, 공감 등이 주된 이야기이다.


말기 암 환자, 호스트와 고양이 부거,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여든여섯 살의 할머니, 그리고 '나'의 일상 속 여성, 이야기 속 여성 등이 등장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며 그럼에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전 애인. 세상은 이미 끝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극단적인 내용으로 강연을 다닌다. 친구를 병문안하기 위해 간 곳에서 그의 강연을 듣고 다시 안부를 묻기 시작한다.

이렇게 고통받는 이들의 이야기에 기울여주고 안부를 묻는 '나'를 중심으로 주변 이야기들이 서로의 교집합을 공유하며 진행되어서 쉽게 읽을 수 없지만, 집중하면서 읽기에 그 이야기들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절제되고 담백한 문체가 시그리드 누네즈 작가의 다정한 염려를 드러내니 절로 공감하게 된다.


나로선 그것이 축복이라고 늘 생각했다. 나이 드는 것이 얼마나 서글프고 고통스러운지 다 아는 젊음은 전혀 젊음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_66쪽




어떤 동네의 어떤 집에 있든 내겐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이 친구에겐 얼마나 중요한지, 그 사실이 거의 견디기 힘든 동통처럼 찾아들었다. _140쪽





2부는

'나'와 친구가 안락사를 위해 다른 공간으로 떠나서 지내는 이야기이다.

그곳에 가서 생활하면서 '나'는 친구와 깊은 교류를 나누게 된다.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통하는 정신적 교감, 원래 이렇게 같이 살아왔던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유일하게 이 비밀을 털어놓은 전 애인은 자신과 살 때도 그랬다고 말한다. '나'는 공감력이 큰 인물인 것 같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했다.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생각하는 사람과 내게는 절대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는 사람. 첫 번째 유형의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견디며 살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삶을 지옥으로 만든다. _166,7쪽


3부는

다시 친구집으로 와 친구의 마지막을 함께 하면서 겪는 그녀의 내면적 고통, 혼란들로 구성된다.

친구의 집단치료에서 접한 안타까운 여성의 사연이 기억에 남는다. 이것은 내가 지금껏 들은 가장 슬픈 이야기다. 그리고 나 또한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 지 모르기에 수치스럽다. 그녀의 고통을 인정하는 게 너무 두려워 부정해버린 그들, 나, 너, 우리로 인해 그녀는 더 아팠을까봐...... 병으로 인한 고통이 아팠을까? 내가 안다는 걸 나를 빼고 다 모르는 것이 더 아팠을까? 모르겠다.


그냥 서로 화해할 수 없다는 사실과 내가 화해를 했어. _ 244쪽

나는 애를 썼다.

사랑과 명예와 연민과 자부심과 공감과 희생-

실패한다 한들 무슨 상관인가. _252쪽




어떻게 지내요

누군가에게 물어보는 따뜻한 염려의 마음.

이글 속에 녹아든 인생 곳곳의 고통에 귀기울여주고 안아주고 함께 해주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가슴벅차게 다가온다. 다들 거리를 둬야하는 요즘, 진심어린 안부 한마디 건네는 마음이 절실하다.


공유 정신병. 안락사를 위해 함께 하는 나'와 친구를 보면서 전 애인은 이렇게 말한다. 그만두라고. 하지만 그 또한 손자들에게 용서받을 명분을 위해 '인류는 가망이 없다'는 강연을 계속하는 모순적인 행동을 한다.

약간 맥락이 다르긴 하지만 안락사, 존엄사 모두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키며 마지막을 맞이하고자 한다는 목적이기에 나는 기본적으로는 찬성이다. 하지만 이는 내가, 내 사랑하는 이들이 직면한 현실이 아니기에 이론적으로 내린 결론일 것이다.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쉽지않은 질문에 어떻게 지내요? 실천적인 답변으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다. 안락사를 하려는 친구와 '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상황이니 어둡고 침울할 것 같지만, 그 묵직한 죽음을 앞두고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여정에서도 유머와 웃음, 사랑이 있기에 삶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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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어렵지만 확률·통계는 알고 싶어 알고 싶어
요비노리 다쿠미 지음, 이지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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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어렵지만 확률 통계는 알고 싶어


<수학은 어렵지만 확률 통계는 알고 싶어> 

요비노리 다쿠미/한스미디어/2021,8.17


너무나 호기로운 광고가 먼저 눈에 띕니다.


 

'1시간 만에 마스터하는' 이게 가능할까? 의문이 드는 문구입니다.

시리즈로 인기를 끌고 있고 자신만만한 광고에 홀려

인기 유투버 요비노리 다쿠미 작가의 책 <수학은 어렵지만 확률 통계는 알고 싶어>를 읽어보았습니다. '아, 역시!!! 자신만만한 이유가 있구나. 많은 이들이 읽는 이유가 있구나.' 싶더군요.

 

 

▷우선 수포자들 또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다쿠미 선생님과 수포자 에리가 주고받는 대화 형식입니다.

▷확률과 통계의 개념을 정리해주고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예시로 들어

설명하고 계산해보고 다시 기호로 표시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체계적인 단계별 학습을 돕습니다.

▷물론 간단한 상황들이라 실제 중고등학교 문제와는 다르겠지만,

우선 개념 인식이 중요하기에

저는 아주 똑똑한 책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확률과 통계는 공부하는 학생 뿐만 아니라 일상 및 직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필요한 학문입니다.

 

확률 통계는 '불확실한 것'을 다루는 학문으로 미래에 대해 예측,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불확실성을 줄여 좀더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판단 기준을 제공해주는 것이죠.

 

예전에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영역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유투브, SNS, 개인방송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어느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개발하고 선보이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런 폭발적인 변화로 우리는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많은 정보들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진짜를 가려내는 능력, 안목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똑같은 데이터이더라도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떤 부분을 부각시키고 제하는 지에 따라서 전혀 다른 사실이 되어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학적 사고로 접근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책에서 든 예는 입시학원의 합격자수입니다. 한 입시학원의 합격자 수가 작년에 비해 '2배'로 증가했다고 광고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아, 이 입시학원이 잘 가르치는구나.' 하고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입시학원 수강자 수가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면 수강자에 대한 합격자 비율은 작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입니다. 이렇게 어떤 정보만을 제공하고 부각시키고 제하는 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통계를 사용하면 객관적인 수치로 명확하게 제시되기 때문에 설득력이 강해집니다. 이 부분에서 나이팅게일이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 아니라 통계학자 나이팅게일로 등장합니다. ^^

나이팅게일은 의료계에 본격적인 통계학을 도입한 최초의 인물이라고 합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매우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나이팅게일은 전쟁터에서 부상당한 병사가 수용된 병원에 부임한 이후 병원의 비위생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를 했습니다. 당시 간호사는 발언권이 매우 약했기 때문에 나이팅게일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병사의 사망 원인 중 대부분은 병원의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이었다.'라는 사실을 통계 자료의 숫자로 제시했고 받아들여져 사망자 수를 크게 줄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 통계를 공부하면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 대푯값(평균값, 중앙값, 최빈값)에 따라 데이터를 보는 시각이 달라집니다. 보통 평균값을 대푯값으로 많이 사용하는 데 평균값이 실제로 평범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표준편차(데이터의 들쑥날쑥)에 의해 정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적합한 대푯값이 제공되어야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 데이터를 모으면 양,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인과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염려에 두고 확대해석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적절한 대표값을 선택해 표준편차를 살펴 분석해야 하는 이유

 

중학생인 딸에게 추천했습니다. 자칭 수포자인 딸아이가 다 읽었다면서 웃으면서 책을 돌려줍니다.

"와, 진짜 빨리 읽히는데요. 학교 수학이 이렇게 쉽고 재밌으면 좋겠어요. 다른 시리즈도 있던데 읽어보고 싶어요."


<수학은 어렵지만 확률 통계는 알고 싶어> 저자가 강조하는 '수학적 사고'를 향한 경쾌한 도움닫기라고 생각됩니다.

재밌고 쉽고 깔끔한 설명이 핵심 포인트입니다. 누구나 술술 읽히고 이해하기 쉬운 책이라 맘에 쏘옥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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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소화의 세계 - 내 몸과 잘 지내고 싶은 당신을 위한 소화 이야기
예병일 지음 / 반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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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소화의 세계>

- 내 몸과 잘 지내고 싶은 당신을 위한 소화 이야기

- 세균을 막는 침부터 장내 미생물의 쓸모까지 의학박사가 정리한 우리 몸 안내서



예병일 의학박사님께서 친절한 의학 교양서를 선보였습니다. 주제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소화의 세계입니다.


우리는 매일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살아갑니다. 그 이유는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음식물이 우리 몸속에서 소화가 되어 흡수가 잘 되어야 하겠죠. 그렇다면 그 소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물론 학창 시절 생물 시간에 소화기관에 대해 열심히 외우고 또 외웠건만 지금은 그마저도 기억이 나지 않네요. @.@

<처음 만나는 소화의 세계>는 소화 메커니즘을 전문서적보다는 가볍게, 일반 서적보다는 묵직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교양서입니다.


처음 만나는 소화의 세계/예병일 지음/반니 출판(2021.8.5)



지금도 요리 관련 콘텐츠가 인기지만 몇 년 전 '먹방'이 엄청난 인기를 얻어 우리 식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복스럽게 먹는 모습들이 식욕을 자극해서 외식, 배달음식, 야식 관련 요식업들이 덩달아 활성화되었죠. 그리고 혼족이 많아지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밀키트, 도시락 등 다양하고 간편한 음식 문화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런 소비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반대급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영양의 불균형을 온갖 건강보조식품으로 보충하거나 건강식, 자연식, 채식 등 건강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이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더 정확하고 쉽게 우리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화의 세계에 대해 알아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만나는 소화의 세계>가 그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소화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소화를 담당하는 기관을 알아야겠죠.


<처음 만나는 소화의 세계> 소화 기관



이 책은 음식물이 우리 몸에 들어가는 순서대로 기관과 역할, 관련 상식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총 10 chapter로 <입 - 식도 - 위 - 간 - 쓸개 - 이자 - 작은창자 - 큰창자 - 장내 미생물 - 항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말로 표기된 장기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점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합당하겠지요.)


 


 


소화 기관 하면 떠오르는 '위' 외에 간, 쓸개, 이자, 작은창자가 하는 역할에 대해 잘 설명되어 있어서 소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실제 '위'에서 이루어지는 소화 보다 '작은창자'에서 소화되는 양이 더 많으며, 사람의 몸에서 일어나는 흡수 과정의 80% 이상이 작은창자에서 일어나고 20% 미만만 큰창자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간'의 뛰어난 재생 능력을 프로메테우스 신화와 연관 지어 재밌게 알려줍니다. 놀랍게도 간은 약 2/3까지 잘라내더라도 재생되어 기능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잘라낸 부분과 똑같이 재생되지 않고 부피만 커진다고 하네요. 이런 능력을 이용하여 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잘라서 이식하는 생체 부분 간 이식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1988년 서울대학교 병원 김수태 교수팀이 뇌사자로부터 얻은 간을 처음으로 이식하는 데 성공한 후 30여 년이 흐른 지금, 매년 1,000여건이 넘는 수술이 전국의 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식 성공률 또한 세계 수준(1년 생존율 80~90%, 5년 생존율 62~80%)에 걸맞은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간도 의술도 참 놀랍네요.


이자(췌장)는 음식물을 분해하는 소화효소의 공급소로 수많은 효소를 분비하여 샘창자로 보내서 음식물 소화가 마무리되도록 돕습니다. 소화를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장기 중 하나이며 인슐린을 비롯하여 여러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수많은 효소가 이자에서 분비되는 데 어떻게 이자는 소화가 되지 않을까요? 이 소화효소들이 소화 기능을 가진 효소가 아니라 효소가 되기 전 단계의 물질이라 소화가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인체의 신비로움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이자에 염증이 생기면 비활성화 상태로 존재해야 하는 소화 효소가 염증 때문에 활성화되면 이자 자체를 소화하는 '자가소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이자의 구조                                                 쓸개의 위치

 

이 책은 장기에 대한 기능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에 대한 의학의 역사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총기 오발 사고에서 비롯하여 위에서 일어나는 소화 과정을 연구한 생체 실험입니다. 1822년 6월 6일 미국 미시간주 포트맥키낙에서 총기 오발 사고가 일어났는데 피해자는 마르탱이라는 청년이었습니다. 총알이 왼쪽 옆구리를 뚫고 들어와 5,6번째 갈비뼈와 왼쪽 폐의 아랫부분을 통과한 다음 위의 앞쪽을 관통하였다고 합니다. 외과의사 버몬트가 생명을 구하기에는 늦었다고 판단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수술을 하였 고 마르탱을 서서히 회복했습니다. 위에 생긴 구멍에 새살이 돋긴 했지만 완전히 메꾸지는 못해서 버몬트는 소화 메커니즘을 알아내기 위해 마르탱의 동의를 구한 뒤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갖가지 실험을 통해 <위액과 소화 생리의 실험과 관찰>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고, 위에서 일어나는 소화에 대한 지식이 획기적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의사와 환자의 관계"라고 할 만큼 마르탱의 버몬트 의사에 대한 신뢰와 고마움이 참 컸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우리가 소화에 대한 지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나폴레옹의 일화, 프로메테우스 신화,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한 실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적절히 설명해 주니 지루하지 않게 소화 과정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점차 달라지고 있는 장내 미생물에 대한 시선도 짚어주고 있습니다. 감염병을 일으키는 세균뿐만 아니라 병원성 세균이 외부에서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는 정상균 무리도 있고, 아주 소량으로도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비타민을 장내 세균이 합성하고 이를 사람이 이용한다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최근에야 관심을 받는 장내 세균에 대해 수많은 기능이 계속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먹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떠오르네요. 숙주의 건강에 이로운

영향을 주는 미생물을 모두 가리킨다고 합니다. 잘 챙겨 먹어야겠어요. :)


이렇게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 메커니즘을 다 훑고 나니 배가 고파지네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소화와 흡수에 대해 예전보다는 한 단계 더 이해했으니 식사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집니다.

너무 빨리 먹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고,

짜고 맵고 탄 음식을 좋아하는 습관을 고치고,

알코올 섭취를 줄여서

우리 몸을 아끼고 사랑해야겠습니다.

제대로 배운 의학 교양으로 좀 더 건강한 내일을 그릴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 단어 정리 +

◎ 내분비 : 효소, 호르몬 등이 별도의 관이 아니라 혈액 내에 바로 분비되는 것

◎ 외분비 : 체표면이나 몸속에 있는 관으로 분비되는 것

◎ 대사 : 몸 밖에서 들어온 영향 물질을 몸 안에서 분해하고 합성하여 인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질은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

+ 색인이 있어서 참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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